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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중국 중부굴기(中部崛起)의 도시경쟁력 비교'

중국경제의 구조변화는 한마디로 광활한 내수 잠재력을 갖춘 중부 내륙지방의 경쟁력 제고정책에 다름 아니다. 중국 정부의 ‘중부굴기’는 지역발전 정책이면서 동시에 중국 거시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다.  
 
연해지역 수출경쟁력 악화를 초조하게 지켜봤던 글로벌기업들로선 내수(內需)란 ‘중국제 파이(Pie)’가 커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부 6개성의 발전전략이 저마다 특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지역시장의 우열을 가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좁은 도심 외곽에 방대한 농촌 배후지가 둘러선 곳이 중부권의 대도시들이다.  
 
'LG 비즈니스 인사이트'은 시장 및 생산지 관점에서 중부 6개성 80여 개 도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시장매력도에선 하남성이, 생산여건에선 산서성이 거느린 도시들의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잠재력이 곧 생산입지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글로벌기업들의 중부 시장진입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부굴기’ 정책은 이미 중부 6개성의 경제역동성을 키우고 있어, 늦어도 2010년대 중에는 현재의 연해동부 시장에 버금가는 내지시장의 부상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지시장의 부상은 글로벌기업들에게 기존 수출거점과는 판이한 현지화된 사업전략과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중부시장의 전략적 우위와 발전방향을 감안한 세심한 접근법이 긴요해질 것이다. 
  
 
< 목 차 > 
  
1. 중국 중부경제권의 기업전략적 가치 
2. 중부 6개성 및 도시들의 입지매력도 비교  
3. 시사점
 
  
 
1. 중국 중부경제권의 기업전략적 가치 
  
 
중국경제의 구조개선 작업이 12차5개년 규획 등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연해지역에서 한 겹 더 들어간 내지(內地)시장의 전략적 의미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내세우고 있는 ‘구조개선’이란 정책노선은 중층적(重層的)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연해지역의 수출경쟁력 약화와 이에 상반되는 내지의 경제활력 제고는 핵심 키워드로 간주되고 있다. 연해와 내지경제에 상반되게 작용할 정책환경은 이미 연해지역에 생산거점을 세워 수출 및 중국 내수에 대응해온 외자기업에도 중요한 경영환경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내륙 땅 덩어리가 연해지역의 수 배에 이르는 엄청난 면적인 데다, 각 지역 정부마다 기대와 과장이 섞인 개발 청사진을 내세우고 있어 경영자원을 어느 지역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할 지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기업들은 연해지역에서 로컬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프리미엄 제품 군 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떠오르는 내지시장에서 ‘집중과 선택의 오류’를 범할 때 이는 중국 내수시장 전반에서 입지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지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세에 고무돼 로컬 및 글로벌기업들의 생산거점 내지이전이 활발하다. 주로 내지시장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우기 위한 생산이전으로 해석되는데, 이 역시 생산 후보지들의 중장기 발전양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중국에서 내지(內地)는 연해지역에 상반된 개념으로 쓰이는 만큼 ‘바다를 면하지 않은 성이나 중앙 직할시를 제외한 경제권역’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내놓는 각종 거시경제 데이터 분류에서도 연해지역과 내지는 각각 동부, 중서부를 뜻한다. 연해지역보다 경도(經度)상으로 동쪽에 위치한 길림(吉林)성과 흑룡강(黑龍江)성이 중부로 분류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그림 1> 참조). 
 
그런데 길림과 흑룡강성은 요녕성과 함께 동북 3성을 이루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의 ‘동북3성 진흥계획’은 이미 2003년부터 시행되기 시작, 11차 5개년규획(2006~2010년)에서는 ‘동북진흥’이란 핵심 개발계획으로 자리잡았다. 개발계획의 골자도 동북지역 시장의 비약적 확대보다 사회주의 초창기 건설한 노후 공업생산 설비를 현대화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올해부터 본격화한 구조개선 작업과는 그 취지가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본고는 이에 따라 길림 흑룡강성을 제외시킨 중부 6개성을 대상으로 그 잠재력을 분석하고자 한다.  
 
