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보이스피싱)번호 검색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LG경제연구원 '한국 기업의 활력이 약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실적과 비교한 주가 수준(PER)도 낮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어 실적과 비교한 상대적인 주가 수준도 다른 나라 기업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의 경영성과 부진이 특히 더 심해졌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기업연령이 낮은 젊은 기업은 수익성이 낮았지만 성장성은 매우 높은 반면 설립 후 오래된 기업은 성장성이 낮고 수익성이 높았다. 우리나라는 설립 후 오래된 기업이나 젊은 기업 모두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았다. 미국 기업들은 설립 이후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기회가 적어져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성장성 둔화를 극복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설립된 이후 기간이 경과하면서 성과 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에서 젊은 기업이 줄었고,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의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의 비중이 최근에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시가총액 상위기업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 중에서 신생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우리나라는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의 순위 바뀜이 활발하지 않았다. 새로운 기업이 설립되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을 대체하는 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기업활동이 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신생기업들도 많이 출현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우리 기업의 성장성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여전히 퇴출되지 않고 새로운 신생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면 경제 전체의 자원배분 효율성이 낮아지면서 경기회복이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 목 차 >

 

1.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변화
2. 한국, 미국, 일본 대표기업의 시가총액과 기업활력
3. 맺음말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거울이다. 실물경제의 전반적 여건이 기업의 경영성과를 통해 주식시장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결정되는 기업가치(시가총액)는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 경영환경뿐만 아니라 기업의 과거 경영성과,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 등 다양한 기업 고유 요인에 대한 정보가 반영되어 있다. 실물경제가 호황을 보이고 기업의 경영활동이 왕성해서 경영성과가 호조를 보일 때에는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증가하고, 반대로 실물경제가 부진하고 기업활동이 위축될 때에는 시가총액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수익성이 하락하는 등 기업활동의 활력이 약화되는 징후가 여러 성과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본고에서는 기업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집약되어 있는 시가총액의 변화를 통해 우리기업의 전반적인 경영여건과 기업활동의 활력을 유추해본다. 그리고 한국, 미국, 일본 각 국가별로 시가총액과 경영성과의 관계에 대해 비교해 본다.

 


1.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변화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증가세 둔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규모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합계액)은 2016년 5월말 1,472.9조원에 달하고 있다. 2015년 국민총생산(GDP) 1,558.6조원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이다.


그러나 기간별로 보면 2011년 이후 시가총액이 늘어나는 속도가 급격하게 둔화되었다. 2000년대 초반 5년 동안 연평균 28.4%를 기록했던 시가총액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6~2010년 동안 13.6%로 하락했고 2011~2015년 동안에는 3.2%로 더욱 낮아졌다. 2011~2015년 동안 우리나라 주가가 소폭 하락(KOPSI 지수 연평균 변화율 -0.9%)했지만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활동이 지속(2011~2015년 연평균 7.6조원)되면서 시가총액 증가세는 유지되었다.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 하락


우리나라와 전세계 주식시장을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부채위기를 거친 2012년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거의 제자리에 머문 반면 세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KOSPI지수는 2012년말 1997.05포인트에서 2016년 5월말 1983.40포인트로 0.7%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MSCI지수(all country 기준)는 339.75포인트에서 402.57포인트로 18.5% 상승했다. 이는 2011년 이전 우리 주가가 세계주가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던 것과 대조적이다(2000~2007년 주가지수 상승률 : KOSPI 84.5%, MSCI 18.0%).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전세계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시가총액의 비중이 2013년 이후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시가총액이 전세계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말 1.06%에서 2012년말 2.21%로 상승한 이후 2014년말 1.82%로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했지만 2016년 5월말 1.91%를 기록해 여전히 2%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말~2016년 5월말 동안 우리나라 시가총액은 3.7% 증가(1조 1,596억 달러→1조 2,027억 달러)에 그쳤지만 전세계 시가총액은 20.3%(52.5조 달러→ 63.1조 달러)가 증가했다.


