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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플랫폼, 다시 춘추전국시대로

■ 경제보고서 ■ | 2015. 12. 18. 22:33 | Posted by 중계사


LG경제연구원 'OS 플랫폼, 다시 춘추전국시대로'


최근 IT 기업들의 독자적인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출시가 확산되고 있다. 아마존이 파이어 OS를 선보인 바 있고 샤오미는 자체 운영체제인 미유아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알리바바나 텐센트, ARM 등도 운영체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체제 경쟁이 재점화될 수 있었던 여건은 스마트폰 초기부터 조성되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배포되면서 운영체제에 대한 기술적 접근성이 열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구글과 애플 등 주요 운영체제 기업들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추진하려는 기업, 특히 아마존과 알리바바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의 자체 운영체제 필요성도 점차 증가하였다. 사물인터넷이 IT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운영체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많은 기업들이 독자적인 운영체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주된 요인이다.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mbed OS라는 사물인터넷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고 구글도 브릴로, 안드로이드웨어 등 사물인터넷 및 웨어러블기기 운영체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운영체제의 무상 배포 경향에서 나타나듯이 운영체제는 그 자체의 가치 창출보다 하드웨어 및 서비스 지원을 통하여 차별화 가치를 확장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운영체제 기업들은 폐쇄적 생태계를 유지하던 과거와 달리 다른 기기 및 운영체제를 포용하는 개방적 정책을 실행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iOS 응용 소프트웨어를 윈도우 OS 10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브릿지 프로젝트, 안드로이드 전용 소프트웨어를 iOS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구글의 J2ObjC 소프트웨어 배포 등이 그 예다.

 

모바일과 사물인터넷 등 IT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운영체제 경쟁은 새롭게 점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자체적 생태계 구축뿐만 아니라 다양한 하드웨어와 서비스 및 경쟁 운영체제를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는 개방성 역시 운영체제의 핵심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체 운영체제를 가진 기업이든 아니든 향후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물인터넷 분야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를 확보하는 플랫폼 포지셔닝 및 자사의 서비스를 다수 운영체제에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멀티 플랫폼 전략도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 목 차 >


1. 새롭게 시작된 운영체제 경쟁
2. 운영체제 경쟁 재점화의 배경
3. 운영체제 시장의 새로운 흐름
4. 시사점

 

 

1. 새롭게 시작된 운영체제 경쟁

 

킨들(Kindle)로 전자책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아마존(Amazon)은 2014년 자사의 첫번째 스마트폰인 파이어폰(Fire Phone)을 출시하였다. 아마존은 킨들을 통하여 IT 산업에 파란을 몰고 왔듯이 파이어폰으로 애플 등 소수 기업들이 주류를 이루는 스마트폰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였다.


파이어폰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Android) 대신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탑재한 것이었다. 파이어 OS(Fire OS)라 불린 이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설계되었지만 구글(Google)의 인터넷 검색이나 앱스토어(App Store) 등 안드로이드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적용하지 않았다. 대신 아마존의 앱스토어를 통하여 전자책 및 앱 컨텐츠를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카메라로 사물을 촬영하면 고유 특징 및 가격 정보 검색은 물론 구매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파이어 플라이(Fire Fly)라는 독특한 기능도 탑재하였다. 파이어 OS는 아마존의 컨텐츠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사용자의 이력을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아마존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운영체제라는 호평을 얻었다.

 

