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보이스피싱)번호 검색
« 2024/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LG경제연구원 '성장을 위한 변신,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핵심 사업의 변신은 필요할 수 있으나 쉽지 않은 도전이다. 안정적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핵심역량을 토대로 변화 방향을 설정했다. 또한 인수/매각 등 비유기적 변신을 시도할 경우, 충분한 검증 및 점진적 사업 정리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 노력했다. 

핵심 사업의 성장률이 둔화되거나 경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할 때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의 변신을 고민하게 된다. 레고처럼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성공적으로 재도약하면 좋겠지만, 급격한 기술 변화나 경쟁 법칙 변화가 있을 경우 그 흐름을 거스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듀폰, 필립스, 몬산토, 애플 등 핵심 사업의 변신에 성공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례들을 보면 사업 변신에 대한 유혹을 느낄 것이다(<표> 참조). 기존 사업을 고수하다 변신의 시기를 놓쳐 고전한 코닥, 닌텐도 등을 생각하면 그 유혹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핵심 사업의 변신은 상당히 어려운 도전이다. 크리스 주크의 ‘멈추지 않는 기업(Unstoppable)’에 의하면 핵심 사업의 경쟁 법칙 변화 시 대대적인 변화를 했던 기업의 성공 확률은 5~10%에 불과하다고 하다. 거의 도박에 가까운 확률이다. 콘택트렌즈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바슈롬은 경쟁이 강화되고 핵심 고객층이 줄어들기 시작하자 보청기/구강 관리/스킨케어 사업으로 다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신사업의 실적은 부진했고, 결국 철수해야 했다. 다시 안구 관련 사업으로 돌아가 집중했지만 선두 자리는 이미 경쟁사에게 빼앗긴 상태였다. 프랑스 기업인 비방디(Vivendi)도 물 관리 사업에서 미디어 사업으로 성장 축을 옮기는 과정에서 위기를 맞았다. 변신을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 때문에 부채 부담이 심해지고 신사업의 성과 창출 역시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변신 성공 기업들로부터 얻는 교훈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변신에 도전하되 무모한 도전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신의 시기, 방향, 방법에 따라 변신의 성공 확률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이 변신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살펴보자. 

1. 언제 변신해야 할까? 

바슈롬은 콘택트렌즈 시장의 성숙을 너무 성급히 판단해 이후 계속 성장한 콘택트렌즈 시장의 과실을 누릴 기회를 놓쳤다. 반면 코닥은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화 트렌드에 대한 대응에 늦어 위기를 맞았다. 이와 같이 변신의 시기를 잘못 잡으면 성공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핵심 사업의 변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현 사업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현 사업의 성장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시장 포화나 대체 기술 등장 등으로 인해 현 사업이 타격을 입을 지, 자사가 위기를 돌파하고 성장할 수 있을 지 등에 대한 판단이다. 

문제는 현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업이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 사업에 대한 긍정/부정적인 정보가 혼재된 가운데 긍정적인 정보만을 확대 해석하는 기업들이 많다. 현 사업에 대한 신념이 이를 지지하는 정보 위주로 취사선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의 경우 적기에 기존 DVD 대여 사업의 위기 신호를 포착했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넷플릭스는 2007년에 자사 DVD 대여 서비스의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현상을 포착했다(<그림 1> 참조). 넷플릭스는 이를 경쟁사인 블록버스터의 온라인 사업 진출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온라인 스트리밍과 같은 대체 서비스의 등장으로 온라인 DVD 대여 시장이 포화 상태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판단하고 재빨리 그 해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다. 

