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글로벌 유동성 쇼크, 현실화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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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증시의 급등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례없는 세계 경제의 장기 호황과 주택, 원자재, 주식 등 자산가격의 연쇄적인상승을 견인해온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일본, 중국 등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로 급성장해온 투기자본의부실화 우려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금융시장 뿐만아니라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는 글로벌 유동성 쇼크의 발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에서는 최근까지의 글로벌 유동성 변화추이를 살펴보고, 향후 글로벌 유동성의 변화 방향을 전망해본다. 또한, 잠재되어 있는 글로벌 유동성 쇼크의 유발 요인(trigger)들을 살펴보고, 글로벌 유동성 쇼크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상해본다.
미국, EU 지역에 힘입어 글로벌 유동성 증가세 지속
올해 1분기까지 글로벌 유동성 증가세는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EU를 포함한 G7 국가들의 초과유동성증가율(excess money growth rate)을 측정한 결과,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1분기 글로벌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광의의 통화량 지표인 M2 기준으로 측정한 G7 국가들의 초과유동성증가율은 2006년 말 1.7%p에서 올해 1분기 말 2.4%p로 높아졌다. 초과유동성증가율이 (+)라는 것은 실물경제의 성장 속도 이상으로 유동성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함을 의미한다(LG주간경제제 924·5호「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 과장됐다」참조).
최근의 글로벌 유동성 증가세는 미국 및 EU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미국의 M2 기준 초과유동성증가율은 2004년 이후의 금리 인상 기간 동안 (-)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6년 중반 이후 FRB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에는2003년 이후 처음으로 (+)로 돌아섰다. EU 지역은 2006년 2분기 말 3.6%p이던 M3 기준 초과유동성증가율이 올해 1분기 말에는 5.2%p로 높아지는 등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M3는 M2에 비은행금융기관 수신고까지 감안한 가장 넓은 범위의 통화량 지표, 미국은 2006년 초 이후 M3 통계의 발표를 중단). ECB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북유럽과 동유럽 지역의 높은 주택가격 상승률을 바탕으로 금융기관 대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대목은 미국과 EU에 힘입어 G7 전체로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여타 선진국들의 초과유동성증가율이 최근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그림 3> 참조). M3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 2006년 3분기 말 3.9%p까지 상승했던 일본의 초과유동성증가율은 올해 1분기 말 -0.2%p로 하락했다. 실물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006년 이후 양적 금융완화 정책 철회 및 정책금리 인상이 이루어진 결과로 보인다. 영국 역시 지난해 2분기 말 8.5%에 달하던 초과유동성증가율이 올해 1분기 말 6.7%로 하락했다.
주요국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과잉 유동성 조정될 듯
지난 수년간 자산가격 급등 및 세계경제 호황을 이끌었던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상황은 지속되겠지만 초과유동성 수준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 영국, 캐나다 등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초과유동성증가율의 하락세가 미국, EU, 중국 등으로 점차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 실물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정책금리 수준을 내년에는 1%대로 끌어올릴 전망이다.EU는 올해 들어 이미 2차례 금리를 인상했지만 물가상승률이 낮아지지 않고 있어 하반기 중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금리 국가로 대거 빠져나갔던 엔, 스위스프랑 등 캐리 투자자금의 본국 회귀 가능성이 점차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0% 대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역시 장기간의 경기 호조에 따른 인플레압력 상승등의 부작용을 완화시키기 위해 위안화 절상과 함께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최근 인민은행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12년 만에 가장 높은 10.8%, 물가상승률은 연간 억제선 3.0%를 상회하는 3.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당초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던 미국 정책금리가 도리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그림 4> 참조).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미국경기 둔화로 인해 하반기 중 약 0.25%p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재 주요 국제투자은행들은 미국의 연방기금금리가 내년 초까지 도리어 소폭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위노동비용 상승세를 바탕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기축통화로서 미달러화가 지니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미국 FRB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유동성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변수다.
과잉 유동성 조정 속도 완만할 듯
주요국들의 연쇄적인 금리 인상에 의해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 조정될 경우 그 속도와 강도는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환율, 성장률 등 경제지표들뿐만 아니라 주가, 주택가격 등 자산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금리 인상의 속도와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교역 상대국들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초래해 온 글로벌임밸런스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도 중요한 글로벌유동성 축소 요인이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지속될 경우 미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달러화 중심의 글로벌 금융순환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진국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에 따라 글로벌 저축이 감소할 것이라는 점도 점진적인 글로벌 유동성의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잠재되어 있는 글로벌 유동성 쇼크의 유발 요인들
문제는 돌발적인 요인들에 의해 글로벌 유동성이단기간에 급격하게 축소되면서 금융시장 혼란을 유발하고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는 경우다. 상대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낮고, 아직까지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 글로벌 유동성 쇼크를 유발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요인(trigger)들은 산재해 있다.
첫째, 미국채 외면 현상의 확산이다. 경상수지 적자를 통해 미국에서 대거 유출된 미달러화는 교역 상대국들이 벌어들인 외환보유고로 미국채를 매입함으로써 다시 미국에 유입되고 있다. 결국 주요국들의 미국채 매입이 글로벌임밸런스하의 글로벌 금융순환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LG주간경제 제 875호「아시아 국가들 미국채팔기 시작했나」참조). 결국, 그 동안 미국채를 대거 매입해 온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미국채를기피하기 시작하고 이러한 현상이 여타 국가들로 확산될 경우 현재의 글로벌 금융순환 구조는 일시에 붕괴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채 가격이 급락하게 되고 미국은 이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유동성은 급격히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쌍둥이 적자로 인한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채 매입 규모 축소를 통한포지션 조정은 이미 조용히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2005년 이후 일본의 미국채 보유액은 외환보유액증가 규모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그림 5> 참조).외환보유액 급증에 맞추어 미국채 보유액을 꾸준히 늘려온 중국 역시 올해 4월 처음으로 58억 달러규모의 미국채를순매도했다(<그림6> 참조).