기대와 달리 파이어폰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지만, 아마존의 시도는 IT 산업의 미래 판도 변화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특히 모바일 운영체제의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이나 다름 없는 안드로이드 대신 새로운 운영체제를 선보인 것은 많은 영역에서 구글과 경쟁하고 있는 아마존의 전략 방향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애플(Apple)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는 아이폰(iPhone)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가 유일하다. 따라서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일부 하드웨어 성능과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추세가 조금씩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이 여전하지만 한편으로는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신흥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Xiaomi)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인 미유아이(MIUI)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샤오미는 기기를 저렴하게 팔기 때문에 비교적 제품 출시 기간이 길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미유아이의 업데이트를 통하여 사람들이 마치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또한 매 주마다 고객의 의견을 듣고 빠르게 미유아이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샤오미의 제품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지 않는 기업들도 운영체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Tencent)는 모바일 운영체제 TOS+를 공개하였다. TOS+는 텐센트의 주력 서비스인 QQ 메신저나 위챗(WeChat) 등을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것은 물론 모바일 결제 기능도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추후 자사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TOS+에서 지원하려는 텐센트는 TOS+의 보급을 위하여 화웨이(Huawei)와 레노버(Lenovo)는 물론 퀄컴(Qualcomm), 이노룩스(Innolux) 등 여러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을 위협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Alibaba)도 운영체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요 기업 중 하나이다. 사실 알리바바는 2011년에 윤 OS(Yun OS)라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선보였지만 안드로이드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자사가 구상하는 비즈니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윤 OS의 입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는 메이주(Meizu) 등 중소형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과 공동으로 윤 OS를 적용한 스마트폰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이나 텔레콤(China Telecom) 등 여러 이동통신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하여 윤 OS의 보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운영체제 경쟁 재점화의 배경

 

 

(1) 안드로이드 개방 전략의 성공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통하여 스마트폰 시장을 만들고 엄청난 수익을 기록하자, 여러 IT 기업들도 서둘러 스마트폰 시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애플은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에 적합한 운영체제 iOS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뛰어난 성능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었던 반면, 다른 기업들은 스마트폰에 적합한 운영체제가 없었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인텔, 모토로라(Motorola), LG전자, 삼성전자, HTC 등 여러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위한 새로운 운영체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OHA(Open Handset Alliance)를 결성하였다. 여기에 구글이 참여하게 되었는데, 당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앤디 루빈(Andrew Rubin)이 만든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 개발 기업을 인수하였던 구글은 여기에서 만든 운영체제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개방하였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건 별다른 제약 없이 안드로이드를 가지고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한 OHA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여 스마트폰을 만들게 되었고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도 급격히 늘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게 되었는데, 오늘날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약 80% 이상이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구글은 보다 많은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가 탑재되면 주력 비즈니스인 인터넷 검색은 물론 앱스토어를 통하여 모바일 시대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였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개방하였다. 이러한 구글의 전략은 과거 IBM의 개인용 컴퓨터 진입 전략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애플과의 개인용 컴퓨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IBM은 많은 기업들이 IBM PC의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 도면 및 핵심 기술을 개방하여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구글 역시 아이폰으로만 제공되는 애플의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공개함으로써 단기간에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IBM의 기술 개방 전략은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빠르게 석권하는 데에 결정적 기여를 하였지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기업들이 IBM의 설계 기술로 컴퓨터를 만들어 시장에 출시한 것이다. 작은 기업들은 물론이고 HP 등 IBM의 주요 경쟁 기업까지 IBM PC와 호환성을 갖춘 제품(IBM Compatible)을 출시하자 IBM의 입지는 순식간에 축소되었다. 이에 IBM은 기존의 전략을 수정하고 독자적인 구조를 갖춘 제품을 출시하였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높은 점유율이 시사하듯이 아직까지 구글의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IBM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는 다른 기업들의 운영체제 시장 진입을 매우 용이하게 만들었다. 즉 이전까지는 운영체제 개발에 엄두를 내지 못하였던 기업들이 손쉽게 애플의 iOS에 버금가는 운영체제를 확보하고 이를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고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안드로이드는 전세계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므로 이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큰 투자 부담 없이 지속적으로 개선된 운영체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물론 구글의 인터넷 검색 및 앱스토어, 지도 등 여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글이 인증하는 순정 안드로이드를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지 않고 자사의 고유한 기능을 탑재하려는 기업들은 안드로이드의 프로그램 코드를 개조하여 자신들의 운영체제를 만들고 있다. 통상적으로 구글 서비스를 제외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된 안드로이드를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라 부르는데, 누구든지 AOSP를 활용하여 자유롭게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이 AOSP를 기반으로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위한 파이어 OS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샤오미, 오포(Oppo) 등 여러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AOSP 운영체제들의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구글 역시 AOSP 운영체제가 장기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예상과 달리 안드로이드가 기대만큼 큰 수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AOSP 운영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구글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2) 자체 운영체제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지 않는 구글이 역설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안드로이드를 통하여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을 제외하고는 앱스토어는 물론이고 동영상, 이메일, 지도, 인터넷 검색 등 스마트폰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구글이 유일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은 안드로이드에 구글의 서비스를 그대로 탑재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임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는 자연스럽게 구글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었다. 게다가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을 대신하여 구글이 실질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 및 개선의 대부분을 담당하게 되면서,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전략에 맞추어 발전하게 되었다.

