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IoT, 경쟁의 핵심을 바꾼다'
다양한 사물에 통신 기능이 탑재되며 수많은 IoT 디바이스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인터넷 연결에 기반한 제어와 연동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점차 센서 기술이 발전되고, 정보 분석 및 인공 지능 기술들이 기기에 접목되면서 단순한 디바이스 차원의 경쟁이 아니라 산업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냉장고를 공짜로 사용한다면?”
냉장고 속 식품 정보가 정확히 수집되어 필요한 식품이 분석된다. 아마존과 같은 유통 기업은 소비자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필요한 식품을 주문도 필요 없이 알아서 적시에 배송해 준다. 게다가 이러한 기업들은 냉장고를 공짜로 제공한다.
시장 조사 기관인 가트너의 짐 툴리(Jim Tully) 부사장은 ‘IoT 시대 하드웨어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며 하드웨어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냉장고를 공짜로 팔아야 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냉장고 문을 여닫는 시간/횟수, 사용자의 식료품 구매 이력 등과 같은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냉장고를 판매하는 것 보다 최대 5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이렇게 되면 냉장고를 제조하던 기존 가전 기업들은 아마존, 월마트와 같은 유통 기업을 상대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IoT, 아직 단순 연결 및 제어 중심
지금까지 다양한 사물들에 센서, 통신 기능을 탑재한 IoT 디바이스들이 출시되어 왔다. 그 영역 또한 IT 산업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 워치, 밴드 등에서 시작된 IoT 디바이스들의 출현은 이제는 IT 산업을 넘어 실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가 출시되며 전등, 플러그, 스위치와 같은 가정 내 사물의 IoT화를 실현시키고 있으며 도시, 교통, 농업 등 분야에서도 센서를 탑재한 디바이스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도로에 센서를 부착한 디바이스를 통해 교통량을 관제하고 신호를 제어하거나, 온도, 습도, 일조량 등을 센싱해 농작물 관리 및 수확에 활용하는 등의 사례들은 이제 파일럿 수준을 벗어나 각 산업 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이러한 IoT 디바이스들은 대부분 센서와 네트워크 기능을 활용한 단순 모니터링 및 제어 수준에서 구현되고 있다. 스마트홈의 경우 도어락/열림 감지 센서 등을 통해 침입을 감지하거나, 전등/스위치 등의 전원을 제어하는 형태가 중심이다. 센서를 통해 상황을 모니터링 해서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사용자에게 알람을 주거나 IoT 디바이스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단순한 형태로 구현된 IoT 디바이스들은 결국 모니터링한 상황과 제어할 대상에 대한 판단 및 명령을 사람의 몫으로 남기게 된다.
똑똑해 지고 있는 IoT
하지만 사물에 센서를 부착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IoT를 더욱 지능화된 형태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IoT를 통해 이러한 기업들은 각 산업 내 기존 기업들의 전략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구현하여 새로운 형태로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IoT가 경쟁의 핵심 축을 변화 시킬 경우 기존 기업들은 결국 새로운 기업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며 산업 내 경쟁의 패러다임이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
1) 냉장고를 무료로 제공하는 유통 기업
가전 기업들은 그동안 식품을 보다 신선하게 보관하고 소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쟁해 왔다. 냉장고 제조사들은 그동안 냉장고의 용량을 키우고, 냉기 순환을 최적화하고, 전력 소비를 최소화 하는 등 하드웨어 요소를 중심으로 경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소비하려는 식료품이 신선한 상태로 항상 필요할 때 바로 배송된다면 ‘신선 식품 소비’라는 소비자의 기본 니즈는 소형의 저가 냉장고로도 충분히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IoT 기술을 활용해 냉장고 속 식품이 언제 구매되었고, 얼마나 소비되었으며, 언제쯤 새로 구매가 필요할지를 정확하게 분석한다면 이는 불가능하지 않다. 물론 센서만을 통해 냉장고 속 음식물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의 평소의 구매 이력, 선호도 등 다양한 정보가 종합적으로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존, 월마트 등과 같은 주요 유통 기업들은 소비자의 구매 이력을 축적하고 이를 분석해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왔다. 만약 이들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를 부착한 냉장고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면 현재보다 더욱 정교하고 고도화된 방법으로 소비자의 정보를 활용 가능할 것이다. 즉 소비자가 얼마나 자주 냉장고를 여닫고, 언제 사용하고, 특정 식품을 어디에 놓는지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들 기업은 아마 냉장고를 공짜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면서도 주기적으로 소비되는 식료품을 판매하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아마존은 신선 식품 배송과 관련한 ‘Amazon Fresh’ 사업을 시작했으며 버튼 한번만 누르면 주문이 바로 가능한 ‘Dash Button’을 구현해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연장선 상에서 본다면 IoT 기술을 활용하는 위와 같은 모습은 머지 않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냉장고 제조 산업의 경쟁은 기존 제조사 간의 경쟁이 아닌 제조사와 IoT 기술을 활용한 유통 기업 간의 경쟁으로 변화 될 수 있다. 