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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모바일 혁명이 아프리카를 바꾼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휴대폰이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불과 5년 만에 가입자수는 3.8배 늘었으며, 휴대폰 가입자수는 12%에서 41%까지 증가했다. 시장개방을 통해 민간투자를 유치한 각국 정부의 정책과 이동통신사들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다. 
 
아프리카에서 휴대폰 보급률 증가는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의 소식을 접하면서 새로운 생각에 눈뜨기 시작했다. 휴대폰과 SNS를 매개로 형성된 공감대는 지난 30년간 이어져온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으며, 폭력과 인권유린을 멈추는 계기가 되고 있다.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가격 정보는 도시에서 먼 시골지역에 있는 사람의 경제적 의사결정을 지원함으로써 가계의 소득 증대에 기여한다. 또한 휴대폰 통화시간은 전자화폐와 유사한 역할을 하며 아프리카 경제의 윤활유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휴대폰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거나, 일자리를 제공하며,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휴대폰이 사람들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에 불고 있는 모바일 혁명의 바람은 한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생명력을 가질 전망이다.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일에 눈을 떴고, 각종 비영리 기구와 많은 민간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이런 고객 니즈를 구현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모바일 혁명으로 시작된 아프리카의 새로운 미래는 이제 시작이다. 
  
  
< 목 차 > 
  
Ⅰ. 아프리카에서 일고 있는 모바일 혁명 
Ⅱ. 아프리카의 삶이 바뀌고 있다 
Ⅲ. 아프리카의 모바일 혁명, 어떻게 접근하나
 
  
  
Ⅰ. 아프리카에서 일고 있는 모바일 혁명 
  
 
최근 아프리카의 시골 마을에서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까지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조달하는 곳이 늘었기 때문이다. 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발전 시스템 가격이 80달러 남짓인 반면 휴대폰 충전을 위해 전기가 들어오는 이웃동네까지 오가는데 드는 비용이 매달 20달러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경제적인 대안이다. 게다가 휴대폰을 충전하고 남은 전기는 석유등 대신 밤에 LED 조명을 켜는데 사용된다. 더불어 이웃집 휴대폰을 대신 충전해주면 20센트의 부수입도 생긴다. 
 
지난 몇 년 사이 아프리카에서 급격히 높아진 휴대폰 보급률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휴대폰 보급의 확대가 소소하게는 신재생 에너지, LED 등 신제품 수용을 원활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크게는 더 나은 삶을 찾을 기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는 IT기술을 통해 저소득층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려는 ICT4D(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for development)의 대안들 중에서도 휴대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화, 인터넷보다 보급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보급 확대가 가져오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모바일 혁명이 아프리카의 미래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아프리카에서도 휴대폰 보급 가속 
 
신흥국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세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2010년 말 휴대폰 가입자 53억 명 중 38억 명, 약 72%가 신흥국에 거주한다. 또한 휴대폰 보급률이 선진국에서는 116%에 이른 반면 신흥국에서는 아직 68%에 불과해, 시장 성장 측면에서도 신흥국이 유리하다. 실제로 지난해 모바일 시장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약 3억 명에 이르는 중국과 인도의 신규가입자였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에는 아프리카에서도 휴대폰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해 왔다. 2005년 8,800만 명에 불과했던 사용자가 2010년 3억 3,300만 명으로 약 3.8배 증가했다. 아프리카 전체의 휴대폰 가입률로 봤을 때, 12%에서 41%로 급격히 상승한 수치이다. 소득이 낮은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인당 총생산이 채 1,000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말라위, 탄자니아 등에서도 2009년 휴대폰 보급률은 각각 16%, 40%에 이르고 있다. 
 
물론 이 수치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여러 사람이 한 대의 휴대폰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망내 할인 폭이 클 때는 한 명이 여러 개의 심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집계기관에 따라서 오차도 큰 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휴대폰 보급률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케냐의 이동통신사 사파리컴(Safaricom)은 1999년 당시, 2020년에야 케냐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3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미 2009년 자사의 가입자 수만 1,400만을 넘겼다고 발표했다. 
 
