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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그린에너지 시대의 새로운 자원 전쟁'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전기차, 태양광 및 풍력 등에 이르는 그린에너지 관련 시장의 성장 기조가 견고한 가운데, 그린에너지 성장과 직결된 광물 자원인 ‘녹색 광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차전지의 리튬과 코발트, 터빈과 전기 모터의 영구자석에 쓰이는 희토류, 태양전지의 갈륨과 텔루륨 등이 대표적이다.


‘녹색 광물’의 수요는 빠르게 늘겠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선물 시장의 부재, 공급자와 수요자간 개별 거래, 생산의 지역적 편재, 소수 기업의 과점 등 가격 변동성을 높이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20세기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에 이어 지속가능한 그린에너지 및 경제 체계 구현에 필수적인 ‘녹색 광물’에 대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신규 광산 개발, 채굴 기술 혁신, 대체재 및 대체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폐기물에서 ‘녹색 광물’을 회수하여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재순환시키는 리사이클링 산업의 부상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원 수입국은 물론, 중국과 같은 자원 부국의 경우에도 수급 및 가격을 조절하고 환경 이슈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리사이클링 산업의 육성은 필수적이다. 대량의 폐기물을 수집, 처리하는 인프라 구축과 리사이클링 기술의 혁신을 통해 경제성도 높아질 것이다. 리사이클링을 고려한 제품의 디자인까지 가세하면서 ‘녹색 광물’의 리사이클링 효율 제고와 인프라 구축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녹색 광물’을 놓고 자원 부국과 자원 수입국과의 무역 마찰이나 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지역간 산업 패권 경쟁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중국이 희토류 등 ‘녹색 광물’의 자원 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일본 등 제조 경쟁력이 강한 지역들이 서로 협력하여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기초 재료나 광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원의 안정적 확보 노력과 혁신 기술 개발을 통한 관련 산업의 경쟁력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 목 차 >


1. ‘녹색 광물’의 부상
2. 녹색 광물 수급 안정을 위한 다각적 움직임
3. 녹색 광물 자원 확보 경쟁의 확대

 


1. ‘녹색 광물’의 부상

 

 

탈 화석연료 시대


역사적으로 볼 때 지난 세기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우리는 화석연료를 소비하면서 산업과 사회를 성장시켜왔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와 연결되어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력 생산에서는 석탄이, 수송에서는 석유가 각각 41%와 93%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그린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와 전기차,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연료전지 등에 이르는 그린에너지 관련 시장의 성장 기조는 견고하다. 지난 해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가 사상 최고액인 3,490억 달러(전년 대비 11% 증가)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전기차 출하량이 31만 2,097대로 전년 대비 51.2% 늘었다. 산업혁명 이후 석탄과 석유가 문명 발달의 연료로 쓰이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는 2040년에 재생에너지 발전이 수력을 제외하고도 가장 큰 발전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는 2025년경이면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석유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부터 신기후체제가 가동되고 그린에너지 산업에서의 기술 발달과 규모의 경제가 지금의 추세대로 가속된다면 탈 화석연료 시대로의 이행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화석에너지 시대를 풍미한 자원개발 기업과 자원수출국들은 대체 성장엔진 마련에 분주하다. 저유가로 사업부진 장기화를 염려하는 석유 메이저들은 비교적 친환경적인 천연가스 개발과 더불어 바이오연료, 2차전지 등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유국들은 일자리 창출과 재정수입 증대를 위해 제조업과 관광 등 비석유 산업을 확대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육성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석탄과 오일샌드 등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는 등 화석연료 개발 사업은 본격적으로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녹색 광물’의 수요 증가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대체와 에너지 소비 효율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과 관련된 광물 자원의 중요성도 상대적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노후 전력망의 현대화와 자동차의 경량화 등 에너지 소비 효율 제고 과정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의 수요가 촉진될 전망이다. 전기차와 드론 등 수송 부문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동화도 전력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리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현재 공급 초과로 구리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의 상사들은 구리 수요의 꾸준한 확대를 예상하고 구리 광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화석연료 대체를 위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의 확산 과정에서는 태양전지, 풍력 터빈, 2차전지, 고효율 모터, 고효율 전구 등에 사용되는 핵심원료의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빛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태양전지에는 갈륨(Ga)과 텔루륨(Te) 등이 필요하며, 풍력발전 터빈에는 니켈(Ni)과 망간(Mn)이 쓰인다. 풍력발전과 전기차 등에 필수적인 고효율 모터에는 네오디뮴(Nd)과 디스프로슘(Dy) 등 희토류가 영구자석 재료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2차전지에는 리튬(Li)과 코발트(Co) 등이 핵심원료이며, 고효율 전구인 LED에는 갈륨 등이 전극재 재료로 사용된다.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정화장치 촉매로는 백금(Pt)과 팔라듐(Pd) 등 백금족이 쓰이고 있다(<표> 참조). 다수의 기관들이 예상하는 대로 2020년경부터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전기차가 독자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하면 이들의 핵심원료로 사용되는 ‘녹색 광물’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는 2025년 리튬 수요가 현재의 3배 수준인 53만~57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광산투자회사인 크루즈 캐피탈은 전지용 코발트 수요가 2025년에 현재의 2.3배 수준인 12만 1천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순탄치 않을 ‘녹색 광물’의 공급 확대

