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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SW 경쟁력의 차이는 어디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 vs. 국내 기업들'

스마트폰 출시 이후 구글과 애플이 개발한 OS 플랫폼이 IT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다. 특히 최근 시계, 안경 등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기기들이 출시되고, IT 기술을 활용하는 산업 영역이 헬스케어, 교육 등으로 확대되면서 소프트웨어의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지만 아직도 소프트웨어의 주요 혁신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애플과 같은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 혹은 Start-up 들에서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들은 직원 채용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업들과 다른 방법을 취하고 있다. 달에 우주선을 처음 쏘아 올렸을 때처럼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사고 체계인 “Moonshot Thinking”을 강조한다. 문제를 새롭게 발견하고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과정, 끊임없이 도전적인 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문화, 그리고 이를 소프트웨어의 형태로 구현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어 이들 기업들의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를 새롭게 발굴하고 도전하며 그 과정을 소프트웨어라는 도구로 구현해 내는 것과, 이미 주어진 문제의 답을 단순히 빠르게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내는 것은 창출할 수 있는 가치 측면에서 전혀 다르다. 경쟁력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빠르게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 능력을 주로 요구한다. 기업 내에는 아직도 정보의 공유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보다 정보와 아이디어의 소유에 집착하는 경쟁적인 문화가 지배적이다. 또한 소수 뛰어난 개발자에 집중되어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루어 지고 있다. 물론, 최근 정부의 소프트웨어 관련 정책이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창의력, 독창성을 갖춘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등 많은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단기적인 성과나 외형적인 변화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문제를 발굴하는 능력, 공유와 토론을 통해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는 개방적인 문화, 그리고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 목 차 > 

Ⅰ. 더욱 커지는 SW 중요성
Ⅱ. 실리콘밸리 주요 SW 기업 경쟁력의 원천
Ⅲ. 국내 SW 현황과 변화의 방향
 
  

Ⅰ. 더욱 커지는 SW 중요성 
  

시속 250Km의 고속 열차를 도입해 약 2시간 30분만에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레스를 연결하려는 시도에 대해 테슬라(Tesla) CEO 앨론 머스크(Alon Musk)는 이동 시간을 35분으로 줄일 수 있는 “Hyperloop” 이라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10X is easier than 10 Percent.” 어떤 문제에 대해 기존의 시도들을 반복하며 점진적인 노력으로 10%의 발전을 얻기보다는, 새롭게 문제를 인식하여 전혀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들과 혁신적인 도전으로 10배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때로는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들을 새로운 생각과 도전으로 해결하려는 과학자, 엔지니어, 기업가들이 모인 단체인 “Solve for X”의 공동 설립자인 애스트로 텔러(Astro Teller)의 말이다. 이들은 과거 달에 우주선을 쏘아 올렸던 것처럼 전에 없던 혁신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사고 체계인 “Moonshot Thinking”을 강조한다. 즉 열악한 철도 상황으로 인해 기존 10시간 이상 걸리는 이동 시간을 고속 철도를 통해 단축 시키려는 노력이 10%에 해당하는 시도라면 신개념의 수송 장치를 이용해 35분으로 단축 시키겠다는 앨론 머스크의 제안은 10배를 목표로 하는 “Moonshot thinking”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구글, 애플, MS, 아마존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IT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동안 많은 투자와 노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아직도 소프트웨어의 주요 혁신은 구글, 애플, 혹은 실리콘밸리의 Start-up 기업들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소프트웨어와 그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며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과는 무엇이 다를까?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혁신적인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그 사고의 과정을 소프트웨어라는 도구로 구현해 내는 것과, 이미 정의된 문제에 대한 정답을 빠르게 찾고 개선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라는 제품을 목표로 만들어 내는 차이는 아닐까? 

