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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유행어로 본 2010년 중국 소비 트렌드'

‘세계의 공장’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화려한 변신을 시작하고 있다. 최근 중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유행어가 바로 중국사회를 들여다 보는 창이자 소비시장의 코드를 읽을 수 있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새로운 트렌드를 나타내는 유행어들은 중국의 대도시 소비문화가 선진국의 소비트렌드와 상당히 동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중국경제의 최대 화두는 단연 ‘소비’였다. 연초에 개최된 전인대에서 얼마 전 막이 내린 제 17기 5중 전회까지 모두 ‘내수확대’를 키워드로 삼았다. 향후 5년간 중국경제의 가이드라인 격인 12차 5개년 규획도 역시 내수 중심의 성장방식 전환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내수시장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중국의 ‘세계시장’으로의 화려한 변신은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소비확대 의지와 지속적인 소득증대에 힘입어 소비재판매액이 매년 15% 이상 증가하는 등 내수규모의 팽창세가 두드러지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LCD TV 소비국 등 다양한 세계기록까지 줄줄이 세워졌다. 명품 사냥에 나서는 중국인 관광객, 중국 대도시 백화점마다 넘쳐나는 인파 등만 봐도 중국인의 소비욕구와 뜨거운 소비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 내수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중국 전략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중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유행어가 바로 중국사회를 들여다 보는 창이자 소비시장의 코드를 읽을 수 있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특히 유행어는 새로이 대두되는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지름길이며, 중국 소비시장 변화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매년 중국 각 기관이 발표하는 유행어가 수없이 많지만 주로 소비형태와 연관되는 유행어를 중심으로 중국 소비환경과 트렌드를 살펴본다.  
  
 
웨이보(微博)시대 : 정보화가 가져온 소통의 소비시대   
  
 
요즘 중국 네티즌 사이에 ‘오늘 당신 목도리 짰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목도리(圍脖)’의 발음이 마이크로 블로그를 뜻하는 ‘웨이보(微博)’와 비슷하기 때문에 ‘블로그를 했나’와 같은 의미이다. 트위터가 금지된 중국에서는 (편법적으로 접속 가능) 최대 포탈사이트 SINA(新浪)가 제공하는 ‘웨이보’ 서비스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140개 이하의 단문을 실시간 올릴 수 있고, 다른 회원을 팔로우(follow)할 수 있는 이 ‘중국판 ‘트위터’가 2009년 8월에 개설된 이래 사용자가 이미 7천만 명을 넘어섰고, 내년에 1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그림 1> 참조). 올 하반기부터 매달 평균 1천만 명이 새로 가입하고, 초당 40여 개의 단문이 생겨날 정도로 전파 속도도 엄청나다. 40% 이상의 회원이 휴대폰을 통해 사이트를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웨이보’가 이미 일반인의 생활에 많이 침투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인기 배우 자오웨이(趙薇)의 팔로우어가 400만 명을 넘었고, 그녀가 한 마디를 올릴 때마다 수천 개씩 댓글이 달린다.  
 
이러한 정보화 인프라의 확산이 중국의 소비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정보의 전파와 획득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상세한 정보는 물론 사용자들의 평가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이제 옥석이 너무나 투명하게 들어나 숨길 수가 없다. 중국에서 자신이 구매한 상품 리스트부터 상품에 대한 평가와 사진까지 모두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 사람을 ‘싸이크(晒客)’라고 부른다. ‘햇볕을 쬔다’를 의미하는 ‘晒’자가 여기서는 정보를 드러내게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어떤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웨이보’ 검색을 통해 최신 가격정보와 평가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운이 좋으면 해당 업체의 ‘웨이보’에서 할인쿠폰을 다운 받을 수 있거나 무료체험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난 할인을 좋아해 (我愛打折)’라는 웨이보에서 베이징 지역의 최신 할인상품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업들도 브랜드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웨이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동방항공은 ‘웨이보’를 통해 여승무원들이 세계각지에서 찍은 사진, 일반인들이 보기 힘든 비행기의 조종실, 기내식의 준비과정 등 승무원들의 일상을 공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고객과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해 고객들의 질문과 어려움을 신속히 해결해주고 있다. 상하이의 한 승객이 공항의 VIP룸에서의 커피메이커가 고장났다는 글을 웨이보에 올리자, 10분 후에 수리 담당자가 현장에 도착했다. 지난 8월 휴대폰을 비행기 안에 놓고 내린 후 웨이보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린 한 승객이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이미 다른 도시로 떠난 비행기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되찾게 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로부터 동방항공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자사호(紫沙壺)를 전문 판매한 로컬 업체인 ‘창호저(藏壺者)’도 ‘웨이보’로 고객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자사호에 관심을 가진 사람한테 중국의 차문화와 관련 지식을 알려주고, 고객을 친구로 삼아 자사호 수집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어디 가면 좋은 차를 구매할 수 있는지를 수시로 공유하는 게 고객유치의 비결이라고 한다.  
 
