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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최근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의 경영성과 비교'
 
Forbes Global 2000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실적을 분석하고 특징을 살펴본 결과 글로벌 기업의 실적은 2008년 4분기를 고비로 급격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중에서는 수요가 소득변화에 민감한 선택적 소비재의 성격이 강한 전자, 자동차 등의 업종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력의 차이가 기업실적에 반영되면서 기업간 경영성과의 격차는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엔고에 따라 일본기업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원화 환율 상승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2009년 1분기 실적은 2008년 4분기 실적에 비해 하락하여 실물경기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2009년 실적은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 수요 위축에 더해 환율이 하락한다면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이 심해질수록 기업들의 생존경쟁은 심화되고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의 혁신활동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목 차 > 
  
Ⅰ. 글로벌 기업 실적 현황 
Ⅱ. 글로벌 기업 경영성과의 특징 
Ⅲ. 2009년 기업 실적 
Ⅳ. 시사점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기업실적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기업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의 실적에 따라 전세계 주식시장이 급등락하고, 외환시장과 자금시장에도 그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업실적이 앞으로도 계속 금융시장 안정의 촉매작용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업실적은 주로 개별기업 주가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초적 지표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변동을 판단하기 위해 기업실적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실적과 경기 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기업실적의 변화를 통해 경기변동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물경제가 위축되면 기업의 매출이 둔화되고 수익성도 악화된다. 반대로 실물경제가 회복되면 기업의 실적도 개선된다. 향후 경기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경기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의 기업실적이 주목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Ⅰ. 글로벌 기업 실적 현황 
  
 
국내외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향후 기업의 대응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실적을 분석하고 특징을 살펴보았다. 분석대상 글로벌 기업은 Forbes지가 선정한 2,000개 글로벌 기업(Forbes Global 2000)으로 하였다. Forbes지는 매출, 이익, 자산, 시장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순위를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2,000개 기업을 선정하여 매년 발표한다. 여러 지표를 종합하여 순위를 결정하고 기업 수가 2,000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매출이나 시장가치 순위에 따라 500개 기업을 선정하는 Fortune이나 Financial Times 등과 구별된다.  
 
2009년 기준 전체 Forbes Global 2000에 속한 기업의 자산총액은 124.6조 달러, 매출액은 32.0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2008년 GDP가 14.3조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기업의 전체 규모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2009년 2월말 시가총액은 19.6조 달러로 뉴욕 및 나스닥 증권거래소를 합한 10.7조 달러를 능가하였다(<표 1> 참조).   
 
Forbes Global 2000에는 62개국의 기업이 포함되어 전세계 기업이 망라되어 있다. 기업 수에 있어서는 미국 기업이 가장 많은 551개가 포함되어 있고, 다음으로 일본 288개, 영국 94개, 중국 91개 등의 순서이다. 한국 기업도 61개가 포함되어 국가별 기업 수에 있어서는 6번째로 많았다.  
 
산업별로는 금융업(은행, 증권, 보험 포함)이 575개로 전체의 28.8%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석유가스 126개, 기초소재(철강, 비철금속 등) 123개사, 유틸리티(전력 등) 115개사 등의 순이었다. 전반적으로 대규모 장치를 보유한 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글로벌 기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2008년 들어 경기부진이 기업들의 실적에도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이 본격화된 2008년 실적은 2007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위축에 따른 매출증가세 둔화가 나타나면서 2008년 매출액증가율은 2007년에 비해 4.4%p 감소한 7.6%를 기록하였다. 순이익 규모도 2.36조 달러에서 1.63조 달러로 30.9% 감소하였다. 수익성도 하락하여 매출액순이익률이 7.9%에서 5.1%로 2.8%p 낮아졌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Forbes Global 2000에 속한 글로벌 기업의 전체 시장가치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체 Forbes Global 2000 기업에는 금융업과 제조업과 같이 성격이 매우 다른 업종이 포함되어 있다. 매년 동일한 기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적 비교의 연속성에도 문제가 있다. 금융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2008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전체 기업 중에서 금융업을 제외하고 연속적으로 실적 비교가 가능한 기업들의 실적을 살펴보았다. 금융업의 실적은 금융시장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금융업을 제외할 경우 실물경제의 흐름이 좀더 잘 반영된 기업실적의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금융업을 제외한 글로벌 기업의 경영성과를 살펴보아도 2008년 실적은 둔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2008년 동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자료의 입수가 가능한 1,188개 비금융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2008년 동시에 저하되었다. 이들 비금융 글로벌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2007년 9.4%에서 2008년 7.7%로 1.7%p 하락했다. 2008년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07년에 비해 1.0%p 하락한 10.6%를 기록했다(<그림 1> 참조).  
 
