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인터넷 루머와 신뢰의 위기'
SNS, 스마트폰 확대로 인터넷 루머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기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더불어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선제적이고 상황에 맞는 대응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3월이면 페이스북이 문을 닫는다!’, 2011년 새해 벽두부터 네티즌들은 황당한 소문을 접해야만 했다. 미국의 한 타블로이드 신문에 페이스 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가 회사 운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페이스북 사이트를 곧 폐쇄할 것이라는 소식이 실린 것이다. 놀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문의 메일이 페이스북 담당자에게 빗발쳤고, 단 몇 시간 만에 구글에는 ‘페이스북이 진짜 폐쇄되는 건지’, ‘페이스북이 없어지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글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소문이 퍼지고 얼마 안 있어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소문이 거짓임을 알리고 나서야 소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런데 조그만 생각해보면 이 해프닝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사실임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잠재적 시장 가치가 500억 달러에 달하고 방문자 수에서 이미 구글을 넘어버린 페이스북을 사장이 단지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없애 버린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가? 게다가 가십성 기사로 꽉 찬 신문의 내용을 아무 거리낌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오히려 다소 논란은 있겠지만 페이스북이 구글이나 MS와 같은 다른 거대 IT 회사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더욱 그럴싸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엇에 홀린 것처럼 소문을 믿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에 바빴다.
인터넷 루머에 휘둘린 사례는 비단 페이스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얼토당토 않거나 악의적인 루머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허황된 정보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기업 주가가 요동치고, 기업 브랜드에 커다란 흠집이 나거나 신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받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되면서 그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의해 사람들이 모두 실시간으로 연결되면서 소문의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소문을 듣는 사람들의 수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는 초연결 시대에 발맞추어, 인터넷 루머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여 인터넷 여론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기업들에게는 시급한 과제다.
정보 부족, 저신뢰 사회가 루머의 배경
그렇다면 소문은 왜 발생할까? 일반적으로 루머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루머 대상에 대한 정보 부족이다. 전화나 인터넷이 없던 과거에도 구전 및 글을 통해, 관심은 높지만 대중이 잘 모르는 분야를 중심으로 소문이 빈번히 발생하곤 했다.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에서 왕을 좀처럼 볼 기회가 없는 백성들이 왕의 뒷담화에 열 올린 것처럼 말이다. 비록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가 공개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지만, 진위파악이 어렵고 정보 자체가 부족한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도 근거 없는 이야기가 쏟아지곤 한다. 극단적인 경우 ‘화성에는 외계인이 산다’, ‘앨비스 프레슬리는 죽지 않았다’ 등과 같은 음모론에 대중들이 휩쓸리는 경우도 있다.
현대 사회 전반의 신뢰 하락도 소문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개인, 기업, 국가 모두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엉키게 되고, 이를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사회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신뢰를 구축할 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부족해진 것이다. 이미 1990년대 중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라는 책을 통해 ‘사회적 자본’으로서 신뢰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저신뢰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상대적으로 고신뢰 사회로 평가 받았던 서구의 여러 국가들도 최근의 경제 위기로 사회구성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사회적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AIG 등의 금융기관들이 직원들에게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지급한 사건은, 미국인들을 분노로 들끓게 만들었고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신뢰에 큰 흠집을 내고 말았다. 이는 ‘오바마는 무슬림이다’, ‘오바마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같은 악의적 흑색 루머가 사회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인터넷이 비이성적 루머 확산을 가속화
최근에는 루머 발생 건수 및 확산 속도가 인터넷 사용이 확대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인터넷의 특성상 실수든 고의든 잘못된 정보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또 정보 전달의 시공간 제약이 사라지면서 직접 만나서 전달해야만 했던 오프라인보다 루머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루머가 자유롭게 생산 및 유통될 수 있는 채널로 인터넷이 활용된 것이다.
한편 인터넷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루머들의 영향력도 증대됐다. 온오프라인이 통합되는 최근의 디지털 트렌드에 따라 루머도 온오프라인이 함께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루머들은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확산 속도가 배가 되고, 온라인 루머들은 오프라인 루머의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어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인터넷 상에 떠도는 모든 루머가 세상에 큰 영향력을 미칠 정도로 퍼지지는 않는다. 표현의 자유에 따라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은 자유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상적으로는 정보의 자정작용이 인터넷에 작동하여 사람들의 가치관에 위반되거나 근거 없는 많은 소문들은 저절로 걸러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루머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항상 이성적이지 만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은 대중들의 말을 비이성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너무도 쉽게 받아들인다. 남들이 다들 인정하는 사실에 반대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보들을 일일이 비판적으로 확인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자기화하여 스스로 정리하기보다는 그대로 다른 곳에 전달하는 ‘펌’, ‘리트윗(Retweet)’ 같은 행동은 이러한 대중들의 일면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예이다. 게다가 최근 유행하고 있는 SNS와 스마트폰은 지인들과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더욱 간편하게 만들어 루머의 생산 및 확대를 가속화시키는 첨병이 되고 있다.
