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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한국 공연예술, 오페라에 길을 묻다'

 최근 뮤지컬, K팝을 중심으로 한국 공연예술의 인기가 국내외적으로 대단하다. 이러한 열풍이 일시적 유행으로 그칠지, 아니면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으로 지속될지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지난 400년 동안 명맥이 유지되어 온 오페라의 발전 과정을 통해 한국 공연예술의 지속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본다. 
  
지난달 막을 내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한국 뮤지컬의 신기원을 이뤘다. 9개월간 찾은 관객수는 무려 35만여 명에 이르고 매출액 275억 원에 순수익도 100억 원을 돌파했다. 비단 이 작품만의 얘기가 아니다.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되는가 하면, 같은 작품이라도 수십 번 이상 반복 관람하는 열성 관객들이 등장했을 만큼 국내 뮤지컬의 인기는 대단하다.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진출로 뮤지컬 한류 열풍으로 이어가려는 시도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 대중가요인 K팝의 열풍은 국경을 넘어 더욱 거세다. 일본에 진출한 소위 ‘걸그룹’들은 이미 인기 절정이며, 아이돌 그룹들을 중심으로 K팝의 인기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세계적인 팝 음악 차트인 미국 빌보드 차트가 우리 가요 순위인 ‘K팝 차트’를 신설하기도 했다. 

국내외적으로 목격되고 있는 뮤지컬과 K팝의 인기는 우리 공연예술의 한층 높아진 위상을 말해주는 가슴 뿌듯한 현상이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같은 하드웨어를 수출하는 나라에서 이제는 전세계인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공연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니 말이다. 한편으론 한국 공연예술의 붐이 일시적인 유행(Fad)으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한류 열풍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뮤지컬과 K팝을 중심으로 한국 공연예술이 진정한 의미의 고부가가치 문화 산업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을까? 
  
한국 공연예술 붐의 명암(明暗) 
  
● 외형적 성장과 높아진 위상 

국내 공연예술의 대표 장르라면 단연 뮤지컬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2001년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 성공 이후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해왔다. 관객은 2006년 이후 꾸준히 3백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해마다 백여 편이 넘는 작품이 무대에 올려진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지난해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는 2천억 원 정도에 이른다. 여가시간 및 국민소득 증가로 공연예술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고, 관람객의 주를 이루는 여성의 경제생활과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감성적 소비 성향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이어진 제작비가 백억 원이 넘어 가는 대작 뮤지컬들의 등장도 한국 뮤지컬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뮤지컬의 인기가 높아지자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람객이 증가하는가 하면, 일본은 물론이고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까지 해외 시장을 직접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 한발 앞선 K팝은 이미 ‘K팝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소녀시대’, ‘카라’ 등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둔 후, K팝 열풍은 중화권, 동남아를 넘어 미국, 유럽, 중동, 남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외국인 팬들이 한국 가수들의 춤을 따라 추는 소위 ‘커버 댄스’까지 유행하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 젊은이들이 K팝에 매료되는 것은 우선 국내에서 다년간 검증된 아이돌 그룹의 실력이다. 우리 가수들처럼 노래, 춤, 퍼포먼스 전 분야에서 완벽하게 소화해내기란 쉽지 않은데, 연습생제도를 통해 발굴된 인재를 집중 트레이닝을 거쳐 스타로 키워내는 대형 기획사의 철저한 육성 프로그램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또한 마케팅 측면에서 유튜브와 SNS를 적극 활용하여 한국 아이돌의 컨텐츠를 전 세계 어디서나 손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해준 결과다. 
  
● 아직은 절반의 성공 

그러나 국내 뮤지컬의 외형적 성장과 K팝 한류 열풍을 한꺼풀 벗겨보면 아직은 본격적인 성공이라 단언하기가 쉽지 않다. 진정한 의미의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으로 도약하기에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점들이 눈에 띈다. 

먼저 뮤지컬은 인기나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이 수입물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린 국내 뮤지컬 다섯편 모두가 라이센스 및 내한오리지널 공연이었으며(<표 1> 참조), 지난해 인기 뮤지컬도 국내 창작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를 제외하면 1위부터 9위까지 라이센스 뮤지컬이 차지했다(<표 2> 참조). 또한 최근 늘어나고 있는 단기적 흥행을 노린 아이돌 스타 캐스팅이나 스타 한두 명에게만 의존한 성급한 해외 무대 진출도 장기적 발전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K팝의 인기가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음악시장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소수의 문화 현상으로 인터넷에 의존하여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 타문화권의 특색있는 음악으로 단기적인 호기심 차원에서 소비되는 것에 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 육성 시스템이 지금까지의 성공 요인이긴 하지만, 비슷한 외모의 아이돌 스타에 의한 댄스 음악이라는 다소 획일적인 모습으로는 인기를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홍콩 느와르 영화가 아류작들을 남발하다가 몰락한 사례가  있다. 

그렇다면 국내 뮤지컬과 K팝이 열풍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공연예술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뒤따라야 할까? 인류 최대의 종합예술로서 지난 40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오페라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본다. 
  
