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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표준에서 협력하고 적용에서 경쟁하는 독일의 ‘사회적 혁신’"

유로존 위기로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독일 경제는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데다 통독과 유럽연합을 통한 시장확대, 유로 통화 통합의 최대 수혜자가 된 점 등이 독일 경제를 강하게 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독일이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한가지는 ‘사회적 혁신(Soziale Innovation)’이 작동하는 국가라는 점이다. 독일은 자국 경제를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라고 지칭하는 전통이 있다. 시장경제의 힘에 공정한 경쟁과 사회적 합의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특성을 결합한 것이다. 

독일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 예를 들어 자동차, 주방 가전 등의 부문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특징들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완제품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고 부품업체들은 완제품 기업들에 비해 다소 낮은 위상을 보인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는 완제품 기업과 부품 기업의 관계가 대체로 대등하며 서로간의 협력과 시너지가 쉽게 일어난다. 자동차 산업의 AUTOSAR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표준에서 협력하고 적용에서 경쟁한다는 모토로 추진된 AUTOSAR는 완성차와 부품업체간 협력과 완성차간, 부품사간 경쟁을 가속화 시킴으로써 독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폴크스바겐, 다임러 벤츠, BMW 등 쟁쟁한 완성차 못지 않게 보쉬, 지멘스VDO, 콘티넨탈 등 부품 업체들의 위상이 높다. 이런 현상은 독일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가전 부문 특히 주방 조리 기구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독일의 주방 가전산업에는 밀레, 보쉬-지멘스, AEG, Neff 등 완제품 업체들 못지 않게 쇼트 등 소재 부문의 강자와 EGO등 부품 부문의 강자들이 있다. 밀레, AEG 등 완제품 업체들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어준 1등 공신은 이와 같은 소재 부품 부문의 강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이른바 ‘히든 챔피언’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위한 공급자로서의 위치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완제품 업체들과 소재 부품 업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협력과 공조, 경쟁의 모습을 통해서 혁신을 일궈내고 있는 것이다. 

독일 정부와 업계간 협조도 원활하다. 예를 들어 독일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발전 분야에서 독일 정부와 관련 업계는 독일 고유의 협력과 공조, 경쟁의 강점이 잘 발휘되고 있다. 

이종산업간 협조의 모습도 있다. 세계적인 유통업체로 성장한 알디는 다양한 혁신을 일궈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중소제조업체들을 협력자로 만듦으로써 가격경쟁력을 이루어 냈을 뿐 아니라 제조업체들에게는 전세계로 향하는 판로를 열어주는 공생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독일은 우리와 산업 문화 사회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독일식 방법을 우리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고 독일식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 못지 않게 어느 때 보다 협력과 상생이 중시되는 이 때에 독일식 혁신이 던져주는 의미는 깊이 있게 다가온다. 
  

< 목 차 > 

Ⅰ. 자동차: AUTOSAR를 통한 협력과 경쟁
Ⅱ. 주방 가전: 혁신의 확산이 가능한 토양
Ⅲ. 신재생에너지: 정부·산·학·연의 협력
Ⅳ. 유통: 중소 제조업체와 함께 이룬 혁신
Ⅴ. 맺음말
 
  

