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보이스피싱)번호 검색
« 2024/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LG경제연구원 '게임 친화성, ICT 기업의 필수 역량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가 확산되고, 페이스북 등의 SNS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ICT 시대 소비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게임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미 게임 시장은 방송, 영화 등 다른 콘텐츠에 비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인도와 같이 향후 ICT 산업 혁신의 중심이 될 신흥국에서 게임 시장의 성장률은 특히 빠르다. 그리고 게임 유저의 연령, 성별 분포도 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게임 유저 중 50세 이상 연령대의 비중은 27%에 달한다. 여성 유저의 비중도 전체의 44%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이와 같은 게임 유저의 확대 속에서 게임이 지닌 혁신의 잠재력은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방송, 영화 등 기존의 메이저 콘텐츠와 달리 디바이스 관여도가 높다. 게임의 발전 역사는 디바이스의 컴퓨팅 파워, 인터페이스 등 하드웨어 속성의 진화를 수반해 왔다. 또한 게임은 기존의 거대 콘텐츠 시장과 달리 산업 구조 측면의 자유도가 높다. 게임 개발사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창의력을 발산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희적 속성에 기반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요소들이 게임을 ICT 혁신의 원동력으로 만든다. 

이제 게임은 웨어러블, 인식 기술, 가상 현실과 같은 ICT의 선도 기술들과 융합되면서 현실과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어갈 것이다. ICT 시장의 사업자라면, 게임을 직접 개발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이해하고, 친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게임 친화성’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오고 있다. 
  

< 목 차 > 

1. 모두가 게임 유저인 세상이 오고 있다
2. 게임이 ICT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이유
3. 게임이 열어가는 ICT의 미래
 
  

ICT 시장이 진화하면서 게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 워치, VR(Virtual Reality)헤드셋 등 새로운 ICT 디바이스를 플랫폼으로 하는 게임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애초에 스마트 워치가 게임 플랫폼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월 출시된 애플 워치(Apple Watch)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수는 2015년 하반기 중에 1,000여 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VR 게임 확산에도 그리 긴 시간은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유비소프트(Ubisoft)와 같은 게임 개발사들은 이미 VR 환경을 게임의 미래로 인식하고, 관련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이슈가 된 오큘러스VR의 기업 목표 중 하나도 ‘게임 속으로(Step into the game)’이다. 

광고 시장에서도 게임은 이미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TV 프라임 시간대에 게임 광고를 접하는 것도 생소한 일이 아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따르면 2014년 게임 개발사들이 지상파 방송에 지출한 광고 비용은 192억원으로 2013년의 17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 모두가 게임 유저인 세상이 오고 있다 
  

게임은 ICT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게임을 더 이상 일부 젊은 세대만의 취미 생활로 보기는 어렵다. 

게임 시장의 성장 트렌드, ‘확산’과 ‘융합’ 

게임 시장 규모에 대해서는 조사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2015년 기준 글로벌 915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서치 기관 PWC가 파악하는 2015년 글로벌 영화 시장(943억 달러)과 비슷한 규모이고, 음악 시장(481억 달러)에 비해서는 두 배 가량 크다. 

단지 시장 규모뿐 아니라, 많은 콘텐츠 유형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인다는 점도 중요하다. PWC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글로벌 게임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6.2%로, TV광고 시장(5.0%)이나, 영화 시장(4.2%)보다도 높다. 게임보다 성장률이 높은 시장은 인터넷 광고(10.7%), 인터넷 접속(9.0%) 등이지만, 순수 콘텐츠 시장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소위 BRICs로 대표되는 신흥국에서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조사 기관 Newzoo에 따르면 2014년 BRICs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51억 달러로 2013년에 비해 91.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글로벌 평균 성장률인 38.9%를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2016년 77억 달러에 달하며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인들의 하루 평균 모바일 게임 이용 시간도 35분으로 미국(13분)을 상회한다. 이처럼 향후 ICT 산업의 중심이 될 신흥국에서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게임 시장의 진화 방향을 설명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확산’이다. 스마트폰과 같이 항상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가 늘어나고, 페이스북과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일상화로 인해 게임은 ICT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교육, 비즈니스 등 모든 영역에 게임이 접목되고 있으며, 게임을 통한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강화되고 있다. 전체 게임 유저의 54%는 게임을 통해 지인들과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얻는다고 응답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유저의 높은 몰입을 이끌어내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콘텐츠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이 가능한 것이다. 툼 레이더(Tomb Raider),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과 같이 게임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들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Blizzard의 히트 게임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도 영화화되어 개봉될 예정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프라인의 장난감 캐릭터를 온라인 게임과 결합하여 유저의 온오프라인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는 ‘Toys-to-Life’ 형태의 게임도 등장하고 있다. 