 

저탄소 행보로 ‘녹색 광물’의 수요가 빠르게 늘겠지만 공급이 수요에 맞춰 원활히 증가하기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신규 광산 개발과 생산에 긴 시간이 걸리는 데다 광물 거래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가세 등으로 전기차 보급이 가속되자 전기차의 전지 재료로 쓰이는 리튬 가격이 지난 1년 새 3배 가까이 폭등했다. 가격 상승으로 공급이 확대되면서 리튬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실제 남미의 염호에서 증발로 리튬을 추출하는 데 최대 18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높아진 리튬 가격을 공급 확대로 끌어내리기는 당분간 힘들다. 일반적으로 광산 개발 이후 생산까지 최대 15년이 소요된다. 수요 급증으로 공급이 부족할 경우 광물 가격의 수준이 상당 기간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공급 확대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철광석, 구리 등 주요 광물들은 공급자와 소비자가 많고 국제적인 선물시장도 존재한다. 선물시장은 수요 선확보와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자금 확보를 통해 미래 공급과 수요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가격 변동을 완화하는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녹색 광물들은 선물시장이 없고, 소수의 공급자와 다수의 소비자 간 개별 협상을 통해 거래된다. 리튬의 경우 칠레의 SQM, 미국의 FMC와 알버말·락우드 등 3개 업체가 세계 생산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녹색 광물의 경우 미래 수요를 위한 공급 투자 활동이 원활치 못하고 소수 기업에 의해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등 자원민족주의를 고수하는 남미 국가에 생산을 많이 의지하고 있는데, 이 나라들은 자원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자국 내 일자리 창출 등 복지지출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가 저조할 수 있다. 더욱이 대다수 녹색 광물이 철광석과 구리 등 주요 광물 생산의 부산물로 채집되고 있어서, 공급 확대가 다른 광물 가격에 제약을 받고 있다. 태양전지 패널의 재료로 쓰이는 텔루륨 1kg은 구리 1,000톤의 생산 과정에서 얻는다. 만일 텔루륨 가격이 강세가 되더라도 구리 가격이 약세에 머문다면 텔루륨의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가 쉽지 않다. 채집이나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 등 환경오염 문제도 녹색 광물의 공급에 걸림돌이다.


