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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헬스케어의 미래 바꿀 유전체 의학, 속도내기 시작했다'

인간의 설계도인 유전체를 분석하기 위해 야심 차게 시작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결과가 발표된 지도 10여 년 지났다. 유전체 정보를 손에 넣으면 인류가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애초의 장밋빛 기대는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았고 엄청난 돈과 노력의 결과치고는 그 성과가 미미하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유전체 의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시퀀싱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유전체 분석의 속도, 정확도, 데이터 처리량, 비용 모두 월등히 향상되었고, 유전자 기능에 대한 꾸준한 지식의 축적으로 활용 분야가 더욱 다양해졌다. 무엇보다도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질병 치료와 건강관리에 대한 대중의 큰 관심이 유전체 의학의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전체 의학은 질병 예방, 진단, 치료, 그리고 관리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에 기반하여 최적의 약물과 복용량 등을 결정해주는 맞춤형 치료제는 이미 의료 현장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미래에는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여 질병의 진단뿐만 아니라 특정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도 고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으로 보면, 유전자 정보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제와 예측을 통한 질병 예방으로 의료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매년 항암제 사용에 지출되는 약 800억 달러 중 대략 75%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낭비되고 있고 계속해서 늘어나는 만성질환자로 인해 헬스케어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전체 의학은 항암제와 만성질환 시장에서만으로도 거대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유전체 의학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계는 앞다투어 달려가고 있다. 영국은 향후 5년간 10만 명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여 건강지표로 활용할 계획이고,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시작된 BGI는 전 세계 유전체 데이터 상당수를 무서운 기세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국제 유전체 의학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다수의 국가와 연구기관들이 손을 잡고 글로벌 콘소시엄을 구성하여 협력하고 있다. 

유전체 의학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이슈들도 적지 않다. 염기서열 분석이 더욱 정밀해져야 함은 물론이고, 유전체 관리 및 분석의 국제적 표준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규제 정비와 유전체 정보가 야기할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유전체 의학에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기업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유전체 의학이 당장 인류를 모든 질환에서 해방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 잠재력은 미리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유전체 의학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 목 차 > 

Ⅰ.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한 유전체 의학
Ⅱ. 유전체 의학이 바꿀 미래의 헬스케어
Ⅲ. 퍼스널 게놈 (Personal Genome) 시대
Ⅳ.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
Ⅴ. 맺음말
 
  

Ⅰ.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한 유전체 의학 
  

안젤리나 졸리 효과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는 지난 해 5월, 뉴욕 타임즈에 흥미로운 기고문을 게재했다. 56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어머니를 난소암으로 잃은 그는 유전자 테스트 결과 자신이 유방암 및 난소암 발병과 관련 있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5%, 난소암 환자의 10~15%에서만 발견되지만 이 흔치 않은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면 평생에 걸쳐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약 55~6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졸리는 아직 건강한 상태였지만 암에 걸릴까 두려워하며 살기 보다는 예방 차원에서 미리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는 것을 선택했다. 이러한 유명인의 다소 충격적인 고백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개인 유전 정보의 의학적 해석과 그에 따른 예방적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쟁과는 별개로 유전자 정보의 의학적 활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높이게 된, 이른바 안젤리나 효과 (Angelina Effect)를 야기했다. 

1953년에 DNA의 분자 구조가 밝혀진 이후, 인간의 DNA 정보를 읽어내기 위해 15년간 무려 30억 달러를 들여 떠들썩하게 시작했던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된 지도 어느덧 10여 년이 지났다. 프로젝트 시작 당시 많은 사람들은 생명체의 설계도인 DNA 정보만 손에 쥐게 되면 모든 질병에 대한 해답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라고까지 표현되었던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2000년대 초반에 마무리된 이후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본과 리소스 투입에 비해 실제 파급효과는 미미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설계도를 손에 넣게 되었지만 정작 그 설계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도통 미스터리였던 것이다. 

