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의료기기의 융합화·스마트화 바람'
의료기기 산업에도 융합화·스마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의료기기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지만, 공통적인 것들을 꼽는다면 진단 및 치료의 정확성, 신속성, 편의성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의료기기 변화의 동인이 되는 고객의 요구를 진단, 치료, 사후 관리의 3단계로 나누어 살펴보고, 그에 따른 의료기기 변화의 핵심흐름을 진단해 본다.
최근 우리 주변 산업환경의 변화는 융합화, 복합화, 스마트화 등의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전자 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자·전기·의학·생명과학 등 첨단 과학기술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의료기기 산업에도 일어나고 있다.
의료기기 발전의 동인으로는 환자, 즉 고객의 요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인의 요구, 그리고 과학기술 자체의 혁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의료인의 요구나 기술의 혁신은 결국 고객의 요구와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의료서비스 및 이를 제공하는 주요수단인 의료기기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는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지만, 공통적인 것들을 꼽는다면 진단 및 치료의 정확성, 신속성, 편의성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의료 분야를 진단, 치료, 사후 관리로 구분하여, 고객의 요구 및 그에 따른 의료기기의 변화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살펴보고 변화의 핵심흐름을 정리해 본다.
1. 진단
진단은 질병 발생 유무 및 경중, 진행 상태 등을 파악하여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도록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진단에 사용되는 의료기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는 영상진단기기와 체외진단기기를 들 수 있다.
영상진단기기는 신체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나 기능적 움직임을 영상으로 보여 주는 의료기기로, X-레이, CT, MRI, PET, 초음파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영상진단기기의 발전을 통해 과거에는 피부를 절개해야만 볼 수 있었던 몸 안의 장기나 뼈 등을 절개 없이 쉽게 볼 수 있게 되었고, 혈액의 흐름, 조직의 활성 등 미세한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체외진단기기는 혈액, 소변, 조직 등을 시료로 하여 검사를 수행하는 기기로, 혈당, 호르몬 등을 검사하는 생화학 기기, 항원항체 반응을 통해 감염질환, 임신 등을 검사하는 면역학 기기, 인체나 바이러스 등의 핵산(DNA, RNA)을 검사하는 분자진단 기기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체외진단기기의 발전을 통해 몸 안에 극소량으로 존재하는 성분들을 분석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질병을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 정확성 향상
질병 진단과 관련한 고객의 주요 요구로는 먼저 정확성 향상을 들 수 있다.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질병 초기에 진단을 하는 것이 가능해지므로 치료의 성과가 좋아지고 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질병이 있는데도 없다고 진단하는 ‘위음성(False Negative)’이 줄어들어 최적의 치료를 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질병이 없는데도 있다고 진단하는 ‘위양성(False Positive)’이 줄어들어, 질병이 없으면서도 질병인 줄 알고 고통 받고 의사나 병원까지 불신하게 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상진단기기는 점점 고해상도로 변모해왔다. X-선을 이용하여 신체의 단면을 촬영하는 CT의 경우, 한번에 여러 장의 단면이 촬영되는 다중채널 CT가 개발되면서 촬영속도가 급속히 빨라졌을 뿐 아니라 해상도와 임상적 적용도 개선되었다. 예를 들어 2002년에 16채널, 2004년에 64채널 CT가 소개되면서 심혈관 질환의 진단에도 CT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CT는 현재 640채널까지 상용화되어 있다.
X-선 대신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도 유사한 사례이다. MRI는 CT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신체의 여러 각도에서 촬영이 가능하고, 근육, 뇌 등 연부 조직의 표현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MRI의 경우 해상도는 자기장의 강도에 비례하고, 그 강도의 단위는 테슬라(Tesla)라고 부른다.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MRI는 1.5, 3테슬라인데, 1.5에 비해 3테슬라 기기는 더 빨리, 더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고, 환자의 움직임에 의한 해상도 저하도 덜하여 정확성 향상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이미 7테슬라 MRI가 개발되었고, 9테슬라 MRI도 개발되고 있는 만큼, 고해상도를 향한 영상진단기기의 발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기 자체의 해상도를 높이는 외에, 조영제도 정확성 향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조영제는 먹거나, 주사, 흡입 등의 방법으로 투여하여 신체 구조나 병변을 주위와 잘 구별할 수 있게 도와 주는 약품이다. MRI에는 조영제가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뇌의 종양을 진단하는 등의 일부 경우에는 조영제가 사용된다. 초음파에도 조영제가 잘 사용되지 않지만, 최근 심근관류(Myocardial Perfusion) 진단용 조영제가 개발되는 등 특수 목적에 맞는 조영제가 개발되고 있다.