잠재적 공급 불안 리스크도 녹색 광물의 원활한 공급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희토류와 리튬, 백금족 등의 공급은 80% 이상을 3대 생산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니켈은 가채연수가 31년으로 다른 광물에 비해 매장량이 적은 편이다. 국제유가가 중동 등 주요 산유국 정세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처럼 이들 광물 역시 특정 국가의 사정에 영향을 받는다. 리튬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희토류는 중국,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의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하반기에 중국이 천연자원 및 환경보호를 이유로 희토류 수출 쿼터를 강화하고 수출세도 부과하는 등 공급 통제에 나서면서 희토류 가격이 급등했었다(<그림 1> 참조). 고성능 자석에 쓰이는 네오디뮴은 2011년 1월에서 7월까지 무려 5배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희토류 가격이 급등락을 하자 미국의 Molycorp와 같은 기업들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기도 하였다. 중국이 주산지인 갈륨 또한 2010년 하반기에서 이듬해 상반기까지 가격이 230% 올랐었다. 주요 생산국이 수출가격 상승을 위해 공급을 조절하거나 자국의 그린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출을 통제한다면 녹색 광물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다른 지역에서 생산을 늘리려고 해도 새로운 광산 인프라 확충 등 비용 상승 요인이 있어 녹색 광물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2. 녹색 광물 수급 안정을 위한 다각적 움직임

 

 

지금은 리튬 등 일부를 제외한 주요 녹색 광물들의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녹색 광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공급측의 다양한 이슈로 인해 또다시 심각한 가격 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20세기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에 이어 지속가능한 에너지 및 경제 체계 구현에 필수적인 녹색 광물에 대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한편으로는 녹색 광물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이루어질 것이다.


채굴 기술 개발과 신규 광산 개발

 

우선, 녹색 광물 탐사와 신규 광산 개발이 보다 활발할 전망이다. 희토류만 해도 전 세계에 약 1억 톤 이상이 매장되어 있는데 심해의 망간 단괴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USGS, 미국지질조사국). 경제적인 채굴 기술의 확보와 함께 세계 곳곳에 산재한 광산 개발 및 선점 경쟁이 가열될 것이다. 일본은 적극적인 자원 외교와 더불어 미나미토리섬 앞바다의 고코발트 망간각 주석 탐사(2013년 국제해저기구 승인) 등을 통해 해외 공급에 크게 의존해온 녹색 광물 자원의 자주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2016년 6월, 중국 최대 국영 기업인 CITIC(中信) 그룹은 칠레 최대 리튬 생산 기업인 SQM의 지분을 사들였다. 리오틴토는 세르비아에 신규 리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세계 수요량의 10%를 공급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중국 광산 기업인 낙양몰리브덴은 구리 및 코발트 확보를 위해 2016년 5월 콩고의 텡케풍구르메 광산을 인수하였다. 희토류에 대하여도 호주, 미국, 러시아 등지의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체 재료 및 기술의 개발

 

다음으로 기존 광물을 대체할 재료를 개발, 확보함으로써 녹색 광물 자원에 대한 교섭력을 강화할 수 있다. 개발의 난이도나 자금 등을 고려할 때 기초 과학 및 기술 기반이 뛰어난 몇몇 국가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지만 자원 수입국들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 차원의 개발 지원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녹색 광물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 노력도 주목된다. 2차전지의 리튬만 하더라도 니켈이나 망간, 철 등을 활용하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활발하다. 전극 재료의 최적 조성 탐색은 물론 미세 구조의 혁신, 전(全)고체 전지 및 차세대 전지의 개발 등에 주요 전지 기업들간 기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영구 자석의 경우에도 모터 구조, 재료 가공, 나노 구조 제어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희토류를 적게 쓰는 혁신 기술 확보 노력이 가열되고 있다(8페이지 BOX 참조). 일본의 경우 신에너지개발기구(NEDO)를 중심으로 대학과 파나소닉, 히타치 등 기업들이 희토류 사용량 절감 기술의 혁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성능과 가격 및 경제성, 안전성 등 측면에서 기존의 재료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기술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녹색 광물의 리사이클링

 

새로운 공급선이 풍부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현재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녹색 광물 자원 부국이나 빈국 모두에게 필수적이다. 제품으로서의 수명을 다한 폐기물에서 녹색 광물을 회수하여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재순환시키는 리사이클링이 전략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 해당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들은 리사이클링을 통해 수요량을 조절할 여지를 키워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중국과 같은 자원 부국의 경우에도 희토류 등 자국 광산의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가격 주도권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환경 이슈에도 대응할 수 있다.


