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막 내린 Easy Energy 시대, 에너지 파도 거세진다'
세계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구가하는 가운데 개도국에서 도시화, 산업화, 내수중심 성장 전환이 이뤄지면서 향후에도 세계 에너지 수요의 급증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상당기간 동안 세계 에너지 공급은 부존의 한계로 인해 한계생산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화석 에너지에 여전히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값싼 에너지를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가 고착화되고 에너지 가격의 급등락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원유의 생산단가 상승, OPEC의 공급 비중 확대, 천연가스 시장에서의 카르텔 조성 여건 진전 등이 에너지 가격의 상승 압력을 높일 전망이다. 정세가 불안한 산유국들의 역할이 커지면서 잠재적인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재해 심화와 극한 환경 속의 에너지 생산 확대 역시 에너지 공급의 불안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세계경제의 화석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세계경제가 에너지의 공급 상황에 휘둘리는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반면 에너지 자원 부국의 위상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전통 화석 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 기존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에너지에서 기술혁신이 발현되어야 에너지 공급 환경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성장을 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고 에너지 공급을 정세가 불안한 국가들에게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에너지의 공급 여건 악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며 국내의 녹색성장 기반 조성도 적극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 목 차 >
Ⅰ. 막내린 Easy Energy 시대
Ⅱ. 중장기 세계 에너지 공급 여건
Ⅲ. Easy Energy 시대 종료의 의미
Ⅳ. 시사점
세계 석유 공급의 36.5%를 차지하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 민주화 혁명이 불거지자 석유공급 차질과 불안감이 커지면서 1월초 93.6달러(브렌트유 기준)이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126.5달러(4월 8일)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력을 자랑하던 일본은 3월 11일에 발생한 대지진의 여파로 인해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비교될 정도의 최악 수준인 7등급의 원전사고를 겪고 있다. 유가 급등에 따른 가파른 물가 상승과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노출에 세계인들의 걱정스런 눈길이 모아졌다.
석유와 원자력이 핵심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오랫동안 세계경제를 지탱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양대 에너지의 공급이 점차 불안해지고 있다. 더 이상 값싸고 안정된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세계 경제의 성장 구도를 예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공급 제약을 극복하고자 세계 각국 정부는 탈원전과 탈석유 등 안전한 에너지의 사용 확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화석에너지와 원전의 공급제약을 해소할 수준으로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원들이 공급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워 보인다. Easy Energy 시대 종료 이후의 중장기 에너지 공급 여건과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 의미를 살펴본다.
Ⅰ. 막내린 Easy Energy 시대
꺾이지 않는 에너지 수요 증가세
Easy Energy 시대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에너지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세계 에너지 수요는 중국, 인도 등 개도국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과거보다 증가세가 빨라졌다. 에너지 보조금 제도가 시행되는 개도국에서 공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개도국의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그 결과 1990년대에 19.1%의 감소를 보인 실질 에너지 가격이 2000년 이후 10년간 204.1%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계 에너지 수요는 연평균 2.5%(개도국 기여율 93.6%)씩 늘어나면서 1990년대(1.5%) 보다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세계 에너지 수요의 급증세는 세계 경제가 성장하는 가운데 개도국의 내수중심 성장 전환까지 겹치면서 지속될 전망이다. IMF 등 주요 기관들은 세계경제가 4%대 전후의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중국 등 신흥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교훈 삼아 대외경제 충격에 내성을 키우고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내수중심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자동차 보급 확대나 에너지 공급망 확충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개도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비록 유럽 등 선진국이 에너지 사용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는 있지만 이미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 기술이 적용돼 있고 국내 에너지 가격도 국제 에너지 시세가 그대로 반영돼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효과는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 감소 폭은 제한적인 반면 개도국의 소비 확대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성장할수록 세계 전체 에너지 소비는 2000년 이전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증가세는 2000년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며, BP는 에너지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2%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그림 2> 참조).
