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보이스피싱)번호 검색
« 2025/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LG경제연구원 '기업가 정신이 깃든 조직 만들기'

조직 전반에 깃든 ‘기업가 정신’에 따라 창의와 혁신을 대표하는 기업이 될 수도 있고, 그저 평범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 기업 조직 내부의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데 필요한 몇가지 경영 포인트를 짚어본다. 
  
불확실성과 복잡성으로 가득한 경영 환경 하에서는 발 빠르게 고객 가치 혁신에 나설 수 있는 기업만이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훌륭한 전략을 수립하고, 탁월한 조직 운영 시스템 구축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전략과 조직을 갖추었다고 해도, 그 실행의 주체인 구성원들의 혁신 마인드와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한마디로 조직 전반에 깃든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에 따라 창의와 혁신을 대표하는 기업이 될 수도 있고, 그저 평범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 
 
원래 기업가 정신은 ‘끊임 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新성장 엔진을 발굴하고, 사업 방식이나 업의 개념까지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적인 창의적인 행동과 마인드’를 일컫는 말이다. 이를 두고 신고전학파 경제학자 슘페터(Schumpeter)는 “기업가 정신은 창조적 파괴의 과정에 기여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현대 경영학의 대부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결코 새로운 것의 발명이나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 아니어도 기업가 정신은 발휘될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맥도널드의 최종 제품은 오래 전부터 미국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만들어 판매하던 것이다. 그러나 맥도널드가 남달랐던 점은 고객이 바라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간파해 제품을 표준화하고, 종업원이 해야 할 일을 분석해 철저히 훈련시켰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맥도널드는 자원의 생산성을 급격하게 향상시키며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던 것이다. 이렇듯 기업의 기업가 정신은 꼭 창조적 파괴가 아니어도 고객 가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모든 곳에 깃들 수 있다. 때로는 작은 변화 노력이 커다란 혁신을 이끌기도 한다. 특히, 기업가 정신을 지나치게 거창한 개념으로 여기기 보다는 일상 경영 활동 속의 친근한 혁신 노력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변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 조직 내부의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데 필요한 몇가지 경영 포인트를 짚어본다(<그림 1> 참조). 
  
1. 다양성과 중복성의 겸비 
  
사내 기업가 정신이 깃든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발산될 수 있는 조직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조직 내 다양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색다른 경험과 끼가 있는 튀는 인재를 확보하자는 것인데, 사실 이것 만으로 부족하다. 다양성(Variety)과 함께 어느 정도의 중복성(Redundancy)이 겸비될 수 있는 조직 관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식 경영의 대가인 일본의 노나카(Nonaka) 교수는 “조직 학습은 물론 지식 창출의 중요한 촉진 요인은 중복성과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에 달려있다”라고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다양성은 조직 구성원들이 보유한 경험이나 전문 지식 면에서 서로 어느 정도나 차이가 있느냐 하는 이질성의 문제고, 반대로 중복성은 구성원들이 지닌 경험이나 지식이 서로 유사한 동질성의 정도를 의미한다. 구성원들 간에 경험이나 지식 면에서 동질성이 있으면, 각자가 가진 지식이나 사고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 지식의 교환이나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동질성은 구성원들이 하나의 사고 방향이 특정 방향으로 고정화되어 획일화될 가능성을 키워 창의성 발휘를 방해하기도 한다. 반면, 구성원들 간에 사전 경력이나 경험이 지나치게 이질적이면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예컨대 구성원들이 너무 이질적이면 대화나 토의 시 상대방이 구사하는 언어나 의도에 대한 이해를 잘 하지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원활한 지식의 교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다양성과 중복성을 균형 있게 갖추어야 팀원들 간의 긴밀한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고 기업가 정신 발휘의 토대가 되는 색다른 아이디어가 촉진될 수 있는 것이다.  
 
중복성과 다양성의 조화는 신제품 개발과 같은 사내 기업가 정신 발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에서 특히 주의 깊게 관리되어야 한다. 예컨대, 어느 회사가 신제품 개발을 위한 교차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을 신설했다고 가정해 보자. 팀에는 R&D, 생산, 마케팅 등 여러 부분에서 온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질적인 사람들로 구성되는데, 그 의도와는 달리 운영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 주요 원인의 하나로 팀 구성원들 간에 경험이나 지식의 배경 면에서 공통성이나 중복성이 부족함에 따른 문제를 들 수 있다. 즉, 서로 각기 다른 분야에서 체득한 업무 지식, 사고 방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나 공감이 부족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마케팅 부문에서 온 구성원은 기술적 지식이 부족하여 연구개발 팀원과의 대화가 어렵게 되고, 반대로 연구개발 부서는 시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마케팅적 시각이 결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R&D, 생산, 마케팅 등 주요 핵심 분야별로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교차 훈련(Cross-training) 기법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선진 기업들에서 교차 훈련을 실시하는 관행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 배경도 여기에 있다. 
  
