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로 금리·환율간 연계성 높아졌다'
외국인 채권투자가 다시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유입 자금의 성격이 다양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기 이전 크게 증가했던 차익거래가 줄고 중장기 국채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차익거래의 유인이 줄어든데다, 글로벌 펀드 및 신흥국 외환보유고를 통한 유입자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채권투자 결정요인 분석 결과, 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영향은 증가한 반면 차익거래 유인과 위험 프리미엄의 영향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채권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확대되고 있다. 먼저 금리와 환율 간 관계의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와 달리 내외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자본유입을 통해 환율이 하락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외국인 채권투자의 증가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리 인상 시 환율의 하락 압력을 높여 추가적 경기 둔화 효과를 야기할 수 있는 반면, 단기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를 하락시켜 소비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할 수도 있다. 자본유출입의 변동성 확대 및 대외 충격 발생 시 급격한 자금유출의 우려도 있다. 향후에도 외국인 채권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정성 확보를 통해 외국인 투자 증가가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목 차 >
Ⅰ. 외국인 채권투자의 추이 및 특징
Ⅱ. 외국인 채권투자의 결정요인 분석
Ⅲ.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최근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의 유입은 부진한 반면, 채권 투자자금의 유입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채권 투자는 금융위기 당시 순유출을 보이기도 했으나, 위기 이후 다시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하던 지난 2007년 당시에는 대부분의 자금이 무위험 차익거래를 통해 유입되었으나, 위기 이후에는 선진국의 통화 완화정책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 신흥국의 외환보유고 투자 등 유입 자금의 성격이 다양해지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투자 증가는 수요 기반 확대를 통해 국내 채권시장의 발달을 꾀할 수 있는 반면, 통화정책의 유효성 저하 및 해외 요인에 의한 국내 자금시장 및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외국인 채권투자의 특징과 결정요인, 그리고 외국인 채권투자의 증가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Ⅰ. 외국인 채권투자의 추이 및 특징
1997년 말 국내 채권시장이 전면 개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수준을 보이던 외국인 채권투자는 2007년 이후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6년 이후 외국인 투자의 이자소득세율 인하 및 주변국과의 조세협약 개정 등 외국인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제도를 정비한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호황에 따른 선물환 매도 급증으로 무위험 차익거래의 유인이 크게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외국인 채권투자가 순유출로 전환되었으나, 이후 위기국면의 해소와 함께 다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9년 5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25조원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매 달 5조원 가량의 국내 채권을 순매수한 셈이다. 순매수 규모에서 만기 도래분을 차감한 순투자 규모도 같은 기간 동안 43.4조원을 기록하여, 외국인 채권투자 잔액은 금융위기 이후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2011년 6월말 현재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약 80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상장채권 중 외국인 보유비중도 7%에 달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차익거래 감소, 중장기 국채투자 증가
채권 종류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주로 안전자산인 국채와 통안증권에 집중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통안증권은 무위험 차익거래의 대상으로 더욱 선호되었다. 통안증권은 할인채이기 때문에 지급이자를 재투자할 필요가 없어 미리 차익거래의 수익을 확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당시 줄어들었던 외국인 보유 국채 및 통안증권 잔액은 2010년 들어 다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다(<그림 2> 참조). 그러나 2010년 이후 외국인의 통안증권 보유잔액은 비슷한 수준에 머물다 2011년 이후 오히려 감소한 반면, 국채 보유잔액은 더욱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무위험 차익거래가 감소하는 반면, 글로벌 채권형 펀드 및 신흥국 외환보유고 투자를 통한 채권 투자자금 유입이 증가한 결과이다. 금융위기 당시 6%p에 달하던 무위험 차익거래 유인(통안증권 금리 - 통화스왑 금리, 1년 만기 기준)은 2011년 5월 평균 1.2%p 수준으로 크게 하락하였다. 위기 당시 크게 하락했던 원화 가치가 회복되면서 통화스왑에서의 원화조달 금리(통화스왑 금리) 역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편 2010년 하반기 이후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더욱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안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신흥국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로 증가한 외환보유고를 다른 신흥국의 국채에 투자하는 모습도 이어지고 있다. 