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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중국 서부 대개발(인프라 깔기 10년, 이제 거점 중심으로 본격 개발)'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서부진출이 역사상 최고수준의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서부 리스크가 크게 감소했음을 나타낸다. 지난 서부대개발 10년간 서부와 동·중부 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이며,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서부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부대개발은 50년에 걸친 초장기 계획으로, 1단계(2000~2010년)에 인프라를 깔고, 2단계(2010~2030년)에선 개발거점을 육성하며, 3단계(2031~2050년)에 들어가면 서부 전역을 고루 개발시킨다는 구상이다. 2단계에서는 투자 규모가 급증하고, 지역특화산업 육성으로 초점이 옮겨지며, 이를 위해 투자 기업에 대한 세제 우대가 연장, 적용될 전망이다. 또한 동·중부와의 경제적 연관이 강해지고, 대외개방이 확대되어, 향후 20년간 서부는 고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2단계 서부대개발 개발거점으로 ‘청위(成渝) 경제구’, ‘관중(關中)-텐수이(天水) 경제구’, ‘광시(廣西) 베이부완(北部灣) 경제구’ 등 3개 지역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산업기반, 자원 부존, 노동력 확보 등 투자 여건이 좋은 지역이지만, 특색 있는 개발기반을 마련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부의 성장잠재력을 감안할 때, 한국 기업들도 서부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서부대개발 역시 불균등발전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므로, 서부 진출의 성패는 거점 확보에 달려있다. 서부 진출은 장기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적정 투자규모 유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세제 혜택에 기대지 말고 본질적인 경쟁력에 입각하여 진출해야 한다. 지주(支柱) 기업을 중심으로 패키지로 진출하거나 비즈니스 그룹 단위로 동일지역에 동반진출하여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는 방안을 강구할 만하다. 
  
 
< 목 차 > 
  
1. 서부에 대한 관심 고조와 그 배경 
2. 서부대개발의 의의와 그간의 성과 
3. 향후 서부대개발 전망 
4. 한국 기업의 서부 진출 시 고려할 점
 
  
 
1. 서부에 대한 관심 고조와 그 배경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서부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그림 1> 참조).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서부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데, 가히 1999년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 착수 이래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그림 2> 참조).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서부지역에 대한 기업 투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원가 절감을 위한 생산거점 이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부지역의 노동력 부족과 임금 급등으로 위기에 몰린 가공수출 기업들이 서부지역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서부지역이 군수산업과 일부 IT 분야에서 비교적 탄탄한 과학기술 인프라를 갖춘 점에 주목하여 집적회로, 신에너지, 의약 등 산업에서 R&D 거점을 옮기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둘째, 도시화와 주민소득 증가에 따라 서부 지역 내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진출하는 경우이다. 일례로, 서부 지역 PC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낙관한 IBM은 2009년 3월 쓰촨성 청두(成都)를 본거지로 한 ‘대서구(大西區) 전략’을 천명했었다. 그러자 경쟁기업 델(Dell)은 이에 뒤질세라 2010년 9월 “청두에 3,000명 규모의 운영센터를 건립하는 등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셋째, 거래 기업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지주(支柱) 기업이 서부 투자를 늘리면서, 관련 OEM 기업이나 부품 및 원자재 공급 기업들이 동반진출하는 형태이다. HP가 2010년 1월 충칭(重慶)에서 연산 400만대 규모의 PC 공장 가동에 들어가자 폭스콘, 인벤텍(Inventec), 퀀타(Quanta) 등 대만 OEM 기업들이 일제히 따라들어간 것이 그 사례다. 
 
최근 상황을 훑어보면, 서부지역에 대한 투자가 전에 볼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그 동안 동부를 주 무대로 중국 비즈니스를 해왔던 한국 기업들이 서부 진출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다. 
 