소프트웨어는 지식 집약적 산출물이 무형의 형태로 구현되는 것으로 독창성, 차별성이 매우 높은 특성을 갖는다. 즉 같은 하드웨어를 가지고도 구현된 소프트웨어에 따라 상이한 기능을 하는 기기로 사용 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서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구글과 애플이 개발한 OS 플랫폼이 IT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다. 특히 최근의 시계, 안경 등의 다양한 형태로 스마트 기기들이 구현되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안드로이드라는 하나의 범용 OS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기를 구동할 수 있었던 반면, 향후 출시될 다양한 형태(Form-factor)의 스마트 기기들은 각기 다른 하드웨어, 특화 기능,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기기 제조사, 혹은 서비스 업체가 직접 구현해야 할 소프트웨어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갖는 독창성을 기반으로 IT 기술을 활용하는 산업 영역이 급팽창 하며 다양성, 범위의 경제(Economics of Scope)를 극대화 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고 있는 앱, 서비스의 분야를 보면 종전에는 게임, 동영상 등 엔터테이먼트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해 왔던 반면 최근에는 운동, 헬스케어,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앱, 서비스들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되었던 이러한 서비스들은 점차 시계, 밴드, 안경 등 다양한 형태의 Wearable 기기를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보편화, Big Data 처리/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추세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즉 IT 영역이 적용되지 않았던 분야에서 IT 기술 활용이 비교적 쉽게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어야 할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Ⅱ. 실리콘밸리 주요 SW 기업 경쟁력의 원천 
  

제조업과는 달리 소프트웨어 산업은 상대적으로 무형적 자산에 의해 가치가 만들어지는 부분이 크다. 예를 들어 제조사의 경우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상당 부분의 비용을 소재, 부품, 제조 인프라에 지출하는 반면, 소프트웨어 기업은 개발 시스템, 개발자(Software Engineer)를 통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고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통해 쉽게 개발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 지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개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개발자들을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Asset)으로 인지하고 직원 채용 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 걸쳐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문제를 새롭게 발견하고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채용 과정, 끊임 없이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문화, 그리고 이를 소프트웨어의 형태로 구현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어 그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① 채용 프로세스 :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을 평가 

실리콘밸리의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직원 채용 시부터 대다수의 국내 기업들과는 다른 방법을 취한다. 소프트웨어 능력 중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래밍 능력을 테스트 하기 보다 이들 기업들은 지원자들의 문제 인식 및 해결 능력 등을 우선 검증한다. 

첫째, 다양한 상황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문제를 발견, 정의(Formulation)하는 능력을 검증한다. 즉, 어떤 주어진 문제에 대한 정답을 원하는 것보다 지원자들 스스로가 문제를 발견하고 접근하는 과정을 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이 직원 채용 시 “자연대수 e를 풀어서 쓸 때 처음 발견되는 10자리의 소수.com” 라는 얼핏 보기에는 알 수 없는 내용을 거리의 광고판에 실은 적이 있다. 구글이라는 표현이 없는 황당한 수수께끼 같은 내용이다. 위의 정답은 특정 웹 사이트의 주소이며 비슷한 몇 단계의 문제를 추가적으로 해결한 사람은 그때서야 이것이 구글의 채용 과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즉 구글은 일반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쳤을 만한 상황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문제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인재들을 발견하는 과정을 시도하였던 것이다. 이외에도 아마존,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다른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퀴즈나 퍼즐과 같은 다소 황당한 내용의 문제를 지원자들에게 제시하거나, 어떤 가정의 상황을 제시하면서 현재 혹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 접근하는 과정을 주로 테스트 한다. 

둘째, 발견하고 정의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알고리즘화 하는 능력을 측정한다. 지원자가 제시한 해결책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 가능한 형태로 표현하는 단계이다. 독창성이 큰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알고리즘 디자인에 따라 수십, 수백 배에 이르기까지 큰 성능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지원자들이 제시하는 알고리즘의 완결성(Completeness), 복잡도(Complexity), 확장성(Scalability)을 주로 평가한다. 가장 먼저 알고리즘의 완결성으로서 알고리즘이 원하는 결과값을 도출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알고리즘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한다. 즉 같은 결과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일지라도 알고리즘에 따라 프로그램의 실행 시간(Time Complexity) 및 요구되는 메모리의 용량(Space Complexity)이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또한 최근의 많은 소프트웨어들은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와 연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시된 알고리즘이 처리해야 할 정보, 입력 값이 확대될 경우에도 잘 동작하는 지 등을 평가한다. 