최근 IT 전문지 Internet Research에 따르면 실제 아프리카의 휴대폰 보급률은 훨씬 높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선진국에 비해 아프리카에서는 구매력이 없는 15세 이하의 어린이 비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15세 이하 인구의 비중이 프랑스, 영국이 각각 19% 수준인데 라이베리아에서는 42%, 케냐에서는 43%에 이른다. 때문에 실제 휴대폰을 구매할 능력이 있는 15~64세를 기준으로 휴대폰 보급률을 다시 계산하면 케냐의 휴대폰 보급률은 기존 추정치인 50%에서 거의 100%로 높아지며, 라이베리아 역시 31%의 두 배 수준인 60%에 달한다. 
 
향후 아프리카에서는 모바일 인터넷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비싼 PC를 구입하기보다는 널리 보급된 휴대폰을 사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구밀도가 낮고, 도로, 우편, 교통, 전기 등 기본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지역에 유선 인터넷을 깔기보다는 모바일 인터넷을 보급할 확률도 높다. 이미 2010년 신흥국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 인구가 3억 900만 명(보급률 5.4%)으로 유선 인터넷 사용인구 2억 5,100만 명(보급률 4.4%)을 넘어섰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아프리카 역시 유선 인터넷 사용자가 100만 명(보급률 0.2%)인 반면,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2,900만 명(보급률 3.6%)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아프리카 주요 통신사 중 하나인 MTN의 경우 올해 상반기 데이터 매출이 46%, 경쟁사 Vodacom의 경우 41%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휴대폰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선진국처럼 스마트폰으로 풀 브라우징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처폰용 WAP 브라우저로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0년 한 해 동안 아프리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노키아(Nokia) 휴대폰의 기본 웹 브라우저 오페라 미니(Opera Mini)의 사용이 크게 늘었다. 그 중에서도 수단과 짐바브웨에서는 페이지 뷰가 전년대비 각각 49배, 23배, 데이터 전송량이 37배, 14배 증가하여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페이지 뷰로 따졌을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98.7%, 나이지리아가 205.2%, 이집트가 231.1% 증가하는 등 아프리카 주요국에서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매우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의 주요 통신사들도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고도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협회 GSMA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3G 모바일 인터넷 HSPA는 2006년 2분기 이집트,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시작으로 우간다, 나이지리아, 케냐 등으로 꾸준히 확대 보급되어 왔으며, 2010년 1분기까지 430만 명이 가입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도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이동통신사들도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온라인 IT전문 매체 Telecoms.com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HSPA를 포함한 3.5G+ 가입자는 2009년 말 620만 명에서 2014년 말 1억 3,851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4G에 해당하는 WiMAX 가입자수는 같은 기간 19만 명에서 253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중동의 WiMAX 가입자수가 11만 명에서 72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성장세임을 알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가격장벽 극복 
 
다만 아프리카에서 휴대폰 요금 수준은 구매력 대비 상당히 비싼 편이다. 국가간 통신요금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ICT basket Index 중 휴대폰 요금에 해당하는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동일 수준 휴대폰을 사용했을 때 인당 국민소득 중 휴대폰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덴마크, 미국, 영국 등이 0.5% 안팎인데 반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집트 등은 2.5%를 넘어서며, 나이지리나, 케냐 등은 10%를 넘고 있다. 특히나 우간다, 니제르 등에서는 각각 23%, 56%를 차지한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휴대폰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이동통신시장을 개방함으로써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동통신사간 경쟁을 통해 요금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의 통신사업자들은 선진국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여 가입자수를 늘리고 있다. 우선, 선불제가 다수 채택되고 있으며, 단돈 1~2 달러만 충전해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일례로 이집트 국내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이 가장 높은 Mobinil의 경우, 선불제 가입자가 2006년 90.8%, 2007년 95.6%, 2008년 96.8%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충전해둔 요금이 부족할 경우 상대방에게 회신전화를 요청할 수 있는 플래시백(Flashback)이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었던 삐삐처럼 상대방이 호출을 받고 다시 전화할 수 있도록 한두 번 신호가 울리고 끊어지는 식이다. 
 