독일 경제는 유럽 위기에도 불구하고 견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3년 유로존 전체로 GDP가 2013년 0.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독일과 함께 유로존을 이끌고 있는 프랑스도 0.1% 성장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독일은 비록 0.4%에 불과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실업도 5.4%라는 낮은 수준으로 안정되어 있다. 독일의 소비지수 또한 2007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여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스위스의 IMD 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독일의 글로벌 경쟁력은 유로존 내에서 가장 높은 세계 9위(한국 22위, 일본 24위, 프랑스 28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독일의 기업들은 수출 시장에서의 호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독일 경제의 바탕을 이루는 힘은 무엇일까. 독일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하지만 90년대, 2000년대 중반까지도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로 불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섬유에 이어 전자와 광학 등 다수의 산업에서 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에 밀려 구조조정을 했고 자동차 산업에서마저 경쟁력이 뒤쳐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통독과 유럽연합(EU)을 통한 시장 확대, 유로화 도입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확보 효과가 나타나고, 노동 시장 개혁도 성과를 보이면서 경제 체질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들도 다양한 혁신을 시장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성과 또한 상당하다. 그러나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회적 혁신(Soziale Innovation)’이다. 독일이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한가지는 ‘사회적 혁신’이 작동하는 국가라는 점이다. 독일은 자국 경제를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라고 지칭하는 전통이 있다. 시장경제의 힘에 공정한 경쟁과 사회적 합의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특성을 결합한 것이다. 이러한 전통은 독일 혁신의 특징 또한 ‘사회적 혁신’으로 규정할 수 있게 하며, 이는 일반적인 혁신이 유·무형의 사회적 차원(soziale Ebene)에서의 협력을 통해 보다 큰 시장화의 가능성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준화 기구, 박람회, 협회를 통한 협력, 정부와 협회의 공조 등, 혁신을 배태(胚胎)하는 다양한 사회적 차원의 토양이 독일 기업들이 현재의 성장을 이루는 또 하나의 밑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Ⅰ. 자동차: AUTOSAR를 통한 협력과 경쟁 
  

부품사와 완제품사의 수평적 협력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2000년대 중반 위기를 겪었다. 당시에 이른바 글로벌 ‘톱-4’ 혹은 ‘톱-5’의 자동차 기업들만이 2020년대에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자동차 시장의 독과점화 전망이 유력하였고. 독일 기업들 가운데에 판매 수량 기준으로는 폴크스바겐이 4위, 그리고 미국 크라이슬러와 합병한 다임러 벤츠가 5위권에 위치해 있었지만 BMW는 15위권에 머무는 등 전반적인 독일 자동차 기업들의 생존 여부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고객 만족 부문에서는 더욱 문제가 컸다. 독일 자동차 소비자 단체 ADAC에 따르면 2005년에는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는 차량 톱 10 가운데에 9개의 차종을 일본 기업들이 차지하는 등 독일 차들의 품질이 일본 차들에게 뒤떨어지고 있었다. 당시 독일 자동차 결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일반 전기부품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었다. 

일본에 비해 뒤처진 독일 자동차들의 전자 부품 문제가 전체 신뢰도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기존의 기계 구동 부문 보다는 자동차 부품간의 신호 전달에서 미흡한 점이 다수 발견되면서 고객들도 독일 자동차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자동차에서 전자 제품의 중요성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50년대 폴크스바겐의 딱정벌레차(Kafer)가 출시될 당시 차량 전체에 단 9개의 전선만이 필요하였던 반면 현재 차량들은 약 2,000개의 전선과 400개의 센서, 그리고 80개의 연산장치가 필요하게 되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차체의 전후진과 관련된 ABS, TCS 수준에 머물던 제어장치가 2000년대 초반 ESP 등 전체 동작의 안정성을 통제하는 수준으로 진화되고, 2010년대부터는 점차 이를 넘어서 앞차와의 거리 및 자동 주행까지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자동차 전자 제어에 대한 품질의 제고가 절실해지는 상황이었다. 특히 전자제품들이 다양한 부품사들과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상황에서는 복잡한 자동차 부품들과 차량의 조화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기전자장비(電氣電子裝備, 이하 ‘전장(電裝)’으로 통칭)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자동차 업계 및 부품업계에서는 공통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독일 중심의 자동차 전장(電裝) 표준 AUTOSAR: 표준에서의 협력, 적용에서의 경쟁 

독일 자동차 업계는 2002년 8월경 BMW, DaimlerChrysler,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과 보쉬, 지멘스 VDO, 콘티넨탈 등 부품업계가 공통으로 AUTOSAR를 설립한다. 전통적으로 엔진 컨트롤 및 전장부품에 강한 보쉬가 중심이 되어 각 전기전자 부품의 호환성과 자동차의 안전을 보장하는 독일 자동차 업계의 연합이 탄생한 것이다. 

