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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프런티어 국가들

■ 경제보고서 ■ | 2011. 1. 26. 08:58 | Posted by 중계사


LG경제연구원 '넥스트 프런티어 국가들'

지난 10년 동안 BRICs와 같은 거대 신흥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이들 시장 중심의 비즈니스도 크게 확장되었다. 그동안 생산의 주역으로 인식되던 중국, 인도, 브라질이 유망한 소비 시장으로 부상하는 등 신흥시장이 변화하고 있고 프런티어 지역도 확장되는 추세다.  
  
유망 신흥시장에 대한 적절한 진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해 좋은 기회를 여러 번 놓쳤던 우리 기업들로서는 다소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차세대 유망국으로 커나갈 가능성이 엿보이는 국가들, 즉 ‘넥스트 프런티어’ 그룹의 등장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역할 분담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기존의 신흥국뿐 아니라 차세대 신흥국을 바라보고 기대하는 관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선진국이 소비를 주도하고 신흥 경제권이 생산을 주도하던 구도에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선진국의 대규모 수입에 의해 유지되던 성장동력은 내수시장 확대,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인접 제조업 강국들과의 생산 분업 확대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10~20년 후를 내다보고 우리가 지금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할 넥스트 프런티어 국가들을 내수시장 잠재력,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특화, 인적·사회적 자본 확충, 거대시장 등 유망 국가와의 인접성, 성장의 지속 가능성 등 다섯 가지 관점으로 조망하여 보았다. 이 기준에 따라 선정된 넥스트 프런티어에는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유망 신흥국으로 잘 알려진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 트리니다드토바고, 모리셔스 등 우리에게 낯선 이름도 적지 않다.  
  
물론 여기서 소개하는 국가들이 모두 ‘넥스트 프런티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향후 신흥시장의 판도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 갈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와 함께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 역할에 대한 시사점은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목 차 > 
  
Ⅰ. 과거와 달라질 신흥시장 진출의 성공 방정식 
Ⅱ. 2020년 넥스트 프런티어 그룹의 특징 
Ⅲ. 성공적인 넥스트 프런티어 진출을 위한 과제
 
  
 
21세기 첫 10년을 보낸 세계경제는 2020년을 향한 새로운 10년의 출발선에 와 있다. 지난 10년 간 나타난 많은 변화 중에서 특히 두드러진 사건을 꼽으라면 신흥경제권 국가들의 급부상을 빼놓을 수 없다.  
 
기업들의 시선 역시 이머징 마켓, 즉 신흥경제권에 집중되어 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투자 붐과 2000년대 초반부터 각광 받았던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열풍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 4개국은 이런 관심과 투자에 힘입어 각국의 과거 성장률 추세를 크게 넘어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다. 그렇다면 앞으로 10~20년 후에는 어떤 국가들이 웃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신흥시장 중심의 성장 신화를 가능케 했던 여러 요인들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인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유망 신흥국의 조건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Ⅰ. 과거와 달라질 신흥시장 진출의 성공 방정식 
  
 
신흥시장에 대한 전략을 고민할 때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는 적절한 진출 시기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턱대고 나가자니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성공 가능성이 분명해졌다고 느낄 때 즈음이면 이미 경쟁업체들의 시장 분할이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나 기업들 입장에서도 시장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다 기회를 놓치기보다는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미리 진출해 기회를 선점하고 시장을 발굴하는 편이 더 나을 때가 많다. BRICs처럼 이미 성공이 눈에 보이는 신흥시장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관심이 적지만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나라에 10년 정도 앞서 들어가는 편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프런티어 마켓(frontier markets)’이다. 
 
중국이나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진출했던 것처럼 현 시점에서 신흥시장 진출을 검토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10~20년 후에 유망 신흥시장으로 부상할 나라들을 목표로 선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프런티어 마켓’에 대한 관심이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BRICs와 같은 거대 신흥시장 중심의 비즈니스가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는 BRICs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에 대한 관심과 발굴 노력이 급증했다. Next-11, VISTA, TVT, MAVINS 등이 좋은 예다.  
 
