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탈석유 시대를 여는 메탄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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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하나) 1661년 로버트 보일이라는 화학자에 의해 최초 발견. 무색투명하며, 물에 녹으며, 옅은 알콜향이 나는 액체.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나무로부터 추출했기 때문에 나무 알콜(woodalcohol)이라 부르기도 함.
(힌트 둘) 2007년 세계 수요 약 4천만 톤. 연평균 3∼4%의 완만한 성장 지속. 포름알데히드, 초산, 수지(resin), 접착제, 페인트, 의약품 등 다양한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 주로 천연가스나 석탄으로부터 만들어짐.
정답은 메탄올(Methanol)이다. 그렇게 잘 알려진 화학제품이 아니고 생산 규모가 아주 크지도않지만, 이미 수백 년 전에 발견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화학제품이다.
그런데 이러한 메탄올이 갑자기 석유 대체 자원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가. 없던 특성 또는 혁신적인 공정이 생겨나기라도 한 것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메탄올이 주목을 받을만한 이유는 충분히 존재한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메탄올의 화려한 변신
● 연료로서의 메탄올
가장 궁금한 것은 메탄올이 연료로서 사용될 수 있으며, 또한 실제로 석유를 대체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성능이나 환경면에서 메탄올은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유에 비해 우월하다고할 수 있다. 메탄올은 한때 경주용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되었으며, 미국 등에서 친환경 자동차 연료로서의 실증 실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1970년대 석유 파동 시 한때 자동차 연료로서의 사용이 검토되었던 메탄올은유가 하락과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경제성을 상실하였으며, 이후 상용화를 위한개발 작업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따라서 현재 메탄올이 연료로 사용되는 것은 MTBE(methyltert-butyl ether, 가솔린의 옥탄가 향상을 위한 첨가제로 메탄올이 주 원료) 정도인데, 이 역시 환경문제로 수요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환경이급변하고 있다. 각국이 대체 연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금년도 연두교서에서 향후 10년간 미국의 가솔린 소비를 20% 감축하는 대신 대체 연료의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메탄올을 자동차용 대체 연료로 선정하고, 관련 규정 정비 등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메탄올을 직접 연료로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는 역시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메탄올을 가솔린과 혼합하여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혼합 비율(유연하게 조정 가능) 및 적용 범위, 메탄올 생산능력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러한 계획에 따른 메탄올 추가 수요는 보수적으로 보아도 최소 1천만 톤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규모는 아니지만 바이오디젤 생산에 소요되는 메탄올 사용 확대도 예상된다. 바이오디젤은 대두유, 유채유 등 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 등을 메탄올과 반응시켜 만드는데 대체 연로로서의 이용이 늘면서 최근 생산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세계최대 메탄올 생산 기업인 메타넥스(Methanex)는 현재 바이오디젤에 사용되는 메탄올이 100만 톤미만에 그치고 있지만, 2011년에는 약 300만 톤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메탄올을 가공하여 연료로 사용하는 간접적 방식으로 DME(Dimethyl Ether)를 들 수 있다. DME는 메탄올의 탈수소화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금까지는 주로 스프레이 제품의 분사추진제로 이용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연료로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DME는 메탄올에 비해 열량이 높아 디젤엔진에 보다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제품 특성은 LPG(액화석유가스)와 유사하며, 이에 따라 별도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LPG와 혼합 사용 가능). 환경친화성도 뛰어난 편으로 최근 일본에서는 수송용에서 가정용, 산업용, 발전용 등으로까지 이용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 화학제품 원료로서의 메탄올
세계 경제가 유가의 등락에 울고 웃을 만큼 석유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 이유는 석유가 연료로서는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각종 제품의 원료로 폭넓게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메탄올이 각종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점에서 본다면 석유에 비해 영향력이 훨씬 제한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러한 제약 조건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현재 화학제품 중 생산규모가 가장 큰 제품으로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들 수 있다. 에틸렌의 세계 생산규모는 연산 1억 톤이 넘으며, 프로필렌은 6천만 톤 이상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의 상당수 제품이 모두 이를 원료로 생산되는 것들이다. 지금까지 에틸렌이나 프로필렌은 주로 석유를 통해 생산되었으나, 최근에는 메탄올의 전환을 통한 생산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는 주변 제품에 머물던 메탄올이 화학산업의 소위 주류 분야로 당당히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메탄올 전환기술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상업용 생산이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왔을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가 급등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값싼 석탄을 활용한 MTO(Methanol toOlefin), MTP(Methanol to Propylene) 설비의 상업화가 진행되고 있다(주간경제 912호, 「급부상하는 중국의 석탄화학산업」참조). 미국에서는 이스트만 케미컬(Eastman Chemical)이 MTP 설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스트만은 향후 5∼7년 내에 석탄기반 원료 비중을 현재 20%에서 5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 경에는 메탄올을 통해 에틸렌글리콜(합성섬유 원료)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메탄올이 화학제품 원료로서의 영역을 순조롭게 확대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다. 첫째로는 높은 자본비용 때문이다. 메탄올 기반 화학제품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석탄을 이용해야 하는데 석탄이용 공정 건설비용이 너무 과다하다는 것이다(SRI 컨설팅에 의하면 에탄가스설비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추정). 만일 고유가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된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투자 리스크가 너무 클 수밖에 없다.
