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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선진국 기업의 리쇼어링, 아직은 탐색단계'

중국 등 신흥국의 인건비 상승, 적기출시, 물류 및 혁신역량 강화 등의 이유로 일부 선진국 기업들이 제조거점을 회귀하고 있다. 그러나 리쇼어링 효과는 사업에 따라 상이하며 실패 사례도 많아 대세로 보기는 아직 어렵다. 리쇼어링은 본국이 탄탄한 제조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해외로 나가기만 했던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 온다는 리쇼어링(reshoring)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GE가 가전공장을 미국에 새롭게 건설하는가 하면 애플, 구글, 캐터필러 등 다수의 기업들이 제조업 컴백 홈(come back home)에 동참하면서 리쇼어링이 제조전략의 새로운 흐름으로 여겨지고 있다. 해외로 나가기만 했던 기업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 오고 있는 것일까? 

선진국의 리쇼어링, 국가별로 상이 

리쇼어링(reshoring)에 대한 정의는 다소 혼란스러우나 ‘제조업의 본국회귀’로 좁혀서 살펴 보자. 

컨설팅 회사인 BCG가 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2012~2014년간 진행한 설문조사를 살펴 보면 리쇼어링 계획이 있는 기업이 2012년 10%에서 최근 2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리쇼어링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달리 독일은 약간 상이한데 2013년 유럽제조업조사(n=1,484)에서 전체 응답기업의 9%가 2007~2009년 사이에 생산지를 재배치했다고 응답하였으나 리쇼어링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2.8%로 다소 낮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기업의 조사기간을 확장해 볼 경우 리쇼어링은 과거 10년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독일기업에 있어 리쇼어링은 해외직접투자의 일반적인 과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편 일본의 경우 제조업 본국회귀는 2000년대 초반부터 간헐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전자산업의 경우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대표주자들이 위기에 봉착한 이후 제조거점 전략의 변화는 제한적이며 일본 자동차 산업의 경우 글로벌 거점 전략이 대부분 완료되어 특정차종/부품을 제외한 전면적인 본국회귀 움직임은 적은 편이다.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을 개략적으로 볼 때 리쇼어링이 글로벌한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리쇼어링의 3가지 동인 

한편 리쇼어링에 대한 최근 논의는 리쇼어링이 대세냐 아니냐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리쇼어링을 촉진시키는 동력에 대한 논의도 있다. 이를 하나씩 살펴 보도록 하자. 

● 물류 및 Time to Market 경쟁력 강화 

리쇼어링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으로 거론되는 것은 기존 저원가 생산지의 인건비 상승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중국의 인건비 상승은 매우 빨랐는데 최근에 이르러서는 직접인건비 이외에 4대 보험과 같은 인건비성 경비의 추가 부담, 위안화 절상과 같은 요인이 결합되면서 사실상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제조현장은 장치산업, IT기술의 발달로 자본집약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장치/IT인프라의 조달가격은 인건비에 비해 국가별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현상들이 오버랩(overlap)되면서 저임금 국가에 생산지를 배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점차 줄고 있다. 그 결과 기업들은 Time to Market, 물류, 운전자본 등으로 원가관리의 중점을 이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산지와 수요지간 거리가 단축될 경우 물류, 운전자본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적기출시(time to market)도 유리해 전체적인 성과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과 거리가 먼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리쇼어링 사례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산업별 해외직접투자에서도 제품이 크고 무거워 물류, 운전자금 부담이 큰 전기/가전산업은 FDI 유입이 더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경박단소한 컴퓨터/전자산업은 유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 의류 및 제화산업을 대상으로 한 리쇼어링 연구에서는 보편적인 제품 중심의 기업들은 리쇼어링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반면, 유행에 민감해 수명주기가 짧거나 고품질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리쇼어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패션의류 기업인 자라(Zara)는 트렌드에 민감한 제품은 다소 비용이 높더라도 자국(스페인)이나 유럽 내 생산지를 통해 Time to Market을 극대화시키는 생산지 전략을 추구해 온 바 있는데, 이것이 선도적 브랜드 구축의 한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신흥국의 저임금 활용이 점차 어려워지자 Time to Market, 물류, 운전자금 경쟁력 확보로 제조거점 배치의 우선순위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 세일혁명으로 인한 원재료/에너지 비용 변화 