이 연합은 독일 자동차 기업들간의 협력과 경쟁 기반을 확대시켰다. 공통의 규격 제정을 통해 부품업체들은 차체 제어, 파워트레인, 텔레메틱스 등 여러 부분에서 경쟁과 협력이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간의 1:1 협력을 통해 매번 해당 모델에 대한 개발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이를 조정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기반에서 호환 가능한 제품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때문에 부품 업체들로서는 특정 완성차 업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전체 시장을 염두에 둔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완성차 업체들도 여러 부품 업체들 가운데에 최적의 파트너와 협력이 가능해졌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AUTOSAR를 통해 지금까지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2년 J.D. Power 기준으로 브랜드 만족도 1위는 벤츠, 공동 5위는 BMW, 폴크스바겐이였으며, 제품 만족도는 1위 벤츠 A 클래스, 3위 벤츠 E 클래스, 공동 5위 아우디 A6, 폴크스바겐 골프, 7위 벤츠 C 클래스, 8위 폴크스바겐 파사트 CC였다. 이렇게 최근의 소비자 만족도나 결함 통계 등에서 나타나듯 자동차 신뢰성 제고에 성공한 독일 업체들은 글로벌 순위를 끌어올려 2011년 현재 폴크스바겐 2위, BMW 13위를 차지하는 등 매출에서도 성장을 하였고,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는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통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의 길을 모색하였고, 그 결과로 독일 자동차 업계 전반의 품질 향상 및 시장 확대가 가능했다. 

현재 독일은 자국 기업 중심의 AUTOSAR 표준을 보다 확대하여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 표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게 되면 독일 부품 기업들은 보다 쉽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며, 또한 독일의 완성차 업체들도 늘어나는 현지생산에 적합한 다양한 부품 업체들과의 협력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Ⅱ. 주방 가전: 혁신의 확산이 가능한 토양 
  

유리세라믹의 성공과 조리기구 시장의 혁신 

독일의 제조업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완제품 업체들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완제품 업체들과 부품 업체들이 대등한 관계로 협조하여 부품 업체간, 완제품 업체간 경쟁하고 때로는 협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본 것처럼 자동차 산업에서 완성차 못지 않게 보쉬 등 부품 업체들의 위상이 높다. 이런 현상은 독일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프리미엄 주방 가전 부문에서도 나타난다. 독일의 주방 가전산업에는 밀레, 지멘스, 보쉬, AEG, Neff 등의 완제품 업체들 못지 않게 쇼트 등 소재 부문의 강자와 EGO 등 부품 부문의 강자들이 있다. 밀레 등 완제품 업체들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어준 1등 공신은 이와 같은 소재, 부품 부문의 강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이른바 ‘히든 챔피언’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위한 공급자로서의 위치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완제품 업체들과 부품·소재 업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협력과 공조, 경쟁의 모습을 통해서 혁신을 일궈내고 있는 것이다. 