중국 정부가 10년 남짓 공을 들인 서부대개발 프로젝트가 이제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인가, 그리하여 우리 기업들의 서부 진출에 안정적인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우리 기업 입장에서 중국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제1 전선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지만 피해갈 수 없는 시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중에서도 서부는 가장 리스크가 큰 지역이었다. ‘선발자 이득(First mover’s advantage)’이 아니라 ‘선발자의 저주(First mover’s curse)’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활발한 서부진출은 ‘서부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서부지역이 ‘하이 리스크-로우 리턴(high risk-low return)’ 시장에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high risk-high return)’ 또는 ‘로우 리스크-로우 리턴(low risk-low return)’ 시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부 진출은 중국 비즈니스의 장기전략의 토대 위에서 그 규모와 속도,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 프로젝트의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한 중간점검을 통해 서부지역의 투자 매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 서부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좋을지를 살펴본다. 
  
 
2. 서부대개발의 의의와 그간의 성과 
  
 
서부대개발은 동부연해 지역에 비해 경제활력이나 생활수준이 크게 뒤떨어진 서부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종합계획이다. 장쩌민(江澤民)이 1999년 6월 ‘서부대개발’ 개념을 처음 제기했고, 2000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서전동송(西電東送·서부의 전기를 동부로 보냄)’, ‘남수북조(南水北調·남부의 수자원을 북부로 보냄), ‘서기동수(西氣東輸·서부의 천연가스를 동부로 보냄), ‘칭장철도(青蔵鐵道·칭하이성의 시닝과 시장(티베트)의 라싸를 연결하는 철도) 등 4개의 핵심 프로젝트를 정식 비준하면서 막이 올랐다. 
 
서부대개발의 의의 
 
서부대개발에는 2가지 전략적 의의가 있다. 
 
서부대개발은 무엇보다, 20여년의 개혁개방이 낳은 지역간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개혁개방은 전형적인 불균형성장 전략이었다. 즉 기본 인프라와 대외개방 여건 상 상대적으로 유리한 동부연안 지역을 먼저 개발하고, 그 성과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마오쩌둥(毛澤東) 통치 시기에 철저히 궤멸된 중국 경제를 회생시키자는 구상이었다. 따라서 개혁개방 20년간의 중국 경제 고도성장의 대가로 지역간 불균형 문제가 불거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서부대개발은 또한 동부지역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동부의 고성장에 따라 빠르게 수요가 늘어난 주요 에너지 및 광물 자원, 그리고 인력자원이 주로 서부에 몰려있었기 때문이다(<표 1>과 <그림 3> 참조). 서부대개발을 상징하는 4대 프로젝트들의 초점이 서부 자원을 동부로 원활히 수송하는 데 초점을 맞춰진 것에서도 이러한 동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서부대개발 구상에는 애초에 ‘동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서부개발’과 동부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서부개발’ 등 두 가지 고려가 동시에 들어있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단순히 동부와 서부간의 개발 격차를 줄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전진하자는 발상이다. 함께 전진하더라도 동부가 보폭을 줄이면서 서부가 따라오기를 기다린 뒤에 함께 어깨를 걸고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동부는 동부대로 계속 전진하고, 서부는 동부의 전진을 지원하면서 더욱 속도를 내서 따라붙는 방식인 것이다. 
 
서구대개발 프로젝트의 아이디어가 그 이념적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덩샤오핑(鄧小平)의 ‘2개의 대국(大局)’ 구상과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부분에서다. 덩은 개혁개방에 착수하면서 그 명분으로 ‘2개의 대국’ 구상을 내세웠다. 첫 번째 대국은  개방 가속화를 통해 동부를 먼저 발전시키는 단계이다. 두 번째 대국에 대해서는 “세기 말에 중국이 샤오캉(小康)사회 단계에 들어가면 전국이 서부 발전을 돕는데 더 많은 역량을 동원해야 하고, 동부 연해 지구는 이러한 요구에 복종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쩌민의 서부대개발은 덩의 지역개발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방안이었으나, 1인당 GDP 680달러라는 당대의 현실에서 덩의 ‘선부론(先富論)’을 더욱 밀어부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서부대개발 프로젝트가 ‘지역간 균형발전’이 아닌 ‘지역간 협조발전’ 논리에 의거해 추진되다보니 동서부 간 지역격차가 크게 줄어들지는 못했다.  
 
