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보이스피싱)번호 검색
« 2024/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LG경제연구원 '걷히지 않는 불확실성에도 인도시장의 잠재력 가려지지 않는다'

관료주의, 인프라 부재, 정책 불확실성 등의 인도시장 제약요인들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후 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진 면도 있다. 인도시장이 외국기업들에게 유리한 사업환경을 제공해 주지 않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진출 노력이 위축되는 것 같진 않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도의 시장잠재력, 비용경쟁력, 고급 노동력 조달 여건의 강점들은 여전하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12억 5천만명)를 가진 아시아 3위 경제규모의 큰 시장이다. 많은 외국기업들이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시장 가능성을 보고 사업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렇지만 인도 시장은 외국기업들이 사업하기에 쉬운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관료주의, 인프라 부재, 정책 불확실성 등의 제약요인들로 인해 인도의 사업환경 순위는 늘 하위권에서 맴돈다. 세계은행에서 발표하는 사업환경순위(Ease of Doing Business rank)에 따르면 189개국 가운데 134위이며, 특히 창업 항목은 179위로 최하위이다. 

특히 지난 2012~13년은 인도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증폭됐던 시기로 여겨진다. 연 9%를 상회했던 성장세는 대내외 수요부진으로 4%대로 추락하고, 루피화 가치는 미국발 양적완화 축소(Tapering) 우려로 출렁이면서 16% 하락했다. 거시경제환경의 악화에 더해 외국인투자 정책은 소급과세(GAAR) 도입 가능성과 개방일정 지연 등으로 오히려 외국기업들에게 불리해졌다. 

‘인도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불확실하다는 사실’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게 보인다. 인도시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완급?조절을 해야 할 지,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시점이다.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 통계 흐름상으로는 인도투자는 상대적으로 건실한 편이다. 지난 2013년 상반기 세계 FDI투자액은 6,746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8.1%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인도에 유입된 FDI 투자액은 136억 달러로서 34.7% 늘어났다. 이는 2012년의 외국인투자 하락세를 상쇄하고도 남아, 반등의 신호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오는 5월 총선 이후 적지 않은 정치경제 변화가 예상되는 2014년의 외국인투자 전망은 쉽지 않다. 새로운 연합정부가 출범하면서 외국기업 끌어안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국내산업 보호 분위기가 확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인도시장의 불확실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성이 커졌다. 
  
외국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책 환경 

인도시장의 불확실성은 여러 가지 사업불안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정부의 보호주의 경향과 재정적자, 환율불안, 그리고 부패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외국기업들은 늘 불안하다. 일시적인 시장침체나 국제원자재 가격변동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지만 인도발 불확실성은 인위적이며 뿌리가 깊다. 가장 큰 발원지는 인도 정부이다. 

인도정부의 외국기업에 대한 자세는 모호한 측면이 크다. 경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외자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외국기업에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재정적자를 충당하는 세원으로서 외국기업을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외국기업에 대한 사업환경은 여전히 적대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2년 3월에 발표된 외국기업의 M&A에 의한 이득에 대한 소급과세 방침이 대표적이다. 1960년대 초반까지 소급하여 외국기업의 미납세 이익분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발상은 외국기업들을 좌절시켰다. 

당시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외자이탈이 벌어지고 해외재계의 탄원이 이어지면서 소급과세안은 철회됐다. 그렇지만 조세회피 방지원칙(GAAR)은 다소 완화되어 수정된 상태로 오는 2016년부터 재도입될 전망이다. 외국기업에 대해 불리한 과세 방침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다. 인도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해 유독 강하게 나가는 것은 이들이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의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Vodafone)의 세무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인도 세무당국은 보다폰의 지난 2007년 인도 진출시 M&A 거래 이익에 대해서 20억달러의 소급과세를 매겼다. 보다폰은 이에 반발하여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결말을 보이지 않고 벌금까지 추가되어 세금추징액만 늘어난 상태이다. 