통안채 대신 외국인의 국채 보유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국적별 자료를 통해서도 이런 측면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태국으로부터의 자금은 대부분 차익거래를 통해 유입되어 왔다. 태국은 상대적으로 시중금리가 낮은 데다 자국 통화스왑 시장에서의 달러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했기 때문이다. 태국 투자자들은 자국 통화 스왑 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여 국내로 들어와 다시 원화로 바꿔 투자함으로써 차익거래의 유인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위기 후 회복 과정에서 원화 가치가 상승하여 차익거래의 유인이 많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태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해외 투자의 상대적 매력도가 감소하였다. 태국으로부터의 국내 채권 투자는 2010년 이후 줄어들어 최근에는 순유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보유 채권 중 통안증권의 비중이 2010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태국으로부터 유입된 무위험 차익거래 투자가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미국, 룩셈부르크 등은 세계 펀드 순자산 규모 상위 1, 2위 국가들로서, 이들 국가로부터 유입되는 자금은 주로 채권형 펀드 등을 통해 국채로 투자된 자금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글로벌 채권형 펀드의 경우 일부 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제외하고는, 여러 채권지수나 혹은 투자 대상국 경제규모 비중에 따라 각국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유입된 국내 채권투자 금액은 미국 내에서 집계된 글로벌 채권형 펀드의 규모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5> 참조). 미국과 함께 세계적인 펀드의 중심지로 알려진 룩셈부르크 및 프랑스, 그리고 외환보유고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중국 등의 국가에서 유입된 자금도 역시 국채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림 6>는 미국, 룩셈부르크, 프랑스, 중국의 월별 국내 채권 순매수 규모를 더한 것과, 외국인 투자자 전체의 월별 국채 순투자 금액을 비교한 것이다. 두 그래프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상관계수 역시 0.6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유입되는 채권투자자금이 국채 투자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이처럼 외국인 보유채권 중 국채의 비중이 늘고 통안증권의 비중이 줄어들 경우 전체 외국인 보유 채권의 가중평균 만기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안증권은 2년 미만의 만기로 발행되는 반면, 국채는 주로 3년 이상의 만기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이후 외국인 보유채권 중 통안증권의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전체 가중평균 만기가 장기화 되는 모습이 확인된다. 통안증권의 비중은 2009년 10월 말 약 45%에서 2011년 5월말 약 29%로 감소하였고, 같은 기간 동안 국채의 비중은 54%에서 67%도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 보유채권의 가중평균 만기는 2009년 10월 말 1.89년에서 2011년 5월말 2.24년으로 상승하였다.
Ⅱ. 외국인 채권투자의 결정요인 분석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실제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결정요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만기도래분을 고려하기 위해 외국인 보유채권 잔액의 증감(순투자) 통계를 이용하였다.
외국인 채권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외 요인으로 글로벌 유동성, 신흥국 외환보유액을 고려하였고, 국내 요인으로는 차익거래 유인 및 리스크 프리미엄을 포함하였다. 글로벌 유동성은 유로존 포함 GDP 기준 상위 20개국의 광의통화 지표를 달러로 환산하여 합한 수치를 사용하였다. 신흥국 외환보유고는 위의 20개국 중 미국, 영국, 유로, 일본, 캐나다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달러 표시 외환보유액 합계를 사용하였다. 차익거래 유인은 ‘통안증권 금리 - 통화스왑 금리’를 사용하였으며, 리스크 프리미엄은 CDS 프리미엄을 변수로 사용하였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에 대한 분석 결과, 각 변수들은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체로 이론적 예상과 동일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되었다. 유의성 역시 대체로 높게 나타나 각 변수가 외국인 채권투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들로 평가되었다. 단, 글로벌 유동성은 유의성이 낮아, 이 기간 동안에는 채권투자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2009년 이후의 기간을 대상으로 같은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우선 글로벌 유동성의 유의성이 크게 높아진 반면 차익거래 유인의 유의성은 다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위기 이후 외국인 채권투자가 다시 증가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차익거래를 통한 투자 규모는 감소한 반면,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으로 채권형 펀드 등을 통한 투자 규모가 증가했다는 현상과 부합하는 결과로 판단된다. 리스크 프리미엄의 유의성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신용경색이 해소된 상황에서 국내 경기도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여 국내 투자에 대한 위험 기피 경향이 감소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Ⅲ.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외국인 채권투자가 증가하면서 해외자본 유출입과 금리, 환율 등 가격변수 간의 관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국내 금리가 상승하여 내외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자금이 유입되어 환율이 하락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조건의 제약으로 이러한 관계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채권보다는 주식을 통해 이루어진 때문으로 파악된다.
