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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2011~2014년 석유화학 산업 전망(경기 호전 예상되나 지나친 낙관은 경계)'

세계 석유화학 산업은 2008년 하반기 시작된 경기 침체의 여파로부터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석유화학 경기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수요, 공급 등의 주요 요소에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인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지역적 주도권 변화가 명확해졌으며, 공급 측면에서 실질 유효 생산능력이라는 개념이 대두하였다. 과거 북미,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비해 턱없이 작았던 신흥·기타시장의 비중이 2009년을 기점으로 선진국 시장 규모를 능가하기 시작하면서 신흥국 시장이 규모 및 성장률 측면에서 세계 석유화학 시장의 성장을 본격 주도하기 시작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가동 중지가 그 규모와 고착화 가능성 측면에서 하나의 구조적인 변수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신규 생산 설비에 있어서도 명목 생산능력(Nameplate Capacity)이 아닌, 건설 및 가동 지연 등을 감안한 실질 유효 생산능력의 증가를 추산하는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과 석유화학의 수급환경을 고려할 때 2008년을 저점으로 시작된 이번 사이클은 단기적으로 2011년에는 다소 주춤하나 2012년부터 2~3년간 상승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즉, 세계 석유화학 경기는 중장기적으로 수요 성장률이 높은 신흥 시장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예정된 신증설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호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거시 경제 및 산업 내부 차원에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외부 사업 환경 호전에 의한 단기적인 실적 잔치에 만족하기 보다는 리스크 요인들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 목 차 > 
  
Ⅰ.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 석유화학 산업  
Ⅱ. 2011~2014년 세계 석유화학 경기 전망  
Ⅲ. 리스크 요인들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석유화학 사업 실적이 눈부시다. 양호한 기업 실적에 힘입어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KOSPI 지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세계 석유화학 경기 침체 우려가 무색할 정도이다.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8년 말,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및 공급 과잉 우려에 따라 석유화학 산업은 극심한 불황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2009~2010년 세계 석유화학 시장은 전반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으며 특히 아시아 시장의 경우 당초 예상대비 양호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그림 1> 참조). 석유화학 경기는 2009년에 전망대비 높은 저점을 통과하며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2010년에는 회복세에 들어선 듯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은 범용 합성수지 제품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제품 차별화를 통한 추가 이익 확보 여지가 크지 않다. 또한 산업 집중도가 낮아 기업들은 가격 수용자(Price Taker)로서 범용 제품의 시장 가격과 원료의 시장 가격 변화에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산업 구조 하에서 제품의 마진으로 나타나는 석유화학 경기는 석유화학 산업의 업황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 석유화학 산업은 2008년 하반기 시작된 경기 침체의 여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하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석유화학 경기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수요, 공급 등의 주요 요소에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인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석유화학 산업에서 나타난 구조적 특징들을 살펴보고, 2011년 및 중장기 석유화학 경기 패턴에 대한 예측을 통해 중장기 석유화학 사업 환경을 점검해 본다. 
  
 
Ⅰ.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 석유화학 산업 - 수요와 생산능력 다시 보기  
  
 
현재 주요 석유화학 제품 마진은 저점에서 벗어나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판단된다. PE, PP, PVC 등과 같이 물량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플라스틱 제품들의 2010년 스프레드(원료 가격과 최종 제품 가격의 차이)를 이전 사이클(2001~2009년) 기간 동안의 스프레드 변화 범위와 비교해볼 때 현재 이들의 수익성은 중간 수준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2> 참조). 결론적으로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등락을 반복해온 석유화학 경기는 현재 전반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듯 하다.  
 