원유 생산에 대한 세금인상 조치 역시 외국 민간정유사인 Cairn사를 괴롭히고 있다. 2012/13년 예산안에서 원유 생산에 대해 세금이 크게 인상되면서 Cairn사는 오는 2020년까지 25억달러의 비용증가요인이 발생하게 됐다고 반발했다. 이러한 세금인상 조치는 인도 정부가 원유 및 가스 부문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유치한다는 방침과 완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슈퍼체인 개방하고도 외국업체 발목잡아 

외국기업 과세에 대해서 이처럼 신속한 인도 정부이지만 FDI 개방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이다. 몇 년 전부터 개방을 약속했던 소매유통, 방위산업, 보험 등에 대해서 커다란 진척이 없다. 소매유통은 진통 끝에 2012년 9월 개혁안을 통해 단일브랜드 100% 투자허용, 멀티브랜드 51% 허용 등이 발표됐다. 그렇지만 현지조달비율을 30%로 높이고, 창고 및 상점의 자체보유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면서 실질적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인도시장 진출을 갈망했던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almart)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인도정부가 2012년 9월에 월마트와 같은 멀티브랜드 슈퍼체인의 진출을 일부 허용(51% 외국인지분 가능)했지만 같은해 12월말부터 뇌물공여 사건에 휘말려 발목이 잡힌 상태이다. 

인도 정부는 월마트의 진출이 달갑지 않았던 차에 뇌물공여 혐의를 빌미삼아 강도높은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마트 인디아가 지난 2010년부터 컨설팅비용으로 지출한 1억 달러가 뇌물로 의심된다는 것인데, 월마트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인도 뿐 아니라 멕시코에서도 점포 개설과 관련된 뇌물 공여 혐의가 불거지면서 월마트 본사는 해외지사 전반의 미국 부패방지법(FCPA) 위반 여부를 조사하게 됐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계는 개도국에서 사업관행처럼 여겨졌던 뇌물공여가 사업 자체를 망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됐다. 
  
FDI 개방 조치의 후퇴 움직임도 

이미 100% 외자진출이 허용된 의약 부문에서는 과거처럼 지분을 규제하자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정부는 논의 끝에 지난 1월초에 의약부문의 외국인직접투자 100% 허용 방침이 변함없다고 못박았다. 외국인지분을 다시 제한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은 투자 허용 이후에도 신규 외국인투자 실적은 늘지 않고 오히려 약값 인상이 우려된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인도 국내의약업체들은 낮은 마진과 과도한 부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다국적 의약업체들의 손쉬운 인수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규투자가 아닌 기업인수를 통해 인도 시장에 진출한 외국제약사들은 궁극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약값을 올릴 가능성이 농후할 것이다. 

인도 정부 내에서도 민생과 밀접한 산업정책진흥부(DIPP)에서는 항암제, 말라리아, 에이즈, 결핵 등 퇴치약품 생산에서 외국업체의 독점을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외국인투자지분을 제한해야지만 인도 내에서 값싼 복제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 

이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아쉬운 재무부는 회귀 조치가 외국인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경기를 둔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내각에서 논의한 결과 재무부 주장대로 의약산업 개방 기조를 이어 가기로 했지만 이번 소동에서 나타나듯이 인도의 FDI 정책은 개방노선에서 후퇴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국내산업에 도움을 주지 않는 외국인투자는 사양하겠다는 인도 정책부서의 발상은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 불확실한 정책을 싫어하는 외국투자가와 기업에게는 위험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총선 앞두고 외국기업은 관망세 

