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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자율주행차, IT·자동차 기업의 新 경쟁 시대 연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자율주행차는 IT 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현재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거의 모든 기업들이 자율자동차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IT 기업의 공격적인 전략 추진에 위기감을 느낀 자동차 기업들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T 기업들은 자율주행차의 본격적인 등장에 앞서 인포테인먼트가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제어 시스템이 될 수 있는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에서 축적한 기술과 전략을 바탕으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기업 역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 반도체를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반면 자동차 기업들은 IT 기술을 바탕으로 ADAS 수준의 고도화 등 강점인 자동차 기능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하여 자체 기술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부족한 역량을 메우기 위하여 IT 기업 및 경쟁 자동차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늘날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와 IT라는 글로벌 경제의 대표적 산업 기술의 교집합이라는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율주행차의 등장과 발전은 미래 기술 융복합 추세 및 파급 효과를 조망할 수 있는 청사진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산업 자체는 물론 운전자의 일상 생활과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까지 충분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미흡하고 시장 확산의 방향성도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들은 강점 영역에 주력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협력으로 보완하는 자율주행차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의 확산,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IT 트렌드 및 신규 자동차 비즈니스의 등장 등 향후 미래 자동차 시대의 변수에 따라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의 관계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변화에 따라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및 IT 기업은 물론 직접적 연관이 없는 다양한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 목 차 >

 

1. IT와 자동차 기업의 자율주행차 경쟁
2. 자율주행차 시대의 새로운 시장 구도
3. 맺음말

 


1. IT와 자동차 기업의 자율주행차 경쟁

 

 

미래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자율주행차는 IT 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대다수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주행차를 자동차 성능 개선을 위한 실험 차원에서 연구하였을 뿐 본격적인 상업화에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류는 구글(Google)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면서 급격하게 변하였다.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구글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수 만 마일 이상을 무사고로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여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하였다.


첨단 기능을 구현하기 위하여 IT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는 IT 기업의 역량이 활용되기 용이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다수 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자율주행차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IT 기업의 적극적인 자율주행차 추진에 위기감을 느낀 자동차 기업들도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는 다각적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모터쇼에서 벗어나 CES(Consumer Electric Show)와 MWC(Mobile World Congress) 등 여러 IT 전시회에 참가하여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선보이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1) 인포테인먼트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IT 기업


현재 대다수의 I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장을 위하여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분야가 바로 운전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음악,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초기에는 간단한 경로 안내와 라디오 및 음악 재생 정도만 제공할 수 있는 부품으로 간주되어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각종 IT 기술의 적용으로 자동차 내외부 구동 정보 및 인터넷 검색, 통화, 터치와 음성 인터페이스 등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구성 및 제어를 담당하는 운영체제와 스마트폰 연동 미들웨어 등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최신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자동차 기업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Apple)은 2014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모바일 운영체제 iOS와 연동하여 경로 네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음성 인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카플레이(Carplay)를 출시하였다. 구글 역시 같은 해 6월 구글 I/O 개발자 회의를 통하여 애플 카플레이와 유사하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연동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발표하였다. 최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카라이프(CarLife)을 선보인 바이두(Baidu)나 자사가 만든 모바일 운영체제 윤(Yun)을 탑재한 자동차를 공개한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많은 하드웨어 기업 역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퀄컴(Qualcomm)은 자사의 시스템 반도체 및 통신 기술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스냅드래곤(Snapdragon) 820A를 선보였다. 한편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친 엔비디아(Nvidia)는 강점인 그래픽 프로세서 기술이 축적된 프로세서 테그라(Tegra)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하여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컴퓨터 프로세서 시장을 주도하는 인텔(Intel) 역시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로세서 개발은 물론 모빌아이(Mobile Eye) 등 주요 기술력을 확보한 자동차 전장 기업과의 협력을 통하여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자동차는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기기이기 때문에 주행 및 안전과 관련성이 깊은 전장은 기후와 지형이 다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러한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기계 장치를 보조하는 전장과 달리 그래픽과 음성 처리, 통화 등 담당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구현 사양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게다가 최신 IT 기술이 적극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혁신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은 출시된 지 불과 몇 년 만에 시장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기업들보다 한층 앞선 수준의 IT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IT 산업 특유의 빠른 소비자 트렌드를 대응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던 자동차 기업 인포테인먼트 플랫폼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였다.


