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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시니어 비즈니스, 섬세하고 포용적인 접근으로'

시니어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는 컸지만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시니어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니어 소비자들이 정작 시니어 상품 구매를 꺼리고, 기업들이 시니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면도 있다. 기업들은 연령 차별적 시각이 아닌, 포용적인 관점에서 좀더 정교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난 1월 미국 뉴욕주 퀸즈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매니저가 한인 노인들과 갈등을 빚은 사건이 있었다. 노인들이 커피를 시켜놓고 하루종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경찰을 불러 한인 노인 6명을 내쫓은 것이다. 결국 맥도날드 측이 노인들을 쫓아낸 매니저를 교체하고 노인들에 좀더 배려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등의 성의를 보였고, 한인 노인들도 사과를 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이 사건은 뉴욕타임즈에 기사화되면서 미국 내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생각해 보면, 미국에 거주하는 노인들도 편안히 싼 값으로 시간을 보낼 장소가 맥도날드 이외에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거기에다 -물론 해당 매장 매니저 개인의 특성이 작용했겠지만- 노인 고객들이 매우 귀찮고 돈 안되는 고객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고령 소비자가 처한 씁쓸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고령자들은 시간과 돈이 있어도 소비할 곳이 마땅치 않고, 비록 기업들이 이런 시각을 겉으로는 절대로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이들에게 부정적이고 차별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는 일찍부터 기업들에게 많은 사업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럴까? 
  
기대와 실제의 차이 

많은 기업들이 고령 소비자를 거대한 사업기회를 가져다 줄 집단으로 지목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고령자들은 신체적/정신적 특징이 젊은 세대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기존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다, 고령자들은 은퇴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을 것이다, 고령자들은 금액이 적더라도 안정적 소득원을 필요로 할 것이다, 고령자들일수록 건강에 더 관심이 많을 것이다… 등등 매우 다양한 이유들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기대는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그대로 확인되었다. Economist 산하 연구소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2011년 1~2월 전세계 583명의 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수명의 증가가 앞으로 5년 내 귀사의 사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까?’라는 질문에 조사대상 기업의 7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경영자들은 수명연장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 헬스케어/의약-레저/관광-금융서비스-음식료 등을 지목했다(<그림 1> 참조). 

그렇지만 실제 사업에서 기업들이 시니어 소비자들의 수요를 잘 이해하고,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기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같은 EIU 조사에서, 향후 5년 이내에 65세 이상 고령자 대상 제품/서비스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한 경영자들은 68%였으나, 이 중 48%만이 고령 소비자 그룹을 핵심 고객층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 비율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시니어 시장의 실체 

기업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저조한 것에 대해서 단지 왜?냐고 탓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왜냐면, 기업들도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시장의 실체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시니어 시장’ 이라고 칭할만한 카테고리가 정말 존재하냐는 것이다. 

전세계에 걸친 학계의 연구자들, 시장조사기관이나 언론 등에서 이 시장에 대해 자주 언급하며 많은 주장들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관련된 보고서와 기사 등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사실 과거에는 ‘시니어 시장’보다는 ‘실버 시장’으로 많이 언급해 왔다. ‘실버’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쓰기 시작해서 1990~ 200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활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실버’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시니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본은 ‘단카이 비즈니스’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단카이 세대(團塊世代)는 1946년에서 1949년에 태어난 세대로, 1970~198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 낸 세대이다. 미국에서는 ‘Senior Market’이라기보다는 ‘Baby Boomers Market’으로 지칭한다. 유럽에서도 대체로 미국과 비슷한 용어를 사용한다. 

시니어 시장을 정의하고 그 규모를 추정하는 데 있어 산업별로 나누어 규모를 추정하는 방법이 많이 쓰이지만, 각 산업별 상품의 구체성과 다양성에 있어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러 연구기관에서 많은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을 반영한 추계는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서 관련 시장 육성과 관련하여 ‘고령친화산업’으로 명명한 산업의 규모를 2010년 기준으로 약 33조 원으로 추산했다(<표> 참조). 

