◎인력의 다양성이 글로벌 경쟁력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인력의 다양성이 글로벌 경쟁력 되고 있다'
사업의 글로벌화로 인해, 현지에서의 사업 수행 역량 강화가 중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인력의 다양성 관리와 관련된 사업 기회와 위험을 인식하고 관리/활용해 나가야 한다. 많은 기업사례와 관련 연구들은 앞으로 다양성 관리가 글로벌 사업전개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은 경쟁적이고 변화하는 시장 속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구성원이 사업 성공을 위해 의미있는 공헌을 해야 하고 가치를 증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기업 조직은 각 개인들이 지닌 독특한 차이점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가능한 한 경쟁 우위 역량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조직의 도전 과제로 인해 포용적이며 윤리적이고 공정한 가치 체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양성 관리(Diversity Management)란 그 이름 만큼이나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나, 대체로 “모든 사람들을 임직원으로서 또는 고객으로서 개인 그 자체로(as Individuals)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점이 가장 본질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인간 존중이 기본 사상
다양성이라는 개념 안에는 다양한 범주가 포함된다. 첫째는 사회적 범주의 다양성으로서, 연령/민족/인종/성별/종교 등과 같은 인구통계적 차이가 이에 해당된다. 둘째 정보 관련 다양성으로서 교육 정도, 직무 경험, 기능적 전문성 등과 같은 조직내 차이를 말한다. 끝으로 가치 지향과 관련된 다양성으로서 이는 개인적 성격과 태도 등과 같은 심리적 차이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에서 첫 번째 인구통계적 차이에 기반한 다양성 범주(특히 여성과 소수 민족/인종, 성적 정체성 등과 같은 범주)가 현재 기업 경영과 관련된 많은 이슈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애초 다양성 관리는 서구 선진국들에 있어서의 법규 준수(Compliance) 과제로서 출발되었다. 즉 차별금지법(Anti-Discrimination Act)이라든가, 이에 기반한 기회 평등(Equal Opportunity)에 관한 법규 등 기본권 보장에 대한 법규가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를 준수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법규 준수와 관련된 노력들은 여전히 다양성 관리의 주요 활동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북미/유럽의 많은 기업들에 있어서는 이와 관련된 규제의 준수가 사업 수행의 전제 조건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기회 균등 및 이를 위한 적극적 고용조치 (Affirmative Action)에 관한 법규가 제정/실행됨에 따라, 그간 기업 조직 내 여성 인력 활용을 보다 활성화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여성 인력의 고용 상태(채용 뿐만 아니라, 육성, 승진, 역할/책임 범위 등 직무 수행 조건 전반의 상황)가 일부 개선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1607개 기업을 대상으로 나타난 전체 여성 직원의 비율이2006년 30.7%에서 34%로 양적으로는 성장하였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때, 여성관리자 비율은 아직 14.1%에 불과하며(이는 2006년 10.2%보다는 상승한 수치이나, 이 가운데 466개 기업에서는 여성 관리자가 한 명도 없었다. 참고로 2003년 미국의 경우는 45.9%를 여성이 점유하고 있다), 여성 임원 비중도 민간 기업의 경우 6.4%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대 말 및 2000년대 초에야 대졸 여성 인력의 정규직 채용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시니어 여성 인력의 모집단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는 데에도 기인하지만, 다양성 관리 차원에서의 보다 체계적인 제도 개선 및 실행 노력이 더욱더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법규 준수를 넘어선 경쟁력 확보의 지렛대로
현재까지는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많은 북미/유럽의 기업들도 차별 금지와 기회 균등을 요구하는 법규 준수 차원에서 성별/피부색/민족/국적/장애인 등에 대한 고용 개선 및 인력 활용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글로벌화되고, 현지에서의 사업 역량 강화가 도전과제로 대두되고, 인재 전쟁에 따른 우수 인재의 유치/유지가 중요해짐에 따라, 선진 기업들은 다양성 및 포용 정책을 경쟁력 강화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다양성을 존중하여 다양한 인력들이 그들 각자의 차이점에 기반한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토록 함으로써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사업 성과 창출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아직 이 문제, 즉 다양성 관리가 사업 성과 향상으로 연결된다는 직접적 인과 관계에 대한 실증적/계량적 검증 연구가 확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많은 기업 사례 및 관련 연구들은 앞으로 다양성 관리가 글로벌 사업 전개 및 경쟁력 확보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인사관리협회의 2001년 조사에 따르면, 91%의 기업이 다양성 관리가 조직의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세계적인 비영리 성별 다양성 정책 연구기관인 Catalyst의 조사보고서 『경영 성과 : 기업 성과와 성별 다양성의 연계 분석(The Bottom Line : Connecting Corporate Performance and Gender Diversity, 2004, 2007)』을 통해 최고경영진에서의 여성 참여 정도(최고경영진 중 여성 점유 비율)가 높을수록 기업 경영이 투명해지고, 창의적인 전략 실행 등을 통해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Fortune 5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자료가 확보 가능한 353개 기업(2004년)과 520개 기업(2007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이사회 및 경영진으로 여성 인력 참여가 높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ROE, TRS, ROIC 등 수익률 지표가 훨씬 높다는 것이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다(<그림 1> 참조).