극단으로 흐르는 인터넷 루머
또한 인터넷에는 소문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많은 온라인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RSS 등을 통해 자신의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이 많은 파워 블로거나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이 많은 트위터 사용자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온라인 권력이다. 대다수의 온라인 전문가들은 현실 전문가 못지 않는 해박한 지식을 통해 정확한 정보만을 다루고 있지만, 정보 짜집기와 교묘한 사실 왜곡 등을 통해 대중들을 호도하는 사이비 전문가들도 인터넷에는 많다. 심리학 실험의 하나로 ‘폭스 박사 효과’가 있다. 의학 분야에 아무 지식이 없는 전문 배우가 엉터리 대본에 따라 전문가들을 상대로 강의하지만 청중의 누구도 그가 가짜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중들이 진정한 전문가들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몇몇 구심점을 통해 생겨난 인터넷 루머는 극단적으로 특히 안 좋은 쪽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보를 취득할 때 자신의 가치관에 의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일례로 ‘아랍 테러리스트가 911테러를 저질렀다’라는 사실에 대하여 미국인의 93%가 이를 믿는 반면 쿠웨이트인은 단지 11%만 믿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하다. 일견 의견 개진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비슷한 생각과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 커뮤니티나 사이트들로 분절되면서 접할 수 있는 정보가 편협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자주 가는 커뮤니티나 사이트의 정보만 신뢰할 뿐, 다른 의견은 묵살하기 때문에 소문의 내용도 한 쪽으로 쏠리기 쉽다. 특히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정보에 더욱 민감한 사람의 특성상 악성 루머들이 더욱 생명력이 강한 점도 루머의 피해를 크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 루머를 주시하고 있는 기업들
루머 발생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영향력도 커지면서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인터넷 구전 마케팅의 위력을 체험한 기업들은 비슷한 맥락에서 인터넷 루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사의 홍보팀, 마케팅팀 등을 활용하여 인터넷의 악의적 루머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인터넷 카페, 소비자 게시판, SNS 등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양한 고객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물론 루머가 항상 잘못된 사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인식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기업 이미지 제고나 자사 제품의 품질 개선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루머의 부정적인 특성상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의 여러 문서 및 소문(buzz)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여 관리자에게 알리는 ‘버즈 솔루션’를 도입하여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례로 기업의 부실 소문이 들끓었던 2008년 금융위기 시기에는 기업이 인터넷 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의 부실채권 또는 구제금융 지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사람들의 혼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E는 2008년 기업 블로그인 GE reports를 개설하고 경영진의 인터뷰나 경영 실적 등을 공개하여 시장의 악성 루머를 미리 차단하려 했다. 마찬가지로 GM도 2008년 기업 파산, 정부의 구제 금융 지원, 타 회사와의 인수합병 등 자사를 둘러싼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GM Facts and Fiction 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한 적이 있다.
루머 선별 및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
인터넷 루머에 대응하기에 앞서 우선 어떤 루머가 중요한지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루머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없어질 소문을 공론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곳에서 흘러나온 소문인지, 기업이나 제품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인지, 매우 그럴듯해서 대중이 혼동하기 쉬운지 등을 살펴보아 대응할 필요가 있는 루머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루머에 대응할 때에는 무엇보다 신속해야 한다. 인터넷 루머의 확산 속도는 오프라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 소문은 서둘러 정보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자동차 급발진 문제로 대규모 리콜을 해야 했던 도요타는 초기 대응이 늦어 세계 제1의 자동차 생산업체란 지위가 무색하게 판매가 급감했고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초기 인터넷에 떠돌던 자동차 페달에 따른 급발진 소문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하여 사실유무를 확인하고 품질을 개선했다면 이렇게까지 리콜 사태가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가볍게 여기다 큰 화를 자초하였다. 반대로 2010년 인구조사 홍보를 위해 250만 달러를 들여 슈퍼볼 TV 광고를 한 미국 통계국(US Census Bureau)은 빠른 대응으로 인터넷 소문의 싹을 잘라 원천 봉쇄한 사례이다. 슈퍼볼 광고 소식을 들은 공화당 존 메케인 상원의원이 막대한 돈을 TV 광고에 쏟는 것은 국민 혈세의 낭비라고 트위터에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바로 다음날 블로그 및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슈퍼볼 광고가 우편 설문이나 방문 조사보다 훨씬 비용이 덜 든다고 반박하여 소문을 잠재웠다.
