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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출발 순조로운 원-위안 시장, 실수요 증대가 성공의 관건'

지난 12월 1일 시작된 원-위안 시장에서 위안화 거래가 비교적 활발하다. 24일까지 일평균 거래 규모가 53억 7천만 위안(달러화로 환산시 8억7천만달러)이다. 원-달러 시장의 12%에 달하는 수준으로 시장 개설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거래 규모가 상당하다. 출발은 순조로운 셈이다. 

아직은 시장조성자로 지정된 12개 은행과 더불어, 위안화 관련 금융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겨낭한 여타 은행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위안화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당분간은 시장조성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원-위안 시장의 거래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원-위안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실수요에 의한 위안화 수요, 공급이 늘어나야 한다. 

과거 실패했던 원-엔 시장과 달리 원-위안 시장의 성공 잠재력은 큰 편이다. 무엇보다 대중 교역에서의 대규모 흑자가 주요한 위안화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밖에 한중간 통화스왑 자금이나 청산은행 등을 통한 위안화 공급통로도 갖춰져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뿐 아니라 위안화적격투자자(RQFII)제도를 통해 중국의 위안화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는 등 잠재적인 위안화 수요도 충분하다. 

원-위안 직거래 시장의 개설로 인해 기대되는 위안화 거래 및 환전 비용 절감 효과는 경상 및 자본거래에서 위안화 수급이 뒷받침되어 시장 유동성이 충분히 커져야 가능하다. 또한 위안화 거래 및 환전 비용이 낮아져야 위안화 결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서로 맞물려 있는 것이어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 

위안화 거래가 활성화되고 위안화를 이용한 자금조달과 운용이 확대되면 달러화에 집중된 외환 구조가 완화될 수가 있다. 기업들은 환위험 분산이 가능해지고 국가경제적으로 외환건전성이 개선된다. 금융기관들은 외환거래 및 위안화 관련 금융의 확대로 인해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겨날 수 있다. 

현재 위안화 국제화의 진전과 더불어 전세계적인 위안화 허브 경쟁이 뜨겁다. 우리나라도 아시아 지역에서 위안화 금융센터로서 발전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 중국의 교역 규모, 지리적 인접성, 중국의 지원 가능성 등으로 우리나라의 위안화 허브 입지가 좋은 편이다. 이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홍콩, 싱가포르 등 선도적인 위안화 허브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중화권 아시아 국가들의 위안화 금융 수요를 우리나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한 예가 될 것이다. 
  

< 목 차 > 

1. 원-위안 시장 현황
2. 위안화 직거래 활성화 여건
3. 위안화 직거래의 파급효과
4. 위안화 금융 활성화를 위한 과제
 
  

지난 12월 1일부터 국내 은행간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위안화 간에 직거래가 시작되었다. 아직 성공 여부를 논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위안화 거래가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출발은 순조로운 편이다. 과거 1996년 10월 개설되었던 원-엔 시장이 4개월만에 실패로 끝났던 것과 달리 원-위안 시장의 성공적 정착을 낙관하는 의견이 많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위안화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실제로 중국과의 교역 규모, 지리적 근접성, 정치경제적으로 양국이 서로에게 차지하는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위안화 직거래 활성화와 위안화 허브 달성을 위한 여러 전제 조건들 면에서 유리한 점들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달러화 선호 관행, 달러화 대비 제한적인 위안화 유동성, 원화의 국제화 미흡 등의 제약 요인들도 적지 않아 향후 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위안화 직거래에 따른 영향과 파급효과, 거래 활성화를 위한 방안, 그리고 중장기적 차원에서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과제들을 점검해 본다. 
  

1. 원-위안 시장 현황 
  

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금융기관들 사이에 외환이 거래되는 은행간 외환시장에서 원-위안화가 직접 매매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엄밀하게는 금융중개망을 통해 장내에서 거래되는 것이다. 현재는 원-달러 간에 장내에서 거래되는 시장만 존재하는데,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새로이 추가된 것이다. 