최근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는 대공황 이후 최악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연간 기업실적의 변화를 통해서는 심각한 경기위축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2008년 글로벌 기업의 매출 둔화세가 가팔라졌지만 매출증가율은 7%대를 유지했다. 그리고 수익성은 낮아졌지만 10%대의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Ⅱ. 글로벌 기업 경영성과의 특징 
  
 
1. 2008년 4분기 실적 급격한 하락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공항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외견상 2008년 기준 기업실적의 둔화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기업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분기별 실적의 극적인 변화이다. 글로벌기업의 실적을 분기별로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3분기까지 커다란 변화가 없었던 글로벌 기업의 실적이 4분기에 급격하게 하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분기별로 11% 정도를 유지했던 글로벌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08년 4분기 9.0%로 하락했다. 1분기 만에 매출액영업이익률이 2%p 이상 하락했다.  
 
매출 실적은 더욱 큰 변화를 겪었다. 매출증가율은 2008년 들어 3분기까지 8~9%대를 유지하면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런데 4분기 들어 매출증가율은 급격하게 둔화되면서 -0.6%를 기록하여 2007년 4분기에 비해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매출 변화를 통해 2008년 4분기에 실물경제 침체가 급격하게 진행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그림 2> 참조).  
 
글로벌 기업의 실적은 리만 사태가 불거지고 금융시장 경색이 극심해지면서 실물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된 4분기에 본격적으로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불안이 실물경제 위축을 통해 기업 실적 악화로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이 4분기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GDP 전분기 대비 연율 변화는 2008년 4분기에 급격하게 하락했다. 실물경기 위축이 2008년 4분기에 급격하게 진행됨에 따라 기업실적의 악화가 4분기에 집중되면서 연간 실적에는 실적 악화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2. 선택적 소비재 업종 경영성과 저조 
 
업종별 경영성과에 있어서도 명암이 엇갈렸다. 석유가스, 기초소재,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았다. 반면에 휴대폰이 포함되어 있는 전자장비, 자동차 및 가전제품 등이 포함된 내구소비재, 건축, 화학 등의 경영성과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반적으로 자동차, 전자제품 등과 같이 선택적 소비재 또는 수요가 소득변화에 민감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저조했다. 부동산 경기의 하락으로 건축업 역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업종은 수익성은 양호했으나 성장성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그림 4> 참조).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어떤 업종이 많이 받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2007년 4분기와 2008년 4분기 실적을 비교하여 보았다. 유통, 통신, 의약 등과 같이 내수기반이나 안정적 수요 기반을 가진 업종의 경영성과 변화는 크지 않았다. 반면에 반도체, 전자장비, 내구소비재 등의 업종은 2008년 4분기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급격하게 하락했다(<표 2> 참조). 석유가스업의 경우 연간 기준으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유지했으나, 4분기 실적은 다른 업종에 비해 하락 폭이 컸다. 2008년 4분기 급격한 실물경제 위축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반도체, 석유가스, 전자장비, 내구소비재, 화학 등의 업종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심하게 받았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4분기 실적이 저조하거나 크게 하락한 반도체, 내구소비재, 전자장비 등은 주로 우리경제의 주력제품에 해당하는 업종이다. 경기 부진이 계속된다면 이들 업종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우리 경제와 관련하여 우려되는 대목이다.  
 