 

구글의 주요 서비스가 스마트폰 판매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데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관리함으로써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은 운영체제에 대한 막대한 투자 부담도 덜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은 구글의 움직임에 대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인터넷 서비스가 주력인 기업들은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로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전략이 큰 걸림돌로 다가왔다. 특히 앱스토어 및 스트리밍 컨텐츠 등 모바일 서비스 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사의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은 구글의 제약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많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안드로이드 대신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을 고려하게 되었다. 구글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혹은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들은 많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글의 세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은 향후 모바일 비즈니스 추진의 큰 위험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iOS에 비하여 안드로이드의 앱스토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므로, 이들 기업들은 자체 운영체제를 통한 앱스토어 서비스 제공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 여러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나 샤오미 등 서비스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안드로이드를 대신하는 운영체제를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로 볼 수 있다. 아마존은 구글의 앱스토어 대신 각종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하여 파이어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지 않았으며, 알리바바 역시 자사의 전자상거래 서비스 타오바오(Taobao)를 스마트폰에서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윤 OS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페이스북(Facebook)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원활한 지원 및 앱스토어 비즈니스 진출을 위하여 운영체제를 개발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3) 사물인터넷 시대의 효과적 대응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윈도우 OS(Windows OS)에 밀린 리눅스(Linux)는 모바일 시대의 도래를 통하여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에 적합하게 설계된 윈도우 OS가 스마트폰을 완벽하게 지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일부 PDA 등에 윈도우 OS가 탑재되었지만 기존의 개인용 컴퓨터용 윈도우 OS를 개조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기기의 특성과 잘 맞지 않았다. 이처럼 윈도우 OS가 주춤거리던 사이 리눅스를 기본 골격으로 한 안드로이드가 등장하여 윈도우 OS를 밀어내고 모바일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운영체제의 주도권은 적용되는 기기의 발전에 따라 바뀌어 왔다. 따라서 새롭게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은 향후 모든 기기에 고도의 데이터 처리와 인터넷 기능이 내장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잠재적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사물인터넷을 위한 주도적 운영체제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확산으로 운영체제 및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도 한층 용이해지고 있다. 또한 애플과 같이 기기의 성능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조 기업이 직접 운영체제의 개발 및 운영까지 담당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많은 기업들이 운영체제 확보에 나서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달리 사물인터넷 기기의 범위는 매우 넓기 때문에 적합한 운영체제의 특징을 간단히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사물인터넷 기기마다 하드웨어의 특성이 상이하기 때문에 운영체제 역시 적용 유형에 따라 상당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 기기 간 네트워크 구성 능력,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저전력, 보안성 강화 등이 운영체제의 공통적 특징으로 강조되는 가운데, 기기의 용도 및 특성에 맞는 특화된 기능에 대한 요구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은 최근 인수한 센시노드(Sensinode)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mbed OS라는 사물인터넷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ARM은 Wi-Fi, 블루투스(Bluetooth), 6LoWPAN, 지그비(Zigbee) 등 여러 무선통신 기능 및 저전력과 보안 성능을 강화한 mbed OS를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브릴로(Brillo)라는 사물인터넷 운영체제를 발표하였다. 브릴로는 센서 등 비교적 낮은 사양을 가진 하드웨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복잡한 기능을 배제하고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구글은 향후 상당수의 사물인터넷 기기가 스마트폰과 달리 비교적 낮은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하여 브릴로를 출시하였다. 또한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 워치나 글래스 등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라는 웨어러블 기기 운영체제를 발표하는 등 사물인터넷 기기에 특화된 운영체제 개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에 밀리고 있는 타이젠(Tizen)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운영체제 선점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판단 아래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자사가 만드는 스마트 워치와 TV, 냉장고, 의료 기기 등 각종 기기들에 타이젠의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사물인터넷 시장의 영향력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3. 운영체제 시장의 새로운 흐름