제조사들은 기존의 용량, 디자인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에서 신선 식품을 배송하는 유통 서비스 기업과 새로운 축에서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2) 의료 산업, 사후 치료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의료 산업은 그동안 환자가 발병 후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사후적 질병 치료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치료를 위해 환자가 지불하게 되는 시간 및 경제적 비용 등이 높아지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상시적 건강 관리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지만 기존 방식을 대체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최근 시계, 밴드와 같은 웨어러블 형태의 센서를 활용한 다양한 헬스케어 디바이스들이 사용자들의 운동량, 심박수, 혈당 수치 등을 측정하지만 아직 대부분 단순 모니터링에 그칠 뿐 지불 가치 높은 의료 서비스로 연계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이들 디바이스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사용자들의 각종 건강 관련 정보를 모니터링하더라도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처방을 내리지는 못하기 때문에 IoT 디바이스들이 보편적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의료 산업은 아직도 의료 기관을 통한 사후적 진단 및 치료 방식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의료 기관 중심의 이러한 산업 구도 속에서 IT 기업인 IBM은 IoT 기술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접목해 산업 내 경쟁 구도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 IBM은 자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인 Watson을 의료 전문 서비스로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CT, MRI 등 영상 이미지를 판독해 특정 질병의 발병 여부를 판단하거나, 환자의 혈당, 혈압, 심박수 등 다양한 생체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병을 진단한다. IBM은 이를 통해 의사가 진단하는 것에 비해 질병 발생 징후를 더욱 빠르게 발견하고 오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IBM은 이를 위해 수년 간에 걸쳐서 Watson을 의학 분야에 특화해 개발해 왔다. IBM은 2012년 미국 캐터링 암 센터와 제휴를 통해 약 60만건 이상의 진단서, 200만 페이지의 의료 전문 서적, 150만 건의 환자 기록을 확보 후, Watson에 의학 관련 전문 지식을 학습시켰다. 또한 IBM은 1조 원을 들여 의학 영상 솔루션 기업, 머지 헬스케어(Merge Healthcare)를 인수하는 등 의료 산업 내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며 Watson과 같은 의학 전문 지식을 높여 가고 있다.
그 동안 출시되었고 또 앞으로 출시될 다양한 헬스케어 디바이스들이 Watson과 같은 지능형 의료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단순한 건강 정보의 수집 및 모니터링이 아닌 질병의 진단과 처방에 이르는 의료 서비스로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IBM은 이를 위해 Watson 생태계를 구축 중에 있으며 ‘Point of Care’, ‘genineMD’ 등과 같은 헬스케어 기업들이 참여해 Watson을 활용한 의료 서비스를 출시 중이다.
따라서 향후 의료 산업은 기존 의료 기관이 중심이 된 사후적 질병 치료 중심에서 다양한 IoT 디바이스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건강 상태가 모니터링되고 의료용 인공지능 서비스가 이상 징후를 즉각적으로 발견해 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사전적 건강 관리 중심으로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3) 제조업의 혁신
① ‘Mass Production’에서 ‘Mass Customization’으로 변화
제조 현장에서는 그 동안 제조 공정 최적화, 수율 관리, 재고/자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IT 기술을 접목해 왔다. 제조 공정의 IT화는 자동차, 전자 산업을 시작으로 소품종 제품의 대량 생산(Mass Production)에 최적화된 제조 공정을 구축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효율 극대화를 달성시키며 크게 확대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소품종 대량 생산에 맞춰 구축된 제조 설비는 다품종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 매번 달라지는 제품에 대한 공정 관리, 부품 및 자재 관리의 복잡성 증가, 제품 품질 및 작업자 역량 관리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품종 제품을 생산해 내는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제조 현장에 적용될 IoT 기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제조 설비에 탑재된 다양한 센서로부터 제조공정 전반의 정보가 수집되어 분석된다. 사람의 개입이 없이도 제조 설비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자율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작업을 수행한다. 즉 생산 라인에 매번 다른 작업 과정이 필요할지라도 설비들이 자동적으로 상황에 맞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IoT 기술 적용은 단순한 제조 공정 최적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제조 라인의 예측 정비, 자재/재고 관리, 물류 최적화 등 제조 시설 전반에 걸쳐 활용되며 제조 산업을 혁신한다. 즉 IoT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다품종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설비와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IoT 기술을 적용한 제조 산업의 혁신은 Industry 4.0, Industrial Internet이라 불리며 Siemens, Bosch, GE 등 기업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IoT 기술을 통한 제조 공정의 혁신은 단순히 생산 비용 절감 및 품질 향상과 같은 수준을 넘어 기존 대량 생산 중심의 제조산업을 맞춤형 대량 생산(Mass Customization)으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② 제품판매에서 서비스판매로 비즈니스모델 변화
GE, 롤스로이스와 같은 항공기 엔진 제조사들은 정교한 설계에 기반해 안정성 높은 고출력, 고효율의 엔진을 제조하기 위한 경쟁을 과거 수십 년에 걸쳐 진행해 왔다. 이들 기업 간 경쟁으로 항공기 엔진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였지만 그만큼 엔진 제조 원가 또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항공기 제조에 있어 엔진의 원가 비중은 최소 25% 이상을 차지 하는 점에서 이러한 엔진 제조 비용 상승은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같은 항공기 제조사들에게 큰 부담 요소로 작용되기 시작했다.
