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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컨버전스하는 IT기기, 디버전스하는 IT서비스, 이거 TV 되나요?'


전화나 TV 와 같은 말은 원래는 서비스이면서 동시에 그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정보통신 기기를 뜻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점차 그 의미에서 기기를 뜻하는 부분이 희석되고 있는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 진행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서비스가 전혀 기기에 제한받지 않는 구조가 될 것이다. 그 시대가 되면 기기와 서비스는 발전의 형태는 어떤 모습일지 전망해 본다. 
  
원래 TV라는 것은 공중파를 이용한 방송 네트워크, 방송용으로 특별히 만들어지거나 또는 변형된 영상 컨텐츠, 그 영상 컨텐츠를 모아서 시간에 따라 배치하고 이를 주파수에 실어 소비자에게 전달해 주는 서비스, 그리고 그 전파를 타고 전달된 영상물을 받아서 사람이 볼 수 있게 해 주는 기기인 수상기, 이렇게 네 가지 요소가 모두 합쳐진 상태로 만들어졌고 이 형태로 소비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TV라고 하면 수상기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그 기기에서 보여지는 어떤 영상물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는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옆 동네에 사는 홍길동씨는 TV를 갖고 있고, 저녁에 나오는 TV가 재미있기도 한데, TV가 잘 안 되는 동네에 살고 있어서 불편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른 뜻으로 마구 섞어서 말을 해도 잘 알아 들을 수 있다. 
  
인터넷, 범용 네트워크 

그런데 이것이 이제 변하게 생겼다. 앞으로는 TV라는 단어의 뜻이 지금과 다르게 되어 더 이상 이렇게 말하지 않게 될 것 같다. 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우리는 두 가지에 주목해야 한다. 인터넷 그리고 OS이다.
TV 수상기가 애초부터 TV 컨텐츠를 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TV 수상기는 TV 컨텐츠를 외부에서 받아와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컨텐츠를 받아오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은 일반 TV의 경우에는 공중파라는 무선 네트워크이고 케이블 TV의 경우에는 케이블이라는 유선 네트워크이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가 애초부터 웹 컨텐츠를 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는 단지 그 컨텐츠를 외부에서 받아와서 보여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리고 그 컨텐츠를 받아 오는 통로 역할은 인터넷이 한다. 

이렇게 보면 외부에 있는 컨텐츠를 네트워크를 통해 받아와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TV와 인터넷 기기 사이에는 차이가 없고 완전히 동일한 개념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웹 컨텐츠와 TV 컨텐츠 사이에 사실상 차이가 없어진 요즈음, 이 둘 사이에는 오로지 이용하는 네트워크가 다르다는 것 밖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용하는 컨텐츠가 같고, 컨텐츠를 이용하는 방식도 같고, 그래서 느끼는 가치도 같다면 컨텐츠가 전달되는 네트워크가 다르다는 것이 실제 고객에게 손톱 만큼이나마 의미가 있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그 둘 사이에 차이는 없다. 따라서 공중파를 이용하기 곤란하다면 얼마든지 인터넷을 이용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실 IPTV는 이미 인터넷을 네트워크로 이용하고 있다. IPTV는 네트워크 부분만 빼면 나머지는 기존 디지털 TV 또는 스마트 TV와 거의 동일한 또 하나의 TV일 뿐이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바뀐다는 것은 단지 TV가 IPTV로 바뀌는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공중파나 케이블의 끝에 연결되는 기기는 TV 수상기라는 한 종류만 있었던 것에 비해 인터넷의 끝에 연결되는 기기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컴퓨터가 있고 앞서 말한 IPTV도 있겠지만 그것 말고도 wifi 기능을 갖고 있는 각종 전자기기들, 예를 들어 PMP, MP3 플레이어, 게임기, 전자 사전, 전자 액자 등의 기기들도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최근의 네트워크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핸드폰 그리고 탭 또는 패드라고 불리는 태블릿 기기들 또한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라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모바일 네트워크도 일상적 상황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이미 세계적으로 모바일 네트워크는 4세대로 진화하고 있는데, 4세대 모바일 네트워크, 또는 4G 네트워크의 이론적 속도는 현재 유선 초고속 인터넷과 같은 수준이다. 따라서 현재 유선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모바일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정리 해보자. 인터넷이란 그 안에서 전달되는 컨텐츠에 특별한 제약이 없고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에도 특별한 제약이 없다. 게다가 그 끝에 연결되는 기기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다. 즉 어떤 서비스, 어떤 컨텐츠, 어떤 기기에서건 모두 쓰일 수 있는 범용 네트워크이다. 