해당 국가에서의 문화적 다양성, 기회 균등에 대한 법규 내용에 대한 준수는 그 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들이므로, 기본적으로 법규 준수는 사업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의 인재 활용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수동적인 의미에서의 법규 준수 차원의 접근을 넘어서, 보다 적극적인 다양성 관리를 통해 다양성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표 1> 참조).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다양성 관리는 문화적 다양성(Cross-cultural Diversity 또는 Difference)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효과적인 정책 실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은 사업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미국의 글로벌 기업 맥도널드는 부정/의혹 사항에 대한 내부 직원의 감시를 규정하고 있는 자국의 SOX(Sarbane-Oxley Act of 2002) 규제 법안을 준수하기 위해 전 세계 법인들에 대해 이의 준수를 위한 표준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실행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2005년 프랑스 정부는 자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근거로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결국 맥도널드는 자국의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마련한 표준 프로세스를 전면 수정하여 프랑스 및 유럽에서 적용될 수 있는 실행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양성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여러 가지 측면의 효익을 거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효익들이 구성원들의 자발적 이직을 줄이고, 업무 몰입도(Engagement Level)을 향상시키며, 다양한 아이디어와 문제해결 방법을 도출/적용하여 결국 시장 대응력 및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 기여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양성 관리는 경쟁력 제고에 기여
적극적인 다양성 관리 및 정책 실행을 통해 기업 조직은 조직/인적 자본을 확충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사업 경쟁력 향상을 추구할 수 있다. 다양성 관리 정책이 장기적 사업 경쟁력 강화의 지렛대로 연계될 수 있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효과들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비용 효과적인 고용 관계 구축이다. 다양성 관리 정책의 실행을 통해 우수한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확보/유지할 수 있다. 기업 평판과 고용 브랜드(Employment Brand)를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잠재 취업희망자들이 선호하며, 우수 인재를 선택해서 선발할 수 있는 “선택된 고용자(Employer of Choice)” 의 지위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인재 전쟁의 시대에서 기업 평판과 고용 브랜드를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다면, 결국 경쟁사들에게 우수 인재를 양보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는 대단히 중요한 경쟁 요소 및 자원을 상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적절한 다양성 관리 프로그램의 결핍으로 인해, 우수 인재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자발적 이직이 필요 이상으로 발생할 경우에도 불필요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성원의 이직에 따른 퇴직/채용/적응에 소요되는 비용은 이직 개인이 받는 연봉의 50%에서 250%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또한 다양성 관리의 실행을 통해 안전/부정 사고, 노조 관련 분쟁, 소송 사건 등과 같은 HR의 재무적 위험도 감소시킬 수 있다.