역외 위안화 직거래는 우리나라가 세번째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물이다. 당시 한중 양국 정상 간에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과 더불어 위안화 청산은행 지정, 우리나라에 대한 800억 위안의 RQFII(위안화 적격 해외 기관투자가) 자격 부여 등이 합의된 바 있다. 단기간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측면이 크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역외에서 차근차근 위안화 수요와 공급을 확대해 가면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그 일환이다. 2014년 현재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와 11개 통화(미국 달러, 홍콩 달러, 캐나다 달러, 러시아 루블, 일본 엔, 말레이시아 링기트,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영국 파운드, 유로, 싱가포르 달러)간에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역외에서 위안화와 직거래되는 통화는 루블화, 엔화에 이어 원화가 세번째이다. 중국에게 있어 주요 교역 대상국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위안화의 사용을 국제적으로 확산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위안화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가 있게 되고, 국제통화로서 발전이 예상되는 위안화 금융을 활성화시키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원-위안 직거래 시장의 개설이 갖는 의미가 크다. 아울러 청산은행을 통해 중국 현지와 직접 결제할 수가 있게 됨으로써 기존의 홍콩을 통한 결제보다 결제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가 있게 되었다. 

원-위안 거래는 활발한 편 

국내에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 이후 거래는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다. 지난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18일 동안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등 두 외환중개회사를 통해 이루어진 원-위안 거래 규모는 일평균 53억7천만 위안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금씩 거래 규모가 커지는 추세이기도 하다. 달러화로 환산하면 위안화 거래 규모는 일평균 8억7천만달러 수준이다. 같은 기간 원-달러 거래 규모가 일평균 71억7천만달러인 것에 비하면 원-위안 현물환 시장은 원-달러 현물환 시장의 12% 수준에 해당한다. 

과거 원-엔 시장은 1996년 4분기중 일평균 거래규모가 4억엔(3.2백만달러)에 불과하여 전체 은행간 현물환 거래의 0.2%에 불과했다. 이에 비교한다면 원-위안 시장은 시장 개설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거래 규모가 상당한 것이다. 또한 지난 2012년 6월 동경에 개설된 위안-엔 직거래 시장의 일평균 거래 규모가 2억달러 수준인 것에 비해서도 원-위안 거래 규모는 큰 편이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거래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지난 3분기 중 전체 거래 규모는 대략 7억달러로서 우리나라의 하루 거래량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무역이나 자본거래에서 발생하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결제 수요가 크지는 않기 때문에 원-위안 거래가 실수요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시장 조성자로 지정된 12개 은행들의 시장조성 차원의 거래와 더불어 여타 금융기관들이 시험적으로 참여하는 거래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원-위안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고 향후 전망을 낙관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엿보려는 금융기관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원-위안 시장에서 형성되는 매입-매도 스프레드, 즉 외환시장 참가 은행들이 제시하는 매입과 매도 가격간의 차이는 아직 큰 편이다. 대체로 거래환율의 0.13~0.5%에 분포되어 있는데, 원-달러 시장에서 매입-매도 스프레드가 주로 0.03~0.1%에 분포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훨씬 큰 것이다. 아직 시장이 본격 형성되기 이전이라 위험 프리미엄이 그만큼 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2. 위안화 직거래 활성화 여건 
  

잠재적인 위안화 수요와 공급여건은 충분 

출발은 순조로워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원-위안 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무역 및 자본거래에서 발생하는 위안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위안화 거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원-엔 시장이 실패했던 것도 충분한 수요와 공급을 확보하지 못해 엔화 유동성이 워낙 부족했던 때문이었다. 원-엔 시장과 다르게 원-위안 시장의 잠재적인 수요, 공급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무엇보다 대중 수출과 수입 규모가 크다는 점이 위안화 수요,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특히 외국 화폐이다 보니 수요 보다는 적절하고 지속적인 공급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시장 형성을 위해 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대중 수출 규모가 큰 데다, 대중 교역에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흑자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요한 위안화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일 교역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보여 엔화 공급이 제약되던 것과 비교된다. 대중 교역에서 지난 1993년 처음으로 1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이래 흑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628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11월까지 대중 무역흑자 규모가 507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자본거래에서 유입되는 중국계 투자자금이나 중국인 여행객들이 소지하고 오는 위안화도 국내 은행간 시장에서 위안화 공급 요인이 된다. 중국은 내국인에 대해서 2011년 1월에 위안화를 이용한 해외직접투자를 허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2014년 11월부터 위안화 해외증권투자를 허용한 바 있다. 최근 중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투자나 증권투자가 활발해지는 추세여서 이를 통한 위안화 공급이 예상된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이나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때 한중 중앙은행간 통화스왑 자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된 교통은행을 비롯하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중국계은행들이 중국 금융시장에 접근이 손쉬우므로 유사시 위안화 공급을 담당할 수도 있다. 

