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부실위험 기업의 대형화, 금융회사 건전성 떨어뜨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2013년 9월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규모는 39.8조원에 이른다. 2000년대 들어 외환위기 충격의 여파가 남아있던 2000년말 56.4조원 이후 최대 규모이고, 2013년 들어 9개월 만에 6.8조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은행의 부실자산이 7.2조원 증가해 2013년 증가한 부실자산의 대부분은 은행에서 발생했다.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업부실에 따른 손실이 단기간에 위험수준에 이를 정도로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면 금융회사의 기초적인 경영환경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나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 특히 부실위험이 높은 한계기업 중에서 차입금 규모가 큰 대기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계기업 차입금이 대형화되었고,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규모가 큰 한계 기업 중 상당수가 부실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잠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부실자산 증가는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켜 금융회사의 자금공급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대출이 위축될 경우 금융회사 단기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고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기업 부실의 현실화는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하락에 그치지 않고 자금시장 불안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부실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고 부실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선제적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부실 위험이 높은 기업을 선별할 경우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해지고 신용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 우량기업에는 자금공급이 원활해지고 부실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억제되면서 추가 부실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회사는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 능력을 제고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위험에 대한 정보가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좀 더 정확하고 적시성 있게 전달될 수 있 는 시스템 및 제도를 갖추는 것이 요긴해 보인다.
< 목 차 >
Ⅰ.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현황
Ⅱ. 금융회사 부실자산 증가의 원인
Ⅲ. 부실자산 증가와 금융회사 건전성
Ⅳ. 금융회사 건전성 저하와 기업 자본조달 여건
Ⅴ. 맺음말
경기는 호전되고 있지만 회복세는 약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제 전반에 걸쳐 활력이 약해지고 기업실적이나 개인소득 증가가 저조한 수준에 머물면서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실물경기 부진이 기업과 가계의 부실을 거쳐 금융회사의 건전성 약화를 불러올 경우, 이는 금융회사의 대출을 위축시키고 다시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Ⅰ.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현황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회사 부실자산 증가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고정 이하로 분류된 대출자산, <표 1> 참조)은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2003년 카드사태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한 시기를 제외하면 감소세를 지속했다. 1999년말 82.1조원에 이르렀던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규모는 2007년말 16.8조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규모는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1년말 부실자산 규모는 2007년말에 비해 2.3배 증가한 38.7조원으로 늘어났다. 2008~2011년 동안 연평균 부실자산 증가율은 24.8%에 달했다. 특히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된 2008년과 2010년에 증가 폭이 컸다.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규모는 2012년 33.0조원으로 줄었다가 2013년 들어 다시 크게 증가한다. 2013년 9월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규모는 39.8조원에 이른다. 이는 2000년대 들어 외환위기의 충격에 따른 기업부실의 여파가 남아있던 2000년말 56.4조 원 이후 최대 규모이다. 부실자산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말 1.9%에서 2013년 9월말 2.2%로 상승했다. 증가 폭도 2012년 말에 비해 9개월 만에 6.8조원이나 증가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실자산이 급증했던 기간인 2009~2011년 동안(연평균 1~3분기 증가액 5.2조원)보다 컸다.
2013년 1~9월 동안 은행 부실자산 7.2조원 증가
금융업종별로 부실자산 규모 변화를 살펴보면 2013년 들어 증가한 부실자산은 대부분 은행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3분기 동안 은행의 부실자산 규모는 7.2조원(2012년말 18.5조원→2013년 9월말 25.7조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동안 국내 금융회사 전체 부실자산 증가액 6.8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은행 이외 금융업종의 2013년 1~3분기 동안의 부실자산 규모 변화를 살펴보면 여신전문금융회사가 0.3조원(3.5조원→3.8조원), 신용협동조합이 0.4조원(1.3조원→1.7조원) 증가했고, 저축은행은 0.8조원(7.0조원→6.2조원), 보험회사는 0.1조원(1.0조원→0.9조원) 감소했다. 부실자산 증가에 따른 실적 악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저축은행의 부실자산 감소 폭이 컸다.
전체 여신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말 80.0%에서 2013년 9월말 79.9%로 소폭 줄었지만, 같은 기간 동안 부실자산에서 은행의 비중은 56.1%에서 64.5%로 증가했다. 은행의 부실자산 규모가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은행의 부실자산은 기업부문에서 대부분 발생
국내 은행은 가계에 비해 기업에 많은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2013년 9월말 기준 은행의 전체 대출채권 1,150조원 중에서 기업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7.1%로 가계대출 비중 40.9%보다 높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42.3%로 가계대출 비중보다 소폭 크고, 나머지 14.8%가 대기업에 대한 대출이다.