시가총액 증가세 둔화, 기업활동 부진 시작 시기와 일치

 

2012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정체되어 있는 것은 2012년 이후 국내 기업활동의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활력은 약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연평균 10%를 넘었던 매출증가율(비금융기업 중앙값 기준)은 2001~2005년 8.5%로 하락했다가 2006~2010년 11.4%로 회복되었지만 2011~2015년 5.1%로 다시 낮아졌다. 2015년 매출증가율은 2.9%를 기록해 매출이 거의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1~1995년 연평균 6.6%였던 영업이익률은 2011~2015년 3.9%로 낮아졌다. 2015년 영업이익률은 4.2%를 기록해 2014년 3.6%에 비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기업가치는 기초적 요인인 경영성과에 따라 좌우된다. 단기적인 충격에 의해 내재가치에서 벗어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영성과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상장기업의 실적 둔화로 내재가치가 높아지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주가가 장기간 제자리에 머물고 시가총액 증가는 소폭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한 2012년은 주가가 정체되고 시가총액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시기와 대략 일치한다.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 하락


경영성과 대비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PER(price-earnings ratio, 주가이익비율)은 2015년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결정되지만 기본적으로 금리 수준과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다. 우리나라 시중금리는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성과 대비 주가가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은 상장기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회복이 미약하고 투자 위축이 지속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PER를 기초로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를 추정해보면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추정 방법은 Box 참조>. 주식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주식 투자 기대수익률-무위험수익률)을 5.5%로 설정하고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배당성향과 국고채수익률을 이용하여 추정된 이익의 기대성장률은 2005~2011 동안 연평균 9%를 유지했지만 2012~2014년 7%대로 하락한 데 이어 2015년 6%대, 2016년 5%대로 계속 낮아졌다.


시중금리가 하락하거나 배당성향 또는 기대성장률이 높아지면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PER는 상승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시중금리가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PER가 상승하지 못한 주된 원인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해석 가능할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 지속 전망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PER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30개국의 PER를 살펴보면 2016년 6월 14일 기준 20.32(중앙값)로 우리나라(16.62)에 비해 22.2% 높다. 우리나라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30개국 주식시장 중에서 8번째로 낮다. 실적과 비교한 우리나라 주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PER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낮아지면서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loomberg에서 집계하여 제공하는 PER 전망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2016년말 10.86, 2017년말 9.96으로 하락한다. 주요 주식시장 전망치는 2016년말 15.03, 2017년말 13.31 등을 기록하여 우리나라에 비해 38.4%, 33.6% 높았다. 우리나라의 전망치 순위는 거의 최하위에 가깝다. 주요 30개국 중에서 2016년은 2번째, 2017년은 3번째로 낮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우리나라 주가가 상당 기간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낮은 주가는 투자자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의 전망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둡게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 한국 미국 일본 대표기업의 시가총액과 기업활력

 


한국, 미국, 일본 3개국 개별 기업들의 시가총액 변화와 재무적 특징들을 비교해 보았다. 시가총액 규모 순으로 상위 25%에 해당하는 비금융 기업들을 비교대상으로 하였다. 이들 기업은 기업 수 비중으로는 25% 수준이지만, 시가총액 규모로는 비중이 70~80%에 이르고, 주식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어 대표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하에서는 이들 대표기업의 시가총액과 경영성과의 변화를 통해 각 국가별 경영활동에서 나타난 특징들을 살펴본다.


2011년 이후 한국 대표기업 시가총액, 미국 일본에 비해 증가율 낮아


최근 10년 동안 한국, 미국, 일본의 분석 대상 대표기업들의 시가총액 변화를 살펴보았다. 최근 10년을 전후 5년으로 기간을 나누어 보면, 한국 대표기업의 전체 시가총액 규모가 2006년 대비 2010년에 연평균 13.7% 증가한 반면, 미국과 일본 대표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0.2%, 11.9% 감소하였다. 그러나 2011년 대비 2015년을 비교해 보면 미국(11.4%)과 일본(21.4%)에 비해 한국(5.6%)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시가총액의 변화에서 나타난 이러한 차이는 각국 기업들의 시기별 재무성과와 깊은 관련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과 일본 기업은 재무성과가 크게 악화되면서 시가총액도 크게 감소한 반면, 한국기업들은 원화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금융위기 당시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영성과를 유지하면서 시가총액도 꾸준히 증가하였다. 그러나 2011년 이후에는 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일본 기업들은 엔저효과로 재무성과가 개선되면서 시가총액 증가율이 크게 상승하였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내수 부진과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악화 등 기업성과 부진이 지속되며 시가총액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한국 시가총액 큰 기업 기업활동 부진 더 심해


시가총액 규모에 따른 매출증가율의 변화를 시기별로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5분위 기업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6~2010년 평균 13.1%에서 2011~2015년 평균 5.9%로 7.1%p 하락했다. 반면, 일본은 2011년 이후 기업의 성장성이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미국기업들의 경우 5분위와 1분위 기업의 성장률이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한국과 일본 기업에 비해 성장성의  변화가 적었다.