서부대개발 10년의 성과 점검 
 
‘동부 지원을 위한 서부개발’ 부분은 분석 상 어려움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동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서부개발’ 부분에 초점을 맞춰 10년간의 서부대개발의 성과를 점검해보자. 
 
첫째, 경제성장 면에서 서부 지역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동부나 중부보다 다소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표 2> 참조). 이 기간에 서부의 경제성장률은 15.6%로 동부(15.4%)나 중부(14.8%)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하지만 경제 규모에 있어서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 동부의 경제규모(GDP)는 1999년 서부의 3.25배였으며, 2009년에는 3.17배에 달했다. 서부의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은 투자가 주도했다. 서부의 투자 증가율은 21.0%로, 동부(16.6%)는 물론 중부(19.3%)보다도 높았다. 반면 소비 증가율은 동부에 뒤졌고, 중부와 비슷한 정도였다. 
 
둘째, 소득지표 개선 면에서 동부보다 좋았으나, 중부와는 비슷한 정도였다(<표 3> 참조). 도시 지역 1인당 소득 규모를 비교해 볼 때, 동부는 2001년 서부의 1.44배에서 2009년엔 서부의 1.37배로 소득 배수가 소폭 줄어들었다. 농촌 지역의 동서부 간 소득배수는 2001년 1.77배에서 2009년 1.70배로 역시 소폭 줄어들었다. 
 
셋째, 비즈니스 활력을 반영하는 한 가지 지표인 기업 수 증가율을 보면, 서부의 기업 수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7.2% 증가하여 동부(11.8%)와 중부(7.9%)에 못 미쳤다. 서부지역이 상대적으로 중화학 산업과 국유기업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업 생태계의 활기가 동부에 못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성장, 소득 등 지표로 살펴볼 때, 서부와 기타 지역 간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으나, 서부의 약진이 뚜렷이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기를 나눠 살펴보면, 12.5 규획 기간(2006~2010년),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서부의 성장세가 가속화됐음을 알 수 있다(<표 4> 참조). 
 
첫째, 경제성장률이 금융위기 전에는 중국 전체 평균에 못미쳤지만, 금융위기 이후 현격히 높았다. 투자가 중부와 더불어 25% 가량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고, 소비 증가율이 동부나 중부보다 높았다. 
 
둘째, 소득 증가율 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눈에 띈다. 도시 지역의 경우 위기 전엔 동부나 중부에 비해 낮았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가장 높았다. 농촌지역의 경우 1인당 소득 및 소비지출 면에서 2009년 이후 동부나 중부를 압도하고 있다. 
 
셋째, 기업 수 증가율에서도 위기 전에는 동부보다 낮았으나, 위기 이후 동부지역을 따돌렸다. 
 
요컨대, 금융위기 이후 성장과 소득 증가, 기업 활력의 개선 측면에서 서부의 우위가 확고해지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3. 향후 서부대개발 전망 
  
 
지난 10년간 서부대개발의 성과에 대한 논의는 서부대개발이 50년에 걸친 초장기 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0년은 성과 평가를 하기에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전체 계획 기간의 1/5에 불과하므로, 똑부러진 평가는 피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간의 성과가 뜨듯미지근한 것은 서부대개발이 초장기 계획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즉 프로젝트 진행 단계 상 사실은 아직 본격적인 수확 단계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가 기대에는 못 미쳤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서부대개발의 세 단계 
 
중국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서부대개발은 크게 준비 단계, 본격추진 단계, 완성 단계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2000~2010년 10년에 걸친 준비 단계이다. 인프라 확충과 시장 시스템 확립, 산업구조 조정, 생태환경 악화 방지 등을 통해 서부 투자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단계이다. 
 