글로벌 기업들에게 중부의 전략적 가치는 거시경제 통계상으로도 확연하다. <그림 2>를 보면 동부지역 경제력의 압도적 우위를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증가세를 보면 (동북을 제외한) 중서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GDP나 소매총액, 고정자산투자총액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동부의 절반 수준이지만, 각 지표의 증가세는 동부 연해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서부지역의 증가세는 중부마저 앞질러 최고 수준을 보이는 지표도 나온다. 조만간 차례로 발표될 2010년 거시경제 통계들에선 이 같은 추이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글로벌 위기극복의 기폭제가 되고 있는, 정부 부문이 주도하고 있는 각종 투자사업들이 내륙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부 경제권의 가장 큰 약점은 낮은 밀집도(密集度)에 있다. 중국을 4대 권역으로 나눠볼 때 서부와 중부에는 각각 12개, 6개성이 포함돼 있는데 서부 각 지방의 인구밀도는 중경과 사천 두 곳을 제외하면 중국 각 지방에서도 최하수준이다. (중경 사천을 제외한) 서부 전역의 인구밀도는 1㎢당 41명으로 중부 6개성 평균의 6분의 1에 그치고 있다. 반면 중부지역은 1,0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북적거리는 동부 메가시티(Mega City)보다는 못하지만, 수백 만 인구를 거느린 대도시가 곳곳에 산재해있고, 6개 성이 호북성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밀집돼 있다. 물류 교통 인프라 역시 동부 연해지역과도 연계돼 있다. 연해지역에 거점을 마련한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외연을 넓히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중부굴기(中部崛起)’란 용어가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4년 3월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가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그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부터이다. 공산당 중앙권력의 정점에 선지 1년여 지난 4세대 지도부는 연해 내륙간 소득격차 확대를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모순으로 파악하고, 농촌 배후지가 넓지만 경제적 잠재력이 큰 중부 6개성에 주목했던 것이다. 국무원은 이어 2005년 하반기 50일 동안 20개 주요 도시와 15개 개발구 등에 대한 현지조사를 대대적으로 벌인 뒤 ‘중부굴기’를 11차5개년 규획에 포함시켰고, 해당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의 밑그림을 토대로 특성화된 발전구상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부굴기가 중앙정부의 대대적인 정책지원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로부터 3년여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불균형에 대한 선진국의 우려가 결국 금융위기로 폭발하자, 중국 정부는 수출의 성장견인력을 대체할 내수확대를 발등의 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무원은 2009년 9월 ‘촉진중부지구굴기계획’을 공식 통과시켰고, 지방정부와 사회과학원 등의 국가연구기관들이 앞다퉈 지역개발 전략을 내놓고 있다. 2010년은 중부굴기 전략의 다양한 청사진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2. 중부 6개성 및 도시들의 입지매력도 비교  
  
 
<표 1>은 국가발전개혁위가 확정한 중부 발전계획의 목표치이다. 이중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도시화 목표치를 40.3%에서 48%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도시화를 도시 호구소지자의 비율로 환산하면, 2015년까지 6개성의 도시 인구는 2008년 1억2,000만 명 수준에서 2,400만 명 정도가 더 늘어나야 한다. 연 300만 명 이상씩이다. 도시화는 12차5개년 규획에서도 핵심 개발전략으로 추진되겠지만, 연해 지역 대도시는 이미 각종 도시인프라가 수용한계를 넘어선 탓에 심각한 도시병(城市病)을 겪고 있으며 최근엔 ‘속도조절론’까지 제기되는 양상이다. 따라서 광활한 농촌 배후지가 많은 대도시가 고르게 포진하고 있는 중부지역이 도시화 전략에서 성과를 내기 적당하다. 
 
사실 도시화는 농촌인력을 도시 노동인력으로 이전시키는 신분변동 이상의 국가전략적 고려에 따른 것이다. 도시건설 과정 및 도시민 증가는 소비재 및 투자재의 수요확대 및 서비스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이는 중국이 염원하는 경제구조 개선 과정이기도 하다. 아울러 토지 등 생산자원의 합리적 배분 및 활용을 도모할 수 있고, 대중소 도시의 협조적 공동발전으로 도농간 격차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요컨대 도시화 전략은 중국 산업구조의 고도화는 물론, 불균형성장에서 배태된 사회적 모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체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표 2>는 중부 6개성이 중앙정부와 협의해 채택한 중점 ‘도시군(城市群)’을 정리한 것이다. 성회(省會·성 정부가 들어선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대 도시를 연계시키는 경제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는 포석이다. 도시군에 인구가 집중되고, 지역의 산업활력이 충만해지면, 인접 배후지역의 성장도 견인하게 될 것이다.  
 
