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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노화 연구, 100세 시대 앞당기고 있다'


노화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는 유전체학 등 바이오 기술의 혁신에 힘입어 한단계 더 진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노화 연구에는 학계·제약업계 뿐 아니라 거대 IT기업들과 창업주들이 직접 투자 혹은 지원에 나서고 있고 선진국들도 건강한 고령화 사회를 위해 노화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온 ‘100세 시대’


무병장수는 인류의 오랜 소망이다. 이러한 소망은 과거의 ‘불로초’나 ‘젊음의 샘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오늘날 사람들의 최고 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질병 치료와 수명 연장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계속되면서, 사람의 수명은 과거와 비교해 엄청난 수준으로 늘어났다. 200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의 기대수명은 약 40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1800년대~1900년대를 거치며 약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의 변화만 보더라도, 전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1970년 약 58.6세였으나 2014년에 이르러서는 71.5세로 10세 이상 상승했다(<그림> 참조).


20세기에 이처럼 극적인 수명 연장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의학의 눈부신 발전과 주거환경의 개선, 위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전환 등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빈곤 지역이나 공공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지역이 대폭 감소하면서,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에도 수명 연장은 지속될 것이며, 20세기의 변화가 오히려 더디게 여겨질 만큼 극적인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암이나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율이 대폭 개선되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노화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무엇보다 유전체학(genomics), 발생생물학(developmental biology) 등의 발전으로 ‘인체의 설계도’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문제를 보다 정교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언젠가는 인류의 평균 기대수명이 100세가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되며, 머지 않은 미래 시점에 현재 120세 정도로 추정되는 최대 수명의 연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유례없는 장수 시대가 현실이 될 경우, 다음 관심사는 과연 100세가 되어도 질병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이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활기찬 100세를 맞이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세상이 오고 있다.


노화 연구의 주요 성과들


최근 노화 연구의 결과가 축적되면서 노화 현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최근의 다양한 생명연장 실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면서, 수명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이루어 낸 결과를 살펴보면, 노화 연구는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 등 생활습관에 대한 연구, 항산화제 등 노화 억제 물질에 대한 연구, 세포 내 노화 원인 물질 탐색 연구, 노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유전자 탐색 연구 등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렇게 새로운 연구 결과와 수명 연장 가능성이 발표될 때마다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엄청난 붐이 일었고, 시장이 급성장하기도 하였다.


● 소식 이론과 항산화제 연구


먼저 칼로리를 제한하는 이른바 ‘소식(小食)’ 이론은 매우 고전적인 노화 억제 이론 중의 하나로, 1934년에 이미 칼로리 제한과 노화 간의 과학적 연관 관계가 보고된 바 있다. 이 소식이론은 효모, 초파리, 생쥐와 같은 다양한 동물 대상 실험을 통해, 극심한 다이어트 환경에서 상당한 수준의 노화 지연, 생명 연장 효과가 관찰된다는 것이다. 소식이론이 주장하는 원리는 칼로리 제한으로 에너지원이 감소하면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내 독성물질들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일종의 해독과정이 일어난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확실한 기전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소식이론을 입증해 내기에는 인간의 수명이 길고, 극심한 기아 상태를 견뎌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검증이 어렵다는 점인데, 현재 원숭이에 대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노화억제법이 항산화제에 대한 것이다. 세포 노화를 발생시키는 주 원인으로 세포 내의 산화물질이 지목되면서, 세포 내에 축적되는 산화물질인 산소 찌꺼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게 되면 노화방지와 수명연장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항산화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주로 비타민이나 코엔자임Q10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항산화제가 노화 억제에 탁월하다는 이야기 때문에 이들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의 동물실험에서 ‘항산화 물질을 제한했을 때 오히려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보고되는 등, 항산화제와 노화 현상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좀더 검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대신 야채와 과일 등 음식을 통해 천연 항산화제를 섭취할 경우에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건강에 대한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천연 항산화제를 오래 섭취한 사람들의 경우, 노화 현상 자체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항산화제의 역할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음식으로 섭취할 경우 음식 속에 포함된 다양한 영양 성분들의 상호 작용이 세포의 산화 손상을 치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는 정도이다. 이후 2006년 적포도주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성분이 시르투인(sirtuin) 이라는 효소에 작용하여 생명 단축 효과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2006년에 발표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다른 실험에서는 레스베라트롤이 최대수명 연장에 효과가 없음이 드러나면서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 노화 억제 물질 연구