위안화 수요 요인으로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결제 수요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대중 직접투자나 증권투자를 위해서도 위안화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국내인의 중국 여행에서도 위안화가 수요될 수 있다. 위안화를 이용한 대중 직접투자는 2011년 10월부터 가능해졌으며, 위안화를 이용한 중국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투자는 위안화 적격 외국인 투자자(RQFII) 제도를 통해 가능하다. 중국 정책당국은 2011년 시작된 RQFII를 통해 국가별로 자격 요건을 갖춘 기관투자자에 한해서 일정 한도 내에서 중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를 허용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800억 위안(약 14조원)의 한도를 부여 받은 상태이다. 이밖에 지난 11월 17일 시작된 후강퉁(Shanghai-Hong Kong Stock Connect)을 통해서도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대중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흑자로 확보한 위안화를 중국 금융시장에 투자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과 더불어 중국 투자 통로가 보다 확대되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위안화 무역결제 활성화가 관건 

위안화를 경상 및 자본거래에서 활발히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위안 거래가 활성화되어 위안화 거래비용이 충분히 낮아져야 한다. 매입, 매도 스프레드가 낮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상, 자본거래에서 위안화 수요, 공급이 늘어나 시장 유동성이 커져야 한다. 서로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 수요와 공급의 기반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양국간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결제통화(settlement currency)는 일반적으로 계약통화(Invoicing currency)와 일치하는데, 계약통화 및 결제통화의 선정은 거래당사자들간의 상대적 협상력이나 환율변동성, 교역 품목의 특성, 통화 거래비용, 경쟁자의 선호 통화 등에 영향 받는다. 

지난해 수출 결제통화로 위안화가 사용된 규모는 23.1억 달러 정도로 전체 수출의 0.4%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 결제 통화로서 위안화 규모는 더욱 적은 5.5억 달러여서 전체 수입의 0.1%에 불과하다. 대중 수출과 수입에서도 위안화가 결제통화로 사용되는 비중은 각각 1.6%, 0.7%로 소폭 높아질 뿐이다. 지난 2012년 12월부터 한국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이 양국의 통화스왑 자금을 한중 무역결제에 사용하도록 합의했으나, 실제로 위안화 무역결제가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외 교역에서 결제통화로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역시 달러화로서 전체 수출과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5.2%, 84.2%에 달한다. 유로화의 수출입 결제 비중은 각각 5.7%, 5.6%이다. 엔화 역시 수출입 결제 비중은 각각 3.5%, 5.7%여서 활발히 사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대일 교역에서 엔화가 수출입 결제통화로 사용되는 비중은 각각 46.9%, 44.8%로 크게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대EU 교역에서 유로화가 수출입 결제통화로 사용되는 비중 역시 각각 50.8%, 44.4%에 달하고 있다. 

유로화와 엔화의 예를 감안하면 대중 교역에서 위안화가 결제통화로서 사용될 잠재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 대중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비중을 20%로 높여 나가겠다는 정책당국의 목표가 현실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가공무역용 대중 중간재 수출에서는 위안화 결제 유인 제한적 

그렇다면 대중교역에서 우리나라 수출입기업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달러화를 위안화로 전환할 유인이 있느냐가 문제이다. 국제적인 통용력과 유동성이 높아 거래비용도 낮은 달러화 대신에 위안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위안 거래가 활성화되어 거래의 편의성과 낮은 거래비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환위험 차원에서 위안화 결제가 유리한 지의 문제가 있다. 

대유럽, 대일 교역에서 유로화, 엔화 결제 비중이 높은 것은 상대 수출입업자의 요구에 의한 것이지만 우리 기업의 자체적인 요인에도 기인한다. 수출의 경우 현지 통화를 결제통화로 한다는 것은 현지 판매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대중 수출의 경우 선진국으로 향하는 최종 소비재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중간재나 부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공 무역 위주의 대중 수출 구조가 위안화 결제 확대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부터 중간재나 부품을 수입하는 중국 현지의 국내투자기업이나 중국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대선진국 수출에서 사용되는 결제통화와 수입 결제통화를 일치시키는 것이 환위험 관리 차원에서 유리하다. 우리나라로부터 수입 시에 위안화 결제가 적절치 않을 수가 있는 것이다. 