“유전체학의 미래는 의학의 미래”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유전체(遺傳體) 의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한 보고서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경제적 효과가 약 8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추산했다. 이는 게놈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 추가적으로 알려진 인간과 기타 중요 생물체들의 유전체 정보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 기술의 발달 및 산업의 형성, 그리고 윤리/사회적 이슈에 대한 성찰 및 규제 마련 등의 측면을 모두 고려한 경제적 효과이다.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유전체 의학에 대한 온도가 확연히 달라진 이유는 관련 기술과 지식의 성숙뿐만 아니라 유전체 의학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헬스케어 산업에서 대중, 즉 환자는 전문가인 의사가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의 수동적 수혜자였다. 그러나 인터넷 등의 IT 기술의 발달로 전문적인 의료 정보를 쉽게 얻게 되면서 대중은 건강 관리와 치료 방법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지식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스마트 기기와 각종 건강 관련 앱을 이용하여 자신의 건강 데이터(혈압, 체중, 운동량 등)를 직접 관리하고 공유하는 형태의 일상적 헬스케어의 양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렇듯 지식과 기술로 무장한 대중은 의료 영역에서도 보다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건강관리를 원하게 되었고, 앞서 소개한 유명인들의 유전자 검사 행보와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된 유전체 의학은 이러한 대중의 욕구에 더욱 불을 지피게 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17명 중 한 명은 평생 희귀 질환에 걸리고, 이중 80%는 유전적 원인이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암의 경우 특이적인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한다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다.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면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개인의 유전자 정보에 딱 맞는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특정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개인 맞춤형 식이 및 운동 요법의 처방이 가능해질 것이다. 디지털 의학의 선두주자이며 미국 Scripps Clinic의 저명한 심장 전문의인 Eric Topol 박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유전자 정보는 진단, 치료, 예방의 정확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유전체학의 미래는 곧 의학의 미래다”라고 말했다. 본고에서는 유전체 의학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살펴봄으로써 유전체 의학이 가져올 미래 헬스케어의 혁신을 엿보고자 한다. 
  

Ⅱ. 유전체 의학이 바꿀 미래의 헬스케어 
  

유전체학을 통해 더욱 정밀해지는 진단 

미국 위스콘신에 살던 꼬마 Nicholas Volker는 걸음마 때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장(腸)내의 극심한 염증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몇 년 안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 위중한 상태였다. 아이의 부모는 미 전역에 있는 병원을 다니면서 수많은 치료와 100건 이상의 수술을 받게 하였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원인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아이가 6세가 되던 2010년에 위스콘신 의대(Medical College of Wisconsin)의 의료진들은 Nicholas의 부모에게 유전체 검사를 권유하였는데, 그 결과 XIAP라는 유전성 면역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의 변이가 병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하였다. Nicholas의 이야기는 유전자 검사가 원인 미상의 불치병에 대한 해답을 찾아 환자를 살린 첫 번째 사례로 포브스를 포함한 각종 미국 언론 매체에 소개되었다. 

암은 특히 유전체학을 이용한 조기 진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분야이다. 발병률에 비해 사망률이 높은 폐암 등의 경우 조기 진단을 통해 일찍 암 조직을 제거하게 되면 생존률을 급격히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5년 생존률이 5% 미만인 췌장암의 경우, 종양의 크기가 2센티미터 이하인 초기단계에 발견하여 수술로 제거할 경우 생존률이 무려 30~60%까지 증가한다. 그만큼 암 치료에 있어 조기 진단은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경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암 스크리닝 방법은 민감도와 정확도가 낮아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되고 난 이후에나 종양을 발견하게 되어 수술도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존의 스크리닝 방법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도구의 개발을 위해 현재 유전자뿐만 아니라 유전자에서 생성된 기타 분자적 표지자들-RNA, 후생유전체, 단백질 등-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다양한 유전적 변이의 종합적인 패턴 분석을 통해 기존의 방법보다 조기에 민감하고 정확하게 암을 진단하게 되고 더 나아가 양성/악성, 진행 단계, 전이 여부 등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게 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또한 현재는 암이 의심되면 외과적 수술로 조직을 일부 채취하여 암세포 존재 여부를 검사하는 침습적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부담을 준다. 극도로 민감해지고 있는 시퀀싱 기술과 암에 대한 유전자 정보를 접목하면 환자 조직이 아닌 체액 (혈액, 소변 등) 내에 극미량 존재하는 암세포 유래 유전체 정보까지 분석해낼 수 있어 보다 편리하게 암 진단이 가능해지게 될 것이다. 

맞춤형 치료- 적절한 양의 적절한 약을 적절한 환자에게 처방한다 

맞춤형 치료(Personalized therapy) 혹은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etics)은 혼용되는 용어로, 개별 유전적 정보에 기반하여 환자에게 가장 안성맞춤인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치료법은 특정 질환의 모든 환자에게 같은 약물을 처방하는 이른바, ‘One size fits all’ 방식이었지만, 맞춤형 치료는 개개인의 유전적 정보에 기반하여 해당 환자가 특정 약물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하여 그 개인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Right amount of the right drug for the right patient’) (<그림 3> 참조). 이러한 맞춤형 치료는 유전체 의학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표적 항암제: 나에게 맞는 항암제를 골라 쓴다 

