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글로벌 메가 히트 상품을 위한 사업 D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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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메가 히트’라고 하면 좋은(very good) 제품을 떠 올린다. 경쟁 제품들에 비해 좀 더 싸거나 더 많은 기능을 부여한다거나 성능이 좋으면 시장에서 히트할 수 있다고 기업들은 자신하기 쉽다. 그러나 이젠 좀 더 좋은 제품 정도로는 메가히트가 될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 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빠르게 바뀌는데
다 선택할 수 있는 제품들이 과거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흥미롭게도 56%의 소비자들이 그 해 새로 출시된 제품들 중 단 한가지 조차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신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기업의 광고비 지출은 늘어 나는 추세인 반면 소비자들은 그 제품이 무엇인지, 타 제품과는 어떻게 다른지 기억조차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이젠 매스 미디어에 의해 쉽게 현혹되는 고객은 크게 줄었다고 봐야 한다. 그냥 좋은 제품 정도가 아니라 무언가 소비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속성(Something Remarkable)이 없어서는 히트상품이 되기 어렵다.
‘메가 히트’와‘히트’는 차원이 다르다
‘메가 히트’는 단순한 히트 제품과는 다르다. 우리는 많이 팔리면 히트, 그보다 더 많이 팔리면 메가 히트라는 식으로 구분하지만, 그것은 메가히트를 만들기 위해 경쟁사들이 쏟아부은 노력과 기획의 성과를 가볍게 보는 시각인 지도 모른다. ‘메가 히트’가 되려면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생각하는 고정 관념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예컨대 아이팟(iPod)은 집에 가는 길에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소형 기기에 불과했던 MP3를 문화와 젊음의 표상으로 만들었다. 주머니에 잘 들어가도록 소형화에 집착했던 경쟁자들과 달리 아이팟(iPod)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더 돋보이고, 쿨하게 보이게 하는 아이콘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모토로라의 레이저도 마찬가지다. 그 때까지 휴대폰은 모든 기능을 하나에 집약한 모바일 복합기였지만 레이저는 휴대폰이란 사회적 관계의 수단임을 명확히 했다. 사업 상 통화가 잦은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킨 창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
비즈니스 맨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는 기능적 측면만으로는 레이저에 대한 설명으로 불충분하다. 책상 위에 무심코 올려둔 휴대폰 하나로 그 사람이 달리 보이게 하는 휴대폰, 그것이 레이저이다. 마치 몽블랑 만년필이 비즈니스 매너를 완성시켜주는 것과 같은 효과다.
몇 대가 팔렸다 하는 것은 메가 히트를 정의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매출은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킨 것, 그 자체에 따라오는 부수적 결과일 뿐 메가 히트의 정의와 의미는 소비자 마음 속에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기억, 그 자체인 것이다.
메가 히트에 사업 역량 집중해야
모토롤라는 천일(千日)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메가 히트 제품을 탄생시켰다. 지난 2년 동안 6천만대 이상 판매한 레이저폰 덕분에 삼성, LG의 추격을 따돌리며 부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워크맨폰’등의 대 히트에 성공한 소니 애릭슨도‘뮤직폰’이라고 하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며 전년도 3/4분기에 15%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LG전자의 초콜릿폰도‘05년 출시 이후 6백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고 화이트, 핑크, 와인 컬러를 적용한 초콜릿 시리즈가 순차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핸드폰의 경우 일반적으로 신제품의 평균 판매 사이클이 6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이 메가 히트 모델들의 선전은 눈부시다고 할 수 있다.