BRICs를 비롯한 이런 용어들은 투자은행이나 연구기관 등이 해당 지역 관련 투자 펀드를 판촉하거나 기업들에게 미래 유망시장을 소개할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이 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양호한 경제발전 모습을 보이면서 일반 명사처럼 두루 쓰이게 되었다.  
 
중국과 인도의 성공스토리 다시 재현될까? 
 
그러나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지금까지 신흥경제권 국가들이 보여줬던 성공 신화가 2010년대에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여 년 간 ‘개도권 생산, 선진권 소비’ 기반의 성장 방식이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고성장의 그늘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글로벌 불균형의 문제점과 한계가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낸 탓이다. 최근에는 중국, 인도 등이 보여주는 고성장세가 대세 하락 직전에 나타나는 일시적 반등이 아니냐는 극단적인 비관론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신흥시장 신화의 수혜자는 크게 둘이었다. 하나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다. 이들은 2000년대 이후 급증한 글로벌 유동성이 자본 부족 상태의 주요 신흥시장으로 잘 흘러 들어가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그에 따른 반대급부로 수 년에 걸쳐 고수익의 과실을 향유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수출용 제조업체들이다. 포화 상태에 빠진 자국 시장의 성장 한계, 높아진 임금과 생산비용, 각종 규제 등에 시달리던 선진국 제조업체들이 인건비가 저렴하고 투자자를 우대하는 신흥시장으로 몰려들어 앞선 기술력과 자본, 저렴한 노동력을 결합시킴으로써 공산품의 가격 혁명을 이뤄냈고, 이렇게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세계 소비시장을 점령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글로벌 금융기관과 제조업체의 성공은 더 많은 자본과 기업을 신흥시장으로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 신흥시장에 진출하려는 모든 기업들에게 유용한 벤치마킹 사례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지난 10여 년 간 유지되어 온 선진권과 신흥경제권의 이런 역할 분담, 즉 선진권의 소비와 해외투자(outflow FDI) 확대, 신흥시장의 생산과 외국인투자(inflow FDI) 유치로 대표되는 성장 패턴이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큰 틀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EU 등 선진권의 소비 위축이 뚜렷해지는 반면 오히려 중국, 인도 등 거대 개도국이 글로벌 수요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해외직접투자, 글로벌 M&A 등 자본시장에서도 신흥경제권 국가들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즉, 과거에는 상품을 값싸게 만들기만 하면 선진국 시장에 쉽게 내다 팔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식의 선진국 시장 의존형 생산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흥경제권 내에서도 지금처럼 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문제가 있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모아져 가는 분위기다. 지나치게 높은 해외시장 비중을 낮추지 못하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급격한 경기변동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프런티어 마켓 앞에 놓인 새로운 길 
 
신흥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변화하면서 앞으로 신흥경제권 국가들이 밟아 갈 중장기 발전 패턴 역시 과거와는 다소 다른 특징들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먼저,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신흥경제권의 성장 방식, 즉 노동이나 자본 등 생산요소 투입 확대로 생산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은 선진국의 지속적인 대규모 수입에 의해 유지되어 왔는데 선진권의 수입 수요 위축이 고착화되면서 이 선순환 고리의 역할이 아무래도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규모의 효과(scale effect)를 노리는 양적 팽창보다 내수시장 확대, 주력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등과 같은 성장 방식의 다변화와 총요소생산성(TFP) 향상을 통한 혁신적인 가격 경쟁력 확보 가능성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매력 증가에 따른 소비 수준 향상도 눈에 띄는 변화이다. 그 동안 수출을 통해 상당한 소득을 축적한데다 임금은 상승세로, 저축은 하락세로 반전되는 나라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수출 중심 국가들의 내수 촉진 정책과 달러나 유로 등 선진권 통화 약세까지 겹쳐져 신흥경제권 소비시장의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시장(market)’의 범위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생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개별 국가 단위로 이루어져 시장 역시 국경의 개념이 중요했지만 중국, 인도, 브라질, 폴란드 등 새롭게 부상하는 제조업 강국들이 인접국과의 생산분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추세여서 주요국 중심의 시장 통합이 속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20여 년 간 세계경제를 지배하며 ‘개방과 효율’을 강조해 온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 한계를 드러낸 결과다. 물론 신자유주의라는 패러다임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긴 기간에 걸쳐 서서히 영역을 넓혀 온 것처럼 그 대안 역시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자유주의 확산에 비판적인 나라들이 세계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들이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해 온 적절한 정부 개입이나 공정한 분배 등의 가치들이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Ⅱ. 2020년 넥스트 프런티어 그룹의 특징 
  