영상진단기기의 융합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CT나 MRI는 인체의 해부학적 정보를 주로 보는 기기인데 반해, PET는 생리·화학적, 기능적 영상을 보는 기기이다. 즉, PET는 인체 내의 대사나 조직 활성 등을 보여 줄 수 있으므로, 암 조직처럼 다른 대사활동을 보이는 조직을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PET는 암 발생 및 전이 여부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주지만, 해부학적 영상을 보여주지는 못 하므로 정확한 위치 확인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따라서 두 종류의 기기를 융합하면 각 기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진단의 정밀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다. 현재 PET-CT는 상용화 되어 있고, PET-MRI는 상용화 단계에 다다랐다.
정확성 향상과 관련하여, 영상진단의 지능화도 중요한 추세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영상진단기기로 촬영한 영상을 전문가가 육안으로 판독하는 형태로 진단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영상진단기기의 발전에 따라 데이터 발생량이 급증하게 되었고, 의사의 판독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게 되었다. 지능형 영상진단 보조시스템(CAD)은 영상 처리기술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로, 1차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가 정확하고 빠른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신속성 향상
병·의원, 보건소 등에서 혈액을 뽑아 검사를 할 때, 병원 내에 중앙검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검사실에 있는 대형 검사기기로 검사를 하게 된다. 중앙검사실이 없는 경우, 또는 내부적으로 하기 힘든 특수검사인 경우, 외부의 검사기관에 시료를 보내어 검사결과를 받게 된다.
병원 내 중앙검사실에서 검사를 하든, 외부 검사기관에서 검사를 하든, 일단 채취한 시료를 검사실로 보내야 하고, 또 검사기기 별로 한 배치(Batch)에 들어가는 샘플 수가 정해져 있어서 필요한 만큼의 샘플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또한 대형 검사기기의 경우 기기를 돌리는 데에도 20~4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검사 수가 아주 많은 대형 병원의 경우에는 지체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검사결과를 보기 위해 수 시간~ 수 일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POCT(Point-of-care test, 현장진단기기)가 개발되었다. POCT의 쉬운 예로는 혈당계를 들 수 있다. 혈액을 묻힌 후 빠른 시간 내 바로 결과를 볼 수 있는 혈당계처럼, 수술실, 진료실 등 환자 바로 옆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몇 분 내 결과를 볼 수 있는 POCT를 통해 신속한 판단 및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자체 검사실을 갖추지 않은 소형 병·의원에서도 외부 검사기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POCT는 응급실에서도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심근경색을 예로 들어보자. 심근경색의 경우 발생 3시간 내에 항혈전제 투여나 스텐트 삽입술 등 적절한 처치를 하여야만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 진단을 위해서는 심전도 검사, 혈액검사 등이 실시되는데, POCT를 이용한 혈액검사를 구급차 내에서, 또는 응급실에 도착해서 바로 진행할 경우, 시간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신속성 향상의 또 다른 예로는 디지털 X-레이를 들 수 있다. 전통적인 X-레이 시스템은 필름을 사용하였으나 선진국 중심으로 이를 디지털 X-레이가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 X-레이 사용을 통해 필름 현상, 필름 이동 등에 기인한 시간 지연이 제거되었고, 그 외에 많은 장점이 추가되었다. 영상 정보가 필름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보관되면서, 물리적인 저장공간이 필요치 않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 열어보거나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며, 원하는 부위를 확대해서 보거나 해상도를 높여 보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기존의 X-레이보다 방사선 노출량도 감소되었다.