물론 탄생한지 1년 밖에 된지 않은 중국 ‘웨이보’의 사용자는 아직 20, 30대 젊은 층에 집중되고 있으며, 기업들이 웨이보에 대한 인지도와 활용도도 높지 않은 걸음마 수준에 있다. 그러나 빠른 확산속도를 볼 때 중국에서도 소비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지고, 사이버 영역의 마케팅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류배우 이다해가 중국에서 ‘웨이보’를 개설한 후 몇 달 만에 팔로우어가 32만 명을 돌파한 것을 감안할 때, 웨이보를 통한 한류 마케팅의 전망도 결코 어둡지 않아 보인다.  
  
 
성뉘(剩女)경제와 타(她)경제 : 소비시장 뒤흔들 여성 파워  
  
 
한국에서 골드미스가 있다면 중국에서는 ‘성뉘(剩女)’가 있다. 직역하면 배우자를 찾지 못해 ‘남은 여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스러운 여자’라는 뜻의 ‘성뉘(聖女)’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조건이 까다로워 남성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뉘앙스도 담겨 있다. 고학력, 고소득, 고직위, 이른바 ‘3고(高)’ 특징을 지니고 있는 이들 독신여성들은 대부분 자기성취욕이 높으며 자신에 대한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구매파워가 점차 커지면서 특정한 경제계층을 형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골드미스는 30대 이상인 미혼여성을 가리키는 반면, 중국에서의 커트라인은 28세이다. 
 
그렇다면 중국 ‘성뉘’들의 경제력이 과연 어느 정도일까? 올해 중국 충칭상보(重慶商報)가 내놓은 중국의 첫 번째 ‘성뉘 보고서’에 따르면 성뉘의 78%가 월소득이 4,000위안 이상으로 전국평균의 1.7배에 달했으며, 75%는 저축이 5만 위안(약 850만원) 이상이다. 성뉘의 83.6%는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16.4%가 여러 채 주택의 소유주로 밝혔다. 자가용을 갖고 있는 성뉘의 비중도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이 내륙도시 거주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충칭과 베이징의 소득격차가 2.1배), 연해대도시의 성뉘들의 구매력이 더욱 높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결혼적령기의 미혼여성이 1/3를 넘어서면서 이들을 겨냥하는 제품과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직 성뉘들의 경우 평균 소득의 82%를 자신을 위해 소비한다. 주요 소비제품은 의류 및 화장품, 여행상품, 디지털제품 순으로 조사되었는데, 특히 ‘신선도 유지를 위한 소비(保鮮消費)’가 성뉘시장의 키워드로 부상했다. 각종 노화방지 기능성 화장품, 피부관리 회원권 등은 시간을 되돌려준다는 광고를 내세워 청춘의 꼬리를 잡고 싶은 성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각종 온라인 결혼정보회사에 이어 다양한 유료 연애 강좌, 싱글을 위한 사교장소를 제공하는 회원제 클럽 등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 밖에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해 1인용 미니 가전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로컬 가전업체 HAIER의 2.8kg짜리 미니 세탁기가 최근 대표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타오바오(淘寶)의 베스트 셀러 리스트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에서 초콜릿 과자를 주고 받는 빼빼로데이인 11월11일은 중국에서 ‘싱글의 날(光棍節)’로 각종 미니가전 등 싱글 용품의 판촉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성뉘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여성이 전체 소비시장을 이끄는 주력계층으로 떠오르면서 ‘여성경제’를 뜻하는 ‘타(她)경제’란 유행어도 중국 신문지면에 오르내리고 있다. 먼저 중국여성은 한국여성에 비해 경제적인 독립성이 비교적 높다.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것은 대부분의 중국 도시 여성에게 생각조차도 해보지 못하는 딴 세상 얘기다. 중국여성의 취업률이 74%로 세계평균인 53%를 크게 웃돌고, 여성 취업인구가 사회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도시 여성들은 전체수입의 약 63%를 지출하는데 특히 여행, 디지털제품 등 자기자신을 위한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또한 약 78%의 중국여성은 ‘남편의 돈은 바로 내 돈이고, 내 돈도 내 돈이다’라는 관념을 가지고 가정의 재정 통제권을 쥐고 있는 한편, 브랜드와 디자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온라인 쇼핑에 열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예 여성전문 제품분야에 특화한 중국 로컬업체도 적지 않다. 2009년 설립된 여성전용 휴대폰 업체 DOOV(朶維)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휴대폰에 주력하고 있다. 여성들의 관심사인 미용/다이어트, 별자리 등 정보를 바로 검색할 수 있는 메뉴가 탑재되어 있고, 위험에 처할 때 버튼 하나만 누르면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이고 있다. 중국 전자제품 중의 ‘Chanel No.5’로 불리는 DOOV 휴대폰은 신제품 출시 몇 달 만에 수십만 대가 팔리는 등 매출액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디탄주(低炭族) : 녹색생활에 눈을 뜬 중국 소비자  
  