객관성을 유지하고 상황에 맞는 대응이 필요
하지만 신속한 대응만으론 부족하다. 특히 대외 신뢰가 낮은 경우에는 기업이 공식 입장을 밝혀도 대중들은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루머가 확대 및 재생산되면서 기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2010년 전래 없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를 낸 BP가 그랬다. 사고 조사과정에서 안전 불감증 문제가 부각되면서 BP는 주가 폭락 및 대외 이미지의 급격한 추락을 겪어야만 했다. 특히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기름유출 처리비용 및 피해비용 등으로 파산설과 타기업의 피인수설 및 외부 자금 조달설 등에 시달려야만 했는데, BP 대변인은 말을 아끼면서 부인했지만 소문은 걷 잡을 수 없이 퍼져만 갔다.
따라서 루머 대응 방식을 대중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대중이 신뢰할 만한 인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을 믿지 못하는 고객들에게는 기업의 공식 입장보다는, 해당 주제에 대외 신뢰가 높은 제3자나 고객에게 친근한 동호회, 파워 블로거들 같은 관련집단 들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이 높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많은 기업들이 신제품 개발 및 평가에 이들을 활용하여 왔는데, 루머 대응 측면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일례로 2010년 초 유명 크루즈 선사인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업체는 아이티의 라바디(Labadee) 휴양지에 대형 크루즈 선을 정박하였는데, 각종 언론과 네티즌들은 아이티 지진피해지역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호화로운 크루즈 선을 운영하는 것이 비윤리적인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기업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여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의 CEO는 크루즈선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구조 물품 조달에 도움이 된다는 아이티 현지 공무원 및 구호 단체의 의견을 블로그에 인용하여 소문 확대를 억제한 적이 있다.
또 루머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최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용하여 본인이 직접 루머를 해명하는 CEO 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수단을 이미 갖추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명예훼손 소송 등의 법적 수단까지 동원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소문 대응에 동원하는 것은, 자원 낭비일 뿐만 아니라 자칫 대중에게 과하다는 인상을 주어 여론을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인터넷 악성 댓글을 단 초등학생을 끝까지 찾아내어 벌을 내리려고 한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이후 어떻게 변하였는지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CEO와 고객의 직접적 대화를 통해 기업 투명성과 신뢰를 높일 수도 있지만, 고객 접점의 프론트라인에 적절히 힘을 실어 루머를 해결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기업 신뢰도가 높으면 루머도 피해가
모든 기업의 인터넷 루머 대응 방식이 똑 같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루머에 의해 기업이 받는 피해도 제각각이다. 애플의 ‘안테나 게이트’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아이폰 4의 특정 부위를 손으로 잡았을 때 안테나 수신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쓰 그립(death grip)’ 문제가 인터넷에 불거졌을 때 초기에 애플은 ‘기기 문제가 아니다’, ‘휴대폰을 그런 식으로 잡지 않으면 된다’ 등의 고자세로 소문을 무시했다. 이후 각종 IT 전문지와 컨슈머리포트 등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야 뒤늦게 수신률 문제를 인정하고 ‘무료 범퍼 제공’ 등을 통해 이를 무마하였다. 이러한 소란에도 소위 ‘애플빠’로 불리는 충성스런 소비자들 중에는 ‘다른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로 수신률 문제가 있다’는 애플의 발표를 믿으면서, 잘못을 뒤늦게 인정하고 수정한 애플을 용감하다고 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에 따르면 ‘안테나 게이트’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2010년 574억 달러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애플이 초기에 자신만만하게 소문을 무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바로 높은 기업 브랜드 위상과 충성스런 고객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의 신뢰가 높은 기업은 웬만한 루머가 아니면 대중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악의적인 루머가 발생하면 고객이 든든한 아군이 되어 소문을 반박해주곤 한다. 하지만 신뢰가 낮은 기업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이 소문 저 소문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고, 심각하게는 기업의 공식적인 발표를 믿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인터넷 루머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힘은 공고한 기업 브랜드와 충성스런 고객에서 나옴을 항상 염두해야 할 것이다. <끝>
‘올해 3월이면 페이스북이 문을 닫는다!’, 2011년 새해 벽두부터 네티즌들은 황당한 소문을 접해야만 했다. 미국의 한 타블로이드 신문에 페이스 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가 회사 운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페이스북 사이트를 곧 폐쇄할 것이라는 소식이 실린 것이다. 놀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문의 메일이 페이스북 담당자에게 빗발쳤고, 단 몇 시간 만에 구글에는 ‘페이스북이 진짜 폐쇄되는 건지’, ‘페이스북이 없어지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글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소문이 퍼지고 얼마 안 있어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소문이 거짓임을 알리고 나서야 소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런데 조그만 생각해보면 이 해프닝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사실임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잠재적 시장 가치가 500억 달러에 달하고 방문자 수에서 이미 구글을 넘어버린 페이스북을 사장이 단지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없애 버린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가? 게다가 가십성 기사로 꽉 찬 신문의 내용을 아무 거리낌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오히려 다소 논란은 있겠지만 페이스북이 구글이나 MS와 같은 다른 거대 IT 회사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더욱 그럴싸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엇에 홀린 것처럼 소문을 믿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에 바빴다.