● 접근성 향상
CT, MRI와 같은 대형 영상진단기기는 가격이 비싸고 크기가 크며 전문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해서 중소 병·의원이나 개발도상국의 병·의원에서는 구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최근 뇌 진단용 MRI, 정형외과용 MRI 등 부분진단용 영상진단기기가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부분진단용 기기는 대형 기기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작은 크기로, 중소 규모의 전문병원이나 개발도상국에서 사용됨으로써, 기존의 CT, MRI에 접근하기가 힘들었던 환자들에게 진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POCT도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의료시설이 낙후된 저개발국의 경우 말라리아 등 감염성 질환에 걸려도 진단이 늦어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POCT 기기가 있으면 의사나 간호사가 방문 진단 및 약물 투여 등을 할 수 있게 되어 치료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정확성, 신속성, 접근성 등의 여러 가지 요구는 서로 상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신속성과 접근성에 초점을 맞춘 POCT는 대형 검사기기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검사 종류에 따라 대형 검사기기에 비해 건당 검사비가 더 높은 경우도 많다. 또한 아직 검사할 수 있는 항목 수가 충분히 많지 않아 POCT 기기를 구비하고도 외부 검사기관에 시료를 보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POCT가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검사 가능 항목이 지속적으로 추가되어야 할 것이고, 대형 검사기기와 대등한 수준으로 정확성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며, 건당 검사가격 또한 낮춰져야 할 것이다.
POCT가 발전하고 널리 보급될수록, 병원 내 중앙 중앙검사실 및 전문검사기관에서는 POCT로 할 수 없는 하이테크 검사에 집중함으로써 전반적인 진단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치료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기기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 제세동기, 심박조율기 등 심장질환용 기기, ▲ 백내장 수술기기, 시력교정 수술기기 등 안과질환용 기기, ▲ 치과용 레이저, 치아교정용 기기 등 치과질환용 기기, ▲혈액투석기 등 신장질환용 기기, ▲ 각종 에너지원을 조사하는 방사선치료기, 초음파치료기, ▲ 복강경수술용, 정형외과수술용 로봇, ▲ 그 외 스텐트, 인공관절, 임플란트 등 체내에 삽입되는 제품도 모두 치료용 의료기기로 분류될 수 있다.
● 정밀성 향상 및 후유증 최소화
질병 치료와 관련한 고객의 주요 요구로는 정밀성 향상 및 후유증 최소화를 들 수 있다. 주변의 장기나 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치료가 되어야 할 부위만 정확하게 치료함으로써, 치료의 효과도 높이고 후유증도 감소되어 회복기간 단축 및 치료비용 감소 등의 요구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먼저 방사선치료기기를 예로 들 수 있다. 약물요법, 수술요법과 함께 암 치료법의 하나인 방사선요법에 사용되는 방사선치료기기는 X-선 또는 감마선 등의 방사선을 환부에 조사함으로써 조직 또는 세포를 파괴하는 기기이다. 이 경우 암 조직 등 원하는 부위만 파괴가 되고, 주변의 정상 조직은 손상되지 않아야 하므로 치료 부위를 정확하게 선정하여야 하고 방사선량이 정밀하게 제어되어야 한다.
따라서 방사선이 오차 없이 정확한 위치에 도달하고, 방사선 세기와 각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방사선 발생기가 꾸준히 개량되어 왔고, 또한 영상진단기기와의 복합화가 진행되었다. 방사선요법 시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CT 등의 영상진단기기로 촬영한 영상을 기반으로 해서 치료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사전에 찍은 영상만으로는 환자 자세의 미세한 변화 등을 반영하기가 어렵다. 영상진단기기와의 복합화는 치료계획 단계뿐 아니라 치료단계에서도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하며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해 준다. 현재는 CT나 초음파와 결합된 방사선치료기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향후 기술 발전에 의해 MRI와 결합된 방사선치료기기 등도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복강경 수술로봇을 예로 들 수 있다. 자궁근종 등의 산부인과 수술, 담낭 절제술 등의 일반외과 수술, 전립선암 등의 비뇨기과 수술 등에 두루 사용되는 복강경수술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배꼽을 비롯한 복부에 3~5개의 구멍을 뚫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특수 카메라가 부착된 복강경(내시경의 일종)과 수술 도구 등을 구멍으로 넣어 모니터로 내부 영상을 보면서 수술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구멍을 1개만 뚫어 수술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개복수술의 경우 피부를 많이 절개하게 되므로 출혈과 통증이 많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복강경수술은 회복 시간이 짧을 뿐 아니라 흉터가 적게 남아 환자들의 심적 고통까지 경감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복강경 수술은 수술로봇인 다빈치의 보급으로 더욱 발전되었다. 