일본도 한때 민간연구기관이 시니어 소비가 100조 엔에 이른다는 추정치를 발표하여 한동안 시니어 시장이 ‘100조 엔의 시장’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런 추계는 허점이 있었고, 지금은 일본 내에서도 시장 규모를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의견이 많다. 이처럼 시니어 시장은 그 카테고리를 정의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고, 대략적인 시장의 규모를 추산하는 것도 매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고, 실제 사업 수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시도들이 있었나 

모호하고 불확실한 시장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시니어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례가 다양하지는 않으나, 현재 나와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기준으로 기업이 접근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원래 존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시니어 소비자를 위해 상품을 최적화하는 경우이다. 다음으로, 시니어들의 필요에 기반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내는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일반 소비자와 시니어 소비자를 차이를 두지 않고 같은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우이다. 

● 시니어 맞춤으로 최적화 

기업들이 가장 손쉽게 빠르게 할 수 있는 시도는 기존 상품에 변화를 주거나 마케팅 방법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들을 고령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기능이나 형태를 변형시킴으로써, 이들의 선호나 니즈에 대응하는 것이다. 

많이 언급된 사례 중 하나가 휴대폰이다. 휴대폰의 글자키를 크게 만들거나, 스마트폰에 시니어들을 위한 ‘간편 모드’ 기능을 삽입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시니어들이 대체로 시력이 좋지 않고, 젊은이들만큼 IT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과거 시니어들에 비해 현재 시니어들의 선호는 좀더 세련되어졌다는 판단하에 제품의 특징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Kimberly Clark의 대표상품인 Kleenex는 제품의 플로럴 부케 향을 줄이고 디자인을 현대적인 것으로 바꾸는 등의 시도를 하였다. 

고령화의 추세를 인지하고 인접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분야를 발굴하여 확대하기도 한다. Coca-cola는 일찍이 1980년대에 커피/차, 와인, 오렌지주스 시장에 진출했는데, 고령 소비자들은 Coke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Coca-cola는 2009년 스무디 음료와 야채주스를 생산하는 Innocent를 인수하기도 했다. 
  
● 시니어만을 위한 새로운 카테고리 창조 

두 번째 방법은 기업들이 기존에 없었던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시니어들은 신체적, 정신적 퇴화를 경험하게 되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한데, 혁신적인 기술이나 접근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약이나 헬스케어,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분야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Intel은 GE와 함께 텔레헬스(원격의료)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Care Innovations를 설립하는 등 IT기업으로서는 빠른 행보를 보였다. 고령자에 대한 다방면의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TRIL(Technology Research for Independent Living)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Philips는 고령자들이 자신의 집에서 질병을 치료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고령의 환자들이 좀더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생활용품이나 식품산업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관찰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Kimberly Clark의 Depend는 성인기저귀 시장을 창출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요실금 관련용품 시장은 2020년이 되면 약 1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Depend는 일찍이 이러한 수요를 인지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Danone은 Medical Nutrition 자회사인 Nutricia를 통해 시니어를 위한 영양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주로 이동성을 향상시켜 주는 근력강화 제품이 주력이며, 시니어들의 식습관과 영양상태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 ‘Age-neutral’ : 시니어 포커스를 하지 않음 

일반 소비자와 시니어 소비자의 소비가 다르지 않다는 가정 하에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같은 방식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말한다. 시니어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한 변형이나 창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품들이 이에 해당한다. 즉 연령 구분 없이 사용되는 상품들인데, 기존에는 많은 소비재 기업들이 이러한 전략을 취해 왔다. 