중국 현지 시장이 목표인 경우에는 위안화 결제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위안화 매출이 발생하므로 수입 결제통화도 위안화일 경우 환위험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업자 입장에서도 위안화 가격 설정이 현지 판매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 수 있다. 대유럽 및 대일 수출에서 유로화와 엔화 결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시장 중시 가격설정(pricing to market) 전략과도 관련이 크다. 또한 국내의 본사가 중국 국내시장을 목표로 하는 중국 내 현지법인과의 거래에서 위안화를 계약 및 결제통화로 사용하는 것은 현지법인의 환위험을 최소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대신 환율 변동의 위험을 국내 본사로 집중시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공급자가 다수인 소비재가 대부분이어서 우리 수입업자가 협상력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굳이 위안화로 결제통화를 바꿀 이유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중국 현지 생산법인에서 수입하는 경우에는 본사가 현지법인의 환위험 관리를 대신한다는 차원에서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위안화 결제시 수출입 가격 조건이 유리해질 듯 

중국의 입장에서 우리나라와의 교역에서 위안화가 결제통화로서 활발히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위안화 국제화 차원에서 중요할 수 있다. 중국의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는 2009년부터 제한적으로 허용되기 시작한 이래 급증하는 추세이다. 2014.1~9월 기간 중 중국 무역결제의 22.3%가 위안화로 이루어졌다. 위안화 결제통화를 추진한 지 5년여만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홍콩, 일본에 이어 중국의 4대 교역상대국으로 전체 교역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위안화 국제화 차원에서 위안화 결제가 확산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국가인 셈이다. 그러므로 중국 정책당국은 우리나라와 교역하는 중국기업들로 하여금 위안화 결제에 나서도록 독려하거나 제도적인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위안화가 결제통화로 된다는 것은 중국과 교역하는 해외기업들이 위안화 환율 변동 위험을 떠 안는 대신, 중국 기업들은 환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중국 기업들이 달러화나 여타 국제통화를 결제통화로 할 경우 환율변동 위험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일정 정도 가격에 추가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자은행들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달러화에서 위안화로 결제통화로 바꿀 경우 2~5% 정도 가격 조정을 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수출입업자들이 대중 교역에서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하게 되면 가격 면에서 보다 유리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안화 환율의 변동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어려울 수 있다. 현재 원/위안 환율의 변동성이 대체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달러화에서 위안화로 결제통화를 바꾸더라도 추가적으로 환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달러화에 비해 위안화 관련 금융 파생상품의 부족 등으로 위안화에 대한 환위험 헤지가 아직은 원활하지 않을 수가 있다. 원-위안 직거래와 더불어 원/위안 파생상품의 거래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3. 위안화 직거래의 파급효과 
  

위안화 환전비용 점차 낮아질 것 

현재 은행들이 대고객 외환 매입, 매도거래에서 적용하는 수수료가 위안화의 경우 월등히 높다. 지난 12월 24일 기준으로 국내의 한 은행이 적용하는 환전수수료는 달러화, 엔화에 대해 기준환율의 1.75%이고, 유로화나 파운드화에 대해서는 1.99%이다. 이와 달리 위안화 거래의 경우는 고객이 매입시 7%, 매도시 5%의 환전 수수료를 적용한다. 아직은 위안화 직거래 이전에 비해 별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해외송금이나 기업의 교역 결제시 이용하게 되는 전신환 매매에 적용하는 환율 차이는 훨씬 적기는 하나, 위안화가 여전히 불리하다. 달러화나 엔화의 경우 기준환율의 0.9798%, 0.9789% 정도인데 비해, 위안화는 0.9994%로 소폭이나마 수수료가 높다. 유로화나 파운드화 역시 위안화와 비슷한 0.9996%, 1% 정도가 적용된다. 