3. 기업간 경영성과의 격차 확대 
 
실물경제 위축으로 기업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기업간 실적 격차가 확대되었다는 점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기업 실적의 또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007년에서 2008년 동안 분기별 실적 파악이 가능한 1,001개 비금융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의 분기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실적 상위 기업과 하위 기업 간의 격차가 점차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업종에 속한 기업 간의 실적 차이를 살펴 보았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2008년 동안 기업간 실적 격차가 커졌다. 40개 이상 기업이 포함된 13개 업종의 상위 25%와 하위 25%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매출증가율(중앙값 기준) 간의 차이가 확대되었다. 13개 업종 상위 25%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2008년 1분기 16.8%에서 4분기 7.8%로 9.0%p 하락하였다. 하위 25% 기업은 1.4%에서 -13.1%로 14.5%p나 하락했다. 전체적인 실적 둔화 추세 속에서 실적 하위 기업의 실적 악화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영업이익률도 매출액증가율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 같은 기간 동안 업종별 상위 25% 기업이 18.7%에서 15.3%로, 하위 25% 기업은 6.0%에서 1.9%로 하락하여 하위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수준도 낮고 하락 폭도 컸음을 알 수 있다(<그림 5> 참조).  
 
실적 격차의 확대는 경쟁력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가 확장되고 있을 때에는 전체적으로 실적이 동반 개선되면서 기업간 경쟁력의 차이에 따른 실적 격차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경기가 부진할 경우 경쟁력이 높은 기업은 경기위축에 견디는 힘이 강해서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경기가 위축될 때에 경쟁력에 따른 기업간 경영성과의 차이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내구소비재, 화학, 전자장비 등의 실적 악화 정도가 심하고 기업간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급락에 직면한 이들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2009년에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저조한 기업들이 저수익 사업 축소 및 폐쇄, 인력 감축 등의 비용 절감을 통한 생존경쟁을 시작으로 M&A 등과 같은 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2009년 중에는 경쟁구도 재편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  
 
4. 환율에 따라 엇갈린 실적 
 
기업의 지역별 실적에 있어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2008년 기준 일본기업들의 매출증가율은 0.5%에 불과해 미국(7.8%)이나 유럽(5.4%)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영업이익률도 일본 기업은 4.9%에 머물러 미국 기업(12.5%)이나 유럽 기업(8.8%)에 비해 매우 낮았다. 미국기업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월등하게 높았다.  
 
그러나 달러화 기준 성장성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달러화 기준 성장성은 일본, 유럽, 미국 기업의 순서로 높았다. 그러나 자국통화 기준으로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순서를 보여 달러화 기준과 정반대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에 있어서도 2008년 일본 기업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그림 6> 참조).  
이러한 결과는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크게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 엔화와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7.3%)에 비해 엔화(13.9%)의 달러화에 대한 강세 폭이 컸다. 통화 강세는 수출품의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업들의 경영성과에도 부정적 요인이 된다. 일본 기업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일본 기업의 경쟁력 약화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엔고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기업의 경우 실적 악화가 크지 않았다. 매출액증가율 하락은 소폭에 그쳤고 수익성에 있어서도 하락 폭이 작았을 뿐만 아니라 수준은 높았다. 이는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해외매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5. 환율에 힘입은 한국기업의 실적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의 경영성과는 성장성 측면에서 상당히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Forbes Global 2000에 포함된 44개 비금융 한국기업의 2008년 기준 매출증가율은 24.3%를 기록하여 2007년의 13.2%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기업에 비해서도 성장성은 월등하게 높았다. 하지만 달러화 기준 성장성은 반대였다. 한국기업의 달러화 기준 매출증가율은 5.1%를 기록하여 다른 지역의 기업에 비해서 낮았다.  
 
한국기업 실적의 다른 특징은 순이익률이 다른 지역의 기업에 비해서 낮고 하락 폭도 크다는 점이다. 2008년 Forbes Global 2000에 포함된 비금융 한국기업의 순이익률은 2.1%를 기록하여 미국(6.9%), 유럽(4.9%), 일본(3.5%) 등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높았지만 순이익률은 낮았다. 또한 한국기업은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간의 상대적인 차이도 커서 순이익률이 영업이익률의 1/3 수준에 불과했다(<그림 6> 참조).   
 
이러한 한국기업의 실적은 원화가치의 변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의 원화는 2008년 동안 달러화에 대해 15.5%가 절하되어 주요 통화 중에서 달러화에 대해 가치가 가장 크게 하락하였다(<그림 7> 참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외화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되었던 2008년 4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40원을 기록하여 2007년 4분기에 비해 48%나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원화를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작아짐에 따라 Forbes Global 2000에 포함된 한국기업의 2008년 4분기 달러화 기준 매출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원화와 달러화로 평가한 가치 간의 차이가 급격하게 확대되었다(<그림 8> 참조).  
 