유전체학을 이용한 맞춤 치료법이 가장 빨리 적용되고 있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항암제를 꼽을 수 있다. 2012년에 FDA 승인을 받은 새로운 항암제 12개 중 11개가 치료에 사용될 시 10만 달러 이상이 드는 값비싼 약물이며 전 세계적으로 항암제 치료제 사용에 약 800억 달러가 지출되고 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항암제를 투여 받은 환자의 약 25%만 효과를 보기 때문에 600억 달러는 효과도 없는 치료를 위해 낭비되는 셈이다. 이러한 원인 중 하나는 사용된 약물이 타겟하고 있는 유전자를 모든 환자가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환자의 유전 정보를 분석하여 암을 유발하는 유전적 이상을 찾아내고 그러한 유전적 이상을 타겟팅하는 약물을 골라 처방하는 것을 표적 치료 (Targeted Therapy)라고 한다. 최초로 등장한 표적 치료제는 다국적 제약사 Novartis社의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 (Gleevec)이다. 글리벡은 9번과 22번 염색체의 비정상적인 결합으로 생성된 BCL-ABL이라는 유전자의 활성을 저해하는데, 해당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에게 사용하였더니 이전에는 30% 이하였던 5년 생존률이 이후 90%까지 상승했다. 글리벡의 성공은 제약산업에 큰 자극이 되어 이후 수많은 표적 항암제들이 속속 등장하였고 현재 개발되고 있는 800여 개의 항암제들 역시 대부분 특정 유전자를 타겟팅하는 표적 항암제이다. 또한 표적 항암제의 성공은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데, 기존에는 암이 발생한 조직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조직에 발생한 돌연변이의 종류에 따라 암을 분류하고 치료법을 선택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또 다른 표적 항암제인 Herceptin은 HER2 유전자를 과다 발현하는 유방암에서 높은 항암 효과를 보여 1998년에 FDA로부터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후 연구 결과 위암이나 난소암 등에서도 HER2의 과다 발현이 발견되었고 임상시험을 거쳐 Herceptin은 2010년에 위암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즉, 앞으로는 폐암, 유방암 등의 조직에 따른 분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직에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 종류에 따라 암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선택하게 될 것이며 두말할 것도 없이 유전체 의학이 이러한 기조의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개인의 약물 부작용과 최적의 복용량 예측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면 약물 대사에 관련된 유전적 변이 분석을 통해 특정 약물의 복용량을 결정하거나 약물 부작용에 대해 좀 더 면밀히 모니터링이 필요한지 여부 등을 판단할 수도 있다. FDA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이미 100여 개의 신약이 해당 약물의 처방을 결정하기 전에 적절한 투여 용량, 부작용 등에 대해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 검사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뉴저지 소재의 Start-up인 Genome Liberty는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 중 하나이다. 현재까지 약물 대사를 지나치게 늦추거나 빠르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약 70여 개의 유전자가 발견되었는데, Genome Liberty는 이 중 11개의 간(肝) 효소 유전자의 변이를 분석하여 특정 약물에 대한 대사 능력이 평균보다 높다면 표준치보다 더 적은 양을, 반대라면 더 많은 양을 복용하도록 권고한다. 또한 특정 약물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 유발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도 파악하여 피해야 하는 약물의 종류도 알려준다. Genome Liberty에 따르면 테스트에 포함된 11개의 효소들은 적어도 80개의 약물들의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자신이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 여기에 포함된다면 단돈 99 달러를 지불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보다 효과적인 복용량을 결정할 수 있다. 

새로운 약물 개발 전략 

1990년대 Millennium Pharmaceutical 등의 제약사가 유전자 정보를 약물 개발에 접목하는 전략을 시도했다가 별 소득 없이 포기한 이후, 시퀀싱 기술의 발달과 관련 의생물학적 지식의 축적을 토대로 유전체 정보 기반의 바이오 업체들이 다시금 등장하고 있다. 미국 메사츄세스에 위치한 유전체 분석 업체인 Foundation Medicine은 맞춤형 항암치료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이다. 의사가 보내온 환자의 종양 샘플에서 DNA를 추출 및 분석한 후 암과 관련된 수백여 개의 유전자 변이를 스크리닝하고 결과에 따라 맞춤형 치료제를 제안하거나 치료제가 없을 시에는 적절한 임상시험 참여를 제안해준다 (서비스 가격은 약 $5,000 정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start-up 사이에서도 Foundation Medicine이 주목 받는 이유는 Janssen社나 Novartis社와 같은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와의 몇 년에 걸친 성공적인 협력 관계 때문이다. 최근 Foundation Medicine과의 계약을 연장한 Novartis는 특정 항암제의 효능이 왜 개별 환자마다 다른지를 이해하기 위해 Foundation Medicine이 제공하는 유전체 정보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임상시험도 시도되고 있다. 임상시험 당 한 개의 약물을 테스트하는 기존 방법에서는 후보자의 유전자 검사를 모두 실시한 후 약물이 타겟팅하는 유전자를 가진 극히 일부의 환자만을 최종적으로 참여시켜야 하기 때문에 최소 수백 명의 환자를 모집하기 위해서 그 몇 배수의 인원을 검사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과 자본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mgen, AstraZeneca, Pfizer등의 제약사들이 모여 여러 개의 폐암 후보 약물들을 하나의 임상시험에서 공동으로 테스트하겠다고 2013년 11월에 발표하였다. 유전자 정보에 관련 없이 모집된 모든 폐암 환자들을 임상시험에 참여시킨 후 유전자 결과에 따라 여러 개의 약물 중 하나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다수의 약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모집된 환자는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약물의 적절한 후보가 될 수 있다. R&D 초기 단계에서 제약사간의 협력은 그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이렇듯 개발 후기 단계에서의 협력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업계가 크게 주목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러한 임상시험 디자인을 폐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이나 질병에도 적용하여 임상시험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보다 빠르게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 - 유전체 의학의 궁극적 지향점 

