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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테슬라의 도전 vs. 거센 견제, 전기차 혁신 빨라진다'

10여 년간 준비한 모델S로 테슬라는 단기간 극복이 어려운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며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은 럭셔리 대형 세단 전기차에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채용해 해결했고, 충전의 불편함도 새로운 방식의 사업모델로 극복했다. 

이제 테슬라는 전기차의 가치사슬을 내재화하고 판매 규모를 확대하며 자생적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미 전지 및 충전 사업에 진출한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계속 추가할 예정이며, 외부적으로는 특허 공개로 테슬라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기업의 수를 확대하여 전기차 생산 규모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자율 주행과 스마트카 기술의 선점으로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까지 선도하려고 하고 있다. 

테슬라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선, 테슬라의 공격적 행보에 대한 기존 업계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닛산은 전기차부터 충전 사업에 이르기까지 테슬라를 견제하고 있고, BMW는 ‘Class by Class’로 테슬라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기존 모델을 활용하여 높은 가격 문제를 해결했다. 친환경차 주도권 확보를 위해 르노, 다임러 등 기존 자동차 기업은 기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PHEV 모델을 쏟아내며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테슬라 방식의 자동차 생산설비가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생산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기가팩토리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파나소닉의 역할 수행에 대한 의구심도 확대되고 있고, 테슬라 고유의 복잡한 전지 팩 공정의 한계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10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을 지배해 온 기업들과 기존 자동차 산업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하고 도전적인 테슬라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승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지난 2년간 전기차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테슬라가 앞으로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지 단정할 수 없지만, 전기차의 혁신을 촉발하고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트리거로서의 테슬라의 역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목 차 > 

1. 테슬라가 등장하기 이전의 전기차 시장
2. 테슬라의 등장과 전기차 시장 재점화
3. 도전받는 테슬라
4. 전기차 시장 확대의 트리거
 
  

1. 테슬라가 등장하기 이전의 전기차 시장 
  

1세대 전기차가 시장에 등장하고 만 1년이 지난 시점인 2011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만여 대에 그쳤다. 예상했던 목표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 숫자였다. 판매 부진의 원인은 간단했다. 친환경성을 제외하고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많은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세대 전기차에 대한 기대 수준 대비 부족한 성과 

전기차의 높은 가격, 짧은 주행거리, 그리고 불편한 충전 이슈를 단기간에 동시에 극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해지면서 전기차 시장 형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속속 등장했다. 연간 수백만 대씩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거대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에 대한 기대에서 먼저 깨어나기 시작했다. 단일 모델로 수십만 대의 생산 물량을 형성하는 히트작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자동차 기업의 소극적 움직임으로 시장은 더욱 위축되었다. 전기차의 역할은 정부 환경 규제 대응이라고 생각하는 자동차 기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대안으로 혁신적인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수소차에 대한 연구에도 시선이 쏠렸다. 심지어 전지 팩 자체를 물리적으로 교환하여 충전 시간을 줄여보겠다는 시도도 있었다. 혁신전지와 수소차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 소비자는 전기차의 성능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었다. 몇 분은 아니어도 2시간 미만이라도 충전이 되면 좋겠고, 냉난방을 가동한 상태에서 100km를 거뜬히 주행하면 된다는 타협점을 찾기도 했다. 

미국의 피스커, 한국의 CT&T 등 의욕적으로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기업도 서서히 사라졌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자동차 기업의 애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시장 역시 클린 디젤, ISG(Idle, Stop&Go) 장착 등 연비 개선형 내연기관차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전기차는 몇몇 기업이 친환경 이미지를 위해 상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영역으로 남는 것처럼 보였다. 

연비 규제와 전기차 보급에 대한 각국 정부의 의지는 지속 

얼마 전 미국 환경보호청은 연비를 과장 표시한 현대기아차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포드는 표시 연비가 실 연비에 비해 높은 모델의 구매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했다. 연비와 상관관계가 깊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국(CARB)의 규제를 어기는 자동차 기업은 대당 수천 달러의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연비에 대한 정부의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기업의 연비 평균은 2020년까지 리터당 25km가 달성되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는 자동차 기업은 제재를 받는다. 중국이나 일본도 유럽의 규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식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기차 보급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변화가 없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에 대해 최소 6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도 대당 최대 7,500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충전 표준 선정, 충전 인프라 확대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 지원 의지도 여전하다. 
  