특히 많은 IT 기업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율주행차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이 될 수 있는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자동차의 주행 및 안전 관련 기능과는 철저하게 격리되어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변 환경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필요 동작을 결정하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를 위하여 자동차의 엔진, 바디(Body), 섀시(Chassis) 등 각종 부품의 유기적 제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모든 기능을 중앙집중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첨단 IT 기술이 집약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동차의 중앙 처리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블랙베리(Blackberry)는 자사의 QNX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운영체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글은 올해 구글 I/O 개발자 회의에서 신규 안드로이드 OS인 안드로이드 누가(Android Nougat)를 내장한 자동차를 선보였다. 이와 같이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IT 기업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미래 자동차의 주요 기능 구현에 한층 더 깊숙하게 관여할 여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추진에 그치지 않고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자동차를 실험하는 등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애플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인재 영입과 프로젝트 추진에 나서는 등 자동차 비즈니스 추진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영향력 확대를 기반으로 IT 기업들의 자율주행차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2) 전략적 협력으로 대응하는 자동차 기업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은 기본적으로 완성차를 만드는 자동차 기업들이 수많은 부품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이를 조립하여 판매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들은 차량 제작을 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특정 모델에 맞는 부품 개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완성차 제작 및 판매와 애프터 서비스를 통하여 시장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동차의 IT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과거 자동차 시장의 효과적 전략이었던 수직 계열 및 분업화가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자동차 기업들이 트렌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사이 IT 기업들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향후 자동차에 적용될 첨단 기술의 상당수가 이들 IT 기업들의 역량과 밀접하기 때문에 자동차 기업 독자적으로 자율주행차 시대의 리더십을 확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자동차 기업 역시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기계 장치가 아니라 IT 기술, 특히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시대에서도 자동차의 이동성이라는 본질 자체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수준의 고도화 등 IT 기술을 바탕으로 강점인 주행과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여 단계적인 자율주행차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GM과 포드(Ford), 도요타(Toyota) 등 많은 자동차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에 주요 거점을 마련하고 소프트웨어 기술 인력 확보에 나서는 한편, 막대한 투자를 통하여 외부 기술력 흡수에 나서고 있다. GM은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는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 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을 인수하였고 포드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벤처 기업 피보탈(Pivotal)을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차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에 적용될 기술의 상당수를 빠르게 획득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근간을 이루게 될 자동차 네트워크와 고성능 컴퓨팅, 사이버 보안 등 여타 IT 기술은 자동차 기업들이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분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많은 자동차 기업들은 부족한 기술 역량의 격차를 메우기 위하여 여러 IT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싱크(Sync)를 아마존(Amazon)의 에코(Echo)와 연동시켜 자동차 기능을 제어하는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블랙베리의 QNX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싱크의 성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도요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운전자 정보 및 외부 환경 등 각종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기업인 도요타 커넥티드(Toyota Connected)을 공동으로 설립하였다. 현대·기아차 역시 네트워킹 솔루션 기업 시스코(Cisco)와 협력하여 차량 내부 고속 데이터 네트워크를 제어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대를 대응하기 위하여 자동차 시장의 경쟁 기업과 활발하게 연대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GM과 포드, BMW, 현대·기아차, 닛산(Nissan) 등 자동차 기업들은 전장 기술 표준화 단체 오토샤(Autosar)를 통하여 자동차 성능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IT 기업들의 인포테인먼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하여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표준화 단체 제니비(Genivi)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도요타는 포드의 싱크 플랫폼과 스마트폰의 연동 기술인 스마트 디바이스 링크(Smart Device Link)를 자사의 제품에 도입하기로 결정하였으며, 다임러(Daimler), BMW, 아우디(Audi) 등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노키아(Nokia)의 지도 서비스 기업 히어(Here)를 공동으로 인수하였다.