중부 도시군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비교적 높은 인구밀집도 덕택이기도 하다. 안휘 하남 호북 호남의 1㎢당 인구는 400명(안휘성)~740명(하남성)선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엔 미치지 못하지만 중앙정부 직할시인 중경(345명)보다 훨씬 집약도가 높은 수준이다. 하남성 중위앤(中原)도시군의 경제규모가  북경을 넘어서면서 잠재력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다.  
 
그렇다면, 중부 6개의 도시군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은 어디일까. 중부 사업거점을 초기에 대대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글로벌기업으로선 이 같은 질문이 불가피하다. <그림 3>은 일단 성 단위에서 중부지역의 경제규모(GRP)와 인당 소득을 비교한 것이다. 인구대성(人口大省·9,500만 명)인 하남성의 경제규모가 가장 크지만, 소득수준은 호북과 산서성에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소매총액을 GDP로 나눈 소비시장 규모에서도 하남성은 호북 호남 산서성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하남성이 중국 최대의 곡물 주산지라는 사실과 관련이 깊다. 당연히 도시인구 비중도 6개 성 중 가장 낮다(<그림 4, 5> 참조). 성 단위 비교에서는 호북성의 전반적 경제수준이 동부 연해 수준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장강(長江) 등 사통팔달의 경제지리적 우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중부 6성을 도시 단위로 나눠 잠재력을 파악해보자. 이에 앞서 중국 ‘도시(城市)’ 개념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중국 대륙(대만 제외)은 행정구역 상 4개 직할시, 5개 소수민족자치구, 2개 특별행정구, 22개 성 등 ‘성급’ 행정단위로 나뉘어진다. 각 성은 또다시 ‘지급’ 행정단위인 지급시(地級市)와 자치주, 지구, 맹(盟) 등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산서성의 전 행정구역은 11개의 지급시 만으로 나뉘지만, 호북성 행정권역은 12개의 지급시 외에도 4개의 성 직할시, 1개 자치주 등으로 나뉘게 된다. 지급 행정단위는 다시 구(區), 현(県), 현급시(市), 기(旗) 등 ‘현급’ 행정단위로 쪼개진다. 현급 행정단위 밑은 ‘향급(鄕級)’ 행정단위이다(<표 3>,<그림 6> 참조). 
 
이 같은 분류에 따를 때 중국의 도시는 가장 인구가 많은 (중앙정부) 직할시 외에도 지급 단위 시, 현급 단위 시 등이 어지럽게 산재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시(市)가 글로벌기업이 기대하듯, 고층건물이 밀집돼 경제활동이 집약적으로 이뤄지는 서구세계의 시(Downtown)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지급시의 경우 한복판의 구(區)만이 집약도가 높을 뿐, 외곽엔 방대한 농촌 배후지가 둘러선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급시는 1980년대 들어 ‘현’을 이름만 ‘시’로 바꾼 경우가 대부분으로, 중심엔 아예 ‘구’가 없다. 심지어 4대 직할시의 하나인 중경조차 2,860만 명이나 되는 많은 인구 중 거의 절반이 농업 호구를 지니고 있다. 
 
중부 6개성의 ‘도시군 견인발전’은 이처럼 도심(구)이 지역적으로 산재한 상황을 감안한 불가피한 전략이었다. 지역경제가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고, 재정여력 역시 취약한 만큼 인접한 지급시의 도심을 묶어 우선적으로 개발자원을 투입하려는 ‘선택과 집중’전략인 것이다. 따라서 중부 6성의 도시화 확장과정에서 기업 전략상 초기에 눈여겨봐야 할 것은 지급시들이 거느리고 있는 도심(구)의 경쟁력이다. 현재 산서 안휘 강서 하남 호북 호남 등엔 각각 23, 44, 19, 50, 38, 34개씩의 시 직할구가 들어서 있다. 
 