2. 테슬라의 등장과 전기차 시장 재점화 
  

2012년 하반기 출시된 테슬라 모델S는 10만 달러에 가까운 높은 가격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만든 전기차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출시 2년 만에 5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2013년 4분기, 모델S는 GM, 닛산이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모델S를 미국 최고의 자동차라고 발표하며 컨슈머리포트 역사 이래 99점이라는 가장 높은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미국 교통안전국(NHTSA)은 닛산의 리프에 비해 높은 등급의 안전성을 모델S에 부여했다. 광고, 판촉 행사 등 마케팅 활동을 배제하고, 기존 자동차 딜러를 활용하지 않으면서도 모델S는 주문하고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테슬라의 최근 시가 총액은 1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포드의 약 70%에 육박한다. 탁월한 성능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전기차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테슬라 전기차의 위상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전기차 시장 진입을 위해 차분히 준비해온 테슬라 

테슬라의 전기차가 혜성처럼 갑자기 등장했던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사실 오래전부터 전기차 시장 진입 준비를 해온 기업이다. 2003년부터 개발하여 2008년에 시장에 출시한 첫 번째 전기차인 로드스터는 리튬이온전지만으로 300km 가까이 운행이 가능한, 실리콘밸리의 최첨단 기술을 가득 실은, 2인승 스포츠카였다. 

다만 10만 달러가 훨씬 넘는 가격과 제한된 생산 수준, 그리고 완전 충전에 48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로 친환경을 선호하는 캘리포니아 부자들의 장난감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로드스터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최초의 전기차였지만, 대중적인 자동차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2012년에 로드스터의 단종을 결정했다. 하지만 몇 년간의 로드스터 사업 경험으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기업의 개발 및 설계, 부품 구매, 그리고 생산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하게 된다. 

기존 자동차 기업의 역량 전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내연기관의 원조라 주장하는 다임러는 2009년에 테슬라 지분 10%를 인수하며, 전기차 핵심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를 시행했다. 놀라운 것은 외부 기술에 배타적이기로 유명한 다임러가 자사의 전기차 모델인 스마트 EV와 벤츠 B클래스 전기차에 테슬라가 설계제작한 파워트레인을 채용하기로 한 것이다. 테슬라의 기술력과 품질 역량에 대한 신뢰, 그리고 다임러 기준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결정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생산기술을 자랑하는 도요타는 2009년에 테슬라에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개발비를 투자하며 미래 기술 공동 연구를 시도했다. 또한, 도요타의 생산시스템을 GM에 적용하고자 1984년 문을 연 미국 프레몬트 공장 부지 및 설비를 테슬라에 이전하며 도요타만의 양산 역량을 전수하기에 이른다. 테슬라의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0여 년간의 사업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테슬라가 2012년에 마침내 출시한 두 번째 전기차인 모델S로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기존 전기차의 단점을 극복하며 전기차 시장을 만들어 가는 테슬라 

1세대 전기차는 기존 승용차를 대체할 만한 자동차로서의 완성도가 부족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하여도, 친환경에 대한 굳은 의지 없이는 불편을 감내하며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테슬라는 단기간 극복이 어려운 기존 전기차의 기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살펴보자. 

① 높은 가격·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 해결 

전기차가 비싼 원인은 전체 원가에서 최대 50% 가까이 차지하는 전지 팩 때문이다. 주행 거리 부족도 비싼 전지를 무작정 많이 쓸 수만은 없기 때문이었다. 전지 기술이 개선은 되고 있지만, 단기간에 원가가 급격히 낮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2012년 출시된 테슬라 모델S의 가격은 7만 달러에서 9만 달러 사이에서 형성됐다. BMW, 아우디 등 럭셔리 대형 세단 내연기관차 가격대와 큰 차이가 없다. 보조금을 반영한다면 유사한 수준이었다. 가격에 민감한 소형 전기차 대신 테슬라는 가격 수준에 그다지 예민하지 않은 럭셔리 대형 세단 전기차를 출시하여 고객의 우려를 잠재웠다. 