메가 히트는 기업의‘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해주는 확실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메가 히트의 개발 능력이 없는 기업은 서서히 시장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다수 모델이 아닌 한 두개 모델의 성공이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국내 업체들도 다양한 모델개발에 역량을 분산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메가 히트 모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사업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메가 히트 제품의 조건으로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얽혀져 있다. 그러다 보니 히트 제품은 운에 의해 탄생한다고 치부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메가 히트상품의 공통점들을 보면 기획부터가 탄탄하다. 더불어 그에 해당하는 디자인, 설계, 생산 역량들도 갖추어져 있다. 또한 아무리 실력이 갖추어진 상품이라도 판매 시스템이 허술하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사고싶어도 매장에 상품이 갖추어져 있지않다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탄탄한‘기획’과‘개발’그리고 ‘판매시스템’이 우수해도‘소비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면 또한 히트상품은 만들 수 없다. 결국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의 조건이 시계바늘처럼 서로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한국 기업들의 대응 수준은 더 싸고 더 좋은(Cheaper & Better) 제품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메가 히트가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해 주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것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메가 히트를 창출하기 위한 소비자 정보, 창의적 조직 문화, 제품기획, 마케팅 역량 등에서 근본적인 사업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들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메가 히트 제품 개발을 위한 사업 DNA ACTION
● A : Anthropologist - 고객에 대한 인류학자적인 접근법
인류학자는 인간의 행동양식에 대하여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고찰을 통해 그 이유를 밝혀내려고한다. 그러다 보니 연구대상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그 맥락에서 대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메가 히트의 기회도 고객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에서 나온다. 잠재되어있는 고객의 니즈와 구매행동에 대한 미세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의 속성을 선정하는 노력들이 기업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 속에 내재화되어 있어야 한다.
소니는 대학생들이 손에 들고 캠퍼스를 활보하는 데 어울리는 노트북 이라는 이미지를 추구했으며, 이를 위해 실제 대학 내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행동들을 세밀히 관찰했다고 한다. 그 결과 스펙(Spec, 성능)을 우선시 하던 기존의 관행을 뒤엎고 슬림한 몸체와 참신한 컬
러 위주의 VAIO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다. 이렇게 소비자의 구매 행동뿐만 아니라 사용 경험을 세밀히 분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려는 노력이 소비 사슬 분석이다.
‘소비 사슬’이란 소비자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행하는 일련의 연결된 행위들의 고리이다. 이러한 소비사슬은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총체적인 경험이 근간을 이룬다. 고객 중심으로 소비사슬을 보다 스마트하게 재구성한다면 제품이나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
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각 개별 사슬을 창의적으로 개선 및 재구성하여 고객의 총체적인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더 낫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 C : Collaborator - 외부 협력자들을 찾아 적극활용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메가 히트를 위한 핵심 포인트라고 누구나 얘기한다. 그러나 정작 부족한 디자인 역량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기업들은 흔치 않다. 문제는 내부적으로만 해결하려는 경향이다. 내부에 부족한 역량을 쥐어 짜는 방식으로 개선은 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수준을 높이기엔 한계가 있다. 왜 외부의 협력자들이 중요한가? 삼성은 이미 10여 년 전 디자인이 중요함을 깨닫고 이류 가전업체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인 이데오(IDEO)사에 자사의 디자이너들을 3년동안이나 합숙 시키면서 TV에서 컴퓨터에 이르는 27개의 신 제품들을 개발하였다. 오늘날 삼성의 디자인 역량은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축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류기업인 마쯔시타도 자사의 디자이너들을 해외 유명 디자인 업체에 파견해 함께 제품을 개발하면서 지속적으로 최고의 디자인 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자사의 부족한 역량을 면밀히 고찰하고 최고의 협력자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강하려는 노력 없이는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 T : T-Shaped People - T자형 상품기획 역량 확보
T자형 인간은 자기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고객과 공감하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생산적인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창의적 인간’이야말로 메가 히트 제품 개발에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자사의 상품기획 인력들이 이런 T자형 인력들인지 살펴보자. 혹시 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은 뛰어나지만 문화나 트랜디한 사회현상에 무감각한 엔지니어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창조적인 실패나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발견에 전념하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전례나 선례, 관례 같은 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들인지 분간해야 한다. 후자들 일수록 인화단결이나 협동심을 무엇보다 중시하며, 헌신을 통한 도전과 모험을 극도로 자제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사람들이 많은 환경에서는 메가 히트는 요원하다고 볼 수 있다.
T자형 인간이라는 개념을 현장에 적용해 성공을 거둔 기업들은 GE
와 도요다 같은 일류 기업들이다. 특히 도요다는 회사명의 첫 영문 ‘T’를 따서 프로를 지향하는 ‘T자형 인재’육성에 힘썼고, 이들이 도요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다.
