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유비쿼터스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PC에서 일반 디지털 기기까지 확대되고 이를 지원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기 간 상호연결성이 주목받고 있다. 기기 간 상호연결성의 동향과 의미, 그리고 전자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살펴본다.
iPod에서 듣던 음악을 휴대폰, PMP (Portable Multimedia Player)나 카오디오에서도 그대로 들을 수 있다. TV로 보던 영화를 다운받아 내비게이션에서 감상하기도 한다. 디지털 액자에 가까이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핸드폰 안의 사진이 액자로 옮겨진다. 이처럼 각종 기기가 직접 연결되어 제어되고 정보를 공유하며 활용하는 것을 상호연결성이라 한다.
상호연결성은 1980년대 초 가사, 전기, 에너지, 조명기기 등을 제어하는 홈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아날로그 통신망의 한계, 통신 속도의 제약, 비용 문제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었고, 소비자들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 상호연결성이 제어를 넘어 기기 간 정보를 이동하고 공유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진화하고, 정보의 이동 및 공유가 강조되는 홈네트워크(Home Network)와 카 인포테인먼트(Car Infortainment)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상호연결성이 전자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왜 제품 간 연결이 주목 받고 있는가?
● 디지털 컨텐츠 확대
1990년대 중반부터 전개된 디지털 혁명을 통해 상호연결성은 ‘제어’를 넘어 ‘정보의 이동과 공유’로 본격적인 진화를 시작하였다. PC 사용이 증가하면서 컨텐츠가 디지털로 변환되기 시작하였고,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통신망이 확대되었으며, 이로 인해 PC 사용자 간의 정보 교환 활동도 활발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PC와 그 주변기기를 제외한 다른 미디어 기기는 쉽게 디지털 컨텐츠를 공유하지 못했다. PC, TV, 모바일 핸드셋, CD 플레이어 등 각 기기의 디지털화 속도가 서로 달랐고, 아날로그 형태로 저장된 컨텐츠가 PC에서 디지털화 되는 데는 복잡한 과정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각 기기의 저장 매체가 저장 방식과 물리적 형태에서 다르고, 비용이 높았던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되면서 음악, 영상 컨텐츠들이 빠르게 디지털화 되고 포맷이 통일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MP3 포맷이 등장하면서 음향 컨텐츠가 대부분 디지털화 되었다. 영상 컨텐츠 또한 MPEG2, DivX와 같은 효율적인 디지털 파일 포맷으로 빠르게 디지털화 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방송·통신 기업 등 컨텐츠 가치사슬 상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디지털 컨텐츠 확산을 주도하면서 컨텐츠의 저장, 변환, 이동을 위한 상호연결성 니즈가 급증하고 있다.
● 대용량, 저가격 디지털 저장 매체 출현
저장 매체 기술의 혁신적인 개선도 상호연결성 트렌드 확대의 한 축이다. 카메라나 캠코더와 같이 사람의 ‘눈’이나 ‘귀’에 해당하는 입력매체(Input)로부터 TV, 오디오, 프린터 등의 표현매체(Output)까지 저장 기기나 유무선 통신 기술을 사용하여 각종 전자기기의 데이터 연결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디지털 시대 초기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당시 보편적으로 사용된 디지털 저장기기인 CD나 통신기술인 IrDA(Infrared Data Association, 적외선 무선통신)는 용량도 낮고, 과정이 복잡하며, 속도도 느렸다. 그 결과, 기기 간 상호연결은 사용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이동성’과 같은 이점을 어필할 수 있는 소형 디지털 미디어 가전에서만 제한적으로 도입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저용량, 느린 속도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동식 저장장치(RS3: Removable solid-state storage)의 저비용, 고용량, 고속화, 소형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데이터 공유 및 전달이 혁신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08에서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32GB SDHC(Secure Digital High Capacity) 메모리 카드 프로토 타입을 선보였다. 32GB 플래시 카드(Flash card)는 현재 고용량으로 인식되는 DVD영화(4.7G)를 6편 이상, 8,000곡에 가까운 MP3 음악파일을 저장할 수 있고, 차세대 기술인 Blu-ray나 HD DVD에 버금가는 고용량이다. 이처럼 디지털 저장매체의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소비자들은 고용량 디지털 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음을 주목하게 되었다.
