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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데이터 기반의 인재 활용,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업의 구성원과 성과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HR 애널리틱스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진척 상황은 더딘 편이다. HR 애널리틱스는 방법론, 데이터 자체 못지않게 ‘왜’ 하는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HR 애널리틱스가 관심에 비해 실행이 어려운 원인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들의 차별 포인트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2016년 2월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서는 미래 CEO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그려보았다. “회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부하에게 물어보는 대신 디지털 대시보드를 보고 있는 CEO. 누가 자리에 앉아있는지부터 누가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구성원들에게 기준에서 많이 벗어난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즉시 적색 경보가 뜬다. 그러면 경영진들은 구성원들을 위해 어떤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지금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예측으로 보일 수 있지만, 최근 발전하고 있는 기술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실시간으로 구성원들의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 일정을 분석하거나 구성원들의 감정을 주기적으로 짧은 설문을 통해 측정하는 소프트웨어들이 이미 많은 기업들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직장 내에서 ID 카드 나 명찰 대신 ‘스마트 카드’나 ‘스마트 배지’를 가지고 다니는 추세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웨어러블 기기 개념의 이 스마트 카드는 구성원들의 동선, 구성원들이 누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어떤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 딜로이트 캐나다 법인은 최근 구성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스마트 배지를 차고 다니도록 한 후 몇 가지를 실험해보았다. 그 결과, 구성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동 공간의 규모가 클수록, 빛이 더 많이 들어오는 공간일수록, 회사 내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교류가 많을수록 구성원들의 잔류 가능성이 높아지고 일의 생산성 또한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활용 니즈가 점점 커지는 HR 애널리틱스


최근 기업의 구성원들과 관련된 데이터를 통계적인 방법으로 분석하는 HR 데이터 분석(이하 HR 애널리틱스)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5년 PWC에서 미국 4,350개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1~3년 동안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HR 애널리틱스가 85%로 1위를 차지하였다. HR 데이터 분석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인터넷 상에 있는 채용공고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버닝 글라스 테크놀로지(Burning Glass Techonologies)사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약 6,000여개에 해당하던 HR 애널리틱스 담당자 채용공고가 2014년에는 약 13,335개까지 증가되었다고 한다.


관련 업계의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인 링크드인(Linked-in)에서 빅데이터 기술로 고용주가 원하는 구직자 후보를 추천해주는 기술을 가진 캐나다의 스타트업 캐리파이(Carrerify)를 인수하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이 링크드인을 약 262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링크드인은 전세계 약 4억 3천만 명이 가입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가입자들이 자신의 경력과 보유 역량을 상세히 올려놓고 비즈니스 인맥 확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오피스 제품과 기업 솔루션에 링크드인이 보유한 데이터들이 결합되면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인력 관리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처럼 HR 애널리틱스와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여러 기업에서 HR 애널리틱스를 도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HR 애널리틱스를 처음 시도하는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몰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시건 대학의 로스 경영대학 데이브 울리치(Dave Ulrich) 교수는 지금 HR 애널리틱스와 관련되어 보여지고 있는 현상들이 증거보다는 믿음에 가깝다고 지적하였다. 컨설턴트나 관련 업체들의 상업적인 관심에서 출발하여 공개되는 일부 성공 케이스들을 제외하고는, 기업에서 사업적인 임팩트가 있을만한 HR 애널리틱스 결과를 공유하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HR 애널리스틱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관련 업계의 발전 속도에 비해 실제 기업들의 활용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HR 애널리틱스의 활용이 어려운 이유


최근 국내 기업들에서도 HR 애널리틱스를 도입하기 위해 전담 인력, 팀을 만들고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언론에서는 한 대기업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신입 공개채용 시험에 적용한 사실이 발표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아직 많은 기업들이 HR 애널리틱스를 도입함에 있어 무엇부터 분석해야 할지 혹은 과연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많아 보인다.

