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바이오폴리머 시장의 현황과 발전 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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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일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가 높은 가격의 석유를 대신할 만한 저가 대체재 찾기에 한창이다. 이러한 현상은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원료 부문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미 중동 지역에서는 저가의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여 가격 경쟁력이 월등한 석유 화학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도 석탄화학제품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어 가까운 시간 내에 상용화가 기대된다(주간경제 912호, 「급부상하는 중국의 석탄화학산업」참조).
천연가스나 석탄은 가격 측면에서 매력적인 석유대체 원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석유와 마찬가지로 재생불가능한 한정된 자원이라는 한계와 환경 문제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청정공정기술의 발전으로 환경오염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는 하나, 궁극적으로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문제에 대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이에 반해 바이오매스(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물이 가진 유기 물질을 총칭)는 재생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석유대체재라고 하겠다. 현재 바이오매스는 바이오연료 부문에서 적극 개발, 상업화되고 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에서 만든 바이오에탄올이나 곡물의 씨앗, 폐식용유 등을 가공하여 얻는 바이오디젤이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료 합성뿐만 아니라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바이오매스를 생화학적 또는 열화학적 방법으로 가공 처리하여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한 화학제품의 상용화 현황 및 관련 이슈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
세계 바이오폴리머, Cargill과 듀퐁이 주도
바이오폴리머란 바이오매스로부터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말하는데 그린플라스틱,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바이오매스 기반 성분이 100%인 것은 물론석유화학기반의 플라스틱이 혼합된 것까지 총칭한다. 바이오폴리머는 곡물이나 미생물로부터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주성분으로, 쉽게 분해되어 퇴비와 같이 생물체가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즉 자연계의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들어지고, 사용 후에는 자연계내에서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만으로 완전 분해되는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다.
초기의 바이오폴리머는 곡물의 전분 등을 직접 변형한 형태인데, 전분만으로 또는 전분과 다른 물질을 혼합하여 바이오폴리머를 합성한다. 현재 상용화된 바이오폴리머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약 30%)을 차지하고 있다. 전분은 저렴한 가격, 풍부한 양, 공급용이성 등의 이유로 바이오폴리머의 주원료로 선호되어 왔다. 다만 생분해성은 뛰어나지만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단점을 지닌다. 그러나 최근 전분의 물성을 플라스틱 가공에 적합하게 개선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전분은 앞으로도 바이오폴리머의 원료로서 활발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근래에는 바이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미생물 발효를 통한 바이오폴리머 합성기술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PLA(폴리락트산)와 PHA(Polyhydroxy Alkanoates)를 꼽을 수 있다 .PLA는 옥수수 전분을 발효하여 생성된 락트산(젖산)을 중합시킨 바이오폴리머로 전체 바이오폴리머 생산의 20%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한편, PHA는 전체 바이오폴리머 중 8%를 차지하는데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저밀도 폴리에틸렌 등 석유계 합성수지 제품과 유사한 물성을 가져 다양한 용도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현재 바이오폴리머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80여 개에 불과하고, 극소수의 기업만이 연간 6천 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이 중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는 미국의 Cargill과 듀퐁(Dupont)을 들 수 있다. 곡물가공업체인 Cargill은 자회사인 NatureWorks를 통해 연산 14만 톤의PLA 공장을 가동 중에 있는데 이는 세계 생산능력의40%에 해당한다. 듀퐁은 보다 적극적이다.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과학기업(Science Company)으로의 전환을 꿈꾸는 듀퐁은 소로나(Sorona) 등의 제품으로 바이오폴리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옥수수에서 채취한 Bio-PDO(Propanediol, 프로판디올)가 소로나의 주원료인데 기존에 사용되던 석유계 원료인 1,3-PDO(1,3-Propanediol)의 대체재로 사용된다.
듀퐁은 Tate &Lyle과 합작하여 총 1억 달러를 투자하여 연산 4만5천 톤 규모의Bio-PDO 공장을 미국 테네시주, 루던(Loudon)에 설립하였으며, 최근 가동을 개시하였다. 이외에 소로나의 물성을 개선하여 자동차 내장재 및 부품, 전자제품, 카펫, 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한 편 , 인비스타(Invista), 도레이(Toray) 등을 비롯한 다수의 섬유제품 메이커들에게 라이센스를 부여하여, 소로나 시장을 확대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듀퐁은 2010년까지 소로나를 비롯한 재생 가능 원료를 이용한 제품의 매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가격경쟁력 열세 및 용도 제한 등의 한계
바이오폴리머가 지닌 매력과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체 플라스틱 시장에서 바이오폴리머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 미만으로 매우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수십 년 간 연구 개발되어 왔음에도 바이오폴리머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 뒤지고 용도개발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일부 바이오폴리머는 석유화학제품에 비해 무려 35~100배나 비쌌다. 최근 그 격차가 줄어들어 2.5~7.5배 수준으로 좁혀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바이오폴리머의 물리적 물성이 기존 플라스틱 제품에 미치지 못해 기존 제품의 대체 및 응용 영역 확대가 더디다는 문제도 상당부분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바이오폴리머는 소비자, 생산자 모두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폴리머 생산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 내 소비가 낮은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환경친화적 기업이라는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월마트가 기존에 사용해 오던 PET용기를 PLA계로 전환한 사례가 있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바이오폴리머 사용에 대한 호응이 낮은 형편이다. 제품 생애 전체, 즉 생산에서 사용, 폐기/재활용등에 걸쳐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것과 같이 바이오폴리머 사용을 강제할 수 있는 특급 처방 없이는 바이오폴리머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환경 규제 강화와 고유가가 겹치면서 경쟁력 강화
