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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소비자 선택 시대 여는 일본의 에너지 시장'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새로운 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가진 일본은 에너지 시장 효율화와 신산업 육성을 목표로 에너지 산업 전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회사원 강민정 씨(35)는 이번에 전기요금제를 바꿀 생각이다. 5년 동안 A사의 일반요금제를 이용해왔지만, B사에서 통신과 전기요금을 결합해 50% 더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명 커피 브랜드와 제휴된 별도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가입할 경우 요금 할인에 덧붙여 매달 음료 쿠폰까지 제공되니, 민정씨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국내에서 이러한 모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내년 4월부터 전기요금도 통신요금처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기점으로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신기후체제 출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도 많고,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일본은 에너지 수급 구조, 전력망 성숙 수준 등 산업 구조상 한국과 매우 유사하고, 먼저 개혁을 추진한 유럽, 미국의 변화 모습을 참고하여 에너지 산업 전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 효율화와 신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일본


일본은 1995년부터 발전부분과 판매부분 일부에 시장 경쟁 체제를 도입했지만, 기존 사업자에 의한 독점 구조는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화력 발전 증가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연료 수입 증가에 의한 무역수지 악화, 발전 비용 상승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재생에너지, 자가발전 등 분산형 전원의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 기능이 작동하는 시장 경쟁 시스템 구현이 필요해졌다.


전체 에너지 산업 개혁에 대한 논의가 2011년 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현재 일본 정부는 3단계에 걸친 전력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표> 참조). 2015년에는 일본 전 지역에서 유연한 전기 공급이 가능한 광역 계통 운용 기관을 설립했다. 2016년에는 기존 지역 독점 구조의 전기 판매 시장에 경쟁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활발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8년에는 송배전 부분을 법적으로 분리하여 중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3단계에 걸친 전력 시스템 개혁 이외에 가스, 열 공급 분야에도 경쟁 체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고착화되고 비효율적인 기존의 에너지 시장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과 이종 분야와의 융합을 활성화시켜 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달라지는 일본 에너지 판매 시장: 세분된 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내년부터 경쟁 체제가 도입되는 일본 가정용 전기 판매 시장에서는 과연 무엇이 달라질까? 가장 큰 변화는 백화점, 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전기도 선택해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다양한 전기 판매 회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상품을 선택하여 계약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요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일뿐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본인에게 맞는 요금과 서비스 선택이라는 과정을 통신 시장의 변화에서 이미 경험해봤다. 일률적인 요금과 서비스를 이용했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 자신의 생활 및 소비 패턴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시대가 에너지 판매 시장에서도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 사용 시간에 따라 분화되는 에너지 서비스


일률적인 요금제에서, 이제는 시간대별로 세세하게 설정된 요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맞벌이 부부처럼 상대적으로 낮 시간의 전기 사용량이 적은 경우, 밤 시간에 할인 혜택이 큰 서비스 상품을 선택하여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 서비스 회사는 전기 구매 가격을 고려하여,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는 탄력적인 요금제 및 서비스를 제공하여 효율성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본인에게 적합하고 편리한 서비스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전력 회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금제가 속속 제시되고 있다. 도쿄 전력은 아침 시간 전용, 밤 시간 전용, 반나절 전용, 주말 전용, 피크 시프트 전용 등 약 10가지의 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동북 전력은 기본 요금제와 더불어 평일 밤 10시에서 아침 8시까지, 혹은 휴일 24시간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시간대를 소비자가 추가로 지정하여, 전기요금을 낮출 수 있는 선택 요금제도 마련할 계획이다.


● 사용 형태에 따라 분화되는 에너지 서비스

 

에너지 사용 형태에 따라서 제공되는 서비스 상품이 달라진다. 전기차를 이용하는 가정의 경우, 자동차 업체에서 나온 ‘Vehicle to Home’ 전용 상품을 이용해서 전기요금 할인을 받고, 본인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심야에 전기차를 충전하고, 남는 에너지는 다시 가정용으로 돌려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된 경우에는 발전된 전기를 전기차 충전이나 가정용으로 사용하거나, ‘파나소닉 EPCO 서비스’와 같은 전기 매입 회사에 판매할 수도 있다.


한편, 집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전기, 가스, 통신, 수도 서비스를 통합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상품도 제공된다. 매번 월말마다 따로 청구되는 번거로운 요금 처리를 한 번에 해결하고, 통합 상품 이용을 통한 요금 할인을 받기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닛케이 트렌디는 2016년 일본 시장 히트 예측 상품 1위로 ‘신전력 트리플 세트(전기-가스-통신) 할인'을 꼽았다. 현실적으로 전기요금 인하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결합 할인 상품이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기존에는 누구에게나 사용 시간, 사용 형태에 관계없이 획일적이고 보편적인 에너지 서비스 상품이 제공되었다면, 앞으로는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요금제나 서비스가 제공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또한, 에너지 판매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기업의 특징이나 강점 분야에 따라서 제공되는 서비스 내용도 점차 다양화되어 갈 것이다.

