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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불확실성 높아진 중국 위안화 환율'


지난 해 말 위안화 환율이 절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더 이례적인 것은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높아지는 등 위안화 절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향후 무역수지 둔화 등으로 위안화 절상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위안화 국제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의 사회주의시장경제 건설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사회 발전 5개년 규획’에서 대외균형 목표가 명확히 제시된 것은 2006년, 11차 규획 때의 일이다. 외국투자가들은 이 목표에 의거, 천문학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올리는 중국 경제가 위안화 환율하락(절상)을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고, 실제로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비상시기를 제외하면 위안화는 추세적으로 절상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연말 이후 국제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의 예상 밖 환율상승(절하)을 경험한 뒤의 일이다. 특히 지난 12월 초중순엔 10일 연속 장중에 기준가(중간환율)의 ±0.5%로 정해진 상승 제한 폭까지 올라 달러화 기근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해가 바뀌면서 위안화는 다시 ‘낯익은’ 절상세로 돌아섰지만, 이제 누구도 ‘절상세가 대세’라고 자신있게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 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위안화 전망보고를 내놓았던 27개 IB들의 전망치를 살펴보면, 2012년 연말의 위안화 환율은 지난 연말 대비 2.8% 정도 절상될 것으로 나타난다(<표 1> 참조). 2011년 한 해의 절상 폭이 5% 안팎이라는 점과, 1년 전 2012년의 절상 기대치가 3%대였던 것에 비하면 절상 기대치는 제법 낮아졌다. IB 중엔 올 1분기 위안화 절하를 예상한 곳까지 나타났다. 

역외 선물환(NDF) 시장에서도 지난해 9월 이후 위안화 절하를 예상하는 기류가 나타났다(<그림 1> 참조). 2010년 5월 이후 간헐적으로 위안화가 절하된 경우가 있었으나 그 때에도 선물환율은 현물환율 수준보다 지속적으로 낮게 형성되어 왔다. 투자자들이 위안화가 곧 절상 기조로 복귀할 것을 예상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난 해 4분기에 들어서면서 시장 분위기가 이전과는 달라졌다. 9월 22일을 기점으로 12개월 역외선물환율이 현물환율을 넘어서기 시작해 12월 하순경엔 현물환율보다 70bp 이상 치솟았다. 이는 1년 후 위안화가 현재 수준에 비해 절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장의 기대를 믿는다면, 중국시장과 거래하는 글로벌기업 및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리스크 관리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일이다. 
  
지난해 말 위안화 절하는 중국 정부 의도를 벗어난 결과 

중국 위안화 환율이 예상 밖의 변동성을 보일 때면, 대개 ‘미국 변수’를 떠올린다. 위안화 환율은 시장변수라기 보다는 미중 간 외교 현안의 하나라는 인식이 강한 탓이다. 지난해 11월 APEC 무대에서도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 국가주석은 위안화 평가절상 이슈를 놓고 ‘창과 방패’의 논리를 재연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행진을 탈피하지 못하고, 중국 외환당국이 ‘환율 관리’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 의회 및 행정부의 위안화 절상압박은 정치적, 외교적 캠페인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05년 중국이 위안화 환율제도를 개혁하면서 1회성의 큰 폭의 절상을 실행했던 이면에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주효했다는 사실이 추후 드러나기도 했다. 지금도 위안화의 절상이 실제 미국의 대중 적자개선에 도움을 주게 될지 이견이 많지만, 적어도 미 의회 및 오바마 행정부에 정치적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지난 연말 위안화의 예상 밖 절하 양상은 이런 미중 파워게임의 맥락에서 해석해도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지난 연말 위안화 절하추이는 중국 외환당국이 의도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려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환당국이 가지고 있는 유력한 환율관리 수단은 매일 오전 개장(9시30분) 직전 발표하는 ‘기준환율(中間價·중간환율)’이다. 상하이 외환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준치는 당일 개장 전 주요 외환 거래은행들의 매도 매수 주문환율을 받아 가중평균한 뒤 ‘주문상황을 반영해’ 고시한다. 달러화 수급이라는 시장 펀더멘탈에 정책목표를 가미해 발표하는 셈이다. 이 기준환율이 실제 전날 시장에서 형성된 시장환율(매수·매도가 평균)과 얼마나 괴리돼 있는지 살펴보면 중국 당국의 절상 및 절하의지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 고시 기준환율이 전날 형성된 시장환율에 비해 더 낮다면 중국 외환당국은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는 식이다. 

2010년 6월 들어 금융위기 당시 일시적으로 시행했던 달러 페그제에서 벗어나 절상 추세를 다시 이어간 이후, 고시환율은 대체로 시장환율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을 보여왔다. 절상 추세를 이어가되 그 속도를 다소 조절하는 정도의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해 9월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확대와 함께 중국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며 위안화 절하 양상이 나타나자 기준환율이 시장환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고시되기 시작했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던 12월에는 고시환율이 시장환율을 더욱 큰 폭으로 하회하였다. 시장에서 위안화가 강한 절하압력을 받는 동안, 중국 외환당국은 절상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절하폭을 축소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그림 2> 참조). 