 
이처럼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새로운 환경이 도래함에 따라 차세대 유망국으로 커나갈 국가들, 즉 ‘넥스트 프런티어’ 그룹의 등장을 미리 준비해야 할 필요 역시 커지고 있다. 그 준비의 첫 출발은 어떤 나라들이 넥스트 프런티어로 부상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에서 시작된다. 앞서 언급한 신흥경제권 내부와 외부의 변화 방향에 비춰볼 때 다음 세대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 국가들, 즉 내수시장 잠재력이 큰 나라, 자국 산업을 잘 특화시킬 나라, 인적자본과 사회적자본이 뛰어난 나라, 거대 시장과 경제·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 지속 가능 성장의 토대가 잘 갖춰진 나라 등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 나라가 이 다섯 가지 조건을 다 갖춰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중 일부 특징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이런 특징을 만족시키는 나라들이 모두 차세대 유망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각각의 특징들은 충분조건이라기보다 필요조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개별 지표들을 이용해 정량적인 비교를 해보면 어느 나라가 상대적으로 앞서겠는지는 가늠해볼 수 있다. 
 
대상 국가 선정과 비교 기준 
 
이를 위해 여러 지표들을 이용해 각 특징 별로 비교우위가 두드러지는 나라들을 선정했다. 각 지표들의 설명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국가들이 ‘넥스트 프런티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신흥시장의 판도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 갈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는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분석을 위한 후보 국가들은 다음 기준과 지표들을 이용해 선정했다. ‘차세대’ 유망 국가의 후보를 선정하는 것인 만큼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OECD 국가들과 이미 잘 알려진 BRICs 국가들은 제외했다. 그리고 동남아 지역의 경우 ASEAN 10개 국 중 이미 우리 나라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5개국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렇게 남겨진 국가들을 World Development Indicators(세계은행), Summers-Heston Data, Penn World Table 6.3(Univ. of Penn.) 등의 자료를 이용해 최종적으로 21개 국가를 선정했으며, 이 21개 국을 앞서 소개한 다섯 가지 특징을 기준으로 분석하였다. 
 
현재보다는 변화의 방향을 봐야 
 
각 기준 별 세부 내용과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기준은 내수시장 잠재력이다. 진출 초기에 쉽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할 뿐 아니라 대내외 여건 변화로 수출이 타격을 입더라도 내수 부문이 버텨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 활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유망 시장 조건처럼 인구가 많은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미래 소비 전망을 밝게 해주는 높은 저축률이나 성장 잠재력 확충에 기여하는 꾸준한 내수 투자 등의 조건이 덧붙여져야 한다.  
 