당분간 화석 에너지에서 벗어나지 못할 에너지 공급
이처럼 에너지 수요가 급증해도 에너지 기술이 발전하거나 새로운 에너지원이 발견된다면 세계 에너지 공급이 안정되고 Easy Energy 시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에너지 공급이 부존의 한계로 인해 한계생산비가 체증하는 화석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 이상 값싼 에너지를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고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들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기술 개발과 보급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선진국들은 일본의 원전사고를 계기로 탈원전에도 노력을 기울이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육성에 더욱 적극적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24시간 연속적으로 운전 가능한 기저발전으로 정착되고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소재한 신흥 기술 및 산업 예측 전문기관인 TechCast는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이 2020년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최소 2020년까지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 것이다.
이와 더불어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수단으로 각광받던 원자력 발전은 안전을 이유로 역할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독일은 이미 2020년까지 원전폐쇄를 선언하였고 일본에서는 국민 80%가 원전 폐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론 악화와 채산성 저하 우려 때문에 민간의 원전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탈원전에 따른 전환부담이 큰 중국, 인도 등 개도국에서는 원전확대가 계획대로 진행되겠지만 일부 선진국의 탈원전 노력으로 인해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지하는 원전 비중이 현 수준에서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5면 참조).
결국 정부와 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에너지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최근 발표한 장기 에너지 전망에서 전체 에너지 공급에 차지하는 화석 에너지의 비중이 2008년 81%에서 2035년 74%로 7%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그림 4> 참조). 상당기간 동안 화석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공급의 3/4이상을 차지할 것이고 이는 세계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수록 에너지 공급 가격도 화석 에너지를 중심으로 상승한다는 것 의미한다.
Ⅱ. 중장기 세계 에너지 공급 여건
그렇다면 향후 에너지 공급 환경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화석 에너지를 중심으로 생산단가 측면과 공급 안정성 측면으로 나눠서 살펴보자.
원유 채굴 단가의 상승, 가스 생산국의 카르텔 형성 가능성
국제석유시장에 공급되는 석유 중 유전에서 생산된 전통 원유(crude oil)의 비중은 1980년 92.2%에서 30년 동안 10.7%포인트 줄어들었다. 북해, 멕시코만 등 비OPEC의 주요 유전지대에 위치한 유전에서의 생산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생산 지역이 심해나 극지, 혹은 오지로 확대되고 있는데, 탐사나 생산 단가가 육지나 연근해의 유전보다 배럴당 최대 60달러 정도(멕시코만 심해유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 기준) 더 비싸다. 또한 석유 공급 중에 원유를 제외한 오일샌드 등 비전통 석유의 생산단가 역시 심해유전의 원유 생산단가 정도로 비싸다. 전통 유전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석유의 한계 생산비의 상승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상의 공급상황도 석유와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OPEC의 영향력 강화와 가스 카르텔의 조성 여건 진전이 자원개발 투자를 왜곡하고 가격에 탄력적인 에너지 공급을 저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석유 공급에 차지하는 OPEC의 비중이 41.2%(2009년 기준)에서 2035년에는 52%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5> 참조). 이와 더불어 국제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2008년 12월에 공식 출범한 가스수출국포럼이 카르텔로 변할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천연가스 교역 중 액화천연가스(LNG)의 거래 비중이 2035년까지 약 50% 늘어나면서 천연가스 거래의 탈지역화, 현물 및 선물 시장의 확대, 이에 따른 지역별 가격의 수렴 등 국제 천연가스 시장의 글로벌화가 촉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63.8%, 생산량의 35.1%를 차지하는 가스수출국포럼이 본격적으로 공급 조절이나 가스전 개발 조절에 나설 경우에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다.
