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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에너지 하베스팅, IoT를 만나 탄력받는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 센서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기존의 배터리가 갖고 있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술적 한계가 극복되어 가면서 헬스케어, 자동차 등 여러 산업으로 사용처가 확대돼, 기술과 수요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과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최근 전자·IT 산업의 대표적인 화두라 할 수 있다. IoT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자기기들이 빛, 소리, 움직임 등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하는 센서의 필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정보를 분석 및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센서와 휴대용 전자기기들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설치되거나, 인체에 밀착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독립 전원을 필요로 한다. 배터리가 이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센서 설치 지역이 확장되고 다양한 형태의 전자기기가 등장하면서 배터리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력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 Trillion 센서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 센서에 필요한 전력은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기존 배터리 적용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IoT와 웨어러블의 발전과 함께 주목 받는 에너지 하베스팅 

● 무선 센서 확대로 필요성 증대 

건물 자동화, 공장 자동화,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 등의 분야에 무선 센서 네트워크가 적용되면서, 주변의 남는 에너지를 수집해 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센서는 온도, 움직임, 빛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송신하는 등의 간단한 기능을 구현하기 때문에 약한 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하지만 수많은 센서가 설치되어야 하는 경우 이를 배터리나 배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면 유지, 설치 비용이 높아지고 위치에 제약이 생기게 된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빛, 진동, 열, 전자기 등의 에너지를 수확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온도차가 발생하면 전류가 흐르는 열전 효과, 압력을 주면 전류가 흐르는 압전 효과, 빛 에너지로 전기가 발생되는 광전 효과 등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센서에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하면 센서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어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유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구동될 수 있다. 즉, 설치, 유지 비용이 크게 낮아지고, 주기적 교체가 어렵거나 위험한 지역에도 설치가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올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독일의 EnOcean이 선보인 스마트홈 솔루션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한 스위치와 센서를 기반으로 구현되었다. 201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The Squaire’ 빌딩은 약 20,000개의 배터리 없는 센서와 무선 스위치로 조명과 HVAC를 컨트롤하는 자동화 건물로 설계되었다. 빛, 온도차 등의 주변 에너지를 활용해 구동되는 센서가 조명, 난방, 채광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조절해 건물 관리가 용이하고, 에너지 절감 효과도 얻고 있다. 

무선 센서 네트워크는 상업용 건물뿐만 아니라, 공장, 발전소 등의 산업용과 가정용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미래의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홈, 스마트 보안 등의 IoT 기반으로 이어질 것이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에너지 소비 관점에서 기존의 배터리가 갖고 있던 제약을 극복해 센서의 적용 범위를 확장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전원으로 각광 

최근 전자기기가 소형화, 모바일화, 저전력화 등의 변화와 함께 웨어러블의 형태로 출시되고 있는 점도 에너지 하베스팅 관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 각각의 단말기는 복잡한 기능을 실행하면서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전력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과 배터리 용량을 높이려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배터리 용량은 크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전자기기의 크기, 무게 제약 하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충전, 교체해야 한다는 점은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보조전원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이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4년에는 운동에너지를 저장하는 휴대용 배터리 ‘앰피(AMPY)’가 미국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 장치를 들고 다니면서 움직이면, 에너지가 저장되었다가 필요할 때 전자기기에 연결해 충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스마트 워치의 경우에도 에너지 하베스팅이 보조전원으로 적용되면 사용시간 연장이 가능해 배터리 교체가 어렵고 충전이 불가능한 상황 등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물론, 복잡한 기능을 실행하는 경우에는 에너지 하베스팅만으로 필요 전력을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단순 기능을 가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 경우 주전원으로도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열전, 압전, 광전 등의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하면, 사용 환경이 변해도 에너지를 수확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15에서 스마트 기기 회사 미스핏(Misfit)이 쥬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Swarovski)와 함께 운동 및 수면 측정 기능을 지닌 ‘바이올렛 스와로브스키 샤인(Violet Swarovski Shine)’을 전시했다. 빛을 받으면 충전이 가능해 별도의 배터리 교환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는 사람의 움직임이나 열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즉, 열전과 압전 기술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적용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기존의 배터리가 갖는 제한된 사용 시간, 소형화 한계 등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아직 기술적 한계 존재: 다양한 극복 시도 등장 