내수시장 잠재력을 나타내는 변수로는 내수시장 규모와 일인당 GDP가 중요하다. 내수시장 규모가 해당 시장의 절대적 크기를 결정한다면 일인당 GDP는 내수시장의 구조와 질에 영향을 미친다. 내수시장 규모 외에 저축률 등도 중요하다. 물론 저축률이 높으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서부터는 저축한 자산이 안정적인 소비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분석 결과, UAE와 카타르,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브루나이 등의 내수시장 잠재력이 뛰어나고, 모리셔스,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의 전망이 가장 어두웠다. 브루나이의 경우, 인구가 38만 명에도 채 못 미치는 소국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PPP 기준)를 넘어 잠재력이 크고 저축률(59.3%)도 높아 인근의 동남아 지역 진출 시 중고가 제품 보완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는 인구가 많아 내수 규모가 크고 인구구조도 젊은 편이지만 구매 여력과 성장 활력이 충분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두 번째 기준은 자원 등 자국의 비교우위 산업에 대한 특화 수준이다.  
 
2000년대 초, 러시아,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이 유망 신흥시장으로 꼽혔던 이유 중 하나가 석유나 천연가스, 곡물과 같은 자연자원 덕분이었던 것처럼 풍부한 자원은 다음 세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비교우위 요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진국뿐 아니라 주요 자원 수입국인 중국, 인도 등의 신흥경제권 국가들까지도 자원 소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강도 놓은 혁신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원 부존량만으로 넥스트 프런티어의 충분조건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원을 채취하거나 단순 가공해 수출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당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구조 고도화를 꾀하는 나라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뜻이다.  
 
자국 산업을 얼마나 특화·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총수출 중 고부가가치 상품 비중이나 고기술 품목 비중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아무리 경제성장률이 높아도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이뤄지지 않고 고기술 품목으로의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세 성장 정체의 덫에 걸려들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카자흐스탄과 나이지리아는 분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에너지 자원 부존량이 많다는 점은 두 나라 모두 같지만 관련 기술 및 제품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카자흐스탄과 달리 나이지리아는 두 지표 모두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 부존량 측면에서 다소 뒤지는 아르헨티나, 에스토니아, 남아공 등이 더 나은 평가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 번째 기준은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의 발전 수준이다. 중저가 제조업 생산지로서의 잠재력을 측정할 때는 초·중등학교 졸업 정도의 학력을 갖춘 노동 인력이 얼마나 풍부한지가 중요한 변수지만 앞으로는 지속 가능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도 대부분의 신흥시장에서 단순 저임 노동력은 풍부하다. 반면 고등교육을 받은 중간관리자 이상 인력은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의 노동 공급 구조를 고도화 하거나 창의와 혁신의 에너지를 잘 결합시키는 국가들일수록 도태되지 않고 오랫동안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전통적인 지표로는 초·중등학교 진학률을 주로 사용하지만 인적 자본의 장기적 안정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교육 성취도, 전문대나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 진학률, 고급 인력의 해외취업 비율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사회적 비용과 신뢰(trust)에 영향을 미치는 준법 및 부패 지수 등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이 기준에 따라 주목할 국가들은 모리셔스, 트리니다드토바고, 에스토니아 등이다. 특히 모리셔스와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인구가 120만 명을 겨우 넘을 정도로 작고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지만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적자본이 잘 갖춰져 있어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할 때 신중히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 아프리카와 카리브 연안 지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추세라는 점에서 이 두 지역의 거점국가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 
 
네 번째는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근접성이다. 자국의 경제 규모나 주력 산업은 그다지 내세울 만한 것이 없더라도 지정학적 입지 면에서 유리한 국가들을 의미한다. 예컨대, 거대 신흥시장이나 선진국과 가까워 해당국 내수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거나 주변국들과 여러 면에서 닮은 점이 많아 단일 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이 이에 속한다. 이 때의 근접성이 지리적 거리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브라질의 대중 수출이 지난 10년 새 18배나 증가한 것처럼 지리적 거리가 멀어도 경제적 관계가 밀접하면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두 나라 간 무역, 투자 규모와 같은 전통적인 기준뿐 아니라 산업구조가 서로 보완적이거나 동일한 글로벌 생산분업 체계 안에 포함된 경우 등도 이에 해당한다.  
 