더 나아가 아프리카의 시골 지역에서는 빌리지폰(Village phone)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과거 방글라데시에서 비영리기관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이 창안한 것으로, 개인이 소액 대출을 받아 장만한 휴대폰을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우간다, 콩고 등에서 유사한 방식이 채택되었으며, 2007년에는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 산하의 국제금융공사(IFC)가 인당 GDP가 1,000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말라위, 마다가스카르 등지에서 휴대폰을 보급하기 위해 빌리지폰 모델을 채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Ⅱ. 아프리카의 삶이 바뀌고 있다 
  
 
휴대폰이 보급됨에 따라 아프리카 저개발국 사람들의 생활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을 넘어 새로운 세상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빌리지폰의 경우 소액대출을 받아 휴대폰을 장만하고, 이를 마을 사람들에 빌려주면서 소득을 얻었던 여성 기업가들은 사업을 확장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냈다. 2006년 노벨 상 수상자인 비영리 기관 그라민 은행의 Muhammad Yunus는 휴대폰을 가지는 것은 몇 년 뒤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카드를 가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휴대폰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생각, 경제, 사회, 의료, 교육을 전달하는 매체가 되고 있다. 
 
1. 휴대폰, 생각을 바꾸다 
 
처음 아프리카에서 휴대폰의 유용성이 입증된 곳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전쟁지역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승패를 가르는 만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을 사용할 유인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誌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인 Celtel이 시에라리온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내전을 들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휴대폰은 오히려 민주화를 가능케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휴대폰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시야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대폰은 SNS와 함께 부당한 현실을 다른 사람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인 동시에, 온오프라인에서 뜻을 같이하는 불특정 다수를 연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일례로 올해 초,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촉발된 시민혁명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주목받고 있다.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폭력과 과잉 진압의 현장이 SNS를 타고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빈부격차, 높은 실업률, 부정부패로 고통받던 아프리카 일반 대중들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권유린,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데에도 문자메시지가 사용되고 있다. 2007년 나이지리아의 대통령 선거 당시,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휴대폰을 든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EU에서 파견한 참관자와 별개로 나이지리아의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선거 현장을 지켜보면서 문자메시지를 사용해서 현지 상황을 서로에게 신속하게 전달한 것이다. BBC에 따르면 NMEM(Network of Mobile Election Monitors)라고 불린 이 프로젝트는 그룹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인 Frontline SMS를 이용하였다. 2008년 케냐의 변호사 오리 오콜로(Ory Okolloh)가 창안한 우샤히디(Ushahidi) 역시 문자메시지로 전달받은 폭력, 인권유린, 재난 등의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도상에서 보여주는 웹페이지이다. 
 
2. 경제의 새로운 윤활유 
 
정보 접근성 개선를 통한 생산성 제고 
 
또한 휴대폰의 보급은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에도 기여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휴대폰 보급률이 10% 증가하면 신흥국 GDP는 0.8% 증가한다. 구체적으로 휴대폰은 생산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근처 지역에 위치한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줌으로써 경제적 거래를 가능케한다. 
 
