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 서비스수지 적자 가속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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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감소의 주된 원인인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는 2000년대 들어 지속되어 온 현상이다. 이 글에서는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구성과 특징, 그리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장기적 추이 측면에서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소득 증가로 서비스 수지의 구성 변화
최근 우리 경상수지 구조의 중요한 변화 중하나로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괴리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추이를 보면 상품수지가 흑자일 때는 서비스수지도 흑자, 반대로 상품수지가 적자일때는 서비스수지도 적자가 되는 동행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1999년 이후에는 ‘상품수지 흑자, 서비스수지 적자’ 의 상반된 움직임이 거의 고착화되고 있다(<그림 1> 참조).
이러한 괴리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서비스수지의 구성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소득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식료품을 비롯한 기초적인 생활 필수품의소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다가 점차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재화에 대한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된 이후에는 교양, 문화 등선택적 품목의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 구성항목의 변화는 이러한 추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즉 과거에는 일반 국민들의 소비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항목의 비중은 작고, 대신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는 특허 관련 수지라든가 생산된 상품을 수출하는 과정과 관련된 운수수지가 전체서비스 수지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비스수지와 상품수지가 동행성을 나타낸 것도 서비스무역이 상품의 생산 및 수출과 연관된 서비스들을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그림 2> 참조).
2000년대 들어서는 소득수준의 전반적인향상으로 일반 국민들의 해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유학, 연수 등 외국의 교육서비스를 찾아서, 또 다른 나라의 빼어난 자연경관이나 문화유산을 보기위해 해외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매년 여행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전체 서비스수지도적자로 전환되었다. 더욱이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정체국면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일반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해외 서비스로 새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비스수지 비중 확대
주목해야 할 점은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경상수지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경상거래에서 서비스교역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과거에 비해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체 경상거래대비 서비스교역의 비중은 1980년 11.6%였던 것이 2006년에는 15.2%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서비스수지는 1980년 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 같은 해의 상품수지 적자 46억 달러의 16% 규모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188억 달러로 상품교역을 통해 얻은 흑자액 292억 달러의 60%가 넘는 규모로까지 증가했다.
여기에는 상품거래에서 대외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반면, 서비스 부문에서는 그러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즉 글로벌 분업 추세의 확대로 상품수출의 상당 부분이 원자재, 중간재의 수입으로 이어지면서 상품 수출이 많이 늘어도 그로부터 유발되는 수입역시 많이 늘어 상품수지 흑자의 확대는 제약되는 것이다. 반면, 교육, 관광 서비스는 수입과 지급간의 연계성이 크지 않아 해외 서비스 이용이 그 만큼의 적자 확대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경상수지 구조 고착화는 세계적 현상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상품수지와 서비스 수지의 흑자 및 적자 여부는 고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독일이나 일본 같은 나라는 상품수지가 큰 규모의 흑자를 나타내는 대신 서비스수지는 계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 프랑스, 그리스 등은 상품수지는 적자기조를 지속하는 반면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 구조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결국 그 나라의 성장전략과 요소 및 부존자원 등을 감안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가운데 어느 쪽에 역량을 집중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제조업의 경쟁력이 높은 나라는 상품수지가 흑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높은 나라는 서비스수지에서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림 3,4>에서 볼 수 있듯이 제조업 비중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업 비중은 서비스수지와 각각 정(正)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국별로 예를 들어 보면, 서비스수지 흑자가 정착된 국가들은 서비스 산업 부문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사업, 교육, 연구개발 등의 비즈니스 서비스 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나라로 손꼽히는 미국이다.
영국 역시 금융 서비스가 발달해 큰 규모의 상품수지 적자를 서비스수지와 소득수지의 흑자를 통해 충당하는 경상수지 구조를 지니고 있다. 또 프랑스나 그리스 같은 나라들은 관광산업이 서비스수지 흑자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선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그림 4> 참조).
반면, 독일과 일본은 상품수지 흑자, 서비스수지 적자 기조가 정착된 사례이다. 이들 나라는 제조업을 자국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데 성공한 세계적인 상품수출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림 5>의 상품수지흑자, 서비스수지 적자 구조 유형의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또 독일과 일본은 모두 1980년대 중반 이후달러화로 표시되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서 1만5천 달러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적자가 크게 늘어난 경험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한때는 서비스수지 적자의 규모가 상품수지 흑자의 규모에 거의 필적하는 정도로까지 커진 적도 있다. 일본의 경우 1996년에 상품수지가 836억 달러흑자, 서비스수지가 62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독일은 2000년 상품수지 555억 달러 흑자, 서비스수지 54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앞에서 설명한대로 소득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해외 서비스에 대한수요가 늘어나게 된 과정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들 나라가 자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제조업 육성과 수출 증대를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채택했으며, 상품수지 흑자, 서비스수지 적자 구조의 정착은 실제로 그러한 전략에 큰 성공을 거둔 결과의 일환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의미도 크다.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적자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
최근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의 악화는 세계 또는 국내경기의 일시적인 흐름이나 국민들이 해외 상품과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는 유행으로부터 비롯된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경상수지 구조기 하나의 정형으로 굳어져 가는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즉 향후 우리 경제가 제조업에 강점을 가지는 반면 서비스산업은 취약한 현재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경상수지 구조가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서비스수지 적자가 상품수지 흑자를 상회해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확대될 경우 지속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독일과 일본의 경우, 서비스수지 적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지 흑자 폭이 커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은 기반기술이 튼튼하거나 핵심 부품이나 중간재생산에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출의 확대가 수입으로 연결되는 고리가 크지 않아 상품수지 흑자가 견고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토양이 구축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인도네시아나 브라질, 태국 등 우리나라의 뒤를 쫓아 빠르게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 서비스수지가 적자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 독일이나 일본처럼 제조업 역량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못해 상품수지가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대외경제 부문의 안정성을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핵심 기술의 기반이 약하고 수출의 수입의존도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아 상품수지 흑자의 창출이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서비스수지의 악화 속도는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빠르고 규모 역시 소득수준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6년 우리나라의GDP 대비 서비스수지 적자의 비중은 2.1%로 다른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6> 참조). 특히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국이면서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일본과 독일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제고 통해 경상수지 건전성 유지해야
2000년 이후 매년 기록하고 있는 서비스수지 적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우리 경제의 구조와 성장경로를 반영하는 측면이 강하다.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소득수준의 향상뿐만 아니라 제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채택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결과로서 맞닥뜨리게되는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향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의 향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상품수지 못지않게 서비스수지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낙후된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의생산성을 제고해 나감으로써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의 건전성을 유지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배민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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