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보고서 ■

◎글로벌 기업의 경영성과 좋아졌지만 한국 제조기업은 부진

중계사 2014. 4. 1. 00:47

LG경제연구원 '글로벌 기업의 경영성과 좋아졌지만 한국 제조기업은 부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해외 제조기업의 실적이 2013년 개선되는 추세로 반전했다. 반면 국내 제조기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정체되는 등 실적 부진이 지속되었다. 국내 제조기업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기업의 비중도 적었다.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실적발표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국내 상장기업의 2013년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월 26일 현재 2013년 연결실적을 공시하여 2012년과 2013년 실적 비교가 가능한 470개 제조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중앙값 기준)은 4.2%에서 4.3%로 소폭 상승했지만 매출증가율은 4.8%에서 3.4%로 하락했다. 국내외 경기가 활력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조기업의 수익성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지속해 왔다(국내 제조기업 수익성의 장기추세는 LG Business Insight 1279호, 2013년 12월 11일, “한국 제조기업 수익성 장기 하향 추세” 참조). 아직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들이 많아 확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2013년 영업이익률(중앙값 기준)은 4%대 초반의 낮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00년대 들어 상장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중앙값 기준)은 연평균 4%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낮은 수익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국내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13년 해외 제조기업 성과 개선, 국내 기업은 부진 지속 

과거 몇 년간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세계 상장 제조기업의 실적도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위기의 충격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던 2009년 실적에 대한 반작용으로 빠르게 반등했던 2010년 이후 전세계 제조기업의 실적은 2012년까지 하락했다. 매출액증가율(이하 실적지표는 중앙값 기준)은 2010년 14.2%에서 2012년 2.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은 5.9%에서 4.6%로 하락했다. 

그러나 2013년에 전세계 상장 제조기업의 실적은 개선된다. 매출증가율은 4.0%로 높아졌고 영업이익률은 5.4%로 상승했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경제활동 증가가 기업실적의 개선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신흥국 제조기업의 성과가 선진국에 비해 높았다. 2010~2013년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신흥국이 9.6%로 선진국의 4.8%에 비해 2배 높았다.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신흥국 기업이 5.9%로 선진국 기업의 4.5%에 비해 소폭 높았다. 

경영성과의 변화는 선진국과 신흥국이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2013년 상승세로 반전한다. 매출증가율은 선진국 기업이 2012년 1.9%에서 2013년 3.5%로, 신흥국 기업은 4.0%에서 5.5%로 높아진다. 영업이익률도 선진국과 신흥국 기업 모두 1.1%p(선진국 4.0%→5.1%, 신흥국 5.1%→6.2%) 상승한다. 

해외 제조기업의 평균적인 성과가 개선된 반면 한국 제조기업의 성과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한국 제조기업의 매출증가율은 2012년까지 신흥국들과 비슷한 하락 추세를 보였으나 2013년에 상승세로 반전한 신흥국과는 달리 2013년에도 하락하면서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국내 제조기업의 2009~2013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4.8%로 선진국 기업보다 높았지만 2013년 영업이익률은 4.3%로 선진국 기업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 제조기업의 성장성은 상위권, 수익성은 중위권 

경영성과의 상대적인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별 성과지표를 비교하였다.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 데이터 입수가 가능한 기업이 50개 이상인 36개국을 대상으로 하고 경제위기의 충격으로 급격하게 실적이 하락했던 2009년과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적은 2013년을 제외한 2010~2012년 동안의 평균 실적을 살펴보았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는 동안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내 제조기업의 2010~2012년 평균 매출증가율은 10.6%로 전체 36개국 평균 8.2%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순위도 36개국 중에서 8위로 상위권에 속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승, 중국경제의 호조 등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익성은 중간 정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9%로 전체 국가 평균 5.1%(중앙값은 4.8%)과 비슷했다. 순위는 36개국 중에서 중간인 18위였다. 전반적으로 신흥국의 수익성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한국기업의 수익성 순위 2013년 크게 하락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 제조기업 실적의 평균적인 수준은 낮지 않았지만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최근 실적의 상대적인 수준은 낮아졌다. 국가별 비교를 통해 살펴보면 한국 제조기업의 경영성과 순위는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2009~2012년 동안 실적자료 입수가 가능한 기업이 50개 이상인 36개국 중에서 실적지표의 순위 변화를 살펴보면, 매출증가율은 2009년 5위에서 2012년 19위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 순위는 10위에서 20위로 떨어졌다. 