그나마 외국기업들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올해 4~5월에 치뤄질 총선을 전후하여 개혁개방에 박차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총선 이전에는 싱 총리가 소속된 여당인 국민의회당(INC)이 선거용 대책으로 개혁안을 내놓을 수 있다. 총선이 끝나면 새로 출범하는 신정부에서 역시 개혁안을 손 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2013년 8월 인도 내각은 통신업 부문에 100% 외국인투자를 허용하면서 선거에 대비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외국계 통신업체들은 인도 파트너들의 소수 지분을 매입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통신업에 대한 FDI 투자기준에 따르면 지분 49%까지는 자동승인되고 그 이상은 외국인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분명 환영할만한 조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통신규제가 완화되고 명확한 산업친화적인 정책이 수반되어야 외국기업의 통신업 투자가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인도에서는 영국의 보다폰이 제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통신업체인 Telnor와 러시아 업체인 Sistema사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부문이 대표적인 FDI 투자제한업종이었다가 조금씩 개방되고 있지만 방위산업, 은행, 보험, 멀티브랜드 유통 등은 아직 제한업종에 해당된다. 인도 재무장관이 미국을 방문하면 만나는 단골기업 가운데는 월마트, 록히드 마틴, 보잉 등 인도 진출을 원하는 업체들이 포함된다. 

내각 각료들도 개방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있다. 국방장관은 방위산업의 지분제한을 26%에서 49%로 확대하는 것을 안보상 이유로 반대한다. 야당 출신 각료들은 소매유통의 추가개방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싱 총리는 FDI 개방에 있어서 분명한 성과가 필요한 시점에 처해 있는 형편이다. 지난 2012년 9월에는 개혁정책 후퇴의 우려를 불식하고자 소매, 민간항공, 방송 등을 추가 개방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던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추가적 개혁정책이 도입될 개연성이 크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관망세이다. 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투자타당성을 저울질 하며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기 보다는 정권 교체의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인도시장의 매력은 여전 

불확실성이 많은 인도 시장이 잠재력 마저 없었다면 외국기업들이 고군분투하며 시장에 남기를 자처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도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잠재력과 성장성이다. 인도 경제는 지난 1970년대에 연평균 2.6%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힌디 성장률’로 조롱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1991년 개혁 이후 1990년대 성장률은 5.9%로 반등했고, 2000년대에는 7.6%의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2003~2007년에는 8.7%의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외국기업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난 2008년말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기 부진의 여파로 인도경제도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인도 경제 성장률은 2012/13년에 4.5%로 급락했고, 2013/14년에는 4.9%로 소폭 회복될 전망이다. 올해 성장률은 5.4%로 소폭 반등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인도의 성장률은 선진국의 낮은 성장률에 비할 바 아니며 중국을 제외하면 개도권에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인도가 중국과 일본에 이어 아시아 3위 경제규모(GDP)를 차지하며, 인구는 12억 5천만명으로 중국에 이은 세계 2위이다. 1인당 GDP는 1,400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낮지만, 한해 3천만명 가량 늘어나는 중산층을 눈여겨봐야 하는 시장이다. 

인도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편이다. 컨설팅업체인 EY(Ernst & Young)는 인도 시장은 잠재력, 비용경쟁력, 고급노동력 조달 등 3가지 측면에서 매력을 갖고 있다는 서베이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2012년과 2014년 격년 보고서의 설문방식이 달라서 응답률의 차이는 있었지만 3대 매력요소는 변함이 없었다. 최근 보고서에서 고급노동력이 매력적이라는 응답률이 이전보다 늘었고, 통신인프라의 매력도에 대해서 ‘매우 그렇다’의 비중이 32.7%에 달한 점이 주목할만하다. 

