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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LGERI의 미래생각(3) 2020년 글로벌 고령시대의 빛과 그림자'

LG Business Insight의 2010년 연중 기획 'LGERI의 미래생각' 에서는 향후 약 10년 동안 펼쳐질 세계경제와 글로벌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보고 그 의미와 각 경제주체들의 대응방향을 생각해 보고 있다. ‘미래생각’ 연재의 3회인 이번 글에서는 고령화의 글로벌한 추세를 각종 데이터를 통해 짚어 보고, 글로벌 고령시대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제사회적 현상들과 그 숨은 의미를 살펴본다.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고령화 트렌드가 진행되면서 이미 전지구적으로 여러 가지 역동적인 변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고령화가 지금보다 훨씬 더 진전되어 있을 2020년에는 개인들의 생각(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시장과 산업의 지형도, 그리고 정부의 정책운용 환경도 오늘날과는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지금의 생각이나 대응방식으로는 쉽사리 극복하기 어려운 다양한 이슈들이 개인들의 일상생활이나 기업활동, 정부정책 전반에 다수 부상할 것이다. 2020년 글로벌 고령시대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해 본다. 다음 회(LGBI 1081호, 2월 24일자)에는 '미래 녹색사회를 향한 대장정' 이 게재될 예정이다. 
  
  
1. 글로벌 고령시대의 개막 
  
 
역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지구촌 인구의 고령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저출산 현상과 사망률의 하락(기대수명의 연장)이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고착되면서 고령인구의 규모와 전체 인구대비 비중 측면에서 본 지구전체의 인구구성이 빠르게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는 1990년대 말부터 이미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큰 사회경제적 이슈가 되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고령화 흐름은 비단 선진국뿐만 아니라 후발개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류학적인 대재앙(fiasco)으로까지 일컬어지는 고령화 흐름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그 종착점은 어디인지를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채 지구촌 인류는 미지의 세상으로 돌진하고 있는 형국이다.  
 
몇가지 데이터를 통해 글로벌 고령화의 최근 흐름을 살펴보자. UN 인구국(Population Division)의 최신 예측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전세계의 60세 이상 고령자의 숫자는 7억5천9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1억5천만명 정도 늘어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2억8천만명이 늘어나 총 10억3천만명이 고령자 그룹을 형성할 전망이다. 지난 1990년의 60세 이상 고령자 수 4억 8천만명과 비교하면 규모 상으로 두 배 이상 많은 수치이다.  
 
전세계 인구에서 60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져 지난 2000년 9.9%에서 2010년 11%, 그리고 2020년이면 13.4%에 달하게 된다. 인구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고령자 증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자의 비중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한 세대 이상 먼 미래의 일이기는 하지만, 2050년에는 이 비율이 21.9%로 치솟으면서 지구상에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사람 중 한명이 60세 이상의 고령자로 분류될 전망이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북미, 호주 등 대양주와 일본을 포괄하는 선진지역(more developed regions)의 경우에는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60세 이상 인구의 비중은 2020년 25.5%, 2050년 32.6%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데, 이는 10년 후면 선진지역의 전체 인구 네 명 가운데 한명이, 그리고 이번 세기의 중반이면 세 명 중 한명이 고령자로 채워진다는 것이다.  
 
고령자의 증가로 인한 인구구성의 왜곡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선진지역의 경우 지난 1998년에 이미 60세 이상 고령자의 숫자와 15세 미만 유소년의 숫자가 역전되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2010년 현재 선진지역의 유소년 인구규모는 2억 4백만명 정도로 고령자에 비해 약 6천5백만명이 적은 데, 향후에도 고령자 규모가 계속 커지고 유소년 인구규모가 줄어들면서 2020년에는 고령자 1.5명당 유소년 한 명, 그리고 2050년에는 고령자 두 명에 유소년 한명 꼴로 고령자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질 전망이다.  
 
선진국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많은 개도국(less developed regions)들 역시 출산율의 보편적인 하락과 사망률의 지속적인 저하로 인한 인구고령화 문제에 봉착해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을 포함하는 개도국들의 고령 인구 규모는 2010년 현재 4억8천백만명(전체 인구대비 8.6%)으로 규모에 있어서는 이미 선진지역을 2억명 이상 앞서고 있다. 이 수치는 2020년이면 선진권의 2배 수준인 약 7억명(인구대비 11%)으로 늘어난다. 전세계 60세 이상 고령자의 절대다수인 70%가량이 개도국들에 포진하는 것이다.  
 