영국 유전체 의학 도입에 급진적 행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유전체 의학은 암 등의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제 선택에 우선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유전체 의학에 기대되는 것은 개인의 유전 정보에 기반하여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인해 헬스케어 지출이 높아지고 있고 이 중의 상당 부분은 당뇨병, 비만, 심장질환 등의 만성질환의 치료와 관리에 쓰이고 있다. 만성질환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의료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질병 예방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이 중에 가장 각광 받는 방법이 유전체 의학이다.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닌데,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질병 예측, 개인 맞춤형 식이운동 등 건강생활 관리 서비스를 위한 유전 정보 체계 구축에 91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 밝히기도 하였다. 

유전체 의학 도입에 급진적인 행보를 보이는 국가들 중 하나는 영국이다. 영국 정부는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에 대해 유전자 스크리닝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태어날 때 이미 확보한 유전체 정보를 의사들이 개별 환자가 살아가는 동안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조언과 적절한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영국 보건부 (Department of Health)는 이른바 ‘10만 Genome Project’를 통해 2017년까지 10만 명의 암 및 유전 질환 환자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유전 정보를 분석하겠다고 발표했다. 축적된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질환과 유전자와의 상관 관계를 찾아 질병 예방의 지표를 수립하고, 궁극적으로 디지털화된 개인 유전자 정보를 전자 건강 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 EMR)과 연계시켜 통합적으로 관리 및 활용하려는 계획이다. 이러한 국가적 움직임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유전체 의학 산업을 빠르게 육성시켜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하는 노력이라 볼 수 있다. 

유전자와 환경적 요인 간의 상호 관계에 기반한 질환 예측 

대부분의 질환은 유전자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의 복잡한 상호 관계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일부 유전 질환을 제외하고는 유전자 정보만으로 모든 질병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전학자들조차 유전자 정보는 분명 질병 리스크를 예측을 위한 필요 조건이지만 그 자체로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예방 의학의 연구 트렌드는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식단, 환경, 과거 병력 등의 정보와 유전자 정보를 융합한 예측 기술의 개발이며 실제로 이러한 기술에 기반하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2008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시작한 Spin-out 기업인 Genophen은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라이프 스타일, 환경적 정보 등을 융합하여 개인이 암,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에 걸릴 리스크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Genophen은 자체 개발한 데이터 추출 기술과 컴퓨터 모델링 기법에 기반,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광범위한 의생물학 데이터베이스를 비교하여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행동 및 치료 요법을 제안한다. (해당 서비스는 환자가 아닌 의사들에게만 제공되며 유전체 데이터의 해석 결과는 의료적 결정을 위한 보조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건강관리 