그리고 테슬라는 기술적 혁신보다 가격이 제일 저렴하고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전지를 찾았다. 대용량 전지 팩이 필요한 전기차에는 원가 수준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아직은 부족하지만, 단위 용량이 우수한 중대형 리튬이온전지를 연결하여 팩을 구성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싸고 에너지 밀도가 우수하지만, 단위 용량이 낮은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수천 개 결합하여 팩을 구성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테슬라는 수천 개의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연결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이를 해결했다. 

또한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은 기존 전기차 대비 3배가 훨씬 넘는 대용량 전지 팩으로 해결했다. 단순하게 보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전지 용량 밀도가 혁신되거나 전지 팩 용량 자체를 늘려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원가 증가가 부담이었다. 400km 이상 주행 가능한 모델S는 기존 전기차 용량의 3배가 넘는 전지 팩이 장착돼있다. 전지 팩 내부에는 7천여 개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리튬이온전지가 결합되어있다. 테슬라는 현 시점에서 에너지 밀도, 출력, 가격, 그리고 생산성이 가장 우수한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선택했고,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을 해결했다. 

② 충전의 불편함도 해결 

전기차용 충전소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누가 투자할 것인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정부의 결단만을 바랐고, 정부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의지에 기대려 했다. 충전 요금을 어떻게 과금하는지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충전 시간을 앞당기는 급속 충전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뿐만 아니라 급속 충전 방식도 자동차 기업마다 제각각이어서 호환이 되지 않았다. 급속 충전이 전지 성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해결이 필요했다. 

20분 동안 50%까지 충전이 가능한 테슬라 전용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의 투자비는 전액 테슬라가 부담한다. 이미 전 세계에 걸쳐 설치되고 있다. 2015년까지는 북미 전역의 98%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유럽과 일본, 중국이 그 다음 순서로 계획되어 있다. 잦은 급속 충전에 따른 전지 성능 악화에 대한 우려도 50%까지만 충전을 반복함으로써 해결책을 제시했다. 충전 과금 문제 해결도 파격적이다. 테슬라 모델S의 프리미엄급 모델 사용자는 평생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충전 비용은 모두 테슬라가 부담한다. 충전소 투자에 필요한 비용은 전기차 원가에 포함하고 전기 요금은 태양광 발전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충전 인프라 문제 역시 기술 혁신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사업모델로 극복했다. 

일각에서는 슈퍼차저 충전망으로 테슬라가 수익모델을 새롭게 세울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지만, 테슬라는 충전 관련 특허를 조건 없이 공유하며 전기차 관련 기업 80% 이상과 충전 인프라 관련 협력에 합의한다. 슈퍼차저도 개방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필요한 다른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 운전자라도 커넥터만 구매하면, 누구나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테슬라의 도전 

2013년 12월,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가격은 미국 승용차 평균 가격대를 약간 웃도는 3만 5천 달러 수준으로 보조금 없이도 승용차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 2017년에 판매할 계획이며,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저렴한 전지를 채용할 예정이다. 2014년 10월 엘론 머스크는 개인 SNS를 통해 모델D의 출시를 예고했다. 모델S를 잇는 모델X 출시가 한 차례 더 연기되는 시점에서 발표된 새로운 모델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모델D와 ‘그 어떤 다른 것’을 함께 공개하겠다는 언급이었다. 

기가팩토리와 슈퍼차저 투자 계획, 그리고 10개월 간격으로 발표된 테슬라의 신모델 전략을 통해 테슬라가 가려 하는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자. 

① 자생적 생태계 조성 : 가치사슬 내재화 및 규모 확대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 기업만이 아니다. 기가팩토리를 통해 전지를 생산할 전지 기업이기도 하고, 슈퍼차저를 통해 전기차 충전 산업을 선도하는 충전 인프라 기업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전지에서 전기차, 그리고 충전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전체의 가치사슬을 내재화한 기업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전지를 내재화하여 성능과 원가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전기차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고, 슈퍼차저를 통한 충전 인프라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 규모도 더욱 늘릴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모델 라인업을 계속 추가하고, 외부에서는 특허 공유로 테슬라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기업의 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테슬라의 2020년 연간 판매 목표는 50만 대이다. 친환경과 전기차 산업에 대한 엘론 머스크의 원대한 꿈을 이루고, 자동차 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테슬라 전기차의 규모 확대가 우선적이다. 

