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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절제된 소비의 작은 탈출구, ‘작은 사치’가 늘고 있다'

지갑이 얇아졌다 하더라도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경제적 제약으로 소비 욕구를 계속 억누르다 보면 절약 생활에 대한 피로가 쌓이게 마련이다. 소비 욕구를 발산하고자 하는 욕망과 현실적인 경제적 제약이 맞물리면서 ‘작은 사치’ 현상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잠시나마 삶에 활력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은 사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소비 시장이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연도별 소매 총액 자료에 따르면 최근 3~4년 전만해도 매년 8%대의 성장률을 보이던 소매 총액이 지난해에는 1%로 떨어지면서 크게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1분기를 저점으로 국내 경제는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기 상승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소비자도 경기 상승을 그다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가계 부채는 서민들의 소비 여력을 더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지난 해 처음으로 1천조원이 넘은 가계 부채는 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6월 말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했으나 주택 가격 하락으로 빚을 지고 있는 ‘하우스 푸어’, 소득의 대부분을 주택 임대 비용에 쓰고 있는 ‘렌트 푸어’에 이어 최근에는 등록금 대출에 취업 준비 비용으로 허덕이고 있는 ‘스튜던트 푸어’까지 사회적으로도 불안감이 있다. 서민들은 소비 여력도, 소비 심리도 위축되어 있다. 

이러한 경제적, 사회적 상황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은 유통 산업이다. 대표적인 소비의 상징인 백화점도 성장세 둔화에 고심하고 있다. 매년 두 자리수의 성장률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고공 성장세를 보이던 백화점도 2012년을 기점으로 한 자리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세일 기간을 예년보다 일찍 앞당기고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본 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며 최대 80%까지 할인하는 명품 대전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소비자의 지갑은 기대만큼은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은 매출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시에 눈을 돌려 최근 아울렛 확장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매년 백화점을 늘리며 세를 확장하던 전략 대신 지난해부터는 백화점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아울렛 확장으로 소비 불황에 대응하고 있다. 

백화점과 더불어 소비 시장의 양대 유통 축인 대형마트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한 대형마트와는 달리 대형마트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특징으로 한 창고형 할인 매장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갑이 얇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 경우 일반적으로 가격이 싼 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싼 제품만 팔리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비가 늘어나는 분야가 있다. 

돈이 없다고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마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에 처한 사건 중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IMF일 것이다.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많은 회사들의 부도 및 경영 위기가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구조 조정과 이에 따른 기업 연쇄 부도 등으로 실직이 크게 늘었고, 대량 해고로 인한 근로자의 고용 불안 정도는 극심했다. 이에 따라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었고 사회적으로 소비 절약 분위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소비 심리도 크게 위축되었다. 

이 당시에 한국방송공사가 매년 실시하던 전국소비자인식조사 자료를 보면 의외의 결과를 볼 수 있다. IMF로 인한 경제 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과 그 여파가 계속된 1998년의 소비 욕구에 관한 항목들의 점수가 IMF 이전인 1996년과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일부 항목은 높아진 것이다. 대표적으로 ‘나는 갖고 싶어하는 물건이 많다’ 라는 항목의 평균 점수는 3년 동안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표> 참조).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소비 욕구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 침체기에도 소비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데 현실적인 경제적 제약으로 소비 욕구를 계속 억누르면 스트레스가 생긴다. 누구나 질이 떨어지는 소비를 계속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마련이다. 절약 생활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다. 그 피로가 일정 수준 이상 쌓이게 되면 어느 부분에서는 소비 욕구를 발산하여 해소하고자 하는 욕망이 커진다. 맘껏 질러보고 싶은 소비 욕구와 현실적인 경제적 제약이라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나타나는 소비 현상이 ‘작은 사치’ 이다. 