전 세계적으로 부는 웰빙 트렌드로 인해 특정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건강 유지를 위해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효과적인 운동방법과 식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똑같은 음식을 먹고 비슷한 강도의 운동을 하더라도 체중이 감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살이 찌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단기간에 급격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100미터 달리기 같은 운동을 더 잘하는 반면 마라톤 같이 지구력을 요하는 스포츠에 더 잘 맞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운동과 영양에 대한 개인의 상이적인 반응이 어느 정도는 유전자에서 기인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예를 들어, 2004년에 뉴욕 타임지에 보도되었던 독일의 한 남자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팔과 다리가 근육질이었고, 5살이 되었을 무렵 3kg짜리 아령을 들고 어른처럼 근력 운동을 할 수 있을 만큼 발달된 근육을 가지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아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근육의 생성을 저해하는 Myostatin이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어 남들보다 훨씬 근육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8년에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시작한 ATLAS Sports Genetics이라는 업체는 120달러의 가격에 ACTN3이라는 유전자 변이에 따라 개인에게 맞는 스포츠 종류를 제안해준다. 이 업체는 주로 자녀의 운동 선수로서의 재능을 가늠해보고 싶어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마켓팅을 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ACTN3 유전자는 단기간에 강력한 근육 수축을 할 수 있는 속근(速筋) 섬유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ATLAS가 제공하는 테스트는 ACTN3 유전자의 특정 변이가 속근의 기능을 결정한다는 과학적 연구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일반 대중의 약 18%가 ACTN3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사이에서는 약 3% 이하 만이 그러하였다.) 아일랜드에 위치한 또 다른 업체인 Genetic Performance는 ATCN3를 포함하여 9개의 유전자에 대한 테스트를 제공하는데 이 유전자들은 근육 피로도, 근력, 체지방, 유산소 운동에 대한 반응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enetic Performance社는 개인이 재능을 가진 스포츠 분야를 제안해줄 뿐만 아니라 비만에 취약하게 만드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체중 감소 및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해준다. 한편 토론토 대학에서 시작된 바이오테크 업체인 Nutrigenomix는 영양과 관련된 개인의 유전적 정보에 기반하여 만성질환의 위험을 분석하고 예방을 위한 영양학적 프로그램을 제안해준다. 예를 들어, 소금, 포화지방산, 오메가-3 지방산 등의 영양소의 체내 대사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들의 존재 여부를 분석하여 개인에게 맞는 식단을 제공하는 식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는 크론병이나 지방변증 (脂肪便症) 등의 소화기계 이상을 가진 환자들도 포함된다. 판매 대상은 자격증을 가진 영양사나 의사들이며 (판매 가격은 약 350~650 달러) 테스트 결과는 환자를 위한 적절한 식이요법 제안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질병 예방은 언젠가는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헬스케어의 양상이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건강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유전자 이외에도 많은 요소들이 있으며 이 요소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관계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ACTN3 유전자의 경우, 분명히 운동 능력과 연관성은 있지만 실제 해당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조차 ACTN3 유전자는 운동 능력을 결정하는 많은 요소 중에 하나일 뿐이며,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FDA는 이런 테스트들이 의료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이 결국에는 정확한 질병 예측을 가능하게 할지라도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은 이러한 정보가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어 궁극적으로 헬스케어 비용 지출 감소에 기여할 것인지 여부이다.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인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의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각 국가별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왔지만 만성질환의 발병률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의 유전 정보에 따르면 당신은 당뇨에 걸릴 확률이 남보다 5배 높다”라는 정보를 접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장 음식조절과 운동을 시작할까? 이와 관련하여 미국 Johns Hopkins 병원은 최근에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병원에서 유전자 테스트를 받은 사람 1,000 명을 추적한 결과 이 중 약 40%는 테스트 이후 운동과 식단에 변화를 주고 의사와 적극적으로 질병 예방책에 대해 상담하였다는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며 더 많은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유전자 검사가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들 것이라 긍정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당신의 아이를 골라 낳을 수 있다면? - 태아와 수정란 유전체 검사 

1997년에 개봉한 에단 호크과 우마 서먼 주연의 영화 가타카(Gattaca)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우성 인자만을 갖춘 수정란들이 시험관에서 생산되는 음울한 인류의 미래를 그렸다. 철저한 스크리닝을 통해 탄생된 인간 개체들은 성격, 직업 적성, 질환 감수성, 수명 등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결정된 인생을 살아간다. 유전체 기술의 발달은 17년 전에는 그저 영화적 상상일 뿐이었던 미래를 우리 앞에 가져다 놓으려 하고 있다. 

다운증후군 등을 일으키는 유전체 이상을 확인하는 산전 기형아 검사는 일반적으로 임산부의 복벽을 통해 주사를 찔러 넣어 양수를 채취하는 양수천자법이나, 복부 혹은 경부를 통해 태아의 융모막을 채취하여 분석하는 융모막 검사 등을 사용해왔다. 이러한 방법은 태아의 조직을 직접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유전자 정보의 정확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시술 방법이 침습적이기 때문에 산모의 부담과 유산의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급속도로 향상된 염기서열 분석 기술은 태아의 조직이 아닌 산모의 혈액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태아의 유전체를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해졌다. 또한 염기서열 분석 가격의 급속한 하락으로 현재처럼 소수의 유전자나 유전체 일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유전체의 검사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부모들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사 시기 또한 기존의 방법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이른 시기인 임신 10주차부터면 가능한 것도 매력적이다. 모체 혈액을 이용한 태아의 유전체 검사가 2013년 미국 워싱턴 대학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이후 Sequenom Laboratories, Verinata Health 등의 업체들은 1천~3천 달러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퀀싱 기술의 발전으로 태아뿐만 아니라 체외 수정에서 얻어진 수정란의 전체 유전체를 검사하는 것도 곧 가능해질 전망이다. 염기서열 분석의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백에서 수천 개의 세포에서 채취한 일정 양 이상의 유전체가 필요한데, 그 양이 부족할 경우 시퀀싱 전에 인위적으로 유전체를 복제하여 총량을 증폭시키는 작업을 수행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오류인데, 태아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유전자 테스트에서 이러한 오류는 용납되기 어렵기 때문에 수정란 상태에서는 유전체 검사를 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연구진들이 체외 수정으로 얻어진 수정란에서 단 한 개의 세포를 채취하여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는 오류를 최소화한 유전체 증폭이 가능해졌으며, 또한 기술의 민감도 및 정확도 발달로 염기분석을 위해 요구되는 최소 유전체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지난 해에는 미국과 영국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에서 단일 세포 유전체 시퀀싱으로 선별된 체외 수정을 통해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의 사례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연구자들은 정자와 난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후 5일이 되었을 때 단일 세포를 채취하여 유전체 검사를 실시하였고 분석한 13개의 배아 중 정상적인 염색체를 가지고 있던 단 3개의 배아 중 하나를 골라 성공적으로 착상시켰다. 체외 수정의 경우 치명적인 유전적 이상으로 인해 착상에 실패하거나 유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퀀싱을 기술을 사용한 사전 스크리닝으로 건강한 배아를 선택함은 물론 체외수정의 성공률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는 분명 가치가 있다. 