게임 유저의 확대 

게임 유저들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가 발표한 몇 가지 수치들을 통해서 가늠해보자. 

2015년 기준 1억5천5백만 명의 미국인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전체 미국 인구의 50%에 달하는 비중이다. 특히 미국인의 42%는 매주 3시간 이상씩 정기적으로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게임 유저의 연령, 성별도 균형 있게 분포되어 있다. 게임 유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18세에서 35세로 전체의 30%에 해당한다. 주목할 점은 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50세 이상으로 전체의 27%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18세 이하 젊은 층의 비중(26%)보다 오히려 다소 높다. 여성 게임 유저도 늘고 있다. 전체 게임 유저의 44%로 2010년 조사 시의 40%에 비해 증가했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 게이머의 비중은 2013년을 기준으로 2012년에 비해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체 게임 유저가 증가하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점차 해소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 부모들의 63%가 게임이 자녀들의 삶과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또한 59%의 부모들은 매주 자녀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면서 유대를 강화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0년 조사 시의 48%보다 증가한 수치다. 

물론 게임 산업의 진흥 역할을 하는 ESA의 조사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제 게임 시장은 방송, 영화, 음악과 같은 여러 콘텐츠 시장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많은 게임 유저들이 고사양의 전문적인 하드코어 게임보다는, 모바일 기반의 간단한 캐주얼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향후 ICT 시대의 주축이 될 소비자들이 점차 게임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소 급진적으로 생각할 때 모두가 게임 유저인 ICT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금의 방송, 영화 등을 넘어서 게임이 최우선의 여가 활동이 되는 환경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3년 전보다 게임을 많이 즐긴다고 응답한 미국인의 경우 TV 시청 시간은 39%, 집에서 영화를 보는 시간은 47%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2. 게임이 ICT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이유 
  

이와 같은 게임 유저의 확대는 ICT 산업 전반적으로도 중요하다. 게임은 직접적인 게임 콘텐츠 시장뿐 아니라 인접 디바이스, 서비스 시장의 혁신에도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하드웨어의 진화를 수반한다 

게임이 방송, 영화 등 기존의 메이저 콘텐츠와 다른 점은 상대적으로 하드웨어 관여도가 높다는 점이다. 방송, 영화, 음악과 같은 Lean-back형 콘텐츠와 비교해보자. 영화는 디스플레이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유사한 감상 경험을 느낄 수 있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Avatar)라는 영화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그 영화가 어떤 OS(Operating System)의 TV에서 구동되는지, 어떤 셋톱박스를 사용하는지 아니면 어떤 데스크톱 PC를 통해서 제공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반면 고사양 게임 구동을 위해서는 컴퓨팅 파워와 같은 하드웨어 속성이 중요하다. 콘솔 게임으로 인기를 얻었고, PC용으로도 출시된 Grand Theft Auto5의 경우 방대한 게임 맵, 사실적인 그래픽, 최대 30명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지원 기능 등으로 인해서 매우 높은 PC 사양을 요구한다. 권장 사양을 보더라도 8GB 메모리, Intel Core i5 3470, NVIDIA GTX660 2GB 그래픽 카드 등이 필요하다. 게임을 위해 PC를 업그레이드 하는 모습이 단지 과거의 일만은 아니다. 