둘째, 투기자본 부실화의 여타 금융기관 전염이다. 글로벌 유동성은 사모펀드 및 헷지펀드등 국제투기자본의 활발한 투자 활동에 힘입어 더욱 빠르게 늘어났다. 헷지펀드의 운용 자산 규모는 1996년 1,300억 달러에서 2006년 1조 5,000억 달러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사모펀드의 설정 금액 역시 4.2배 규모로 증가했다. 이러한 투기자본의 급성장을 뒷받침한 것은 고수익을 노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투자확대 및 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대출 급증이었다. 헷지펀드 투자자금 중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은 2000년 2%에서 2006년 50% 수준으로 높아졌다. 사모펀드의 유동화 거래 금액은 1996년 5억달러에서 2005년 96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헷지펀드 또는 사모펀드가 대규모 손실을 입거나 부실화될 경우 여타 금융기관으로 손실 및 부실이 전염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화로 인해 미국 베어스턴스 소속의 헷지펀드 2개가 파산 위기에 몰리자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된 것도 과거에 비해 투기자본에 대한 여타 금융기관들의 익스포져(exposure)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유럽發제2의 모기지 부실화 사태 발생이다. 미국의 주택경기 급락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는 이미 구체화되었고, 이로 인한 모기지 대출기관 및 투기펀드의 부실화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일부유럽 국가들의 경우 매우 높은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록 중이지만 가계의 부채 부담, 금리 상승시민감도 등의 측면에서 미국보다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2006년 폴란드의 주택가격은 무려 33%나 올랐고, 덴마크, 노르웨이, 프랑스의 주택가격 상승률도 22%, 16.4%, 9%에 달했다. 2001년 이후 미국의 주택가격은 55% 상승했지만 영국의 주택가격은 89%나 상승했다. 반면, 2005년 기준가처분소득 대비 모기지대출 비율(미국 77.8%,영국 104.8%), 모기지 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미국 33%, 영국 39%) 등은 영국이 미국보다 높다. 유럽 주택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모기지 대출의 부실화로 인한 경제적 충격의 발생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 쇼크가 실제로 발생한다면 앞서 언급한 유발 요인들 이외의 전혀 예기치 않았던 원인에 의해 촉발될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발생했던 다양한 금융위기들 중 상당수가 예견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일어났다. 실제로 올해 2월 발생했던 중국발 글로벌 증시 급락 역시 사전에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고, 주가의 단기 급등, 중국 당국의 자본차익과세 움직임 등이 배경으로 지적될 뿐 발생 원인이 명확하지 않았다.
글로벌 유동성 쇼크 발생시 자산가격 급락 및 경기둔화 초래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글로벌 유동성이 단기간 내에 급격하게 위축되는 글로벌 유동성 쇼크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는 과거에 발생했던 금융위기보다 더욱 클 수 있다.
첫째, 전세계의 주가, 집값 등 자산가격이 연쇄적으로 하락하고 국제 실세금리가 급등하면 서소비, 투자, 수출 등 실물경기까지 둔화될 수 있다. 금융의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국제투기자본이 활성화되면서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경제적 충격이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매커니즘이 강화되고 있다. 위기 발생시 시장 참가자들이추가적인 손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보다 많은 할인율을 요구하고, 추가적인 하락을 헷지하려 할수록, 충격은 더욱 증폭되고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촉발되었던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사태와 2004년, 2006년, 2007년 되풀이된 중국발 글로벌 주가 급락이 그 사례이다. 특히, 글로벌 유동성의 전반적인 축소는 선진국보다 이머징마켓 주가를 더욱 큰 폭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 규모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high risk-highreturn인 이머징마켓에서 투자자금이 먼저 빠져나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욱 높기 때문이다(LG주간경제 제 924·5호「글로벌 유동성 축소우려 과장됐다」참조).
한편,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될 경우 기축통화인 미달러화 및 안전자산인 미국채의 가격은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사태와 최근의 중국발 글로벌 주가 급락당시에도 미달러화 강세, 미국채수익률 하락, 국제 실세금리 급등 현상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이라면 이와는 반대로 미달러화 및 미국채의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캐리 투자자금의 급격한 청산 과정에서 캐리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었던 국가들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급락 및 외채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엔 캐리 자금이 대거 유입되었던 호주 및 뉴질랜드, 스위스 프랑 캐리 자금이 대거 유입되었던 동유럽 국가들이 우선적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단기외채가 단기간에 급증한 반면,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 중인헝가리, 폴란드 등과 석유, 천연가스 등 일부 원자재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한국, 태국 등이 최근 단기외채가 급증했지만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평가된다.
셋째, 글로벌 유동성 쇼크의 결과로 세계 경기가 위축될 경우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경기가 둔화될 경우에는 전체 GDP 대비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캐나다(24%), 멕시코(24%), 말레이시아(24%), 중국(11%) 등의 경기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경우에는 전체GDP 대비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25%), 말레이시아(16%), 싱가폴(13%) 등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급등했던 주택가격과 올해 들어 크게 오른 주가를 감안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의 급격한 축소가 유발할 수 있는 연쇄적인 자산가격 급락은 우리나라에도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다. 여전히 엔 캐리 청산 후폭풍의 사정권 안에 있고 경제의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가 국내경기 둔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아직까지는 수면 아래에 잠겨 있지만 점차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유동성 쇼크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 상황변화에 대비해야 할때 다...조영무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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