수정란이나 태아의 유전체 검사는 아이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부모에게 제공하여 시의적절한 대비를 할 수 있게 한다. 유전체 스크리닝을 통해 다운증후군 등의 심각한 질환의 존재 여부 등을 미리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페닐케톤뇨증 등과 같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치명적인 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경우에도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윤리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유전자는 질병 감수성뿐만 아니라 건강과는 관계 없는 많은 형질-이목구비의 생김새, 체형, 지능 등-에도 관여하며, 유전자와 형질의 연관성에 대한 지식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술과 지식의 발달은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걸러내기 위한 용도뿐만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특정 형질을 가진 수정란을 선별하는 것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는 인간이 인류의 진화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유전체 정보의 활용을 질병에 대한 예측용으로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경미한 질병이나 장애를 가질 가능성이 있는 태아의 낙태를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해줄 것인지와는 별개로 우리가 그 기술을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Ⅲ. 퍼스널 게놈 (Personal Genome) 시대 
  

소비자가 주도하는 상업 유전자 테스트 시장 

2003년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을 당시, 이를 주도했던 미국 국립 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의 Francis Collins 박사는 사람과 인종 사이의 염기 서열의 차이는 0.1% 이하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유전체 정보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시퀀싱 기술의 발달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 결과 발표 당시에는 해독 불가능 했던 염기 서열의 상당 부분이 추가로 알려졌고, 제임스 왓슨과 크레이그 벤터 박사 등이 자신의 유전체를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서 분석된 유전체와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인간 개체 사이에는 실제 0.5% 정도의 유전체 염기서열에 차이가 있었다. 이는 개개인 사이에 최소 3백만에서 1천 5백만 개의 염기서열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존에는 아무런 기능이 없다고 여겨졌던 유전체 염기서열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유전자 발현 조절에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유전자 변이들의 정보로서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개인간의 유전자 염기 서열의 차이가 의학적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자신의 건강관리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대중의 강한 욕구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저렴해지고 있는 유전체 테스트의 등장이 더해지면서 본격적으로 개인 유전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2007년을 전후로 대중에 유전자 테스트 키트와 분석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한 이후 현재까지 유전체 검사를 받은 사람은 50만 명에 이른다. Business Insight에 따르면 세계 개인 유전체 분석 시장은 2009년 3.6억 달러에서 연평균 16%씩 성장해 2015년에는 8.7억 달러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에 론칭한 개인 유전체 산업의 대표적인 기업인 23andMe는 당시 유전체 산업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Google로부터 백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내며 화려하게 등장했다(23andMe의 CEO인 Anne Wojcicki와 Google의 창업자인 Sergey Brin은 당시 부부였음). 23andMe는 100 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타액에서 추출한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여 개인의 조상(祖上)에 대한 정보, 질병 리스크, 혹은 약물 반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유전체 검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파킨슨씨병과 관련된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내거나, 눈 색깔, 곱슬머리, 주근깨 등의 형질과 유전자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등의 활발한 연구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 개인 유전체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쑥쑥 커나가던 소비자 유전체 시장이 최근 FDA의 철퇴를 맞으며 주춤하고 있다. 그 동안 개인 유전체 산업을 관망하던 FDA는 2010년에 약물유전체학 업체인 Pathway Genomics社가 약국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DTC 유전자 테스트 키트를 판매하기 시작하자 개입에 나섰다. FDA는 대다수의 상업적 테스트들이 의학적 지식이 없는 소비자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으며 실질적 가치가 미미하거나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러한 유전체 분석 키트의 의학적 신뢰성의 증명을 통해 FDA의 정식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FDA의 강경한 대처 이후 대부분의 개인 유전체 정보 서비스 회사가 더 이상 시장에 존재하지 않거나 전략을 대폭 수정하였다. deCODE Genetics社는 거대 바이오 제약사인 Amgen에 인수 되었고, Navigenics社는 유전자 시퀀싱 업체인 Life Technology에 팔렸는데 Amgen과 Life Technology는 인수를 통해 확보한 유전체 데이터와 분석 기술은 활용할 계획이지만 규제가 불분명한 소비자 유전체 산업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언했다. 23andMe만이 타 기업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FDA의 규제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는데, 다른 기업들이 유전자 테스트의 의학적 활용을 부각시킨 반면 23andMe는 흥미 위주의 마케팅 전략과 유전자 테스트의 해석이 아직은 미완성의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12월에 FDA는 23andMe의 테스트가 근본적으로 ‘의료기기’라고 판단, 이에 적절한 연구를 수행한 후 FDA 승인 절차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마케팅을 금지시켰다. 설상가상으로 23andMe 고객들은 회사가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과대 광고로 자신들을 속였다며 캘리포니아 지방 법원에 500만달러 규모의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현재 23andMe는 염기서열 데이터만 제공하고 건강과 관련된 해석 서비스는 중단한 상태) 