수익성은 시가총액 규모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한국, 미국, 일본 모두 일반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시기별로 수익성 추이를 비교해 보면, 한국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의 평균수익성 하락은 5분위에 속한 기업들이 가장 컸다. 반면 미국은 추세적으로 수익성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은 최근 5년간의 평균수익성이 가장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젊은 기업 비중 감소하는 추세


새로운 기업의 시장 진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반대로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의 쇠퇴, 소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면 시장 전체의 역동성이 높아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젊은 기업이 많을수록 시가총액의 순위바뀜도 커질 것이다.


각국 대표기업 중 설립 5년차 이하인 젊은 기업의 비중을 살펴보았다. 미국은 2015년 기준으로 젊은 기업의 비중이 11.5%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3.3%, 일본은 1.8%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장수기업의 비중이 높아 기업의 평균 설립연수가 한국과 미국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인데, 2008년부터 젊은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3년 이후 젊은 기업의 비중이 감소세로 전환된 한국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2011년 이전에는 젊은 기업의 비중이 감소했으나 2012년부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젊은 기업 비중이 이처럼 증가하는 현상은 다양한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IT서비스 등 서비스 산업이 확대되고 경기 회복과 맞물려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기면서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졌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주식시장의 발전도 신생기업의 빠른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저성장으로 기업의 구조조정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수합병, 사업분할 등 구조적 변화를 젊은 기업의 비중이 확대된 원인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미국, 신생기업의 시장 진입 활발


2000년 이후 5년 단위로 대표기업에 새로 진입한 기업의 비중을 보았다. 얼마나 많은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기업에 새롭게 포함되거나 제외되었는지를 봄으로써 시장에서 개별 기업의 성장과 소멸, 경쟁구도 변화 등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인 수치를 비교하면 한국의 신규진입률이 미국이나 일본이 비해 높다. 그러나 추세적으로 보면, 한국은 대표기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의 비중이 계속 하락하는 반면, 미국과 일본 기업들은 2010년 이후 새롭게 대표기업에 포함되는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기업으로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기존에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 대표기업에 포함되지 못하던 기업의 기업가치 상승이다. 다른 하나는 새롭게 설립된 기업이 등장해 대표기업에 포함되는 경우이다. 2010년 대비 2015년에 대표기업에 신규 진입한 설립 5년 이내의 신생기업의 비중을 보면 한국은 9.5%, 일본은 9.9% 수준인데 반해 미국은 37.6%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신생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설립 초기에 대표기업에 포함되는 기업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일본에 비해 미국에서 기업들의 설립과 성장 과정이 빠르고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한국은 2000년 이후 전자, IT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해당 산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기업의 부상 등 대외적인 경쟁환경도 악화되면서 2011년 이후 대표기업으로 신규 진입하는 전자 기업은 점차 감소하였고 2015년 신규진입률을 낮추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반면 미국은 2000년 이후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 중에서 IT 및 사업 서비스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비중이 계속 높아졌다. 해당 산업이 성장하면서 기존에 대표기업에 포함되지 못했던 기업들이 신규 진입하는 경우가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IT 및 사업 서비스 관련 신생기업들이 대표기업에 많이 등장하였다. 2015년에 대표기업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 중 1/3 이상이 IT 및 사업 서비스 산업에 속하는 기업이었다.


일본의 경우 전체적인 기업 간의 가치 변화가 크게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저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전자, 유통 등 주력 산업 내에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산업 내 기업간의 가치 변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일어났다.

