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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원화 강세로 수출비중 큰 기업의 수익성 악화 뚜렷'

최근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의 실적이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기업의 실적호전이 뚜렷하다. 국내기업의 경우 수출기업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일본기업의 경우 수출기업의 호전이 두드러진다. 

원/100엔 환율 6년만에 900원대 진입 

원화 가치는 강세(원화환율 하락)를 보이는 반면 엔화 가치는 약세(엔화환율 상승)가 지속되고 있다. 2013년 하반기에 본격화되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2014년 들어 더욱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2010년 이후 달러당 1,100원 수준을 중심으로 등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2013년 하반기 평균 1,087원을 기록했고, 2014년 1분기 1,069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5월 1,025원으로 떨어졌다. 2014년 6월 27일 원/달러 기준환율은 1,017원을 기록하여 2008년초 이후 6년여 만에 세자리 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아베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베 총리 취임(2012년 12월 26일) 이전인 2012년 4분기부터 급격하게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던 엔화 환율은 2013년 중반 이후 상승 추세는 주춤해졌고 2014년 들어 완만하게 하락했지만 달러당 100엔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2014년 6월 27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1.7엔을 기록해 엔화 약세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2년 9월말 77.6엔에 비해 31.0% 상승했다.
2014년 들어 원화와 엔화 모두 강세(환율 하락)를 보였지만 원화가 상대적으로 더 큰 강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은 하락했다. 2014년 2월초 100엔당 1,070원을 넘었던 원/엔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하여 6월 들어 900원대에 진입했다. 월평균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이하로 하락한 것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내수기업에 비해 더 부진 

국내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비중에 따라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하여 최근 실적을 살펴보았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조기업 중에서 2012년 이후 분기 실적이 모두 제공되는 42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2~2013년 연평균 수출비중(수출/매출)을 기준으로 50% 미만이면 내수기업, 50% 이상이면 수출기업으로 분류하였다. 

2014년 1분기 상장 제조기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성장성은 둔화되고 수익성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1분기 매출증가율(이하 재무지표는 중앙값 기준)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2.6%와 3.8%를 기록하여 2013년 4분기(매출증가율 4.9%, 영업이익률 3.1%)에 비해 매출증가율은 2.4%p 악화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0.7%p 개선되었다. 2013년 1분기(매출증가율 -1.1%, 영업이익률 3.8%)에 비해서는 매출증가율이 3.7% 개선되었고 영업이익률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제조기업을 수출비중에 따라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으로 구분해 2012년 이후 분기별 성장성과 수익성을 살펴보면 2012년 4분기 이후 수출기업의 실적이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4분기 이후 수출기업의 매출증가율은 계속 내수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013년 이후 매출증가율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내수기업은 플러스(+) 수준을 회복했지만 수출기업은 계속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렀고 내수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확대되었다. 2014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의 경우 수출기업(-1.8%)이 내수기업(3.2%)에 비해 5%p 낮았다. 

수익성도 수출기업이 내수기업에 비해 낮았다.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의 2012년 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각각 3.9%, 3.7%를 기록해 차이가 0.2%p에 불과했다. 2013년 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내수기업이 4.0%, 수출기업이 2.7%를 기록하여 차이가 1.3%p로 확대되었다. 2014년 1분기 영업이익률은 개선되었지만 수출기업은 2.8%에 머물러 내수기업의 4.2%에 비해 1.4%p 낮았다. 

수출비중 높을수록 경영성과 낮은 경향 

수출비중을 크기 별로 좀더 세분화해 2012년 이후 실적을 비교하면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경영성과가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수출비중을 10% 구간 별로 나누어 2012년부터 2014년 1분기 동안의 분기 평균 매출증가율을 살펴보면 수출비중이 40%를 넘으면서 급격하게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비중이 80% 이상인 기업들은 1.8%의 매출증가율을 보였지만 그 이외의 수출비중 40~80% 구간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 매출증가율은 마이너스(-)를 보였다. 

수출비중 10% 구간별로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수출비중이 높아질수록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영업이익률은 수출비중 0~10% 구간에 속한 기업들이 4.7%로 가장 높았고 40~50%에 속한 기업들이 2.4%로 가장 낮았다. 수출비중 80% 이상인 기업들도 2.6%로 낮은 수준에 속했다. 

기간별로 수출비중과 경영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원화강세가 본격화된 2013년 수출비중과 성장성 및 수익성 간의 음(-)의 상관관계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비중 10% 구간별 수출비중(중앙값)과 분기 평균 매출증가율의 상관계수는 2012년 0.15에서 2013년 -0.48로 변했다. 양(+)의 관계였던 수출비중과 매출증가율의 상관관계가 2013년에서 음(-)의 관계로 변했다. 2014년 1분기에도 음(-)의 상관관계(상관계수 -0.47)가 계속되었다.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매출증가율이 낮았음을 의미한다. 