인구대비 비중 면에서도 아직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그 격차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 2050년에는 개도국이나 저개발국 인구 다섯명 중 한명이 고령자로 분류될 전망이다(선진권에서는 세명 중 한명). 한편 개도국 가운데 우리나라와 더불어 이례적으로 빠른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경우 2020년 60세 이상 고령자의 숫자가 전체인구의 16.3%인 3억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지역 국가들의 전체 고령자 규모(3억2천만명)나 인구대비 비중(25.5%)에 비추어 보면 중국의 고령화 추세가 결코 만만찮은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령화의 진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의 향후 추이도 주목할 대상이다. 기대수명의 지속적인 증가로 80세 이상 연령대에 이를 경우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고령자 대접을 받는 시대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현재 80세 이상 초고령자는 전세계적으로 1억5백만명에 달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이 수치가 1억4천만명으로 늘어나 향후 10년 동안 약 30%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80세 이상 초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지난 수십년동안 고령화 추세가 진행되면서 왔던 선진지역의 경우 초고령자의 점유율이 2010년 현재 이미 19.8%에 달하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다섯명 중 한명은 80세 이상의 초고령자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되어 초고령자의 점유율이 2020년에는 20.3%, 그리고 2050년에는 29.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고령 시대의 성장 방정식 
  
 
멀게는 18세기 후반 <인구론(1798)>을 쓴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토머스 멜서스에서 부터, 가깝게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인구억제정책을 수행한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정책담당자들에 이르기까지, ‘인구폭탄’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의식주 및 환경파괴를 초래하는 잠재적인 공포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후 인구폭발에 대한 두려움은 인구의 정체 또는 감소 문제로, 그리고 저출산 고령화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한 차원의 인구구조 불균형 문제로 급전환되었다. 이와 함께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 유소년에서 청장년으로 그리고 노년으로 이어지는 연령대별 인구분포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전제로 구축되고 시행되어 온 각종 경제사회제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작업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세계인구의 고령화는 과거 유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세가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잘 대응하는 길인지를 참고할 역사적 사례가 없다. 특히 최근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추세에 있는 후발개도국들은 고령화에 적응할 시간이나 경제력 측면에서의 충격 완화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자국 내부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많은 저개발국들의 경우 고령화 추세의 본격화는 아직도 다소 먼 미래에나 나타날 일이 될 수 있겠지만, 인구 규모면에서나 경제력 면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같은 나라의 빠른 고령화 추세는 글로벌 사회에 미칠 파장이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일반적으로 고령화는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일을 덜하고 저축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데, 이는 경제 내부에 가용한 노동력과 자본이 좀 더 적어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른 요소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고령자 집단의 규모가 큰 나라는 근로연령대(15~59세)의 인구비중이 높은 나라에 비해 더 느린 경제성장을 경험할 개연성이 크고, 전세계적으로도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될 다음 수십년 동안에는 과거보다 성장추세가 한층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인구와 경제성장 사이의 인과관계를 연구한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난 1960년대 이후 1990년대까지 동아시아 국가들이 보여준 주목할 만한 경제적 성과의 1/3 정도는 젊은 노동인구가 빠르게 증가했던 이 지역의 인구 보너스에 기인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반면 인구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 2007년 세계은행(World Bank)이 제시한 보고서는 향후 예상되는 출산율의 저하가 유소년 부양비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것이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인구전체의 노동참가율을 끌어 올려 고령자 비율의 증가로 인한 마이너스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세계 97개국 의 1960~2000년 소득 데이터와 2000~2040년 인구예측 데이터를 사용해 실시한 모의실험(simulation) 결과를 바탕으로, 고령화가 세계경제 전체의 평균적인 성장 흐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과거 40년 동안의 실제 1인당 소득증가율과 2000년 이후 40년 동안의 노동력 증가율 예측치를 사용한 가상의 1인당 소득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양자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노동공급이나 저축 등과 같은 사람들의 행동의 변화와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배제한 상태에서 나온 이런 결론은, 향후 개인의 가치관과 행동 변화, 그리고 정부정책의 변화 여지에 따라 글로벌 차원의 고령화가  개별국가와 세계경제 전체의 성장 추세에 미칠 영향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3. 경제사회 시스템의 재구성  
  