사실 시장에서 위안화가 단기적으로 절하되었던 것이 이번뿐만은 아니었다. 2010년 6월 위안화가 절상 기조로 복귀한 이후, 위안화는 그 해 8월, 11~12월, 지난해 11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절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때마다 외환당국이 절상을 유도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위안화 절하 당시에는 기준환율이 시장환율에 비해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장기적 절상 압력이 강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로서도 다소간의 절하를 용인할 유인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절상을 유도하려던 지난 연말의 정책행보는 매우 예외적이었으며, 당국이 적잖은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약화되는 위안화 절상기대 심리 

그렇다면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지난 연말 달러 매수세가 득세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중국 내부적 요인으로는 고도성장세에 대한 회의, 보다 구체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현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집권 초부터 ‘무엇을 위해 성장하는가’라는 이슈에 집중해왔다. 성장의 열매를 골고루 나눠 사회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시 저소득계층과 농민계층에 대한 재분배를 부쩍 강화했다. 그 결과 최근 수년 새 근로자 임금이 껑충 뛰었으며 토지 등 기타 생산 인프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러한 원가상승 요인에 위안화 절상세가 더해지자 수출경쟁력 약화에 따른 성장세 둔화 우려가 더욱 심화된 것이다. 

이 같은 정책전환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지난해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내수진작책 지속으로 수입증가세는 횡보하는 양상이다(<그림 3> 참조). 그 결과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 폭은 전년 대비 20% 가깝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수출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및 유럽 경제가 경기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한, 중국의 무역수지 둔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주도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은 내수, 특히 소비의 성장동력을 키우려는 다양한 정책조합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소비능력을 확대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성장세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우려와 더불어, 글로벌 자금 경색 역시 지난 연말의 위안화 절하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림 4>을 보면 주요 신흥국 통화는 지난해 하반기 유럽 위기 고조에 따른 글로벌 금융불안 속에서 대부분 가치 하락(절하)을 경험했음을 알 수 있으며, 위안화 역시 이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조 달러로 추정되는 막대한 순 대외채권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외화 자금 경색의 우려가 적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대외 순채권국인 일본의 경우, 국제적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대여자금이 일본으로 역류하며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는 양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이와는 반대의 압력이 발생하는데, 이는 막대한 대외채권을 대부분 중국 정부 부문이 보유한 반면, 민간 부문은 대외 순채무를 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민간부문은 유동성 위기 시 달러화 매입에 나서야 하고, 중앙은행은 외화 초과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매도해야 한다. 게다가 위안화 절하 폭(환율상승 폭) 제한으로 달러 공급이 더욱 감소함에 따라 인민은행의 개입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해 4분기 이후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감소하였다. 환율 절하에 대응하기 위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규모가 컸음을 의미한다. 10월 이후에는 유럽계 자본 유출 및 무역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외국환평형기금(중국 내로 유입되는 외환을 매입하기 위해 발행하는 통화, 外?占款) 역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 연말 이후 위안화가 다시 절상세로 돌아섰다 하더라도 중국의 외화 자금 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그림 5> 참조). 

현재 중국 외환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자금 유출에 따라 위안화가 절하되고, 환차손 및 추가적 절하기대가 확대되면서 다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의 붕괴가 현실화되면서 중국 경제의 경(硬)착륙이 도래할 수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위안화의 완만한 절상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훼손되는 부정적 효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것이다. 지난 연말 중국 외환당국이 기준환율을 매수·매도 환율 범위보다도 더 낮게 설정하는 강수를 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멀어진 위안화 국제화 

물론 중국 경제의 경착륙 시나리오가 현재 국제 IB들의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줄고 있지만, 흑자 기조가 바뀌지는 않고 있으며 수익 가능성이 높아진 내수시장을 겨냥한 외국인 직접투자도 꾸준히 유입되는 등 성장동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10월경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이양을 앞두고 있다. 경제에 충격을 줄만한 정책변화는 시도하지 않으리란 게 대체적 예상이다. 또 최근 수년간 ‘외자의 블랙 홀’을 자임했던 인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처로서의 중국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국제 IB들의 2013년 큰 폭의 절상 기대치에도 반영돼 있다. 

한달 전의 위안화 절하사태 속에서 중국 외환 당국은 ‘±0.5%’로 협소하게 정해놓은 변동폭의 한계를 실감했다. 달러 가격 상승을 제한함에 따라 달러 매도세가 줄어들면서 인민은행의 시장 개입 필요성이 확대되었고, 이는 외환보유고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중국경제의 중장기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남아있고, 절상기대가 절하기대보다 더 보편적인 만큼, 당장 변동 폭을 넓히는 위험을 감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10년 초 공개했던 환율정책의 3대 원칙, ‘주동성(主動性), 통제가능성, 점진성’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한편 위안화의 절상기대가 약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원대하게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는 소 걸음을 딛게 됐다. 당장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채권(딤섬 본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홍콩의 위안화 예금잔액 증가율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위안화 수요 약화는 국제화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며, 아시아 경제블록화를 추진하기 위한 위안화의 무역결제통화화(化)도 자칫 정체국면을 맞을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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