그 밖에 인도 경제 관련 단체들이 실시하는 서베이에서 조사 대상기업들의 상당수는 인도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특히 2008년 이전에는 긍정적 견해가 압도적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 2005년 8월에 실시된 인도상공회의소연합(FICCI)의 서베이에서 인도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70%는 이익을 시현하고 있고 80%는 향후 사업확장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포춘(Fortune)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치고 인도 진출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2008년말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에는 외국기업들의 해외진출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인도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최근 발표된 EY의 글로벌 CEO 대상 서베이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에 인도에 신규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응답자의 53.2%였다. 글로벌화 자문업체인 Zinnov가 2013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포춘 500대기업 가운데 50%에 이르는 기업들은 2015년까지 인도에 IT센터를 설립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기다림이 능사는 아니다 

인도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외국기업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외국기업들이 인도의 정책변화 등을 숨죽여 보면서 고질적인 부패, 관료제에 따른 허가 지연 등을 마냥 참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인도 소비자의 지갑이 커지기만을 기다리면서 시장 진입을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인도는 중장기적으로 유망성이 커서 외국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공략해야 시장이라는 인식도 확산 중이다. PwC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소비와 생산의 유망성 측면에서 모두 훌륭한 시장이다. 중국은 세계 제1위 인구를 갖는 소비 유망국이지만 중장기적 생산 유망성은 떨어진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는 노동인구 증가율이 빨라 생산기지로 유망하지만 1인당 소득증가율이 조사대상국들의 평균보다 낮아 소비유망성은 떨어진다. 최근 몇 년간의 글로벌 소비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선진국의 저성장, 브라질과 러시아의 추락, 그리고 중국의 경쟁격화 등을 감안하면 인도 시장의 유망성은 더해진다. 

과거에는 인도 시장의 단점만 보고 질려버린 많은 외국기업들이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최근에는 중국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시장인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이 관심을 얻고 있다. 또다시 시간이 흐르면 이들 기업들은 새로운 신흥시장을 찾아야 하는 과정을 되풀이해야 될 지도 모른다. 

외국기업들이 번번이 신흥시장을 개척하는 공을 들여야 한다면 비록 어려움이 많지만 인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이러한 계산법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서 잘 드러난다. 지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연간 FDI 유입 규모는 연평균 53억 달러에 그쳤다가 지난 2009~12년 중에는 309억 달러로 6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3년에는 인도경제의 성장 부진으로 외국기업의 대규모 진출은 없었지만 3분기까지 211억 달러의 FDI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회피처를 제외하면 인도에 100억 달러 이상 투자한 나라들은 영국, 일본, 미국, 네덜란드 등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상위권의 영국과 일본은 최근 2년동안 투자를 집중하여 각각 누적투자액의 46.1%, 34.7%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 인도경제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기업들은 2014년에 인도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조사됐다. 컨설팅업체인 EY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502개 글로벌업체의 CEO 가운데 53.2%는 2014년에 인도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반면 아니라고 한 비율은 31.8%에 그쳤다. 인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들의 절반 이상(57.8%)은 조업 확대와 신규고용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규투자 진출은 4.4%에 그친 점에 미뤄볼 때 글로벌 기업들의 올해 투자는 주로 인도에서의 확장 계획은 기존 사업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투자부문으로는 지난 2007~12년 FDI 프로젝트 건수 기준으로 통신미디어, 기타 제조업, 비즈니스서비스 등에서 절반 가까운 투자가 이뤄졌다. EY 서베이에 따르면 향후 유망 분야에 대한 글로벌 CEO들의 생각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향후 2년간 인도의 투자유망 분야로서 통신업의 중요성은 지속되는 가운데 인프라, 소매유통, 생명과학 등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재 외국기업 필두로 중장기 투자 러시 

인도에서 유망 분야 중심으로 둥지를 틀고 눌러 앉은 것만을 보고 성공적 진출이라고는 할 수 없다. 투자가 곧장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저 기다림의 미학을 강조할 수도 없다. 맥도날드(McDonalds)는 진출 이후 10년간 유통망을 개척하고 제품 현지화를 준비했다. 엔진업체인 쿠민스(Cummins)도 1962년에 진출한 이래 인도형 제품을 개발하기까지는 커다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정 품질을 갖추면서도 싼 제품이 나오면서 성공에 근접한 것이다. 