 
아침에 일어나 자전거로 출근하고, 점심 및 휴식시간에 컴퓨터 모니터를 꺼두며, 집에 있는 조명을 LED램프로 교체하는 이른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디탄주(低炭族)들이 중국 대도시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2010년의 새 화두가 되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09년말 코펜하겐 회의에서 GDP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의 40%까지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올 연초 전인대에서 ‘저탄소 경제’란 개념을 도입한 것이 배경이었다. 마오푸(猫扑), 도우반(豆瓣)등 인기 포탈사이트에서 ‘저탄 생활’ 관련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하루에 자신의 활동으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는지 계산할 수 있는 온라인 온실가스 배출 계산기도 관심을 끌고 있다. 투명화장을 하고 천연소재 의류를 착용하며 채식을 즐기는 자연주의적 여성을 의미하는 ‘승뉘(森女)’, 재활용 제품을 선호하고 늘 가위를 갖고 DIY를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 ‘젠젠족(剪剪族), 일회용 제품을 지양하고 손수건처럼 반영구적 제품을 고집하는 사람을 뜻하는 ‘파크(帕客)’등 ‘디탄주’와 일맥상통한 유행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관련 산업도 서서히 태동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의 검색창에 ‘저탄(低炭)’이라는 키워드로 상품 검색한 결과, 생활용품에서부터 가전제품, 장난간, 심지어 애완용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7만 여 개의 상품이 검색되었다. 저탄소 대나무 섬유 수건, 저탄소 노트북, 저탄소 고양이용 모래 등 ‘저탄(低炭)’은 이제 상품가치를 높일 수 있는 웰빙과 친환경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 마케팅 키워드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 바닥재 매출 1위 로컬업체인 셩샹(聖象)은 올해 최초로 재생가능 친환경 대나무 바닥재를 시장에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가정에서 대부분 나무 바닥재를 사용하지만 최근 일부 요가, 웰빙을 추구하는 중산층 ‘디탄족’ 사이에 가격이 고급 나무바닥재와 엇비슷한 대나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 BYD사는 월 판매량이 만 대를 돌파한 ‘저탄소 자동차 모델’ G3의 마케팅 행사로 ‘저탄 달인’ 경기를 주최해 ‘저탄’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밖에 ‘에너지 절약 기능’이 탐재돼 기름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표시하는 네비게이션, 세제가 필요 없는 세탁기, 접이식 전기자전거 등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디탄주’는 몇 년 전부터 대두된 ‘러훠주(樂活族, LOHAS)’와 서로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 건강추구와 웰빙은 양자가 모두 공유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중국인이 아침식사로 즐겨먹는 두유를 직접 집에서 위생적이고 영양가 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두유제조기의 판매량이 배로 증가했고, 건강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 1위로 오른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다만 소득이 상대적 낮은 ‘디탄주’들은 절약의식이 강하고 저탄소와 저비용을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 고소득 ‘디탄주’들은 유기농 식품, 천연비타민 등 고가제품을 선호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의 ‘디탄주’와 ‘러훠주’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중국의 시장규모를 감안할 때 사회 일부에서만 확산되더라도 기업에게 타겟 시장으로서의 매력도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득 증대, 환경의식 제고 등에 따라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투안누(團奴) : 공동구매, 새로운 유통구조로 부상 
  