둘째로는 운영상의 문제이다. 범용 화학제품의 경우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 건설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대규모 설비 운영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선은 중국을 중심으로 MTO, MTP 설비의 상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값싼 석탄을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는데다 현지 인력 및 설비의 사용으로 건설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공급이 아직까지 절대 부족하다는 점도 중국을 유력한 생산 입지로 보는 이유이다.
● 수소에너지 공급원으로서의 메탄올
자원의 고갈 가능성, 온실가스 발생 등 석유가 지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대안으로 수소에너지를 꼽는 사람이 많다. 수소는 그 자체로 무한한 에너지 자원인 데다 사용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소는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나 물 등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높고, 저장 및 수송이 어렵다는 문제를 지닌다.
연료전지의 등장은 수소에너지의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연료전지는 휴대폰, 노트북에서 자동차,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발전용은 이미 실용화가 이루어진 상태이며, 다른 분야도 빠른 속도로 실용화가 진전되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화학적인 반응에 의해 전기와 열로 바꾸는 장치이다. 즉 수소를 확보하는 것이 연료전지의 핵심인데 문제는 그 방식이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풍력이나 태양광 등 완전한 무공해 에너지로 수소를 얻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메탄올, 가솔린, 천연가스 등의 개질을 통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얻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중 메탄올은 높은 수소전환효율, 안전성, 저온 운전 특성 등의 장점을 지녀 노트북 등의 소형연료전지나 자동차용 연료전지 등 주로 이동용 연료전지에 수소를 공급하는 연료로 사용이 검토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주로 직접 수소 충전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차량에 개질기(reformer) 탑재하는 방식의 경우 메탄올이 유일한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 수소 대량 생산 설비에 메탄올을 이용하는 방안도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가스화학은 가와사키에서 MTH(Methanol toHydrogen) 설비를 설치한 연료전지 자동차 전용충전소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연료전지가 당장 메탄올 수요 확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료전지가 확산된다고 보면 미래형 에너지원으로서 메탄올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연료 적용 여부가 향후의 성장속도 결정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지난해 차세대에너지의 필요조건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과거에는 값만 싸면 됐지만, 앞으로는 값이 싸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하며, 온실가스 발생량도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대체 에너지의 경쟁구도를 평가해보면 단연 바이오에탄올(사탕수수, 옥수수 등으로부터 생산)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브라질 등의 주도로 바이오에탄올 생산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재배 면적의 한계로 그 양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후보인 메탄올은 석탄과 천연가스로부터 생산되기 때문에 생산비가 싸고(특히 석탄 기반 메탄올),대량생산이 가능한 반면 제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동이 어려운 석탄과 천연가스를 반드시 메탄올로 전환할 필요는 없으므로 석탄액화 오일, LNG(액화천연가스)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체 에너지 간의 경쟁이결국은 자동차 분야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송용 연료는 시장규모도 크지만, 일단 한번 사용되기 시작하면 인프라 구축 비용 때문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메탄올의 향후 성장은 앞서 설명한 메탄올 및 DME의 자동차 연료 채택 여부 및 확산 속도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연료로서의 메탄올 사용이 확대될 경우 메탄올 산업은 과거의 저성장에서 탈피해, 일순간에 고성장 산업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메탄올의 연료 적용 확대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연료용 메탄올 수요가 확대되면 메탄올 생산규모가 대형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원가 절감이 가능해져 화학제품 원료로서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의 대량생산과 함께 석유화학산업이 발전했듯이 메탄올 분야도석유와 유사한 성장경로를 밟게 되는 것이다.
메탄올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면서 기업들은 이미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메탄올 산업은 메타넥스나 미쓰비시가스화학과같은 전문기업이 성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중국이 풍부한 석탄을 기반으로 공격적인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중국은 현재 내몽고 지역에 단위 생산능력이 100만 톤이 넘는 6개의 대형 메탄올 설비를 건설 중이며, 향후 2010년까지 추가로 수십 개의 메탄올 설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메탄올 생산능력은2004년 780만톤에서 매년 20∼3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된다면 2010년 최소2,000만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전망이다. 또한 메탄올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확산될 경우천연가스를 보유한 사우디, 이란 등 중동 국가들의 참여 확대도 예상된다. 결국 세계 메탄올 산업은 규모 확대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자원보유국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메탄올 경제’도래하는가
20세기를 우리는‘석유경제’라 부른다. 기축 에너지이자 원료로서 석유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상당 기간석유의 영향력은 유지되겠지만, 석유 자원의 한계가 서서히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석유의 뒤를 이을 자원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메탄올은 아직까지 그 영향력이 미미하기는 하나, 향후의 성장 잠재력으로 볼 때 석유 자원을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대체할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George Olah 등(2006)은 더 나아가 그들의 저서「Beyond Oil andGas: The Methanol Economy」에서 메탄올 경제의 가능성과 실현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그림참조). 현재는 메탄올을 화석연료로 부터 얻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여 메탄올을 생산하는 방안이 개발될 경우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가 겹쳐지면서 대체 연료 또는 대체 원료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현 시점은 석유경제에서포스트 석유경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당분간은 기존 자원 및 다양한 신규 자원이 공존하면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탄올은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전체 관점에서 자원 생산 및 이용 흐름을 주시함으로써, 이에 대응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홍정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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