때문에 TV 또한 기존의 공중파나 케이블을 대신하여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서비스가 네트워크의 제약에서 벗어남은 물론 단말 제약에서도 상당히 벗어나게 되어 매우 많은 유형의 IT 기기를 TV로 활용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OS, 범용 플랫폼 

모든 기기에 인터넷에 연결되었다고 해서 바로 TV로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 기기 고유의 기능에 더하여 TV로서 기능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TV로 이용 가능할 것이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OS이다. 

이 글에서 말하는 OS는 단어 그대로의 Operating System 또는 운영체제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OS란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소위 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변형할 수 있는 종류의 OS를 말한다. 특정한 기기에 딱 맞추어져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특정한 기능만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는 의미에서 이런 종류의 OS를 범용 OS라 부르기도 하고 앱을 설치하고 실행시키기 위한 기반 구조가 된다는 점에서 플랫폼 특히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윈도우’나 ‘안드로이드’, ‘iOS’, ‘리눅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범용 OS가 설치한 기기는 앱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말하자면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는 그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어떤 앱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영상을 보고 싶다면 갤러리나 슬라이드 앱을 깔면 되고, 소리를 듣고 싶다면 MP3 플레이어 앱을 깔면 되고,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하고 싶다면 동영상 플레이어 앱을 깔면 된다. 마찬가지로 전화 앱을 이용하면 전화도 할 수 있고, TV 앱을 이용하면 TV가 나오게 할 수도 있으며, 이북 리더 앱으로 책을 볼 수도 있고, 웹이나 전용 앱을 이용하면 신문을 읽을 수도 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범용 OS를 가지고 있는 기기는 오로지 컴퓨터 딱 한 종류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그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MP3, PMP, 이북 리더에도 범용 OS가 탑재되고 있다. 조만간 게임기나 전자 액자나 전자 사전에도 범용 OS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들 기기들 또한 특정 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범용 OS를 가진다는 것은 어떤 특정 기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사라진다는 것을 말한다. 어떤 기기가 구현 가능한 기능이 있다면 다른 기기도 거의 반드시 그 기능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에 접속 가능하고 범용 OS를 갖고 있어 TV 앱을 설치할 수 있다면 그 기기의 현재 용도가 무엇이건 상관 없이 적당한 앱을 이용하여 TV가 되게 할 수 있다. 그러니까 PMP, MP3, 전자 액자, 게임기, 또는 이북 리더와 같은 모든 IT는 전부 TV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TV는 어떻게 되나? 

인터넷과 범용 OS가 가져올 변화의 핵심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그 서비스 전용의 기기를 갖추지 않아도 되고 그 서비스 전용의 네트워크가 없어도 된다는 점에 있다. TV의 경우, 이제 더 이상 공중파나 케이블이 없어도, 심지어 TV 수상기라는 그 기기가 없어도 TV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사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TV를 보기 위해 반드시 TV가 필요한 시대는 벌써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이미 컴퓨터로 TV를 보고, 핸드폰으로 보고 있다. 이제 이런 경향은 더욱 확대되어 앞으로는 아무 기기나 집어 들어 인터넷에 연결하면 바로 TV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TV 수상기나,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TV를 보는 것은 당연하고, 태블릿이나 MP3나 PMP나 게임기나 또는 전자 사전이나 전자 액자나 이북 리더에서도 TV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TV가 있는” 시대는 가고 “TV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TV만 그럴까? 

그런데 이런 변화, 인터넷과 범용 OS의 보급으로 서비스와 기기가 분리되는 변화는 단지 TV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라디오는 이미 이런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라디오나 TV나 같은 종류의 서비스이다. 단지 영상이 없을 뿐 다를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벌써 몇 걸음 앞서 “라디오가 있는” 시대에서 “라디오가 되는” 시대로 변해버린 것 같다. 주위를 둘러 보면 라디오라는 그 사각형 기기, 한 쪽에 주파수를 선택하는 버튼이 달리고 스피커나 이어폰을 꽂게 만들어진 기계는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 대신 MP3 플레이어를 켜면 라디오가 “나온다”. 요즘에는 핸드폰 중에서도 어떤 것은 라디오가 “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 라디오를 다 “들을 수” 있다. 이제 “라디오를 갖고 있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냥 “라디오가 되는지” 물을 뿐이다. 