대출자산 중에서 기업에 대한 대출비중은 절반을 조금 넘지만 부실자산 중에서는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자산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2013년 9월말 기준 은행의 전체 부실자산 25.7조원 중에서 기업 부문의 부실채권은 전체 부실자산의 85.7%인 22.0조원에 달한다. 개인부문의 부실채권 규모는 3.5조원에 불과하다. 부실자산의 대부분이 기업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은행의 신규발생 부실채권을 살펴보면 대기업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이 점차 늘고 있다. 가계부문의 신규부실채권 규모는 3~4조원 정도의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실채권은 2013년 1~3분기 동안 10.4조원 증가하여 2012년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대기업(공공 및 기타 부문 포함)부문의 부실채권은 2012년 1~3분기 동안의 3.4조원에서 2013년에는 같은 기간 동안 8.5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체 신규발생 부실채권 중에서 중소기업 대출의 비중은 감소(2010년 66.7%→2013년 1~3분기 45.2%)한 반면 대기업 대출의 비중은 증가(2010년 20.6%→2013년 1~3분기 37.0%)했다.
중소기업의 부실 수준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대기업의 부실 정도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중소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이 상당히 진행된 반면 대기업은 부실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이 지연되다가 최근 부실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Ⅱ. 금융회사 부실자산 증가의 원인
금융회사 부실자산 증가의 원인을 기업과 개인의 부채상환능력 측면에서 살펴보자.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은 개선되었지만 원금상환부담으로 부채상환능력 약화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부채상환능력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전체적인 부채상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말 기준 상장되어 있는 비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자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과 원금상환부담을 측정하는 EBITDA/차입금([영업이익+감가상각비]/차입금) 배율 등을 살펴보았다.
상장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은 2013년 들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10년 3.84(이하 재무비율은 중앙값 기준)를 기록한 이후 2012년 2.57로 하락했다가 2013년 상반기 3.22로 상승했다. 2013년 이자지급능력이 상승한 것은 수익성이 개선되고 금융비용 부담이 감소한 것에 기인한다.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3.84%에서 2013년 상반기 4.07%로 높아졌다. 금융비용부담률(금융비용/매출액)은 1.10%에서 0.98%로 낮아졌다.
2010년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낮았지만 개선되는 추세를 지속했다. 반면 대기업의 이자 보상배율은 중소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0년 이후 하락하다가 2013년 상반기에 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차입금 상환에 대한 부담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하락하던 EBITDA/차입금 배율은 2013년 들어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전체 0.22, 대기업 0.24, 중소기업 0.12 등으로 2005년 이후 2012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의 EBITDA/차입금 배율은 2010년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에 비해 차입금의 상대적인 규모가 줄지 않고 있으며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이 지속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단기적인 원리금 지급 능력은 크게 하락했다. 상환 기일이 1년 이내인 원리금 상환액(단기차입금+금융비용)을 EBITDA와 비교하여 보면 EBITDA/원리금상환액 배율은 2013년 들어 가파르게 하락했다. 특히 대기업의 EBITDA/원리금상환액 배율은 하락 폭이 컸다. 수익성 제고와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지급능력의 제고에도 불구하고 단기차입금의 원금 상환에 대한 부담으로 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은 저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3년 6월말 국내 상장기업의 단기차입금 비중(중앙값 기준)은 73.7%에 달한다.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단기 차입금의 차환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위험이 높다.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 증가
기업의 부채상환능력과 관련하여 우려되는 문제는 한계기업의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 1 이하로 이자지급능력이 낮고 차입금/EBITDA 배율 3 이상으로 원금상환 부담이 큰 기업이다. 한계기업은 경영환경이 악화되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내부자금 창출이나 외부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수를 기준으로 전체 상장기업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중반 수준에서 등락하면서 변화가 크지 않았다. 2012년이 27.3%로 한계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05년 이후 평균 4개 기업 중에서 1개 정도가 한계기업이었던 셈이다.
한계기업의 숫자 비중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한계기업의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승추세다. 2005년 13.3%에 머물렀던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2011년 이후 3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2013년 상반기 기준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34.0%)은 2012년(36.0%)에 이어 계속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실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차입금의 규모는 2000년대 중반 이후 크게 늘었다.
한계기업의 대형화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높아진 것은 한계기업의 차입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상기업의 평균 차입금은 2005년 2,394억원에서 2013년 상반기말 4,610억원으로 1.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한계기업의 평균 차입금은 1,270억원에서 6,799억원으로 5.4배나 증가했다. 2005년 정상기업의 절반 정도였던 한계기업의 평균 차입금 규모가 2013년 상반기에는 1.5배로 높아졌다.