현재 달러화 이외 여타 통화와의 직거래 시장이 국내에는 없기 때문에 은행들이 해외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외환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에서 달러화를 매입하고, 해외에서 필요 외환을 매입하는 이중거래의 부담이 따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화나 유로화, 파운드화의 경우 대고객 수수료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 이중 거래에 따른 수수료(매입매도 스프레드/매매기준율)를 고객에 전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와 여타 통화와의 거래가 효율적이어서 이중 거래에 따른 거래비용과 수수료 부담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위안화는 아직 국제통화가 아니고 유동성도 풍부한 편이 아니어서 해외시장에서 달러-위안 거래시에 적용되는 매입매도 스프레드가 큰 편이다. 홍콩 위안-달러 역외시장(CNH)의 경우 스프레드가 중국 내의 위안-달러 시장(CNY)에 비해 두배 가량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략 0.05%에 해당된다. 국내은행들이 그 동안 고객과의 외환거래에서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왔던 이유이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에서 원-위안 거래가 활성화되고 매입, 매도 스프레드가 크게 낮아지게 되면, 기업이나 일반인이 위안화를 환전하는데 따른 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엔 환전에 따른 비용이 크지 않은데 비해 원-위안 환전 비용이 크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원-엔 시장보다 원-위안 시장의 필요성과 긍정적 파급효과가 클 수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통화 다변화를 통한 위험분산 효과 

원-위안 시장 활성화와 더불어 위안화 무역결제가 확산되고 위안화 자금 조달이나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경우 달러화에 집중된 외환구조가 점차 완화될 수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통화다변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효과를 누릴 수가 있어 환위험을 완화하거나 분산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국가경제 전체적으로도 통화 분산으로 외환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수가 있다. 

원-위안 시장의 개설과 더불어 우리나라 외환시장 규모가 보다 확장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기존의 원-달러 거래가 원-위안 거래로 대체되겠으나 완전 일대일 대체는 아닐 것으로 보이며 신규 외환거래 수요가 생겨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위안-달러, 원-위안 시장 간의 환율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기회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수반하는 원-위안 시장과 원-달러 시장에서의 거래가 새롭게 창출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원화절상 압력 완화 효과도 기대 

원-위안 직거래 시장으로 인해 원-달러 시장에서 원화절상 압력이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달러화 결제 관행으로 인해 원-달러 시장에서 구조적으로 원화 강세-달러화 약세 압력이 존재한다. 달러화 결제가 위안화 결제로 점차 바뀌게 되면 원-달러 시장에서 달러화 공급 초과가 완화되면서 원화절상 압력이 줄어들 수가 있을 것이다. 

원-위안 시장이 원-달러 시장과 유사하게 독립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게 되면 외부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두 시장에 분산되어 흡수되면서 중화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원-위안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외부충격으로 원-달러 시장에서 원화가 절상되면, 원/위안 환율은 재정환율로 결정되므로 위안화에 대해서도 동일한 폭으로 원화가 절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위안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원-위안 환율이 결정될 경우에는 어떤 외부충격에 의해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절상되었을 때 원-달러, 위안-달러, 원-위안 시장 사이에서 재정거래 기회를 이용할 수가 있다. 원-달러 시장에서 가격이 오른 원화 매도, 달러화 매입 → 해외의 위안-달러 시장에서 달러화 매도, 위안 매입 → 원-위안 시장에서 위안 매도, 원화 매입을 통해 이익을 볼 수가 있다. 즉 가격이 비싸진 원-달러 시장에서 원화를 매도하고, 재정환율 대비 원화가격이 싸진 원-위안 시장에서는 원화를 매입하여 이익을 실현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달러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완화되고 원-위안 시장에서는 원화가 위안화에 절상이 되지만 원-위안 시장에 없을 때의 재정환율에 비해서는 덜 절상이 될 수가 있다. 
  

4. 위안화 금융 활성화를 위한 과제 
  

시장 정착 전까지는 시장조성자의 역할이 중요 

실수요에 기반한 원-위안 거래가 활발해지기 전까지는 시장조성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12개 시장조성자는 외환시장 내에서 매입, 매도 가격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면서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조성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현재 정책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감면을 비롯하여 인센티브가 필요할 수 있다. 

시장 내에 일시적으로 위안화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여 청산은행이나 한국은행의 위안화 공급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외국환은행들이 위안화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워질 때 한국은행이 한중간 체결되어 있는 통화스왑 자금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홍콩 통화금융청(HKMA)이 중국인민은행과의 통화스왑 자금을 활용하여 일시적으로 위안화 유동성 부족에 빠진 은행들에 대해 단기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참고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위안화 비즈니스 확대와 더불어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포지션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안화 자산 및 부채 관련 건전성 규제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 