● 컨텐츠 라이프 사이클에서 소비자의 역할 확대
고객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도 상호연결성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과거 컨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던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창조, 가공, 공유하는 능동적인 웹 2.0 소비자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모바일 핸드셋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그 기기를 활용해 ‘UCC(User Created Contents)’로 대표되는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나아가 소비자들에게서는 웹 2.0, TV 2.0 과 같이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자신이 제작한 컨텐츠를 유통시키고자 하는 니즈도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컨텐츠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서 소비자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개인이 소유한 다양한 기기 간 정보 공유를 위한 상호연결성 확대 니즈는 기기 간 연결이 전자 시장의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로 떠오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CES 2008에서 확인되는 상호연결 트렌드
● 이동식 저장장치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연결
현재 기기 간 상호연결성의 확보는 이동식 저장장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전자기업들은 ‘종합전자기업’의 명성에 걸맞게 수년 전부터 하드웨어 호환성을 갖춘 제품 포트폴리오와 이를 연결하는 이동식 저장장치를 제시하면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소니는 수년 전부터 자사 표준 이동식 저장장치인 메모리 스틱을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TV, 디지털 카메라, 모바일 핸드폰, 뮤직 플레이어, 손목시계, 게임 콘솔 등 다양한 홈네트워크 제품들에 채용하고 있다. 나아가 GM과 제휴하여 자사 메모리 스틱을 자동차 내부 시스템으로 장착시키기도 하였다.
CES 2008에서 파나소닉 역시 자사 표준인 SDHC(Secure Digital High Capacity) 메모리 카드와 이를 채용한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TV, DVD 플레이어 등의 전자기기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는 전자기기에 이동식 저장장치를 채용하여 기기 간 상호연결성을 높이면서 전자시장 내 자사 제품을 차별화하고, 나아가 홈네트워킹과 카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동시에 선점하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 다양한 디지털 포맷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연결
하드웨어적 호환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으로 디지털 정보의 호환성을 높이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CES 2008에서 Vcompress 소프트웨어 제작사는 한 컨텐츠를 Apple iPod, iPhone, AppleTV, PS3, PSP, Xbox 360, Blt-Ray Disc, HD-DVD 등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포맷을 전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출시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전의 디지털 제품과 신제품 간 데이터 호환성을 높인다는 점이 어필한 것이다. 또한 시장에서는 DVD 기기의 코덱(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Coder 와 디지털 신호를 다시 영상과 음성으로 바꿔주는 Decoder의 합성어, 데이터의 파일 크기를 줄이고 다시 원래상태로 복원하는 소프트웨어)을 업데이트함으로써 지원 포맷을 확장시켜 기기 간 디지털 컨텐츠 공유를 더욱 용이하게 하고 있는 새로운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기기 간 상호연결성 노력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Full HD급 초고화질 영상을 지원하는 기기가 세계 가전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고, 세계적인 영화사들도 Blu-ray나 HD DVD급 컨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통신 업체들도 광대역 무선통신, 전력선 통신(PLC), 광케이블(FTTH)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일반 소비자도 모바일 핸드셋, PMP 등을 이용한 각종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관심이 높다. 상호연결성은 빠르게 성장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함께 전자산업 전반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연결 트렌드의 향후 방향은?
