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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내 편, 팬을 얻자

■ 경제보고서 ■ | 2014. 4. 21. 23:16 | Posted by 중계사

LG경제연구원 '든든한 내 편, 팬을 얻자'

기업 경영에 있어 팬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기업과 팬 사이, 팬과 팬 사이 소통의 창구가 늘어나면서 팬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와 팬 간의 관계, 사람 간 친구관계를 만들어 가듯이 고객과의 더 많은 교류를 통해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간다면 든든한 팬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팬과 안티팬 

코카콜라(Coca-Cola), 애플(Apple), 할리데이비슨(Harley-Davison).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이들 기업의 제품을 변치 않고 아끼는 많은 고객이 있다는 것이다. 1985년, 새로운 맛의 뉴코크(New Coke)가 출시 되자 코카콜라에는 내가 좋아하는 콜라를 되돌려 달라는 항의가 빗발쳤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는 날이면 추운 날씨에도 매장 앞에는 밤새 긴 행렬이 늘어서 있다. 팬들이 함께 모여 라이딩을 하고 파티를 하며 함께 즐거움을 만들고 나누는 할리데이비슨의 팬클럽이 있다. 이런 고객들은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우하기도 하며, 기업의 홍보효과를 배가 하기도 하고, 다른 고객의 애정까지도 더욱 두텁게 만들기도 한다. 

반면, 고객의 외면으로 고생을 한 기업들도 있다. 1996년 나이키의 축구공이 빈국의 아동 노동 착취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나이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이는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적 있다. 2011년 12월에는 내 물건을 안전하게 운반해 줄 것 같은 광고와는 달리 모니터를 시원하게 내던지는 페덱스(Fedex)의 배달 장면이 유튜브(YouTube), 미디어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며 신뢰했던 고객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아껴주는 고객들 덕분에 기업이 성장할 수도 있고, 안티팬 때문에 성장이 주춤할 수도 있다. 나의 편이 되어 줄 팬을 갖고 있는 기업은 위기에서 탈출할 방법을 팬으로부터 얻을 수도 있고, 안티팬이 많은 기업은 헤어나오기 어려운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디지털 미디어와 SNS가 발달하면서 기업의 세계에서 팬과 안티팬이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 팬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어떻게 내 편이 되어줄 든든한 팬을 얻을 수 있을까. 

팬이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분야 중, 팬문화의 역사가 길고 그 파급효과가 큰 분야는 바로 대중문화이다. 오랜 시간 팬에 의해 성장해 온 대중문화에서의 팬의 특징을 살펴보면서 기업이 고민해 보아야 할 점들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대중문화를 사랑하는 팬 

우리나라에서 대중문화를 사랑하는 열정적인 팬의 역사는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1990년대 중반 R.ef, 솔리드(Solid) 등과 함께 팬 문화의 열기가 무르익어 갔고, 1990년대 후반 1세대 아이돌이라 불리는 H.O.T., 젝스키스(Sechs Kies), S.E.S., 핑클(Fin.K.L), god 등과 함께 팬 문화는 꽃을 피웠다. 많은 팬들은 사랑하는 스타의 무대를 찾아 각 스타를 표하는 색상의 풍선을 들고 열성적으로 응원을 하고 선물을 보내며 애정을 표현하였다. 

스타를 향한 몇몇 애정표현은 부작용을 낳기도 하였다. 스타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팬들은 다른 스타의 팬들과 편을 나누어 싸우기도 했다. 10대의 열성 팬들은 스타의 무대를 찾기 위해 수업을 빠지기도 했다. 스타가 은퇴를 하거나 그룹이 해체를 하는 등 팬들이 원치 않는 결정들이 알려지면 스타의 소속사 근처의 길을 막고 드러눕는 등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들은 다른 사람들의 비판을 샀고, 소위 ‘빠순이’라는 속어로 팬들을 격하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번 만들어진 ‘빠순이’라는 오명은 오랜 시간 팬을 따라다녀 왔다. 