소비 불황기에도 늘고 있는 ‘작은 사치’ 

히말라야 핑크 소금으로 간을 맞춰 까다로운 파리지앵과 뉴요커들이 즐겨먹는다는 포테이토 칩, 한 봉지의 가격이 만원을 훌쩍 넘는다. 최고의 디저트라고 불려진다는 프랑스산 마카롱의 한 개 가격은 4천원, 일반 마카롱의 2~3배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매장 개장 첫 날 매출이 4천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강남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는 일본의 3대 롤케이크 중 하나로 일본의 청정지역에서 공수해온 우유로 만들었다는 생크림 롤케이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보여지는 ‘작은 사치’ 현상의 일부분이다. 

고급 디저트 시장에서 부는 작은 사치 현상은 지난해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해에도 망치로 부숴먹는 야구공만한 크기의 독일 전통 과자가 오후 3~4시쯤이면 모두 판매되어 버려 발길을 돌리는 일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었다. 이 독일 과자는 6개월만에 월 매출이 판매 초기대비 약 15배가 넘는 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백화점과는 대조적으로 백화점 내 고급 디저트 매출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은 사치’는 해당 제품 카테고리에서 사치스러운 느낌을 주면서, 과하게 비싸지 않아 소비자가 감당할 만한 가격 수준의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사치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회자된 데에는 스타벅스 커피가 크게 일조하였다. 스타벅스는 1999년에 한국에 진출하였는데 당시 직장인들의 점심 밥값이 평균 오천 원이었던 시절에 밥값에 버금가는 커피값에도 불구하고 젊은 여성 직장인 중심으로 식사 후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작은 사치의 대표 아이템이 되었다. 예전에는 몇 몇 아이템에서 나타나던 작은 사치의 현상이 최근 여러 카테고리로 확산되면서 요즘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 일상 생활에서 나타나는 작은 사치 

최근의 작은 사치 트렌드는 특정 제품 카테고리가 아니라 일상적인 소비 제품 카테고리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앞서 예를 든 고급 디저트 시장 이외에도 저렴한 한 끼 식사의 대명사인 김밥 시장에서도 재료의 차별화를 앞세운 프리미엄 김밥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커피 전문점도 매장에서 소비자가 원두를 직접 골라 바리스타가 전용 추출기로 커피를 만들어주는 고급 커피를 판매하거나, 일반 매장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메뉴를 내세운 프리미엄 매장을 출점하고 커피 한 잔의 가격을 최대 만 오천 원까지 올리며 작은 사치 성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일상적인 카테고리는 제품 가격이 절대적으로 낮아 그 안에서 고가 소비를 하더라도 부담이 적은 반면 사치를 누렸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다. 

● 전형적인 사치품에서의 작은 사치 현상 

전형적인 사치품 카테고리인 명품이나 수입 자동차 등에서도 작은 사치의 현상은 보여지고 있다. 일례로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럭셔리 향수의 판매가 늘고 있다. 맞춤 의상 한 벌에 수천만원 하는 명품 브랜드 옷은 쉽게 살 수 없지만 그 브랜드의 코스메틱에서 나오는 고급 향수는 살 수 있다. 소비자들은 명품 브랜드의 오뜨 꾸튀르 철학을 담은 향수의 향기만으로도 잠시나마 명품 브랜드의 최고급 양복을 입은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맞춤복을 의미하는 오트 쿠튀르를 입지는 못하지만 이를 몸에 걸친 듯한 기분이 들도록 한다는 소위 ‘드미 쿠튀르’ 제품을 소비하면서 찰나의 호사를 누리는 것이다. ‘드미(Demi)’는 프랑스어로 ‘반’을 뜻한다. 