인터넷 루머에 휘둘린 사례는 비단 페이스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얼토당토 않거나 악의적인 루머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허황된 정보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기업 주가가 요동치고, 기업 브랜드에 커다란 흠집이 나거나 신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받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되면서 그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의해 사람들이 모두 실시간으로 연결되면서 소문의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소문을 듣는 사람들의 수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는 초연결 시대에 발맞추어, 인터넷 루머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여 인터넷 여론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기업들에게는 시급한 과제다.
정보 부족, 저신뢰 사회가 루머의 배경
그렇다면 소문은 왜 발생할까? 일반적으로 루머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루머 대상에 대한 정보 부족이다. 전화나 인터넷이 없던 과거에도 구전 및 글을 통해, 관심은 높지만 대중이 잘 모르는 분야를 중심으로 소문이 빈번히 발생하곤 했다.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에서 왕을 좀처럼 볼 기회가 없는 백성들이 왕의 뒷담화에 열 올린 것처럼 말이다. 비록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가 공개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지만, 진위파악이 어렵고 정보 자체가 부족한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도 근거 없는 이야기가 쏟아지곤 한다. 극단적인 경우 ‘화성에는 외계인이 산다’, ‘앨비스 프레슬리는 죽지 않았다’ 등과 같은 음모론에 대중들이 휩쓸리는 경우도 있다.
현대 사회 전반의 신뢰 하락도 소문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개인, 기업, 국가 모두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엉키게 되고, 이를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사회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신뢰를 구축할 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부족해진 것이다. 이미 1990년대 중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라는 책을 통해 ‘사회적 자본’으로서 신뢰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저신뢰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상대적으로 고신뢰 사회로 평가 받았던 서구의 여러 국가들도 최근의 경제 위기로 사회구성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사회적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AIG 등의 금융기관들이 직원들에게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지급한 사건은, 미국인들을 분노로 들끓게 만들었고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신뢰에 큰 흠집을 내고 말았다. 이는 ‘오바마는 무슬림이다’, ‘오바마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같은 악의적 흑색 루머가 사회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인터넷이 비이성적 루머 확산을 가속화
최근에는 루머 발생 건수 및 확산 속도가 인터넷 사용이 확대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인터넷의 특성상 실수든 고의든 잘못된 정보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또 정보 전달의 시공간 제약이 사라지면서 직접 만나서 전달해야만 했던 오프라인보다 루머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루머가 자유롭게 생산 및 유통될 수 있는 채널로 인터넷이 활용된 것이다.
한편 인터넷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루머들의 영향력도 증대됐다. 온오프라인이 통합되는 최근의 디지털 트렌드에 따라 루머도 온오프라인이 함께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루머들은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확산 속도가 배가 되고, 온라인 루머들은 오프라인 루머의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어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인터넷 상에 떠도는 모든 루머가 세상에 큰 영향력을 미칠 정도로 퍼지지는 않는다. 표현의 자유에 따라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은 자유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상적으로는 정보의 자정작용이 인터넷에 작동하여 사람들의 가치관에 위반되거나 근거 없는 많은 소문들은 저절로 걸러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루머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항상 이성적이지 만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은 대중들의 말을 비이성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너무도 쉽게 받아들인다. 남들이 다들 인정하는 사실에 반대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보들을 일일이 비판적으로 확인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자기화하여 스스로 정리하기보다는 그대로 다른 곳에 전달하는 ‘펌’, ‘리트윗(Retweet)’ 같은 행동은 이러한 대중들의 일면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예이다. 게다가 최근 유행하고 있는 SNS와 스마트폰은 지인들과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더욱 간편하게 만들어 루머의 생산 및 확대를 가속화시키는 첨병이 되고 있다.