진화하는 팬… ‘빠순이’에서 든든한 지원군으로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팬들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빠순이’라는 오명하에 비판을 받던 모습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스타에게 도움을 주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스타에게 응원을 보내다 자신과 자신이 지지하는 스타에게 불명예를 안기기보다는, 이성적이고 실질적인 방식으로 스타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 대중문화가 오랜 시간을 거쳐 발전하면서 팬 문화도 함께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본인들의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아끼는 스타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팬들은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0대 시절 1세대 아이돌을 열정적으로 응원했던 팬들은 과거 자신들의 행동이 스타에게 어떠한 악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 20대, 30대가 된 이들이 팬 문화에 동참하면서 자신들의 과거 경험을 통해 학습한, 스타를 위해서는 지양해야 할 행동들에 대한 공감을 팬들 사이에서 일으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성인이 된 팬들은 과거처럼 마음과 체력 중심으로 스타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문 역량을 발휘하며 응원을 하고 있다. 청소년의 열정과 성인의 전문 역량이 조화를 이룬 이 시대의 팬덤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큰 영향력을 대중문화에 행사하며 성장하고 있다. 

●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팬 

좋아하는 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팬픽)을 쓰는 팬도 있다. 팬이 마음을 담아 쓰는 소설인 만큼 주인공인 스타는 멋있게 그려진다. 이를 읽는 팬들의 스타를 향한 마음도 함께 커진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서 멋진 역할을 맡은 배우가 실제로도 그렇게 멋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인기를 얻는 것과 같다. 이처럼 팬픽을 쓰는 팬은 스타의 인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천만원을 훌쩍 넘는 대포 같은 카메라로 스타의 멋진 모습을 담아내는 팬들도 있다. 수준급의 사진을 촬영해 팬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이들은 다른 팬들에게 스타의 멋진 모습을 알리며 스타를 향한 애정을 두텁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 착한 스타를 만들어 주는 팬 

요즘 뮤지컬 등 공연장에 가면 꽃으로 만들어진 화환 대신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쌀화환들이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스타의 공연을 축하하는 의미로 보내는 쌀들은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쓰인다. 우리 대중문화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쌀을 보내오는 팬들의 국적도 다양해지고 그 양도 크게 늘어가고 있다.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뮤지컬 공연을 할 경우 톤 단위에 달하는 쌀이 모여든다.
이렇게 모인 쌀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 또는 팬클럽의 이름으로 기부되어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와 팬의 위상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얻게 된다. 스타에게만 빠져 다른 모든 일은 등한시 한다는 자신들을 둘러싼 오해도 풀고, 스타의 이미지도 개선하는 이러한 행동은 팬들이 스타의 이미지를 만드는 마케터의 영역까지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광고를 해주는 팬 

20대, 30대가 된 팬들은 학업과 직업을 통해 쌓은 전문역량을 활용하여 팬 활동을 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스타에 관해 알려야 할 내용이 있을 때 직접 광고를 제작하고 집행하는 팬들은 스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구설수에 휘말려 탈퇴하게 되자, 팬클럽에서는 이를 해명하고 복귀를 요청하는 광고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광고의 제작과 집행에 관련된 역량이 있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의견을 교환해 광고를 제작하였고 이를 매체에 실어 널리 알렸다. 필요한 광고비는 팬들이 십시일반 모아 충당하였다. 이처럼 지금의 팬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스타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 변호인이 되어 주는 팬 

팬이 스타의 변호인이 되어 주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 구성원 중 일부가 불공정한 계약을 이유로 소속사에서 나와 새로이 활동을 하려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는 일에 팬들은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기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성공하고 배가 부르니 키워준 소속사를 배신한다는 비판을 받는 스타를 위해 계약의 부당함을 알리는 광고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변호인의 역할까지도 팬들이 도맡아 수행하였다. 

팬들은 직접 사건을 조사해, 계약의 불공정함을 알리고 새로운 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전 소속사의 행위를 막아달라는 탄원서를 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제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팬들로부터 전자서명을 받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세계 86,000여 명의 팬들로부터 탄원서를 받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출석하여 질의응답을 하는 등 스타를 향한 열정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노력들이 더해졌다. 그 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 소속사의 방해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의미 있는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다. 