 
베이징의 한 대기업 직원 탕모씨가 지난 5월에 메이퇸왕(美團網)이란 중국 대표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48위안을 주고 398위안 짜리의 피부관리 사용권을 구입했다. 이를 시작으로 저가의 유혹에 빠진 탕모씨는 한 달 동안 15개 사이트에서 22차례 공동구매를 했으며 월급의 60%에 달하는 2,800위안을 사용했다. 탕모씨처럼 자기도 모르게 단체구매의 노예, 이른바 ‘투안누(團奴)’가 되어버린 중국인들이 올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25~35세의 젊은층 가운데 51.3%가 공동구매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공동구매는 2010년에 중국에 상륙한 새로운 모델이지만 놀라운 성장세로 중국 유통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구루폰(Groupon)의 성공모델을 본 딴 중국 최초의 공동구매 사이트 만줘왕(滿座網)이 올 1월에 오픈 한 이후 7개월 만에 사이트 수가 1천 개를 돌파했다(<그림 2> 참조). 매일 공동구매 사이트 방문객수가 전체 네티즌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따지면 중국은 4%로 한국(2.7%)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iResearch, 2010년 9월 기준). 10월말 현재 월간 단체구매에 직접 참여한 네티즌은 1,074만 명에 달할 정도로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중국의 공동구매 사이트는 보통 하루에 1~5개 제품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벤트 성이 농후하고, 대도시 소비자를 중심으로 제품 홍보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측면이 강하다. ‘오늘의 제품’ 관련정보는 늘 사진과 상세한 설명으로 되어 있고, 이를 ‘웨이보(微博)’, MSN 등으로 퍼갈 수 있는 링크, 해당 업체의 약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공동구매 참여자들의 구매 후기와 평가를 올릴 수 있는 게시판, 반품 서비스도 모두 마련되어 있어 소비의욕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최근에 급증하는 공동구매 사이트를 연계하는 디렉토리 사이트가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더 쉽게 자기가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중국에서 공동구매가 뜨는 이유로 먼저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들 수 있다. 중국 소비자 중 상당수가 가격위주의 실용주의적 구매성향을 가지고 있어 70~90%에 이르는 할인율은 그들의 충동구매로 쉽게 이어진다. 공동구매 상품 가운데 뷔페 식사권, 스파 이용권 등 고가품이 많아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삶을 영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결제와 배송 등 인터넷 쇼핑의 여건이 점차 성숙되고 있다는 점도 공동구매 사이트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다. 최근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구매의욕(풀)이 자꾸 생겨나 결국 지갑을 열게 된(풀을 뽑은) 사람, 이른바 ‘차오족(草族)’도 유행어 사전에 올랐다. 2010년 상반기까지 중국 4.2억 명 네티즌 중 온라인 쇼핑 이용자 수가 1.42억 명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금액의 증가율이 94%로 성장성이 가장 빠른 산업으로 손꼽을 정도다. 2013년까지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지만 전체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를 넘어설 전망이다(<그림 3> 참조). 미국 월마트, 패션 업체 GAP, Coach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중국 온라인 시장의 유망성을 보고 내년 중 중국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할 계획이다.  
 
중국의 온라인 공동구매 모델은 아직 동질화, 과다경쟁 등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거쳐 안정적인 성장의 길을 모색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구매를 점점 익숙해진 중국 소비자가 한국기업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푸옹(負翁) : 소득능력 이상으로 소비하는 중국인 
  
 
중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종종 벌어진다. 월급 약 80만원을 받는 20대 사원이 2,000~3,000만원 대의 외제 승용차를 몰고 출근한다. 한 달에 50만원 받는 신입사원은 200만 원짜리의 LV 가방을 착용하고 스타박스 커피를 달고 산다. 특히 대도시의 젊은 화이트컬러 사이에 이런 현상은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부자 집안 출신이 아니라 대부분 ‘푸옹(負翁)’대열에 속한다. 부자를 뜻하는 푸옹(富翁)와 발음이 같지만 ‘부채’의 ‘負’자를 씀으로써 초과지출을 통해 부자처럼 보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리하게 자가용을 구입한 대가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을 뜻하는 쳐누(車奴), 신용카드 빚으로 스트레스 받고 있는 사람인 ‘카누(卡奴)도 같은 맥락에서 파생된 유행어들이다.  
 
중국소비자의 트레이딩 업(Trading up) 란 특징이 여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즉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는 특정 상품에 대해서 소득수준 이상의 소비를 기꺼이 한다는 것이다. 고급승용차, 명품 가방 자체가 기능적으로 필요하다기보다 자신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우월감과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려는 강한 욕구로 구매행위가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강한 ‘체면의식’과 ‘과시의식’도 이러한 ‘무리한 소비’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일례로 상하이 젊은 층은 첫 승용차를 구입할 때 대부분 중고차가 아닌 새 차를 선택하고, 중국산 저가 소형차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미래 소득 증가에 대한 자신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다만 제한적인 소득으로 트레이딩 업만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명품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3개월 동안 외식을 하지 않고 허리띠를 조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50%의 중국소비자가 트레이딩 다운을 통해 절약한 돈으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트레이딩 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메킨지, 2010).  
 