무엇보다도 휴대폰을 통해 쉽게 가격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교통, 도로, 통신, 우편 등 대부분의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에서는 개인이 좋은 가격에 상품을 거래하려면 상당한 발품을 팔아야 한다. 특히 중소도시의 지역민들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시장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중간 유통상이 제시하는 가격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휴대폰은 이런 번거로움 없이 실시간으로 시장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계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경제학자 로버트 젠슨(Robert Jensen)에 따르면 인도 서부의 Kerala 지역에서는 휴대폰의 보급으로 인해 어업 종사자들의 소득은 8% 높아진 반면, 소비자 가격은 4% 낮아졌다. 휴대폰으로 여기저기 가격을 미리 알아본 다음 배를 정박시킬 곳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착안하여 케냐에서는 KACE(Kenya Agricultural Commodity Exchange)가 이동통신사 Safaricom과 함께 실시간으로 농산물 가격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회 이용하는데 약 20센트의 비용이 들지만, 마을 단위로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전체가 부담할 경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우간다에서는 농작물의 시장 가격을 문자로 알려주는 Farmer’s Friend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더불어 작황을 결정하는 날씨, 강우량뿐만 아니라 주변 재료로 제초제 만드는 방법 등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는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또한 휴대폰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선진국에서 인터넷 직거래를 하는 것처럼 아프리카에서도 휴대폰으로 직거래를 하는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의 경우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정보가 닿는 곳에 반드시 물류가 닿지는 않는다. 따라서 정보의 효용 가치가 근교로 한정된다는 약점은 존재한다. 구글에서는 Google Trader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생산자가 팔고 싶은 재화를 올리면, 일정 반경내의 잠재 소비자가 문자 서비스를 통해 잠재 거래 상대를 검색하는 방식이다. 제품을 팔 때는 문자 첫머리에 SELL이라고 입력하고, 품목, 가격, 장소, 연락처 등의 정보를 포함해서 지정된 번호로 문자를 발송하면 자동으로 상품이 웹사이트에 게시된다. 주변 지역에서 팔고 있는 제품을 검색할 때에도 문자 첫머리에 BUY라고 입력하고, 현재지역, 제품명 등의 정보를 지정된 번호로 발송하면 그 결과를 문자로 받아볼 수 있다. 
 
전자화폐, 아프리카 경제의 새로운 윤활유 
 
대다수의 사람들이 은행 계좌를 트고, 인터넷 뱅킹에 가입한 다음에야 모바일 뱅킹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아프리카에서는 휴대폰 선불 계정을 은행 계정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은행 지점이 턱없이 부족하고, 인터넷 보급률이 휴대폰 보급률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길가에 늘어선 ATM 기기에서 돈을 입금하는 것처럼, 아프리카에서는 휴대폰 요금을 선불로 충전할 수 있는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돈을 주고 휴대폰 선불 계정을 충전하거나 송금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7년 케냐의 이동통신사 Safaricom은 문자메시지로 돈을 송금하는 서비스 M-Pesa를 출시했다. 휴대폰 사용자가 선불로 충전소에 돈을 주면, 충전소에서는 사용자 계정에 금액을 충전하고 그 돈을 다시 사용자가 지정한 다른 사람 휴대폰 계정으로 보내준다. 이 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며, 돈을 받을 사람은 받은 문자메시지를 충전소에 보여주면 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주로 젊은 남자들이 고액의 우편 수수료를 물지 않고서도 도난이나 분실의 위험 없이 도시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시골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할 때 사용했다. 최근에는 1,600만 명의 사파리컴 가입자 중 1,200만 명이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되었으며, 이미 40개국에서 유사 서비스가 등장할 정도로 성장했다. 
 
향후 M-Pesa와 같은 모바일 화폐는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통화이자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다. 적용 범위가 수업료, 대금결제 등을 넘어 택시비로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의 순환속도를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M-Pesa는 1~2달러 정도의 소액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은행계좌를 트지 못하는 저소득층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타임誌에 따르면 최근 사파리콤은 케냐의 은행인 Equity Bank와 협력을 통해 실제로 휴대폰 계정과 은행 계좌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휴대폰 통화시간(airtime)이 화폐처럼 사용되어 왔다면 이제는 진정한 의미의 전자화폐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고용창출의 기회를 만드는 휴대폰 
 
휴대폰은 일자리 창출에도 적잖이 기여하고 있다.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기지국, 휴대폰 판매점, 요금 충전소 등에서 사람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공중전화처럼 휴대폰을 빌려주거나, 발전기를 가동시켜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서비스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도 등장했다. 
 