힘든 인도시장에서 성공스토리가 나오면서 인도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사업부진을 열악한 환경 탓으로 돌리기 어려워지고 있다. 본사가 인도 시장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공격적 투자도 뒤따르는 중이다. 

활발한 투자가 예상되는 분야로는 소비재(FMCG), 내구소비재, 자동차, 통신, 항공사, 소매, 의약 등이 망라된다. 특히 음료(코카콜라, 펩시코 등)와 생활용품(유니레버, P&G 등)으로 대표되는 FMCG 부문에서만 8,500억 루피(약 140억 달러)가 향후 5년 이내에 투자될 예정이다. 

다국적기업을 위시한 상당수 기업들이 여러 분야에서 인도 성공신화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광활한 인도 시장의 흩어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소비재 및 내구소비재 분야의 외국기업들은 현지생산시설 확대, 유통망의 확대, 광고홍보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에 펩시코는 2020년까지 인도에 3,300억루피(54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라이벌인 코카콜라가 불과 1년 전에 발표했던 50억달러의 투자규모를 능가하는 규모이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목표대로라면 현재 양사 합쳐서 200만개의 취급점이 2020년에는 800만개로 늘어난다. 

외국 소비재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는데 비해 인도 로컬기업들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서 대형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로컬기업들은 빠른 성장과정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부채가 많은 형편이다. 경쟁하는 입장에서 외국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및 IT통신업 회복 기대감 

자동차업계에서는 2012년부터 계속된 판매감소로 공격적 투자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지난 2013년 7월에 닛산-르노의 카를로스 회장은 수년 내 인도에 2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실행된 투자 건들은 올해에 있을 자동차 시장회복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의 포드는 이미 구자라트주 사난드(Sanand)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포드는 올해에 인도에서 연간 44만대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일본의 스즈끼도 구자라트주에 350억루피를 들여 신규 공장을 설립하면서 25만대를 추가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도 시장을 비관적으로만 봤다면 이뤄지지 못했을 투자조치들이다. 

통신업체들도 2012년부터 불황기를 겪으면서 2012/13년(2012.4~13.3)의 직접투자 규모가 9,200만 달러에 그쳤지만, 2013년 중에 발표된 중기 투자계획액만 39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정부의 통신업 100% 외자진출 허용과 통신요금 현실화 기대 등이 작용한 결과이다. 보다폰 인디아는 금년도 영업이익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임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활용하는 IT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종업원 확보 및 교육, 기업고객 확대 등에 경영자원을 투입 중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IT업체들인 엑센추어(Accenture)나 캡제미니(Capgemini) 등은 인도를 이윤 창출기지로 삼겠다는 계획 아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도 성공으로 다른 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도 

다국적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글로벌한 매출 포지셔닝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도의 성공은 다른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은 지난 2007~08년 인도통신시장의 활황기를 포착하여 글로벌 부진을 만회했다. 보다폰 인디아는 인도정부와 세무소송을 진행 중인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도 혁신적 운영을 통해 이익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12/13년에 인도 통신업계가 주춤하는 중에도 보다폰의 영업이익율은 29.7%로서 전년보다 오히려 3.4%포인트 높아졌다. 보다폰 인디아의 성공은 도시집중, 중산층 이상 소비자층 확보에 있다. 

스위스의 시멘트업체인 Holcim은 미국 사업이 주택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자, 인도로 눈을 돌려 지난 2006년에는 인도업체를 인수하면서 사업부진을 타개했다. 인도 주택시장이 여전히 활기를 띠었고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수요에 힘입어 인도의 시멘트 소비가 꾸준한데 따른 것이었다. 

최근 일본 업체들의 인도진출 강화는 본국의 경기부진, 선진국 수요부진을 만회하려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인도에 진출한 일본기업의 수는 1천여개로 중국에 진출한 14,000개보다는 훨씬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2008년 이후 인도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자동차, 의약, 가전 등이 주요 진출부문인데 특히 가전기업들의 재진출이 특징적이다. 