한편 인건비, 물류비와 더불어 원재료, 가공경비 역시 제조원가 경쟁력의 중요한 영역이다. 인건비 측면에서 국가간 차이가 점차 줄고 있으나 셰일가스(shale gas)의 개발로 원재료, 가공경비 영역에서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으며 제조거점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인 셰일가스는 1998년에 효과적인 채굴방법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에너지 가격을 낮춰 제조업 전체의 원가구조를 개선시키고 있으며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 원가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에 의하면 전세계 셰일가스 매장량의 13%는 미국, 19%는 중국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2017년이면 미국이 세계 1위 원유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미국의 2010~2013년간 해외직접투자 유입액을 살펴 보면 미국 화학산업에 대한 직접투자가 전체 FDI(inward foreign direct investment)의 53.4%에 육박하고 있다(<표 2> 참조).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긴 하나 셰일가스와 관련된 투자는 작년까지 발표된 규모만 3,420억 달러 규모에 이르며 대부분 미국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 가치사슬간 협력을 통한 혁신역량 강화 

다음으로 저원가 생산지의 적극적인 활용이 원가경쟁력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었으나 그 이면으로 가치사슬의 물리적 분리가 기능간 커뮤니케이션, 협력의 저하로 이어져 혁신역량 제고에 한계로 작동해 오고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가치사슬의 글로벌 배치/운영은 글로벌 전략의 유형에 따라 상이할 수 있으나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본국에서 상품기획/연구개발을 진행한 후 저원가 생산지를 통해 저렴하게 제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리적으로 분산된 기능의 조율을 극대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여기에 실패할 경우 원가절감은 가능하나 품질문제, 나아가 혁신의 근원을 상실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고객 니즈 변화에 따른 긴밀한 대응이 중요한 경우, 제품/공정의 진화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 가치사슬의 분절적 배치/운영에 따른 위험은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다. 

GE의 CEO인 이멜트는 GE가 연구개발/기획기능과 제조기능이 분리되면서 가전사업의 경쟁력이 취약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리쇼어링을 통해 기능간 협력을 극대화하여 혁신과 Time to Market으로 제조비용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리쇼어링이 비용 최적화(cost minimization)를 넘어 가치사슬간 협력 극대화를 통해 가치창출(value maximization)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리쇼어링이 쉽게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 

한편 앞에서 살펴 본 리쇼어링의 주요 동인이 기업들의 생산지 전략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리쇼어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이유를 살펴 보도록 하자. 

● 일반적이지 않은 리쇼어링의 효과 

가장 먼저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리쇼어링의 효과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리쇼어링의 효과 중 가치사슬간 협력을 통한 혁신역량 강화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독일 등 대규모 내수시장을 가진 기업들의 경우 리쇼어링 시 핵심시장과의 물리적 거리도 단축되어 Time to Market, 물류, 운전자본 측면의 경쟁력 향상 역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 구조에 따라 리쇼어링에 따른 기대효과들은 서로 Trade-off 관계에 놓일 수 있다. 예컨대 내수시장이 작고 해외시장을 중점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추진할 경우 가치사슬간 협력은 강화되나 Time to Market, 물류, 운전자본 비용은 오히려 악화될 개연성이 크다. 환 리스크 역시 마찬가지다. 내수시장이 핵심시장인 기업들은 리쇼어링을 하면 생산지와 수요지가 단일화되어 환 리스크가 사라지지만 해외사업 비중이 높거나 중요한 기업들은 리쇼어링을 할 경우 환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이처럼 리쇼어링의 효과는 일반적이지 않으며 개별 효과간 Trade-off가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셰일가스 활용에 따른 기대효과 역시 일반적이지 않다. 셰일가스를 제품원가에서 비중이 높은 원재료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석유화학/연관산업에서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반면 셰일가스를 제조과정에서 에너지원, 특히 전력의 형태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많은 경우 큰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또한 셰일가스는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편재되어 있어 해당국에 소재한 관련 기업들만이 본국회귀 시 리쇼어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리쇼어링은 거대한 내수시장이나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일부 선진국 기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 새로운 저원가 생산지라는 또 다른 대안 

다음으로 기존 저원가 생산지의 제조비용 상승을 리쇼어링을 통해 대처하기 보다는 새로운 저원가 생산지(further shoring)를 통해 대응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저임금의 대표주자였던 중국의 빠른 인건비 상승으로 일견 저원가 생산지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이나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저원가 생산지의 새로운 대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LG전자,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베트남 생산지를 적극 육성하고 있는데, 이는 저원가 생산지의 대안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지 생산지 