2. Bottom-up 아이디어의 활성화 
  
회사의 경영자 만이 기업가 정신 발휘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거나 회사의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혁신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하향식(Top-down) 방식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소수의 경영자가 통찰력 있는 아이디어를 제기하고 일사불란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상향식 아이디어 활성화야말로 혁신 아이디어 발굴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글로벌 혁신 기업들을 보면 경영자가 생각지도 못한 수 많은 혁신 아이디어들이 현장의 실무자나 구성원들에 의해 제기되곤 한다.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일정 부분의 ‘여유 자원(Slack Resource)’을 두어 구성원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업무 풍토를 정착시키고 있다. 때로는 수직적 조직 계층을 과감히 파괴하고 상향식의 업무 프로세스로 조직 내 기업가 정신을 높이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구글社이다. 구글은 상향식의 수평적 업무 프로세스 구축을 통해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사는 일반적인 회사가 전사의 목표가 수립되면 그 목표가 나누어져 하향식(Top-down)으로 개인 업무 목표로까지 할당되는 것과 달리 개별 구성원들이 세운 목표를 모아 전사의 목표를 구체화 한다. 일례로, 구글의 구성원들은 분기별로 자신의 업무 목표를 피플 매니저와 상의하여 자율적으로 수립한다. 이때 매니저들이 꼭 챙기는 것의 하나가 바로 ‘20% 정책’이다. 이 제도는 회사 근무 시간의 20%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것이다. 그 시간을 매일 나누어서 쓸지, 일주일의 하루를 정해서 사용할지, 1년의 2개월 반 가량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는 자신의 업무 현황을 고려해 구성원 스스로가 결정한다. 이 시간이 보장될 수 있게 돕는 것이 매니저의 중요한 역할이다.  
  
구글이 이처럼 여유 자원을 활용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10년간 구글을 이끌었던 CEO 에릭 슈미츠(Eric Schmidt)는 “업계 최고의 엔지니어를 뽑아 놓고 조직이 이들을 통제하고 간섭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이들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나름대로 시도할 수 있는 여유를 줄 때 오히려 기발한 아이디어로 보답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알아보고 이것이 잘 실현될 수 있게 돕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자,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구성원들이 발의한 신규 프로젝트 아이디어의 대부분이 20% 정책으로 확보된 시간을 통해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발의한 엔지니어는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구글 제품 위원회(Google’s Product Council)’에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채택될 경우,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해 실행하며, 위원회는 별도의 재정적 지원을 하기도 한다. 마치 사내에 실리콘 밸리와 같은 작은 벤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이다(<그림 2> 참조). 
  
3. 미들업다운 관리 역량 강화 
  
상향식 아이디어가 활성화되기 위한 또 다른 요건은 중간 관리자(Middle Manager)의 지원 역할이다. 앞서 언급한 구글社도 직무 영역별로 전문성을 갖춘 피플 매니저가 구성원들의 아이디어가 효과적으로 조직의 경영층에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게 돕는다. 이를 놓고 노나카(Nonaka)와 다케우치(Takeuchi) 교수는 그들의 저서 「지식 창조 기업(The Knowledge -Creating Company)」에서 “최고경영진과 구성원 사이를 흐르는 정보와 지식을 주도적으로 연결하고 관리하는 ‘미들업다운 관리(Middle-up-down Management)’야 말로 효과적인 지식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경영 관리 방식이다. 이를 가교하는 것이 중간 관리자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하향식(Top-down) 관리 방식의 단점인 현장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하우가 쉽게 간과되고 활용되지 못하는 가능성을 낮춘다. 동시에, 지나친 현장의 자율성으로 인해 구성원 간의 조정과 통합이 곤란하거나, 개별 구성원들이 보유한 지식과 아이디어들이 다른 부문에 잘 공유되지 않는 상향식(Bottom-up) 관리 방식의 단점도 보완해 준다. 이때 구심점이 되는 것이 중간 관리자의 미들업다운 관리이다. 중간 관리자들은 최고경영진에 의해 창출된 비전과 목표를 현장의 구성원들이 잘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구체화시켜 전달해 주는 역할과 함께 현장의 기술과 제품,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조직 구성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하우 등을 통합하고 변환시켜 경영층에 알리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충실히 해 주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중간 관리자들의 이 같은 역할이 조직 내 기업가 정신 발현에 필수적인 다양성, 자율성, 혼란의 효과적 관리를 가능케 하여 구성원들 간의 상호 작용을 더욱 강하게 해준다(<그림 3> 참조). 
  