각 그룹에서의 접근법을 도식화하여 나타내면 <그림 3>과 같다.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기업들이 시니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이 시도들이 실제 가시적인 사업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질문한다면 대답은 ‘그렇지 않다’ 라는 것이다. 즉 아직까지 사업적으로 뚜렷하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거론되는 것은 시니어 소비자의 구매력이다. 시니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무척 과장되어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부풀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단지 그것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 이해의 부족 

무엇보다 기업들의 고령 소비자에 대한 이해 수준이 아직도 많이 낮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제 시니어 시장의 수요나 구매력에 대해 분석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시니어 시장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BCG의 Center for Sensing & Mining the Future에 따르면, BCG 고객 기업들의 약 5%만이 시니어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Nielsen Data에 의하면 소비재 상품 소비의 반을 차지하는 시니어 집단에 대한 광고집행 비중은 전체의 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BCG의 연구결과가 그 이유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고령화를 통한 사업기회를 당장의 이슈가 아닌 먼 미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점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EIU의 조사에 따르면, 38%의 기업들만이 시니어 소비자를 위한 제품,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니어 소비자는 이미 각 기업들의 비중이 큰 고객 그룹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의 베이비부머 그룹은 Apple 소비자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Nielsen Data). 이러한 추세에 따라 IT업계에서도 시니어 소비자에 대한 중요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IT업계의 대표적인 시장조사기관인 Gartner는 기업들이 이미 성숙된 시장인 젊은 타깃(Generation X, Generation Y)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시니어 소비자들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는 충고를 하였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시니어 소비자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지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 시니어 소비자의 양면성 

시니어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어찌 보면 양면적인 특성을 가진 집단이라는 점도 기업들이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니어들 중 어떤 사람도 ‘Old’라고 표기된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는 육체적인 노화로 발생하는 독특한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을 원한다. 이것이 양면성이며, 이 소비자 집단에 대한 접근이 결코 단순하지가 않은 이유이다. 

다른 말로 하면, ‘Anti-ageing’을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것이 매우 민감하면서 어렵다는 점이다. 시니어 소비자들은 어떤 특정 연령을 연상시키는 메시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시니어 대상 광고는 연령에 집중하는, ‘Age-sensitive’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형편없는 광고도 문제였지만, 시니어들이 고령화에 의해 신체가 쇠약해지는 효과 등만을 너무 강조했던 점이 패인이었다. 즉 ‘Use them, Feel old’라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결과가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 오래 전부터 시니어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여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 산업에서 많이 나타난 사례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시니어를 상대로 할 때 ‘Anti-ageing’ 보다는 ‘Staying young’ 등의 표현으로 순화하여 표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정형외과용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Smith & Nephew의 경우 제품의 효용에 대한 설명에 집중하고 연령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언급은 피하는 전략을 썼다. 미국에서 수행한 ‘Rediscover your go’라는 캠페인이 그 예이다. 
  
● 잘못된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소비자들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높다 하더라도, 기업들의 접근 방법에 문제가 많다는 점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단지 패키지나 서비스에 국한된 문제로 볼 수 없고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지적이 되고 있는데,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할 때와 달리 시니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좀더 정교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니어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본인들이 속한 커뮤니티나 친구들의 추천에 더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오히려 시니어 소비자들에게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접근법이 효율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실제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는 고령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소셜네트워크인 Eon의 COO Linda Natansohn은 다수의 브랜드가 시니어 소비자들의 영향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마케팅에 있어 표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잘 하는 브랜드들은 단지 광고만 하는 것이 아니고, Eon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미국의 민간보험 회사인 Humana는 Eon 내 Healthy Recipes 그룹(회원들에게 레시피 조언을 하는 그룹)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 Ageism의 덫 