 

 

(1)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신규 운영체제

 

새롭게 운영체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파이어 OS는 아마존이 보유한 풍부한 컨텐츠의 활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였다. 페이스북 역시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였지만 여의치 않음을 깨닫고 방향을 선회하였다. 또한 타이젠이나 파이어폭스(Firefox), 우분투(Ubuntu) 등 안드로이드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러 운영체제들 역시 아직까지 시장에서 뚜렷한 위치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과거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초창기 개인용 컴퓨터가 가정에 보급될 당시에는 애플 등 각 기업들이 스스로 운영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에 하드웨어에 가려 그 중요성이 덜 부각되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쉽게 설치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능을 갖춘 운영체제를 출시하여 단번에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


윈도우 OS의 아성을 깨기 위한 시도 역시 줄기차게 이어졌으나 결국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하였다. 특히 핀란드의 컴퓨터 과학자 리누스 토발즈(Linus Tovalds)가 유닉스(UNIX)를 개조하여 개인용 컴퓨터에 적합하도록 만든 리눅스는 값비싼 윈도우 OS와 달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되었고 성능 역시 빠르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실패의 원인은 기술력의 한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특정 운영체제에 대한 종속성이 무척 견고하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운영체제가 익숙해지면 특별한 변동이 없는 한 다른 운영체제를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운영체제라 하더라도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습과 시행착오 등 여러 전환 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운영체제가 주류로 자리잡게 되면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중국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 역시 아직은 기존 운영체제에 대항하기 어렵다. 따라서 당장은 중국 내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샤오미나 오포, 알라바바 등은 중국 시장에서 자사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이 당국의 규제 탓에 중국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틈을 타고 텐센트, 바이두(Baidu) 등 자국의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구글의 서비스가 제한되는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해야 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운영체제를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컸던 것이다.


또한 타이젠과 파이어폭스 등은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이 적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들 운영체제 역시 당장은 안드로이드와 iOS의 위세를 넘기 어렵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국가를 중심으로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 운영체제 가격 제로 시대 도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OS 출시는 하드웨어에 종속적인 소프트웨어 중 하나로 취급되었던 운영체제의 위상을 바꾸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운영체제와 달리 윈도우 OS를 단일 패키지 제품으로 판매함으로써 IBM PC의 성장을 기반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하드웨어와 달리 대량 생산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거의 없는 소프트웨어의 특성 상,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손쉽게 판매를 늘릴 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운영체제 비즈니스는 이와 상이하게 진행되었다. 더 이상 운영체제가 하나의 상품으로 팔리지 않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은 운영체제를 하드웨어에 완벽하게 탑재하여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데에 주력하였기 때문에 개인용 컴퓨터처럼 사용자가 직접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애플은 iOS를 아이폰과 개별적으로 판매하지 않았으며, 다른 기업들 역시 각 기기 특성에 맞게 안드로이드를 조금씩 수정하였기 때문에 이를 개별적으로 팔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운영체제는 소비자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제품이라는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애플은 지속적으로 iOS의 업데이트를 무료로 제공하여 아이폰의 기종에 상관없이 최신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역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되고 있으며, 애플과 마찬가지로 다른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 역시 지속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체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바뀌게 되었다.