둘째, 2010~2030년 20년간으로 예정된 본격추진 단계는 준비단계에서 이루어진 인프라 확충을 토대로 개발거점을 형성시키고 각 지방의 특성에 맞는 경쟁력 있는 특화산업을 육성하여 서부 경제를 약진시키는 단계이다. 
 
셋째, 완성 단계는 2031부터 2050년까지로, 제2단계에서 조성한 개발거점들의 실력을 키우고 서부 전체적으로 자생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면서 차차 변경지대나 산지, 낙후한 농촌지역을 본격 개발함으로써 서부의 생산수준과 생활수준을 전면적으로 끌어올리는 단계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1단계에서는 인프라를 깔고, 2단계에서는 거점을 육성하고, 3단계에서는 서부 전역을 고루 개발한다는 것이다. 특구나 시험지구에서 발전의 싹을 틔운 뒤, 경작의 성과를 전 지역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불균등발전 전략을 서부대개발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1단계 사업의 주종인 인프라 확충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칭장(靑藏)철도가 2006년 7월 완공되었고, 중국 전역을 거미줄처럼 엮는 가로 7개, 세로 5개의 도로망인 ‘5종(縱)7횡(橫)’의 서부 구간 공사가 2007년 말 완공되었다. 이 같은 인프라 확충에 힘입어 서부 지역의 1만명 당 철도와 도로의 연장(延長)은 2009년에 동부와 중부보다 길어졌다. 10년간 화물운송 증가율 면에서도 동부와 중부를 따돌렸다(<표 5> 참조).  
 
칭장철도와 함께 서부대개발을 상징하는 서전동송(西電東送), 남수북조(南水北調), 서기동수(西氣東輸) 등 국토개조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표 6>과 <그림 5> 참조). 이밖에 전력 및 통신 보급 사업이 진척되어 일부 고산지대를 제외한 전 지역에 전력 및 통신망이 완비되었다. 중국 전체 삼림 복구의 60% 이상이 서부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등 중국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생태환경 보전 방면에서도 착실한 성취가 있었다. 
 
서부대개발 제2단계의 특징 
 
서부대개발의 본격추진 단계인 제2단계가 2010년에 시작되었다. 2단계의 초기 사업은 1단계에 이어 인프라 확충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2010년 7월 초에 밝힌 ‘2010년 서부대개발 23개 중점 프로젝트’는 주로 철도, 도로, 공항 등 교통인프라 건설과 발전설비, 수리시설, 탄광개발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표 7> 참조). 서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서부 풍력발전 기지 건설 등 대체에너지 관련 사업이 처음으로 중점 프로젝트에 포함된 것이 이채로운데, 전략성 신흥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정책 시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20년에 걸친 제2단계 초기 수년간의 서부대개발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투자 규모가 급증할 것이다. 앞서 말한 23개 중점 프로젝트들에 모두 6,822억 위안을 쏟아붇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서부대개발에 투입된 2.2조 위안의 31%에 해당하는 액수이다(<그림 6> 참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져, 2단계 연평균 투자 금액은 1단계의 2138억 위안을 훨씬 상회하는 3,000~4,000억 위안이 될 것이라는 게 관변 인사들의 관측이다. 전반적인 긴축 및 구조조정 기조가 우세한 가운데 서부대개발 투자 확대는 만일의 경기후퇴에 대한 안전판 구실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개발의 기본 목표는 시간이 갈수록 인프라 확충에서 경쟁력 있는 지역 특화산업 육성으로 달라질 것이다. 지금 당장은 유망 지역들이 대부분 대도시나 행정중심 도시들인데다, ‘우리 지역에서 모든 걸 다 하겠다’는 식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지역별 특성이 미분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기업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면 수년 내 지역별 및 지구별로 특징 있는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서부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상 우위는 유지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1월 법인세법 개정 이래 내·외자 기업에 대한 세율을 25%로 통일하는 등 세제 우대 폐지 조치들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서부 투자를 진작하기 위해 장려산업 목록에 해당하는 국내외 기업의 서부지역 투자에 대해서는 2020년까지 종전의 우대세율 15%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아울러 서부 각 지방정부들은 법인세나 기업증치세 지방 귀속분에 대해 일정기간 면제 및 감면 혜택을 앞다퉈 약속하고 있다. 
 