한편 새로운 저원가 생산지 발굴보다 리쇼어링이 좋다고 판단한 경우라도 기존 저원가 생산지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실제로 리쇼어링을 검토할 수 있는 영역은 부분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모든 나라에 생산지를 건설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지 생산지는 현지 수요와 더불어 인접 국가의 수요까지 커버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과 같은 대규모 저원가 생산지는 전세계의 특정 세그먼트를 담당하는 글로벌 수출기지로 흔히 운영된다. 이처럼 현지 생산지는 다양한 역할/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접시장에 대한 철수가 아닌 이상 리쇼어링은 부분적인 철수 내지는 제조물량 이전의 형태를 띄게 된다. 미국의 리쇼어링 기업들을 자세히 살펴 보면 미국 내 제조거점을 강화하거나 신설하더라도 중국 제조거점을 유지하는 경우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리쇼어링의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지고 있는 월풀, 캐터필러 역시 리쇼어링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생산지를 여전히 운영하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기업을 인수, 현지거점을 강화한 바 있다. (월풀 - 2013년 허페이산요 인수, 캐터필러 - 2012년 ERA광산기계 인수). 이렇게 볼 때 리쇼어링은 제조거점의 국가간 이동이라기 보다는 저렴한 인건비로 인해 중국과 같은 저원가 생산지에 기형적으로 집중되어 있던 제조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현상 또는 역할의 회귀로 볼 수 있다. 

리쇼어링 실행에서 직면할 수 있는 이슈들 

지금까지 전략으로서 리쇼어링의 가치가 상당히 가변적임을 살펴 보았다. 하지만 리쇼어링이 전략으로서 잠재가치가 확인된 경우라도 효과적인 실행이 어려울 경우 현실적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리쇼어링 전략 역시 다른 전략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실행이 가능한 것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리쇼어링 전략의 잠재가치가 상대적으로 커 성공 가능성 역시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의 사례를 추적해 본 결과 리쇼어링은 실행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사례를 통해 리쇼어링 전략의 실행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안들을 짚어 보도록 한다. 

● 자국에서 근면하고 숙련된 현장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가? 

세계적인 엘리베이터 제조사인 오티스는 리쇼어링을 할 경우 17~37%의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2012년에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있는 Maytag 유휴공장을 인수, 멕시코 공장의 리쇼어링을 단행한 바 있다. 크고 무거운 제품, 핵심고객의 70%가 북미에 있으며 엘리베이터는 고객에 대한 긴밀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오티스의 리쇼어링은 매우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보였다. 그러나 신규 설립된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은 본격적인 가동 이후 관련 부품 및 숙련공 부족에 직면하였고 신규 IT인프라 도입, 제품 라인업 확대, 미국 내 다른 공장과의 통합이 병렬적으로 진행되자 또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2012년에는 제품 인도지연으로 6천만 달러의 보상비용 지불과 더불어 잠재적인 수주기회를 포기해야 했고 최근에는 멕시코 공장 폐쇄 재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리쇼어링의 대표적인 사례인 GE도 유사한 문제에 직면한 바 있다. GE는 미국 내 가전제품 생산기지인 어플라이언스 파크(Appliance Park, Louisville)를 확장하면서 2,500여 명의 신규인력을 모집하고자 했다. 채용 공고를 내자 1만 여명의 지원자가 쇄도해 현장인력 확보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적임자를 730명 밖에 확보하지 못했으며 이마저도 연말에 이르러 228명이 퇴사해 안정적 생산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2년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 구글 역시 유사하다. 모토로라 인수 이후 구글은 EMS전문기업인 플렉트로닉스(Flextronics)에 스마트폰 생산을 위탁하면서 중국 텐진, 브라질 자구아리우나 공장을 미국 텍사스(Fort Worth)로 리쇼어링 하였다. 리쇼어링 된 생산지를 본격 가동하기 위해 구글(플렉트로닉스)은 스마트폰 양산에 필요한 현장인력을 약 2,500명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높은 이직률로 인해 6개의 인력회사를 통해 약 6,500명을 채용해야만 했다. 한편 IT산업은 시장상황에 따른 탄력적 제조라인 운영으로 현장인력의 숙련도가 중요한데 높은 이직률로 지속적인 품질문제에도 노출되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를 검토했으나 대부분의 자동화는 반복적인 작업에 효과적인 반면 유연한 작업에는 오히려 수작업보다 불리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추진된 자동화마저도 전문인력 양성기관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구글(플렉트로닉스)은 지속적인 원가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으며 2014년 초에 이르러 중국 레노버에 모토로라를 29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발표하고 텍사스 공장 폐쇄와 더불어 생산물량을 다시 중국과 브라질로 이전하고 말았다. 