또한 휴대폰은 저소득층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실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금이 부족한 이발사는 상점을 여는 대신 휴대폰과 오토바이를 구입한다. 고객의 전화를 받고, 고객의 집까지 찾아가서 머리를 다듬어주기 위함이다. 시골에서는 언제 팔릴지도 모르는 공예품을 들고 왕복 몇 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매일 지나는 대신, 위탁 판매상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재고가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을 때마다 한번씩 방문하는 자영업자도 등장했다. 
 
게다가 휴대폰은 노동시장에서 고용주와 근로자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 PC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일자리를 찾는 것처럼 신흥국에서는 문자메시지로 일자리를 찾는 것이다. 신흥국에서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이들은 휴대폰으로 주변 지인에게 일자리가 있는지 먼저 물어본다. 인도에서는 이들에게 더 넓은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소부, 요리사 등 일용직 구직 정보를 게시하는 Babajob(www.babajob.com)이란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가입해두면 일자리 정보를 문자메시지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구인/구직 방식이 아프리카에 도입된다면 다수의 저소득층 구직자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면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모바일 클라우드 소싱(mobile cloud sourcing)이 등장했다. MIT의 나단 이글이 제안한 txteagle은 서비스 가입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질문을 던지면 여기에 답한 사람들에게 M-pesa와 같은 모바일 머니를 송금하는 방식이다. 휴대폰을 통해 지식을 빌리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다수를 향한 아웃소싱이다. 주로 현지어로 번역하거나, 현지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할 때 사용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넓은 지역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서도 비용 효율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코노미스트誌에 따르면 최근 한 기업은 아프리카 전역에 광고가 제대로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이용한 바 있다. 현재 약 80개국, 220개 통신사, 20억 명이 txteagle에 참여하고 있다. 
 
3. 사회 자본 제고에 기여 
 
의료, 인프라 부족을 모바일 혁신으로 극복 
 
아프리카의 의료 서비스는 전문 인력, 약품, 의료설비 등에서 턱없이 부족하다. WHO에 따르면 이집트,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몇 개국을 제외하면 인구 1만 명 당 의사 수는 3~4명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심지어 잠비아, 소말리아 등지에서는 채 1명에 못 미친다. 게다가 의료진은 더 높은 소득을 얻고자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 지역의 경우 의료혜택을 누리기는 요원한 일이다. 여기에다 높은 의료 비용도 저소득층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휴대폰은 각지에 흩어져있는 환자에게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또 다른 채널이 되고 있다. 일례로 우간다에서는 사용자가 문자메시지로 질문하면, 문자메시지로 의료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주변 의료기관의 위치를 알려주는 Clinic Finder, 에이즈와 임신 등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Health Tips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반대로 산재한 정보를 하나로 모아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도 문자 메시지가 사용된다. 특히 전염병 발생 추이를 지켜보거나 각종 재난이나 재해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여 의료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할 때 유용하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만큼 종이로 작업하거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곳을 찾는 동안 지연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우간다에서는 비영리기관 AED SatelLife가 문자메시지로 지역의 보건 상태를 보고하고, 이를 중앙서버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휴대폰을 사용해서 적시성을 보장함으로써 간결하지만 혁신적인 의료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곳도 있다. 현지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병의 경우 교육받은 현지인이 간단한 검사와 함께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의사에게 환자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문자메시지는 간단한 검사결과를 포함한 의료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가 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에게 위기상황을 보고하고 조언을 구하는 매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말리에서는 비영리 기관 Pesinet이 영아 사망률을 낮추고, 영양실조를 파악하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아이의 나이, 키, 체중 등을 중앙서버에 보내면 진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의사진단, 약값까지 포함한 서비스료는 한 달에 인당 1.05달러에 불과하다. 또한 이런 방식은 현지인에게 지역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5가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비영리기관 HealthStore와 문자메시지가 결합할 경우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질병을 다루는 대신 일상적인 질병에 주력하되, 현지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빠르게 서비스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폰은 의료 인프라 부재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WHO에 따르면 연간 유통되는 가짜약은 10~15%이며, 국가에 따라서는 80%까지 증가한다. 가나와 나이지리아에서는 비영리단체 MPedigree가 생명을 위협하는 가짜 의약품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한 방식을 제안했다. 구매자가 포장지에 붙어있는 패널을 긁으면 일련의 코드가 나오는데, 이를 문자로 보내면 컴퓨터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가 검색해서 정품인지 아닌지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문자 서비스 비용은 제약회사가 부담하는데, 제약사 입장에서도 정품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육 확대로 새로운 아프리카를 꿈꾼다 
 