테슬라는 프리미엄 세단인 모델S, 스포츠카인 로드스터2, 그리고 보급형 세단인 모델3으로 모델 라인업 완성도를 높여 연 50만 대 판매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모델3은 300km 가까이 주행할 수 있고, 무료로 충전하면서 8년 또는 무제한 마일리지로 보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이다. 가격도 경쟁력이 있다. 기존 모델의 세부 라인업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몇 차례 출시 연기된 모델X는 모델S의 SUV 버전이다. 모델D는 모델S의 사륜구동 모델이다. 모델3도 세단, 크로스오버, 컨버터블 버전 등 다양한 라인업을 계획하고 있다. 

테슬라의 특허 공개로 테슬라 방식의 전기차 기술을 적용하는 기업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모바일 IT 기업 샤오미는 테슬라의 설계 방식을 적용하고 BYD의 생산설비를 활용한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혔다. 폭스콘도 테슬라와 손잡고 수천억 원을 투자하여 전기차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테슬라 방식의 전기차 기술 도입으로 개발비를 절감한 폭스콘은 1만 5천 달러 이하의 저가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② 스마트카 시장 주도 

얼마 전 베일을 벗은 모델D는 모델S의 전륜부에 모터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두 개의 모터로 사륜구동을 갖춘 모델D가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3.2초에 불과하다. 람보르기니, 부가티 같은 스포츠카 수준이지만, 고출력에 대한 테슬라의 열정을 떠올려 보면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관심을 끈 것은 테슬라의 모델D의 새로운 성능인 ‘그 어떤 다른 것’이었다. 

모델D는 오토 파일럿 기능이 있다. 비행기 조종사가 자동 운행에만 완전히 의존하지 않는 것처럼 소비자가 필요로 하고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자율 주행 기능을 ‘오토 파일럿’이라 칭한 것이다. 카메라와 음파 탐지기, 다수의 센서, 그리고 실시간 교통 정보 시스템을 활용하여 모델D는 충돌 위기가 감지되면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방향 지시등을 운전자가 켜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한다. 이미 상용화가 이루어진 자동 주차 기능은 당연히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자동차부품 기업, 자동차 기업, 그리고 구글 등 IT 기업이 자율 주행을 준비하고 있다. 몇 차례 시험 주행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단기간에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최소 5년에서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기술적 이슈 외에도 관련 법규가 정비되어야 하고 운전자의 습관도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기능은 약 4천 달러의 추가 부담만으로 당장 적용이 가능하다. 

자동차가 스마트화되면서 이제는 자동차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편의 장치는 물론이고 엔진과 차체 제어 등 자동차 요소기술 대부분이 ICT와 융합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대두하고 있는 스마트카의 핵심은 ICT와 융합된 차량 컨트롤 및 텔레매틱스 기술, 그리고 자율 주행이다. 스마트카 기술의 선점으로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선도하려 한다. 기존 자동차 기업의 기득권이 상대적으로 약한 영역을 공략하여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S의 전장 시스템은 일반 자동차와 다르다. 운전자는 버튼을 누르는 대신 중앙부에 위치한 대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공조, 차체 높이, 충전 환경을 조정하고,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며,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는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모든 것을 테슬라가 직접 설계하였고, 양산 기술을 보유하였으며 당장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시점에서 가능한 스마트카용 ICT 기술을 테슬라가 선도하겠다는 의지이다. 
  

3. 도전받는 테슬라 
  

테슬라의 공격적 행보를 기존 자동차 기업이 보고만 있을 수는 없게 되었다. 2008년 테슬라가 로드스터를 출시했을 때, 업계에서는 ‘외부의 다양한 기술을 조합한 컨셉트카’ 정도로 인식했었다. 당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계에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기존 자동차 기업과의 경쟁 가열 