교토의정서를 비롯하여 최근 일고 있는 전세계적 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은 바이오폴리머 시장의 잠재력을 현실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 규제 강화는 바이오폴리머 사용 확대를 위한 기술 및 용도 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유가도 기존의 플라스틱 대체제로서 바이오폴리머를 채택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환경 규제 강한 유럽, 일본 중심으로 시장 확대
현재 바이오폴리머 시장은 환경 규제가 강한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특히 유럽은 전체 바이오폴리머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시장이다. 유럽은 지난 2005년 2월, 폴리머의 환경친화적인 생산을 보장하는 자율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이 협약에 참여한 BASF, Cargill, Novamont 등의 기업들은 폴리머 생산 시 국제적으로 인정된 표준을 준수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를 위해 첫째 생분해가 가능한 폴리머의 유럽 규격인‘EN 13432’를 준수하고, 둘째 별도의 인증제도를 도입하며, 셋째 라벨링(Labeling) 제도를 도입해 인증에서 통과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 협약은주로 포장재와 일회용 봉투의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바이오폴리머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도 날로 강해지는 환경 규제가 기업들의 바이오폴리머 사업 참여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주로 일회용 봉투, 식품 포장재 등에 한정되어 사용되어 오던 바이오폴리머의 물성을 개선하여 전자제품 등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미쓰비시 플라스틱은 PLA와 또 다른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배합하여 내열성을 개선시켰으며, 소니(Sony)가 이것을 신형 워크맨의 외장재로 채택하였다. 산요(Sanyo)는 미쓰이 화학이 개발한 PLA를적용하여 세계 최초의 생분해성 DVD를 생산하였다. 후지쯔(Fujitsu)와 도레이(Toray Industries)는 내열성이 우수하고 가공성이 좋으면서도 충격에 강한 바이오폴리머를 개발하여 휴대폰 및 노트북 외장재에 적용한 바 있다.
비단 화학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기업 등도 바이오폴리머 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연산 1천 톤 규모의 자체 PLA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PLA를 스페어타이어 커버 소재 등 자동차 부품에 적용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 외에도 테니스 라켓 줄, 식물재배용기, 음식접시, 칫솔 제조용 PLA를 다수의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 기술 발전 및 고유가에 따른 경쟁력 강화
앞서 살펴봤듯이, 바이오폴리머 시장의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기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있다. 최근에는 고유가 지속과 함께 바이오 제품의 생산 기술 발전으로 석유화학기반 플라스틱과의 가격격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석유화학제품과 곧바로 경쟁할 수 있는 제품도 나타나고 있다.
PLA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NatureWorks는1995년 연산 4천5백 톤 규모의 PLA 시범 공장을 가동하였으며, 당시 PLA 가격은 파운드당 3달러(폴리스티렌 가격은 파운드 당 55센트)였다. 그 후 NatureWorks는 2002년 연산 14만 톤의 대규모 상용화 공장을 지어, PLA 가격을 파운드당 1.3달러 수준(폴리스티렌 가격은 파운드 당 51센트)으로 대폭 낮추었다. 2004년에는 락트산 발효 공정과 PLA 중합 공정을 통합하여 운영 효율을 개선하였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2004년 이후 급등한 유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옥수수 가격 덕분에 PLA는 더욱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그림 1> 참조).
최근 PLA 가격은 파운드 당 90센트~1달러로 폴리스티렌(파운드 당 95센트)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NatureWorks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 당 5달러씩 상승할 때마다 PLA는 파운드 당 1센트씩의 가격 경쟁력을 갖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당분간은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PLA의 가격 경쟁력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이오폴리머 생산 기술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듀퐁이 최근 운영을 개시한 Bio-PDO 공장의 경우 기존 석유화학 기반의 PDO공정과 비교하여 에너지 소비를 40%나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연간 Bio-PDO 4만5천 톤을 생산할 때 가솔린 1천만 갤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와 바이오폴리머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바이오리파이너리(Biorefinery)를 통해 기초화학원료를 합성하는 기술도 등장하였는데, 미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그림2> 참조).
바이오리파이너리란 바이오매스로부터 전력, 연료 및 기초 화학원료를 제조하는 기술로서 기존의 원유정제 및 석유화학 공정에 상응하는 개념이다(주간경제 899호, 『바이오매스 자원 상업화, 어디까지 왔나』참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그 동안 소규모로 생산되어 온 바이오폴리머를 대규모로 생산하여 저가의 바이오폴리머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폴리머 틈새 시장으로 자리잡을 전망
Frost & Sullivan은 10년 후 바이오폴리머가 전체 플라스틱 시장의 1.5~4.8%를 차지하면서 연간 400만~1,250만 톤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바이오폴리머가 석유계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하는 날이 오게 될까? 그렇게 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 우선 대량의 바이오매스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어렵거니와 현재 기술로서는 바이오폴리머를 대규모로 생산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이오폴리머 시장의 의미를 가볍게 볼 것은 결코 아니다. 수십 년이 넘게 오랜 기간 연구되어 축적된 기술 그리고 유럽, 일본에서 엿볼 수 있는 시장 확산 가능성을 볼 때 바이오폴리머가 환경친화적 제품이라는 미명 하에 일시적으로 부는 유행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교토의정서 발효 등 환경 규제 강화가 더해져 바이오폴리머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게다가 유가가 향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바이오폴리머 생산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 바이오폴리머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바이오폴리머 상업화는 더욱 가속될 것이다. 특히 바이오폴리머는 가공 기술 진전에 따른 물성 개선에 따라 자동차부품, 전자 제품 등으로 점차 그 용도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이러한 틈새 시장에서 바이오폴리머가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4월 우리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리파이너리 시범사업 추진계획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특히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여 바이오 기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집중 육성할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도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폴리머 사업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가 금번에 표명한 산업바이오 육성 의지가 거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국내바이오폴리머 사업을 일으키는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성동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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