● 무선보다는 이동식 저장매체가 당분간 시장을 주도
장기적으로 상호연결의 주도권은 무선기술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의 한계, 비용 대비 효율성 문제 등으로 당분간은 이동식 저장 매체가 상호연결성의 중심 기술이 될 것이다. 즉 이동식 저장장치가 현재와 미래 무선기술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이동식 저장장치로는 플래시 카드와 USB 메모리(USB flash drive) 등이 있다. 이동식 저장장치는 무선기술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도 고용량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저장하여 이동시킨다는 이점을 제공한다. 그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용량을 애프터 마켓에서 손쉽게 구입하여 기기의 교체 없이도 기능과 용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제공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대부분의 전자 제품들이 이동식 저장장치를 데이터 저장 및 이동 매체로 채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수년 내에 DVD 플레이어의 50%, TV의 75%까지 이동식 저장장치 슬롯을 채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동식 저장장치의 대표 상품인 플래시 카드는 연평균 약 6%~7% 성장하여 2010년까지 103억 달러, USB 메모리는 연평균 3% 성장하여 2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그림 1> 참조). 특히 2009년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추진하는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 카드(UFS: Universal Flash Storage) 표준화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이동식 저장장치를 통한 제품 간 기기 간 상호연결성 확보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필수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점차 기술, 비용 문제가 해결되면서 미래에는 무선 기술을 활용한 상호연결이 시장의 주류로 부상할 것이다. 현재 많은 기업이 무선기술을 통한 기기 간 상호연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80p HDTV 업계에서 파나소닉, NEC, 도시바, 소니 등의 가전회사는 와이어리스 HD 컨소시엄을 조직해 과거 케이블을 통한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나 디스플래이포트(Displayport)를 대체할 비압축 HD 무선전송기술인 WiHD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TV가 홈시어터, DVD 레코더, 캠코더 등과 다양한 주변기기와 무선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소니는 2008년 각 기기가 560Mbps의 속도로 고화질 동영상을 비롯한 각종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게 하는 근거리 무선기술 ‘트랜스퍼젯(TransferJet)’을 개발하여 사진, 동영상, 음악 파일 등을 TV, 모바일 핸드셋, MP3 플레이어 등에서 공유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휴대폰 진영에서 채택하는 기술표준에 주목해야
그렇다면 현재 병존하는 기술 중 어떤 기술이 향후 기기 간 상호연결의 표준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인가? 여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휴대폰 진영이 채택하는 상호연결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 핸드셋은 상호연결성을 위해 요구되는 유무선 연결성, 휴대성, 자료저장/이동 능력, 비디오 인코딩 능력, MP3, JPEG 디코딩 능력 등이 우수하다. 특히 상호연결성의 경쟁 기기인 디지털 셋탑박스, DVD 레코더, TV, 게임 콘솔, PC, 모바일 핸드셋, ASSP(Application-Specific Standard Products, 특정용도 표준 제품) 등에 비해 모든 부문에서 우월하다(<표> 참조). 더욱이 모바일 핸드셋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고, 휴대성과 이동성이 뛰어나며, 이미 잘 구축된 무선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무선 텍스트, 음성 및 영상 데이터 송수신, 이동식 저장장치를 이용한 데이터 저장 및 전송, 그리고 무선 리모트 컨트롤이라는 상호연결성의 기본적 역할까지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점도 타 기기와 차별화된 강점이다.
실제로 고객들은 이미 모바일 핸드셋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제작하고 블루투스 등의 무선통신기술로 타 기기와 연결하여 컨텐츠를 공유하기 시작하고 있다. 가트너 그룹은 2010년까지 모바일 핸드셋의 70%이상이 블루투스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하였고, 향후 통신뿐만 아니라 홈네트워크의 제어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전자기업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상호연결성이 전자산업 내 새로운 경쟁우위 창출 요인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전자기업들은 어떤 부분들을 점검해 보아야 할까?
단기적으로는 이동식 저장장치를 이용한 솔루션 라인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무선기술이 기기 간 상호연결성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동식 저장장치가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으로는 외장 하드나 Blu-ray 등의 기존 고용량 미디어 저장매체도 이동식 저장장치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국내 전자기업은 무선기술에 대한 R&D를 지속하면서 이동식 저장장치를 통한 각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마케팅 전략도 단품 위주의 개별적 활동뿐 아니라 상호연결이 가능한 제품 포트폴리오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전략적 컨소시움이나 제휴 등 표준화를 위한 네트워크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홈네트워크나 카 인포테인먼트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자기업뿐 아니라 조명, 에너지, 보안, 자동차 등의 타 산업의 플레이어와도 제휴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기술을 제공하는 방법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타 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산업 간 기술표준화 노력은 다시 전자산업에서 자사 기술을 표준화하는 경우 힘을 실어주는 긍정적인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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