지난 약 2년간 세계 석유화학 산업에서 나타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수요 측면에서 지역적 주도권 변화가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대표적 기초 제품인 에틸렌 수요를 살펴보면, 2007년 대비 2010년 서유럽과 북미의 경우 각각 18%와 13% 감소한 반면, 중국과 인도는 각각 26%와 25% 증가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흥국 시장이 성장률뿐 아니라 규모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시장이 된 것이다. 과거 북미,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비해 턱없이 작았던 신흥·기타시장의 비중은 2009년을 기점으로 선진국 시장 규모를 능가하기 시작했다. 세계 석유화학 시장의 성장을 신흥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흥국 시장의 규모가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도 급속히 확대된 데에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 뒷받침 되었다. 특히 중국은 2008년 11월에 2010년 말까지 4조 위안(약 775조 원)을 투입해 내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이른바 ‘중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주택 건설, 농촌 기반시설 및 교통 인프라 등의 구축 작업이 활발히 시작되면서 2009~2010년 동안 산업의 쌀이라 할 수 있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일례로 대표적 범용 석유화학 제품인 HDPE의 경우, 중국은 2009년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년대비 67% 증가한 약 386만 톤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3> 참조). 2009년 대비 감소하긴 했으나 2010년까지도 여전히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급 측면에서는, 세계 금융위기 기간을 거치면서 실질 유효 생산능력이라는 개념이 대두하였다. 수급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조정하거나 일부 라인을 가동 중지시키면서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은 석유화학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나, 최근의 가동 조정은 그 규모가 유례없이 클 뿐 아니라 고착화 가능성 측면에서 하나의 구조적인 변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생산 가능한 전세계 에틸렌 설비 가운데 가동 중지 상태에 있는 생산능력의 비중은 과거 평균 약 6% 수준에서 2008년 하반기 약 20% 수준으로 치솟았다. 상당부분 북미,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 생산 설비들이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설비들의 경우, 신흥 지역의 대형 신규 설비 대비 경제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원거리 수출이 부담스러운 가운데 내수 수요에 크게 의존해왔다. 그런데 경제 위기로 내수 수요가 크게 위축되자 일부 기업들이 가동을 중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설비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공급에 활용되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기간 동안 유효 설비로 집계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신규 생산 설비에 있어서도 명목 생산능력(Nameplate Capacity)이 아닌, 실질 유효 생산능력의 증가를 집계해야 할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석유화학 설비 신설의 경우 주로 월등한 원가 경쟁력을 지닌 중동과 최대 성장 시장인 아시아 현지에 투자가 집중되어 왔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바이다. 또한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 자금 조달의 어려움, EPC 기술자 부족 등으로 일부 설비의 건설 지연이 지속되어온 점도 이미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2009~2010년에는 신규 에틸렌 설비의 건설 지연뿐만 아니라 가동도 대거 지연되어 실제로는 당초 예상했던 명목 생산능력 증가분인 약 1850만 톤의 절반 정도에 밖에 못 미치는 약 970만 톤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게 지연되고 있는 원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경우, 석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원유 생산량 제한 조치 지속 등에 따라 신규 석유화학 설비에 필요한 가스원료 확보가 원활하지 못했으며, 그 외 지역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단위 설비 규모가 백만 톤 수준으로 대형화됨에 따라 본격 가동에 필요한 시간이나 기술적 난이도가 증가한 것이 주된 이유로 파악된다. 태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환경에 대한 의식 강화로 신규 석유화학 설비의 환경영향 평가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 지연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가동 중지 및 지연이 지속되자 신규 생산능력 증가분을 계산함에 있어서도 건설 및 가동 지연 등을 감안한 보다 실질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일례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연산 60만 톤 규모 페트로라빅 PE 설비의 경우, 2009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지연되어 4월에나 가동을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전력 부족으로 2개월 간 가동이 전면 중지되었다. 이 경우 2009~2010년간 페트로라빅의 실질 유효 생산능력은 명목 생산능력인 120만 톤보다 약 20% 작은 95만 톤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지난 2년간 전세계 차원에서 명목 수치상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급 상황은 예상보다 타이트 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Ⅱ. 2011~2014년 세계 석유화학 경기 전망  
  
 
지금까지 세계 석유화학 산업의 현황과 금융위기 이후 세계 석유화학 산업에서 나타난 특징에 대해 살펴 보았다. 그렇다면, 향후 석유화학 경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자본 시장에서는 현재 변곡점에 있는 석유화학 경기의 향후 진행 방향에 있어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2011~2014년 석유화학 경기 전망을 둘러싸고 ‘황금기(Golden Age)’, ‘수퍼사이클(Supercycle)’ 등의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석유화학 경기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석유화학 제품 마진에 대한 전망이 필요할 것이다. 과거 추이를 분석해보면 마진과 가동률의 움직임이 거의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4> 참조). 수요에 대응해 공급을 조절하는 수단으로써 가동률이 결정되고, 그에 따른 수급 상황에 의해 수익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경기 전망에서는 가동률을 대리변수로 활용하였다. 특히 과거 상대적으로 중요시되지 않았던 공급 측면에서의 실질 유효 생산능력의 추정과 수요 측면에서 선진국 시장과 신흥국 시장의 탈동조화된 성장률 가정을 바탕으로 향후 가동률 변화 추이를 전망하였다.  
 