지리적 인접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직선거리나 비행 시간, 화물선 운항일수 등을 사용하고, 경제적 인접도를 위해서는 양국 간의 무역 및 투자 규모, 동일한 지역무역협정(RTA, Regional Trade Arrangement)이나 경제통합체 가입 여부 등을 비교한다. 그 결과, 브라질과 인접한 볼리비아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UAE, 파라과이 등의 여건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 번째 기준은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다. 앞서 소개한 네 가지 특징들을 아무리 잘 갖췄다 하더라도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부침이 크거나 성장세와 잠재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어렵다면 해당국 진출을 신중히 재고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변수는 지니 계수, 업종별 임금 격차, 교육 예산 비중, 부양 인구 비율 등이다.  
 
지니 계수가 소득분배의 형평성을 보여준다면 업종별 임금 격차는 그 사회 내의 신분 이동이나 노동력 수급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는지를 보여준다. 정부 지출 중 교육 관련 예산 비중을 통해서는 공교육 및 직업교육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생산가능 인구 대비 14세 이하 및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부양인구비율 역시 중장기적 성장 활력과 고령화 시점 등을 예측할 때 유용한 지표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트리니다드토바고, 베트남, 알제리 등이 유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 기업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베트남은 다섯 개 기준 모두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어 내수시장 잠재력만 조금 더 확충되면 상당히 유망할 것으로 보이며, 알제리의 경우 경제 개혁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인적, 사회적 자본과 기술 경쟁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변화 속도가 빠르고 해외 인력 및 기술자본(technology embodied capital)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미래가 기대된다. 
  
 
Ⅲ. 성공적인 넥스트 프런티어 진출을 위한 과제 
  
 
그렇다면 한국경제의 관점에서 우리 기업과 정부는 이와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넥스트 프런티어 국가들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한 나라의 인적 역량과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그 나라 정부의 몫이다. 그렇지만 넥스트 프런티어에 속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 정부의 힘만으로 이런 정책들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아 한국처럼 경제발전 경험이 많은 국가들의 정책 컨설팅과 물적, 인적, 외교적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이런 맥락에서 몇 년 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후발 개도국들을 대상으로 추진중인 지식공유사업(KSP, Knowledge Sharing Program)이나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되었던 개발의제 등은 넥스트 프런티어 발굴과 개척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국가들을 대상으로 정부 차원의 협력 지원 체계를 통해 지속 가능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주면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 목적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전통적으로 시장 확보보다 생산기지 발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수출용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 특성 상 이런 전략은 불가피하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생산기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술적 측면에서라도 어느 정도 수정은 필요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이번 위기 전까지는 현지 생산 물량의 최종 수출 목적지가 대부분 선진권 시장이었지만 앞으로는 신흥시장 국가들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생산을 위한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당국, 혹은 인근 신흥시장 소비자들의 기호와 특성을 반영한 제품 개발과 라인업 확충에 신경써야 한다. 
 
넥스트 프런티어 국가들과 기존 유망 신흥시장들 간의 생산 네트워크화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검토가 ‘China + 1’, 즉 중국의 유사시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혹은 중국 내 비용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들의 대안 마련을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생산물의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하는 구조인데다 국가 간 생산분업을 위해 필수적인 제도나 운송 인프라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한 나라 내에서 생산과 수출을 완결하는 것이 효율성이나 비용 면에서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중국과 인근의 넥스트 프런티어 국가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역할을 분담시키는 좀 더 확대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현지 내수시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넥스트 프런티어 국가들에 진출한 해외 생산법인은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해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양질의 제품을 값싸게 생산해 내는 것이 우선적인 선결 조건이다. 그렇지만 단순 저임 노동력 활용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그 나라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직업학교 설립이나 부품업체 동반 진출 등 해당국의 산업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기업과 현지 경제가 오랫동안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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