 
이런 맥락에서 글로벌 고령화 흐름이 정점을 향해 치달을 향후 10년 동안, 개인들의 더 많은 노동참여와 저축을 이끌어내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으로 활동적인 15~59세 인구, 즉 국가재정, 의료보험, 연금 등의 잠재적 기여자는 점점 줄어들고 수혜자는 더 많아지는 상황이 더이상 지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직업정년의 연장, 은퇴를 앞둔 장년층 및 은퇴 고령자에 대한 교육 및 직업훈련과 고령친화적인 일자리 창출, 연금과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손질이 후발개도국들 사이에서도 활발하게 논의될 것이다.  
 
비단 성장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국가재정, 특히 연금 및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재정의 전체적인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래에는 고령자들이 과거의 고령자들에 비해 노동참여와 저축, 소비지출 등 경제활동 측면에서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도록 하고, 역으로 기존의 각종 복지혜택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반적인 사회경제 시스템이 교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한 강제적 은퇴 제도는 멀지 않은 장래에 많은 나라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인 정년에 앞서 조기 은퇴하는 경우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또한 임금피크제, 선택/유연 근무제와 같은 고용연장을 위한 현실적 장치들이 공공기관과 기업 등에서 더 많이 채택될 것이며, 금융면에서는 주택 역모기지처럼 고령자들의 중장기 재정플랜을 안정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들도 고안될 것이다.  
 
고령사회로의 전환에 필요한 시스템의 재정비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갈등과 타협, 그리고 경제적 비용 부담이 동반될 것이다. 특히 각종 세율, 연금·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급부, 일자리 등의 예민한 문제들을 둘러싸고 생겨날 수 있는 세대간, 집단간 이해의 충돌이 합리적 대화와 타협으로 조정되기 보다는 미봉책으로 덮히거나 더 불합리한 왜곡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고령시대에 요구되는 사회경제 시스템 전환이 지연되고, 그만큼 사회구성원들이 치러야할 총체적 비용도 늘어나 국가전체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고령화로 인한 제반 비용이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적절하게 분산 흡수되면서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혁신과 재도약의 에너지로 승화되지 못한다면,  고령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이 국가쇠락의 결정적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적 리더십의 재건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다음 10년내에 일본 등 일부 선진국들에서는 그러한 조짐이 점점 더 뚜렷해 질 것이다. 최근 남다른 고령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조속한 시일내에 적절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이런 흐름에서 특별한 예외로 남기는 어려울 것이다.  
  