절개한 구멍으로 로봇팔과 카메라가 들어가고, 의사는 콘솔에 앉아 화면을 보며 로봇팔을 조정하게 된다.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 비해 수술범위가 넓고 손 떨림이 적으며 고해상도 영상진단 이미지를 보면서 수술할 수 있어 더욱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방사선치료기기나 수술로봇의 예에서 본 것과 같이, 질병 치료 부문에서는 절개를 최소화하면서도 원하는 정밀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는 ‘최소침습’ 또는 ‘비침습’ 시술이 앞으로도 계속적인 추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침습/비침습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영상진단기기와 결합된 시각화 기술이 매우 중요하므로, 정교한 영상진단기기 및 이를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시각화할 수 있게 도와 주는 영상 처리 프로그램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방사선치료기기와 수술로봇의 결합과 같이 좀 더 광범위한 기기간 융·복합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 사후 관리
병원에서의 치료 중 또는 치료 후에 가정에서의 자가 관리 단계를 사후 관리로 정의하였다. 사후 관리에 사용되는 주요 의료기기로는 가정용 측정기기를 들 수 있다.
● 편의성 향상
고혈압을 치료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당뇨도 철저히 관리하면 망막증, 신증과 같은 합병증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다. 주기적인 심전도 체크는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의 발생이나 진행경과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따라서 가정용 측정기기를 비치하고 주기적으로 생체신호를 측정함으로써, 증세가 더 악화되지 않았는지, 약물 투여가 효과가 있는지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몸을 모니터링하다 보면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운동, 식이 등의 생활습관 변화가 몸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더 잘 알게 된다.
가정용 측정기기의 변화 방향으로는 먼저 무자각/무구속/비침습을 들 수 있다. 가정용 측정기기는 평생을 두고 사용해야 하는 만큼 사용 편의성이 매우 중요하다. 측정 방법이 쉽고, 휴대가 용이해야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측정기기가 의류, 액세서리, 스마트폰 등에 녹아 들어가 상시적으로 신체 상태를 모니터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사용자는 측정기기를 휴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지 못하게 되고, 생활 패턴에 전혀 구속을 받지 않아도 된다.
또한 혈당계의 경우 바늘로 찔러 혈액을 뽑는 침습적인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비침습 혈당계의 경우 정확도가 낮아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편의성을 개선시킨 비침습 측정기기 개발을 위한 노력이 지속될 것이다.
두번째 변화방향으로는 스마트화를 들 수 있다. 최근 측정기기의 데이터가 PC, 스마트폰 등으로 자동으로 무선전송되어 클라우드 상의 개인 건강기록(PHR)에 축적되는 것이 가능해졌다. PHR은 스마트폰, PC 등을 통해 언제든지 접속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의 자가관리나 의사의 진료에 이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축적된 데이터는 지능형 임상진단 보조시스템(CDSS)을 통해 1차적으로 분석되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실시간으로 사용자 본인이나 보호자, 병원 등으로 연락이 취해지게 될 수 있으므로, 상시적이고 빈틈 없는 관리가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의료기기 및 관련 의료환경의 스마트화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 측정기기와 모바일 통신기기의 발전, 원격건강관리와 원격의료 등을 포함하는 u-Healthcare 산업의 발전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지금까지 고객 요구의 관점에서 의료기기의 발전에 대해 살펴 보았다. 정확한 진단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고해상도 및 융합 영상진단기기가 발전하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능형 영상진단 보조시스템의 발전이 뒤따랐다. 신속성과 접근성이라는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된 POCT는 검사 항목의 다양화, 정확성 및 경제성 향상이라는 추가 요구를 일으켰고, 그 요구가 충족됨에 따라 POCT의 사용처는 병원, 가정으로 더욱 확대되어 광범위한 수요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고객의 새로운 요구 및 그에 부응하기 위한 의료기기의 융합화, 스마트화 등이 반복됨으로써 의료기기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결국 전반적인 의료의 질 또한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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