 

신사업 기회를 위한 기업들의 무한 경쟁 시작


다양한 배경의 기업들이 기존의 성장이 정체된 사업에서 벗어나 에너지 산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6년 개방되는 가정용 전기 판매 시장은 8,400만 가구, 7조 5천억엔 규모로 일본 휴대전화 시장 규모 약 7조 엔에 필적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현재까지 시장에 참가를 표명한 기업은 주로 유틸리티, 통신, 가전, 주택 등의 기업이지만, 앞으로 유통, 교육, 의료, 보험 등 신규 진출 사업자의 업종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부터 신규 판매 사업자 등록을 받아 11월까지 119개의 기업이 신청을 완료한 상황이다. 앞으로 저마다 차별적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에너지 판매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 간 기존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그림> 참조).


① 유틸리티 기업


유틸리티 기업들은 모태 사업에서의 고객 및 영업 시너지를 바탕으로 전기, 가스, 석유를 포함하는 메가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기존 전력 회사들은 헤게모니 선점을 위해 타 산업군의 기업들과 제휴를 확대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도쿄 전력은 관동 지역 약 110만의 가스 사용자를 보유한 니치가스, 통신 업계 신흥 강자인 소프트뱅크와의 제휴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전기-가스-통신의 결합 할인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중부전력은 대형가전양판점 에디온, NTT와의 제휴를 통해 에너지 판매 시장 대응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도쿄 가스나 오사카 가스는 발전 사업 및 전기 판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이미 표명했고, JX Nippon Oil & Energy 등 정유사들도 전기 판매 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발전소를 가진 기업의 경우 자기 소유의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고 남는 전기를 재판매한다는 측면에서 사업 진출에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② 통신 기업

 

일본 주요 통신 기업들은 기존의 통신 고객을 기반으로 에너지 판매 시장에서의 고객들도 넘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소프트뱅크는 2011년 태양광 발전(SB Energy) 사업에 진입했고,  전기 판매 회사(SB Power)도 2014년에 설립한 상태이다. KDDI, NTT도 지역 전력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 개화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통신 기업들은 기존의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요금 설계에 대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에너지 판매 시장에서도 새로운 고객 가치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KDDI 연구소는 에너지 판매 시장이 가지는 매력에 대해서 택배, 유통, 교육, 보험, 건강 등 겉보기에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산업과의 연계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가정의 에너지 사용 데이터는 사람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서, 세대 단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기반이다. 향후 이를 분석, 활용하면 다른 산업에서의 추가적인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므로 에너지 판매 시장은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③ 가전 기업


파나소닉은 가전제품 기반의 하드웨어 역량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너지 절감 및 재사용 등 에너지 솔루션 사업 기회 발굴에 적극적이다. 2014년 에너지 관련 사업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 위해 주택용 태양광 발전에서 나온 전기를 매입하여 판매하는 ‘파나소닉 EPCO 에너지 서비스’를 설립했다. 전기 매입과 함께 사용자 에너지 절약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태양광 패널,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가전제품 등의 상태를 점검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종합 에너지 솔루션 제공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도시바는 지역 단위로 에너지를 최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스마트 커뮤니티’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도시바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가정에너지관리시스템(HEMS)의 보급을 늘려나가고, 동시에 미쓰이 부동산, 세키스이 하우스 등 주택 건설 기업과의 제휴도 병행하고 있다. 도시바는 보급된 가정에너지관리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개별 가정의 생활 방식에 맞춘 에너지 절감 서비스는 물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업주부의 가정인데 저녁 시간 다른 가구에 비해서 주방의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경우에는 외식이 많은 세대로 추정하고, 스마트폰에 레스토랑 할인 쿠폰을 발행해 주는 식이다.

 

④ 주택건설 기업

 

일본의 주택건설 기업들도 현재 주택 시장의 수요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제로 에너지 하우스, 일괄수전 서비스 등 여러 가지 주거 편의 요소를 곁들여 주택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 주택건설 1위 기업인 다이와 하우스는 가정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보급 사업에 진출하고, 전기 판매 시장을 통해 아파트용 일괄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주거용 아파트 전문 기업인 하세코사는 한 발 더 나가 인터넷 유통 기업인 라쿠텐과 제휴를 맺고 수요반응, 태양광 발전 등에 참여한 고객들에게 라쿠텐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에너지효율 제고 활동에 대한 포인트를 받고 이를 통해 전기요금 결제,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에너지 산업은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기후변화라는 인류사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에너지 산업 육성이라는 숙제를 부여 받았다. 각국 정부는 에너지 시장 효율화, 분산형 전원 도입 확대 등 여러 방면에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접 규제보다는 시장 참여를 통한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고, 에너지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해 나간다는 대원칙은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에너지 산업은 소비자가 참여하고 서비스 상품을 선택하기에는 어려운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또한 수요자원 거래 시장이 열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에너지 신산업은 기업들이 개별 시범사업 중심으로 참여하고 있어 자생적인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일본은 전체 에너지 산업 개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들의 참여 노력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경쟁 및 상호 견제를 바탕으로 한 시장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선도해 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의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및 기반 마련과 더불어 기업들의 에너지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의 정립 및 검증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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