다양한 위안화 금융상품 발전 필요 

위안화 직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안화 무역결제가 늘어나야 하나, 위안화 무역결제 과정에서 원-위안 환율 변동 위험이 새롭게 생겨 난다. 이를 헤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원-위안 선물이나 선물환 거래 등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국내 통화선물거래소에서는 달러나 엔, 유로 등이 상장되어 있지만 아직 위안화는 상장되지 않은 상태이다.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원-위안 선물환 거래도 활발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러한 헤지 목적의 위안화 파생상품을 비롯하여 위안화 자금조달 또는 자금운용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거래가 늘어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에서 위안화 예금이 큰 규모로 늘어나 있다. 2014년 11월 현재 위안화 예금 규모는 198억달러로서 전체 외화예금의 31.1%에 달한다. 위안화 예금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위안화 절상 기대가 작용한 때문이다. 최근 위안화 절상 추세가 주춤하면서 위안화 예금 규모가 소폭 줄어들고는 있으나, 앞으로 위안화 결제 확대 등을 배경으로 위안화 예금 규모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위안화 자금 조달을 위해 위안화 채권 발행에 나서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중국 본토나 여타 역외시장에 비해 금리나 발행절차 면에서 위안화 채권이 메리트를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 원-위안 거래의 활성화와 무역 및 자본거래 시 위안화 결제, 다양한 위안화 금융상품의 발전 등이 선순환을 그리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으로 위안화 허브 경쟁 치열 

위안화의 국제화가 진전되고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금융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국은 위안화 역외시장 및 위안화 허브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은 위안화 역외금융이 홍콩에 집중되어 왔으나, 2012년부터는 싱가포르,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국제금융 중심지를 비롯하여 위안화 역외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앞으로도 정치, 경제적으로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할 때, 홍콩이 제1의 위안화 역외시장과 위안화 허브로서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은 지역적 특화 및 위안화 금융상품 차별화를 통해 위안화 역외시장으로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역적으로 또는 시간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여타 위안화 역외시장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위안화 역외 금융센터로서 입지가 확고한 홍콩 외에도 싱가포르가 중국과 교역 및 자본거래 규모가 큰 주변 동남아 국가들을 기반으로 위안화 금융허브의 역할을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밖에 대만과 동경이 위안화 금융 중심지로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호주, 말레이시아 등이 위안화 결제를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위안화 허브로서 좋은 입지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해 있는 데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크고 직접투자를 비롯한 자본거래도 활발하다. 동북아시아에서 위안화 허브로서 잠재적인 경쟁자인 일본은 중국과의 통화 경쟁자이면서 정치적으로 껄끄럽다는 점이 일본 내에서 위안화 비즈니스를 확대하는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와 상호간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위안화 허브 구축 과정에서 중국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중앙은행간 통화스왑이나 RQFII 한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큰 편인 것은 이를 반영한다. 

위안화 허브 입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중요 

중국과의 교역 및 자본거래 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의 잠재적인 위안화 금융 수요가 적지 않다. 다만 기존 달러화를 위안화로 대체하는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라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신규 금융수요 창출이라고 보기 어렵다. 위안화 금융허브로 발전하고 국내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위안화 금융에서 사업 기회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위안화 금융수요를 끌어들여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위안화 채권 발행은 초기 단계이고 위안화 예금 규모가 큰 편이나 홍콩이나 대만 등에 비해서는 작다. 앞으로 국내에서 위안화 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위안화 자금조달과 자금운용이 자유롭도록 해야 한다. 중국 정책당국의 협조를 얻어 중국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다른 국제통화를 지닌 국가들은 위안화와의 직거래 활성화나 위안화 금융 확대를 통해 자국통화의 국제적 통용력과 위상도 같이 올리는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이에 비해 원화는 국내외환시장에서만 직거래되는 유일한 통화이다. 원화의 국제화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화를 결제통화로 하지 않는 한, 대외거래에 있어 근원적으로 환위험 제거는 어렵다. 또한 원화의 국제화 없이 여타 국제통화를 지닌 나라들과의 위안화 허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원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거시건선성, 금융안정성 등과 같은 더 중요한 이슈들이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는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금융허브를 지향하면서 외국 금융기관 유치를 비롯하여 여러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 이에 비해 위안화 허브로서의 비전은 금융 허브에 비해 보다 실체가 뚜렷한 것으로 보이지만, 낙관론에 기대기 보다는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위안화 자금조달과 운영 면에서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여타 선도적인 위안화 금융센터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 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중요할 것이다. 비중화권 아시아국가들의 위안화 금융 수요를 우리나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한 예가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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