● 에너지 변환 효율·내구성 높이는 소재 개발 

물론, 아직까지 기술적 측면의 한계는 존재한다. 에너지 하베스팅이 더 많은 분야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출력 성능, 내구성을 높여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이점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를 에너지 하베스팅 성능을 좌우하는 소자의 기술 개발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 동안 열전 소자의 경우,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아 작은 크기로 적용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열전 소자의 핵심은 소재가 갖는 열전 성능 지수로 이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진다. 현재까지는 폐열 회수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수준이다. 이 성능이 개선되면 자연에 존재하는 열을 활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체 열까지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소재 측면에서 나노 기술을 적용해 열전 성능 지수를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압전의 경우에는 우수한 압전 성능과 함께 유연하면서도 반복적인 압력에 내구성을 지닌 소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로 압전 세라믹인 PZT가 있는데, 이는 납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고 잘 깨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분자 압전 재료, 고분자 복합 소재 등이 개발되고 있다. 

●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모듈 개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센서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센서에 필요한 전력이 클 경우,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전력을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출력이 일정치 않고, 장시간 수집하면서 모아지는 전력량은 독립 전원으로 전자기기를 구동시키기에 부족할 것이다. 즉, 전력원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저전력으로 구동 가능한 센서 및 회로와 불규칙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저장장치 등의 주변 기술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 기업들은 소재 개발 뿐만 아니라 저장장치 등의 주변 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이나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용도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로 웨어러블 배터리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 등장하기도 했다. 2014년 KAIST 조병진 교수 연구팀은 체온과 옷감 안팎의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플렉서블(Flexible) 열전 모듈을 개발했다, 섬유형 열전 소자의 체열과 대기(20℃)의 온도차에 따른 출력 성능은 0.4mW/cm2 수준으로 체온에 접촉하는 부분과 외부 환경 간의 온도 차이가 크지 않아 발생 전력이 미미하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주변 기술까지 발달하면 웨어러블 에너지원으로 발전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자동차 등으로 사용처 확대 예상 

영국의 IDTechEX의 2013년 보고서 따르면 전세계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은 2024년 26억 달러(약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자체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연관 시장 규모는 거대하다. 사물인터넷 시장규모는 2013년 2천억 달러에서 2020년 1.2조 달러로 연평균 2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어러블 시장 또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배터리 충전 및 교체가 어렵거나 유선 연결이 어려운 분야를 중심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기에는 보조전원 개념으로 기존 배터리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충전 및 교체의 단점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수확된 에너지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이후 배터리의 전력을 사용하면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IT 산업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기술 대안이 등장하고 기업들의 참여가 촉진되면 미래에는 스마트 의류, 헬스케어, 환경, 자동차, 국방 등의 분야로 확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 산업 측면에서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활용해 기존 배터리의 유해 물질에 대한 우려와 교체의 불편함을 극복하는, 반영구적으로 작동 가능한 의료용 기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KAIST와 연세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자가 발전하는 인공 심장 박동기를 개발해 동물 실험에 성공했다. 기존의 심장 박동기는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시술을 통해 교체해야 하는 큰 불편함이 있었지만, 연구팀은 압전 소자를 달아 환자의 움직임으로 전기를 생산해 교체가 필요 없는 박동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의 섬유 소재 발전은 신체 밀착이 가능해 헬스케어 산업 측면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 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센서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에너지 하베스팅 적용 센서를 설치하면 배선을 줄이고 연료 및 전기 사용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디스플레이, 카메라, 스위치 등 전기를 필요로 하는 부품의 비상전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빗방울, 바람 등 날씨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스마트 창이 개발되기도 했다. 바람과 물이 창에 부딪칠 때 발생하는 마찰을 활용해 마찰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이다. 아직 상용화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이렇게 새로운 방법과 사용처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과 수요의 선순환 기대 

에너지 하베스팅은 에너지 효율성 증대와 절감의 목적으로 개발되어왔지만, 앞으로는 전자·IT산업의 주요 기술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존의 에너지 시스템이 갖고 있던 배선 설치, 유지, 배터리 교체, 충전 등의 제약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이 다시 주목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CT 산업의 발전에 따른 수요 측면 변화는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한 기술 발전을 촉진하면서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변환 효율성을 가진 소자와 제품 특성에 맞는 소재가 개발되면 센서 설치 제약이 급격히 감소해 IoT 시대의 개막을 앞당기는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고 기술과 수요가 서로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가능성도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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