 


2. 자율주행차 시대의 새로운 시장 구도

 


(1) 단기적으로는 IT와 자동차 기업의 보완적 관계 지속

 

IT와 자동차 기업의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율주행차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기업은 뚜렷하지 않다. 현재 테슬라(Tesla)가 제한적인 환경에서 자율주행을 수행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Auto Pilot) 기능을 선보였지만, 최근 잇따라 오토파일럿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단기간 내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IT와 자동차 산업의 특성이 확연히 다른 까닭에 자율주행차가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이 상용화 수준이 빠르게 발전하여 시장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직까지 자율주행차의 명확한 실체 및 시장 트렌드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드는 IT와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주행차의 빠른 상용화를 위하여 경쟁보다는 협력 추진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들은 자신의 강점 기술 영역에 주력하는 동시에 부족한 부분을 전략적 협력으로 보완하여 자율주행차의 완성도 제고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기업들은 자동차 기업들이 확보하기 어려운 첨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자동차 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관계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IT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한 자동차 기업들의 개발 노하우도 여전히 중요한 역량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들은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엄격한 품질 관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각 지역에 맞는 자동차 생산을 위하여 전세계에 걸쳐 방대한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게다가 자동차 산업 특유의 유통 구조 및 애프터 서비스 역량 등도 IT 기업들이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바이두는 중국 시장을 위한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하여 BMW와 협력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하여 주로 부품 업체와 협력했던 구글 역시 피아트 크라이슬러(FSA)와 자율주행차의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발표하였다. 이와 같이 대다수 IT 기업들은 당장 자율주행차 제조에 뛰어들기 보다는 자동차 기업의 역량 활용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 있는 변수들

 

여러 기업과 시장 조사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자율주행차는 약 2020년부터 30년 사이에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자동차 시장에 나타날 주요 변수에 따라 현재의 IT와 자동차 기업의 관계도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① 전기자동차의 확산

 

지금까지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연기관의 기술력이다. 각종 기계공학 기술을 접목하여 내연기관의 성능을 개선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부품을 개발 및 양산하는 역량은 다른 기업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에 도전하였지만 이러한 장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실패하였다.


내연기관의 경쟁력은 최근 자동차 시장에 뛰어드는 대다수의 IT 기업들도 쉽게 얻기 힘든 역량이다. 정교한 자율주행을 위한 고도의 IT 기술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 확보가 어렵다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자율주행차가 오늘날의 자동차와 같이 내연기관으로 개발되는 한 자동차 기업들의 지위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기자동차의 확산은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IT와 자동차 기업의 역학 관계를 바꾸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내연기관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자동차는 기존 자동차 기업의 역량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맞춤형 소량 생산 방식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국의 전기자동차 기업 로컬모터스(Local Motors)의 사례처럼 오늘날의 자동차 생산과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제조될 여지도 크다. 전기자동차가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하여 IT 기업들과의 직접적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전기자동차가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IT 기업들은 전기자동차가 자율주행차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자동차라는 컨셉으로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는 자동차 기업들보다 앞서 자율주행차 시장을 위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자율주행차를 중요한 미래 비즈니스로 바라보는 구글과 애플도 자체적인 전기자동차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텐센트(Tencent)와 폭스콘(Foxcon)이 투자한 중국의 자동차 벤처기업 퓨처 모빌리티(Future Mobility) 역시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전기자동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②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IT 트렌드 등장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ADAS 등 자동차의 첨단 IT 기술 접목이 강조되면서 눈에 띄는 변화가 등장하고 있다. 즉 기존의 폐쇄적인 자동차 개발 및 생산, 마케팅 체계에서 벗어나 기술 개방과 협력을 통한 개발 체계 구축, 소비자 기호의 신속한 반영 등 IT 산업의 주요 특징들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IT 융복합 수준이 최고조에 달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서는 자동차 기업들이 이런 트렌드를 기반으로 핵심 역량을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IT 기업들의 영향력을 견제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가장 주목할 만한 IT 트렌드가 오픈소스(Open Source)이다. 오토샤와 제니비, 구글 주도의 OAA(Open Automotive Alliance) 등 여러 단체를 통한 오픈소스 기반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자발적인 오픈소스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포드는 자사의 싱크 플랫폼에 적용되는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방하면서 응용 소프트웨어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실리콘밸리의 오픈소스 하드웨어 기업 벅랩스(Bug Labs)와 공동으로 안드로이드 등 타 플랫폼과 싱크 플랫폼의 데이터 교환을 지원하는 Open XC라는 기기를 개발하여, 외부 개발자들이 이를 기반으로 차량 모니터링,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등 각종 응용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테슬라 역시 최근 자동차 성능 강화를 위하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테슬라는 대표적인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차량 데이터 수집과 처리를 위하여 최근 빅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로 각광받는 하둡(Hadoop)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하여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Over The Air)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자동차 성능 개선을 지원할 수 있는 OTA는 지도 정보 수정 등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넘어 자동차 결함을 조기에 감지하고 쾌적한 주행을 돕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의 주력 제품인 모델 3(Model 3)에 OTA를 도입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테슬라를 비롯하여 GM과 포드 등 완성차 기업들도 OTA 적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 iOS 업데이트를 위한 OTA 도입을 통하여 스마트폰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듯이, 자동차의 OTA 적용은 향후 자동차 제조 및 유지 보수 등 여러 분야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오픈소스와 OTA 등과 같은 IT 트렌드는 자동차의 IT 비중 증가에 따라 더욱 활발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오픈소스의 활용으로 첨단 기술의 빠른 도입 등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며, OTA를 통하여 소프트웨어와 컨텐츠 서비스와 같은 신규 비즈니스 노하우를 수월하게 축적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미래의 경쟁 기업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아닌 구글과 애플이 될 것이라는 포드의 CEO 마크 필즈(Mark Fields)의 주장처럼,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IT 트렌드를 내재화한 자동차 기업과 IT 기업의 기술 리더십 경쟁 강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③ 신규 자동차 비즈니스의 부상