극단으로 흐르는 인터넷 루머
또한 인터넷에는 소문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많은 온라인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RSS 등을 통해 자신의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이 많은 파워 블로거나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이 많은 트위터 사용자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온라인 권력이다. 대다수의 온라인 전문가들은 현실 전문가 못지 않는 해박한 지식을 통해 정확한 정보만을 다루고 있지만, 정보 짜집기와 교묘한 사실 왜곡 등을 통해 대중들을 호도하는 사이비 전문가들도 인터넷에는 많다. 심리학 실험의 하나로 ‘폭스 박사 효과’가 있다. 의학 분야에 아무 지식이 없는 전문 배우가 엉터리 대본에 따라 전문가들을 상대로 강의하지만 청중의 누구도 그가 가짜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중들이 진정한 전문가들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몇몇 구심점을 통해 생겨난 인터넷 루머는 극단적으로 특히 안 좋은 쪽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보를 취득할 때 자신의 가치관에 의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일례로 ‘아랍 테러리스트가 911테러를 저질렀다’라는 사실에 대하여 미국인의 93%가 이를 믿는 반면 쿠웨이트인은 단지 11%만 믿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하다. 일견 의견 개진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비슷한 생각과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 커뮤니티나 사이트들로 분절되면서 접할 수 있는 정보가 편협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자주 가는 커뮤니티나 사이트의 정보만 신뢰할 뿐, 다른 의견은 묵살하기 때문에 소문의 내용도 한 쪽으로 쏠리기 쉽다. 특히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정보에 더욱 민감한 사람의 특성상 악성 루머들이 더욱 생명력이 강한 점도 루머의 피해를 크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 루머를 주시하고 있는 기업들
루머 발생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영향력도 커지면서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인터넷 구전 마케팅의 위력을 체험한 기업들은 비슷한 맥락에서 인터넷 루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사의 홍보팀, 마케팅팀 등을 활용하여 인터넷의 악의적 루머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인터넷 카페, 소비자 게시판, SNS 등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양한 고객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물론 루머가 항상 잘못된 사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인식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기업 이미지 제고나 자사 제품의 품질 개선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루머의 부정적인 특성상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의 여러 문서 및 소문(buzz)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여 관리자에게 알리는 ‘버즈 솔루션’를 도입하여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례로 기업의 부실 소문이 들끓었던 2008년 금융위기 시기에는 기업이 인터넷 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의 부실채권 또는 구제금융 지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사람들의 혼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E는 2008년 기업 블로그인 GE reports를 개설하고 경영진의 인터뷰나 경영 실적 등을 공개하여 시장의 악성 루머를 미리 차단하려 했다. 마찬가지로 GM도 2008년 기업 파산, 정부의 구제 금융 지원, 타 회사와의 인수합병 등 자사를 둘러싼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GM Facts and Fiction 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한 적이 있다.
루머 선별 및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
인터넷 루머에 대응하기에 앞서 우선 어떤 루머가 중요한지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루머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없어질 소문을 공론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곳에서 흘러나온 소문인지, 기업이나 제품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인지, 매우 그럴듯해서 대중이 혼동하기 쉬운지 등을 살펴보아 대응할 필요가 있는 루머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루머에 대응할 때에는 무엇보다 신속해야 한다. 인터넷 루머의 확산 속도는 오프라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 소문은 서둘러 정보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자동차 급발진 문제로 대규모 리콜을 해야 했던 도요타는 초기 대응이 늦어 세계 제1의 자동차 생산업체란 지위가 무색하게 판매가 급감했고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초기 인터넷에 떠돌던 자동차 페달에 따른 급발진 소문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하여 사실유무를 확인하고 품질을 개선했다면 이렇게까지 리콜 사태가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가볍게 여기다 큰 화를 자초하였다. 반대로 2010년 인구조사 홍보를 위해 250만 달러를 들여 슈퍼볼 TV 광고를 한 미국 통계국(US Census Bureau)은 빠른 대응으로 인터넷 소문의 싹을 잘라 원천 봉쇄한 사례이다. 슈퍼볼 광고 소식을 들은 공화당 존 메케인 상원의원이 막대한 돈을 TV 광고에 쏟는 것은 국민 혈세의 낭비라고 트위터에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바로 다음날 블로그 및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슈퍼볼 광고가 우편 설문이나 방문 조사보다 훨씬 비용이 덜 든다고 반박하여 소문을 잠재웠다.