수출비중 10% 구간별 수출비중과 영업이익률 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지속되었다.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낮았던 것이다. 수출비중과 영업이익률의 상관계수는 2012년 -0.58, 2013년 -0.83, 2014년 1분기 -0.69 등으로 계속 음(-)의 관계를 지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비중 구간 별로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의 변화를 살펴보면 수출비중 80% 이상인 기업을 제외하고는 수출비중이 높아질수록 최근 실적의 악화 정도가 컸다. 특히 영업이익률의 경우 수출비중이 0~20%, 80% 이상인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된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실적이 악화되었다. 2014년 1분기 실적 기준 수출비중 60~80%에 속한 기업들이 전년 동기에 비해 1.2%p 하락하여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수출비중이 80% 이상인 기업에는 글로벌화가 많이 진전되어 해외 생산을 통한 해외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어 국내에서 생산하여 해외에 판매하는 기업들에 비해 국내 경기나 환율 변화 등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올렸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제조기업의 실적은 크게 개선 

국내 제조기업의 실적은 부진한 반면 일본 제조기업의 실적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동경증권거래소에 상장된 934개 제조기업의 경영성과를 살펴보면 2013년 이후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상승했다. 2012년 1.0%에 머물던 일본 제조기업의 분기 평균 매출증가율(중앙값 기준)이 2013년에는 6.5%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도 4.5%에서 5.0%로 개선되었다. 

2014년 들어 수익성 개선 추세는 지속되었다. 2014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은 12.7%로 2013년 1분기 1.2%에 비해 11.5%나 개선되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에 비해 1.3%p 개선된 5.8%를 기록하여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본기업은 수출기업의 실적이 내수기업보다 더 개선 

일본기업을 수출비중 기준으로 50% 미만이면 내수기업, 50% 이상이면 수출기업으로 구분하여 실적 변화를 살펴보면 매출증가율은 2013년 2분기, 영업이익률은 3분기부터 빠르게 개선된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모두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수출기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더욱 빠르게 개선되었다. 2012년까지 비슷한 수준이었던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수출기업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차이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과 2013년 분기 평균 매출증가율을 비교하면 내수기업이 1.0%에서 5.5%로 상당히 개선되었다. 수출기업이 0.7%에서 11.8%로 11.1%p 상승하여 내수기업보다 훨씬 많이 개선되었다. 2012년 비슷한 수준을 보였던 영업이익률도 수출기업(2012년 4.4%→2013년 5.6%)이 내수기업(2012년 4.5%→2013년 4.9%)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2014년 들어 실적 개선 추세가 주춤해졌지만 1분기 실적은 2013년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 내수기업(2013년 1분기 1.1%→2014년 1분기 11.9%)과 수출기업(2013년 1분기 1.8%→2014년 1분기 15.1%)의 매출증가율이 모두 10%p 이상 상승했고, 수출기업의 상승폭이 컸다. 영업이익률도 수출기업이 1.9%p(2013년 1분기 4.8%→2014년 1분기 6.7%) 상승하여 1.0%p(2013년 1분기 4.5%→2014년 1분기 5.5%) 상승한 내수기업보다 상승폭이 컸다. 

일본 기업, 수출비중 높을수록 실적 좋고 개선 속도도 빨라 

일본 기업은 전반적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이 경영성과도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비중을 10% 구간별로 나누어 실적을 살펴보면 수출비중이 높아질수록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2012~2014년 1분기 동안 평균 매출증가율은 수출비중 0%인 기업이 3.3%로 가장 낮았고 80% 이상인 기업이 10.1%로 가장 높았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증가율만큼 수출비중에 따라 높아지는 경향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수출비중 60~70%인 기업이 6.3%로 가장 높았다. 

2012년에는 수출비중과 매출증가율이나 영업이익률 간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았다. 수출비중과 매출증가율이나 영업이익률 간의 상관관계는 2013년부터 강해졌다. 2012년 상관계수 -0.22로 음(-)의 관계가 있었던 구간별 수출비중(중앙값)과 매출증가율은 2013년 강한 양(+)의 관계(상관계수 0.96)로 변한다. 2012년 관계가 거의 없었던(상관계수 0.08) 수출비중과 영업이익률 간의 관계도 2013년 강한 양(+)의 상관관계(상관계수 0.70)로 변한다. 

일본기업의 경우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더 빠르게 개선되었다. 수출비중 별로 2012년과 2013년의 평균 매출증가율의 변화를 살펴보면 0~20% 기업이 2.4%p 개선에 그친 반면 80% 이상은 15.1%p 상승했다.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매출증가율의 상승폭도 컸다. 2014년 1분기 매출증가율은 수출비중 80% 이상인 기업들의 개선 폭이 6.3%p로 가장 낮았지만 전반적으로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상승폭이 컸다. 

영업이익률도 2012년 대비 2013년의 변화 폭은 수출비중 0~20% 기업들이 0.0%p로 가장 낮았고 80% 이상 기업들이 1.7%p로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 2014년 1분기 영업이익률의 변화 폭에 있어서는 수출비중 60~80% 기업들이 2.7%p로 가장 높았다. 전반적으로 수출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환율 변화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향후에도 엔화 약세 효과는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기업의 실적이 엔화 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2년 말부터 2분기 정도 지난 2013년 중반부터 개선되었고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실적이 더 많이 개선된 것은 엔화가치 하락이 일본 기업의 실적에 본격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수 회복, 수출기업에게도 필요 

2012년 하반기 이후 엔화 약세가 빨라지고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의 명암도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 환경이 어려워지는 가운데에서도 수입 부진으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있고 수출 규모도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악화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대규모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 소수의 기업들의 실적에 가려 대부분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덜 부각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최근으로 올수록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견 수출기업들의 사정은 훨씬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관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적인 대책도 마땅치 않다. 수출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여가는 수밖에 없겠지만 오히려 내수를 더 활성화하는 것이 내수기업을 살릴 뿐만 아니라 수출기업을 살리는 방법으로도 보인다. 수출기업도 대부분 내수부문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수증가로 수입이 늘면 그만큼 원화절상 압력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초적 경제 요인을 감안하면 원화가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원고-엔저를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이 직면한 경제 여건으로 인식하고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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