 

한국, 시가총액 상위기업일수록 순위 변화 적어


스피어만 상관계수를 통해 지난 10년 간 기업들의 순위가 얼마나 바뀌었는가는 비교해 보았다. 상관계수는 -1에서 1사이의 값을 가지며 모든 순위가 동일하게 유지된 경우 1이 되고, 순위변화가 많이 일어날수록 계수 값이 줄어들게 된다. 다시 말해, 1에 가까울수록 비교시점간의 순위가 계속 유지되었다는 의미이고, -1에 가까울수록 두 시점간 기업들이 순위변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우선 대표기업 전체에 대한 순위 변화를 보았다. 스피어만 계수가 한국은 0.71, 미국 0.82, 일본 0.83을 나타냈다. 같은 비교를 상위 50개 기업으로 한정하여 살펴보면 미국와 일본은 계수값이 하락하였는데, 한국은 오히려 계수값이 상승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상위 20개 기업으로 비교를 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경우 대표기업 전체의 스피어만 계수값에 비해 상위 50개와 20개 기업의 계수값이 더 높은 것은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에 속했던 기업 중에서 기업들의 순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향이 강했음을 의미한다. 즉, 상위기업들 간에는 상대적인 가치 변화가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 및 일본 기업들이 상위 50개 및 20개 기업의 순위변화가 전체 대표기업의 순위변화보다 더 크게 나타난 것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들의 상대적인 가치 변화는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시가총액 규모 기준으로 규모가 큰 5분위 기업들이 성장성과 수익성이 최근에 크게 하락한 모습을 확인하였다. 경영성과의 부진과, 기업가치의 상대적인 순위가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한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활력이 특히 낮아지고 있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성 높은 신생기업이 나타나지 못하면서 과거의 순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신생기업들은 높은 성장성, 장수기업들은 높은 수익성 유지


미국 기업들은 기업의 연령과 재무성과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미국 기업의 성장성은 설립연수와 반비례하고 있으며, 수익성은 설립연수와 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설립초기 기업은 성장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은 다소 낮은 경향이 있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여 사업기반이 확보된 이후에는 성장성보다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간다. 앞서 수익성과 시가총액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이들 기업의 높은 수익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 기업의 연령대별 재무성과와 기업의 연령대의 관계를 볼 때 미국의 신생기업들은 초기 투자 확대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고, 장수기업들은 성장성은 낮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 우위에 놓여 있고, 혁신, 효율화 등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성장성이 높아야 할 낮은 연령대의 기업들은 성장성이 낮고, 높은 수익성을 보여야 할 높은 연령대의 기업들은 낮은 수익성을 보이는 모습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 최근 설립연수 10년 이하의 기업들의 성장성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기반으로 높은 활력을 보여야 할 젊은 기업들이 설립 초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반적인 한국 기업의 활력 저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령대별 기업수의 비중이 유사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설립연수가 31년 이상된 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의 31년 이상된 기업들의 경우, 성장성은 낮은 반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경우 연령대가 높은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낮아, 전반적인 기업 성과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3. 맺음말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활동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 기업의 부진은 주식시장에서 평가 받는 기업가치에도 반영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기업활동 부진에 따른 실적 저하가 기업가치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약화되면서 실적과 비교한 상대적인 주식가치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의 부진이 특히 더 심해졌다.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였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에서 젊은 기업의 비중이 줄고,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의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의 비중이 최근에 증가했다. 새로운 기업이 설립되고 빠르게 성장하는 동력이 우리나라는 약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기업연령이 낮은 젊은 기업은 수익성은 낮았지만 성장성이 매우 높은 반면 설립 후 오래된 기업은 성장성이 낮고 수익성이 높았다. 우리나라는 설립 후 오래된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낮았다. 미국 기업들은 설립 이후 수십 년이 지났어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성장성 둔화를 극복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설립된 이후 기간이 경과하면서 성과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에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의 비중이 높다. 젊은 기업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낮다. 우리나라에서는 창업 이후 일정한 성장성을 확보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어렵고, 사업 기반을 확보한 이후에도 높은 수익성을 오래 동안 유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반적인 기업 활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신생기업들도 많이 출현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기업활력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여전히 퇴출되지 않고 새로운 신생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면 경제 전체의 자원배분 효율성이 낮아지면서 경기회복이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업활동 부진으로 초래된 한국 기업들의 기업가치 저하는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 전반의 활력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 활력의 부진으로 우리 경제 전체의 효율성과 역동성 저해가 우려된다. 우리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성과를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주)부동산중개법인이산 | 박우열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 지하1층 69호(삼창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528-88-00035 | TEL : 010-3777-1342 | Mail : 1004kpwy@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해당사항없음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