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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한국인의 여가(餘暇)가 변하고 있다'

주 5일제 시행으로 한국인들에게 여가 활용의 기회가 많아졌다. 한국인들은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여가 선용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을까? 한국인들의 여가 의식과 활동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짚어본다. 
  
한국 기업에 주 40시간 근로제(일명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6년이 흘렀다. 현재 종업원 20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산 적용되고 있다. 주 40시간 근로제는 OECD 국가 중 최장의 노동 시간을 자랑하던 한국인들의 삶 다방면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 중 하나가 여가 생활의 양적, 질적 향상이었다. 노동 중심적인 삶을 살아 온 한국인에게 기대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여가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종합하면, 여가는 일이나 그 밖의 의무적인 활동에서 벗어나서 그 자체로 기쁨과 만족감을 얻기 위해 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수면, 식사 등의 필수 활동과 일, 가사 등의 의무 활동이 ‘해야 하기 때문에(Have to)’ 하는 활동인 반면, 여가 활동은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서(Want to)’ 하는 활동이다. 대표적인 여가 활동으로는 스포츠, 사교 활동, TV/영화 시청, 자원 봉사 활동, 종교 활동 등이 있다.  
 
여가는 의무적인 삶에서 오는 긴장을 해소하거나 공허감에서 벗어나게 해 정신적, 육체적인 균형을 유지시켜 줄 수 있다. 그리고 여가 생활에서의 성취를 통해 자존감이 향상될 수 있으며,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집단 여가를 통해 집단 내 문화와 가치를 학습하고 소속감을 키울 수 있다. 여가의 이러한 긍정적인 기능 때문에 삶의 질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GPI(Genuine Progress Indicator)에 여가 생활과 관련된 항목들이 포함된다.  
 
주 40시간 근로제 도입 이후 한국인들은 더 많아진 여가 기회로 인해 삶의 질이 향상되었을까? 한국인의 여가 생활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를 여가 의식과 여가 활동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서 살펴보자.  
  
여가 의식의 변화 : 다운시프트 삶 희망 
 
한국인에게 여가는 그리 익숙한 개념은 아니다. 산업화 시기에 빠른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만 바라보며 노동만이 의미 있는 활동이고, 여가는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치부하거나, 노동으로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는 소극적 활동으로만 여겼다. 일을 위해서라면 여가와 같은 개인의 삶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노동 중심적인 삶을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주 40시간 근로제와 같은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면서 여가에 대한 의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2010년 스탠다드차타드가 서울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3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이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46.1%가 ‘현재보다 연봉이 낮아도 휴가일수가 더 많고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이직할 마음이 있다’고 응답했다. 소득과 사회적 지위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선택하는 다운시프트(Downshift) 삶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의식 변화에는 신세대의 노동 시장 진입과 몇몇 사회·경제적인 이슈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명 Y세대라고 불리는 신세대들은 일과 여가의 균형을 바탕으로 한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성장했고, 일찍부터 해외 여행을 통해 선진국의 생활 방식을 접해 온 까닭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1년에 한번은 해외 여행을 다녀오고, 매년 다녀온 여행의 흔적을 이력서만큼이나 소중하게 관리하는 세대들이다. 여가에 대한 기존 세대들의 의식 변화는 몇 차례의 경제 위기와 유명인의 자살 사건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위기로 인한 실직과 누구나 선망하던 유명인의 자살 앞에서 기존 세대들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노동 중심의 삶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삶의 의미와 보람을 노동뿐만 아니라 여가로부터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불었던 인문학 열풍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여가 활동의 변화 
 
한국인의 여가 의식은 분명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는 한국인의 여가 활동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여가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와 활력을 찾는 선진형 여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가? 주 5일제가 시행되기 전과 후에 한국인들의 여가 활동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를 알아본다.  
  
1. 여가 활동의 롱테일화 
 
여가 활동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여가 활동 별 시간과 지출액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나타난 경향을 종합하면, 여가 활동이 롱테일화 되고 있다. 즉, 기존에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TV 시청이나 교제 활동,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서적이나 문화 서비스가 여전히 여가 시간이나 지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활동으로 편중되는 경향이 점차 약화되고 다양한 활동으로 시간과 지출이 배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여가 활동의 머리와 꼬리 중 꼬리 부분이 두꺼워지고 있는 것이다.  
 
두꺼워지고 있는 꼬리 부분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을 살펴보자.  
 
우선, 즉각적이고 짧은 즐거움이 아닌 충만한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능동적인 여가 활동이 다소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 등의 집 밖 레져 활동과 여행에 투자하는 시간과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표 1> <표 2> 참조). 희망 여가 활동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변화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여행, 스포츠, 문화예술 관람, 자기계발과 같은 여가 활동을 늘리고, TV 시청이나 인터넷 검색 등의 활동은 줄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부유층들의 여가로 대변되던 고급 여가 활동들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로 골프의 경우 1년간 골프장에 가 본 사람의 비율이 2000년 1.1%에서 2009년 5.4%로 늘어났다. 서구식 여가였던 휴식형 스파도 가족 중심의 복합 리조트 시설들이 늘어나면서 대중화의 길로 들어섰다. 해외 여행의 경우 2000년 한 해 4.1%가 해외 관광을 했지만, 2009년에는 그 비율이 9.7%로 2배 이상 늘었다. 해외 관광 빈도 또한 1인당 1.28회에서 1.4회로 증가했다.  
 