4. 회사 특성을 고려한 혁신 조직 활용 및 제도 구축 
  
사내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조심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잘 나가는 혁신 기업의 베스트 프렉티스를 단순 모방하려는 심리이다. 회사의 여건과 상황, 그리고 조직 문화 등 회사 특성을 면밀히 따져 보지 않고 무턱대고 따라 하는 것은 실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된다. 예컨대 여유 자원이 부족하고 역량을 갖춘 인재가 모자란 회사가 대규모 신사업 전담 조직부터 운영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일 것이다. 또한, 위계적인 문화를 보유한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자율과 창의를 강조하며 다양한 아이디어 제안을 요구한다면 구성원들은 마지못해 윗사람 입맛에 맞는 아이디어만을 제시하기에 바쁠 것이다. 이런 기업은 위계적 조직 문화부터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된 후 혁신 조직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조치일 지 모른다. 
 
이와 관련해서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울콧(Wolctt)과 리피츠(Lippitz) 교수가 2007년 MIT 슬로운 매니지먼트 리뷰(Sloan Management Review)를 통해 발표한 논문의 내용을 귀담아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사내 기업가 정신이 남다른 기업들의 사례 분석을 통해 기업마다 고유의 특성에 따라 독특한 혁신 조직과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그 유형은 크게 4가지(Opportunist, Enabler, Producer, Advocate)로 분류되는데, 이를 통해 “사내 기업가 정신 발현은 그 기업의 독특한 특성과 여건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첫 번째 ‘기회(Opportunist)형’은 아직 기업의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이다. 따라서 우연한 기회(예: 비공식적 네트워크나 친분, 우연히 고용한 전문가의 아이디어 등)를 통해 사업가 정신이 발휘되는 경우를 말한다. 
 
두 번째, ‘상시 가능(Enabler)형’은 앞서 언급한 구글이 대표적인 회사다. 전체 구성원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의하고, ‘구글 제품 위원회(Google’s Product Council)’를 통해 유망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별도의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 구성원들의 혁신 성향이 강해야 한다. 또한 기술과 시장의 변화를 읽는 안목을 갖춘 경영진이 유망한 아이디어를 선별해 낼 수 있는 선구안이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옹호(Advocate)형’은 일반적으로 기존 사업 부문들을 활성화하거나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신규 사업 모형을 개발해서 기존 사업 부문들에 전수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사내 기업가 정신을 전담하는 조직이 존재하는 경우이다. 200년 전통의 글로벌 기업 듀폰(Dupont)은 1999년 성장 정체에 직면하자, ‘시장 지향적 성장 이니셔티브(Market Driven Growth Initiative)’를 주도할 수 있는 소규모 내부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모든 사업화 단계에서 폭넓은 조언을 제공하고 사업 계획 수립과 관련된 각종 워크숍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듀폰의 기존 사업 부문들의 변화를 독려하는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이 경우는 최고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소수 정예의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생산자형(Producer)형’은 매우 큰 규모의 전용 재원을 가지고 공식적인 신사업 발굴 전담 조직을 두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탐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 유형은 IBM, GE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 핵심 사업 부문과 큰 연관이 없는 신사업 분야의 사업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경우이다(<그림 4> 참조). 
  
5. 기본에 충실한 R&D 
  
또한 조직 내의 사업가 정신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얼마 전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말콤 글라드웰(Malcom Gladwell)이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 」에 소개한 ‘1만 시간의 법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에 따르면, 어느 분야에서든 통달한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 시간의 심도 있는 훈련 과정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한다. 위대한 스포츠 선수, 예술가, 문학가 등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 중, 1만 시간 미만의 노력으로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낸 경우는 없다. 하루 3시간씩 집중 노력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1만 시간은 약 10년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치는 사업가 정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에 도전해 사업가 정신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4년 이상을 남보다 먼저 보고 미리 준비하는 선행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평소 기본기에 충실한 R&D 활동을 전개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P&G社가 마케팅에 올인 하는 기업으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창업 초기부터 업계 최고의 R&D 투자를 해왔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혁신 제품들이 최초 아이디어가 제기되어 제품 개발을 마칠 때까지, 회사는 오랜 기간 끊임 없이 실험되고 연구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이보리(IVORY)는 15년, 타이드(Tide)는 14년, 크레스트(Crest)는 19년, 프링글스(Pringles)는 18년, 팬틴(Pentine)은 10년 등 회사의 대부분의 혁신 제품들이 최소 10년 이상의 노력 끝에 탄생됐다는 것은 이를 잘 말해 준다. 2000년대 들어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아이디어까지도 적극 수용하고 활용하는 ‘C&D (Connect and Develop)’라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략을 실행하는 등 R&D에 대한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렇듯 P&G 성공의 배후에는 역시 기본에 충실한 R&D가 있었다.  
  