 

● 신뢰할만한 데이터의 부족


HR 데이터 분석을 막상 시작하기 전에는 담당자들조차 조직 내 분석 가능한 데이터들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HR IT 시스템의 발달, 채용부터 매년 발생하는 평가 및 보상, 설문 데이터까지 활용할만한 것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할 수 있지만 막상 분석에 쓸 수 있는 데이터는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산재되어 있는 데이터들을 한군데로 통합하고 가공하는 것만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 그 동안 데이터 관리 수준이 얼마나 미비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체계적으로 데이터 준비 작업을 마친 기업일지라도, 분석에 앞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성과 데이터’가 많지 않다는 것이 또 다른 이슈이다. 모든 의미 있는 분석에는 결과 변수가 필요하다. 사업 성과, 영업 실적, 근속률처럼 정량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데이터를 성과 변수로 볼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과 평가나 리더십, 각종 설문 결과들인데 일반적으로 기업 내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평가가 공정하지 않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고,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왜곡된 설문 데이터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 핵심을 놓친 분석


통계학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미국의 수학자 존 터키(John W Tuckey)는 “올바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때로 모호해 보일 수 있지만 대략치의 답을 구하는 것이, 잘못된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는 것보다 훨씬 낫다” 라고 하였다. 현재 기업들이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찾는 것에 실패하는 큰 원인 중 하나가 일단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말 사업의 성과를 향상하고, 인재 활용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HR 데이터 분석을 하는 것이 아닌, 나오기 쉬운 결과 혹은 설명하기 좋은 것에 대해 분석하느라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들을 정리해서 갑자기 상관 관계라도 살펴보거나, 그럴싸한 통계 지식을 이용해서 표나 그래프를 만드는 시도들은 진정한 의미의 HR 애널리틱스와는 관계가 멀다. 핵심을 놓친 분석의 예는 다음과 같다. 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에서 연구 경험이 많은 학자를 고용하여 HR 애널리틱스 분석을 의뢰하였다고 한다. 방대한 분석 끝에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담당자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원인의 70%를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 공유 자리에서 ‘과연 우리 회사가 인재들의 이동으로 인해 치명적인 손해를 입었냐’는 질문이 나왔고 이를 분석해본 결과, 놓쳐서 후회할만한 핵심 인재들의 이동은 매우 미미하였다고 한다. 직원들이 로열티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추는 것은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중요한 사안일수 있지만, 기업마다 사정은 다를 것이다. HR 애널리틱스는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그 효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 HR 활동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분석에 집중


HR 애널리틱스를 처음 시작할 때, 현재 HR에서 하고 있는 활동들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분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가령 교육 활동의 ROI가 어느 정도인지, 현재 실행하고 제도가 성공적인지 등이다. 이런 분석 활동은 나름의 의미가 있을 수 있고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칫 이미 실행하고 있는 HR 관련 제도나 활동이 잘 되고 있다는 전제 하에 비교적 결과에 긍정적일 것 같은 데이터들만 분석에 포함시킨다거나, 기존의 HR 활동에서 잘 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분석을 위한 분석’을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최근에는 사업 성과 향상을 위한 데이터 분석을 위해 기업 구성원들과 관련된 애널리틱스 활동도 HR 내부가 아닌 외부 조직에서 주도해서 실행해야 한다는 다소 급진적인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차피 HR 애널리틱스가 성숙될수록 재무, 경영관리, 마케팅 등 다른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업이 데이터 기반의 증거 경영에 관심이 있다면 애초에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다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을 만들고 여기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성과 향상을 위한 분석에 구성원과 관련된 HR 데이터를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포함시키면 좀 더 의미있는 분석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 데이터 분석 역량 미흡