신흥국에서 교육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아프리카에서도 초등교육 수혜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도 성인 문자해독률(total adult literacy rate)이 63%까지 높아졌다. 아프리카의 초등교육 출석률(primary school net attendance ratio) 역시 65%에 달하며, 인당 총소득(GNI per capita)이 채 5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빈국 중 하나인 브룬디, 시에라리온에서도 초등교육 출석률이 30% 포인트 이상 높아져져 약 70%에 이르고 있다. 물론 에티오피아, 잠비아, 중앙아프리카처럼 이보다 낮은 곳도 존재한다. 
 
이처럼 교육여건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프리카에서는 문맹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 시골 지역, 저소득층, 여성 등이 대표적이다. 휴대폰은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문자 서비스는 읽고 쓰는 것을 연습하는 기회인 동시에, 학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는 계기도 되고 있다. 글을 모르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싼 음성전화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파키스탄의 이동통신사 Mobilnk는 비영리기관 유네스코와 함께 여자 어린이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문자서비스로 다양한 주제의 읽을 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참가자 가족의 56%가 반대했으나, 시험을 통해 학습 효과가 입증되면서, 마지막에는 87%가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2009년부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휴대폰으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학생이 편한 시간에 휴대폰으로 자주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MXit에 접속하여, 난이도별로 미리 준비된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학습 시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학교를 못 갈 때도 이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휴대폰은 중등교육, 직업교육 등 필요에 의해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원하는 사람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초등교육을 받은 사람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중등교육 수혜자는 20% 언저리로 다른 대륙에 비해 현저히 적다. 교육비가 비싸고, 나이가 들며 생계에 대한 책임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배움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의 상당수가 현지어와 함께 영어, 프랑스어 등을 공용어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대폰으로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저렴한 언어 컨텐츠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유사한 니즈를 가진 방글라데시에서는 영국의 BBC가 휴대폰으로 언어학습 컨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BBC Janala를 2009년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출시한지 불과 9달 만에 가입자가 300만 명을 넘고 있다. 최근 노키아는 나이지리아에서 저가형 휴대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컨텐츠 포털 서비스 Ovi Life Tools를 출시했다. 여기서는 영어학습 컨텐츠가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컨텐츠 별로 소액으로 결제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혁명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모바일 인터넷이 아프리카 교육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선진국에서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모바일 기기가 기존 교육을 보조하는 수단이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IT 전문 블로그 Gizmo Watch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인적자원부(Indian Human Resource Development) 장관 Kapil Sibal은 35달러짜리 태블릿 PC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시장에서 100달러 근처의 태블릿 PC들이 출시되고 있다. 향후 교육 컨텐츠 개발이 뒷받침 된다면 아프리카에서 모바일 혁명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이다. 
 
다만 신흥국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한 교육 서비스는 선진국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 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교육 컨텐츠들은 사용자와 인터렉티브하게 소통하고, 복잡한 내용을 보다 생생하고 실감나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다. 모바일 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스마트폰은 궁금증을 즉각적으로 해소시켜주는 작은 학습창이 되고 있다. 하지만 첨단기기 사용 경험이 적은 아프리카에서는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더 중요하다. 또한 높은 통신요금으로 인해 최대한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SMS/MMS 형태의 교육 컨텐츠가 현실적이다. 가격장벽을 극복하기 과거 마을 단위로 한대의 휴대폰을 공유했던 것처럼, 교육 컨텐츠 역시 마을 단위로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Ⅲ. 아프리카의 모바일 혁명, 어떻게 접근하나 
  