든든한 내 편을 얻는 방법 

이처럼 팬들은 해바라기처럼 수동적으로 스타를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스타를 키워내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든든한 지원군인 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 - 팬에게 마음 보내기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는 속담은 스타와 팬의 관계에서도 통한다. 팬은 스타를 소중하게 여겨 애정을 쏟는다. 하지만 종종 회의감에 젖는다. 나에게 소중한 스타……그에게도 나는 소중한 팬인가? 스타에게는 상당히 많은 수의 팬들이 있다. 나를 비롯한 팬들 모두를 소중히 여기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하면, 스타를 향한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조금의 마음을 표현해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팬 커뮤니티에 올린 팬들의 글에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나 댓글을 달거나, 팬커뮤니티가 보낸 선물의 사진을 찍어 본인의 SNS나 팬 커뮤니티에 감사의 메시지를 담아 올리는 스타의 행동은 팬들에게 큰 의미가 된다. 팬들이 올리는 수많은 글과 선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나의 글과 선물이 수신 확인이 어려운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생생한 스타의 응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팬을 향한 스타의 이러한 고마움의 표현, ‘나에게도 팬들이 소중하다’는 신호는 팬들의 애정에 있어 기폭제가 된다. 스타의 작은 애정표현은 그와 비할 수 없이 큰 팬들의 애정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 

기업과 고객의 유대 관계 강화에도 비슷한 방법이 쓰일 수 있다. KLM네덜란드항공은 탑승객에 대한 관심을 담아 이벤트를 펼쳤다. 탑승 대기 중인 고객의 SNS를 확인해 고객이 좋아할만한 작은 선물을 준비해 전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말 동안 로마로 여행을 가는 탑승객의 SNS를 통해 운동을 좋아하는 성향을 파악하면, 여행 기간 동안 잘 활용할 수 있는 휘트니스 밴드를 깜짝 선물로 전달한다. 

항공사를 이용하는 수많은 탑승객 중의 하나인 나에게 관심을 갖고, 나에게 꼭 맞는 선물을 선물해준다면 고마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감동을 받은 고객은 항공사에 대한 애정이 커질 것이고 이 경험을 지인들과 나누며 항공사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그 이미지를 좋게 만들 것이다. KLM네덜란드항공은 이 이벤트를 통해 트위터에서만 백만 번 이상 노출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다른 미디어나 오프라인에서의 노출까지 감안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처럼 고객을 향한 마음의 표현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마케터의 역할을 하는 팬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 팬의 입을 모으기 

우리는 다른 이들과의 공감을 원한다. 예를 들어, 지난 소치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멋진 경기를 보고 난 다음 날 점심시간, 식당 안 거의 어느 한 테이블도 빠지지 않고 김연아 선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자랑스러워 했다. 심판의 공정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다 같이 불만을 토로하며 분을 삭였다. 이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며 좋은 감정은 키우고 나쁜 감정은 잦아들게 한다. 

팬들의 관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좋아하는 스타의 멋진 공연을 보면 그 감동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오래 전 만들어진 ‘빠순이’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스타를 좋아하는 마음을 마음껏 표출할 수 없다. 그래서 일부 팬들은 특정 스타에게 애정이 없는 척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애정을 마음껏 드러내고 공감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팬 커뮤니티이다. 

많은 팬들은 팬 커뮤니티에 모여 아끼는 스타에 대한 감정을 키운다. 스타의 공연을 보고 감정을 공유하면 감상의 즐거움과 스타를 향한 마음은 점점 커지게 된다. 대표적인 팬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dcinside)의 국내방송 갤러리의 경우,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에 팬들이 북적북적 모여 감상평을 공유한다. 각자가 가장 재미있게 느꼈던 장면, 출연진이 매력적으로 나온 장면 등을 공유하며 프로그램과 스타에 대한 애정은 더욱 커져간다. 이처럼 팬 커뮤니티는 팬들이 스타를 향한 애정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어 온 레고도 그 중심에는 팬들이 있다. 대부분의 완구와는 달리, 사용자의 창작이 즐거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레고는 커뮤니티를 통한 사용자들의 교류가 즐거움을 배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레고의 팬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서로의 창작물을 공유한다. 창작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방법들을 배워 간다. 함께 모여 창작물을 만들면서 공동의 경험들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고가의 장난감인 레고에 빠져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팬들과는 레고의 즐거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주로 이루어지던 팬들의 교류는 온라인에서도 활성화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각자가 만들어 낸 창작물의 사진과 창작법을 공유한다. 온라인을 통해 시간이나 거리의 제약 없이 전세계 레고팬들과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팬들과의 교류를 통해 레고의 숨겨진 매력들을 알아가고 레고의 즐거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수록 레고를 향한 애정은 더욱 커진다. 