게다가 원자력 발전도 안전성 강화, 지역 주민 설득 비용 확대 등으로 인해 생산단가가 상승할 전망이다. 원전 확충 계획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인도 등 개도국에서는 일본의 원전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원전의 안전 기준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건설이나 운영 측면 등에서 비용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원전의 발전단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불안 국가의 에너지 생산 비중 확대
세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계 에너지 공급의 잠재적 불안정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세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EIU의 Political Instability Index를 살펴보면 석유는 54.6%(BP의 2010년 통계를 기준), 천연가스는 44.3%가 고위험 국가(High Risk)로 분류된 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세계 에너지 공급 중에서 27.3%가 불안정한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고위험 국가로 분류된 중동 산유국 대다수와 러시아 등은 정치적 목적 달성이나 에너지 공급 가격 인상을 위해 석유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위협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라들과 더불어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투르크메니스탄 등에서는 정치 체제가 선진국에 비해 덜 성숙했기 때문에 민주화 시위나 정치수장의 공백 등 내정불안 요인이 불거질 경우에는 소요사태 등 극단적인 마찰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고위험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 비중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세계 에너지 공급의 잠재적 불안정성도 현 수준에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고위험 국가들의 세계 전체 에너지 공급 비중이 2035년까지 31.4%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석유의 경우 비록 세계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겠지만 석유 공급 내에서의 고위험 국가 비중은 향후 25년간 4.3%포인트 확대될 전망이다(<그림 6> 참조). 또한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될 천연가스의 공급내에서는 고위험 국가의 공급 비중이 17.6%포인트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리비아의 석유공급 차질처럼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재해 심화, 극지·심해 생산 확대에 따른 공급 불안정성
중장기적으로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파괴력도 강력해질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와 극한 환경 속에서의 에너지 자원 개발도 세계 에너지 공급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8월말에 대형 허리케인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면서 150만 b/d의 석유공급 차질(현재 리비아의 공급차질 규모는 145만 b/d)이 발생했고 국제유가는 월초대비 13.6% 급등했다. 또한 2010년 12월에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석탄수출이 중단됨에 따라 석탄 가격이 한달 만에 26%(호주산 전력용 석탄)로 급등한 적도 있다. 그리고 심해유전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2010년에는 멕시코만(BP)에서, 최근에는 중국 보하이만(코노코필립스중국석유)에서 해상유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자연재해와 에너지 자원 개발 사고는 지구 온난화의 심화와 극한 환경에서의 에너지 자원 개발 확대로 인해 세계 에너지 공급의 주요 불안 요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Ⅲ. Easy Energy 시대 종료의 의미
세계 경제에 대한 에너지의 영향력 확대
결국 안전하고 청정한 에너지의 사용을 확대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의 생산단가가 상승하고 공급 불안정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화석, 탈원전을 향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화석 에너지 자원의 공급이 한계를 보이고 정세 불안국의 공급 비중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그림 7> 참조).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가 고착화되고 에너지 가격의 흐름도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990년에 3.8%에서 2010년 5.2%로 확대된 세계경제의 화석 에너지 소비 부담이 향후에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8> 참조). 같은 가격 상승률이라도 세계경제에 대한 화석에너지의 소비 부담이 적을 경우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지만, 세계경제 대비 화석 에너지의 소비규모가 4%를 넘는 상황에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세계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에너지 자원의 공급 상황에 좌우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에너지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는 에너지 가격의 상승 기간이 과거에 비해 길어지면서 세계경제에 주는 충격도 커질 전망이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과거에는 주로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경우가 많았던 반면 앞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심화되고 극지, 심해에서 생산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시설이 훼손되는 등의 장기적인 공급 차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시설 훼손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은 곧바로 복구되기 어렵다. 그리고 내정불안에 따른 공급차질은 자원 개발권의 재계약과 자원 개발법 개정 등을 거치면서 공급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에너지 가격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순수입국들을 중심으로 소득이 감소하고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등 세계 경기가 위축될 위험성이 있다.
에너지 자원 부국의 위상 강화
그리고 Easy Energy 시대의 종료는 세계경제의 성장 속도뿐만 아니라 국가간 성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에너지 순수입국들에게는 부담이 되지만 에너지 자원 보유국들에게는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자원 부국들의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과거에는 통화가치 상승과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인해 경제가 쇠퇴하는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이 에너지 자원 수출국의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현재에는 이들 정부가 에너지 자원 수출액 중 일부를 안정화 기금으로 적립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등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 마련에 힘쓰고 있다. ‘자원의 저주’를 ‘자원의 축복’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러시아 등 에너지 자원 부국들에서는 예전처럼 모라토리엄 등 극단적인 경제 위기 상황이 재현되지 않았다. 에너지 자원 부국들에서는 에너지 자원 수출이 늘어나면서 소득이 높아지고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확대되면서 외자유입도 증가하는 경제 성장의 선순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전통 화석에너지·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은 더욱 가속
한편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 불안정성 심화 등은 비전통 화석 에너지 개발을 더욱 촉진할 전망이다.
