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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모바일 커머스가 인도 시장지형을 바꾼다'

모바일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커머스가 인도 소매시장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9억명 이상의 핸드폰 사용자를 잠재고객으로 하며 업계의 가격인하 돌풍을 몰고 온 모바일 커머스는 중소도시와 농촌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온-오프 소매시장의 경계를 허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현대유통 방식은 1990년대에 등장 

인도 소매시장의 규모는 2015년 말에 6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지만 슈퍼마켓과 쇼핑몰 상점 등을 통한 현대식 유통의 비중은 10% 내외이다. 아직도 인도 소매의 90%는 소형 상점과 노점, 행상 등 전근대적 유통시장에서 이뤄진다. 식료품이 전체 소매의 70%를 차지하나 냉동보관시설이 충분치 않아서 로컬 전통상점들이 설 자리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인도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유통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현대식 유통방식이 전통상점을 누르고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인도에서 현대식 상점이 등장한 시기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쇼퍼스 스톱(Shoppers stop)과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등의 백화점은 각각 1991년, 1999년에 설립됐다. 인도 최초의 쇼핑몰인 첸나이의 스펜서 플라자(Spencer Plaza)도 지난 1997년에 세워졌다. 대표적인 하이퍼마켓 체인인 빅 바자르(Big Bazaar)는 2001년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선진국에 비해 인도에서의 현대유통 등장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었는데, 게다가 외국기업의 참여에 대해서는 더욱 보수적이어서 2010년 이전까지 아예 단독투자 진출이 금지됐다. 지루한 논란 끝에 지난 2012년부터 단일브랜드에 대해서는 외국인투자가 100% 허용되고 있지만 멀티브랜드 진출은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출범한 모디 정부도 월마트(Walmart)와 같은 외국계 슈퍼마켓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데, 기본적으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시장개방을 계속 미루기는 힘들 전망이다. 

결국 인도에서는 현대식 상점이 점차 전통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던 상황에서 2000년대 후반기부터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온라인 소매 방식의 등장이다. 인도에서 온라인 소매는 현대식 상점과 함께 현대유통방식에 속하는데 양자 사이에는 태생적인 갈등이 존재한다. 가전, 의류, 도서 등을 주로 판매하는 온라인 상점이 기존 오프라인 상점의 판매영역을 침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산 컨설팅 기관인 Knight Frank India사는 ‘Think India, Think Retail’이라는 보고서에서 2019년에는 소매유통에서 현대식 소매상점과 온라인 상점이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각각 13%, 11%로 엇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바일 커머스가 게임체인저로 등장 

아직까지는 인도의 온라인 매출이 현대적 상점의 매출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보스톤 컨설팅사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에서 현대식 상점이 2014년에 364억달러의 매출을 차지하여 160억달러에 불과한 온라인 매출을 2.3배 앞선다. 더욱이 온라인 매출 가운데 티케팅, 여행, 음식배달 등의 서비스매출을 제외한 상품매출은 연 35억달러 규모로 전체 소매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7%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바일 커머스가 전자상거래에서 차지하는 11%(Assocham의 추정)의 비중을 곱하면 인도 모바일 커머스(상품만 포함)의 매출액을 연 3억 8,500만달러라고 추정할 수 있다. 참고로 TechinAsia.com 자료에 의하면 세계 1위 핸드폰 인구를 보유한 중국의 모바일 커머스(상품과 서비스) 규모는 지난 2014년에 516억달러로 전년대비 91.1% 늘었으며, 전자상거래에서 18.8%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모바일 커머스가 인도 전체 소매의 0.073%, 그리고 현대식유통 매출의 0.73%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만 본다면 기존 소매방식에 아무런 위협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도 소매시장의 특성과 통신인프라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모바일 커머스는 앞으로 소매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현대식 상점이 널리 확산되지 않은 중소도시와 농촌에서는 어디를 가도 소형가전 및 패션제품을 쇼핑하기 쉽지 않아 모바일 커머스가 대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농촌지역까지는 PC인터넷 회선의 보급도 충분치 않아 웹사이트 접속을 통한 온라인구매보다 개인 스마트폰의 모바일 앱을 통한 구매가 더욱 용이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고 디지털 적응력이 높은 농촌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커머스의 사용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등장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다 모바일 결제수단이 다양해지고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모바일 앱은 상품정보 제공에만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상거래(commerce) 수단이 되는 추세라고 평가된다. 