중부 6성의 지급시는 모두 81개이다. 본고는 이들의 잠재력을 상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국가통계국이 지급시 단위까지 제공하는 각종 경제사회 데이터 중에서 시장매력도와 생산입지 매력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을 모았다. 시장매력도엔 ▲경제규모와 ▲시장집적도 ▲소비성향 ▲성장성 등이 감안됐고, 생산입지 매력도는 ▲용수 전력 등 생산인프라를 비롯해 ▲기업역동성 ▲인적자원 ▲대외지향성 등을 감안해 산출했다. 구체적으로 81개 시 별 데이터는 평균 값과의 편차에 따라 0부터 6까지 점수를 부여하고, 여기에 분야별 가중치를 곱해 점수화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급시 점수 순위를 매긴 것이 <표 4>이다.  
 
시장매력도 측면에서 안휘성의 허페이(合肥)가 호북성의 우한(武漢)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우한 다음으로는 호남성의 성회인 창사(長沙), 하남성의 성회 정저우(鄭州) 등이 뒤를 이었다. 특이한 점은 산서성의 성회도시인 타이위앤(太原)이 19위까지 밀려났다는 점이다. 석탄 등 자원집산지인 타이위앤이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의 후유증을 크게 겪은 데다, 고정자산투자 주거면적 비교 등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성의 대도시에 미치지 못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타이위앤은 그러나 생산지 매력도 측면에선 81개 비교대상 도시 중 가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륙 성시로는 드물게 대외무역의 비중이 높고, 기업용수(用水) 전력가격 등 생산 인프라가 양호한 덕택이다. 타이위앤에 이어 안휘성의 통링(?陵), 강서성의 잉탄(鹰潭), 하남성의 정저우 등이 생산지 입지조건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시장매력도 상위도시들이 생산입지 면에서 반드시 상위권을 차지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매력도 측면에서 상위 20위권에 든 도시 중 9개 도시만이 생산지 매력도에서 20권 내에 포함됐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기업들이 중부 내륙의 특정시장에 진출할 때 시장관점에서 들어올 지, 생산거점 확보차원인지, 혹은 두 가지 모두인지 전략목표를 분명히 해야 함을 의미한다. 
 
81개 지급시의 비교결과를 기초로 이들이 편입된 성 단위의 시장매력도와 생산입지 우세를 비교해보면 좀 더 개괄적인 비교결과가 나타난다(<그림 7> 참조). 시장매력도 측면에서 하남성 지급도시들의 평균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회인 정저우가 시장이나 생산입지 관점에서 최고수준에 이르진 못했지만 그 외 쟈오주어(焦作) 뤄양(洛阳) 쉬창(许昌) 신샹(新乡) 신양(信阳) 저우코우(周口) 등 7개 도시가 20위권 내에 포진한 덕택이다. 하남성은 핵심 ‘도시군(中原)’에 포함된 9개 도시의 매력도 평균치 역시 다른 5개 중부성의 핵심 도시군 값보다 높게 나타났고, 성 내 도시 간 매력도 격차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하남성 도시들의 시장 경쟁력이 81개 도시 평균값에 가까워 시장여건이 비교적 균질적이라는 의미이다. 반면 산서성 11개 도시들의 시장매력도 평균값이나, 핵심 8개 도시군 평균값은 모두 최하수준이었다. 일부 중국 학자들이 중부 도시경쟁력 분석 시 산서와 강서성을 제외한 4개 성의 도시군을 대상으로 분석하는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일 것이다. 
 
반면 생산입지 면에선 산서성과 강서성의 우위가 확인된다. 재정건전성이나, 전력가격 등 생산인프라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다. 다만 핵심 도시군의 입지경쟁력은 호남성의 창주탄(長株潭) 3개 도시와 강서성의 환포양후(环鄱阳湖) 도시군 평균치가 가장 높았다. 창주탄의 경우 첨단 장비제조업과 정보통신산업 기지로서 유망하며, 그 핵심인 장샤 시 도로표지판에 한글이 병기될 정도로 한국 등 외자기업 유치에 열심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륙시장의 잠재력이 급속하게 발현되고 있지만, 글로벌기업들의 내지시장 공략은 대개 시장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연해지역의 생산입지 경쟁력이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절상으로 급속히 악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경쟁력이 뛰어난 내지의 생산입지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내륙의 원가경쟁력 약화도 시간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서 강서성 같은 생산입지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시장매력도가 떨어지는 중부지역은 진출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 시사점  
  