넷플릭스가 현 사업의 위기 신호를 적기에 포착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환경 변화가 심한 IT 산업에 속한 기업으로 대체/경쟁 기술을 주시해 왔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2007년 연간 보고서에는 DVD 대여 사업을 와해시킬 수 있는 대체/경쟁 기술이 자세히 나열되어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도 그 중 하나였다. 온라인 인프라가 발달되면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고객들이 DVD 대여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DVD 사업에 매여 있는 고정 자산(Legacy)이 적었던 점도 기존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한 요인 중 하나이다. 넷플릭스의 경쟁사 블록버스터는 방대한 오프라인 매장 때문에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위협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 주문-우편 배달 서비스로 운영했기 때문에 다른 사업으로의 이동 장벽이 높지 않았고, 이로 인해 현 사업의 위기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기업의 목표 수준 또한 변신을 준비하는 시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은 기존 사업이 쇠퇴기에 접어 들어도 기존 사업을 고수한다. 기업의 목표 수준이 높지 않아 낮은 성장률과 수익성을 수용할 수 있으며 기존 사업에 안주하는 것이 타 사업으로 변신하는 것보다 안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변신을 결심할 때는 이미 적기를 놓쳤을 가능성이 높다. 변화에 필요한 현금 여력이 바닥났을 뿐 아니라 변신을 일찍부터 준비한 기업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선점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변신 기업의 경우 성장에 대한 열망을 담은 목표가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의 변신을 일찍부터 준비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인이 되었다. ‘넉넉할 때 흉년에 대비’하고 ‘일찍 일어나 벌레(성장 기회)를 잡음으로써’ 변신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듀폰은 도전적인 성장/수익 목표를 추구해 왔다. 어떤 사업을 통해 성장할 지는 여러 차례 바뀌었으나 도전적인 성장 목표는 200여년 역사 속에서 계속 존재해왔다. 2011년에 발표한 목표는 매출 7% 성장, 주당순이익 12% 성장이었다. 이는 단순히 재무적 성과에 대한 집착이 아니다. 듀폰만이 창출할 수 있는 새롭고 더 높은 고객가치가 존재하는 영역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듀폰은 성장에 대한 도전적 목표 덕분에 섬유/코팅 등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어낼 여지가 적어지는 산업에서 벗어날 준비를 일찍부터 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성공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잠재력에 대한 객관적 판단과 의미 있는 목표 수준을 토대로 적기에 변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바슈롬처럼 너무 빠르지도, 코닥처럼 너무 늦지도 않은 적절한 타이밍을 잡은 것이다. 이로 인해 변신의 리스크 또한 줄일 수 있었다. 

2. 어떤 기업으로 변신할까? 