한계기업 차입금의 대형화는 한계기업들은 대부분 현금창출 능력이 낮아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던 데다 대기업의 부실이 심해진 것에 기인한다. 한계기업 중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한계기업 중에서 기업 수 기준 대기업 비중은 2005년 64.2%에서 2013년 상반기 81.1%로 높아졌다. 한계기업의 수 비중에 비해 차입금 비중은 대기업이 훨씬 더 높다. 2005년 93.2%였던 대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99.1%로 상승했다. 상장기업 중에서 한계기업의 차입금은 대부분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차입금인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은행의 신규발생 부실채권 중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파악된다.
개인의 원금 상환 부담 증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부채상환능력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개인의 채무상환비율(DSR : debt service ratio)는 완만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상환비율은 소득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로서 개인의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하는데 사용된다. 가계대출을 기준으로 평균 만기가 9년이라고 가정하면 우리나라 개인의 채무상환비율은 2005년 16.9%에서 2012년 20.7%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하락이 지속되면서 개인의 이자지급 부담은 높아지지 않았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2005~2008년 평균 7.0%에서 2009~2012년 평균 6.3%로 낮아졌다. 반면 가계대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은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금상환액 비율은 2005~2008년 평균 11.9%에서 2009~2012년 평균 13.7%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부담은 줄었지만 가계부채 규모 증가에 따른 원금상환 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계부문의 전체적인 원리금 상환 부담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Ⅲ. 부실자산 증가와 금융회사 건전성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 증가하면 금융회사는 회수가 어려워진 채권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 부담도 증가한다. 부실자산 증가는 손실 발생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와 자산에 내재된 위험 증가로 금융회사의 건전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금융회사 수익성 2012년 이후 악화
2000년대 들어 외환위기의 여파와 카드사태 등으로 2004년까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던 국내 금융회사의 실적은 2005년부터 호조로 돌아섰다. 2005~2007년 동안 전체 금융회사의 연평균 순이익은 24.8조원, 총자산이익률(순이익/자산총액, ROA)은 1.34%를 기록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다. 2008~2012년 동안 국내 금융회사의 연평균 순이익 규모는 17.9조원으로 줄었고, 총자산이익률은 이전 3년간 평균치의 절반에는 미치지 못하는 0.64%로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에 크게 줄었던 순이익이 2009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총자산이익률은 완만하게 개선되는데 그쳤다. 2012년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실적은 개선 추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순이익이 감소(2011년 22.9조원→2012년 18.7조원)하고 총자산이익률이 하락(2011년 0.78%→2012년 0.59%)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 들어 대다수 금융업종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1~9월) 실적 기준 은행의 순이익은 2012년 7.5조원에서 4.4조원으로 감소했고, 총자산이익률은 0.54%에서 0.33%로 하락했다. 회계연도 기준 상반기(4~9월) 동안 보험사와 증권사의 순이익은 0.4조원 감소했고 총자산이익률은 각각 0.45%p, 0.12%p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실적은 개선되었지만 적자 폭의 축소에 그쳐 개선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부실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실 흡수 여력 약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자산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했다. 2005~2007년동안 은행의 순이익 대비 대손상각비 비율은 27% 정도에 불과했지만 2013년 상반기 실적 기준 163.5%로 증가했다. 은행의 전체 영업비용에서 대손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3~4%대에서 5~6%대로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고, 최근까지도 낮아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회사는 부실자산에서 발생하는 손실 발생에 대비하여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자산에 내재된 신용위험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 부실이 실제로 발생하면 적립한 대손충당금과 상계한다. 대손충당금이 많이 적립되어 있을수록 부실위험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부실흡수 능력은 최근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6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자산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124.7%이다. 이는 2005년 이후 2010년의 110.6%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총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부실자산의 손실에 대비하는 부담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대손충당금을 많이 적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자산이 크게 늘면서 부실자산 대비 적립 비율은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이 부실자산에 비해 커서 기존 부실의 충격은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지만, 추가로 부실이 발생하였을 경우 미리 적립된 대손충당금을 통해 부실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약해져 있는 것이다.
은행과 보험의 건전성 하락
2013년 들어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요 금융업종의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했다. 은행의 BIS비율은 2012년말 14.30%에서 2013년 9월말 14.2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도 315.6%에서 285.5%로 하락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조정자기자본비율(2012년말 21.67%→2013년 6월말 22.04%)과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2012년말 498.47%→2013년 9월말 498.60%)은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 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저축은행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BIS비율이 8.38%에서 11.04%로 크게 상승했다.
2013년 들어 은행과 보험사 등은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지표가 하락한 것은 기업부실 증가로 위험자산이 자기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영환경 악화와 차입자의 부채상환능력 약화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가 금융회사의 자본건전성 저하로 연결된 것이다. 건전성 지표가 하락했지만 적기시정조치를 취할 정도의 위험수준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표 2> 참조).