400년을 이어온 ‘오페라’의 힘 
  
● 도시의 운명을 바꾼 오페라 

고대 로마시대 때 군사도시였던 베로나는 오늘날 북부 이탈리아의 가장 부유한 도시로 변모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기도 한 이 도시에 매년 여름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아레나 원형극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과거 검투사들이 싸우던 경기장이 화려한 오페라 무대로 거듭난 것은 1913년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올린 베르디의 ‘아이다’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면서부터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밤 9시경 공연이 시작되는데, 아레나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웅장한 야외무대와 아레나 자체의 독특한 공명으로 만들어지는 음향과 배우들의 노래 소리에 한껏 매료된다. 공연이 끝나면 밤새 주변의 노천 음식점에 모여 오페라의 여운을 음미하며 베로나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이 아레나를 찾는 관광객이 매년 120만 명에 이르고, 주기적으로 찾는 마니아도 약 60만 명에 달한다. 올해로 89번째 오페라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어온 베로나 시와 시민들은 여름기간 벌어들인 축제 관련 수입과 파생되는 관광 수입으로 한 해를 거뜬히 보내고 있다. 이처럼 오페라는 한 도시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 놓을 만큼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지속돼왔다. 하지만 오페라의 힘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오페라의 발전 과정을 통해 그 지속 비결을 살펴보자. 
  
● 공감 스토리의 창의적 구현 

오페라는 보편적 정서가 담긴 스토리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면서 확산돼 왔다. 오페라는 르네상스 시대인 1600년경 이탈리아 예술가와 귀족들의 모임에서 태어났다. 당시 고대 그리스 비극을 재현하려는 재창조의 노력이 ‘오페라’라는 문학과 음악이 융합된 새로운 종합예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처음에는 신화가 오페라의 주 소재가 되었고 점차 동시대의 문학 작품, 역사적 사건에서도 잘 알려진 이야기를 새로운 음악과 구성에 담아내는 것으로 발전해갔다. 

탄생은 귀족을 포함한 몇몇 소수에 의해서였지만, 점차 평민들이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상업적 오페라 공연이 시작되었고 오페라 극장은 빠른 속도로 늘어갔다. 상업도시로 번성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시작으로 나폴리, 밀라노 등에 오페라하우스가 생겨났고, 이탈리아 오페라는 르네상스를 동경하는 유럽 각지로 퍼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나라마다 나름의 철학과 개성을 가미한 새로운 장르의 오페라가 등장하게 된다. 예를 들면, 독일의 ‘징슈필’이나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 같은 지역색이 넘치는 여러 종류의 희가극도 발전하게 되었고, 프랑스에서는 발레를 도입한 화려하고 장대한 ‘그랑 오페라’를 탄생시켰다. 결국 이탈리아 오페라의 국제화는 오페라의 스펙트럼을 넓혀 오페라 장르 전체의 지속 성장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 개방적 협력 시스템 

오페라의 개방적 협력 모델은 보편적 스토리의 창의적 구현을 가능하게 했으며 최적의 조합으로 오페라의 수준을 끊임없이 제고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같은 작품이지만 각기 독특한 개성을 가진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도 각각 다른 출연진, 연출가, 지휘자에 의해 제작되었다면 감상했을 때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협력 모델에 의해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오페라는 제작 과정이 워낙 복잡해서 공동 작업일 수밖에 없다. 원작부터 대본 작가, 오페라 가수, 무대 연출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등 수많은 역할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하나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오페라에서는 작품의 완성도 제고를 위해서라면 국가나 민족을 초월한 공동 작업도 일찍이 이뤄져 왔다. 최고의 소리와 기량을 가진 외부 인재를 기꺼이 활용하려는 개방적 협력 시스템이 작동해 왔기에 그리스 출신의 마리아 칼라스가 20세기 최고의 프리마 돈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 오페라의 불모지였던 한국 출신의 성악가들이 세계 유수의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서거나, 콧대 높은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단이 정명훈에게 상임지휘자를 맡겼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현존하는 최고의 오페라 콤비인 안나 네트렙코와 롤란도 비야손도 각각 러시아와 멕시코 출신으로 때로는 각각 전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조합의 오페라에 참여하기에 바쁘다. 최근에는 오페라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지며 작품의 승패를 가르는 오페라 연출을 유명 영화 감독이나 뮤지컬 연출가 같은 타 분야의 뛰어난 인재에게 의뢰해 새로운 시각의 오페라를 만들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페라에서도 최근 강조되고 있는 시각적 효과에 대한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다. 
  