핵심 사업의 변화를 결심했다면 그 다음 문제는 변화 방향이다. 많은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를 찾을 때 산업의 매력도, 자사 역량,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검토한다. 문제는 성장률 데이터가 말해 주는 산업의 매력에 반해 변화 방향을 결정하고, 역량과 시너지는 추후 확보하겠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태양광 관련 사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장미빛 미래를 기대하고 많은 기업이 투자를 했지만 공급 초과로 인해 난항을 겪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적인 경쟁우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핵심 사업의 변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자사가 해당 사업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장기적으로 창출할 만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변화 방향을 설정했다. 고속 성장 중인 시장이 있어도 고객을 사로잡을 능력이 없다면 먹을 수 없는 떡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필립스는 왜 헬스케어, 조명, 생활 가전을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설정했을까? 노년층이 증가하고 에너지 효율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산업의 매력도가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필립스의 핵심역량인 고객 인사이트 발굴을 이용하여 차별화된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판단이 주효했다. 필립스의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TV의 경우 명확한 고객 니즈에 대한 빠른 기술 구현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사업으로 필립스가 경쟁우위를 갖기 쉽지 않은 사업이었다. 반면 헬스케어, 조명, 생활 가전은 다양한 고객들의 잠재 니즈를 파악하고 구현하는 것이 중요한 사업으로 필립스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 되었다. 필립스의 브랜드 약속(Brand Promise)은 ‘필립스는 당신에게 중요한 혁신을 제공합니다(Philips delivers Innovation that matters to You)’이다. 필립스는 핵심역량인 ‘당신(의사, 공간 디자이너, 일반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EPIQ 초음파 시스템(빠르고 사용하기 쉬운 초음파 시스템), Hue System(스마트폰과 연동해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 조명), Air Fryer(저지방 튀김기) 등의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자사의 핵심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업을 실제로 해 보기 전에는 자사 역량이 경쟁사 대비 뛰어난지,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지는 않을지, 해당 역량이 경쟁우위를 가져다 줄 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변신 기업들은 가능할 경우 후보 사업을 실제 초기 사업화까지 진행해 본 후 변화 방향을 결정했다. 자사가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인지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듀폰은 성장 후보 사업 중 하나인 농업/영양 사업을 1990년대 초부터 Diversified 사업 부문, 1996~1997년에는 생명과학 부문 안에 포함시켜 본격 육성했다(<그림 2> 참조). 듀폰이 일반 기업과 달랐던 점은 후보 사업이 초기 사업화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도록 충분한 자원을 투입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을 위해 공격적으로 R&D 투자를 하고 신흥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인도 내 마케팅 조직을 설립했다. 그 결과 1998년 농업/영양 사업의 매출과 세후 영업이익은 각각 32억 달러, 2.6억달러를 기록했다. 농업/영양 분야 내 곡물 보호(Crop Protection) 사업은 선도 기업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후보 사업이었던 의료기기, 제약 사업은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제약 부문은 듀폰이 많은 기대를 가지고 R&D 투자의 1/3 가량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비중이 전체의 5%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듀폰이 생각했던 것보다, 의사 등 보수적인 헬스케어 고객과의 관계 유지, 대규모 장기 R&D 투자 및 리스크 관리가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다. 듀폰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두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이와 같이 성공 기업들은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후보 사업을 선정하고 초기 사업화를 통해 가능성을 검증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사업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3. 어떤 방법/속도로 변신할까? 

핵심 사업의 변화 방법과 속도 또한 중요한 문제이다. 기업이 신사업에 필요한 내부역량을 적시에 갖출 수 있을 경우 내부 힘만으로 신사업 육성을 도모하는 유기적(Organic) 변신을 꾀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2007년 자체 기술로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런칭하고 기존 DVD 대여 사업도 같이 유지했다. 그 후 스트리밍 산업이 성장하고 DVD 대여 산업은 쇠퇴하면서 스트리밍 매출 비중이 2011년 말 58%, 2013년 79%로 상승했다. 자연스럽게 핵심 사업 축이 스트리밍 사업으로 이동한 것이다. 

반면 신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하고 기존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비유기적(Inorganic) 변신을 시도할 수도 있다. 경영 환경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혁신 기회가 많아지면서 인수/합병이 기업의 변신을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정리 또한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두산 그룹은 기존 주력 사업인 식음료 사업을 매각하고 한국 중공업, 고려 산업 개발 등을 인수함으로써 중공업 그룹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비유기적 변신을 급진적으로 진행할 경우 리스크가 커진다는 단점도 있다. 프랑스 기업인 비방디(Vivendi)는 물 관리 사업에서 미디어 사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유니버설 뮤직 등 대규모 인수합병을 짧은 기간에 여러 건 추진했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인한 부채 부담과 인수 기업의 저조한 성과로 인해 2002년 230억 유로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비유기적 방안을 통해 변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어떻게 줄였을까? 