소비자 유전자 테스트 시장의 가능성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은 규제적, 기술적, 과학적 불확실성으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헬스케어 산업의 규제는 극도로 보수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막 커나가기 시작한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FDA의 행보는 일면 당연하다. 상업적 유전자 테스트 키트를 구입하는 것은 쉽지만 그 키트가 제공하는 정보의 의미와 한계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FDA의 결정이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대중이 자신의 유전 정보를 부적절하게 해석하여 불필요한 수술이나 치료를 받거나 그 결과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인 효과를 야기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과학적인 측면에서도 DTC 유전체 테스트는 아직 불완전한 것이 사실이다. 유전체 분석 소프트웨어에서는 아직도 오류가 발견되고 분석 알고리즘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도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앞으로 개인 유전체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도 투자자들은 소비자 유전체 서비스 기업에 투자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소비자 유전체 시장, 여전히 지켜볼 가치 있다 

해결되어야 할 많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개인 유전체 산업은 이미 멈추기 힘든 대세라고 말한다. 유전제 의학의 선두주자이자 미국 스크립스 클리닉 (Scripps Clinic)의 심장전문의 Eric topol 박사는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획기적인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미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SNS을 통해 공유하고 유전체 정보를 남과 비교하며, 누가 더 건강관리 잘 하는지 경쟁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미 ‘소비자’가 자신의 유전체 정보를 알고 활용하기를 원하며 IT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이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시장이 열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전자 검사를 받은 소비자가 부적절한 치료법을 시도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는 FDA의 우려가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유전자 테스트를 받은 5천여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 결과, 이 중 48%의 사람이 유전자 결과에 대해 후속 조치를 강구했는데, 의사와의 상의 없이 약을 처방 받은 이들은 전체 환자의 1% 이하였다. 이들의 절대 다수는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는 등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유전자 정보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겪지 않았다. 지나치게 경직된 규제 보다는 과학적 오류와 의학적 남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수준의 규제를 마련하고 대중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여 개인 유전체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필요가 있다. 
  

Ⅳ.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 
  

유전체 의학은 앞으로 우리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방대한 유전체 의학의 연구 결과를 언제 어떻게 헬스케어 산업에 적용할지를 정하기에 앞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이슈들이 있다. 

과학적 신뢰도 향상과 국제적 기준 마련 

시퀀싱은 유전체 의학의 첫 번째 단계일 뿐 더욱 중요한 한 것은 시퀀싱으로 얻어진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이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시퀀싱 기술에 비해 정보를 해석하는 지식과 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 세계적으로 약 3~4백만 개의 유전적 변이가 존재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 의학적 중요성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1~2개의 핵심적인 변이를 어떻게 선별할 것인가는 과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또한 유전자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 관계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유전자 사이의 상호 작용에 대한 이해도 불충분하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근거 마련을 위해서는 최소 수백만 명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요구되는데 이처럼 많은 수의 유전체 샘플을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특정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는 암이나 희귀 질환의 경우 한 개의 병원이나 기관이 해당 질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적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유전체 데이터는 기관별, 국가별로 따로 생성, 저장 되고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연히 관리 및 분석 도구도 표준화 되어 있지 않아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와중에 거대한 유전체 샘플을 확보하고 일관성 있는 관리와 분석의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기관과 국가들이 힘을 합쳐 국제 콘소시엄을 마련한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2013년에 시작된 ‘Global Alliance for Sharing Genomics Data’는 전 세계 18개국에서 113개의 기업, 연구소 및 학교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유전체 데이터 공유 연합으로, 유전체 의학의 국제 표준을 만들고 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융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와 비슷하게 FDA는 유전체 염기서열과 관련 기술의 표준을 정립하기 위해 전문 기관과 함께 ‘Genome in a Bottle’이라는 콘소시엄을 구성하였고 2014년대 후반에는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유전체 의학의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고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유전체 분석과 해석이 가능해질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개인 정보 보호 