주방 가전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인덕션(전자기유도) 방식의 레인지(이하 쿡탑)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가스나 전열기에 의한 직접가열이 아니라 조리기구 자체의 전기저항을 통해 음식을 가열하는 인덕션 방식의 쿡탑은 AEG, Bosch/Siemens(BSH), Miele, Fagor, Elektrolux, Neff 등 주로 유럽 전자기기업체들이 확산의 중심에 있다. 이들 가운데에서 스페인의 파고, 그리고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등을 제외하고는 주로 독일 기업들이 인덕션 방식 쿡탑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의 쇼트(Schott)사는 최초로 유리세라믹을 쿡탑용 상판에 도입한 기업이다. 이후 쇼트사는 기존 핫플레이트 방식의 전기 쿡탑 외에도 가스 쿡탑과 할로겐 쿡탑의 상판 등 대부분의 쿡탑에 유리세라믹 상판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리세라믹 상판을 인덕션 방식의 쿡탑에도 도입하면서 주방기구의 소재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 투명한 유리세라믹 상판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상판 표시등을 통해 현재의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인덕션 쿡탑의 확산이 급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즉 쇼트사의 유리세라믹 상판 방식이 인덕션 방식을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소재 부문의 혁신이 독일 주방가전업체들과 만나면서 독일 주방가전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현재도 쇼트사는 인덕션 쿡탑 상판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부품 분야의 EGO(Elektro-Geratebau GmbH Oberderdingen) 그룹은 각종 쿡탑 종합가전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쿡탑 조작에서 터치 컨트롤 기술을 도입했고 쿡탑에서 조리기구를 옮기면 자동으로 열원이 차단되는 조리기구 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 또한 인덕션 쿡탑 부품 시장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은 55%를 넘어서고 있다. 부품업체 EGO 그룹의 완제품 기업과의 관계를 말해주는 사례가 있다. 2000년대 컴퓨터 업계에서 ‘Intel inside’는 일반화된 하나의 강제사항에 가까웠다. ‘Intel Inside’는 인텔의 명성에 기대어 많은 완성품업체들이 자신들의 제품 품질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반면 많은 쿡탑 업체에 높은 품질의 부품을 공급하는 EGO사는 자사의 제품을 사용했다는 표식을 사용하는 것(‘EGO inside’)에 대한 완제품 업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를 금지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완제품 업체들이 프리미엄 부품업체의 브랜드를 팔지 말고 완성품의 품질로 경쟁하라는 의미이다. 완제품 제조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도 완제품의 경쟁 환경을 보장해주는 셈이다. 평등한 부품사와 제조업체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는 일화이다. 

혁신의 확산 

인덕션 방식의 쿡탑은 주방 조리기구 부문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전자기유도 방식을 사용한 인덕션 쿡탑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과거의 직접 가열방식(가스 혹은 전열선 혹은 할로겐 방식)의 조리기구들은 전자기유도 방식에 적합한 조리기구들로 대체되어야 한다. 많은 조리기구 업체들이 인덕션 방식의 조리기구 사용에 적합한 프라이팬과 냄비를 제공하게 되었고 특히 독일 조리기구 업체들인 Fissler, WMF, Silit, Elo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최초의 쿡탑 혁신이 조리기구에 미칠 영향과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박람회 등을 통해 확인하고 기존의 조리기구를 한걸음 더 발전시켜 과거의 조리 방식에도 사용 가능(backward compatible)하면서도 인덕션 주방기기에서 사용 가능한 조리기구들을 만들어냈다. 또한 이러한 범용성을 조리기구의 밑면 등에 알기 쉬운 심볼로 표기하여 자신들의 기술력을 나타내며 사용가치도 높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부품 업체에서 시작된 인덕션 방식의 기술 혁신이 공유되고 확산됨으로써 주방가전은 물론 조리기구 부문으로까지 이어지며 시장을 확산했다. 이러한 시장 확산의 밑바탕에는 현지에서 수시로 개최되는 박람회 등의 상품 전시의 장(場) 외에도 지역 상공회의소 등을 매개로 한 지역 인적 교류 등 다양한 채널의 산업간 협력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Ⅲ. 신재생에너지: 정부·산·학·연의 협력 
  

전력 시장의 미래: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과 협력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정부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정권의 교체와 상관없이 지난 15년간 유지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20년에는 35%, 2030년에는 50%, 2050년에는 80%의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 경우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인 불안정성을 해결해 줄 저장 장치가 대규모로 요구되며 2050년에 이르면 필요용량이 단기 불안정성 해결을 위해 14기가와트(GW), 장기적인 계절적 요인을 커버하기 위해 18GW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화석에너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동시에 풍력, 태양광, 바이오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발전간에도 경쟁과 협력이 유도되어야 하며 그리고 이들 신재생에너지의 저장원과의 유기적 연관이라는 협력의 과제 또한 중요하게 대두된다. 