이러한 문제의 발견, 해결, 그리고 알고리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기업들은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정답을 지원자들에게 한번에 요구하지는 않는다.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방향성과 몇몇의 힌트를 단계별로 제시하면서 지원자가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 정답을 찾아가는 단계, 최적의 알고리즘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해 나가는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가령, 찾아낸 답이 정답이 아닐지라도 그 과정이 체계적이며 논리적이면 지원자는 높은 가치를 평가 받기도 한다. 

이는 국내 교육 및 기업 문화에서 문제에 대해 빠르게 정답을 찾아내는 것을 요구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인력 선발 기준 및 과정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물론 각 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각 부서별, 제품군 별로 필요한 소프트웨어 역량(Specification)을 정의하고 해당하는 인력을 충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정의된 문제 속에서 빠르게 답을 찾아 소프트웨어로 구현할 수 있는 인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채용 프로세스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정량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으며 주어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닌,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해 가는 것이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러한 역량을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병행되어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② 기업문화 : 정보 공유와 토론을 통한 생각의 발전 

소프트웨어는 다수의 참여자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참여하면서 개발하는 측면이 다른 산업에 비해 크다. 리눅스 OS, Firefox 웹 브라우저 등은 오픈소스 단체(Open-source community)를 통해 많은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자유롭게 참여하여 성능을 발전시키거나 문제점을 수정, 보완한다. 즉 소프트웨어는 특정, 소수의 개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하는 것 보다는 많은 참여자들을 통해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검증하고 그 활용 범위를 점차 확대시키며 빠르게 진화시킬 수 있는 측면이 매우 크다. 구글의 초기 안드로이드 버전 또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함께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기업 내부적으로 직원간의 토론과 소통으로 자유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개발자 출신의 창업자가 중심이 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정보의 공유 및 참여를 통한 확대, 발전 측면이 높은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일찍부터 잘 이해한 것이다. 실제로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의 업무 환경은 직원들의 비공식적인(Informal) 모임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게임, 편의 시설 등이 잘 마련되어 있으며 최근 발표한 신사옥의 모습을 보면 건물의 설계 때부터 개방, 소통의 문화를 유지, 발전 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주선 모양의 애플 사옥은 외부로부터 철저히 차단되나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쉽게 마주치고, 융화될 수 있는 구조를 건축물 설계부터 반영했다. 페이스북의 “웨스트 캠퍼스(West Campus)”는 자연과 융화된 모습에서 직원들이 별도의 회의실이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토론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배려한 구조를 취했다. 

대다수의 국내 기업의 다소 경직적이며 경쟁적인 문화는 이러한 자유로운 정보 공유와 참여를 저해하는 측면이 크다. 물론 개별 개발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개발한 코드가 공개되고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면 자신만이 갖고 있는 차별적 가치가 줄어든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개개인이 소유한 정보의 가치가 공유를 통해 더 높아질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그러한 공유와 확장의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더욱더 보완, 발전하는 측면이 크다. 최근 오픈 소스 및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인해 기업들의 외부 개발 그룹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개발자 개개인의 활동에 그치고 기업이 필요한 특정 기술 습득 수단으로서 이러한 교류를 활용하지 않고 기업 내부 문화의 변화가 따라 주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는 어려울 것이다. 