Ageism(연령 차별, 연령주의)에 기반한 시각도 기업들이 시니어 비즈니스에 진입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맥도날드 매장의 사건은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Ageism은 젊은 사람들이 시니어를 바라보는 시각뿐 아니라, 시니어들 가운데서도 다른 세대와 자신들을 구분하여 인식하고 차별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질병, 기억감퇴, 이동능력 저하, 외로움과 우울, 지불능력 부족 등의 현상을 대부분 겪게 되는데, 시니어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젊은 세대보다 자신들이 낮은 계급에 위치해 있다 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런 편견은 시니어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신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결국 구매를 고려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 등은 젊은 세대만을 위한 것으로 여기고 사용에 있어서 주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TV 등 미디어와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Ageism의 부정적인 영향을 좀더 강화하고 확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Involve Millennium의 조사에 의하면, 50-64세 응답자의 63%, 65-74세 응답자의 68%가 현재 TV에서 방영되는 광고가 자신들과 관련이 없는 것 같다고 여기고 있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60세가 넘는 자신들에게 기업들이 물건을 팔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영국에 한정적인 통계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TV 등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시니어들의 모습은 일반 대중들의 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 또한 젊은 세대를 우선시한다. 마케터들 자체가 실제 구매하는 소비자층에 비해 젊은 계층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은 자신들이 속한 연령 그룹이나 혹은 더 젊은 그룹에 집중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이러한 현상들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상품을 가입하는 데 있어 연령의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 호텔의 피트니스나 스파의 경우 시니어 회원의 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Ageism은 막상 기업들이 시니어 시장에 진출하고자 할 때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시니어’와 관련성이 생기는 순간 어떤 ‘오명’을 얻게 된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영국 뉴캐슬대학의 Advantage Newcastle Project의 조사에서 기업 경영자들은 시니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기업이 ‘늙은 소비자’들만을 위한 이미지로 낙인 찍히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특히나 중소규모 기업들의 경우, 젊은 소비자들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시니어 소비자에 특화하여 성공을 거둔, 따르고 싶은 ‘Role model’이 없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기업들이 원래 주력했던 연령대를 무시하고 시니어 소비자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란 실로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섬세하고 포용적인 접근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많은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시장 발전이 더딘 이유로 민간 기업이 주체가 된 혁신, 즉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한다거나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등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업들이 시니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포용성(Inclusivity)에 기반을 둔 정교하고도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데 있어 시니어만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차원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여러 사례를 통해서 증명되었다. 따라서 시니어를 타깃하더라도 보다 넓은 고객층을 포용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의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것에 그치기보다는 지불 방법, 매장의 포맷/컨셉, 라벨 디자인, 운송시스템 등에 이르기까지 좀더 넓은 시야 안에서 장기적으로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는 개개 기업이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은 측면도 있다. 시니어 시장이 기존 시장과 다른 특성이 있다면 이 시장이 해당 소비자의 수요와 선호뿐 아니라 다른 연령대 사람들의 인식, 이로 인한 기업 브랜드 이미지의 변화 등과 연결될 수 있고 시니어 소비자들의 권익이나 독립/자립, 세대 간 부담의 비형평 등과 같은 사회적인 이슈와 결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니어 시장에서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고령자를 배려하고 권위를 지켜줘야 하는 것인지, 그래야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시니어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고 기존 시장과의 조화를 이루어 가기 위해서는 관련 협회단체나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현재는 기업들보다는 이들이 시니어 소비자, 시니어 시장에 대한 연구와 컨텐츠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이미 시니어 시장의 속도가 우리보다 20여년 정도 앞서간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경우, 전미은퇴자협회(AARP) 등이 나서서 시니어 소비자들의 권익 향상뿐 아니라, 각 기업들에게 사업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활동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시니어 소비자들은 커뮤니티에 기반한 활동이 많은 편이며 이들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2000년대 시니어 시장의 가장 주요한 트렌드로 여겨진 ‘Aging in Place’는 ‘Aging in Community’의 관점으로 확대되어 강조되고 있다. AIP는 시니어들이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잘 늙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단지 집에서 혼자 생활해서는 제대로 된 노후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다른 세대의 소비자들을 공략할 때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만, 특히 시니어 소비자를 중점적으로 타깃한다면 기업들이 커뮤니티를 연구하고 이들과 공동으로 협력하여 시장을 개발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좀더 효과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 간이라도 협력을 도모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생활소비재 기업인 P&G의 경우, 2011년 Boeing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 및 신시내티 대학과 함께 ‘Live Well Collaborative’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아직 Live Well 컨소시엄을 통해 상업적인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50세 이상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기업들이 시니어 소비자들을 보다 자연스럽게 고객의 기반으로 끌어당기고, 시니어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시니어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시니어 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사회 전반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이제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 역할을 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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