자동차의 판매 및 애프터 서비스라는 단조로운 형태를 지니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는 자동차의 IT 기술 적용이 확대될수록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소비자의 운전 습관과 주행 거리, 차량 상태 및 정비 이력 등 그간 활용이 어려웠던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맞춤형 보험, 광고, 실시간 차량 관리 등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혹은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기반으로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IT와 자동차 기업들 모두 주력 비즈니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이들 기업들은 자율주행차의 생산 및 판매를 넘어 자율주행차의 시장이 만들어 갈 비즈니스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IT와 자동차 기업이 자율자동차를 위한 기술 개발과 생산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더라도, 한편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 획득 및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중심으로 첨예하게 경쟁할 것이다. 특히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자율주행차 시대의 컨텐츠 및 서비스 비즈니스는 IT와 자동차 및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뛰어드는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신기술 및 비즈니스 혁신을 연구하는 자회사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를 설립한 포드는 차량 공유 서비스, 자동차와 가정의 연결(Car to Home) 등 새롭게 도입될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온스타(Onstar) 플랫폼을 기반으로 긴급 구조 요청, 원격 차량 정비 등을 제공하고 있는 GM도 차량 렌탈 기업 릴레이라이드(Relay Rides)를 인수하고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리프트(Lyft)와 공동으로 택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자율주행차 기반의 미래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차량 공유 서비스의 선두 주자 우버(Uber) 역시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주력 비즈니스 강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디디추싱(Didi Chuxing)에 투자한 애플이나 풍부한 IT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구글 등도 자사의 강점인 정밀 지도 검색, 음성 인식 및 제어 기술 등을 앞세워 자율주행차 기반 비즈니스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3. 맺음말

 

 

인간이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라는 기본적인 컨셉만 제시되었을 뿐 핵심 기술과 기능 구현은 물론 상용화 시 기대 효과 등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또한 자율주행차 출시를 위하여 대기업은 물론 벤처 기업까지 도전장을 던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자율주행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지에 대한 추측도 쉽지 않다. 게다가 사회적 제도 및 소비자 인식 등 여러 변수도 자율주행차 시장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래 자율주행차의 완성도 및 시장 확대를 위한 IT와 자동차 기업 간 협력 관계는 상당 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의 비중 확대와 신규 자동차 비즈니스 부상, IT 트렌드의 확산 등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수는 이러한 시장 구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이종 기업 간 협력과 경쟁의 과정을 통하여 자동차 기술 혁신 및 비즈니스 모델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와 IT라는 글로벌 경제의 대표적 산업 기술간 교집합이라는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이종 기술의 융복합을 기반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드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고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의 창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율주행차의 등장과 성장 추이는 미래 기술 융복합 및 파급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기계 및 IT 기술은 물론 통신 네트워크와 교통 관제 시스템 등 외부 인프라가 총체적으로 집약되는 기기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자동차가 수동적 이동 수단이라는 오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면서, 자동차 산업 자체는 물론 운전자의 일상 생활과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따라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및 IT 기업은 물론 직접적 연관이 없는 다양한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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