 

그러던 중 2006년 효모 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생쥐, 초파리, 선충 등 여러 동물 모델에서 라파마이신(rapamycin) 이라는 물질이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인간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물질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노화 연구자들은 라파마이신의 효능에 대해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과거 수명연장의 명약이라 생각되었던 레스베라트롤 등에서 겪은 실망감에 따른 학습 효과일 수도 있지만, 노화를 억제하기 위해 라파마이신을 과다하게 사용하게 되면 당뇨병과 면역 결핍이 발생하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래 노화는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진행되는 과정이므로, 라파마이신과 같은 노화억제 약물을 투여받는 것만으로 진행 과정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노화 억제 약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먼저 라파마이신에 대해서는 미국 Washington대 Daniel Promislow 교수 주도로 ‘개 노화 프로젝트(Dog Aging Project)’를 통해 동물실험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metformin)에 대해서는 미국 Albert Einstein 의대 Nir Barzilai 교수가 노화 지연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TAME(Targeting Aging with Metformi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TAME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미국 FDA에서 인체 대상의 임상시험을 허가한 상태이다. 또 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Washington대의 연구진들이 sirtuin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NMN(nicotinamide mononucleotide) 물질에 대해서 임상 연구를 돌입했다. 이처럼 노화 억제 물질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에 있으며, 빠른 속도로 전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텔로미어와 노화 유전자 연구

 

최근에는 노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근원적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람의 세포가 일정 수준 이상 분열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과학자들이 의문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텔로미어(telomere) 이다. 텔로미어는 세포 내 염색체 말단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세포의 성장을 조절하는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람은 정해진 길이의 텔로미어를 가지고 태어나며 이들이 세포분열 때마다 짧아지는 것이 노화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텔로미어와 노화 사이의 연관성이 알려지면서, 텔로미어 길이로 잔여 수명을 알 수 있고, 텔로미어 길이 조절을 통해 세포 재생 및 노화방지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전자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텔로미어 유전자 검사도 등장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병원에서 해당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텔로미어 길이가 짧을수록 암, 심혈관질환 등의 질환 발생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일정 길이 이상의 텔로미어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이다.


텔로미어 외에도 세포 내의 ‘노화 관련 유전자’가 발견되면서 노화를 억제하는 보다 직접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100세 이상 장수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들이 오래 동안 질병 없이 살 수 있었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인체 유전자의 약 1,500개 정도가 노화 프로세스에 관련되어 있으며, 이 유전자들은 관절이나 신경의 건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장수 유전자들은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도 잘 버틸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신체 방어 및 생존 기능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노화를 직·간접적으로 제어하는 원리를 구체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면, 향후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노화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불활성화시켜서 노화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줄기세포 및 장기 이식 연구

 

특별한 질환에 걸리지 않더라도 인체 내 조직과 장기는 시간이 지나면 퇴화될 수밖에 없다. 만일 70세쯤 되어서 이 ‘구형’ 장기들을 ‘신형’으로 바꿀 수 있어서, 젊은 사람처럼 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일부의 이야기지만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정말 다양한, 어찌보면 괴기스럽기까지 한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젊은 사람의 피를 노인에게 주입하는 시술도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비과학적인 시술과는 별개로, 장기이식 등을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고 손상된 세포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활발히 연구 중이다.