① 전기차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존 자동차 기업의 견제 

2012년 테슬라의 모델S 출시 이후, 주요 자동차 기업의 견제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전기차 개발 및 출시에 적극적인 진영과 그렇지 않은 진영 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테슬라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출시 이후 누적 14만 대를 판매하여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닛산의 리프, 2013년 i3를 출시한 BMW, 그리고 지난해 970만 대의 승용차를 판매한 폭스바겐 그룹은 테슬라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닛산은 전기차부터 충전 사업에 이르기까지 테슬라를 견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차기 출시 모델의 제품규격을 조정했다. 주행거리 연장과 프리미엄 세그먼트 공략을 위해서다. 2017년에 출시 예정인 2세대 리프는 전지 용량을 42kWh로 올려 주행거리 23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용량도 테슬라 모델3과 동일한 60kWh로 맞출 계획이다. 프리미엄 세그먼트 진입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2014년 출시를 목표로 닛산은 세단형 전기차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S의 성공으로 개발 컨셉트를 수정, 프리미엄 세그먼트인 인피니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인피니티 EV를 2017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도 테슬라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구축 중이다. 미국 내 충전 인프라 확산을 위해 닛산의 리프를 타는 운전자라면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No Charge To Charge’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닛산은 현재 미국 내 11개의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5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BMW는 ‘Class by Class’로 테슬라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출시된 i3는 테슬라의 모델3과, 주행거리를 320km 이상으로 늘려 2017년 출시 예정인 i5는 테슬라의 SUV인 모델X와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견제와 동시에 협력도 진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엘론 머스크는 독일의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BMW와 전지, 충전소, 전기차 생산 기술에 걸쳐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BMW가 테슬라를 협력의 대상으로 삼을지는 지켜봐야 할 포인트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앞서 언급한 닛산, BMW와 달리 표면적으로는 테슬라 전기차 확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다. 테슬라가 추구하는 전기차 플랫폼과 소형리튬이온전지는 원가 개선 및 기술적 혁신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폭스바겐 그룹이 테슬라를 견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닛산이나 BMW처럼 전기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지는 않지만, 기존 내연기관차 모델을 활용하여 개발비를 낮춰 전기차 구매의 걸림돌이었던 높은 가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② 자동차 기업의 PHEV 모델 출시 공세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테슬라와의 전기차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함과 동시에, PHEV 모델 출시 공세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파리모터쇼에서는 30여 대 이상의 PHEV 모델이 공개되었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PHEV 모델을 선보인 기업은 폭스바겐 그룹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골프, 파사트 등 범용 차종부터 아우디의 TT, 포르쉐 카이엔 등 슈퍼카까지 다양한 모델의 PHEV 버전을 전시했다. 이들은 리터당 30~60km의 고연비를 자랑한다. 친환경차 전략에서 전기차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르노는 순수 전기차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PHEV인 ‘이오랩’을 공개했다. 1리터의 연료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어 ‘1리터카’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오랩은 르노의 소형차인 ‘클리오’보다도 무게를 400kg가량 줄여 연비를 개선했다. 전기차 i3를 판매 중인 BMW는 PHEV 스포츠카인 ‘i8’과 ‘X5 e드라이브’ 컨셉트카를 전시했다. BMW는 전시한 모델 이외에도 기존 5시리즈에 PHEV 옵션을 포함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다임러도 벤츠 S클래스의 PHEV 버전을 선보였다. 다임러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테슬라와의 경쟁이 가능한 PHEV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로, 2015년 벤츠 C클래스 PHEV 버전을 먼저 출시하고, 앞으로 상위 클래스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때 PHEV는 전지로만 구동하는 전기차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인 모델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은 당면한 연비 규제를 해결할 수 있고, 테슬라와의 경쟁도 가능하며, 기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PHEV에서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③ 기존 협력자인 다임러, 도요타와의 결별 

최근 다임러와 도요타의 테슬라 지분 매각 소식이 들리고 있다. 다임러는 지난 5년간 보유했던 테슬라의 주식을 전부 처분하여 8억 달러 수준의 수익을 챙겼다. 이후 성명을 통해 테슬라와의 미래 기술 관련 파트너십과 협력관계를 위해 지분 소유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테슬라의 양산 역량 확보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도요타도 같은 시기 테슬라의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도요타가 어느 정도의 주식을 처분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도요타는 계속 주주로서 자본 및 업무 제휴관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다임러와 도요타의 테슬라 지분 포기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단순히 투자에 대한 차익 실현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다임러는 5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15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다른 의견으로는 테슬라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 하락이다. 순수 전기차로만 승부를 걸고 있는 테슬라가 장기적으로는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도요타는 테슬라와 공동 개발한 RAV4 EV의 판매 실적이 저조하여 단종을 결정했다. 