이에 롤스로이스는 사업 모델을 기존 ‘판매’ 방식에서 ‘리스&서비스’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즉 엔진을 구매하는 항공기 제조사는 수백억~수천억에 달하는 엔진 비용을 구매 시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가 운항되어 엔진이 가동되는 시간에 따라 사용료를 내는 것이다. 롤스로이스는 이를 위해 항공기 엔진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온도, 공기압, 속도, 진동 등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러한 정보는 단순히 과금을 위해 사용되는데 그치지 않고 엔진의 상태를 진단해 사전적 정비를 하거나, 연료 절감을 위한 엔진 제어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분석되고 활용된다. 이는 엔진 정비, 사후 관리와 관련된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 되어 추가적인 수익 창출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즉 롤스로이스는 엔진 제조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IoT 기술을 적용해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항공기 구매 시 항공사가 지불해야 했던 초기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항공기 엔진 정비 및 사전 점검에 지불했던 비용도 크게 절감하게 했다. 이러한 소비자측의 명확한 효용 가치를 일찍 인식하고 민간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롤스로이스는 2002년 IoT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하였다. 이 후 지속적으로 매출을 확대 시키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 10년 만에 항공기 엔진 시장의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4) 물류 산업, 가격 경쟁에서 맞춤배송 경쟁으로
물류 산업 내 경쟁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대형 물류 기업들의 가격 경쟁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기업들은 거점 지역에 대규모 물류 창고를 운영하며 지역별 수송 물류량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비용 효율을 달성해 왔다. 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배송 물량을 한번에 배송함으로써 물류 비용을 크게 낮추었지만 정작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온라인 상점 및 일반 소비자들은 물류 업체의 상황에 따라 배송이 지연되거나 원하는 시간에 배송 일정을 지정받지 못하는 등의 불편을 겪기도 한다. 물류 기업들의 기존 시스템으로는 개별 소비자의 일정을 일일이 반영할 수 없고, 일단 배차가 확정되면 교통 상황 등과 같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가변적 요소들에 유연하게 대응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구현되고 있는 IoT 기술들은 물류 산업 내 이러한 문제들을 혁신적으로 해결 가능하게 한다. 첫째,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 배송 물품의 정보, 차량들의 현재 위치, 주변 지역의 교통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매 순간 최적의 배송 경로를 찾아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한 배송 차량 간의 자율적인 정보 교환을 통해 유기적으로 배송 일정을 조정함으로써 소비자의 현재 상황을 반영해 배송 일정, 장소들을 실시간으로 재조율 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또한 물류 센터 내 설치된 수많은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이를 지역별, 시즌별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정보와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 소비될 제품들의 재고를 미리 확보함으로써 배송 지연을 최소화하거나 즉각적 배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아마존의 경우 소비 예측을 통해 지역별 물류 센터에 재고를 미리 확보함으로써 배송 지연을 미연에 방지함은 물론,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1시간 이내 원하는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까지 구현하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은 드론, 무인 자동차와 같은 IoT 기술이 집합된 신개념의 배송 수단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이전에는 지리적으로 배송이 불가능했던 지역에도 배송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언제, 어디서나 물건을 배송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즉, 물류 산업은 IoT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가격 경쟁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물건을 배송하는 맞춤형 배송이 경쟁의 핵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능형 IoT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Enablers
① 센서 기술의 발전