특정 약물의 주입이나 외과적 시술 등으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건강한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러나 장기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하고 기증받더라도 면역거부 반응 때문에 생명 연장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인공장기이다. 인공장기를 만드는 방법으로는 전자·기계기술을 이용해 제작하는 전자기계 인공장기와, 동물의 장기나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 장기 등 크게 두 가지가 진행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세포와 조직을 활용한 장기를 만들고 이를 자유롭게 이식할 수 있는 단계가 되어야 할 것인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줄기세포이다. 줄기세포는 추출 방법에 따라서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역분화 줄기세포 등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특정 조직이 아닌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이 줄기세포를 잘 활용한다면 현재 약물과 수술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대해서도 치료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파급 효과가 크고, 연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사람의 수정란에서 추출해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연구 재료 확보가 어렵고, 인간의 복제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윤리적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역분화 줄기세포이다. 2006년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한 역분화 줄기세포 iPS(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처럼 인체의 다양한 세포로 자라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iPS는 기존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부상했으며, 질환 연구 및 신약 탐색 도구로 각광받아 오고 있다. 이 iPS가 직접적인 치료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임상 연구가 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2020년경까지는 뇌, 심장, 간, 췌장, 신장 등에 대해 인체 임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의 노화 연구

 

대부분의 노화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노화 연구는 특정 질병의 치료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아 FDA 등의 허가를 취득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상업적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큰 관심사가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유전체학 등 기반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바이오 헬스 분야에 대한 투자 붐으로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고령화로 인해 수요층의 강력한 니즈가 뒷받침되면서 장수와 노화에 관련된 연구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이 쏠려 있다.


● 제약/바이오테크 기업

 

그 동안 제약 기업들은 노화 과정을 억제하는 의약품의 연구개발과 상업화에 있어서 그리 적극적인 입장은 아니었다. 항노화 의약품 개발에 야심차게 나섰던 거대 제약사들이 신물질 발굴 이후의 실제 임상단계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는 등 실패를 반복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노화 억제 물질의 경우 유효 물질 탐색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물질의 수명 연장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관찰이 필요하고 개인차를 감안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개발 과정이 이유로 작용하기도 했다. 2008년 GSK가 항노화 의약품 전문 개발 기업인 Sirtis Pharmaceuticals를 인수했다가 약효 미비와 부작용으로 결국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Sirtis는 2013년에 폐업시키고 만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은 연구개발 장벽에도 불구하고, 몇몇 거대 제약사들이 노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의 제약 기업 Novartis는 2014년 라파마이신 유사 물질을 활용,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고, 이후 산하 연구소인 NIBR(Novartis Institutes for Biomedical Research) 중심으로 라파마이신의 항노화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미국 제약 기업인 Abbvie는 2014년 Google의 Calico와 함께 노화 관련 질환 연구에 총 15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테크 벤처 중에서는 인간지놈프로젝트로 유명한 Craig Venter가 설립한 Human Longevity Inc.(HLI) 등을 들 수 있다. HLI는 차세대 DNA 시퀀싱과 줄기세포 분야 연구를 통해 인간 지놈을 좀더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노화와 관련된 질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를 규명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종의 모든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Human Database’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하며, 이미 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7백만 달러의 투자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미국 유명 병원인 Mayo Clinic 연구진들이 주축이 된 Unity Biotechnology는 노화된 세포를 제거하여 노화를 지연시키는 연구에 집중, 관련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수의 벤처투자자 뿐 아니라 Mayo Clinic에서도 직접적으로 투자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최근에는 유전체학이나 줄기세포 연구에 특화한 벤처 기업들이 도전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제약 기업들이 항노화 관련 신물질을 직접 탐색, 개발하기보다는 이들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형태로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IT 기업

 