 
중부굴기의 발전 축은 6개성 성회급 도시를 정점으로 하는 도시군이 되리라는 점은 앞서 지적했다. 그러나 그 발전양상은 다분히 ‘중국적’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통적인 도시확장 과정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력이 가장 뛰어난 공상업 중심이 도시 동심원의 중심에 자리잡고, 이어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공상업 권역이 동심원의 외곽을 둘러싸는 형태로 이뤄진다. 인접한 도시군끼리 만나게 되는 과정도 개별 도시군의 외연이 이런 과정을 거쳐 확대되면서 접점(부도심)이 생기고 이어 경제활동의 교류가 강화되면서 도시군의 통합과 메가 시티로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구조 개선작업이 자연발생적인 도시화 확장과정을 기다릴 정도로 시간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도시군 발전은 다분히 계획적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즉 지급시 경제활동의 축이 되고 있는 도심(구)의 수용능력을 확장하는 동시에 이들을 연결하는 교통 물류 투자가 선도적으로 집중될 것이란 점이다. 아울러 도심을 연결하는 교통물류 노선 상에 새로운 도심 기능을 부여하거나 인접 도심이 가지고 있던 공상업 기능을 이전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하남성 정저우의 경우 서쪽 뤄양과 제조업 벨트를 강화하는 대신, 기존 정저우가 가지고 있던 교육기능은 동쪽 카이펑 쪽으로 이전하는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중부 내륙의 도시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키를 쥔 쪽은 정책당국이다. 도시군 개발은 세밀하고도 합리적인 디자인 능력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자본동원 능력이 핵심 성공요소인데, 두 가지 모두 지방정부 및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중부 6성이 추진 중인 도시군 개발계획 외에도 국가급 종합개혁시험구로 산서 호북 호남성이 지정돼 있다. 중국 각급 정부의 정책일관성은 선거를 통해 리더십의 교체가 일상화된 서구사회완 큰 차이가 있다. 중부굴기 노선은 이미 중국 공산당과 중앙정부의 확고한 정책노선으로 확립됐고, 조만간 공개될 12차5개년규획에 보다 세밀하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중부굴기의 잠재력을 평가함에 있어 동부 연해와의 연계성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지역격차 노선이 ‘먼저 발전한 연해지역이 중서부를 지원하는’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동부 연해지역과의 연계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령 우한시의 경우 장강의 수운(水運)을 활용하는 ‘연강교통대동맥(沿江運輸大通道)’를 통해 안휘성의 허페이, 더 나아가 상해시로 연결된다. 마찬가지로 산서성 타이위앤은 티벳의 라싸와 산동성의 칭다오(靑島)를 연결하는 교통대동맥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물류노선은 기존 도로 철도에 더해 고속철도의 개통을 통해 더욱 확충될 것이지만, 구체적인 노선 및 역사 소재지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중부 대도시의 발전양상으로 볼 때 대략 2020년경엔 현재의 연해지역 직할시 정도의 경제위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북경 상해 선전 등 연해 대도시는 한층 고도화된 소비 중심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기업들이 주 타깃으로 삼는 프리미엄 제품 군의 소비는 고소득층의 빠른 유행확산 효과 등을 감안할 때 10년의 시차를 넘어서 보다 빨리 중부 대도시로 확산될 수 있다. 현대의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초창기보다 훨씬 교통 물류 통신 등 실물경제 흐름을 이어주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보급돼 있고 공산당 및 정부 부분의 육성경험도 풍부하다. 중부의 굴기는 현재 선전이나 상해가 개혁개방 후 발전해온 궤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  
 
한국기업들은 동부 연해지역의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 진출해 수출거점을 육성함으로써 한국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현재의 중부 내륙시장은 당시의 동부연해보다 각종 실물지표가 양호한 상황이다. 구미 글로벌기업들이 과감하게 내륙시장에 사업거점을 마련하는 것을 볼 때 자칫 한국기업들의 실기(失機)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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