또한 게임이 사용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몰입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Lean-forward 콘텐츠라는 점에서, 하드웨어 인터페이스의 진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1972년 개발된 최초의 TV용 게임 콘솔 Magnavox Odyssey는 게임 유저가 다이얼 형태 인터페이스를 손으로 회전시키면서 테니스 등의 간단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그러다가 1977년 Atari 2600을 통해서 지금의 조이스틱과 같은 인터페이스가 소개되었고, 이후 슈팅 게임용 총, 음악 게임용 악기와 같은 폼팩터(Form-factor)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게임이 하드웨어의 진화를 이끈다는 점은 ICT 혁신 관점에서 중요하다. 게임 구동이 서버에서 이뤄지는 클라우드 게임 시대가 본격화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 손 끝의 하드웨어는 여전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 스마트폰의 획일화된 폼팩터에 기반한 모바일 게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와 함께 스마트폰용 게임 컨트롤러 액세서리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유연하고 자유도가 높은 시장 구조 

게임이 지닌 또 하나의 잠재력은 산업 구조의 유연성에 있다. 디바이스와 서비스는 ICT 시장을 이끄는 두 개의 축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디바이스가 지금처럼 확산될 수 있었던 건, 애플리케이션과 같이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 생태계가 빠르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방송, 영화와 같은 메이저 콘텐츠 시장을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는 ‘산업적 견고함’이다. 글로벌 ICT 혁신의 프론티어인 미국을 보더라도, 방송 시장에서는 지상파 네트워크, 유료방송 등 시장 참여자들 간에 견고한 사업적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매년 지상파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 큰 규모의 재송신료를 지불한다. 시장조사업체 SNL Financial은 이러한 재송신료가 2018년 12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주요한 수익원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관행적으로 자사의 인기 채널과 비인기 채널을 번들링으로 묶어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공급한다. 견고한 공생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방송 시장에는 새로운 플랫폼, 혁신적인 기술이 참여할 여지가 적다. 네트워크 사업자가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에게 좋은 조건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건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아직 넷플릭스(Netflix) 외에는 성공적인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에어레오(Aereo)와 같이 지상파 방송을 개인별 안테나로 수신해서 가입자에게 인터넷으로 재전송하는 참신한 발상의 플랫폼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미국 대법원의 저작권 침해 판결로 인해 사업은 소강 상태에 있다. 

반면 게임 시장은 상대적으로 산업 구조가 유연하다. 물론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메이저 콘솔 사업자들이 게임 개발사의 독점적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콘솔 게임 시장 자체가 약화되는 환경 속에서 게임 개발사들은 모바일과 같이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FIFA로 유명한 전통적인 콘솔, PC 게임 개발사 EA(Electronic Arts)도 최근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하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이 2014년에서 2017년까지 연간 1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받아들인다 

인간은 본래 재미를 추구하는 유희의 존재(Homo Ludens)다. 그런 관점에서 게임은 ICT 시대의 소비자들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 요소다. 

스마트홈, 웨어러블 등 최근 등장하는 많은 ICT 제품과 서비스는 그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홈 에너지 절감 기능의 경우 단지 제품이나 서비스만을 통해서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다. 해당 국가나 지역의 탄력적인 전기 요금제와 같은 정책 요소와의 결합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소비자 반응을 볼 때, 오토메이션(Automation)과 같이 생활의 편리성을 높여주는 기능은, 이미 충분히 편리한 삶을 살고 있는 ICT 소비자들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모바일 결제와 같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이유도 ‘단지 신용카드로 계산하는 게 여전히 편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재미, 엔터테인먼트 속성의 게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용성은 높다.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한 후, 비용 지불로 이어지는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이 유효한 영역도 게임이다. 시장 조사 기관 Piper Jaffray에 따르면 미국 모바일 게임 유저 중 아이템 구매 등에 실제 돈을 지불하는 유저의 비중은 2013년 16%에서 2015년 21%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 게임이 열어가는 ICT의 미래 
  

ICT 소비자들은 게임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앞으로 많은 선도적인 기술들이 게임과 결합하게 될 것이고, ICT의 새로운 가능성들이 개척될 것이다. 

이는 곧 현실 세계와 게임 간의 융합을 의미한다. 게임의 본질적인 진화 방향은 유저의 더 높은 몰입, 현실과도 같은 사실감 구현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ICT 소비자들의 환경적 진화는 곧 사업자들의 역량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ICT 소비자의 현실 세계가 곧 게임이 된다 