전화기도 마찬가지이다. 전화라는 것은 둘 이상의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컨텐츠로 하고 그것이 쌍방향으로 전달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라디오나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전화기 그 자체도 라디오처럼 사라지고 단지 서비스의 형태로만 남아 있는가? 여러분의 손에 들린 것이 전화기인지 아닌지 생각해 보면 된다. 물론 아직 많은 사람들은 단지 전화만 하려고 전화기를 들고 다닌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면 그것을 과연 전화기라고 불러도 될까? 

전화를 하는 용도로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과 음악을 듣거나 웹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용도로 쓰는 시간을 비교해 보면 우리가 들고 다니는 이것은 전화기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는 느낌이 더 강해질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75분, 한 달이면 거의 40시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통화의 경우에는 한 달에 다섯에서 여섯 시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들고 있는 그것은 전화도 되는 인터넷 단말기인가, 아니면 인터넷이 되는 전화기인가? 

게다가 전화라는 서비스 그 자체만 놓고 생각해봐도 반드시 전화기가 있어야 전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범용 OS를 탑재하고 인터넷 연결이 되는 기기라면 그것이 무엇이건  전화를 할 수 있다. 컴퓨터에서 VoIP 기술을 이용한 앱, 예를 들어 스카이프와 같은 걸 이용하면 “전화를 할 수 있다”. 이미 일부 휴대용 게임기도 적당히 조작만 하면 VoIP 방식으로 “전화가 된다”. 
  
기기는 수렴한다 

갑자기 뜬금없겠지만 컨버전스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컨버전스는 한 때 우리나라 정보통신 산업 전체에 광풍처럼 몰아쳤던 이슈이다. 그러다 지금은 스마트, 클라우드, SNS와 같은 이슈에 살짝 밀려난 느낌이지만 아직도 매우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 그 컨버전스를 우리는 융합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정확히 번역하자면 컨버전스 Con-vergence라는 단어의 원래 뜻은 무언가 여러 개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융합”이라는 뜻 보다는 무언가 여러 개가 같은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가까워진다는 “수렴”에 더 가깝다. 

앞서 말했던 TV, 라디오, 컴퓨터, 스마트폰, MP3, PMP, 게임기, 태블릿 등 이 모든 기기들의 미래 모습을 한 번 생각해보자. 이 기기들이 다 사라지고 그 대신 그 모든 기기가 융합된 하나의 새로운 기기가 세상을 지배할 것 같지는 않다. 단 한 대의 기기로 이 모든 기기들이 하던 모든 영역의 서비스를 전부 다 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사람들이 단 하나의 기기만 갖게 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각 기기가 가진 고유의 가치를 단 하나의 기기로 완벽히 맞추어 주기에는 아직 기술이 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기기들이 어쩐지 같은 모양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은 거둘 수 없다. 실제 이들의 사진을 놓고 비교해보자.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 크기를 무시한다면 생김 생김이나 기본 기능이 너무나도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다시피 모든 기기는 시각 정보를 출력하기 위한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고, 청각 정보를 출력하기 위한 스피커나 이어폰을 가지고 있다. 또 많은 경우 소리 정보를 받아 들이기 위한 마이크를 가지고 있으며 영상 정보를 받아 들이기 위한 카메라, 기타 위치 정보나 각도, 속도 등의 상황 정보를 받아 들이기 위한 각종 센서를 이미 가지고 있거나 앞으로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기기는 범용 OS를 가져서 각종 앱을 통해 기능을 확장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며,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서 필요한 컨텐츠를 즉시 받아올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상황이 되면 이미 기기의 종류별 기능 차이는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작아지거나 아니면 아예 소멸하게 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컨버전스를 융합이 아니라 수렴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다양한 기기들이 거의 같은 외양과 거의 같은 기능을 향해 발전하고 있는 모습 또한 수렴 현상이므로 이러한 기기들의 발전 움직임을 기기간 컨버전스라고 불러 마땅할 것이다. 
  
서비스는 발산한다 

기기는 컨버전스 된다고 하자. 그런데 서비스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나온 논의를 종합하면 서비스 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듯 하다. 서비스 시장에서는 수 없이 많은 사업자들이 등장할 것이고, 각 사업자들은 제각기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따라서 많은 사업자들, 다양한 서비스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경쟁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올 이유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서비스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이 거의 없어진다는 것이 있다. 서비스 사업자가 되는 것을 막는 가장 강력한 진입 장벽 중에는 전용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있다. 기지국을 세우고, 케이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경우 공중파를 이용하거나 케이블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인허가를 얻어야만 한다. 