넷째, 국내적으로 동부 등 다른 지역과의 연관성이 강해질 것이다. 초기에는 동부에서 생존 임계점에 다다른 기업들의 이전 케이스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서부지역의 시장 성장 잠재력, 자원 및 R&D 방면의 비교우위를 활용하기 위한 시장형, 고(高)부가가치형 서부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서부진출 유형이 고도화되면 지역적으로 동부에 국한된 가치사슬이 산업 내 및 산업 간 연관관계를 통해 서부로까지 확장될 것이다. 
 
다섯째, 변경 지구를 중심으로 대외개방 및 국제 경제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남부 베이부완(北部灣)이 본격 개발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실질적 교류 및 협력을 기할 수 있게 되며, 신장 지역의 개방지구 건설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앙아시아 및 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과 투자협력이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최근 신장 지역의 물류 및 무역 기능을 강화하고 에너지산업기지를 육성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되고 있는데, ‘21세기의 비단길’이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이처럼 투자 규모가 대폭 증가하고, 지역특화산업 육성이 본격화되고, 대외 개방이 성과를 거두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서부 지역은 앞으로도 중국 전체의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고속성장을 지속해갈 것이다. 반대로,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의 피난처가 되면서 자원집약형 및 노동집약형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면 기저효과에 힘입은 초기의 높은 성장세는 머지않아 꺾여버릴 우려도 있다. 
 
서부대개발 2단계 개발거점 
 
서부 각 지방정부는 지역개발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현재 ‘신장자치구 2010~2020년 경제사회발전 규획 강요’, ‘충칭 스촨 샨시 서삼각 경제합작구 규획 방안’, ‘윈난성~남아시아대륙 경제합작구 발전 규획 강요’ 등이 중앙정부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으며, ‘후파얼(呼包兒) 경제구’, ‘란시거(蘭西格) 경제구’, 윈난 중부 도시군 등도 새로운 개발거점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청위(成渝) 경제구’, ‘관중(關中)-텐수이(天水) 경제구’, ‘광시(廣西) 베이부완(北部灣) 경제구’ 등 3개 전략개발구를 집중 육성하여 2020년까지 서부지역 성장 축으로 삼는다는 게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표 8>과 <그림 7> 참조). 
 
청위 경제구는 서부 핵심도시인 충칭과 청두를 중심으로 인근 38개 도시를 묶은 경제구이다. 상주 인구가 9,840만명(2008년 말 기준)으로 인력자원이 풍부하고, 단위면적 당 GDP가 서부 평균의 14배에 달하며, 1인당 GDP가 서부 평균보다 40% 가량 높다. 산업기반, 도시밀도, 자원 부존도, 과학기술 역량 등 모든 방면에서 서부 최고 수준으로, 주장(珠江) 삼각주, 창장(長江) 삼각주, 보하이완(渤海灣) 경제구 등에 이어 중국 경제 제4의 성장 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충칭의 ‘양장신취(兩江新區)’가 상하이의 푸둥신취(浦東新區), 텐진의 빈하이신취(滨海新區)에 이어 중국에서 세번째, 내륙에선 처음으로 2010년 6월 국가급 신취(新區)로 지정된 바 있다. 다만 도시화율이 49.9%(2008년)로 연해 국가급 경제구에 못 미치며, 방대한 농업 배후지대로 둘러쳐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정부가 고심 중인 도농통합발전의 모델을 제시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충칭과 청두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농촌지역 난개발을 막고, 농민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토지제도와 호구제도를 개혁하는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부지역에선 유일하게 바다를 끼고 있는 광시성의 베이부완 경제구는 아세안(ASEAN)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조성된다. 전세계 80개국의 220개 항구와 통항하고 있는 국제 물류기지로서, 변경 수출가공구와 변경 종합보세구를 건설하여 변경무역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석유화학, 제지, 첨단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해 산업지구도 조성될 예정이다. 외자 유치를 위해 3대 경제구 중에서 가장 구체적인 세제 감면 혜택을 내놓고 있다. 
 