향후 5년간 빠른 성장세 예상 

인도의 모바일 커머스는 향후 5년간 다른 부문에 비해 더욱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매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먼저 보스톤 컨설팅의 예측에 따르면 모바일 커머스를 포함하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규모는 2014년의 160억달러에서 2019년에 600억달러로 커지면서 연평균 30.3%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중 모바일 커머스(서비스 제외)는 3억 8,500만달러에서 67억 2천만달러로 늘어나 연평균 77.1%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현대유통에서 모바일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의 0.73%에서 2019년에는 4.5%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모바일 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경험하고 있는데, TechinAsia.com 자료에 따르면 2013~17년의 연평균 성장률은  56.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속도 면에서 중국이나 인도에 비할 바는 아니다. 전자상거래 조사기관인 eMarketer에 의하면 지난 2014년 전세계 B2C 전자상거래 판매액은 19.3% 증가하여 1조 4,71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 기관에 따르면 B2C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3~18년 중 연평균 13.8% 성장하여 2018년 시장 규모는 2조 3,56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세계소매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의 6.5%에서 2018년에는 8.3%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평균에 비해 인도에서 빠른 성장세가 가능한 것은 소매유통시장에서 온라인소매(상품)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에 0.67%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 소폭의 금액변동이 증가율에 크게 반영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인도 소비자들이 온라인쇼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마스터카드사가 발표한 ‘2014년 온라인쇼핑 서베이’에서도 인도는 아태지역의 14개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2번째로 잠재력이 큰 나라로 파악됐다. 동 서베이에서 인도 응답자의 62.9%가 온라인쇼핑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지난 3개월 동안 모바일을 통해 상품구매 경험이 있다는 비율도 2012년의 30.3%에서 2014년에는 62.9%로 2배 이상 늘었다. 

9억명 이상의 모바일 소비자 

다른 나라에 비해 인도에서 특히 모바일 커머스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풍부한 모바일 인구의 존재이다. 인도 통신관리위원회(TRAI : Telecom Regulatory Authority of India)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4년말 인도의 핸드폰 인구는 9억 4,397만명이다. 지난 2001년에 3,700만명이었던 인도의 유무선 전화 가입자가 14년만에 24배가 늘어난 것이다. 한편 인도 핸드폰은 듀얼 유심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1대의 전화기에 2개의 등록번호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이 업무상 여러 대의 전화기를 등록할 경우도 있다. 따라서 9억 4천만개 이상의 가입번호가 있지만 실 가입자수는 약 6억 7,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과 동글(Dongle) 사용 모바일 인터넷 가입자수는 7천만명이며, 3G/4G 사용이 가능한 모바일기기 소유자가 1억 3천만명에 이른다. 모바일 기기는 공용 와이파이(Wi-Fi) 환경에서도 작동하므로 실제로 모바일인터넷 접속 가능한 인구를 1억 3천만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핸드폰 가입자의 2/3는 아직도 2G 피처폰을 사용하며, 그 중에서 1억명 정도가 데이터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결국 이들 1억명의 데이터 사용 2G폰 사용자가 스마트폰 전환대상자이다. 

문제는 스마트폰의 가격이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핸드폰의 65%는 4천루피(약 7만2천원) 미만의 제품들이다. 주로 중소도시(Tier II, III)에 거주하는 스마트폰 잠재고객들은 2천~6천루피(약 3만 6천~10만 8천원) 가격대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할 여력이 있다. 최근 인도에서는 6천루피 근방에서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있는데 만약 2천루피대까지 가격이 떨어진다면 스마트폰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4G LTE 방식의 확산은 모바일 커머스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인도에서 4G LTE서비스는 에어텔사에 의해 콜카타, 방갈로르, 푸네 등에서 일부 가능하다. 2015년 상반기부터 릴라이언스 그룹 산하 지오 인포콤(Jio Infocomm)이 델리, 뭄바이, 콜카타 등의 대도시 중심으로 LTE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PC 인터넷을 앞선 모바일 