지배적인 의견은 테슬라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란 것이다. 투자 시점에서의 테슬라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플레이어였으나, 지금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산업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했기 때문에 협력보다는 견제에 무게를 두었다는 이유이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산업 내의 협력 관계가 끊어짐에 따라 고립무원의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생산설비 확대 및 공정기술 개선의 한계 

① 전기차 생산설비 확대에 대한 의문 

테슬라는 태생적으로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한계를 가졌는지도 모른다. 소규모 생산에 그친 로드스터의 단종은 양산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델S의 성공적 생산에는 도요타의 생산 역량 흡수가 유효하게 작용한 것이라 보이지만, 여전히 테슬라의 자동차 양산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는 한동안 일주일에 600대를 생산하는 체제였지만, 최근 모델X 생산을 위한 설비 증설로 주 1,000대까지 생산설비를 확대했다. 테슬라의 목표대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2017년에는 현재의 4배 정도가, 2020년에는 10배 이상의 설비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테슬라 방식의 자동차 생산설비를 확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설비는 전통적 자동차 설비와 다르다.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조립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1913년 헨리 포드가 도입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의 대량 생산은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자동차 생산 방식의 표준이 됐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런 자동차 산업의 상식을 뒤집었다.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공장에는 컨베이어벨트 대신 바닥에 설치된 자기 테이프의 자기력을 이용한 차체 운송시스템이 있다. 물리적 접촉 없이 공중에 떠서 운영되는 방식으로 추가 투자없이 조립공정을 쉽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1명의 직원이 여러 공정을 책임지기에 용이하다. 

지금까지는 주문량이 많지 않아 이러한 방식이 가능했지만,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의한 분업 작업이 아닌, 테슬라 고유의 방식으로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생산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② 기가팩토리 성공적 운영을 위한 파나소닉의 역할 수행에 의구심 확대 

테슬라는 2020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하여 연간 50만 대의 전기차에 공급이 가능한 수준인 전지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가팩토리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설비 투자, 전문가 파견, 생산 및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파나소닉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우선 불확실한 것은 파나소닉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적기에 시행하는가이다. 파나소닉이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월 테슬라가 기가팩토리 계획을 발표했지만, 두 달 후인 4월에 파나소닉은 투자를 보류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모델S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판매 실적을 올리기는 했지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기도 하고,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판도 변화가 불확실하므로 테슬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고민 끝에 지난 7월 기가팩토리 투자를 확정한 파나소닉은 수요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파나소닉의 잔여 투자금의 집행 여부는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 실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건은 파나소닉의 전지 생산 전문가들이 ‘기가팩토리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얼마 만큼 역할을 할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전지 전문 기업은 10여 년에 걸친 학습기간을 거쳐 현재의 생산 안정성을 확보했다. 비록 파나소닉 최고의 전문가들이라 해도 단기간 동안 생산을 안정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낯선 환경과 의사소통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③ 전지 팩 공정 개선의 한계 

테슬라가 소형 리튬이온전지만을 고수하는 것도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사실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소형 리튬이온전지인 원형전지를 선택했던 이유는 전기차 사업 초기에 다른 전지 기업의 대응이 소극적이었고, 중대형 리튬이온전지 대비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테슬라는 원형전지를 바탕으로 고유의 전지 팩과 전기차 설계를 했고, 이에 맞추어 설비 투자도 했다. 

앞으로도 테슬라는 계속해서 원형전지를 채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테슬라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채용하는 원형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가장 가격이 저렴하지만, 추가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생산 속도를 높여 원가를 낮춰보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전지 팩 공정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테슬라 전기차에는 원형전지가 약 7천 개 이상 들어간다. 전지 팩을 제조할 때 각각의 전지를 연결하기 위해 여러 군데에 용접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전지 팩 하나당 만 번 이상의 용접을 해야 한다. 반면, 중대형 리튬이온전지를 쓰는 다른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는 수백 개 정도의 전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지 팩 제조 공정을 좀 더 단순하게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다. 전지 팩 공정의 복잡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생산성 개선 효과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궁극적으로 수십만 대 이상 양산을 하는 규모 있는 자동차 기업이 되겠다는 테슬라의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이다. 