관중-텐수이 경제구는 샨시성 성도인 시안을 중심으로 샨시성과 간수성의 여러 도시들을 아우르는 서북부 내륙의 거점지구이다. 시안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대도시군으로 발돋움하고, 그 경험을 닝샤, 칭하이, 신장, 네이멍구 등 내륙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전진기지 역할이 기대된다. 국가급 혹은 성급 중점과학연구소가 100개가 넘고 과학기술 인재가 100만 여명에 이르는 등 R&D 기반이 양호하다. 인근의 샨시, 간수, 닝샤 지역의 풍부한 자연자원을 산업화에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3대 개발구는 교통 및 물류 인프라, 산업기반, 자원 부존, 노동력 확보 등 투자 여건이 서부에서 가장 좋은 지역들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취약한 부분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조기 성공을 낙관할 수 없게 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아직 초기인 탓도 있겠지만, 광대한 개발구를 종합적이고 밀도있게 개발할 수 있는 통할(統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위 경제구는 한반도 면적의 4분의 3에 달하는 매우 넓은 지역이며, 관중-텐수이 경제구와 베이부완 경제구 역시 남한 면적의 80%와 43%에 해당하는 작지 않은 지역이다. 더욱이 3대 경제구 내의 핵심 도시들은 산업구조나 경제기반이 매우 비슷하다. 이렇다 보니, 경제구 관리 권한이나 개발 방향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청위 경제구의 충칭과 성도는 경제구의 이름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 수년간 ‘암투’를 벌였으며, 폭스콘, 머스크, 아리바바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투자 유치전에서 번번히 접전을 벌였다. 건전한 경쟁은 필요하지만, 때로는 지방이기주의가 경제구의 개발사업 진척을 방해하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어 문제다. 관중-텐수이 경제구의 시안과 한양 간의 알력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시안시 정부가 전권을 갖고 개발하기로 한 한양시 정부 관할지역 내 토지에 대해 한양시 정부가 권한을 넘겨주지 않으면서 초기 사업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지역이기주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앙정부가 거중조정을 하거나 해당 경제구 내에 별도의 행정관리 기구를 세워 개발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핵심 도시들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상당한 개발 격차가 있는 2, 3선 도시들을 한데 묶어 특색 있는 발전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4. 한국 기업의 서부 진출 시 고려할 점 
  
 
세계 각국의 대(對) 중국 직접투자 중 서부에 대한 투자금액의 비중은 1996~2009년 14년간 누적 기준으로 6.2%이며, 2005년 이후 줄곧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2009년까지 한국 기업의 서부지역 투자 비중은 건수와 금액 면에서 각각 1.4%, 1.3%에 불과하며, 연도별로도 별 차이가 없다. 타국 기업들에 비해 과도할 정도로 동부 시장에 치우쳐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부의 성장잠재력과 최근 성장세, 서부대개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 등을 고려해볼 때, 서부 진출을 좀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서부의 어디로 어떻게 진출할 것인가? 서부전략 수립 시 염두에 둬야 할 키워드는 불균등발전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불균등발전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불균등발전 방식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다. 중국 전체를 놓고 볼 때도 그렇고, 서부지역 전체나 어느 한 경제구를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경제 역량이나 동원가능한 정책 자원에 비해 개발 대상 지역의 면적이 너무 넓어 일부 지역을 우선 개발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개발거점 형성과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 제2단계 서부대개발 시기에 우리 기업의 서부진출의 성패는 진출 거점을 제대로 확보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부와 동부 및 중부 간의 개발 격차도 크지만, 서부 지역 내 각 성(省) 간의 성장 및 소득 면의 격차 역시 크다(<표 9> 참조). 특히 동부와 중부의 경우 성간 소득격차가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서부의 경우 성간 소득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성간 소득격차는 성간 경쟁력 격차의 발현이다. 거시경제, 금융, 산업, 기업, 정책 등 다양한 경쟁력 요인을 종합하여 중국 연구자들이 평가한 서부 각 성별 종합경쟁력 순위를 살펴보면, 2008년 현재 스촨, 네이멍구, 샨시, 충칭 등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성장활력이 좋아 미래가 밝은 성으로는 네이멍구, 샨시, 충칭, 닝샤 등이 꼽히고 있다(<표 10> 참조). 
 