팬들이 만들어 낸 창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이 자리에서도 역시 우수한 창작품들을 접하고 다른 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내가 만들어 낸 작품에 다른 팬들이 시선이 머물고, 창작법을 물어 올 때, 레고 팬인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지고 레고를 향한 창작열과 사랑은 더욱 두터워진다.
이처럼 팬 커뮤니티의 활동에 힘입어 성장해 온 레고는 레고 동호회 연합 창작 전시회 등 동호회의 활동을 지원하며 팬층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한다 - 팬의 손을 빌리기 

오늘날의 팬들은 대중문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만들어진 스타, 만들어진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에서 벗어나, 스타와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활동하고 있다. 사실 팬들은 그들 자신을 빠져들게 만들었던 스타의 치명적인 매력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스타에게 빠졌던 면들이 어느 순간에 어떻게 하면 부각되는지를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팬들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스타에게 빠져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스타와 그 소속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의견의 중요성을 깨달은 소속사들도 적극적으로 팬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수의 경우 타이틀곡, 후속곡 등을 선정할 때, 팬클럽 사이트에 먼저 음원을 공개하고 여론조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컨셉 회의 등에 팬클럽의 임원들을 초대해 함께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팬의 의견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스타와 콘텐츠는 팬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는다. 누구나 자신들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에 더 애정이 가기 마련이다. 업무를 할 때에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작업에 더 애착이 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어 낸 스타는 전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지게 된다. 스타와 그 소속사가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준다는 것은, 내가 조금 더 의미 있는 팬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프로슈머(Prosumer)가 된 팬은 더 많은 팬을 끌어 모으는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스타를 향한 애정도 더욱 키우게 된다. 

앞선 기술을 가진 구글(Google)도 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구글이라도 구글 안의 직원들 안에서만 구글 글래스의 사용처를 모색하는 것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구글은 전세계의 이목을 끈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를 팬들의 손을 빌려 더 좋은 제품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글래스를 기대하고 있는 팬들을 대상으로 ‘내가 글래스를 갖고 있다면(If I Had Glass)’ 콘테스트를 열어, 글래스의 베타 버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콘테스트 지원자들은 글래스를 활용해 하고 싶은 일을 담아 응모하였고, 구글은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제출한 지원자들을 선발해 체험 기회를 주었다.
콘테스트를 통해 모아진 팬들의 아이디어는 향후 글래스의 사용처 개발과 제품 개선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제출된 팬들의 피드백도 글래스를 널리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일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 기업,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제품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남다를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여는 열쇠는…… 

성실하고 건강한 이미지로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던 한 스타는 병역 기피를 위한 한국 국적 포기로 대중에게 실망을 안겼고,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에 들어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신뢰하고 아끼던 사람에 대한 실망은 관계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이미지로 많은 팬을 얻었더라도 이 관계를 잘 유지하지 못한다면 다수의 안티팬을 얻을 수도 있다. 더 많은 팬들을 얻겠다고 팬커뮤니티에서 제품/서비스에 대한 불만글을 삭제하거나, 팬들의 애정 어린 조언을 무시하는 등의 신뢰를 깨는 행동들은 어렵게 얻은 팬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있다. 

스타와 팬의 관계나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 모두 결국은 우리네 사람 간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 사이에 신뢰가 쌓이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스타와 기업도 대중과 고객의 마음을 여는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친구 관계는 필요에 의해 만나기 보다는 일 없이도 자주 보고 서로 배려하고 때로는 손해도 보면서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기업도 눈 앞의 판매량이나 이익에 급급하기 보다는, 친구관계를 만들어 가듯이 고객과의 더 많은 교류를 통해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간다면, 수많은 기업들과는 달리 든든한 팬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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