만약 자본이동이 주식시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면, 국내 금리가 상승하여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더라도 자금이 유입되지 않을 수 있다. 금리가 경기의 확장을 반영하여 상승한 경우에는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반면에, 예컨대 통화 긴축에 따른 결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자금이 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도 채권에 비해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유출입 규모가 컸기 때문에, 내외금리차 확대가 환율을 하락시키는 이론적인 관계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근래 들어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크게 증가하여 두 변수 간의 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내외금리차와 환율변화율 간 교차상관관계와 그랜져 인과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내외금리차와 환율간 관계 변화
2001년 이후 2007년 상반기까지 단기 내외금리차와 환율은 (+)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인과관계 분석 결과, 금리차와 환율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금리차가 선행하는 경우에 유의성이 더 크게 나타났다. 당시 외국인 자금이 주로 주식투자를 통해 유입되던 상황임을 고려할 때, 단기 금리 상승이 긴축 우려 확대 등으로 이어져 자금 유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2007년 하반기부터 2009년 3월까지는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급격히 증가한 이후 곧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금리차와 환율의 관계는 (-)로 전환되었으나, 시차는 오히려 환율이 금리에 약 4개월 선행하는 경우에 상관계수가 가장 큰 값을 나타냈다. 이는 금융위기로 해외자본이 유출되면서 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이후, 신용경색 및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일단락되고 채권투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2009년 2분기 이후 현재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결과, 금리차와 환율의 상관계수는 금리가 환율에 1개월 선행 시 -0.5로 더욱 강한 (-)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인과관계 분석에서도 1% 유의수준에서 금리가 환율에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단기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면 1개월 후 환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론적인 금리와 환율의 관계에 부합되는 것이다. 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세의 영향 및 그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상대적 고수익을 좇아 외국인 채권투자가 증가한 것이 이런 현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장기 내외금리차를 이용해서 같은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금융위기 기간까지는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으나, 2009년 4월 이후의 상관계수가 (+)로 나타나 단기 금리차를 사용한 경우와 차이를 보였다. 이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장기채권에 대한 외국인 및 보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단기금리는 상승하는데 비해 장기금리는 하락하는 괴리현상이 나타난 것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외국인 채권투자가 통화정책 유효성에 미치는 영향
외국인 채권투자의 증가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먼저 외국인 채권투자의 증가로 금리와 환율의 관계가 변화할 경우 환율경로를 통한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변화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외금리차 확대를 통해 환율이 하락하게 되며, 이는 수입품 가격을 직접적으로 낮추어 소비자물가를 하락시키는 동시에 수출 위축을 통해 경기둔화를 야기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우리나라 역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외국인 채권투자 증가로 인해 금리와 환율 간 음(-)의 관계가 나타나고 있어, 환율 경로를 통한 통화정책의 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금리경로를 통한 통화정책의 유효성은 오히려 제한될 우려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 본국의 경제적 여건, 환율에 대한 기대 등 국내 투자자와는 다른 많은 요인들의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외국인 채권투자가 증가할 경우 국내 투자자와는 성격이 크게 다른 장기 채권 매수세력이 국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장기금리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기존의 단기금리와 장기금리 간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위기 이후 외국인 채권투자가 다시 증가하는 과정에서 장기금리는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런 모습은 2010년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p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3년 금리는 오히려 0.2%p 가량 하락하였다. 이와 같이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오르지 않고 오히려 하락할 경우 단기금리 인상이 장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경로를 통한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자본이동의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을 통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경기가 상승 국면일 때에는 금리의 상승, 환율 절상 기대, 위험 프리미엄의 감소, 국내 자금수요 증가 등의 요인의 영향으로 자금의 유입 규모가 증가하게 되고, 반대로 경기가 하강 국면일 때에는 이와 반대의 메커니즘을 통해 자본이 유출된다. 따라서 경기 호황기에는 자본 유입을 통해 긴축정책의 효과를 제한하고, 침체기에는 자본유출을 통해 완화정책의 효과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채권투자가 금융시장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끝으로 외국인 채권투자의 증가가 대외충격에 대한 취약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채권은 주식투자에 비해 채권자와 채무자간 위험 분산(Risk Sharing) 효과가 적기 때문에 대외 충격 발생시 더욱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주식과 달리 채권을 통한 외국인 자금유입은 대외채무의 증가로 계상되기 때문에, 외환위기 경험으로 낙인효과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다른 외부 충격이 겹쳐질 경우 투자 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을 우려도 있다.
대외 충격이 발생했을 경우 포트폴리오 투자 항목별 자본 유출 규모를 살펴보면, 금융위기 당시(2008년 9월~2009년 3월) 외국인 채권 투자는 142억 달러 순매도, 주식투자는 67억 달러 순매도를 기록하여, 주식에 비해 채권투자의 유출규모가 컸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기도 하였는데,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가 집중되어 있는 시기를 우려하던 이른바 ‘9월 위기설’과 같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2>를 보면, 2007년 이후 외국인 채권투자가 증가하면서 채권투자의 변동성 역시 빠르게 확대되어, 금융위기 당시 채권투자의 변동성이 주식투자보다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위기 국면의 해소 및 중장기 채권 비중 확대 등으로 외국인 채권투자의 변동성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주식투자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 중 채권투자의 비중이 증가할 경우 대외 충격 발생시 유출 규모가 증가함과 동시에,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의 변동성 역시 확대될 수 있다.
외국인 채권투자 지속 전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대비책 필요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상장채권 중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비중은 아직 7% 수준에 불과하여 확대의 여지가 많다. 향후 세계국채지수(WGBI) 등 선진 채권지수로의 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앞서 외국인 채권투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 요인들 역시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거래 유인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지만, 선물환 수급 불균형 등 외화자금시장의 특징적 구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향후에도 주요국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투자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수준 및 신흥국 외환 보유고 증가 역시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점을 미루어볼 때, 외국인 채권 투자는 이제 첫 발을 내디딘 셈일 수 있다. 앞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함께 외국인 채권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국내 채권시장 및 외화 자금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한편 외국인 투자 증가가 국내 금융시장의 예기치 않은 혼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면밀한 대비책 역시 필요하다. 차입, 스왑거래 등의 자금조달 구조상의 취약점은 없는지, 보유채권 만기 구조의 쏠림 현상은 없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기반 확대 및 효율성 제고를 통해 외부적 충격에 휘둘리지 않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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