● 자국 내 부품/소재산업은 탄탄한가? 

다음으로 리쇼어링 실행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과제는 소재/부품, 소위 제조 인프라에 대한 것이다. 제조의 물류는 완제품에서 고객까지의 물류(outbound)와 소재/부품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물류(inbound)로 크게 나뉘어 진다. 생산지의 수요지 부근 재배치는 완제품의 물류비용을 줄여 줄 수 있다. 그러나 리쇼어링 논의에서 흔히 간과되는 부분은 소재/부품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관리/물류에 대한 부분이다. 본국의 소재/부품산업이 탄탄하지 못할 경우 완제품 조립 중심의 리쇼어링은 제조거점의 본국회귀에도 불구하고 핵심소재/부품은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는 절름발이와 같은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소재/부품산업이 중요한 산업에서 절름발이형 리쇼어링(전체 가치사슬이 리쇼어링 되지 못하고 최종 조립 단계만 리쇼어링)은 새로운 문제를 낳기 마련인데 원가관점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으며 나아가 소재/부품에 기반한 혁신경쟁에 오히려 취약해 질 위험이 있다. 

앞에서 살펴 본 구글의 스마트폰 리쇼어링 실패는 근면하고 숙련된 현장인력 확보의 실패 이외에 미국 내에서 스마트폰 관련 소재/부품산업의 부재에서도 크게 기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의 경우 미국기업인 애플, 구글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으나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메모리 등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부품산업의 주도권은 이미 오래 전에 한국, 일본, 중국 등으로 이행한 바 있다. 그 결과 구글은 리쇼어링 이후 해외에서 소재/부품을 각각 미국으로 보내야 했으며 소재/부품회사들과 긴밀한 협력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GE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위험에 덜 노출되었는데 미국 내 가전제품 생산기지인 어플라이언스 파크에서 제조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 내 가전 관련 소재/부품산업이 어느 정도 기반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두에서 살펴 본 자라(Zara) 역시 자국 및 인접국가 생산에 성공하고 있는데, 의류산업은 자동차, 전기/전자산업과 달리 소재/부품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site-free)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쇼어링 성공 위해서는 탄탄한 제조생태계 필수 

지금까지 리쇼어링의 주요 배경과 몇 가지 논점에 대해 살펴 보았다. 산업/사업구조에 따른 리쇼어링 가치의 차별성, 새로운 저원가 생산지로 이전이라는 옵션의 존재, 현지 생산지의 다양한 역할을 감안 할 때, 리쇼어링은 내수시장이 크지 않고 해외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기업들에게 전략적 대안으로서의 매력이 특별히 커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새롭게 발굴한 저원가 생산지(further shoring) 역시 일정 기간 후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으며 현지 생산지가 기술유출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기업들 역시 리쇼어링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분적인 리쇼어링이라도 국내시장 경쟁력 강화의 카드가 될 수 있으며 해외시장과 멀어지는 단점을 감내하고서라도 국내에서 가치사슬간 접촉/협력을 극대화하여 전체 성과를 제고시키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미국기업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리쇼어링은 본국이 탄탄한 제조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국내 소재/부품산업의 육성, 효과적인 제조인력 양성 시스템의 구축, 건전한 제조문화 고양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생산지의 변화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제조거점의 본국회귀이나 새로운 저원가 생산지의 발굴은 각각 상이한 대안이나 기존 저원가 생산지에 대한 조정이라는 점은 공통적이다.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중국을 수출기지로 운영하며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렇게 집중화된 구조는 최근 제조환경의 변화를 살펴 볼 때, 점진적으로 해소되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생산지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위한 생산지로 점진적으로 변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의 리쇼어링 성과에 대해서도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아직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선진국 기업들의 리쇼어링이 안착될 경우 해외생산지를 기반으로 선진국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많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월풀의 경우 미국 내 생산지를 기반으로 한국 및 유럽 가전기업들을 대상으로 반덤핑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이는 생산지 전략이 비용 최적화를 넘어 경쟁측면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리쇼어링 전략에 있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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