2010년을 전후로 리튬이온전지, 태양광 패널 등의 리사이클링에 대한 기술 개발과 사업화 노력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Rhodia, Solvay, Umicore, DOWA홀딩스 등 재료 기업들이 다 쓴 전지, 전자 제품(e-Waste)을 수집, 처리하여 유용한 광물을 재순환시키는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금속 혹은 재료를 처리, 정제하는 기존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미쯔비시, 히타치, 혼다, 도시바 등 전기전자, 자동차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사가 생산했던 제품들 혹은 생산 공정에서 나온 스크랩들로부터 중요한 재료들을 뽑아 공정에 재투입하거나 부품 기업에 공급한다. 테슬라의 경우 자체적인 리사이클링 설비와 시스템을 자사 전지 공장인 기가팩토리에 갖추고 있을 정도다.


향후 리사이클링이 본격화할 경우 독보적인 리사이클링 기술을 갖고 있거나, 폐기물 수집에서 전처리 등을 대량으로 할 수 있는 효율적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화학, 재료, 광물 정제 기업들이나 대상 광물을 함유한 폐기물에 대한 지식이 많은 전문 기업들이 개별 광물에 맞는 처리 공정 및 회수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희토류나 희소금속의 경우 특정 유형의 대규모 폐기물을 집중적으로 처리해야 타산이 맞기 때문에 혁신적 처리 기술의 확보와 함께 처리 규모의 대형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리사이클링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녹색 광물을 함유한 폐기물의 수집과 분류, 처리 등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는 e-Waste 등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다른 지역에 수출하는 것이 리사이클링보다 이득이 되기도 한다. 인도나 중국으로 폐기물을 일부 불법적으로 이동시키는 게 현실이다.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성장과 함께 폐기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폐기물 처리는 환경 이슈와 연결되어 지역간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리사이클링의 규모 확보와 효율화를 위해서 EU, 북미, 중국, 동아시아 등 지역 내 협력을 토대로 한 리사이클링 인프라의 블록화, 거점화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리사이클링 기술의 혁신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 광물의 희소성과 함께 폐기물 홍수가 예견됨에 따라 혁신적 분리, 정제 공정에 대한 개발 경쟁이 불붙기 시작하였다. 또한 전지 등 최종 제품이 리사이클링을 고려하여 디자인될 경우 녹색 광물의 리사이클링 기술 및 인프라의 구축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실제 자동차 기업과 전지 기업이 협력하는 가운데, 많은 벤처 기업들이 유독 물질 미사용, 냉각 시스템 분리, 떼기 쉬운 접합, 점착성 화합물 미사용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나 리사이클링 수요 증가와 함께 리사이클링이 용이한 디자인 의무화 등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그 성과가 기대된다.

 


3. 녹색 광물 자원 확보 경쟁의 확대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은 누그러들고 있지만 녹색 광물을 둘러싼 소리 없는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리사이클링 등 수요 측면에서의 노력만으로는 급증하는 녹색 광물 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자원 부국과 빈국간 갈등이 무역 마찰이나 영토 분쟁, 산업 패권 경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자원 부국들

 