우선 많은 성공 기업들은 후보 사업을 가능할 경우 내부역량만으로 초기 사업화 단계까지 성장시킨 이후에 대규모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대규모 투자 전에 후보 사업이 자사가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인지 확인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 경험을 통해 적절한 인수/합병 대상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인수/합병 후 외부역량을 소화할 수 있는 내부역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듀폰은 농업/영양 사업을 1990년대 초부터 내부에서 본격 육성함으로써 1998년 전체 매출의 13%, 세후 영업이익의 12%까지 성장시켰다. 후보 사업에 대한 확신이 생긴 이후 1999년 제휴 관계였던 종자 기업 Pioneer의 잔여 지분을 77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듀폰이 세계적인 농업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 필립스 역시 헬스케어 분야 인수/합병을 진행하기 전에 내부 육성 과정을 거쳤다. 엑스레이 사업에서 글로벌 선도 위상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자 헬스케어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1998년부터 ATL Ultrasound, Marconi Medical Systems 등 다수의 인수 합병을 통해 제품 스펙트럼을 넓히고 헬스케어 IT 서비스 등 역량을 강화했다. 

이들 기업이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방식 또한 변신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해당 기업들은 ‘기존 사업을 일괄 정리한 후 새로운 사업을 키운’ 것이 아닌 ‘새로운 사업을 키우면서 기존 사업을 점진적으로 정리했다’. 기존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을 바탕으로 차세대 사업을 육성하고, 차세대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선 후 경쟁력이 떨어진 기존 사업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기존 사업의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재투자 되었다. 

듀폰은 2004년 당시 가장 큰 사업이자 상징적인 사업이었던 섬유 사업을 매각했다. 원료 가격의 상승과 경쟁 강화로 인해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듀폰이 섬유 사업을 과감히 매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농업/영양 사업이 섬유 사업에 버금가는 규모로 훌륭하게 성장했기 때문이었다(<그림 2> 참조). 이후 유사한 이유로 2012년 기능성 코팅 사업을 매각했고 최근 기능성 화학 사업도 분리할 의향을 밝혔다. 섬유/기능성 코팅 등 기존 사업은 농업/영양 사업의 성장 밑거름 역할을 충분히 해 준 후 정리된 것이다. 필립스도 2006년 반도체 사업을 매각했다(<그림 3> 참조). 반도체 사업의 사이클에 의해 수익 등락이 심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필립스가 반도체를 매각할 때 차세대 성장 사업인 헬스케어 사업이 이미 반도체 사업의 매출을 뛰어 넘을 정도로 성장한 상태였다. 2012년 TV 사업을 TPV technology와의 조인트벤처인 TP Vision에 넘길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헬스케어와 조명 사업이 전체 매출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해 TV 사업 분리로 인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비유기적 방식을 활용해 변신한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는 후보 사업을 충분히 검증한 후 진행하고, 기존 사업은 차세대 사업의 성장 속도를 지켜보면서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을 통해 안정적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지속적인 성장은 기업의 최대 과제이다.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현 주력 사업을 유지하며 동력을 회복할 방안을 찾을 지 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변신할 지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사후적으로 갈릴 뿐 선택의 공식도 없다. 

다만 성장이 정체되고 수익이 감소하는 현상이 담고 있는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기업의 존재 이유인 의미 있는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럴 경우 기업은 핵심 사업의 변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중요하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고객의 숙제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전은 임직원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 기업을 다시 달리게 하는 동력이 된다. 

하지만 중국 속담에 ‘물고기는 미끼만 보고 낚시바늘을 보지 못하고, 인간은 이익만 보고 위험을 보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핵심 사업의 변화가 무모한 도전이 아닌 성공적인 도전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 과정에서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 보인다. 많은 기업들이 리스크를 회피하거나 애써 무시하려 한다. 리스크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는 기존 자신의 성공을 가져왔던 사업, 자산, 운영방식 등을 바꾸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스크는 회피할수록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핵심 사업의 변화 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영역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변화 방향에 대한 검증을 통해 ‘정말 우리가 의미 있는 고객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확신 후에는 내/외부적 힘을 적절하게 활용해 ‘점진적이나 집요하게’ 실행함으로써 변신을 성공적인 도전으로 만들 수 있다.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주)부동산중개법인이산 | 박우열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 지하1층 69호(삼창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528-88-00035 | TEL : 010-3777-1342 | Mail : 1004kpwy@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해당사항없음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