2013년은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기업이 많아 비교에 한계는 있지만 국내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 순위는 27위로 추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매출증가율 순위는 16위로 소폭 반등한다. 상대적인 성장성은 개선되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국내 제조기업의 성과가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약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제조기업에는 고수익성 기업 적다 

국내 상장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 분포를 살펴보면 외국 기업에 비해 고수익성 기업의 비중이 낮은 특징을 보인다. 대다수 상장 제조기업의 자료 입수가 가능한 2012년 실적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상장 제조기업 중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비중은 21.5%로 상당히 컸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해외기업의 27.6%에 비해 낮았다. 영업적자 비중이 30%가 넘는 국가도 미국(38.7%), 대만(35.0%) 등을 비롯하여 상당수 있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기부진의 여파로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상장 제조기업 중에는 적자기업의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영업이익률 0~5% 범위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의 비중은 높았다. 국내 상장 제조기업 중에서 영업이익률 0~5%에 속한 기업의 비중은 전체 해외 기업의 24.4%에 비해 10.3%p 높은 34.7%에 달했다. 영업이익률 5~10%에 속한 기업의 비중도 국내 기업(25.4%)이 해외 기업(22.4%)에 비해 높았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의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내 제조기업 중에서 영업이익률이 15%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7.8%에 불과하다. 해외 기업 전체에서 영업이익률 15% 이상 기업의 비중은 12.9%였다. 우리나라의 영업이익률 15% 이상 기업의 비중은 일본과 함께 매우 낮은 수준에 속했다. 영업이익률만으로 경쟁력을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국내 제조기업 중에서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의 비중이 낮은 것은 경쟁력이 높은 기업의 비중이 낮다는 의미로도 해석가능하다. 

중국 제조기업 중에서 영업이익률 15% 이상 기업의 비중은 20%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중국 기업은 저수익성 기업의 비중이 적고 고수익성 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미국 제조기업에는 적자기업의 비중이 높았지만 고수익성 기업의 비중도 높은 모습을 보였다. 미국 기업 중에는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 많지만 경쟁력이 높은 기업도 많음을 알 수 있다. 
  
전기전자, 정밀기계는 수익성 높은 편 

2010~2012년 평균 영업이익률을 사용하여 해외와 국내 기업의 제조업종별 수익성을 비교하였다. 제조업에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높은 업종은 전체 15개 중에서 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은 정밀기기였다. 국내 정밀기기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6.5%로 해외 기업의 5.1%에 비해 1.4%p 높았다. 국내 제조업의 주력업종인 전기전자도 5.3%로 해외기업(4.6%)에 비해 0.7%p 높았다. 고무, 석유정제도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해외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업종에 속했다. 

나머지 대다수 업종의 수익성은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 비해 뒤떨어졌다. 비금속광물 업종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4.0%p(해외 8.2%, 국내 4.2%)로 가장 컸다. 주요 산업인 운수장비 업종의 수익성(국내 3.9%, 해외 5.4%)도 비교적 많이 뒤떨어졌다. 다른 주요 업종 중에서 국내 기업이 3.3%를 기록한 철강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해외 기업(3.7%)에 비해 낮았고, 화학은 6.5%로 국내와 해외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거의 비슷했다. 
  
낮은 수익성, 미래 경쟁력을 제약하는 요인 

국내 제조기업의 수익성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동안 주요 경쟁국 기업들의 2013년 수익성은 일제히 개선되었다. 미국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이 2.5%p(2012년 4.3%→2013년 6.8%)나 상승했고, 중국이 1.3%p(2012년 6.6%→2013년 7.9%), 독일은 1.3%p(2012년 4.3%→2013년 5.6%) 높아졌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 상승폭이 0.1%p에 그치는 사이에 낮은 수익성에 시달리던 일본 기업의 수익성도 0.3%p 개선되었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을 통한 시장 확대 여력이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유리할 것이다. 이미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선진국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으로 무장하고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 높여 나갈 경우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의 경쟁강도가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서도 높지 못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성이 둔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수익성 하락은 경쟁력 약화의 결과일 수 있고 미래의 경쟁력 향상을 제약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수익성이 높아지면 현금흐름창출 규모가 많아지면서 설비나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수 있고 마케팅 활동과 같은 영업활동도 강화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반대로 수익성이 낮으면 현금흐름이 위축되면서 재무건전성을 저하시키고 투자를 제약해서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데다 저수익성이 장기화, 고착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제조기업의 수익성 하락이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다시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지 않도록 국내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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