일본 가전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 한국 가전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인도시장을 등한시해 왔다. 그렇지만 선진국과 중국시장에서도 밀리게 된 일본 가전업체들은, 아직까지 경쟁강도가 낮은 인도를 다시 한번 눈여겨보게 됐다. 파나소닉을 위시한 일본 가전업체들이 2012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인도 사업확장 계획을 발표하는 양상이다. 가장 열성적인 파나소닉은 인도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말 결산 손실액이 75억 달러에 달해 충격을 주었던 파나소닉은 다른 지역의 비수익부문에서 철수하는 반면 인도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델리 서쪽 구르가온의 제 1공장의 완공에 100억 루피(1.6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B2B 제품 생산용 제 2공장 건설에도 150억 루피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2015년 3월까지 광고홍보비로만 2억 5천만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샤프(Sharp)는 에어컨,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 공장에 70억루피를 투자하여 생산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비슷한 업종의 다이킨(Daikin) 역시 1.15억 달러의 생산설비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히타치는 장기 계획을 내세우면서 2016년 3월까지 5개의 공장을 신설하는 데에 470억 루피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니는 2012년 9월에 CEO가 인도를 방문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의 그룹 내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소니 인디아는 마케팅 비용을 50% 늘려잡는 한편 유통망 확대에 나서면서 매출 목표도 2015년에는 2천억 루피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소니 본사의 실적 부진이 신용등급 하락(정크본드 수준)으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인도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잠재력 감안하여 전략시장으로 접근해야 

불확실성이 큰 인도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사업환경이 척박한 가운데 일궈낸 성공이기에 더욱 값질 수 있는 것이다. 인도에서 성공한 기업은 세계 어느 곳에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가 전혀 공허하지 않은 이유이다. 

그렇지만 인도에서 오랜 기간 뿌리를 내린 기업에 비해 1990년대 이후, 특히 2000년대 이후 진출한 외국 기업들일수록 성공 체험은  쉽지 않다. 초기 몇 년간 실적상승이 가파르게 일어나지만 곧 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국기업들이 초창기의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는 소비자들이 상위 5% 소득층 이내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경쟁업체들이 몰려들면 파이(pie)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잠재적인 소비자층을 포함한 경영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소비시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인도는 제조와 R&D의 허브(HUB)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을 잇는 위치에 인도가 자리잡고 있다. 

현지화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인도기업보다 더 인도스러운 기업이 되는 것도 필요하다. 오랜 진출역사의 힌두스탄 유니레버(HUL)는 외국계 기업이지만 인도인들 조차 유니레버가 인도 기업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다. HUL은 주식시장에도 상장되어 인도 개미투자자들이 투자할 정도로 현지화된 기업이다. 보다폰 인디아과 같은 회사도 장차 인도 전역으로 영업범위를 넓혀서 전국적 인지도를 쌓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조만간 주식공개를 통해 상장할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보다폰 역시 인도기업처럼 취급되며 인도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기 원하는 것이다. 일본 파나소닉 회장도 현지화(Localization)를 강조하며 파나소닉이 인도에 진출한 일본기업이기 보다 인도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하고 있다. 

인도시장은 분명 호락호락하지 않은 시장이다. 그러나 글로벌기업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시장이기도 하다. 일관성없고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정책환경 속에서도 글로벌기업들이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이다. 인도시장 진출 연륜으로는 우리기업들이 대부분 20년이 채 안된다. 그렇지만 가전, 자동차 등 대기업 중심의 인도 진출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외국 연구자들에게 종종 우수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인도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라 완급조절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바탕에는 시장 잠재력을 중시하는 차원에서의 전략적 대응과 진출노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 
사업자 정보 표시
(주)부동산중개법인이산 | 박우열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63-8, 지하1층 69호(삼창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528-88-00035 | TEL : 010-3777-1342 | Mail : 1004kpwy@hanmail.net | 통신판매신고번호 : 해당사항없음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