이런 추세는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로 확대되고 있다. 구글은 2010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운영체제 크롬 OS(Chrome OS)을 전격적으로 무료로 배포하여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비록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동작하고 기술 완성도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큰 호응을 얻지 못하였지만, 당시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크롬 OS의 무료 배포라는 구글의 실험은 주춤하였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확산으로 이러한 흐름은 꾸준히 이어졌다. 결국 애플 역시 2013년 자사의 컴퓨터 운영체제 OS X 10.9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하였다. 무엇보다도 운영체제를 통하여 막대한 수익을 거둬 온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최근 출시한 윈도우 OS 10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큰 화제를 낳았다. 비록 기업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정책이지만, 윈도우 OS는 지금까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매출 제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았다.


최근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은 운영체제 비즈니스 모델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이제 운영체제 비즈니스는 개별적인 소프트웨어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하여 하드웨어의 품질 및 차별화 수준을 높이는 한편 각종 컨텐츠 및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운영체제가 직접적인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되기보다는 다른 요소들의 가치 창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3) 폐쇄성을 넘어 개방성으로


운영체제를 정의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독자적인 생태계 영역을 구축하는 폐쇄성이다. 특정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개발 도구를 사용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 운영체제 기업의 검증을 거쳐야 했다. 그러므로 해당 응용 소프트웨어가 다른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만일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이 여러 운영체제에서도 구동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운영체제에 맞는 프로그래밍 작업을 새로 거쳐야 한다.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는 매우 어렵고 불편하기 때문에 널리 상용화되지 못하였다.

 

운영체제 기업들은 자사의 운영체제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응용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하여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에서 구동되는 오피스(Office) 등 여러 소프트웨어를 판매하여 윈도우 OS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 운영체제를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역시 앱스토어 등 자사의 운영체제에 기반한 여러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와 달리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기업의 운영체제가 자리잡게 되면서 절대적 쏠림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 각 기기의 특성에 맞게 독창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응용 소프트웨어의 위상도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의 폐쇄적 정책만으로는 운영체제의 경쟁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한 기업들은 점진적인 전략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요 응용 소프트웨어 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특정 하드웨어 기기만을 고집하던 것에서 벗어나 다른 기기에도 자신의 운영체제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철저히 배타적이었던 경쟁 운영체제와의 연결성도 폭넓게 지원하는 등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IBM의 파워 PC 프로세서 대신 인텔 x86 프로세서를 자사의 매킨토시(Mackintosh) 컴퓨터에 적용한 애플이 여기에서 윈도우 OS도 지원하는 등 과거에도 유사한 움직임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 이와 같은 움직임은 한층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iOS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윈도우 OS 10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윈도우 브릿지(Window Bridge)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통하여 많은 iOS의 응용 프로그램들이 윈도우 OS 10에서도 구동되도록 지원하여 윈도우 OS 10의 점유율을 끌어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 역시 2012년 안드로이드 전용 소프트웨어를 iOS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J2ObjC라는 개발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하는 등 응용 소프트웨어 및 개발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웨어가 iOS와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른 운영체제 및 기기와의 호환에 한층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아직까지 운영체제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윈도우 OS 10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기 등 모든 하드웨어를 연결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 방향이 시사하듯이, 여전히 이들 기업들은 자사의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독자적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이 한계를 드러낼 조짐을 보이면서 운영체제 전략도 점진적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4. 시사점

 


(1) IT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운영체제 경쟁을 촉발

 