센서 기술의 발달은 IoT가 적용되는 산업의 범위와 영역을 넓히게 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센서는 IoT가 구현되는 사물에 직접 탑재되어 사물 자체뿐 아니라 주변 정보도 수집한다. 다양화되고 있는 IoT 디바이스만큼 사용되는 센서의 개수와 종류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IT 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에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와 같은 모션 센서들이 탑재되며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환경 정보(대기 오염도, 수질, Gas 등), 위생(곰팡이,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생체 정보(지문, 홍체, 혈압 등)를 높은 정확도로 측정할수 있는 센서들이 구현되며 그 활용 영역도 홈, 도시, 헬스케어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센서의 양적 확대뿐 아닌 센싱의 정밀도, 정확도의 향상은 IoT 기술이 적용 불가능했던 영역에까지 활용되며 IoT 적용 산업 확대를 가속화 하고 있다. 특히 의료 분야의 경우 의학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의 센서 정보의 정확도, 정밀도 향상은 IoT 기술이 넘어야 할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최근 의료용 센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의학 분야에서 센서가 본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월 열린 국제 의료용 센서 컨퍼런스인 ‘Medical MEMS and Sensors’에서는 미세한 진동 및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는 고정밀 센서를 활용해 파킨슨 병의 발병 징후 및 경과를 모니터링하거나, 마이크로/나노 단위의 혈당 변화를 비침습으로 측정해 당뇨 환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상시적으로 혈당 수치를 관리할 수 있는 디바이스와 서비스 등 다양한 의료용 센서들이 IoT 디바이스로 구현된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② 정보 분석 및 판단 지능의 발전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축적해 분석하고 이를 지능형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은 IoT를 더욱 고도화하는 역할을 한다. 고도화된 IoT는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후속 작업을 실행하게 된다. 이는 사람이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거나 혹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 시켜 결국 인간을 대체하는 기능까지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고도화된 IoT는 사용자에게 지불 가치 높은 서비스를 구현하며 지속적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하게 된다. 롤스로이스의 항공기 엔진과 같이 다양한 센서들에서 수집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연료 절감, 과금, 사전 정비 등 지능형 서비스로 구현함으로써 실질적 효용 가치를 입증하며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실제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주요 IT 기업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다양한 센서가 탑재된 IoT 기기들을 출시 하거나 혹은 연동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지능형 서비스 구현을 위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5월 IoT OS 플랫폼인 브릴로(Brillo)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IoT 생태계 구축을 시작하였으며 애플 또한 홈킷(HomeKit)을 발표하며 가정 내 애플 기기와 연동 가능한 디바이스를 확대하고 있다.
GE는 향후 B2B 산업 영역에서 사업 고도화의 핵심을 센서 정보의 수집과 분석에 기반한 지능형 서비스 구현으로 정하고 지난 2012년에는 1조원을 투자해 GE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했다. GE는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능형 서비스를 자신들의 기존 사업 영역인 항공, 철도, 전력 등의 산업 분야에 구현해 나감으로써 산업용 IoT 시장을 선도하려고 하고 있다.
IoT로 인한 경쟁 환경의 변화
IoT는 이렇게 기존 기업들의 사업 방식과 경쟁의 핵심 축을 변화시키며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산업을 혁신 시킬 수 있다. IoT로 인해 가능한 경쟁의 변화는 크게 세가지 관점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산업별 기업들의 경쟁의 방식이 변화한다. IoT 기술을 적시에 활용한 기업이 기존 기업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고객의 핵심 니즈를 해결하며 경쟁의 축을 변화시키는 사례가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롤스로이스의 경우처럼 항공기 엔진을 제조하여 판매하던 방식이 센서와, 정보 분석 기술을 활용한 리스&서비스 방식으로 변화된 것과 같다.
둘째, 경쟁의 강도가 심화되며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다양한 기업들이 IoT 기술을 활용해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구현해 내는 Startup 기업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각 산업 내 기존 기업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기도 하지만 기존 기업들과 제휴, M&A 등으로 연합하며 다른 진영의 기업들과의 경쟁을 심화시키며 경쟁의 양상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
셋째, 경쟁의 범위가 급격히 확대 된다. 산업 내 새로운 경쟁자들의 진입이 많아질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아마존, 월마트 같은 유통 기업이 냉장고를 무료로 제공하며 유통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구글/애플과 같은 IT 기업이 무인 자동차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산업으로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가전 제조사 및 자동차 제조사들은 유통, IT 산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기업들과도 경쟁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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