최근 게임과 본격적으로 결합하기 시작한 주요 ICT 기술들을 보면, 게임과 현실 세계 간의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90년대부터 Wolfenstein 3D(1992), Tomb Raider(1996)와 같은 3D 게임이 본격화되었던 것처럼 게임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선도해 왔다. 그리고 이제는 가상 현실, 증강 현실과의 융합을 앞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헤드셋 홀로렌즈(HoloLens)도 홀로그램 기반의 게임 확산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홀로렌즈와 같은 기기를 통해서 게임 유저는 실제의 생활 공간에 등장하는 게임 캐릭터들과 1인칭 시점에서 인터랙션을 하게 될 것이다. 게임 개발 엔진 유니티(Unity)도 향후 홀로렌즈 지원 계획을 밝혔다.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개발 중인 VR헤드셋 FOVE는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해서 게임을 제어한다. 오큘러스와 같은 기존의 VR헤드셋이 사용자의 고개 방향을 인식하는 데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린든 랩(Linden Lab)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와 같은 서비스가 이러한 기술을 통해서 구현된다면, 게임 유저는 지인들의 게임 속 아바타들과 일상에서와 마찬가지로 눈을 맞추면서 교류하게 된다.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생활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과거 닌텐도의 Wii가 모션 인식을 통한 게임 경험을 제공했다면, 최근 등장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반의 다양한 센서들은 유저의 일상 행동 자체를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애플 워치용 게임 Zombies Run의 경우 게임 유저들이 이어폰을 통해서 적의 위치를 소리로 파악하고, 직접 도망 다니면서 게임을 체험하게 한다. 애플 워치에 적용된 심박센서, 가속도센서 등을 통해서 구현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경험을 스크린 밖으로까지 확장시키는 룸 얼라이브(Room Alive)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용자가 위치한 방의 구조를 센서로 스캔한 후, 프로젝션 매핑을 통해 방 전체를 가상의 게임 공간으로 바꾸는 개념이다. 게임 유저는 방 전체를 날아다니는 레이저를 몸으로 피하면서 실감나는 전투를 경험할 수도 있다. 현실 공간 자체가 곧 게임 배경이 된다. 

게임 친화성, ICT 기업의 필수 역량 

ICT 시장의 혁신을 이끌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은 이제 선도적 ICT 기술들과 융합하면서 소비자의 현실 세계에 더욱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게임의 본질적인 진화 방향이다. 

게임을 이해하고, 게임을 사업적으로 친숙하게 다루는 역량은 더 이상 게임 개발사들만의 영역으로 볼 수는 없다. ICT 산업에 속한 사업자들이라면, 게임을 직접 개발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친숙하게 다루기 위한 게임 친화성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디바이스 사업자나 서비스 사업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애플의 경우 직접적인 게임 사업자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애플의 전체 애플리케이션 매출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르고 있는 만큼, 애플은 게임 전문 인력, 기술 특허, 관련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등을 강화하면서 게임 친화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에도 채용 공고를 통해 Unity, Unreal과 같은  게임 엔진에 익숙한 게임 개발자를 모집한 바 있고,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에 연결해서 조이스틱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에 대한 특허도 취득했다. 2014년 iOS8과 함께 공개한 메탈(Metal) API는 GPU(Graphic Processing Unit)로부터 스크린에 게임을 구현하는 프로세스를 효율화함으로써, 모바일 게임 경험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요소로 평가 받고 있다. 

향후 게임은 더욱 진화하면서 다양한 영역과 융합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ICT 시장에 새로운 기회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기존의 게임 콘솔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2018년까지 연평균 50%씩 성장할 전망이다. 노키아의 엔게이지(N-Gage), 레노버 i909와 같은 게임 전용 단말이 성공 사례로 기억되지 못하는 건 사실이나, 이는 이미 과거의 사례일 뿐이다. ICT 소비자의 현실 세계가 곧 게임이 되고 있는 만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 관점에서도 게임을 신규 사업 확산의 지렛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앵커 게임(Anchor Game)은 플랫폼을 이끌 수도 있다. 앵그리버드나 카카오톡의 애니팡과 같이 단순한 캐주얼 게임이 플랫폼을 한 단계 진화시킨 사례들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ICT 시장의 혁신에 큰 기여를 한 애플의 아이튠즈(iTunes)도 결국은 음악이라는 콘텐츠가 마중물 역할을 했다. 지금의 게임은 그 시장 규모나 혁신의 잠재력이 훨씬 크다. 또 하나의 혁신의 촉매제로 작용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게임을 진지하게 바라봐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주)부동산중개법인이산 | 박우열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 지하1층 69호(삼창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528-88-00035 | TEL : 010-3777-1342 | Mail : 1004kpwy@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해당사항없음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