유전체는 그 개인에 대해 매우 민감한 정보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자신의 유전체 정보로 인해 고용이나 건강보험 산정 시 차별을 받게 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나 영국의 경우처럼 국가 차원에서 국민의 유전체를 수집하고 저장하려는 움직임은 주목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대규모 데이터의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과학적 연구 프로젝트에 익명으로 자신의 유전 정보를 제공했을지라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와 약간의 탐정놀이를 거치면 누구의 유전정보인지 밝힐 수 있다. 성(姓)과 계보(系譜) 데이터에 기반하여 후보의 폭을 줄인 후, 유전자 정보와 함께 공개적으로 제공되는 거주 지역, 성별, 나이 정보 등을 합치면 결국 누구의 유전자인지 유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Open-Access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움직임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전적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유전체에 기반한 차별을 방지할 수 있는 보다 견고한 법적 보호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인다. 

알고 싶지 않을 권리 

유전체 정보가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돕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모든 사람의 유전체 정보를 스크리닝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재까지 무려 2,500여 개 이상의 유전자들의 질환과의 연관성이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APOE4 변이는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환자에게 당신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알려주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 볼 수 있을까? 혹은 신생아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그 아이가 자라서 불치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되는 것이 과연 부모와 그 아이에게 얼마만큼 도움이 될까? 일부 과학자들은 당장 치료법의 존재 유무와 상관없이 검사를 통해 유전체 정보 축적에 기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치료법 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유전체 정보를 알고 싶지 않을 권리가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 미국의 생명윤리 이슈 연구 정부위원회는 환자의 유전체 검사를 의뢰하는 의사는 환자가 얼마만큼의 정보를 제공 받기를 원하는가에 대해 미리 상의하도록 권고했다. 
  

Ⅴ. 맺음말 
  

업계를 주도하는 시퀀싱 업체인 Illumina의 부사장 Matt Posard는 한 인터뷰에서 유전체 산업을 인터넷 산업과 비교하였다. 애초에 교육용이나 단순히 이메일을 주고 받기 위한 도구 정도로 치부되었던 인터넷이 2000년에서 2012년 사이에 500% 성장하였고 오늘날 인터넷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듯이 유전체 산업도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곧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의생물학 분야는 다른 산업에 비해 특히 발전의 속도가 느리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린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미생물이 감염성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진 1870년으로부터 60년이 지난 이후에 우연히 발견되었지만 분리와 정제의 어려움 때문에 그 후로도 약 15년이 더 지나서야 실제로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었다. 그 후에도 페니실린에 내성을 나타내는 균주들의 등장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더욱 더 향상된 항생제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수행한 연구팀의 일원이기도 했으며 현재는 MIT와 하버드 대학의 유전체 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Eric Lander 박사는, 현재 유전체 의학은 전체 발전 주기에서 약 절반 정도에 와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는 항생제로 따지면 막 페니실린이 개발된 단계 정도라고 말했다. Eric Lander 박사는 5-6년 안에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카탈로그가 완성될 것이라 예측하면서도 그 이후에도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도 유전체 의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비자 유전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의료법 환경이 다른 국내에서는 유전체 분석 기술을 가진 벤처 기업들이 영업력과 자본을 가진 제약사들과 협력을 통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주요 유전체 분석 벤처 업체인 디엔에이링크, 매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등은 각각 SK 케미칼, 동아제약, 유한양행과 연계하여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국가기관의 주도로 유전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동안 부처별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던 유전체 사업이 2014년부터는 ‘포스트 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으로 통합되어 운영되며 향후 8년간 17개의 유전체 연구에 약 6천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약사들의 관심과 정부의 대규모 투자는 고무적이지만, 우리보다 이미 앞서 유전체 의학을 위한 토양을 마련해온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대량의 유전체 정보를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설립된 유전체 분석 업체인 BGI가 전 세계 유전체 데이터의 20% 이상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으고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더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 또한 유전체 정보의 수집, 분석, 활용을 위한 표준 마련도 중요하다. 또한 이미 선진국들은 글로벌 유전체 공유 연합을 통해 글로벌 표준 마련에 나서고 있는데 미국,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한 18개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콘소시엄에 우리 나라는 빠져 있어 아쉽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장기간의 노하우 축적을 위해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20세기에 인류가 컴컴한 방에서 작은 손전등 하나로 힘겹게 보잉 747의 복잡한 설계도를 보면서 비행기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었다고 한다면, 인간 게놈 프로젝트 이후 우리는 불이 환하게 켜진 방에서 설계도를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지난 10여 년간의 기술과 지식의 발전으로 우리는 설계도면을 따라 기체를 짓고 있다. 이제부터 할 일은 부속품들의 성능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완벽하게 기능하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그리하면 미래에는 유전체 의학이라는 비행기가 인류를 태우고 안전하게 이륙하여 헬스케어의 혁신을 향해 거침없이 날아가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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