 
이처럼 모바일 혁명은 정치, 경제, 고용, 의료, 교육 등 다방면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지상 최후의 시장으로 일컬어지는 아프리카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첫째, 앞으로도 아프리카 모바일 혁명의 키워드는 ‘보다 나은 삶’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신흥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저가 휴대폰, 에너지 절약형 통신 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흥국 고객이 원하는 진정한 고객가치가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열망에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생활비의 상당부분을 휴대폰 및 모바일 기기에 투자한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디젤 발전기,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면서까지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곳에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이 아프리카 사람들이 가진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열망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현지의 비영리기관, 정부기관과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그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접근 루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신흥국에서 주목받는 초저가 제품들은 단순히 첨단기술을 적용하거나, 대량생산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얻어진 것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깨달음과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기존 재화나 서비스의 컨셉과 기술을 재조합함으로써 신흥시장, 특히 아프리카라는 가혹한 환경에서 견딜수 있도록 재디자인 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일례로 선진국에서 생각하는 전자화폐는 기존의 신용카드처럼 상점마다 인프라가 갖춰진 이후에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아프리카의 전자화폐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재화인 휴대폰 통화시간을 응용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진국에서는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격진료에 접근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인력부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격의료가 정착되기 시작할 것이다. 
 
둘째, 더욱 보편적인 혁신을 위해서도 향후 아프리카 모바일 혁명의 방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는 책의 저자 C.K. Prahalad 교수가 말한 역혁신(Reverse Innovation)처럼 신흥국에서 촉발된 혁신이 선진국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저소득층의 존재는 비율의 차이일 뿐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케냐의 M-Pesa는 은행계좌가 없는 미국이나 유럽의 저소득층에게 매우 유용한다. 선불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신용정보가 없어도 은행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글로벌 로밍이 지원되는 통신사라면 유럽, 미국 등지에서도 아프리카에 있는 가족에게 적은 수수료로 돈을 보내고자 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프리카의 혁신이 다른 대륙의 신흥국 시장에서 좋은 사업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선진국의 혁신은 종종 신흥국에게는 맞지 않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다를 뿐만 아니라 제반 인프라가 갖춰진 정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NGO, 비영리 기관들이 웹이나 각종 포럼을 통해 성공사례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한 지역에서의 혁신은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교육, 의료 등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아프리카를 넘어, 인도, 동남아시아, 남미 등 더 넓은 세상으로 파급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여기 참여한 기업 역시 자연스럽게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가짜 의약품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서비스 MPedigree의 운영 시스템을 구현한 HP는 향후 MPedigree의 확산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현재 아프리카의 모바일 혁명이 아직은 태동 단계임을 감안하여 장기적인 안목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IT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치타세대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보수적이고 정체되어 있던 기존 세대에게 붙여졌던 하마세대라는 별명과 대비된다. 치타세대은 모바일 혁명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게다가 인도의 Tata, 중국의 하이얼에서 알 수 있듯 젊은 세대와 함께 성장한 로컬 기업은 글로벌 브랜드로 등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시작한 이동통신사 MTN은 범아프리카 통신사로 성장했다. 아프리카에서 이런 기업은 더욱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현재의 시장성이 아니라 미래 가능성 측면에서 아프리카의 모바일 혁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들에 대한 기업의 투자에는 진정성이 담겨있어야 한다. 아프리카의 저소득층에도 웹 상에서 지구 반대편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지켜보며, SNS를 통해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디지털 세대는 있다. 이들은 조만간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기업이 자신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깨닫기 시작할 것이다.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미명하에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아닌지, 기업가 양성을 위한 소액 대출이 실제로는 월등히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대출은 아닌지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시작할 것이다. 과거 신흥국 어린이가 만들던 운동화가 선진국의 의식있는 주주들의 공분을 사는데 그쳤다면, 미래에는 신흥국 근로자 스스로가 직장을 떠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모바일 혁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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