각국의 자국 전기차 산업 보호 정책 

테슬라의 전기차 사업이 비단 미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이 그렇듯이 테슬라도 전기차 사업을 글로벌 비즈니스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테슬라는 미국 이외에도 유럽, 중국 등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진출한 유럽 시장에서는 노르웨이를 비롯하여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등 여러 국가에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를 설치함과 동시에 모델S 판매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모델S가 선전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기대했던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아직 판매 부진을 겪고 있기도 하다. 

테슬라는 또 다른 공략 시장으로 중국을 택했다. 대기 오염의 심각성이 나날이 드러나고 있는 중국이 전기차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국내 생산 전기차 이외에는 정책적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높은 수입 관세로 모델S의 중국 내 가격은 미국 가격의 거의 2배 수준으로 책정되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엘론 머스크는 3~4년 이내에 테슬라 중국 공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테슬라의 공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은 각국 정부 차원의 견제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자동차 산업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고, 수출 기여도도 높으므로 대부분 국가에서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독일과 일본 등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은 충전 표준 선점 경쟁으로,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충전 인프라 사업에 대한 견제 등으로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4. 전기차 시장 확대의 트리거 
  

‘작년만 해도 다들 우리가 망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막 전체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모델S 출시 1년을 넘긴 2013년 말에 엘론 머스크가 한 말이다. 

잠잠하던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를 계기로 요동치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의 선전에 자극받은 기존 자동차 기업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며 본격 경쟁을 앞두고 있다. 전기차 가격은 더욱 낮아지고 전기차의 완성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충전 인프라 확산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기업간 제휴가 본격화되고 과금 체계도 구체화되며 정부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기가팩토리, 슈퍼차저, 딜러를 배제한 판매망 구축 등 테슬라는 전기차 산업 전체 가치사슬에 걸쳐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테슬라의 도전이 얼마나, 또 언제까지 영향을 줄 것인지 현 수준에서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테슬라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테슬라가 전기차 본격 성장에 기여함은 부인하기 어렵다.
먼저,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전기차 구매 가능성도 커지고 있고,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 대한 참여 수준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의향 변화를 분석한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가 지금 전기차를 구매할 의사는 매우 낮지만 5년 이내의 구매 가능성은 급격히 증가한다.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 대한 투자 의향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향후 5년간 파워트레인 기술 중 어느 것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2013년 23%에 머물던 전기차 파워트레인 투자 의사가 올해에는 31%까지 상승했다. 

둘째, 테슬라 특허 공개를 발판 삼아 중국 기반의 전기차 기업이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로컬 자동차 기업은 물론이고, 자동차 산업과 관련이 없던 기업이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고 있고,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하에 이러한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전기차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시장이 형성되면서 시장의 성장 패턴과 속도에 변화가 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슈퍼차저의 빠른 확산에 긴장한 자동차 기업이 충전 표준 및 인프라 확대 이슈를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를 잇따라 표명하면서 충전 관련 다양한 사업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BMW, 닛산, 그리고 테슬라가 공동으로 충전 표준을 협의 중이고, 일본의 차데모 방식 충전소를 테슬라가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또한 이는 각국 정부 지원의 확대에도 결정적인 명분이 되었다. 중국 정부는 1,000억 위안을 충전 인프라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고, 일본 정부도 충전소 설치를 위해 1,005억 엔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전기차 전문 기업이 아닌 기존 자동차 기업’이라고 천명하고 있고, 사업 영역도 전기차를 넘어 스마트카 영역까지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테슬라가 ICT와 융합되는 차세대 텔레매틱스, 운영 소프트웨어, 차량 컨트롤 시스템 등의 영역은 물론 자율 주행 영역을 선도하며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가 더 이상 농작물 재배가 힘든 지구를 벗어나, 희망을 찾아 우주로 향하면서 한 말이다. 미국의 저명한 환경학자인 레스터 브라운은, ‘미국처럼 중국과 인도 국민이 차를 보유하고 늘 타고 다닌다면 도대체 그 엄청난 유해물질과 막대하게 필요한 연료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1980년대 중국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0.5대에 불과했다. 지금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무려 100배 이상 증가했고, 앞으로도 가파른 증가가 예상된다. 

테슬라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테슬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자동차 기업의 경계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새로운 길을 독창적 방식으로 개척하니만큼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수시로 직면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여 년간 자동차 산업을 지배해 온 기업들과 기존 자동차 산업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하고 도전적인 테슬라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승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테슬라가 지지부진하던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고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지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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