트레이딩업과 함께 최근 중국에서 명품의 대중화, 즉 매스티지(masstige)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명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중고급 제품, 예컨대 DKNY, Coach 등이 최근 명품을 원하지만 지갑이 가벼운 젊은 직장인들의 ‘must have’ 리스트에 올랐다. Coach는 2013년까지 중국에서 50개 전문매장을 신설해 시장점유율을 10% 이상 올릴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쇼핑몰, 아울렛 등도 곳곳에 생겨났다. 루이비통이 중국 29개 매장의 전 품목을 2~7%할인 판매하는 등 기존 명품업체들도 가격인하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유명 브랜드도 이와 같은 트렌드를 주목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번번주(奔奔族) : 뜨고 있는 ‘스트레스 해소 소비’ 
  
 
‘만만디’ 중국인도 이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생활리듬이 빨라지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 동분서주하고, 치솟은 집값, 교육비, 의료비 등으로 허리가 휘는 사람들, 이른바 ‘번번주(奔奔族)’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1975년~1985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중국사회에서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극심한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또한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각종 어학시험 및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증누(證奴, 자격증의 노예)’뿐 아니라, 화이트칼라가 되었는데도 일에 묻혀 살고, 주택대출금에 발목 잡혀 회사 그만둘 수도 없는 바이누(白奴·화이트칼라 노예)도 상당수다.  
 
중국 청년보(靑年報)가 발표한 ‘2010년 대도시 중국인의 정신건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응답이 82%, ‘초조감, 피곤함을 늘 느낀다’는 답변도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전국 각지의 인재가 몰리고 경쟁의식이 강한 상하이의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가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가져오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 욕구’를 만족시키는 ‘감압(減壓)소비’가 최근 대도시 직장인 중심으로 대두되었다. 스파, 마사지, 아침식사 배달서비스 등 기존 방식 이외에 이색적인 아이템도 많이 등장했다. 베이징 하이덴(海淀)구에 위치한 ‘스트레스 해소 식당’에서 사람 모양이 그려진 ‘화풀이 벽’을 향해 그릇, 솥 등 식기를 맘껏 때려 부술 수 있다. ‘용기’, ‘8시간 수면’, ‘away from the keyboard’ 등 심리적 암시 효과가 있는 글자가 쓰여진 빈 병을 판매하는 ‘마음슈퍼 (心靈超市)’, 생활 리듬을 늦추기 위해 한 끼 식사를 두 시간 이상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천천히 식당(慢餐廳)’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도시 근교에 있는 야채 밭을 임대해 주중에 관리자에게 맡기고 주말에 직접 농원생활을 즐기는 방식도 베이징, 상하이 직장인 사이에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이 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도 히트상품 반열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던지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지지만 다시 원래대로 회복하는 ‘깨지지 않은 토마토’, 입을 항아리에 대고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외침 항아리’ 등 엽기적인 아이디어 상품이 많다. 아직은 독창적인 아이템보다 일본, 한국제품을 모방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 젊은 층의 이색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펀(Fun) 소비’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중국 직장인의 희로애락을 그린 어른용 만화 ‘장샤오허(張小盒)’, 그리고 많은 중국 직장 여성의 결혼관과 처신술을 반영한 애니메이션 케릭터 ‘희양양(喜羊羊)’도 수천만 관객을 얻은 인기 작으로서 젊은 화이트칼라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받았다.  
  
 
글로벌 동조화 속의 중국적 특징을 찾아라  
  
 
다양한 유행어에 담은 중국의 소비형태를 살펴보면 다른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와 매우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그림 4> 참조). 소득수준 향상과 글로벌 문화와의 동조화로 중국에서 선진국형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 도심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하겐다즈, TGIF 등 글로벌 브랜드가 곳곳에 눈에 띄는 등 세계 여타 국제화 대도시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만 유행어는 주로 중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난 현상이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올해 중국의 평균 1인당 GDP가 4,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인당 GDP 1만 달러의 고지에 올라선 도시가 벌써 10여 개나 됐다. 특히 해당 도시의 중·고소득 계층이 선진국과 비슷한 소비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외자기업으로서 그 ‘의미 있는 소수’를 남보다 한 발 앞서 이해하는 게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글로벌 시장전략을 그대로 중국에 적용해선 안 된다. 유행어 속에 나타난 현상 가운데 올해 갓 생긴 ‘뉴 트렌드’가 많아 발전 단계상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선진국과 매우 다른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용주의적 성향과 트레이딩업 등 서로 모순된 요소도 섞어져 있어 키워드만 의존하는 것보다 소비자를 소득별, 연령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비슷한 트렌드를 경험한 한국 시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실체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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