인도에서는 이미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수가 PC 인터넷 사용자 수를 능가한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인도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전국민의 15.1%인 1억 8천만명으로 추산되며, 현재는 2억 5천만명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당시인 2013년까지만 해도 PC인터넷 인구가 모바일 인구를 앞섰을 것이나 현재는 역전된 상태이다. 최근 조사 자료에 의하면 인도의 모바일 인터넷 인구는 약 1억 3천만명인 반면 PC 인터넷 인구는 1억 2천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 정부 차원에서 광케이블 확대 등을 통해 인터넷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지만 진척 속도가 느린 편이다. 국제통신연합(ITU)의 2013년 기준 자료에 의하면 인도의 유선인터넷 보급률은 1.2%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서 이동통신회사들은 적극적으로 기지국을 확장하면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선두권은 인도의 3대 이동통신사로 꼽히는 바티 에어텔(Bharti Airtel), 보다폰(Vodafone), 아이디어 셀룰러(Idea Cellular)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12월 현재 각각 2억 1,720만명, 1억 7,860만명, 그리고 1억 5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이다. 인도 이통사들은 향후 주요 타겟으로서 통신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을 설정하고 있다. 정부의 통신인프라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유선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기 힘든 중소도시(Tier II, III 등)와 농촌 등에서 브로드밴드 인터넷보다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온라인소매업계 모바일에 눈뜨기 시작 

인도에서 모바일 인터넷의 득세는 자연스럽게 모바일을 통한 트래픽과 매출 증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 인디아(Amazon India)는 접속경로 가운데 모바일을 통한 접속률이 40%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도의 토종 전자상거래업체인 플립카르트(Flipkart), 스냅딜(Snapdeal) 등은 모바일 접속을 통한 상거래, 즉 모바일 커머스 비중이 각각 50%, 6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립카르트의 경우 불과 1년 사이에 모바일 커머스 비중이 10%에서 50%로 급증했다. 

모바일 커머스에 눈뜨게 된 가장 극적인 예는 패션잡화 전문 온라인 판매업체인 민트라(Myntra.com)이다. 민트라는 이미 매출의 60%, 접속량의 80%가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하여 2015년말까지 PC 인터넷 웹사이트를 폐쇄하고 모바일 앱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지난 2월초에 발표했다. 스냅딜도 금년말까지 모바일 커머스 비중이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경우 웹사이트 폐쇄는 자연스런 수순이 될 것이다. 

온라인에서 촉발된 가격인하 전쟁 

민트라는 전자상거래업체이지만 앞으로 정확하게는 모바일 커머스업체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 인도의 상당수 온라인소매업체들은 모바일커머스업체의 범주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점도 없고 종업원도 많이 필요치 않는 오직 모바일인터넷에 의존하는 온라인업체들은 기존 시장질서를 바꿀 수밖에 없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업체간 가격인하 전쟁이 될 것이다. 모바일 커머스의 발달에 따라 온라인 업체간 가격경쟁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업체와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1~13년의 경기둔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질 대로 얇아진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가격 인하는 오프라인 업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온라인업체의 대표주자격인 플립카르트와 스냅딜이 온라인 장터에서 끊임없이 가격을 낮추면서 오프라인 업체들도 가격인하 압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플립카르트, 민트라 등은 특정일을 정해 대규모 세일에 나서는 판매전략을 사용했다. 제1위 온라인소매업체인 플립카르트는 지난 2014년 10월 6일을 ‘Big Billion Day’로 정하고 대대적인 세일을 감행했다. 목표는 24시간 내에 1억달러 매출이었는데 10시간 내에 물건이 동났다. 그렇지만 인터넷 트래픽이 몰리면서 접속이 안되고 결제 오류가 발생하는 등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플립카르트는 소비자들에게 사과 성명을 냈으며, 오프라인 업체들은 불공정 상관행이라고 반발하여 상공부 장관에게 항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플립카르트에게 지난 2014년에 인수된 민트라도 지난 1월 3일 단하루 세일 행사에서 9억루피(약 162억원) 이상의 상품을 팔았다. 이에 대해 백화점업계의 쇼퍼스 스톱(Shoppers stop)이나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등은 불편한 심기를 감출 수 없게 됐다. 민트라는 TV, 인쇄물, 인터넷 등의 모든 매체를 통해 ‘무조건(end of reason)’ 세일을 선전했다. 이는 ‘시즌종료(end of season)’ 세일을 패러디한 것이다. 의류, 신발, 액세사리 등에서 최고 90% 할인이 이뤄졌다. 당초 세일 기간은 2일로 예정됐으나, 손님이 밀리면서 첫번째 날에 마감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민트라가 설정한 세일 기간 중 판매목표액은 이틀간 10억루피였는데, 첫날에 목표를 달성해 버린 것이다. 