최근 들어 늘어나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작은 사치의 현상을 읽을 수 있다.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입차는 2000년대 말까지 5% 미만의 낮은 점유율을 근근이 유지하며 크게 확산되지 않았으나, 2012년에 처음으로 10%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6월 기준으로 15%까지 치솟는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2,000cc 미만인 소형 차량의 판매량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4%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반면 4,000cc이상의 대형차는 10여년 전 약 17%의 높은 비중을 보이다 점점 줄어들어 지난 해에는 2%대의 미미한 비중을 보이고 있다. 전형적으로 사치품으로 여겨지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소형차 위주의 판매가 늘고 있는 작은 사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전에는 수입차를 거의 구입하지 않았던 30대 이하 젊은 층의 수입차 구입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작은 사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30대 이하의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약 2만4천대였으나 지난해에는 약 3만6천대로 50% 가까이 늘었다. 국산 차보다 약간 높은 가격만 지불하면 럭셔리의 상징인 수입차를 몰면서 과시할 수 있다는 가치가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이다. 

예전부터 소수의 카테고리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났던 작은 사치의 현상이 여러 제품 카테고리로 확산되면서 요즘 소비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소비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 앉아 있는 시기에 이러한 트렌드가 확산되는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고도 성장기에는 오늘보다 나은 미래가 있고, 자신의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에는 그런 믿음을 가지기 어려워 진다. 성장의 공간이 많이 열려있을 때는 노력하면 다 가질 수 있다는 꿈을 가질 수 있었으나 성장의 여력이 적을 때는 언제 올지 모르는 내일로 만족을 미루기 보다는 오늘을 살자는 의식이 강해질 수 있다. 2012년에 제일기획이 실시한 대한민국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먼 훗날의 행복보다는 현재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문항에 응답자 중 48.9%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다. 이는 2년 전보다 약 4.8%p 오른 수치로 현재의 만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깔려 있는 분위기로 인해 대놓고 소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은 사치가 확산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들 수 있다.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시대에 남들이 알만한 제품에 대한 과도한 소비는 자칫 사치나 허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로고만 봐도 알 수 있는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과 이익이 지난해부터 하락하고 있고, 매출 부진을 심하게 겪은 일부 명품 브랜드는 명품 불패 신화가 무색하게 백화점에서 매장을 빼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 

작은 사치, 절제된 소비의 작은 탈출구 

지난 해 한경 비즈니스에서 발표한 2013년 10대 히트상품에 선정된 품목을 보면 10개 중 3개가 소비 불황기에 판매가 잘 되는 상품이었다. 알뜰폰(MVNO), 편의점 PB상품, 레그웨어가 그것인데, 저렴한 가격의 상품들이 많이 팔린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의하면 2013년 12월말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수는 약 250만명으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약 2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알뜰폰은 월 평균 약 10만명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편의점의 PB(Private Brand)상품은 지난 해 4개 주요 편의점 중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업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제조사 브랜드(National Brand) 대비 10~20% 저렴한 가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이다. 스타킹이나 레깅스 등의 레그웨어 역시 저렴한 가격으로 멋을 부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히트 상품으로 선정되었다. 

지난 해 히트 상품에 영향을 미친 것은 소비 시장 불황이었다.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가격이 싼 제품으로 소비가 몰리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소비 욕구는 언제까지 눌려있을 수 만은 없다. 계속되는 절약형 소비에서 오는 피로감으로 인해 한번은 맘껏 질러보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올해 작은 사치 현상이 여러 카테고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이다. 

소비로 존재를 증명하는 현대인에게 소비 행위는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소비의 흐름이 달라질 뿐이다. 1990년대에 파산 직전의 구찌를 부흥시킨 디자이너 톰 포드(Tom Ford)는 ‘옷 하나로 살 맛이 날 수도 있고, 이 구두 하나면 인생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 사람 사는데 중요하다’고 했다. 이는 경기가 어려울 때도 유효한 소비 행위일 것이다. 

현실적인 경제적 제약으로 과거처럼 집 구매 등과 같은 큰 소비에서 행복감을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주변에서 작은 사치를 누림으로써 만족을 얻는 소비 행위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은 사치는 절제된 소비의 작은 탈출구이다. 소비자들에게 별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팍팍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삶에 활력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작은 사치’를 발굴하는 것도 오늘을 사는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작지만 의미있는 가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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