새로운 글로벌 환경 하에서 요구되는 경쟁 우위 중의 하나인 “인력 운영의 민첩성(Workforce Agility)” 즉, 전 세계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역량과 스킬을 신속히 파악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들을 적시에 확보/육성/배치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인재 집단은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고객 집단의 구매력/구매 의사결정 행태에 대응
둘째, 고객 관계 및 고객 대응력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고객은 남성이나 주류 집단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의 조사 결과는 기존의 주류 고객 집단과 비교하여 여성, 소수 인종 등 비주류 고객의 구매력과 구매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정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Tom Peters는 미래에 전개될 새로운 경제 시대의 핵심 트렌드가 “여성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하면서, 그의 동료이자 『Marketing to Women』을 저술한 여성 관련 전문가인 Martha Barletta의 의견을 빌어, 소비재나 생활용품 등 전통적인 여성 관련 산업 분야 뿐만 아니라, 전자/자동차/가구/주택 등 내구재에 대한 여성들의 구매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이긴 하지만, 가구 구입시 94%, 휴가 관련 의사결정의 89%, 주방 기기 구입시 88%, 주택 구입의 75%, 의료 서비스/제품 구입시 80%를 여성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외에도 모든 PC 구매자의 66%, 소비자 가전 제품 구매자의 55%, 신차 구매자의 60%, 중고차 구매자의 53%가 여성이며, 모든 종류의 자동차 판매에 있어 80%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의 경우, 미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인종 집단들의 구매력도 가파르게 상승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그림 3> 참조),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고객 집단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앞으로 더욱 증대될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성 관리가 효과적인 시장 및 고객 대응을 통해 사업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조직 구성원을 대상 시장의 모집단 특성과 유사하게 해야 해당 고객/시장 특성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여성이 주 고객인 제품/서비스 시장에서 남성들이 여성들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하고 상품을 기획/설계하여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성 관리 정책을 선구적으로 도입/실행해 온 IBM에서는 다양성 관리를 사업 성과 향상에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세계 170개국 이상에서 다양한 인종과 민족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IBM은, 자국 및 현지의 우수 인재들이 피부색/국적/나이/성별/성적 정체성(GLBT; gay, lesbian, bisexual, transgender를 의미)/장애 여부에 관한 차별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업무 환경과 정책을 도입/실행하고 있다. 특히 1995년 8개(아시아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계, 아메리카원주민계, GLBT, 장애인, 남성, 여성 등)의 다양성 범주별로 임원급의 태스크 포스팀을 조직하여 다양성 관리 프로그램과 사업 성과 향상을 연계시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각 그룹에게는 각각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주어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실행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 직장에서 환영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한가?
IBM은 당신이 속한 그룹과 협력을 통해 해당 그룹의 작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이 속한 그룹의 고객들과의 사업 수행을 위해 IBM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들이 속한 그룹을 대표하는 어떠한 외부 조직과 IBM은 관계 정립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다양성 관리 정책과 사업 성과 연계 노력의 결과 IBM은 이러한 8개 범주 집단에 해당하는 고객 기반 개척에 성공하였으며, 이처럼 확대된 고객 기반으로 구성된 중소규모 시장(Small & Medium Business)에서의 수익을 1998년 1천만 달러에서 2003년 2~3억 달러 규모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사업 성공으로 인해 1993년 이후 10년간 여성 임원은 3.7배, 소수인종 임원은 2.3배, GLBT그룹의 임원은 7.3배 증가하여 선 순환의 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긍정적 고객 경험/정서적 연대 형성에 효과