그러나 이 목표를 위해서는 크고 작은 다수의 경제주체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여기에 수반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규모가 비교적 큰 풍력발전 단지와 함께 개별 가정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 등 다양한 차원의 전력생산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이들의 불안정한 공급을 수요와 조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 방면에서 독일 정부와 관련 업계는 독일 고유의 협력과 공조, 경쟁의 강점을 조금씩 구체화 해 나가고 있다. 

1. 태양광 전기 저장(Solar Strom Speicher) 정책: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 

독일은 최근 단기적인 해법 가운데 하나로 태양광 발전에 대한 자가소비를 확대하고자 하는 보조금 정책을 시작하였다. 독일 태양광 산업은 2011년 이후 전체 전력의 3% 이상을 공급하기 시작하였고 2013년에는 기상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기는 하지만 시간대 별로 전체 소비전력 대비 20~40%에 이르는 태양광 전력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규모 확대로 인해 저전압망을 중심으로 독일 전력망의 불안정 요인이 커지고 있다. 풍력발전과 같은 경우는 대규모 오프쇼어(offshore) 풍력단지의 발전으로 인한 고전압망 불안요인이 발생하여 독일 정부 차원, 그리고 이를 넘어 유럽연합 차원의 망 확충 계획이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의 확대에 따른 저전압망 불안 요인은 전체 지역망을 모두 확충하는 것 보다 자가 소비 확대 및 자가 전기 저장을 통해 불안정성을 줄이고 동시에 이를 통해 배터리 산업을 진작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 이러한 자가 전기 저장은 태양광 시장 확대를 태양광과 여타 신재생에너지 혹은 화석에너지와의 경쟁이라는 구도가 아니라 저장 산업과의 협력이라는 구도로 풀어내는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 정부는 태양광 협회 등과의 협력을 통해 2013년 5월 이후 가정에서 생산한 태양광 발전 전력을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였다. 태양광 전기 저장(Solar Strom Speicher)에 대한 이러한 지원을 위해서 독일의 정부 금융기관인 KfW(Kreidtanstalt fur Wiederaufbau)에서 현재 kWp급 설비당 지원금 규모가 최대 신규 600유로, 추가설치 660유로로, 지원 첫해인 2013년 총 지원액 규모를 2,500만 유로로 책정하였다. 

독일의 경우 이미 태양광 생산 및 저장을 통한 자가 수요가 전력 구매 비용보다 약 60%까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난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러한 분산형 전기 저장을 통해 전체 전력망 부담을 분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독일 정부는 이러한 배터리 수요 진작을 통해 자국의 배터리 저장 산업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가상발전소 건립: 전력 산업계와 연구기관의 협력 

다음으로 제시되는 정책이 가상 발전소(Virtuelle Kraftwerke) 정책이다. 가상 발전소는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발전소는 아니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가스 발전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하여 외부와 독립적인 분산형 발전설비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앞서의 태양광과 저장시설이라는 일대일 매칭형 해결방안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전체 신재생에너지 산업군의 발전을 위한 협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지멘스 그룹이 2011년부터 시작한 독일 중부 하르츠(Harz)지역에서 시작한 가상 발전소는 해당 지역의 25개 발전소를 120MW 설비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변동성이 높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변동성이 줄어들게 된다. 또 풍력, 태양광 등 기상요인에 종속적인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부족할 때에는 바이오 가스 발전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요에 대응하며, 생산이 수요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지역 내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 충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력을 소비하여 지역 내 전력망을 안정화 시키게 된다. 

가상 발전소 모델은 독일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체의 협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발전소라는 형태로 협력의 틀을 만들어 지역 내의 전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인 것이다. 이러한 협력적 대안은 전체 전력망을 안정화 시킴으로써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체에 수요 저변의 확대 효과를 누리게 된다. 