원화 가치의 하락은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강화시켜 실적을 개선시키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외화 부채를 가지고 있을 경우 외환환산손실이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순이익은 감소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외환관련 손실에 의해 상쇄되면서 순이익은 낮아지는 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실적은 자국통화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에게 돌아오는 최종적인 성과는 자국통화로 평가되고 계산되기 때문이다. 달러화 기준 실적은 경쟁기업과의 상대적인 비교에 유용하다. 동일한 기준을 통해 실적을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와 달러화 기준 실적을 비교하면서 한국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실적개선의 적지 않은 부분이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환율이라는 외부요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2008년에는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업 매출 실적에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 하지만 역으로 환율이 하락한다면 한국기업의 실적은 경쟁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Ⅲ. 2009년 기업 실적 
  
 
2008년 4월 중순 이후 상당수 글로벌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였다.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금융시장은 경기에 선행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회복함에 따라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실적을 통해 살펴보면 올해 1분기까지는 실물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실적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4월말까지 Forbes Global 2000에 포함된 비금융 기업 중에서 259개 기업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였다. 이들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글로벌 기업의 실적은 2009년 1분기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4분기 0.3%를 기록했던 매출증가율은 2009년 1분기 -7.8%로 크게 악화되었고, 영업이익률도 12.4%에서 10.4%로 하락했다(<그림 9> 참조).  
 
2009년 1분기 실적을 통해 살펴보면 아직까지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지만 성장성이나 수익성의 절대 수준은 2008년 4분기에 비해 오히려 더 낮아졌다. 기업의 성장성은 경제성장세와 동반하여 변동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실물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기업실적을 바라보면 단기간 내에 기업실적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 둔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2009년 연간 기준 글로벌 기업 실적은 2008년에 비해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08년 4분기를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한 시기라고 평가한다면 2009년은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때에 실물경제의 회복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업도 4월에 들어서면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6일까지 2009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2월 결산 112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성장성은 낮아졌으나 수익성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분석대상 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중앙값 기준)은 2008년 4분기 10.9%에서 2009년 1분기에는 6.9%로 4%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은 6.0%에서 7.1%로 소폭 상승했다(<그림 10> 참조).  
 
최근 많은 국내 기업들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국내 기업의 성장성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서 매우 높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아직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해외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분기 우리기업이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보인데는 환율의 영향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의 실적을 통해 경기회복이 신호를 포착하기에는 다소 성급한 것으로 보인다. 
  
 
Ⅳ. 시사점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실적은 2008년 4분기를 고비로 급격하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4분기 이후 글로벌 기업의 업종 중에서 우리나라 주력 업종에 해당하는 전자, 자동차 등이 커다란 타격이 받으면서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었다. 앞으로 실물경제 위축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 주력업종의 실적 악화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인력확보나 R&D 등을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것은 환율 상승의 영향이 컸다. 원화 약세 효과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은 매우 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환율은 기업실적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러한 외부 요인에 의한 실적 개선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 기업들은 환율 하락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기업 실적이 하락하는 가운데 기업간 실적의 격차는 확대되었다. 전반적인 경기부진으로 기업들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적이 악화된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경쟁구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인 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경기위축에 따른 소득감소로 구매력이 위축됨에 따라 2009년 기업실적은 2008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이 심해질수록 기업들의 생존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이 강한 기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의 실적은 악화되면서 도태됨에 따라 산업 내에서 경쟁구도에 변화가 발생하고 과점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 내에서 과점화가 진행되면 산업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경쟁기업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는 한편 신사업에 대한 기업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경쟁의 양상도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성장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의 혁신활동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대응하여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반면 우리나라 기업이 환율하락에 힘입은 실적 개선에 안주하여 경쟁력 강화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 세계경제 위축으로 무역규모가 축소된다면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더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수요 위축에 더해 만약 환율이 하락한다면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대외환경의 변화에 따라 경영성과가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경쟁상대도 많아졌고 경쟁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단기적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민첩성을 키우는 한편 외부 환경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핵심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외부환경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복잡하고 다양화되는 경쟁에 대응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핵심사업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할 과제가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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