상품세일 시작 빨라지고 세일행사 상설화 

인도 온라인소매업체들의 무한 가격전쟁으로 유통시장의 풍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세일(Sale) 행사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연초, 여름, 디왈리(초겨울) 등 3차례 세일 행사가 정례적이었다면 이제는 경쟁업체에 대항하는 성격으로 거의 매분기마다 세일이 실시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일 시점도 앞당겨지는 추세이다. 원래 시즌종료 세일은 매년 1월초부터 시작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지난 2014년에는 12월 중순부터 일부 업체들이 세일에 나섰다. 퓨마(Puma), 우드랜드(Woodland), 알렌 솔리(Allen Solly) 등의 오프라인 업체들이 세일을 앞당겨 치고 나온 것이다. 쇼퍼스 스톱(Shoppers Stop)과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등의 백화점들도 마진 하락을 무릅쓰고 일부 브랜드에 대한 할인판매를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했다. 

세일 행사가 일상화되다 보니 업체들이 체감하는 세일 기간 매출은 특별히 늘어난 것이 아니게 여겨지게 됐다. 이제 업체들이 신경써야 할 것은 세일행사가 없는 기간에 어떻게 매출 목표를 달성하느냐이다. 세일 행사가 자주 열리고 기간도 길어지다 보니 소비자들은 세일 기간이 아닐 때에는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생겼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비용줄이기 시동 

오프라인 업체들은 온라인업체의 가격 공세에 대해 매우 곤혹스런 입장이다. 이들은 가격전쟁이 상거래를 해친다는 차원에서 상공부장관에게 시정을 요구하기도 하고 오프라인 업체들끼리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뉴델리의 네루 플레이스에 위치한 델리 컴퓨터판매자연합(ADCTA)은 회원업체들에게 온라인장터에서 물건을 판매하지 말도록 하는 권고안을 돌리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에서 똑같은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속속 내놓고 있다. 퓨마(Puma)는 이미 온라인에서 고급제품군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상품 라인업을 다르게 가져갈 예정이다. 베네통 역시 지난해 12월 12일 Economic Times지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는 이월제품만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오프라인 업체들이 갖고 있는 비용상 불리한 점을 해결하지 않는 한 온라인업체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오프라인 업체들은 대형점포보다 여러 개의 소규모 점포를 매입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를 상정한다면 여러 곳에 산재한 소형점포들이 창고 겸 매장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점포의 경우는 상품 디스플레이나 종업원 응대가 좋아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만 구경만 하고 온라인에서 싸게 구매하는 쇼루밍(showrooming)의 온상이 되기 십상이다. 

옴니채널 전략 구사하는 업체 늘어 

오프라인 업체가 아예 옴니채널 전략을 채택하여 온라인 방식을 혼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에 따라 모바일, 온라인, 현대식 상점 등의 서로 다른 유통채널들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장점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Tata그룹 산하의 가전판매기업인 크로마(Croma)는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매장은 간접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같은 물건이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다 싸게 판매한다. 동일한 회사에서 온-오프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이다. 즉 온라인 매장에서는 재고 상품을 처리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신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식이다. 

패션업체인 Arvind Lifestyle(Lifestyle 백화점과 무관) 역시 독자적인 옴니채널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동사는 별도로 Arvind Internet사를 설립하고 온라인 전용 의류브랜드인 Creyate를 지난 2014년 하반기에 출시했다. 또한 Arvind사는 온라인업체들과 협약을 맺어 자사 제품을 원가 이하로 팔지 못하도록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비슷한 논리에서 인도에 현지 진출한 해외 가전업체들은 독자적인 판매사이트 구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기존 유통망과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웹사이트를 통해 싼 가격으로 제품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인도의 몇몇 유통재벌들은 온라인 장터와 협약을 맺고 오프라인 판매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있다. 쇼퍼스 스톱(Shoppers Stop)의 경우 지난 2015년초부터 주요 온라인장터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통재벌인 퓨처 그룹(Future Group)도 아마존 인디아와 독점협약을 맺고 옴니채널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혼합소매방식의 등장을 재촉 

반대로 인도의 온라인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오프라인 마켓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미국의 아마존이 뉴욕시 중심에 상점을 열었던 것처럼 인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 중서부 방갈로르에서는 온라인업체인 렌스카르트(Lenskart)와 파브퍼니쉬(FabFurnish)가 상점을 개설하여 혼합소매방식(hybrid retailing)의 사례로서 기록됐다. 렌스카르트는 온라인으로 렌즈용품을 판매하는데 지난해부터 인도 전역에 70개의 상점을 열었으며, 온라인 가구판매회사인 FabFurnish도 지난 2013년 12월부터 델리와 방갈로르에 각각 2개씩 상점을 개설했다. 