최근 제약 기업들 못지 않게 수명 연장과 항노화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Google과 같은 IT 기업들이다. 대표적으로 Google은 2013년 항노화 세포 연구소인 Calico(California Life Company)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항노화 및 수명 연장 관련 연구에 뛰어들었다. Calico는 수명 연장과 관련된 직접적인 노화 연구 및 노화 관련 질병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바이오테크 기업과 달리 특정 질병을 타깃하는 연구가 아닌, 수명 연장 연구를 중심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Calico는 앞서 Abbvie와의 협력 등 다수의 제약 기업, 대학, 비영리 재단 등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으며, 생화학자인 Arthur Levinson, 분자생물학자인 Cynthia Kenyon 등 유명 연구자들을 영입하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수명 연장 연구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단기간 성과를 보장할 수 없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요구되는 특성이 있는데, Google의 참여로 인해 노화 연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앞으로도 Google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은 노화 연구의 지속적인 진행을 담보하는 역할을 하며, 성과 창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 차원뿐 아니라, 유명 IT 창업 거물들이 개인 차원에서도 노화 연구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Oracle 창업자 Larry Ellison은 노화 연구에 4억 3천만 달러를 기부했고, Google의 공동 창업자인 Sergey Brin은 향후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관련 유전자 연구에 1억 5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PayPal 공동 창업자인 Peter Thiel은 120세까지 살기를 바란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며 화제가 되었는데, 노화와 재생의료 연구를 위한 기금인 Founders Fund를 조성해 14개의 바이오테크 기업과 연구자에게 거액을 투자하며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IT 창업자들의 노화 연구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투자는 관련 연구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동안 IT 산업은 산업 트렌드 변화의 주역이었으며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선도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IT 기업들이 수명 연장 관련 연구에 큰 투자를 하는 것은 좀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이미 IT 기업들은 무인조종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등을 개발하며 자동차 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놓은 전례가 있는데, 이들이 수명 연장 관련 연구와 사업에 직접적으로 뛰어들면서 향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낼 가능성도 없지 않고, 이에 따라서 현재는 관련 연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제약 기업들의 태도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화 연구와 미래 사회

 

산업계의 관심이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고는 있지만, 노화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연구 동향을 소개하며 언급했지만, 유전자 편집 및 치료에 관련된 유전체학(genomics), 줄기세포 등 바이오 기반 기술 연구가 탄력을 받으면서 항노화, 항스트레스 관련 유전자와 세포 수준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건강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과거에 비해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는 인구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도 노화 연구의 미래를 밝게 한다.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건강관리 수준에 따라 물론 차이가 있겠지만, 심각한 질병에 노출되지 않고 70세 80세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자연적인 노화를 줄이고, 쇠퇴한 신체 조직이나 기관을 대체하는 등의 방법이 될 것이며, 만일 혁신적인 시술이나 방법이 등장한다면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시도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으나, 미용성형 분야의 보톡스나 필러 같은 시술이 대표적인 것이다. 초기 보톡스 같은 시술은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고 가격도 합리적으로 조정되면서 이제는 대부분의 중산층들이 손쉽게 받는 시술이 되었다. 유전자 치료나 줄기세포 시술, 장기이식 시술 등은 물론 미용성형 시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험도를 갖고 있지만, 무릎 관절이나 고관절 대체 시술의 확산 등을 볼 때 충분히 보편화될 수 있는 시술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상업화의 관점에서 볼 때 노화 연구에는 분명 많은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먼저, 제약회사 등 기업의 입장에서는 노화 억제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성공 확률도 낮다는 점을 들어 관심도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TAME 연구(메트포르민 약물의 노화 지연 연구) 등에서도 보면, 비영리 기관의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TAME 연구 등이 성공할 경우, 다수의 약물을 판매해 이익을 창출해야 할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타격을 입을까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도 FDA 등 허가 기관에서 특정 약물을 승인할 때 항노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 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한 지표나 기준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보여진다. 또한 바이오 기술의 적용에 있어 항상 뒤따르게 되는 생명윤리 이슈도 유전자나 세포 수준 연구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라파마이신이나 메트포르민 등 현재 실험 중인 약물이 일정 성과를 거두고, 노화 현상이 특정 지표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증상으로 인정된다면, 항노화 약물 개발 연구는 좀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기술적 난관을 넘어서 혁신적인 제품이나 시술법이 등장한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효과가 검증된 항노화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요구될 텐데, 도입 초기에는 충분한 지불 여력을 지닌 소수의 소비자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장수 사회에서는 돈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따라서 노화 연구가 가지는 의미는 단지 기술과 시장의 범주 안에서 해석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연구의 난이도나 상업적인 가치 등을 떠나서, 노화 연구의 진전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표적인 고령화 사회인 일본을 비롯, 선진국들은 국가적 차원의 노화 연구에 투자를 지원하는 등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노화 연구를 의료비, 간병비 절감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개인은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되면서 갑자기 맞닥뜨릴 수 있는 불행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건강한 고령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노화 연구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매일 비타민 한 알씩 챙겨 먹는 습관처럼 노화 억제 약물을 한 알씩 먹게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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