Ⅳ. 금융회사 건전성 저하와 기업 자본조달 여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건전성 규제를 크게 강화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건전성은 규제에 의해 요구되는 적정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으로 강화되어 있다. 경기회복 및 금리상승 가능성 등으로 금융회사의 기초적인 경영환경이 다소나마 개선될 여지도 있다. 현재의 건전성 수준을 감안하면 부실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서 위험수준까지 약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회사 대부분 업종의 건전성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기회복이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기업의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 증가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상당 수준(상장기업 34%, 비상장기업 포함 42%)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부실이 심하거나 구조적 취약성을 보이고 있는 일부 업종의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실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기업의 신용위험 증가는 대출자산의 위험도를 높여 금융회사의 건전성 지표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기회복과 기업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기업부실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자산 투자 기피로 중소기업 자금공급 위축 가능성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증가와 실적 감소에 따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확대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이 어려우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본을 조달하거나 기업이나 가계에 대한 대출을 축소해 위험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회사의 대출이 위축될 경우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애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중소기업은 신용도가 낮아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금융회사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금융회사는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기업에 자금을 제공한다. 실제로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를 비교해보면 2005년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리 차이는 0.5%p 정도에 불과하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 금리 9.5%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은 금융회사를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신용위험이 높다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일 경우 중소기업 대출부터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소기업은 자금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자금시장이나 사채를 이용할 경우 금융비용 부담이 상당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회사의 자금공급이 위축되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신용경색을 겪는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상장된 중소기업의 2013년 상반기 기준 차입금 구조를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차입금 중에서 75% 정도가 금융회사에서 조달한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기차입금을 포함하면 중소기업은 차입금의 90% 정도를 금융회사에서 조달하고 있다.
대기업은 전체 차입금의 40%대 중반 정도(정상 대기업 48.1%, 한계 대기업 43.3%)를 금융회사 차입금, 50%대 초반 정도를 자본시장을 통해 회사채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금융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중소기업은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의 비중이 80% 이상에 달할 정도로 단기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만큼 단기적인 금융시장 불안에 취약한 구조이다. 금융회사의 자금공급이 위축될 경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대기업 부실은 금융회사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
한계 대기업의 차입금 중에서 금융기관 차입금(43.3%)과 금융시장에서 조달한 자금(52.4%)이 절반 정도씩 차지한다. 대기업의 부실은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 저하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부실이 주로 소규모이고 금융회사의 부실로 국한되는 것과 대조된다.
한계기업의 대형화가 진행되면서 특정 대기업의 부실이 파급되는 상대적인 영향력도 커졌다. 한계기업 중에서 중소기업의 차입금은 200억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대기업의 차입금 규모는 3배 이상(2005년 1,842억원→2013년 상반기말 5,745억원) 증가했다. 2005년 8배 수준이던 한계 중소기업 대비 한계 대기업의 차입금은 2013년 25배로 높아졌다. 규모 측면에서 1개 대기업의 부실은 25개 중소기업의 부실과 비슷하다.
대기업은 평균 규모가 커서 몇 개 기업만 부실화되어도 중소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회사 부실이나 금융시장 불안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차입금 중에서 자금시장을 통한 회사채에 대한 비중도 높아 금융시장 전체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심리적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Ⅴ. 맺음말
최근 금융회사의 경영환경은 건전성 측면에서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회복세는 강하지 못하다.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능력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금융회사중에서 상대적으로 우량자산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의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업부실의 영향이 전체 금융산업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실위험이 높은 기업이 대형화되면서 특정기업의 부실이 금융회사 건전성 하락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 금융회사의 전반적인 경영환경은 다소 우호적으로 호전될 여지는 있지만 미약한 경기회복으로 기업과 개인의 신용위험이 낮아지지 않을 경우 금융회사의 건전성은 저하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회사가 부실화되는 위험수준까지 단기간에 건전성이 약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금융회사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자금공급을 위축시키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낮은 금리의 금융회사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용위험이 높은 한계기업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높다. 중소기업과 달리 회사채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이 부실화되면 금융회사의 부실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확산될 우려가 상존한다.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부실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고 부실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선제적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상당수 한계기업의 부실이 현실화되지 않고 잠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실위험이 높은 기업의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개선하면 추가적인 부실의 확대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선제적 대응과 금융회사의 자금공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도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와 부실기업의 선별이 필요하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할 경우 신용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 우량기업에는 자금공급이 원활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동시에 부실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공급을 억제해 부실이 추가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단기간 내에 전반적인 신용위험이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금융회사는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 능력을 제고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신용위험에 대한 정보가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좀더 정확하고 적시성 있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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