HR 관련 활동이나 구성원들의 업무 성과, 태도 등은 계량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HR 분야는 양적인 분석보다는 질적인 분석에 더 익숙했었다. 따라서 기존 HR 담당자들이 HR 애널리틱스 관련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 지금까지 일해오던 방식을 바꿔서 갑자기 분석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통계적인 능력까지 갖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통계 분석과 관련된 것은 담당자를 새로 구하거나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사고방식을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분석적인 마인드를 갖춘다는 것은 갑자기 보고서에 숫자와 그래프를 많이 쓰는 것이 아니다. 과연 분석에서 말해주고 있는 결과가 통계적으로 진실에 가까운 지, 이 결과를 실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부터 HR 애널리틱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꾸준히 준비하여 상당한 역량이 쌓인 일부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는, 현재 HR 애널리틱스는 기존의 HR 담당자들에게 숙제처럼 떨어진 낯선 개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기업들의 차별 포인트


많은 기업들이 HR 애널리틱스를 시작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지만, 참고할 수 있는 자세한 사례들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HR 애널리틱스는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계적인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과 처해 있는 사업 환경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행착오(Trial and error)를 겪는 것이 당연하다. 성공적으로 HR 애널리틱스를 실행한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었는지 살펴본다.

 

●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성과 시스템: 구글


구글이 HR 애널리틱스의 성공 사례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는 단지 구글에 분석 역량이 뛰어난 전문가들이 많고, HR 데이터 분석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공정하다고 받아들이는 철저한 성과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분석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의 경우 구성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중시하는 대신 사실 그 어느 곳보다 냉정한 성과 평가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60도 성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구글의 경우 서로 업무적으로 접촉할 기회가 있으면 소속된 팀이나 부서를 넘어 서로가 평가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해서도 적나라하게 평가한다. 1년에 한 번만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평가가 아니라 상당 기간을 들여 분기 단위로 평가가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축적되는 데이터의 양 또한 만만치 않다. 동료 평가가 포함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상사를 속일 수는 있어도, 동료들의 냉정한 평가는 비껴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상사의 리더십 또한 부하들의 평가 대상이 된다. 1년에 2번 정도 이루어지는 이 평가가 비록 상사의 승진과 급여에는 포함이 안 되지만 익명 평가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리더십 능력에 대해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여러해에 걸쳐 공정하고 객관적인 성과 평가 시스템과 문화가 자리잡혔기 때문에 구글에서는 HR 애널리틱스를 시행할 때 신뢰할 수 있는 결과 변수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글의 또 다른 특징은 설문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다. 필요한 데이터가 없을 시에는 직접 People Analytics 팀에서 분석 주제에 따라 설문을 직접 만든다. 구글에서는 내부적으로 설문조사를 구글가이스트(Googlegeist)라는 이름으로 실시하는데 설문조사 설계부터 조직 심리학 등 박사급 전문성을 갖춘 구글 직원들이 만들고,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한 달 안에 전체 직원에게 알리고 있다. 주요하게 생각하는 결과 변수도 ‘업무 몰입’과 같은 다소 모호한 개념이 아닌 실제로 구글에서 중시하는 혁신(기존 제품을 개선하면서 미래에 집중하는 환경을 중시하는 것), 실행(좋은 제품을 빨리 출시하는 것) 그리고 유지(주요 인재들을 계속 보존하는 것) 등에 초점을 맞춘다. 구성원들이 응답한 결과들이 실제로 구성원들의 업무 환경과 조직 시스템을 개선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설문의 평균 응답률은 항상 거의 90%에 육박한다고 한다.


● 사업 관점에서의 분석 역량과 데이터 결집: GE


2015년 GE는 그룹 전체에 산재되어 있던 디지털과 애널리틱스 관련 역량을 결집하여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GE 디지털이라는 사업을 출범시켰다. GE 디지털은 앞으로 인재 관리 시스템 사업 진출을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해 볼 필요성을 느꼈고, 이를 위해 처음 시도했던 것은 전략적 인재 계획을 채용과 육성에 연계시키는 것이었다. GE 디지털은 우선 조직 내 산재되어 있는 약 6백만 개 이상의 구성원 관련 데이터를 모아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각 사업장에서 부족한 역량, 인원, 현재의 수준 등을 도출해 낼 수 있었고, 이 결과를 토대로 목표 대비 차이가 있는 역량을 얻기 위한 인수/합병, 채용 및 육성 전략까지 연결시킬 수 있었다.