하지만 인터넷은 이 모든 것을 일거에 무력화 시켜 버렸다. 인터넷은 이미 존재하는 네트워크이며 따라서 인터넷만 이용할 수 있다면 거의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고도 단 번에 전국적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정식으로 방송 사업 허가를 얻지 않아도 인터넷 동영상 제공이라는 방식을 이용하면 어느 수준까지는 방송 유사 서비스를 할 수도 있게 되었다. 말하자면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투자도 인허가도 없이 그냥 컨텐츠를 배급하기 위한 서버만 하나 인터넷에 물려 두면 바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니, 요즈음에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달해서 그마저도 빌려 쓰면 된다. 그냥 컨텐츠만 있으면 바로 서비스를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누구라도 이렇게 손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해 질 것이다. 이러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사업자들은 제각기 독특하고 차별적인 기능이나 컨텐츠를 제공하려 할 것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취향은 모두 제 각각이라 그러한 차별적인 서비스가 등장하면 바로 즉각적인 시장 반응이 올 것이다. 그리하여 서비스는 사업자마다 제 각각이 될 것이고, 심지어 같은 사업자의 서비스라 해도 이용하는 소비자마다 서로 다른 특징을 반영하여 미묘하게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는 목표 시장과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수 없이 많은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시장에 존재하게 될 것이다. 

원래 다른 것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수렴이라고 하는데, 그 반대의 움직임은 발산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디버전스 Diver-gence라는 단어를 쓴다. 기기들은 상이한 형태와 기능에서 서로 같은 형태와 기능으로 수렴하는 동안, 서비스는 서로 같은 컨텐츠와 가치에서 서로 상이한 컨텐츠와 가치로 발산할 것이다. 즉, 서비스는 디버전스 된다. 

관전 포인트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TV로 대표되는 방송 미디어 산업의 지배자는 서비스 사업자, 달리 말해 방송국이다. 그런데 다양한 기기들이 하나의 형태로 컨버전스 되고, 서비스 그 자체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디버전스 되는 시대에도 과연 이들 서비스 사업자들의 지배력이 유지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할까? 

서비스가 고도로 다양화된다면 필연적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이 등장하게 된다. 그것은 그렇게 파편화된 서비스를 하나로 모아서 소비자의 선택이 쉽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웹에서 포탈이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누군가 TV나 라디오나 기타의 미디어 서비스 영역에서도 해 주어야 할 것은 당연한 추론이다. 이런 사업을 하는 사업자를 마켓 플레이스 사업자라고 하자. 

일부에서는 파편화된 서비스는 비교적 소수의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시장을 지배할 수 없으며 이들 마켓 플레이스 사업자들이 그 뒤를 이어 세상에 군림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의견의 연장선에는 기존의 인터넷 포털 사업자들이 이런 사업자가 될 수도 있지만 기존의 방송 사업자들이 마켓 플레이스 사업자로 변신해서 외견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서비스가 파편화되어 과거, 그리고 현재와 같이 소수의 방송국이 지배하는 세상이 무너지면 그 뒤를 이어 지배자로 등장할 것은 결국 모든 가치의 원천인 컨텐츠를 가진 사업자들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마디로 컨텐츠가 왕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결국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컨텐츠 가격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대부분을 컨텐츠 가격으로 회수할 것이라고 한다. 

일부 소수 의견이지만 전혀 다른 것도 있다. 이에 따르면 서비스는 파편화되어 지배력을 잃을 것이며, 컨텐츠는 그 자체가 이미 파편적이며 마켓 플레이스의 경우 현재의 이용자들이 장차 다른 마켓 플레이스로 전환하는 것을 막기가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시장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이 한 번 선택하면 잘 바꾸기 힘든 것, 바로 범용 OS를 탑재한 기기가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 

이 주장의 연장선에는, 일단 기기와 OS가 어떤 물리적 기능을 채택하면 그 기능을 이용하는 서비스가 나오고 컨텐츠가 나오지, 그 반대로 서비스와 컨텐츠가 먼저 만들어지고 이를 구현하는 기능이 나중에 만들어지는 경우는 없으므로 결국 변화하는 세상의 중심에는 IT 기기가 자리하게 될 것이라는 좀 과격해 보이는 주장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사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과연 어떤 주장이 맞을지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바라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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