3. Power to Gas: 발전, 가스, 자동차 산업계와 연구소의 협력 

앞서 제시된 변동성에 대한 해법들이 단기적인 변동성을 커버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장기적인 변동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전력(Power)을 도시가스(Gas)로 전환시켜 저장하는 이른바 ‘Power to Gas(P2G)’ 시스템이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전기를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를 다시 전통적인 화학공정인 ‘사바티어(Sabatier)’ 방식을 통해 메탄으로 전환하여 기존의 도시가스망에 공급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의 에너지 전환에는 항상 에너지 전환 효율이라는 문제가 판단의 근거가 된다. 현재의 기술로는 전기를 가스로 전환하여 도시가스망에 공급할 경우 전환효율이 35% 수준에 머물게 된다.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를 메탄으로 바꾸어 도시가스망에 압축해 공급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P2G 방식은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수개월의 시차를 극복할 수 있는 장기적으로 이용 가능한 방식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이 현재 신재생에너지 과다 생산에 의한 마이너스 가격 수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볼 때 독일과 같이 도시가스망이 발전한 국가에서 이러한 저장 가능성은 훨씬 더 큰 경제적 이점을 보유한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독일에는 두 개의 연구소(Iwes, Fraunhofer-Institut fur Windenergie und Energiesystemtechnik와 ZSW, Zentrum fur Sonnenenergie- und Wasserstoff-Forschung)와 여러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힘을 합쳐 250kW 규모의 메탄화 공장(일일 약 300 세제곱미터의 메탄 생산)이 가동을 시작했고, 이를 풍력 단지 및 바이오 가스 시설, 열병합발전 등과 통합한 파일럿 설비가 이미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생산된 가스는 가장 효율적인 시기에 전기와 열 생산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또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도 위의 연구소들과 함께 메탄화 공장과 관련하여 주요 투자자로 나서고 있으며, 6MW급의 P2G 설비를 개발하고 있다. 아우디는 이 설비에 필요한 전기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여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자사의 가스차에 공급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메탄가스 생산가스 과정에서 원료로 사용되는 이산화탄소를 자사 차량(A3 g-tron)의 이산화탄소 절감분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방식의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에 의한 신사업 부문에 대한 지원은 해당 사업 부문의 조기 시장화 가능성을 높이고, 이 분야의 세계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를 위해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면 정부의 보조금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한다는 국제 사회로부터의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독일 정부도 국책 연구소 차원의 협력 모델을 통한 지원(가상 발전소 및 P2G 시스템 등)에 집중하고, 부득이한 경우 사업의 초기 시장화 단계까지의 문턱점을 넘어서는 부문까지로 지원을 한정(태양광 전기 저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Ⅳ. 유통: 중소 제조업체와 함께 이룬 혁신 
  

독일의 알디(Aldi)사는 이른바 디스카운트 슈퍼마켓의 시조로 불리우며 전세계에 약 8천여 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0년 이후의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영국에서만도 매주 1개의 신규점포를 개점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알디는 저렴한 할인점으로 시작했지만 광범위한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알디의 고객은 할인점임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알디 고객은 “철저한 계산(계획구매)을 해야 하는 고객과 계산을 할 수 있는(셈에 밝은) 고객이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른바 포르쉐 차를 몰고 알디 매장에 오는 고객, 저렴하게 생필품을 구입하고 남는 자금으로 사치품을 구매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이다. 

알디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은 각종 불필요한 비용 절감에 성공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팔레트를 이용한 유통 비용 감축이다. 1962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첫 지점을 개점한 이래 지속적으로 관철되고 있는 전략으로 팔레트 위에 판매될 상품을 적재하여 매장에 진열, 판매하였다. 이를 통해 상품을 직원들이 직접 창고에서 매대에 진열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알디의 혁신적인 발상은 다양하다. 모든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리플렛 형태로 매주 집집마다 배포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공급 계약을 최소 1년 단위로 하여 장기 계약에 따르는 가격 할인을 이끌어 내는 등 판매가격을 낮추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도입되었다. 