1) 주요 가정  
 
공급 
 
공급 가정을 위해 지금까지 발표된 신규 생산능력 추가 물량을 집계하고 구조조정 등에 따른 생산능력 감소 물량을 추정하였다. 그 결과 2011~2014년 세계 에틸렌 실질 유효 생산능력은 연평균 약 3%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규 생산능력 증가는 2011년 약 650만 톤에서 2012년 이후에는 현저히 감소해 2014년까지 연평균 약 400만 톤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신규 에틸렌 크래커를 짓는 데에는 약 36~48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 발표된 신증설 프로젝트 외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추진되더라도 2011~2014년의 전망 기간 내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세계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경쟁력 없는 설비의 경우 이미 가동 중지 상태에 있기 때문에 향후 이들 설비 이외에 추가로 생산능력 감소가 대거 일어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생산능력 감소의 경우, 2011~2014년에 에틸렌 생산설비 약 140만 톤이 추가로 구조조정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09~2010년에는 약 700만 톤에 달하는 에틸렌 설비가 구조조정 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에도 2008~2009년과 같이 북미, 유럽 등지에서 대거 생산 설비 폐쇄나 가동 중단 조치가 지속되어 추가적인 생산능력 감소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화학 전문 조사기관 CMAI는 전세계적으로 2011년 285만 톤에 이어 2012~2014년 동안 해마다 약 400만 톤의 에틸렌 생산능력 감소가 진행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각 기업 차원에서 설비 구조조정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하게 추가 생산능력 감소를 가정하는 것은 다소 비현실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가동 중지된 기존 설비가 다시 재가동할 가능성은 지역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지역에서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유럽 전체 에틸렌 생산 설비의 약 20%에 달하는 설비가 이미 가동 중지 상태에 있다. 유럽 석유화학 설비의 경우, 대부분이 정유 설비와 연계되어 나프타 원료를 공급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석유 제품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정유 과정에서의 부산물인 나프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유럽 석유화학 생산 설비의 약 60%가 50만 톤 이하의 소규모 설비여서 운임비까지 고려할 경우, 아시아 등지로의 수출 원가 경쟁력이 취약하다. 따라서 유럽 경제가 회복되어 역내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서는 현재 가동 중지 상태에 있는 설비들이 대거 재가동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미 생산자들은 2010년 들어 유럽 대비 역내 수요 환경이 차츰 개선되고, 천연가스 가격이 낮게 안정화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자 점차 가동 중지시켰던 생산 설비를 재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세계 에틸렌 설비 가운데 가동 중지 상태에 있는 설비의 비중은 금융위기 이전의 약 6% 수준보다 소폭 높은 9% 수준이나, 향후 유럽 및 일본 등지의 일부 생산 설비를 제외하고는 이 비중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 
 
2010년 세계 경제는 4.1%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1년에는 기저효과 및 그간의 경기부양 효과가 사라지면서 3.4%로 성장률이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2012년부터 향후 3년(2012~2014년)간 세계 GDP 성장률이 연평균 4.1%를 유지할 경우(Global Insight 2010년 12월 전망) 세계 에틸렌 수요의 GDP 탄성치가 1.0만 되더라도 수요 성장률이 공급 증가율을 능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과거 세계 에틸렌 수요의 GDP 탄성치는 90년대에 1.8, 2000~2007년에 1.1을 나타냈다. 세계 석유화학 석유화학 경기 사이클의 형태가 수급 상황에 따라 그 방향과 높낮이가 결정된다고 볼 때, 공급대비 수요의 높은 성장은 중장기적으로 경기 싸이클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  
 