● 철저한 고객 관점에서의 진화와 소통 

앞서 설명한 상업적 오페라하우스뿐만 아니라, 오페라의 확산에 기여해온 독창적인 가창 기법이나 새로운 오페라 장르도 시장의 니즈에 맞춰 진화해온 결과물이다. 오페라극장이 생겨 무대가 커지다 보니 수백 명의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최고의 가창력이 필요해졌고, 이 과정에서 성악가의 목소리와 기교를 중시하는 ‘벨칸토 창법’이 개발되었다. 희극 오페라를 일컫는 ‘오페라 부파(Opera Buffa)’도 애당초 오페라극장에서 상연되던 진지한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비가극)’의 막간극이 점차 인기를 끌게 되면서 새로운 장르로 독립 발전한 것이다. 또한 19세기 무렵부터는 오페라 내용의 배경이 커짐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커졌고 성악을 살리고 관객의 시선을 무대에 고정시키기 위해, 오케스트라의 위치가 기존의 무대 앞 공간에서 아래쪽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오페라의 지속 비결에 고객과의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 오페라는 현장성을 중시하는 공연예술이기에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상 유럽의 전통적인 오페라 극장에서는 수개월에 걸친 시즌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시즌이 아닐 때는 베로나, 잘츠부르크 같은 관광지나 유적지에서 오페라 축제를 통해 관객들과 호흡한다. 여기에는 예나 지금이나 오페라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의 냉정한 심판이 기다린다. 특히, 밀라노의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에선 공연을 마치고 칭찬과 야유의 함성이 교차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2006년 말, 이 극장에서 ‘아이다’ 공연 도중 주인공으로 출연하던 세계 최정상급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가 무대에서 퇴장한 사건까지 일어났다. 유명한 아리아 ‘청아한 아이다’를 부르던 중 기대에 못 미치자 관객들이 퍼부은 야유 때문이었다. 서둘러 대타가 청바지를 입은 채 무대에 오르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노래를 마치자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결국 로베르토 알라냐는 앞으로 이 극장에 출연금지 처분을 받았다. 가혹하리만큼 냉정한 고객의 평가도 작품의 완성도 제고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에서 최고의 오페라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 종합예술과 IT기술의 만남 

오페라 속에는 음악, 문학, 연기, 무용, 의상, 미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가 포함돼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 ‘종합예술’인 셈이다. 오페라의 발생 기원을 엄밀히 따져보면 그 많은 것들이 오히려 오페라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지만, 어쨌든 여러 이질적 요소들의 재조합으로 오페라가 발달해 왔다는 점이다. 컨버전스 시대가 도래한 오늘날 오페라는 다른 분야인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혁신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오페라하우스를 거실로 옮겨놓은 오페라 DVD를 들 수 있다. 기존 CD의 음악 중심 감상의 한계를 넘어, 유럽의 유명 오페라하우스에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던 공연들을 실감나는 공연 영상과 배경 정보까지 제공함으로써 오페라의 글로벌화와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시도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Met Opera on Screen)’을 들 수 있다. 메트의 최신 공연을 고화질 영상과 생생한 음향으로 전세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일명 ‘스크린 오페라’다. 오페라가 가진 엘리트적 취향의 한계를 넘어 약 25달러로 고객의 문턱을 낮추며 일반 시민과 학생 등 미래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2006년 말 시작이래 지금은 세계 1,500여 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데, 그 결과 새로운 수입원 창출은 물론이고 오페라 관객수 증가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보편적 정서를 창의적으로 담아야 

오페라의 본질은 보편적 정서가 담긴 스토리를 창의적으로 구현해내는 종합 예술이다. 오페라는 본질 추구를 위해, 다양성을 수용하고 개방적 협력 모델을 활용해왔으며 철저한 고객 관점에서의 진화를 거듭해왔다.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IT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시도를 이어가며 지속돼 오고 있다. 

보편적 정서와 스토리를 얼마나 독창적이고 차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는 한국 공연예술의 지속성에도 여전히 유효한 과제다. 따라서 뮤지컬과 K팝의 열풍을 이어나가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예술적 생명력을 스스로 단축시키는 무분별한 과잉과 획일화이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여 자기 테두리에 갇히지 않으려면,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일차적으로 요구된다.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 가치, 이야기 등 전달하고자 하는 소재와 이를 구현해내는 방식에 대한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로 공감의 스펙트럼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오픈 협력 모델을 확대하는 것이 산업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기 완결적인 제작 방식만으로는 창의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점차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우리 공연예술 시장을 고려할 때, 국내외 최적의 파트너가 참여하는 유연한 제작방식이 확대 적용될 필요가 있다. 이는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의 완성도 제고뿐만 아니라, 아직 부족한 국내 공연예술 생태계의 자체 육성만으로 생길 수 있는 공백과 리스크를 줄여주는 데도 효과적인 접근이다. 

관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이뤄지도록 하는 고민과 노력도 필요하다. 관객과 더 긴밀하게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규모와 방식의 공연들이 활성화되거나, 칭찬일색이 아닌 관객들의 야유와 비난까지도 자연스럽게 소통될 수 분위기 속에서 우리 공연 수준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종 분야와의 융복합화로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시도로 우리 공연예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 뮤지컬에서 홀로그램 및 3D 영상 기술을 접목한 무대 효과를 준비 중이라 하는데, 이는 작품의 창의적 구현과 완성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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