최근의 연구들은 브랜드 이미지나 고객 만족이 제품/서비스 자체의 특성과 가치 뿐만 아니라, 고객 경험을 구성하는 직원의 서비스 행위도 고객의 브랜드 인식 및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구입하고 제공받는 과정에서의 상호작용과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전통적인 남성 기업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닛산(Nissan)은 일본 시장에서 자동차 구매 의사결정의 65% 이상에 여성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다양성 관리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게 되었다. 즉, 여성 인력 육성/활용을 위한 “운전석에서의 여성: 지렛대로서의 성별 다양성” 프로그램을 도입/실행한 것이다. 여성의 업무 수행/교육/승진/관리자 육성 등 세부 프로그램 및 여성 친화적인 작업장 여건 구축, 여성 리더 육성 책임을 지는 관리자의 목표와 연계된 HR 성과관리, 구성원 서베이 등 성과 관리 제도 등을 실행함으로써 여성 고객들의 니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여성 인력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하여 고객 경험이 이루어지는 직영 딜러점 등 영업 현장에 종전보다 2배 이상의 여성 인력을 배치하여 고객 만족을 도모하고 있다. 그밖에 자동차 디자인 및 상품 기획 부서, 생산 공장 등 전통적으로 남성 위주의 업무 분야에서 여성 인력 활용도를 2004년 이후 3년간 2배 이상 증대함으로써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 고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양성을 통한 창의성과 혁신 촉진
다양성 관리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세번째 측면은 조직내 창의와 유연성, 혁신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한 조직 내에 한 가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만 있다면, 그 조직은 급변하는 경쟁 및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시각에서 시장과 이슈를 분석하고 해석함으로써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대응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PepsiCo는 성별/민족/인종 등을 기준으로 7개의 다양성 범주에 대한 포용 정책(Inclusion Policy)을 실행하고 있는데, 동사는 각 공동체에서 발의된 아이디어들을 신제품 개발로 연결시켜 커다란 성과를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프리토레이 사업부에서는 히스패닉 공동체의 아이디어를 채택하여 구아카몰향의 감자칩을 출시하여 매출 1억불의 히트 상품을 탄생시켰다.
또한 P&G 역시 적극적인 다양성 정책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동사는 유럽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 즉, 효소의 작용, 경수(hard water) 사용 환경, 환경 오염의 최소화, 표백 대체 기능, 대용량의 탑 로딩 세탁기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보편화 된 소용량의 프론트 로딩 세탁기 등 복합적인 시장 니즈를 모두 고려한 “유럽형” 세탁세제 제품 개발을 위해 각국의 여러 민족들로 구성된 다문화(Cross-Cultural) 제품 개발팀을 구성하였다. 이렇게 탄생된 비지르(Vizir) 세탁세제는 출시 6개월만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P&G의 다양성 정책에 기반하여, 다양한 시각에 기초한 시장의 이해와 아이디어를 통해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다양성 관리 정책의 실행을 통해 전 세계 지역 사회와의 건강한 공동체 관계를 정립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함으로써 장기적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전 사업 과정에 다양성 관리 원칙을 정착시켜야
다양성 관리를 효과적으로 실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HR부서의 기능 수행만으로는 쉽지 않다.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정립하고, 이를 정착시킨다는 정책적 의지와 스폰서십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한 다양성 관리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회사의 다문화 존중의 경영 이념과 전략에 기초해야 한다.
다양성 정책의 원칙은 조직 내부의 모든 가치사슬 영역에 일관되게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 자재 조달/협력업체 관리에서부터 제품/서비스 개발/인력의 채용과 운영/고객 관리 및 영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신입 사원부터 최고경영진까지 모든 계층에 핵심 가치의 하나로 내재화되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구호에 그칠 수 있으므로, 제대로 효과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지, 사업과의 연계성 정도는 어떠한 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도 정비도 필요할 것이다.
다양성 관리 문제는 해외 다민족 국가의 이야기이고 우리 기업과는 관계가 먼 사안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 국내의 노동 시장/구매자 시장의 경향도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고, 더욱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우리 기업의 경우에는 빠른 시간 내에 다양성 관리를 실행해 나가기 위한 제도적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사업 경영에서 겪는 애로 사항 중 하나가 해외 인력(현지채용인)들의 업무 성과와 생산성과 관련된 문제이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어렵고, 채용해도 일을 할 만하면 다른 회사를 이직을 하여 막대한 인력 관리 비용을 발생시키고, 업무 성과상의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 중의 하나는 한국인과 해외 인력을 따로 관리하는 지금까지의 인사 관행이라 할 수 있다. 직무 교육, 성과 관리, 관리자 교육, 관리자 승진 및 역할 부여가 거의 한국인 중심으로 이루어져 해외 인력들에게는 기회를 주지 못하거나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 인력들은 우리 기업에서의 경력 성장 비전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강자로 자리잡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인사 제도 수립과 실행이 필수적이며, 다양성 관리는 그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