여가 활동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여가 부문에서 전문성을 키우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여가나 취미 활동은 일과 다르게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사진, 스포츠, 그림, 악기 연주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시간과 노력, 금전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DSRL 카메라와 같이 전문가급 사진기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와 같이 여가 활동의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여가로 시작한 활동을 직업으로 갖게 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에 재미로 만화를 연재했다가 만화가라는 직업을 갖게 된 강풀 씨가 대표적인 예이다.  
  
2. 여가 활동의 유비쿼터스화 
 
어떤 여가 활동을 하는가의 관점에서 롱테일화가 진행되고 있다면, 여가 활동이 어떤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의 관점에서 유비쿼터스화가 진행되고 있다. 예전에는 출퇴근 시간은 이동을 위한 시간이므로 당연히 의무 시간으로 분류했다.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제는 출퇴근하면서 운동과 여유를 즐기기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이나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를 이용해 자기계발을 하거나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즉 필수/의무 시간과 공간에서 여가 성격의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여가 활동의 시공간 상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 곳곳에 여가적인 성격, 즉 자유로움, 해방감, 즐거움을 향유하고자 하는 한국인들의 니즈가 반영된 현상이다.  
 
여가가 의무/필수 시간의 영역을 넘보는 만큼 반대로 일이 여가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도 흔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훌륭한 통신 인프라와 휴대 기기의 발전 덕분에 퇴근 후 여가를 즐기던 시간에도 우리는 언제든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주일 하루 24시간 내내 일을 위한 대기 모드인 것이다.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고, 문서 편집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확산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의 풍자소설 ‘시간을 파는 남자’에서 주인공 TC는 ‘당신을 위한 완벽한 자유시간 5분’이라는 상품을 플라스크에 담아 $1.99에 판매한다. 다소 엉뚱한 이 상품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주 5일제로 여가 시간은 늘어났지만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한국인의 여가는 아직 과도기 단계 
 
이제까지 한국인의 여가 의식과 여가 활동 상의 변화를 살펴 보았다. 이를 종합해 보면 한국인의 여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노동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에서도 삶의 에너지와 의미를 찾으려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 이를 행동으로 옮겨 여가 활동에 진지한 태도로 몰입하고 능동적인 여가 활동을 하는 경향도 다소 나타나고 있다. 생활 곳곳에 여가적인 성격을 가미하려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TV 시청, 인터넷 검색 등과 같은 여가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의무감에서 완전히 벗어나 여유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OECD 2010년 통계연보에 실린 행복지수(Subjective well-being) 결과를 보자. OECD는 행복지수를 하루 동안 긍정적/부정적 경험을 한 사람의 비율로 측정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긍정적 경험 중 ‘흥미로운 것을 배우거나 했다(Learnt or did something interesting)’와 ‘즐거움(Enjoyment)’이라는 항목에서 30개 국가 중 각각 28위, 27위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경험 중 ‘지루함(Boredom)’과 ‘우울함(Depression)’에서는 3위이다(<그림> 참조). 일이나 여가에서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한국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여가에서 삶의 활력을 추구하려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으며 여가 관련 제도나 시설 등의 제반 여건들이 점차 갖춰져 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여가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에 여가적인 속성을 가미해 본다면… 
 
이와 같은 한국인의 여가 의식과 활동의 변화가 기업에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우선, 여가의 특성인 ‘휴식’ ‘즐거움’ ‘몰입’과 같은 쾌락적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단순히 해당 제품 카테고리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충실히 담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여가를 즐기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경험을 디자인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 원천이 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성공을 거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이 조합된 기계가 아닌, 언제 어디서나 소소한 즐거움과 몰입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문으로 다가갔기 때문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열망하는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고용의 주체로서의 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일과 여가 간 긍정적인 관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는 여가를 일과 배타적인 비생산적 활동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일과 여가가 상호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러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여가는 일에서 오는 신체적, 정신적 불균형을 다른 측면에서 회복시켜 삶의 균형을 찾아줌으로써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기업은 조직 구성원들이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여가 활동을 함으로써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일 자체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여가의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열심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올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조직 구성원들이 일을 여가처럼 즐긴다면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여가 활동이 즐거운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본인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으며, 해야 한다는 의무감 없이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일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일하는 방식에 여가적인 성격을 가미해 보는 것을 어떨까? 작은 영역에서라도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자유롭게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회의 문화를 조성한다든지, 직장 내 업무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휴식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그 예이다.  
  
한국인의 여가 생활은 아직 과도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가 의식의 변화와 제반 여건의 조성으로 향후 여가가 한국인의 삶에 중요하게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의 여가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가 소비자로서, 그리고 조직 구성원으로서 한국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향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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