파브퍼니쉬.com사는 자사의 상점이 ‘전시 및 체험센터’라고 선전한다. 소비자들이 실제 물건을 만지고 평가하는 체험관으로서 상점이 필요하며, 상설 판매창구라기보다는 예약판매 창구로서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상점이 없는 온라인업체들의 고민은 웹루밍(webrooming)에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쇼루밍과 대조되는 웹루밍은 온라인에서 구경하고 오프라인 상점에서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물리적 상점이 갖는 전시체험 및 즉시 구입의 장점과 모바일 커머스의 편리함과 저렴함이 합해지는 혼합소매방식은 온-오프 시장의 대결 구조를 완화시킬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한다. 핸드폰 판매업체인 MobileStore사는 온-오프 매장의 장점을 합해서 성공한 경우이다. 동사는 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업체인데 zopper.com과 같은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와 제휴하여, 최저가는 아니지만 4시간 내에 배송할 수 있다는 오프라인 상점의 장점을 내세워 영업 중이다. 

서로에게 배우며 진화하는 소매방식 

인도에서 모바일커머스의 발달로 촉발되고 있는 소매시장의 지형 변화는 어느 한쪽의 승리로 귀결되기 보다는 서로에게 배우며 진화하면서 다음의 4가지 양상을 띠게 될 전망이다. 

첫째 모바일 커머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소매방식은 저비용이 중시되고 표준화가 쉬운 부문, 통신 및 도로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 오히려 인기를 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으로 보자면 소형가전, IT, 서적 등 표준화되고 가격경쟁이 치열한 부문에서 지속적인 온라인 소비확대가 예상된다. 

온라인 소매의 강세지역으로는 인도의 북동부 지역, 중소도시(Tier II, III 등), 농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인프라가 부족하여 모바일 인터넷 의존도가 높고, 인근의 상점이 발달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온라인 소매의 발전이 빠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구매제품에 대해 현금결제(Cash on Delivery)가 가능한 점도 농촌지역에서 온라인 소매가 활성화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낙후지역에서의 모바일 커머스 확대는 경제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도에서 모바일 커머스의 약 50%는 낙후지역에서 발생할 전망인데, 이는 새로운 시장확대분으로 간주될 수 있다. 다른 유통채널에서 모바일 커머스로 전환된 소매 매출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는 2019년의 모바일 커머스 예상 매출액인 67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해당되는 34억달러는 해당년도에 낙후지역 소매시장이 커지면서 새롭게 창출된 부가가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쇼핑몰 입주상점을 위시한 현대적 상점은 대도시 중심으로 의류, 신발, 가구 등 부문에서 전시 및 체험센터 역할을 하면서 오프라인 상점의 장점을 살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뭄바이의 인피니티 몰(Infinity Mall)의 경우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을 받지만 소비자들이 물건을 찾으러 쇼핑몰에 들르게끔 하면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특징을 반반씩 섞는 것이다. 

셋째, 현대식 오프라인 상점은 온라인 장터의 활용, 옴니채널 전략 채택 등으로 온라인 방식을 혼합하겠지만, 온라인 업체 가운데는 계속 상점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소매가 부동산 보유비용이 없다는 점에서 우수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도로씨 퍼킨스(Dorothy Perkins)나 데시구알(Desigual), 그리고 미스 셀프리쥐(Miss Selfridge) 등은 별도로 상점을 내지 않고 온라인 판매에만 나서고 있다. 반대로 오프라인 상점만을 고집하는 경우는 비용상승과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져 생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넷째, 온-오프라인 소매업체의 구별 없이 궁극적으로는 더욱 빠르고 정확한 고객배송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 유통시장의 승자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 소매업체들은 관련 물류업체 및 우체국 등과의 협력은 물론이고 자체적인 창고보유 및 물류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마존 인디아가 20억달러를 투자하여 인도 곳곳에 스마트 물류창고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은 가까운 미래에 대비하는 전략적 배경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 소매시장의 변화는 차근차근 단계별로 진행되기 보다는 어느 단계에서 점프하는 식으로 이뤄질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특징을 갖는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모바일 커머스는 유통시장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면서 온-오프 소매시장의 경계를 허물 것으로 보인다. 인도 내의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인도 판매 전략에서도 기존의 멀티채널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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