향후 서부개발이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을 고려할 때, 우리 기업들이 서부거점을 정하는데 있어 성 경쟁력 순위보다 의미가 있는 것이 도시 경쟁력 순위이다. 청두, 시안, 충칭 이외에 네이멍구 약진의 주역들인 얼두어스, 후허후트, 바오터우 등이 경쟁력이 높은 도시들로 평가받고 있다(<표 11> 참조). 
 
어디를 거점으로 할 것인지는 진출 목적(판매망 확장, 공장 이전·확장, 또는 둘 다)이나 처지(업종, 기업 규모, 투자 기간 등)에 따라 다를 것이다. 시장 관점의 진출이라면 경제성장률, 소득증가율, 소득분배 상황 등 매크로 요인들이 중요하며, 생산기지 관점의 진출이라면 임금, 에너지 가격, 물류비용, 각종 우대정책 등 마이크로 요인들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표 12> 참조). 일차적으로는 이러한 투자여건들의 현 상태가 어떠한지 점검해봐야 하지만, 서부의 변화가 워낙 빠른 만큼 향후 개선 속도를 가늠해보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각 지방별 향후 발전계획과 지리적 환경, 인프라 여건 등을 감안할 때 대략 <표 13>의 구분이 가이드 구실을 할 수 있다. 
 
어디로 들어가든 서부 진출은 장기 관점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서부대개발 계획 상 향후 10년은 지역별 및 경제구별 특색과 비교우위 요인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시기가 될 것이다. 현재의 투자 여건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성장 잠재력을 신중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부 내수시장을 겨냥해 진출하는 경우 시기별 혹은 연도별로 투자 규모를 적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매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에게서 주문을 먼저 받아놓고 공장을 돌리던 동부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과다 혹은 과소 투자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합자나 합작 형태의 진출을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부진출은 본질적인 경쟁력에 입각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정부의 세제 혜택에 기대어 ‘몇 년만 한 번 해보지’ 하는 식의 접근은 서부라고 해서 통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외자 및 지역간 구분에 의거한 세제 우대를 철폐한다는 중국 정부의 기본 방침에도 불구하고, 서부지역에서만은 기업소득세 과세에 대한 우대 혜택이 10년 더 연장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제 유인 없이도 서부로의 자본유입 흐름이 끊기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이러한 예외 적용은 곧바로 중단될 것이다. 말하자면 세제 우대는 서부의 투자여건 상 열세를 보완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 자체가 서부진출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또한 ‘설비가 멈출 때까지만 돌려보자’는 식의 사양업종 단기투자는 진입이 어렵거니와 빠져나가기는 더욱 어렵다. 서부 지역들은 동부에 비해 실업률이 높기 때문에 외자의 투자 회수나 철수에 대해 동부 이상으로 민감하고 엄격하다. A성에서 B성으로, 혹은 C시에서 D시로 공장을 옮기는 경우 A와 B, 그리고 C와 D 지방정부간 이익분배를 전제로 길을 터주라는 것이 중앙정부의 권고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우리 기업들처럼 이제 막 서부진출을 본격화하는 경우에는 초기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지주(支柱) 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부품업체들이 패키지로 진출하거나 비즈니스 그룹별로 가급적 동일 지역에 동반진출하여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만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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