새로 출범하는 사업인 만큼 중요한 요소는 미래 GE 디지털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에게 어떤 역량이 더 보완되어야 할지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GE 디지털은 이 분석을 통해 구성원 개인 단위까지 이를 설명할 수 있었다고 한다.


● 해결해야 할 과제와 연계: 머스크 드릴링


세계적인 시추 선사인 머스크 드릴링(Maersk Drilling)은 시추 작업의 결과가 사업의 지속성이나 고객 확보 및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에 대한 분석을 위해 사업 관점의 애널리틱스를 시행하면서 그 과정에 HR 관련된 요소들을 포함시켜 진행하였다. 분석 당시 머스크는 유사한 조건에서 시추 작업의 결과 차이가 큰 것을 발견한 후 다음과 같은 고민에 직면하였다. 1) 시추 성과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2) 그 차이를 알아낸다면 새로운 시추 작업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3)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동일한 결과의 시추 작업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할 수 있을까? 등이었다.


머스크 드릴링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작업자의 능력과 관련된 데이터(업계 표준 요구사항 기반), 시추 성과, 안전 성과, 환경 성과(작업 도중 유출량 등), 리더십 관련 설문과 고객 만족 설문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고객 만족은 운영 성과(시추 성과 및 총 작업 시간)에 기인하지만, 다른 중요한 요인들 또한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더십이 좋은 상사 밑에 있는 작업자들의 이직률이 낮고, 이는 다른 직원들의 능력을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그 이유는 이직률이 낮을 경우 작업자를 새로 교육 시켜서 투입할 필요가 줄고, 이로 인해 안전 성과가 높아지고 유지보수건이 감소하는 등 고객 만족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림 1> 참조).


● 실행까지 이어지도록 지원: 시게이트


데이터 스토리지 전문 IT 기업인 시게이트(Seagate)는 HR 애널리틱스의 결과를 사업을 수행하는 리더들에게 전달하였지만, 이 결과가 실행까지는 연결되지 않는 것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했었다. 내부적으로 원인을 살펴 본 결과 분석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제공한 결과에 어떤 시사점이 있고, 구체적인 실행안을 누가 책임지고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분석 결과를 받아보는 리더들은 HR 애널리틱스로 인해 자신들의 사업 역량이 판단 받고 있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게이트의 HR 애널리틱스팀은 우선 기존에 어떻게 분석 결과에 도달했는지를 방대하게 숫자로 설명하는 부분을 없애고, 자료를 최대한 시각화하여 리더들이 간단히 현 상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게 만들었다. 그 후 이 결과에 대해 HR 관점에서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들이 토론을 통해서 스스로 대안을 찾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마지막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지가 합의에 의해서 정해지면, 그 이후 실행의 책임자를 지정해주고, 이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는 역할은 HR에서 맡았다. 이를 통해 시게이트는 기존에 HR 애널리틱스 결과가 분석으로 끝나고 실행까지 이어지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기업에서 HR 애널리틱스를 처음 시작할 때 흔히 ‘어떻게’ HR 애널리틱스를 할 것인가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필요한 데이터들을 얻고, 통계적인 분석을 하고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다가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HR 애널리틱스를 위해서는 ‘왜’ HR 애널리틱스를 할 것인지를 우선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사업 성과 향상을 위한 의사결정에 기여한다는 목적을 최우선으로 두면서 ‘무엇을’ 분석해야 할지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거쳐나가야 할 것이다.


HR 애널리틱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비해 현재 진척 사항은 더딘 편이다. 마케팅에서도 애널리틱스가 예측 기반의 모델링이 가능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는데까지는 약 20년 가까이가 걸렸다. HR이 사업 성과에 기여하는 파트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HR 애널리틱스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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