2011~2014년 수요 전망에 있어서 선진국 시장과 신흥·기타시장에서 각각 2000~2007년 수준의 GDP 탄성치인 0.3과 1.4가 유지되는 경우를 Best 시나리오로 설정하고, 과거 추이상 GDP 탄성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여 Base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또한, 2010년의 짧은 수요 회복을 뒤로하고 선진국 시장에서 다시 수요가 침체되고, 신흥국 시장에서 또한 경기 부양 효과 등이 사라지면서 2000~2007년의 수요 성장률(연평균 7.1%) 대비 상승세가 약해질 경우를 Worst 시나리오로 구성했다. 그 결과 세계 에틸렌 수요의 GDP 탄성치는 Best, Base, Worst의 시나리오에서 각각 1.4, 1.2, 1.0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전의 탄성치가 그대로 유지되는 Best 시나리오의 경우 2011~2014년간 연평균 5.7%의 에틸렌 수요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5% 이상의 수요 성장이 3년 이상 연속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음을 고려할 때, Best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현실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Base 시나리오의 경우 2011~2014년 세계 에틸렌 수요 성장률은 연평균 4.6%로 견조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표 1> 참조). 세계 에틸렌 수요 성장에 있어서 신흥국 시장의 영향력이 증대됨에 따라 Worst 시나리오에서도 세계 에틸렌 수요는 2000~2007년의 연평균 3.4%를 상회하는 3.9%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 전망 - 경기 호전 기대 
 
앞서 살펴본 공급 및 수요 측면의 가정을 바탕으로 중장기 석유화학 경기를 전망해본 결과, 2008년을 저점으로 시작된 이번 상승 추세는 단기적으로 2011년에는 다소 주춤하나 다시 2012년부터 향후 2~3년간 이어질 전망이다(<그림 5> 참조). 에틸렌 가동률로 볼 때, 2011년에는 지난해와 유사한 88% 수준이 예상되나, 2012년부터 90%를 넘어 2014년에는 92%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 시장의 소비가 다시 위축되고 신흥국 시장 또한 경기부양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해질 경우 석유화학 경기는 2011년 소폭 재침체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2012년부터는 경기 하강 추세가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시장의 소비 심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고, 신흥·기타시장의 높은 수요 증가 추세가 힘을 잃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는 경우에는 유래없이 높은 가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80년대부터 석유화학 경기를 분석해보면, 석유화학 산업은 세 번의 사이클을 거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6> 참조).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고점이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1988년의 고점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과거 가동률 자료에서도 유사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2011~2014년 석유화학 경기 사이클의 고점은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고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나, Best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에는 1988년의 고점 수준을 능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Ⅲ. 리스크 요인들 
  
 
세계 석유화학 경기는 중장기적으로 수요 성장률이 높은 신흥국 시장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예정된 신증설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호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한다는 가정하에서도 석유화학 수요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단기적으로 석유화학 경기의 재침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하더라도 발생할 경우 석유화학 경기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대할 수 있는 불안 요인들이 남아있다.  
 
① 세계 경제 위기는 종료되었는가?  
 
향후 석유화학 경기 전망의 바탕에는 미국발 경제위기 종료 및 세계 경제의 안정 성장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Global Insight는 2011~2014년 세계 경제에 대해  위기 이전 수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고, 본 시나리오 분석에서는 이 전망을 반영했다. 그러나 아직 위기의 불씨가 남아 있다. 유로화 체제의 동요로 남유럽 재정위기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고, 미국 경제의 경우도 더블딥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가계 부채 부담 및 실업률이 여전히 높아 거시 차원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위기 이전부터 누적되어 온 재정 적자 문제가 위기 대응 과정을 거치면서 한층 악화된 터라 각국 정부 입장에서 추가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과 재정적 여력이 고갈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Commodity 제품 가격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월별 HDPE 가격의 변동성은 2005~2007년 대비 약 70%가량 증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기업들 입장에서 가격 예측 및 수익성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② 신흥국 시장의 높은 수요 성장률이 지속될 것인가?  
 