셰일가스(Shale Gas)의 경우에는 개발이 활성화된 미국을 비롯해 중국도 국내 개발에 나설 계획이며 ExxonMobil, Chevron 등 석유메이저들은 개발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비전통 석유의 경우에는 캐나다에서 오일샌드의 개발과 생산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지하 퇴적층에 혈암(頁巖, Shale) 형태로 매장된 셰일오일(Shale Oil)의 잠재성도 주목 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Shale Gas, CBM(Coalbed Methane, 석탄층 메탄가스) 등 비전통 가스가 2035년까지 천연가스 공급 확대분에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동 기간 동안 비전통 석유가 석유 공급 확대분에 4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림 9> 참조). 이러한 비전통 화석 에너지 개발에서 환경오염 방지나 채굴 효율화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다면 에너지 가격 상승세나 잠재적 공급 불안정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장량의 한계에서 벗어난 근본적인 에너지 대체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교토’ 등 기후변화협약의 진전은 미진하지만 개별 각국 차원에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개도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5년까지 세계 발전 확대분에 차지하는 기여율이 3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신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그림 10> 참조). 다만 향후 수년 내 신재생에너지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2020년까지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확대 기여가 석탄과 천연가스에 비해 작을 전망이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이 비싸지고 불안정해질수록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등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관심과 노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Ⅳ. 시사점
전체 에너지 소비의 96.5%(원전 제외, 2009년 기준)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러한 세계 에너지 수급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원단위가 0.24(GDP 1,000달러 생산에 투입되는 석유환산톤 에너지, 2008년)로서 OECD 평균치(0.13)보다 높다(<그림 11> 참조). 또한 석유 수입의 81.8%(2010년 기준)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보다 경제성장을 위해 투입하는 에너지가 많고 정세가 불안정한 국가에 에너지 공급을 크게 의지하기 때문에 거칠어질 에너지 공급 환경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그림 12> 참조).
따라서 에너지 사용 효율화와 화석 에너지 사용 절감을 목표로 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보다 탄력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일관성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녹색산업 투자를 유도하는 등 녹색성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국내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도 적극 조성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나 천연가스의 요금 현실화, 친환경적 세제개편 등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경제 시스템 마련과 전기자동차나 수소자동차의 충전소 설치 확대,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인정 받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검증 및 인증 시설의 국내 설치 등 녹색 인프라 구축 사업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조성은 민간의 에너지 절약과 녹색산업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민간과 산업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 시스템의 변화 시기는 기후변화협약 회의 등 국제동향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또한 녹색산업의 성장과 해외 에너지 자원개발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제휴 등 연구개발을 활성화시켜 녹색 및 에너지 자원개발 기술력을 강화하면서도 녹색금융 등 관련 금융시스템을 확충하고 자원외교도 적극 펼쳐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시장이 작고 녹색기술 후발국인 우리 기업들로서는 선택과 집중형 녹색사업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 에너지 자원개발에 있어서는 우리의 경제 성장 경험 전수가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신흥 에너지 자원국에게 매력적인 협력 포인트가 될 것이다. 에너지 불안에 적극 대처하려는 의지를 전방위로 끈기 있게 실천한다면 녹색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는 등 저탄소 녹색성장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주)부동산중개법인이산 | 박우열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 지하1층 69호(삼창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528-88-00035 | TEL : 010-3777-1342 | Mail : 1004kpwy@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해당사항없음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 경제보고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택이 아닌 필수, 그린경영 (0) | 2011.08.02 |
---|---|
◎아이디어가 발굴되고 창의가 꽃피는 조직 (0) | 2011.08.02 |
◎이탈리아로 튄 유럽재정위기 불씨 (0) | 2011.08.02 |
◎우리나라 수출상품 구조 진단, 경쟁 노출도 높고 부가가치 낮은 편 (0) | 2011.08.02 |
◎이상 강우로 물가불안 확대 우려된다 (0) | 2011.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