물론 이런 혁신들은 다른 경쟁자들에게도 충분히 모방 가능한 혁신이다. 하지만 알디는 제품의 품질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많은 공인 테스트 결과에서도 가장 저렴한 알디 제품이 가장 높은 품질을 기록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자체 품질 검사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이에 통과한 제품만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반면 제조사는 제품 공급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할인 요구, 광고비 보조금, 할인 행사 부담금과 같은 각종 추가적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 결과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소규모 제품군에 집중하여 이들 제품의 가격을 가장 저렴하게 제공하는데 성공하여 글로벌 디스카운트 슈퍼마켓의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알디의 기본 전략은 저가 판매였기 때문에 기존에 높은 권장 소비자가격을 제시하는 유명 상표를 판매할 수 없었다. 때문에 알디는 기존 생산자 가운데에 이른바 ‘노-네임’ 제조사와의 협상을 통해 알디에서 판매되는 전략 상품을 생산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채택하였다. 기존의 여타 유통업체와는 경쟁이지만 제조업체들과는 협력 관계를 맺는 전략을 채택하고, 또 제조사들에게는 부당한 추가적 요구를 하지 않는 공정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이러한 중소 제조업체와의 관계가 알디가 장기적으로 추격자들을 따돌릴 수 있었던 저가 정책의 근본이 되었고, 이것이 알디가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이다. 또한 알디가 제조업체들에게는 전세계로 향하는 판로를 열어주는 통로가 되었다. 
  

Ⅴ. 맺음말 
  

혁신 전략에서 독일식 전략은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이른바 ‘창고 혁신(Garage Innovation)’ 대신 전통적인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혁신이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독일의 고유한 사회적 시장경제의 바탕에서 기업간, 산업내, 이종산업간, 국가와 산업간 협력이 가능했고, 이것이 시너지 효과를 통해 독일 기업들의 혁신을 꽃피우게 한 것이다. 

사회경제 주체간의 협력 유형은 수직적 협력이라기 보다는 수평적 협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전장 부문의 AUTOSAR 표준이다. 자동차의 전장 부문의 표준을 둘러싸고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은 수평적인 협력관계를 맺는다. 보쉬와 콘티넨탈은 어느 한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완성차 업체들도 이 표준을 준수하는 한 다양한 부품업체들로부터 부품을 조달 받을 수 있다. 다대다(多對多)의 협력이다. 

로컬 제조업체들끼리의 협력도 잘 작동하는 편이다. 협력의 기반으로 박람회나 지역 차원의 인적, 물적 교류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완제품 업체들과 소재 부품 업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협력과 공조, 경쟁의 모습을 통해서 혁신을 일궈내고 있다. 주방가전 부문의 소재업체 쇼트사와 부품업체 EGO의 혁신은 주방가전 업체들의 고가의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이러한 신제품은 다시 인접한 조리기구 산업으로 확산되어 혁신의 연쇄가 이루어졌다. 

개발 단계 혹은 시장화 단계에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정부의 조정능력과 산업계의 협조가 발휘된다. 독일 정부, 혹은 지방정부는 미래 유망 산업의 시장화가 부진한 시기에 이종 산업간의 협력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시장화를 유도한다. 예를 들어 독일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발전 분야에서 독일 정부와 관련 업계는 독일 고유의 협력과 공조, 경쟁의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이종산업간 협조의 모습도 있다. 세계적인 유통업체로 성장한 알디는 다양한 혁신을 일궈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중소제조업체들을 협력자로 만듦으로써 가격경쟁력을 이루어 냈을 뿐 아니라 제조업체들에게는 전세계로 향하는 판로를 열어주는 공생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독일은 우리와 산업 성장의 배경이 다르고 사회·문화적 차이도 크다. 독일식 방법을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은 많은 경우 쉽지 않을 것이고 독일식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 못지 않게 어느 때 보다 협력과 상생이 중시되는 이 때에 다양한 차원에서의 '사회적' 협력에 기반한 독일식 혁신 사례들은 혁신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넓혀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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