최근 운영체제 경쟁 심화의 배경에는 IT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메인프레임에서 개인용 컴퓨터로, 그리고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할 때마다 운영체제는 그 중심에 자리잡아 왔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으로 중요성이 부각된 운영체제는 애플의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기의 성능 및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한 마이크로소프트 및 스마트폰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를 보유한 구글과 애플이 각 시대의 IT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최근 운영체제 시장의 움직임은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으로 IT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는 개인용 컴퓨터와 성능은 물론이고 구매의 소구점이 달랐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라는 뛰어난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지위를 이어가는 데에 실패하였다. 마찬가지로 사물인터넷 기기의 특징 역시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모바일 기기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므로 여기에 맞는 운영체제를 찾는 수요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많은 IT 기업들은 구글과 애플의 운영체제 위상이 사물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자체 운영체제의 개발과 보급에 더욱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체제의 중요성은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도 여전히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가전 기기는 물론이고 자동차 등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기기 안에 각종 첨단 IT 기술이 장착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핵심 소프트웨어로서 운영체제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텐센트 등 운영체제와 무관했던 기업들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듯이, 향후에도 대기업은 물론 벤처 기업 등도 운영체제 개발을 통하여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등장하고 있다.

 

(2) 개방성이 운영체제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

 

아무리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운영체제가 없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오늘날 운영체제는 단순히 응용 소프트웨어 구동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차별화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는 향후에도 신기술 적용의 테스트베드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지원 등 그 역할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앱스토어는 모든 운영체제의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잡았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적합한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OS 10을 통하여 홀로렌즈(Hololens)와 코타나(Cotana) 등 최신 인터페이스 기술을 발표하는 등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운영체제의 위상 및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는 반면 그 특성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운영체제를 판매하여 수익을 거두는 것을 넘어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및 서비스의 차별화를 구축하고 이를 통하여 더욱 큰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다. 즉 운영체제 자체가 직접적으로 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양한 요소를 통하여 가치가 확대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운영체제 전략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류의 기기와 운영체제, 그리고 서비스를 유연하게 포섭하는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한 전략방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모바일 메신저의 부상 등 복잡하게 전개되는 IT 비즈니스에서 독자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여 다른 운영체제 사용자를 끌어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운영체제 기반의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나아가 타 운영체제와의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얼마나 많은 운영체제 및 하드웨어, 서비스와 적절하게 호환될 수 있는지가 운영체제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도 높다.

 

(3) 효과적인 플랫폼 전략의 중요성 커진다

 

운영체제를 확보하기 위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운영체제의 개발만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확고한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 또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대적인 전략 추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개인용 컴퓨터와 모바일 시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경쟁 기업과의 싸움에서 이긴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여전히 탄탄한 사용자층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른 기업들이 모방하기 힘든 핵심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규 운영체제를 선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선두 기업들의 아성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한 기술력 못지 않게 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플랫폼 포지셔닝(Platform Positioning) 전략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특징과 기능이 대부분인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달리 사물인터넷 기기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운영체제의 주요 기능 및 적용 제품, 차별화 서비스 등 구체적인 유형과 특징을 정의하고 각 사물인터넷 분야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한층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도 운영체제 경쟁 구조 변화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운영체제의 확보와 더불어 자사의 서비스를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 또한 강조될 것이다. 각 분야에 걸쳐 특화된 운영체제가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나의 운영체제를 고집하기 보다는 다수의 운영체제를 포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거의 모든 IT 기업에 걸쳐 클라우드 기반의 컨텐츠 서비스가 핵심 비즈니스로 부상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을 여러 운영체제를 통하여 자사의 클라우드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 10의 빠른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원드라이브(OneDrive)나 스카이프(Skype) 등 자사의 주요 서비스를 iOS나 안드로이드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iOS의 폐쇄적 운영으로 일관해 온 애플 역시 새롭게 출시한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애플 뮤직(Apple Music)을 안드로이드에서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자사의 iCloud를 기반으로 시리(Siri)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 온 애플은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를 넘어 컨텐츠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하여 여러 운영체제를 넘나드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운영체제 시장의 변화에 따라 IT 산업 전반의 역동성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사의 비즈니스와 미래 성장 방향에 맞는 운영체제의 확보 및 활용 극대화를 위한 면밀한 분석이 대부분 IT 기업들의 중요 과제로 부상할 것이다. 특히 다양한 운영체제의 등장을 통하여 재편될 기업 간 역학 관계와 기술 및 비즈니스 트렌드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더욱 고민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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