6. 실패 용인과 건설적 긴장감의 조화 
  
안철수연구소의 전CEO이자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인 안철수 교수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관리자는 보수를 받는 대가로 조직의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임무입니다. 따라서 현상 유지 이상만 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기업가(Entrepreneur)는 다릅니다. 불확실성이나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우리나라에 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근본적인 이유를 낮은 성공 확률과 한 번 실패했을 때 재기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경영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한 번의 실패와 좌절로 모든 것을 잃는 식으로는 기업가 정신이 지속적으로 발휘되기 어렵다. 실패와 좌절이 값진 교훈이 되어 재도약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저변에 깔려있어야 된다. 다만 안이한 실패가 반복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수준의 ‘건설적인 긴장감(Constructive Tension)’이 유지될 수 있는 조직 풍토 조성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동료 평가(Peer Evaluation)’ 제도나 ‘360도 다면 평가’ 등과 같은 조직 내 적정 수준의 사회적 압력(Peer Pressure)이 유지되게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체계적인 평가 보상 시스템 보완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7. 기업가형 리더의 육성 
  
조직 내 다양성과 중복성의 조화, 구성원들의 상향적 아이디어 활성화, 회사 특성에 맞는 별도의 혁신 조직 운영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마지막으로 앞선 모든 것을 이끄는 선봉장, 즉, 기업가형 리더의 육성도 중요하다.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 사업의 특성, 경영 철학, 조직 문화에 따라 나름대로 고유한 기업가형 리더 육성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가형 리더를 육성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기업가가 성장해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방식과, 다른 하나는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소수의 핵심 인재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해 가는 경우이다. 어떤 방식이 더 바람직한 것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후자의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인재 사관 학교로 잘 알려진 GE와 P&G가 바로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기업가형 리더를 육성하는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먼저, GE는 이미 50년대 후반부터 크로톤빌 연수원을 설립하고, 60년대부터는 전사 차원에서 인재를 발굴하여 기업가로 육성시키는 ‘EMS(Executive Manpower Staff)’ 조직을 운영한다. 특히, 입사 초기부터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기업가형 인재를 육성한다. 예컨대, 신입 사원 시절부터 핵심 인재 풀을 선정해 ‘ELP(Entry-level Leadership Program)’ 과정을 거치게 한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약 2년간 3가지 이상의 관련 직무 로테이션을 통해 GE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있다. 또한 중간 관리자나 경력 사원들의 경우, ‘EMICT (Experienced Manager Internal Career Tracks)’에 선발된 우수 인재는 ‘CAS(Corporate Audit Staff)’와 같은 경력 과정에 포함되어 실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기업가로 육성된다. 다음으로 P&G는 마케팅 직군에 적용하고 있는 ‘브랜드 관리 시스템(Brand Management System)’을 통해 기업가형 리더를 철저히 내부에서 육성한다. 다른 직군과 달리 탁월한 기업가적 자질을 보이며 성과를 내는 인재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육성 경로(Career Track)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재를 조기에 선별해 이들이 젊어서부터 다양한 일을 자기 주도적이고 책임 완결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기업가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학습은 물론 어려움에 처한 사업을 턴어라운드 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예컨대, 잭 웰치(Jack Welch)에 뒤를 이은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역시 각 종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에 발굴되었다. 그리고 GE 플라스틱, GE 가전, GE 메디컬 시스템 등 다양한 사업 경험을 통해서 기업가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 받고 44세라는 젊은 나이에 현 CEO에 선임된 바 있다(<그림 5> 참조).  
  
조급증을 버리고 차근히 준비하는 인내심 필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재 관리, 조직 운영 시스템 전반에 걸친 다양한 혁신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특히, 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제대로 된 기업가 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육성 노력도 필요하지만 적어도 20~30년 이상의 오랜 기다림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도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며 기업가형 리더 육성에 나서야 할 때이다. 특히, P&G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의 혁신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적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가량 끈질긴 R&D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지 않은 채 단지 유행하는 경영 기법을 그대로 모방한다면 더 이상 기업 내의 사업가 정신은 발휘될 수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혁신 기업이 되고 싶다면, 혹시 모를 조급증을 버리고 차분히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아는 배포가 필요하다.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주)부동산중개법인이산 | 박우열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 지하1층 69호(삼창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528-88-00035 | TEL : 010-3777-1342 | Mail : 1004kpwy@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해당사항없음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