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중국의 신흥산업 육성과 외자 규제 방식'
최근 중국 측이 우리 기업들에 대해 취하고 있는 여러 가지 조치들은 ‘사드’라는 군사안보적 이슈와의 연관성 이외에 ‘외자에 대한 규제’라는 보다 넓은 맥락까지 함께 살펴볼 때 전체적인 모습과 향후 전개 양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중국 경제는 현재 ‘성장 속도 조정’, ‘구조조정 진통’, ‘경기부양 후유증 해소’ 등 세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이번 전환기를 잘 넘기고 신창타이(新常態)에 안착하려면 산업 구조조정과 업그레이드가 불가결하며, 이를 위해서는 외자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과 활용이 긴요하다.
외자유출과 그에 따른 금융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앞으로도 대외적으로는 규제 완화가 계속되겠지만, 실제로는 외자에 대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산업 발전단계는 크게 외국기업 투자 유치 단계, 로컬기업 육성 단계, 로컬 산업생태계 형성 단계, 글로벌시장 진출 단계 등 네 단계로 나뉘어지는데, 외자 규제는 로컬 산업생태계 형성 단계까지 강화되다가 글로벌시장 진출 단계부터 약화되는 양상을 띤다.
중국의 산업을 세 부문으로 대별하여 향후 외자 규제의 양상을 전망해보면,
● 먼저, 철강, 석탄 등 생산능력 과잉 산업에서는 자국기업들의 시장을 최대한 보호하고 확장시켜주는 보호주의적 통상 조치들을 통한 구조조정의 고통 줄이기가 시도될 것이다.
● 기존산업들의 경우 로컬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일부 산업에서는 규제 완화 흐름도 나타나겠지만, 로컬기업들이 아직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외자 규제가 강화될 것이다.
● 신흥산업들은 과거 같으면 외자가 적극 환영을 받았을 성장의 초기 단계에 위치해 있으나 벌써부터 엄격한 외자 규제가 시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성 신흥산업은 주요국들이 공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산업들이고 중국으로서는 지금까지 힘겹게 추격을 해왔던 선발 국가들을 단번에 추월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 외자 규제의 초점은 여기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신흥산업에 대한 규제는 현재의 기존산업들이 신흥산업 단계에 있을 때에 비해 한층 더 강력하고 치밀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특징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① 외자활용 로드맵의 치밀한 실행 : 처음부터 조기 국산화, 즉 로컬 산업생태계 형성이 목표로 설정되고, 그것에 맞춰 외자 투자를 어떻게 유치하고 규제해나갈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② 단계적 접근보다 동시·결합 규제 활용 : 과거처럼 우선 최종조립 공정을 유치하여 배운 뒤 부품과 소재를 자급하는 식의 단계적인 접근법을 취하지 않고, 모든 밸류체인에 걸쳐 동시에 그리고 전면적으로 국산화를 꾀할 것이며, 이에 따라 밸류체인의 여러 고리에 동시에 적용되는 ‘결합규제’가 자주 활용될 것이다.
③ 다양한 규제 수단으로 기술이전 압박 한층 더 강화 : 전략성 신흥산업은 기술집약적인 성격이 강한 산업인 만큼 외자활용의 일차적 목표는 기술이전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Joint Venture 설립 요구, ‘인재 빼가기’ 지원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될 것이다.
④ 지방보호주의의 영향 지속 : 지방정부들이 신흥산업 육성을 위한 기금 재원을 주로 부담하고 기금 배분까지 주도함에 따라 지방보호주의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다.
⑤ ‘중국 표준’이 사업 제약 요인으로 작용 : 글로벌 표준과 다른 중국 표준이 외국기업들에게 로열티 비용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물론 제품 차별화나 거래 업체 선정 등 여러 면에서 제약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⑥ ‘Security(안전, 안보, 보안)’가 만능 규제수단으로 등장 : 보호주의 추세가 확산됨에 따라 Security가 외자규제 명분으로 자주 활용될 것이다.
조기 국산화와 이를 위한 기술이전을 목적으로 신흥산업에서 외자규제가 강화됨으로써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은 ‘기술이냐 시장이냐’의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이 요구하는 기술을 내주면서 좀 더 상류 쪽이나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물러설 여지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럴 여지가 작거나 아예 없다.
외국기업들은 규제에 대해 회피(시장을 포기하고 기술 지키기), 수용(중국 시장 진출을 대가로 기술을 이전), 절충(기술을 가급적 적게 주고 시장을 적게 받기) 등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현재 보유한 기술을 지키는 노력보다 끊임없이 한 발 앞선 기술을 개발하여 기술선도자 지위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기술보호책이라고 할 수 있다.
< 목 차 >
1. 중국의 개방과 외자규제
2. 산업 발전에 따른 중국 외자규제 방식 변화
3. 중국 신흥산업 외자규제의 향후 트렌드
4. 규제 대응 : 회피, 수용, 절충 또는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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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_Report_20170322_중국의 신흥산업 육성과 외자 규제 방식.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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