객관성을 유지하고 상황에 맞는 대응이 필요
하지만 신속한 대응만으론 부족하다. 특히 대외 신뢰가 낮은 경우에는 기업이 공식 입장을 밝혀도 대중들은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루머가 확대 및 재생산되면서 기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2010년 전래 없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를 낸 BP가 그랬다. 사고 조사과정에서 안전 불감증 문제가 부각되면서 BP는 주가 폭락 및 대외 이미지의 급격한 추락을 겪어야만 했다. 특히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기름유출 처리비용 및 피해비용 등으로 파산설과 타기업의 피인수설 및 외부 자금 조달설 등에 시달려야만 했는데, BP 대변인은 말을 아끼면서 부인했지만 소문은 걷 잡을 수 없이 퍼져만 갔다.
따라서 루머 대응 방식을 대중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대중이 신뢰할 만한 인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을 믿지 못하는 고객들에게는 기업의 공식 입장보다는, 해당 주제에 대외 신뢰가 높은 제3자나 고객에게 친근한 동호회, 파워 블로거들 같은 관련집단 들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이 높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많은 기업들이 신제품 개발 및 평가에 이들을 활용하여 왔는데, 루머 대응 측면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일례로 2010년 초 유명 크루즈 선사인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업체는 아이티의 라바디(Labadee) 휴양지에 대형 크루즈 선을 정박하였는데, 각종 언론과 네티즌들은 아이티 지진피해지역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호화로운 크루즈 선을 운영하는 것이 비윤리적인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기업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하여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의 CEO는 크루즈선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구조 물품 조달에 도움이 된다는 아이티 현지 공무원 및 구호 단체의 의견을 블로그에 인용하여 소문 확대를 억제한 적이 있다.
또 루머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최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용하여 본인이 직접 루머를 해명하는 CEO 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수단을 이미 갖추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명예훼손 소송 등의 법적 수단까지 동원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소문 대응에 동원하는 것은, 자원 낭비일 뿐만 아니라 자칫 대중에게 과하다는 인상을 주어 여론을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인터넷 악성 댓글을 단 초등학생을 끝까지 찾아내어 벌을 내리려고 한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이후 어떻게 변하였는지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CEO와 고객의 직접적 대화를 통해 기업 투명성과 신뢰를 높일 수도 있지만, 고객 접점의 프론트라인에 적절히 힘을 실어 루머를 해결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기업 신뢰도가 높으면 루머도 피해가
모든 기업의 인터넷 루머 대응 방식이 똑 같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루머에 의해 기업이 받는 피해도 제각각이다. 애플의 ‘안테나 게이트’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아이폰 4의 특정 부위를 손으로 잡았을 때 안테나 수신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쓰 그립(death grip)’ 문제가 인터넷에 불거졌을 때 초기에 애플은 ‘기기 문제가 아니다’, ‘휴대폰을 그런 식으로 잡지 않으면 된다’ 등의 고자세로 소문을 무시했다. 이후 각종 IT 전문지와 컨슈머리포트 등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야 뒤늦게 수신률 문제를 인정하고 ‘무료 범퍼 제공’ 등을 통해 이를 무마하였다. 이러한 소란에도 소위 ‘애플빠’로 불리는 충성스런 소비자들 중에는 ‘다른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로 수신률 문제가 있다’는 애플의 발표를 믿으면서, 잘못을 뒤늦게 인정하고 수정한 애플을 용감하다고 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에 따르면 ‘안테나 게이트’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2010년 574억 달러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애플이 초기에 자신만만하게 소문을 무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바로 높은 기업 브랜드 위상과 충성스런 고객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의 신뢰가 높은 기업은 웬만한 루머가 아니면 대중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악의적인 루머가 발생하면 고객이 든든한 아군이 되어 소문을 반박해주곤 한다. 하지만 신뢰가 낮은 기업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이 소문 저 소문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고, 심각하게는 기업의 공식적인 발표를 믿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인터넷 루머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힘은 공고한 기업 브랜드와 충성스런 고객에서 나옴을 항상 염두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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