중국을 빼놓고는 광물 자원 전쟁을 이야기할 수 없다. 중국이 2010년에 희토류의 수출 쿼터를 40% 축소하자, 시장에서의 희토류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 일본, 미국 등에서는 자국의 희토류 확보 전략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다. 센카쿠열도 혹은 댜오위다오 및 부속 도서를 둘러싼 중일간 마찰에서도 희토류가 중요한 무기 역할을 했다. 중국산 희토류에 크게 의존해 전기전자 부품이나 제품을 만드는 일본은 중국이 자국 주요 산업의 발목을 언제든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전세계 희토류 시장의 85%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은 그린에너지 산업의 지배권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중국은 이미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기차의 최대 시장이자 생산국이다. 전세계 희토류 수요에서도 7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1992년 덩샤오핑은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하였다. 1997년에 중국은 희소 광물과 희토류에 대한 생산과 수출을 관리하기 위해  중국광산자원법(1986년 최초 입법)을 수정, 공포하였다. 이때부터 실질적인 자원민족주의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희토류 광산 주변의 환경 이슈가 있있음에도 중국은 저렴한 희토류를 대량 생산함으로써 북미 등 다른 지역 광산의 문을 닫게 하였다.


자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 측면을 고려한다면 향후 중국의 자원민족주의 행보는 더욱 위협적일 것이다. 13.5 규획에서도 친환경, 신에너지, 지속가능형 성장이 중요한 목표로 설정되어 있는 만큼, 중국은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시장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 할 것이다. 고품질의 희토류 생산에서 이를 적용한 부품이나 제품 제조에 걸친 중국의 영향력은 글로벌 공급사슬의 변화를 촉발할 전망이다.


녹색 광물의 지역적 편재와 응용 산업의 글로벌 공급사슬을 고려할 때 향후 녹색 광물을 둘러싼 자원 확보 경쟁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녹색 광물의 생산과 관련 응용 제품의 제조에 이르는 공급사슬에서의 국제적 분업이 중국을 제외한 형태로 새롭게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2010년대 들어서부터 희토류 광산 탐사 및 기술 개발에 대한 각국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전기전자, 기계 등의 제조 경쟁력이 강한 지역들이 서로 협력하여 중국의 지배력 강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채광 및 정제, 대체재 등과 관련한 혁신 기술 개발도 자원 수입국들의 자원 부국에 대한 견제수단이다.


녹색 광물 자원 수입국의 리사이클링 산업 성장과 탐사 및 경제적 생산 기술의 확보가 원활할 경우,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며, 관련 응용 산업의 성장은 기대 이상의 성장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중국 등 자원 부국에 대한 힘의 균형과 견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녹색 광물의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대체재 개발이나 사용량 절감 기술이 확보될 경우 가격 급등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별로 편재된 광물 종별 분포를 자원 외교 등을 통해 잘 활용할 경우 수급 및 가격 안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갈륨이나 희토류는 중국이 주 산지이지만, 백금은 남아공/러시아, 리튬은 호주/칠레/아르헨티나, 코발트는 콩고 등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지는 코발트(3대 생산국 비중 61%) 등의 자원에 대하여는 외교 및 투자 등을 통하여 공급선을 다변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생산 및 가공에서의 혁신 기술 확보가 더해진다면 녹색 광물 수급은 더욱 원활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 기술 확보 통한 녹색 자원 시대 대비 시급

 

단기적으로 보면 녹색 광물 자원 수입국들이 가질 수 있는 대안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역간 시장 및 정치적 영향력과 응용 산업의 공급사슬, 리사이클링 산업 성장 등으로 수급의 안정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자원 외교 등을 통한 균형과 견제가 국제적 마찰과 분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녹색 전략 광물의 생산에서 정제, 가공, 응용, 리사이클링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의 기술 혁신 노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원 부국은 물론, 응용 산업이 발달한 자원 수입국에서의 기술 개발 및 확보 노력이 활발하다. 머지않아 기술 혁신 노력의 열매가 속속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의 구현에 대한 전 지구적인 압박이 정치, 경제, 사회, 과학기술 등 다양한 각도에서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시대를 살아온 우리는 이제 녹색 광물에 대한 관심과 대응의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그린에너지 및 에너지신산업 육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은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의 공통된 목표다. 녹색 광물 자원 부국과의 외교, 자원 탐사 투자 확대,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 및 산업 육성, 대체재 확보 기술 등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들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혁신 기술 확보를 통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보다 적극적인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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