 
4. 글로벌 고령시대의 빛과 그림자 
  
 
고령화 흐름이 지금보다 훨씬 더 진전된 모습을 보일 2020년 미래 세상은 사회적으로도 지금과는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우선 사회 전체의 활력이나 역동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새로운 생각이나 유행에 반응하기 보다는 기존의 틀을 지키고 가꾸는 보수 성향이 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와 기업은 물론 학교, 각종 사회단체, 노동조합 등 각종 조직을 이끌어가는 핵심 구성원들의 평균적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사회 전반의 혁신 역량, 리스크 감수(risk taking) 태도 등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약화될 소지가 있다. 교육, 환경 등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기존 사회경제 질서에 변동을 야기하는 시스템적인 변화는 좀처럼 이루어내기 어려운 사회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의 긍정적 측면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수의 고령자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은퇴 이전과 다름없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조직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령자들이 다음 세대에게 지식이나 직업적 경험을 전수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원봉사를 통해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2020년 고령화된 글로벌 세상의 풍경은 지금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경제의 양적인 성장세는 크게 꺾이고, 사회의 극적인 변화는 매우 드문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고령자들이 많은 사회는 질적으로 더 풍요롭고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육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고 의미있는 노후를 보내기 위한 노력들이 고령자들 사이에서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특히 웹(Web)의 활성화는 오늘날의 고령자들이 다른  사회구성원들과 연결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또래집단(cohort)과도 단절되었던 과거의 고령자과는 달리, 웹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존재로서 의미와 행동수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된 21세기의 많은 고령자들은 자원봉사, 학술 및 예술, 스포츠, 포트폴리오투자, 정당정치 등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공간을 넓혀 나가게 될 것이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회에서 고령자는 취약한 건강이나 재정상태 등으로 인해 가족이나 국가 사회에 의해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어 왔고 지금까지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성장을 통한 빈곤탈출과 소득증가가 지상과제였던 과거의 많은 선진국들, 그리고 지금의 개도국 사회는 경제적 효율이라는 기준, 좀 더 구체적으로 부가가치의 창출 능력을 사람의 가치를 재단하는 주된 잣대로 삼아 온 것이 사실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이라고 해도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에 고령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 세상에서는 고령자의 입지가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인구규모(투표권)나 보유자산, 제반 지식과 경험 등에서 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고령자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베이비부머(1946~64년 출생)는 7천 6백만명에 달한다. 자국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럽과 일본, 한국 등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도 본격적으로 고령자 대열에 진입하면서 고령시대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 베이비 붐 세대는 고령자가 더 이상 국가사회의 부담스러운 짐이 아니라, 나름의 확고한 정체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인류역사상 최초의 세대가 될 것이다.  
  
 
5. 글로벌 고령시대의 기업 비즈니스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 관점에서 고령시대의 개막은 기회와 위험을 내포한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과 소비의 토대가 되는 인구구조에 나타나는 근본적이고 심대한 변화의 흐름에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고령화 흐름에서 새로운 기회를 읽어 내는 기업은 성장과 번영의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의 경우 선진국과 개도국의 인구 고령화 흐름에 나타나는 온도 차이를 잘 이해하고 지역에 맞게 정확하게 대응하는 일이 긴요하다.  
 
먼저 인력의 고령화는 기업전체의 비용대비 효율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고령인력 비중이 커질 경우 인력의 잦은 유출입이 줄어들고 숙련도와 로열티가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생산성 하락과 임금 및 복지·교육훈련 등 제반 노동비용 증가에 따른 마이너스 효과를 상쇄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연령대에 따른 적절한 역할 배분과 동기부여 강화로 고령자와 청장년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일,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사업혁신을 통해 기업의 총체적인 부가가치 창출 능력을 확장해 나가는 일이 해답이 될 것이다.  
 
미래 글로벌 시장의 핵심 소비주체가 될 고령소비자들을 바라보는 기업의 인식에도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음 10년 동안 건강, 여행, 자산관리, 보안, 가사대행 등 고령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다수 열릴 것이다. 고령자 친화적인 서비스 시장은 비단 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 등 후발개도국의 경우에도 조만간 충분히 의미있는 규모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물론, 가전, 자동차 등 내구재 부문에서도 기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들의 육체적, 정서적 특성과 니즈를 잘 반영한 제품 컨셉과 디자인 등을 제시할 능력을 갖춘 기업에게 글로벌 고령화는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기업들이 고령소비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고령화 트렌드와 더불어 그 속에 숨어 있는 작지만 의미있는 여러 갈래의 흐름을 잘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향후 80세 이상 초고령자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고령의 여성들이 고령 남성들의 숫자를 압도하고, 이들은 남성들에 비해 보유자산이나 결혼상태, 취업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으며 전세계 고령자들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많은 고령자들이 자녀들과 떨어져 살고 있지만,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미국 등 선진국에서 자녀와 동거하는 고령자가 늘어나고, 대가족 형태가 다시 부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개인 미디어를 통한 사회적 연결활동과 교류에 능숙한 ‘똑똑한’ 고령자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고령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특성과 니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해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은 고령화를 둘러싼 크고 작은 흐름의 진행 방향과 속도, 의미 등을 파악하는 데 지금보다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전반적인 경영활동을 바라보는 고령자들의 시각이 어떤 지를 세심하게 살피고 이들의 생각을 경영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일도 중요하다. 고령자 집단과의 쌍방향 소통 경로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도 좋은 접근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고령자들이 2020년 미래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변화의 핵심세력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을 바라보는 기업내부의 시선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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