2009년을 기점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주도권이 명백히 신흥국 시장으로 넘어오게 됨에 따라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요 성장이 앞으로 세계 석유화학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 전망에서도 2011~2014년 신흥국의 평균경제성장률을 6% 후반, GDP 탄성치를 Base 시나리오 기준으로 2000~2007년의 1.5보다 다소 낮지만 GDP 성장속도보다 빠른 1.2를 전제로 했다. 그러나 신흥국 시장의 수요가 중국 한나라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상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고정자산투자와 수출을 성장의 축으로 삼아온 중국은 내수 소비 중심 성장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중국은 세계경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힘입어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12·5 규획에서도 내수확대를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화되고 있어 계획대로 내수 확대에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치솟는 물가 및 부동산 가격 등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화폐 및 금리정책이 긴축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는 등 중국 정부의 경기 조절 움직임이 강화될 경우, 산업의 쌀인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성장률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1~2014년 기간 동안 중국의 수요 증가 추세가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경기 부양 효과가 사라지고, 긴축재정 기조가 확대된다면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과 GDP 탄성치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 인도, 브라질 등의 기타 신흥 국가의 경우 규모나 제조업 성장률 측면에서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로서 본격 영향력을 발휘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1~2014년 신흥·기타시장의 수요 성장률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③ 제한적 공급 현상 지속될 것인가? 
 
앞서 경기 전망을 위해 공급 측면에서는 실질 유효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주요 가정을 설정하였다. 그런데 일부 경쟁력 있는 지역의 가동률이 크게 상승할 경우, 생산능력 증가 없이도 실제 공급이 확대되어 수급 상황이 악화될 수 있으며, 여타 지역 수익성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지역의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공급 확대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먼저, 천연가스 원료 사용 비중이 높은 북미 석유화학 기업들은 실적이 차츰 회복되고 중장기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유가 대비 월등히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석유화학 관련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실례로 미국의 최대 화학 기업 다우 케미컬(Dow Chemical)은 지난해 12월 석유화학 부문 설비 투자를 통해 향후 에틸렌 생산에 있어서 에탄 사용 비중을 현재의 55% 수준에서 75~85%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북미 기업들은 원료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산비용 측면에서 과거대비 우위를 점하게 됨에 따라 투자를 통해 기존 설비 자산 활용을 극대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즉 소규모 증설이 이루어지거나 유휴 생산 설비가 재가동되어 가동률이 예상보다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의 경우, 기존 설비들의 가동률이 2000~2007년의 평균 수준인 93%로 회복된다면 시나리오에서 가정하고 있는 공급 물량 대비 2011~2014년에 약 300만 톤이 추가 공급될 수 있다. 이는 초대형 신규 콤플렉스가 3개 추가되는 것과 대등한 수준의 공급 증가 효과이다. 2008~2010년 동안 중동 석유화학 설비들은 세계 금융위기로 취해진 원유 생산 동결 조치로 인해 원료인 수반가스 부족에 시달려왔다. 이에 3년간 약 80%에 그치는 저조한 에틸렌 가동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세계 경제 회복과 더불어 원유 생산이 확대될 경우, 현재의 전력난과 석유화학 원료 부족 등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되어 석유화학 설비의 가동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및 중동 지역에서 가동률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전망 기간 내 신규 프로젝트가 많지 않더라도 공급이 확대되어 세계 석유화학 경기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원가 경쟁력을 지닌 이들 지역의 공급 확대는 지난 몇 년간 세계 경기와 탈동조화되면서 수혜를 받아온 아시아 기업들의 수익성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 
 
세계 석유화학 산업은 현재 경기 저점을 통과하고 세계 경제 안정화, 신흥국 시장의 높은 수요 성장률, 제한적 신규 생산능력 증가를 근거로 중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의 경우 세계 경기와 탈동조화된 2009~2010년을 보내며, 이미 불황이 없는 수퍼사이클(Supercycle) 상에 있는 것으로 이야기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중장기 석유화학 경기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 경기 사이클의 구조를 이해하고 변화의 방향을 전망함으로써 사업 환경을 점검하는 것은 단순히 한 가지 예상되는 결론을 얻어 그에 맞는 사업 계획을 짜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일차적으로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파악해 운영에 대한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고, 나아가 보다 중장기적으로 투자 타이밍과 투자 규모에 대한 의사결정을 도와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구조로 끊임없이 변화해나가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외부 사업 환경 호전에 의한 단기적인 실적 잔치에 만족하기 보다는 리스크 요인들을 지속 모니터링하는 데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 나아가 2011~2014년 상승 국면 이후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번 상승 국면을 기점으로 친환경, 탈(脫)석유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기존 석유 경제를 본격 대체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 중국에 대한 지리적 잇점 등 우호적 사업 환경에 힘입어 호실적을 구가해온 한국 석유화학 산업에게 ‘해가 빛날 때 건초를 만들어라(Make hay while the sun shines)’라는 속담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다가오는 시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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