● I : Integrator - 조직간 장벽 극복을 위한 마케팅 부서의 통합자 역할 필요
좋은 컨셉이 도출되었다고 해도 사업부간은 물론이고 다른 기능 조직들과의 장벽(Silo)이 형성되어 있으면 R&D, 개발, 마케팅 등의 자원이 효과적으로 투자되지 못해서 결국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 때 소니도 이런 문제가 성장 정체의 주된 원인임을 직시하고 사업부와 기능조직간의 협업을 강화하는 형태로 조직을 개편하였다. 예컨대 ‘플레이스테이션3’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홈일렉트로닉스 그룹이 소프트웨어 및 디스크와 광 픽업, 그리고 반도체 그룹이 핵심 칩을 개발하는 등 세 개 그룹의 효과적인 합작으로 성공적인 출시를 일구어 내었다.
내부의 마케팅, 세일즈, 개발의 기능조직들과 사업부의 의사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주도의 기획 조정 작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이 소극적인 역할 수행에서 벗어나 사업부와 여타 기능부서들을 설득하고 일관성을 이끌어 내는 내부 마케팅(Internal Marketing)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 O : On-going Efforts - 최고 경영진의 지속적인 노력/지원
새로운 시도들은 선례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항상 위험해 보인다. 현재 눈에 보이는 가장 매력적인 시장은 이미 존재하는 시장과 제품들이기 때문에 기존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기준으로 혁신적인 기회들을 평가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도태될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메가히트 제품이 기존 사업의 시각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개발되도록 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몇 차례 실패하더라도 혹은 단기적인 경영실적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고경영자는 지속적으로 메가히트 개발을 위한 새로운 시도에 과감하게 자원을 배분해야한다. 메가 히트의 필요성을 실감하
고 조직 내에 뿌리 박힌 관성에 의해 창조적인 개발 노력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드라이브하는 일이야 말로 CEO가 집중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나이키의 필 나이트 회장은 우리가 파는 것은 신발이 아니라 승리라고 말한다. 나이키가 이런 화두를 채택했기 때문에‘에어조던’이라는 메가 히트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MP3는 소형 가전제품이 아니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방향성을 제시했기 때문에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키는 창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
었던 것이다. 애플에 앞서 MP3플레이어 시장에 먼저 뛰어든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들이 제품의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 N : Nomadic - 과거 성패에 연연하지 않는 개방적 조직 역량
크건 작던 창조적인 작업을 방해하고 변화를 막는 것 가운데, 가장 무서운 적이 바로 좋았던 과거에 대한 집착이다.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면 시야가 좁아진다. 기존 제품의 연장선에 머문다면 메가히트는 요원해 진다. 세계 최고의 금형 회사인 오카노 공업은 아무리 멋진 상품이라도 절대로 3년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고 한다. 3년이 지나면 이미 경쟁사들에게 뺏길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빼앗겨 출혈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항상 세계 최초, 1위 라는 수식어가 붙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 회사는 직원 1인당 10억원 이상의 매출
을 올리고 있다. 한계를 두지 않고 세계 유수 대기업은 물론이고 NASA, 미 국방성에서 고민하는 각종 고난도의 제품들에 도전하고 해
결해 낸다. 몇 해전엔 모기의 입보다 가는 주사바늘을 개발해 내어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패배주의 극복해야
자신감과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뇌가 축소되면서 기억력, 학습능력 같은 뇌기능도 저하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마도 우린 할 수 없을 거야”,“ 경쟁 기업들도 못할 땐 다 이유가 있어”라고 하는 자신감이 결여된 조직은 아무리 좋은 인력과 재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없다. 즉, 무엇을 잃는 게 정상이라고 늘 생각하다 보면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절대 하지 않게 된
다는 것이다. 히트상품이 많은 시대에선 웬만한 히트상품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IT업계는 불과 1년 후에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했기 때문에 히트 상품 개발을 위한 기업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강한 바램이 기적을 일으킨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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