③ 개발 환경 : 개별 개발자가 아닌 시스템에 의존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평균적으로 2~3년을 주기로 이직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잦은 이직은 실리콘밸리의 ‘이직 문화’라고 까지 불릴 정도로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기업 입장에서도 이직자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개발자를 채용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개발자들의 잦은 이동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큰 무리 없이 기존 개발 계획에 따라 제품, 서비스를 개발, 출시 한다.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철저하게 소프트웨어 개발을 개발자 개개인의 역량이 아닌 시스템에 의존한다.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초기부터 개발 후 유지, 관리에 이르기 까지 모든 과정을 시스템으로 잘 구현해 놓고 있다. 수치화 하기는 어렵지만 최종적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70% 이상은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을 각 개별 개발자들의 구현 능력 및 개발 팀의 팀워크 등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중요성은 소프트웨어 개발, 출시 이후에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측면도 크다. 정형의 제품을 출시하는 제조업과는 다르게 소프트웨어는 기능, 성능 추가에 따른 업데이트 및 유지, 관리 측면 또한 완성도에 큰 부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기록, 정리된 개발 기록들을 기반으로 신규 인력들은 큰 무리 없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력의 이동 및 신규 인력이 충원 되더라도 새로운 개발자들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게 되므로 빈번한 인력 이동에도 지속(Sustainable) 발전 가능한 것이다. 이는 앞서 설명된 철저한 채용 과정을 통해 검증된 개발자들이 뒷받침 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의 경우를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개개인의 개발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물론 개발 시스템이 잘 구축 되어 있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몇몇 소수의 뛰어난 개발자에 의해 상당 부분의 개발이 이루어 진다. 인력 선발 시부터 존재하는 개별 개발자들의 경험, 능력의 차이가 시스템이 보완해 주지 못하게 될 경우 더욱 큰 문제로 작용한다. 결국 소수의 뛰어난 개발자는 지속적으로 과다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고 기업 또한 소수의 주요 인력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시작되게 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게 되며 특정 개발자의 이직은 기업에게 큰 손실로 이어져 소프트웨어 개발에 차질을 빗게 되는 현실이다. 이는 단기적인 개발 이슈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기업 전체적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이 축적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Ⅲ. 국내 SW 현황과 변화의 방향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2012년 256억달러, 2015년에는 334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림 2>와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부문별 시장 규모를 분석해 보면 2012년을 기준으로 하드웨어 중심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62%로 가장 높으며 IT서비스,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각각 26%, 12%로 집계되었다. 이는 IT 산업의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IT 서비스,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통계적으로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은 IT서비스(56%)를 중심으로 패키지 소프트웨어(32%), 임베디드 소프트웨어(12%)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아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직도 하드웨어에 기반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IT 산업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 및 제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 소프트웨어 관련 정책은 과거 하드웨어 기반의 R&D 관련 정책과 동일한 체계로 진행되었다. 즉, 소프트웨어의 특수성인 무형적, 지적 집약적, 인력 중심의 기술 누적성을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이러한 본질을 반영하여 정부도 소프트웨어 R&D 체계를 구축하려는 등 많은 제도적 노력을 해 오고 있다. 특히 가시적인 제품, 혹은 유형의 기술 중심의 전략에서 인재 및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것으로 정책 무게 중심의 이동을 시도하는 중이다. 2012년 12년에 개정된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은 제도적 변화와 함께 법률적으로도 소프트웨어 기술 인력을 창의력, 실무 경험, 능력 위주의 인재 관리 중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국내 산업 환경 속에서도 많은 변화의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열악한 대우와 인식 문제로 소프트웨어 전공을 기피하고 있으나,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소프트웨어 중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고급 인력 확보 및 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몇몇 기업들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인력의 창의력, 독창성 확보를 위해 인문, 사회학 등 다양한 경험을 겸비한 인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구축해 인력 양성을 시스템화 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 진출한 구글, MS 등 해외 소프트웨어 기업 및 벤처 기업들을 중심으로 소통이 부족하고 다소 경직된 국내 문화를 바꾸기 위한 시도도 진행 중 이다. 700 여명 정도가 근무하는 MS는 최근 사옥을 옮기며 직원들의 개인 책상을 모두 없애 매일 매일 새로운 자리에 앉아 사람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의 기회를 높이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이러한 정책, 법률적 변화 및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창의적,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IT 기업들에서 시작되고 있다. 물론 국내의 노력들이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낼 정도로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시스템을 통해 경쟁력을 구축한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아직도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양적 성장에 집중된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창의적인 사고와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는 문제를 발굴하는 능력, 공유와 개방적인 문화적 환경, 그리고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화를 이룰 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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